6월 24일 중부지방에서부터 시작된 장마가 50일이 넘는 기나긴 시간 속에 드디어 끝이 났다. 최악의 폭염이 계속 되었던 작년과는 너무나도 다른 상황이다. 8월 7일까지 강우량을 살펴보면 철원 1056mm, 서울(도봉) 834mm, 부산 963mm 등 우리나라 장마철 평균 강우량 356mm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를 보였다. 장마가 오래 이어진 만큼 많은 강우량을 기록했고 이로 인한 여러 피해도 발생했다. 장마는 대륙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태평양의 덥고 습한 공기가 부딪혀 생기는 공기 충돌 현상이다. 그리고 이 때 북쪽과 남쪽의 공기 성질이 다르면 다를수록 공기가 격렬히 충돌하여 장마가 더 심해진다. 극심했던 이번 장마의 원인은 북극 기온의 급상승, 시베리아의 이상고온, 해수면 온도 상승 크게 세 가지로 비춰진다. 먼저, 북극 기온의 급상승으로 인해 많은 빙하와 눈이 녹아내려 따뜻한 공기가 쌓이게 됐고 이로 인해 러시아에서 고기압이 형성됐다. 이 고기압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던 차가운 기류를 남쪽으로 움직이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하게 됐다. 그리고 이것이 더 뜨거워진 남쪽의 공기와 만나면서 지독했던 이번 장마가 시작이 됐다. 이후 약 50일 넘는 시간동안 장마가 지속이 됐는데 이는 시베리아의 이상고온 현상과 관련이 있다. 시베리아의 이상고온으로 극단적인 폭염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뜨거워진 공기가 고기압을 형성해 편서풍의 흐름을 막았다. 이 때문에 장마전선이 북상하지 못하고 오랜 기간 동안 한반도에 머물게 돼 기나긴 장마가 이어지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장마가 오래 지속되기도 했지만 처음에 말한 것과 같이 많은 강우량을 기록하며 강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한 원인은 해수면 온도 상승에 있다. 해수면의 온도가 상승함으로써 물이 많이 증발됐고 이로 인해 막대한 수증기가 발생했다. 설상가상으로 이 막대한 수증기가 중국에서 발생한 태풍 하구핏과 만나 그야말로 물폭탄을 만들게 된 것이다. 결국 극심했던 이번 장마는 북극의 고온, 시베리아 동부의 고온, 해수면 온도 상승 즉 세 가지 고온현상이 겹치며 발생한 것이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징후이다. 유난히 길고 피해가 많이 발생했던 이번 장마는 자연스러운 자연현상이 아닌, 인간이 야기한 기후 위기라는 것이다. 2050 거주불능 지구의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기후변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며, 이대로라면 2050년에는 폭염, 빈곤, 산불, 질병 등 기후재난이 일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 우리가 변하지 않는다면 기후재난의 비극적인 시나리오를 마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가 잇따르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인간이 받고 있다. 이는 지구가 보내는 마지막 경고이다. 기대해조 (김태훈, 박수경, 배예진, 류영훈)
문화일반
권재민 기자
2020-09-13 1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