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재외동포청, 첫 정착지원 ‘시동’

재외동포청이 올해 인천시와 손을 맞잡고 국내 동포들에 대한 정착지원에 나선다. 이는 지난 2023년 재외동포청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둥지를 튼 이후 처음이다. 이와 함께 재외동포청은 오는 5~6월 인천에서 ‘2025 세계한인차세대대회’와 ‘한글학교 교사 초청 연수’ 등의 각종 행사도 연다. 11일 재외동포청과 시 등에 따르면 재외동포청은 10억9천600만원의 예산으로 시와 함께 해마다 늘어나는 국내 귀환동포들의 이주배경, 한국어 구사 정도, 한국생활 만족도, 근로현황 등의 실태조사를 한 뒤 맞춤형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인천 등 국내에 조선족을 비롯해 재미동포, 고려인 등 해외 동포들이 국제정세 불안 등을 이유로 지속적으로 귀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거주 신고를 마친 외국국적 동포 수는 지난 2020년 46만4천783명, 2021년 47만5천945명, 2022년 49만9천270명, 2023년 53만3천295명, 2024년 55만3천664명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 중 인천에 살고 있는 동포는 지난 2024년 12월 기준 4만3천637명(7.8%)이다. 불법 체류 중인 동포까지 합치면 이 같은 국내 귀환동포는 약 86만명에 이른다. 재외동포청은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동포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 정책을 추진한다. 청소년·성인·고령층 등으로 교육 대상을 나눠 각종 적응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재외동포청은 이 같은 동포들이 한국 사회에 무사히 정착한 이후 한국에서 자라는 자녀들이 정체성을 갖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국어 교육, 한국 역사 교육, 정체성 함양 및 모국에 대한 자긍심 고취 등의 프로그램 운영에 나선다. 또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임대차 계약, 금융 교육, 세금 납부 등의 교육은 물론 자격증 취득 및 취업 준비, 노동자 권리 및 산업안전 교육, 노년 인생 설계 컨설팅 등에도 나선다. 특히 재외동포청은 오는 5~6월 송도에서 ‘2025 세계한인차세대대회’와 ‘한글학교 교사 초청 연수’ 등도 열 예정이다. 이들 행사에는 약 100~300여명의 차세대 해외동포 리더가 참가해 모국을 이해하고 다른 배경을 가진 참가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한다. 재외동포청과 시는 이들 행사를 통해 차세대 동포의 한인 정체성을 높이고 한인 리더로서의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밖에도 재외동포청은 동포들이 사는 현장을 방문해 간담회를 열고 국내 동포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듣는다. 이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은 “세대가 넘어갈수록 언어, 문화 등에 있어 한민족의 정체성을 높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신·구세대를 연결하고 차세대 동포들이 정체을 가지고 한민족으로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지원 정책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인천 노인보호전문기관장, 1억원 학대피해 노인 명절 선물 '꿀꺽'…경찰 수사 중

인천시 노인보호전문기관장이 수년간 학대 피해 어르신들에게 줄 억대의 명절 선물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노인보호전문기관을 대상으로 지도·점검을 한 결과, 관장 A씨가 보조금과 후원금 등을 가로챈 정황을 확인했다. 시는 A씨가 지난 2023~2024년 기관의 관리 대상인 학대 피해 어르신 100여명에게 전달해야 할 설·추석 명절 선물 1억여원 상당을 가로챈 뒤, 이를 내부 위원회와 후원회, 지인 등에게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시의 지도·점검에서 A씨는 명절 선물을 어르신에게 직접 전달한 것처럼 수령증을 허위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학대 어르신을 상대로 명절 선물을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A씨의 비위를 확인했다. 현행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13조(지방보조금의 용도 외 사용 금지)는 지방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와 함께 시는 A씨가 사전 허가 등도 받지 않고 수시로 외부 강의를 나간 사실도 확인했다. 여기에 A씨가 20여년간 관장을 맡으면서 직원들을 상대로 고성을 지르거나, 재취업을 방해하는 등 위계에 의한 위협을 한 정황도 파악했다. 이에 따라 시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에 A씨에 대한 신분상의 조치 등을 요구했다. 협회는 최근 A씨를 파면하는 한편, 관련 회계 직원 2명과 간부 1명 등 총 3명에 대해 정직 처분했다. 특히 시는 A씨의 이번 지도·점검에서 2년간의 실태만 확인한 만큼, A씨의 보조금 유용 기간이 더 길 것으로 의심하고 경찰에 A씨의 수사를 의뢰했다. 시 관계자는 “학대 피해를 당한 어르신들을 위해 사용해야 할 보조금을 자신의 지인들에게 사용한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지도·점검으로는 확인할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있어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정상적으로 학대 피해 노인들을 돌볼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불구속 입건했으며,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학대 피해 어르신들에게 써야 할 돈을 다른 곳에 쓴 것은 잘못했다”며 “보조금 대부분이 인건비다 보니, 후원자들에게 선물할 돈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직원들에 대한 위협 등의 문제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허술한 제도가 화 키워… 교원 정신건강 관리 ‘도마위’

대전에서 발생한 여교사 살인사건으로 교육 당국의 부실한 교원 정신건강 관리 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학생과 가장 밀접하다는 교사 특성에도 불구, 정신병력이 ‘개인정보’인 탓에 시·도교육청이 임용 전후로 정신질환 유무를 파악할 수 없는 데다, 현행 제도는 정신질환을 앓는 교사의 휴직 연장이나 조기 복귀 방지를 모두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 학교급별 교사 수는 5만1천800여명이며 전체 휴직자 중 질병 휴직 중인 교원 비중은 12.39%다. 2022년 8.52%, 2023년 10.94%에 이어 증가한 수치인데, 도교육청은 ‘직무 수행에 상당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신체·정신적 장애’를 질병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교사의 경우 일반직 공무원보다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높지만, 정신병력이 ‘개인정보’로 분류되는 탓에 교육 당국의 ‘정신적 장애’ 휴직 교사 수, 유형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7월 민진령 중앙보훈병원 연구부장, 민경복 서울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교육공무원이 과도한 민원, 업무량 영향으로 일반직 공무원보다 직업성 정신질환(우울증, 급성 스트레스 등) 발생 위험이 2.16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공황장애, 우울증과 같은 정신병력은 교원 임용 결격사유가 아닌 탓에 당사자가 함구하면 일선 교육청은 신규 교사 채용 과정 전후 병력 유무를 알 수 없는 실정이다. 당사자가 정신질환을 이유로 휴직해도 교육 당국의 사후 관리 방안이 없다는 점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전 초등생 피살’ 가해 교사는 정신질환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6개월 휴직’에 들어갔다가 20일 만에 돌연 복직했는데, 정신질환에 따른 병가가 반복됐음에도 본인이 발급받은 병원 진단서만으로 아무 제지 없이 복귀해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특히 사건 발생 직전 동료 교사들이 가해 교사에게 재휴직을 권했지만 무산됐는데, 이는 ‘질병 휴직은 2년 내 가능하며 같은 사유로 질병 휴직을 연장할 수 없다’는 예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정신 질환을 앓는 교사의 직무 수행 여부에 학교 현장, 구성원의 판단이 전혀 반영될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심각한 정신질환자가 교단에 서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임용 단계에서 정신 질환 여부를 검증하고 직무 수행 과정에서도 발병 유무를 파악할 방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심리상담’ 7천건 육박… 정신적 고통에 몸부림치는 교사들 [집중취재]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생을 흉기로 살해한 교사가 우울증을 앓던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경기지역에서도 지난 한해에만 7천건에 가까운 교사의 정신적 고통 호소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업무 과중, 교권 침해를 요인으로 경기도교육청 심리 상담 서비스를 받은 교사가 2년 전보다 8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인데, 전문가들은 교육 당국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사 정신건강 점검 및 증진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11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도교육청 교권보호센터에 접수된 교사 심리 상담 건수는 6천781건이다. 2023년 4천494건보다 2천건 이상 늘어난 수치로, 2022년(883건)과 비교하면 2년 만에 7.67배 급증했다. 상담 과정에서 교권 침해 사실이 명확하거나 당사자가 극심한 정서적 고통으로 희망할 경우 비용 지원을 거쳐 연계하는 외부 전문 상담에도 522명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이 한 건당 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는 외부 상담 비용도 2022년 600건, 4천982만원에서 2023년 899건, 3억5천790만원으로 폭증했고, 지난해 1천293건, 3억8천229만원으로 재차 늘었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도 교사들의 스트레스 등 정신적 고통 호소, 심리 상담 및 정신과 치료, 휴식 청원이 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구리시 한 초등학교 담임 교사 A씨는 “화장실을 훔쳐보거나 돈을 훔치는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부모, 교장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공황 장애가 생겨 휴직해 지금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성남시 초등학교 교사 B씨 역시 “학교폭력에 연루된 학생을 지도하다 학부모로부터 정서적 학대를 이유로 고소를 당한 뒤 심리 상담을 거쳐 1년째 휴직 중”이라며 “혹시나 다른 학생에게 해를 끼칠까 두려워 복귀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시·도교육청 등이 교사 정신 건강을 집중 점검, 증진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현재는 교사가 스스로 정신적 교통을 감내하거나 휴직하며 교육 현장을 떠나지 않는 이상 교육 당국이 당사자의 정신적 고통을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체 교사에 대한 정신 건강 전수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유형 및 결과 분석을 토대로 치료 지원, 예방책 마련 등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티메프 집단분쟁' 일부 조정결정…판매사 등 39%만 수락

‘티메프’(티몬, 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으로 촉발된 여행·숙박·항공 관련 집단분쟁조정 사건에 대한 조정결정이 일부 성립됐다. 12일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3일 위원회는 티메프가 결제 대금의 100%를 환급하고, 여행사 등 판매사들은 결제 대금의 최대 90%를, PG사(전자결제대행사)들은 결제 대금의 최대 30%를 연대해 신청인들에게 환급할 것을 결정했다. 이번 조정결정에 대해 ㈜티몬과 ㈜위메프는 각각 수락의사를 표시했다. 또 판매사 106개 중 42개, PG사 14개 중 4개 사가 수락해 총 122개 중 48개 사업자(39.3%)가 수락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다만 결제금액 전액을 환급해야 하는 티메프가 조정결정을 수락했음에도 현재 법원의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라 보상능력이 부족하고, 그 이행도 회생채권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에 신청인들이 실제 티메프를 통해 전액을 보상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정결정을 수락한 판매사 및 PG사와 계약한 소비자 1천745명(중복자 30명 제외)은 총 16억원 규모를 보상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여행사들과 다수의 PG사들은 조정결정을 불수락했다. 양 당사자가 조정결정을 수락한 경우 조정은 성립되고 민사상 확정판결과 동일한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한다. 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신청인별로 판매사와 PG사의 수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정성립통보서를 작성해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다. 조정성립통보서를 확인한 신청인은 조정결정을 수락한 판매사 또는 PG사를 통해 각 배상비율 범위 내에서 환급받을 수 있다. 아울러 한국소비자원은 판매사 또는 PG사의 불수락으로 조정이 불성립된 신청인들의 권리구제를 위해 집단사건 소비자 소송지원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소비자들은 오는 17일부터 한 달 동안 소비자원 누리집을 통해 소송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한편, 티몬·위메프 사태는 대금 정산일이었던 지난해 7월 입점 업체 판매자 500여명이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이 공론화되면서 확산됐다.

새벽부터 눈·비…수도권 미세먼지 ‘나쁨’ [날씨]

수요일인 12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눈 또는 비가 내린다. 또 이날 수도권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유의해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0~6시)부터 전국에는 눈 또는 비가 내린다. 특히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충북북부, 경북북동내륙·북동산지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1~3㎝의 강한 눈이 내려 대설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이 눈·비는 서쪽 지역에서는 오후(12~18시)에 차차 그치지만, 일부 강원내륙·산지와 충북북부, 전라권, 경북북동내륙, 경남서부내륙, 제주도는 저녁(18~21시)까지 이어지는 곳이 있다. 강한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짧아지고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아 차량 운행 시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감속 운행해야 한다. 예상 적설량은 ▲수도권 3~8㎝(많은 곳 경기동부 10㎝ 이상) ▲강원도 3~8㎝(많은 곳 10㎝ 이상) ▲충북중·북부 3~8㎝ ▲대전·세종·충남(충남남부서해안 제외), 충북남부 1~5㎝ ▲충남남부서해안 1㎝ 내외 ▲전북동부 1~5㎝ ▲경북북동내륙·북동산지 3~8㎝ ▲대구·경북내륙(경북북동내륙 제외), 경남서부내륙 1~5㎝(많은 곳 7㎝ 이상) ▲경북동해안, 울산·경남중부내륙 1㎝ 내외 ▲제주도산지 1~5㎝ 등이다. 예상 강수량의 경우 ▲수도권, 서해5도 5~10㎜ ▲강원내륙·산지 5~10㎜ ▲강원동해안 5㎜ 미만 ▲대전·세종·충남, 충북 5~20㎜ ▲광주·전남 10~40㎜ ▲전북 5~20㎜ ▲부산·울산·경남 5~30㎜ ▲대구·경북, 울릉도·독도 5~10㎜ ▲제주도 10~40㎜(많은 곳 제주도중산간·산지 60㎜ 이상) 등으로 예보됐다. 아울러 새벽부터 아침 사이 비가 내리는 곳에서도 지면 온도가 낮은 지역에선 비가 얼어붙어 도로 살얼음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4~6도, 낮 최고기온은 2~12도로, 당분간 기온은 평년(최저 -10~1도, 최고 3~10도)과 비슷하다. 아침기온은 평년보다 2~6도가량 높다. 당분간 낮에 기온이 오르면서 얼음(강, 호수, 저수지, 하천 등)이 얇아져 깨질 우려가 있다.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또 전국에서 바람이 순간풍속 55㎞/h(15m/s) 내외(산지 70㎞/h(20m/s) 내외)로 강하게 분다. 특히 오전부터 제주도, 오후부터 충남서해안과 전라해안, 밤부터 강원산지와 강원동해안, 경북동해안에 차차 바람이 순간풍속 70㎞/h(20m/s) 이상(산지 90㎞/h(25m/s)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불면서 강풍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풍랑특보도 발표될 수 있다. 오전부터 제주도해상과 남해먼바다, 동해남부남쪽먼바다, 오후부터 서해상과 동해남부북쪽먼바다, 제주도북부앞바다, 밤부터 동해중부해상과 경북앞바다에서 차차 바람이 30~65㎞/h(9~18m/s)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1.5~4.0m로 매우 높게 인다. 끝으로 수도권 지역은 미세먼지에도 유의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이날 서울·인천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다. 경기도도 오전까지 ‘나쁨’ 수준을 보이고, 밤에도 일시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 그 밖의 권역은 모두 ‘보통’ 수준이다.

[경기만평] 시작인건가...

[사설] 질환 교원 범죄에서 학생·교사 지킬 시스템이 없다

끔찍하고 안타까운 사건이다.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흉기에 피살됐다. 범행 장소는 학생 본인이 다니던 학교였다. 범인은 그 학교에 근무하는 현직 교사였다. 둘은 사건 전까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우울증을 앓고 있던 교사의 묻지마 범죄다. 자해를 시도한 교사는 ‘내가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끔찍한 범행 현장을 학생의 할머니가 발견했다. 아이를 잃은 가족의 슬픔이 어떻겠나. 모든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대강의 정황은 확인됐다. 교사는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로 휴직했었다. 지난해 12월 교과 전담 교사로 복직했다. 며칠 전에도 비정상적인 폭력성을 나타냈다. 지난 6일 웅크리고 있는 자신에게 동료 교사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러자 그 교사의 팔을 꺾는 등 난동을 부려 주변에서 말렸다. 학교 측이 시교육청에 대책 마련을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같은 병력을 이유로 또 휴직은 불가능하다는 게 이유였다. 냉철히 보자. 정신질환자 한 명에 의한 예외적 사건인가. 우리 주변에서 발생할 우려는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질환 교원은 늘 상존해 있고, 이들을 제어할 방책은 어디에도 없다. 기억나는 2023년 초등학교 교사 사망이 있다. 학생 지도 과정에서 받은 정신적 고통이 이유가 됐다. 같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시 분출된 사회적 분노의 방향은 교권 붕괴였다. 그 이면에서 불거진 현실이 있었다. 일선 교사들의 정신건강이다. 통계가 있다. 2023년 우울증 진료를 받은 초등학교 직원이 9천468명이었다. 1천명당 37.2명으로 2018년 16.4명에서 급증했다. 그해 들어 유독 환자가 늘어났다고 볼 수 없다. 그동안 소홀히했던 ‘교단 스트레스’가 그제야 확인된 것이다. 대부분은 간단히 치료될 수준으로 보인다. 아주 드물게 병증이 심각한 경우가 문제다. 교육 현장에서 배제할 수 있는 절차와 근거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역할을 담당할 시스템이 없다. 휴직과 복직 등의 결정이 모두 본인 판단에 맡겨져 있다. 정확한 병증의 고지 의무조차 유명무실하다. 어설픈 제도가 있긴 했다. 2000년대 초반에 등장한 질환교원 심의위원회다. 질환으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교원을 직권 휴·면직하는 제도다. 하지만 2010년을 전후해 대부분 폐지 또는 통합됐다.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2020년 이후 일부 광역 교육청에서 부활했다. 여전히 실효성은 없어 보인다. 환자 본인을 강제할 확실한 근거에 이르지 못해서다. 이런 사각지대에서 빚어진 참변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사건 아닌가. 동료 교사의 팔을 비틀어 모두가 뜯어 말렸다. 그런 상태의 환자가 학교를 계속 돌아다녔다. 끝내 8세 어린 학생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아무 제재 없이 학교를 활보했던 나흘간의 범죄 시간이었다.

[사설] ‘반쪽짜리’ 행복기숙사... 청년들 박탈감만 보탰다

인하대 새 기숙사 건립 사업이 어정쩡하게 결말났다. 인근 원룸 등 지역주민의 반대로 갈등을 빚었다. 결론은 새 기숙사를 짓되 기존의 기숙사는 폐쇄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반쪽짜리’ 사업이라며 어이없어 한다. 기숙사가 너무 부족해 좀 늘리려던 사업이었다. 결국 이해관계 주민들의 반대를 넘지 못했다. 인하대는 2027년 3월 새 학기까지 새 기숙사를 지으려 했다. 지하 1층~지상 15층짜리 ‘행복기숙사’다. 1천794명 학생들의 새 보금자리다. 기숙사 신축 사업은 낮은 기숙사 수용률 때문이다. 기존 기숙사(웅비재)로는 학생 수용률이 12.6%에 지나지 않는다. 전국 대학들의 기숙사 학생 수용률은 평균 23.5%다. 인하대는 새 기숙사를 지어 수용률을 21.9%까지 끌어올릴 참이었다. 학교 주변 원룸을 중심으로 반대운동이 벌어졌다. ‘기숙사건립반대위원회’다. ‘주민 죽이는 기숙사 건립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학교 주변 원룸 공실률이 늘어나고 상권이 침체될 것이라 했다. 기숙사 비용이 원룸 임대료와 큰 차이가 없어 혜택도 없다는 걱정도 했다. 기숙사 건립은 재래시장 옆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격이라고도 했다. 용적률 특혜를 줬다며 인천시도 공격했다. 인하대 생활관 학생운영위원회가 학생들 의견을 물었다. 기숙사 학생 340명 중 310명(91%)이 ‘행복기숙사 신축’에 찬성표를 던졌다. 인하대 총동창회도 기숙사 건립 지지 성명을 냈다. 외지에서 입학한 많은 학생들이 주거 문제로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인천시까지 중재에 나서자 결국 인하대가 물러났다. 기숙사 확충이 아닌 새 건물 교체다. 기존 기숙사를 문 닫고 새 기숙사를 열어도 학생 수용률은 16.7%에 그친다. 현재 1천18명인 기숙사 수용 인원이 1천794명으로 늘어날 뿐이다. 학생들은 ‘유야무야’식 타협이라 했다. 학생들은 “우리 의견은 뒤로한 채 주변 원룸 입장만 수용했다”며 반발한다. 교수들도 “이해관계에 밀려 이렇게 하면 앞으로 선례가 될 것이 걱정”이라고 했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새로 짓는 기숙사엔 식당도 두지 않는다고 한다. 이 또한 납득하기 어려운 조치다. 걱정인 것은 기숙사 확충을 기다렸던 학생들의 실망감이다. 객지에서 인천으로 공부하러 와 여러 어려움이 많을 우리 청년들이다. 그 소박한 바람조차 어른들 이해 갈등에 밀려나 버렸다. 안 그래도 어두운 미래에 힘겨워하는 그들이다. 그 청년들이 느낄 박탈감이나 피해의식을 어찌할 것인가. 인천이라는 지역사회의 도량이 드러난 해프닝이다.

[지지대] 기억과 기념

맥켄지의 기록에 의하면 그들은 모두 18세에서 26세 정도의 청년이었다. 영리해 보이고 용모가 단정한 한 청년은 아직도 한국 정규군의 구식 제복을 입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군복 바지를 입었고 이들 중 두 사람은 흐느적거리는 낡아 빠진 한복차림이었다. 가죽 구두를 신고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설마 이 사람들이 몇 주 동안이나 일본군에 항전할 것을 선언해 온 사람들이라니!’ 1907년 경기 양근군(현재 양평군) 인근에서 의병을 만난 종군기자 맥켄지는 1년 뒤 ‘대한제국의 비극’에 글로 옮겼다. “군인(의병)의 영롱한 눈초리와 얼굴에 감도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봤을 때 나는 확연히 깨달은 바가 있었다. 적어도 그들은 자신의 동포들에게 애국심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 가운데 우리가 이름을 아는 이들은 없다. 무명의 의병들은 나라를 뺏긴 역사와 맞서며 역사를 이어갔지만 역사의 뒤안길에 묻혔다. 이처럼 국가를 위해 희생했으나 기억되지 못한 한말 무명의병을 재조명하고 기념하는 작업이 경기도에서 시작됐다. 1895년 을미의병이 봉기된 이후 본격적으로 의병전투가 시작된 경기도에서 나선 의미 있는 일이다. 경기문화재단 경기역사문화유산원은 12일부터 3주간 매주 수요일 ‘강산의 의로운 장부들: 대한제국기 경기도 무명의병은 누구인가’를 주제로 역사문화강좌를 진행한다. 또 의병과 관련된 실태조사와 무명의병 기념을 위한 중장기 계획이 마련될 예정이다. 한 세대가 태어나기 전에 있었던 과거의 역사적인 사건은 기억할 수 없다. 하지만 윗세대에서 내려오는 기념을 통해 과거의 사건은 재생되고 현재를 성찰하게 한다. 기념은 과거를 현재화하는 힘이 있다. 반복된 기념은 전통이 돼 현재와 미래의 공동체에 정체성과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한다. 광복 80주년과 을사의병 120주년, 을미의병 130주년을 맞은 올해다. 우리가 잊고 있던 이들의 희생과 숭고한 가치가 현재에 어떤 질문을 던질지, 어떤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할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