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1주년, 지자체장에 듣는다] 장덕천 부천시장

지난 1년은 바쁘게 움직였던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시간을 시민과 소통하는데 중점을 두었고, 굵직한 정책들에 대한 계획을 좀 더 구체화 시키고 새로운 사업들에 대한 준비 등 부천의 미래를 준비했습니다. 이제는 대장동 신도시 지정과 상동영상단지 개발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통해 부천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취임 1주년에 대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시민의 곁에서 발로 뛰고, 현장에서 소통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며 모든 시민이 골고루 누리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민선7기 취임 1주년 소감과 주요 성과는. 시민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각종 정책과 현안 해결에 주력하며 부천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부천시 대규모 개발사업인 대장동 신도시 문제, 종합운동장 역세권 개발, 상동 영상단지의 본격적인 추진과 커뮤니티케어, 스마트시티챌린저 사업, 광역동 등 성과가 있었다. 이러한 결과물들은 민선7기 정책은 물론 부천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 특히 지난 4월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관 민선7기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장 공약실천계획 평가에서 부천시가 최우수 등급인SA를 달성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상동영상문화단지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부천의 변화상은. 영상문화산업단지 조성, 종합운동장 일원 지식산업단지, 대장동 첨단산업단지가 완성되면 고부가가치 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부천의 경제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대장동 신도시 지정에 대한 의미와 전망은. 최적의 입지에 자족기능을 갖춘 친환경도시가 만들어지게 된다. IoT, 빅데이터, AI 등 4차 산업 중심의 자족용지가 포함돼 서부권 첨단기업벨트의 중심이자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거점 도시로 탄생될 것이다. 굴포천 주변 수변공원 등과 함께 개발지의 3분의1 정도를 공원녹지로 조성해 환경적 가치를 고려한 친환경 생태도시로 만들게 되면 부천북부지역 주민들의 열악한 생활기반시설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도시 내부에는 상동 시민의 강과 같은 실개천을 조성하고, 7만4천 그루(80만㎡)의 나무를 식재해 미세먼지 저감 및 대기정화, 열섬현상 완화 등 환경개선 효과도 날 것이다. 만성적인 정체현상을 빚고 있는 수도권 외곽순환도로에 지하와 지상으로 도로 개설과 슈퍼BRT 노선의 부천 관통, 격자형 전철노선, 소사로 등 도로확장, 고강IC와 서운IC 신설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구축될 것이다. -7월1일부터 광역동이 시행됐다. 어떤 변화가 있나. 광역동은 행정체계를 현장 중심형으로 전환해 현장공공서비스를 강화한다. 전국 최초로 36개 동을 10개 광역동으로 개편, 시청의 업무를 대폭 이관해 작은 구청 기능으로 운영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 등 생활민원이 원스톱으로 신속하게 처리되고, 청소 등 현장행정 강화로 주민생활이 더욱 편리해진다. 청사의 여유공간은 작은도서관 등 문화ㆍ복지기능을 가진 편익시설로 새롭게 꾸며져 주민에게 제공되고 있다. -부천시의회와의 관계는. 시와 의회는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시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동반자적 입장으로 시정을 운영하는 수레의 양바퀴다. 서로 견제와 균형을 적절히 이뤄가야 한다. 시의회와 소통과 공감을 통해 상생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시정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부천지역 공직자들과 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시정의 궁극 목적은 시민의 삶이 좀 더 나아지는 것, 더불어 그것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시민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현장을 다니며 주민의견을 듣고 때로는 설득하면서, 협력을 통해 시정을 펼칠 계획이다. 시민의 관심과 참여, 시의회와 공직자들의 열정과 지혜가 모아질 때 모두가 공감하는 정책, 모두가 행복한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더 낮은 자세로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겠다. 발로 뛰는 민생시장, 소통의 정치로, 누구나 살고 싶은, 살기 좋은 도시 부천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부천=오세광기자

“청산가스 배출 ‘당진 현대제철’ 처벌하라” 평택시의회 강력 촉구나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기준치의 5배가 넘는 청산가스를 배출하고 1년8개월 동안 숨겨온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평택시의회가 당진제철소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평택시의회는 9일 평택항 고압육상전원공급설비 설치 및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 강력 처벌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대한 처벌과 평택항에 고압육상전원공급장치(AMP) 설치를 요구했다. 시의회는 성명서에서 최근 당진제철소가 청산가스라 불리는 사이안화수소를 기준치보다 5배 넘게 배출하면서 이를 숨겨왔고, 대기오염물질 저감장치가 고장 난 상태로 5년간 제철소를 운영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드러났다며 정부는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업장 처벌을 강화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또 부산항, 울산항, 인천항 등 주요 항만에는 있는 AMP가 평택항에는 단 1기도 설치되지 않았다면서 미세먼지로 평택시민이 고통받지 않도록 평당항에 설비를 즉각 설치해달라고 덧붙였다. 시의회는 오염물질 저감 시설 설치 등을 통해 배출허용기준을 준수하도록 한 육상과는 달리 해양에서는 별도의 오염물질 저감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50만 평택시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현 실정에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평택시민의 생명권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정부는 평택시민들이 미세먼지의 고통속에서 눈물짓는 일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평택시의회는 정부에 평택항 주변을 친환경 시범지역으로 지정하라고 촉구했다.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계요의료재단 이경은 이사장 “환자들이 부담 없이 찾는 병원 만들 것”

정신건강병원의 문턱을 낮춰 환자들이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병원을 만들겠습니다. 오는 12일 계요의료재단 제2대 이사장으로 취임하는 이경은 이사장(54)은 계요병원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면서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적응해 더 발전된 미래를 펼쳐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1974년 40병상 규모의 안양신경정신과의원으로 개원한 계요병원은 800병상의 정신건강병원인 계요병원과 170병상의 계요노인전문병원으로 급성장했다. 현재 20여 명의 정신과 의사가 우울증과 조현병, 강박증, 중독, 공황장애,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등 정신질환 전 분야에 대한 치료를 하고 있으며, 알코올과 마약, 게임, 도박 등 다양한 중독환자들을 치료하는 전문 중독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2003년도에 국내 최초로 계요노인전문병원에 치매센터를 운영, 치매환자만을 위한 최적의 환경에서 치료와 돌봄을 제공하고, 중증 노인질환의 치료와 케어에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단과병원으로는 드물게 전공의(레지던트) 수련병원으로 정신과 전공의를 길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계요병원은 어둡고 권위적이라는 정신병원 특유의 부정적인 이미지 탈피를 위해 최근 넓은 정원과 쾌적한 실내 분위기를 조성, 머물고 싶은 힐링의 공간으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하기도 했다. 또한, 경찰ㆍ소방 등 관계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정신질환, 응급상황의 해결에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서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경은 이사장은 앞으로 환자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며 정신의 건강은 가족의 행복이라는 우리 병원의 기치를 성실히 이행하는 종합정신건강센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의왕=임진흥기자

인천 영종도 복합리조트 사업 일자리 2만~3만개 ‘속빈 강정’ 되나

인천 영종도 신규 복합리조트 사업의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전문직보다는 단순 서비스직이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9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시저스엔터테인먼트와 인스파이어 등이 영종도에 추진 중인 복합리조트사업이 완료되면 최소 2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추정된다. 영종도에는 파라다이스시티 외에도 복합리조트 2곳(시저스인스파이어)과 일반리조트 2곳(한상드림아일랜드쏠레어 해양 리조트)이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경제청은 대규모의 복합리조트 사업이 마무리되면 호텔카지노 등과 관련한 수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영종도라는 지리적 특성상 복합리조트 단지가 조성되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수혜를 누릴 것이라는 게 인천경제청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분석이 일자리 숫자는 늘어날 수 있지만,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나올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4월 파라다이스시티가 1단계 1차 시설 공사를 끝내고 문을 열면서 일자리는 늘었지만, 상당수의 일자리가 청소경비 등 단순 서비스 직군이다. 지난 3월 기준 파라다이스시티 복합리조트 직원 2천632명 중 협력업체 소속은 1천146명에 달했다. 협력업체 직원의 경우 리조트 청소나 경비 등 단순 직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시저스코리아나 인스파이어가 문을 열더라도 복합리조트 특성상 일자리의 질적인 측면에선 이와 유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천연구원 관계자는 공공기관 차원에서 하는 분석(예측)은 인력과 연구비 등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자리의 양적인 측면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며 일자리의 질적인 측면을 분석하기엔 현실적인 한계가 있고, 분석 방법에 따라 일자리 규모 역시 과장될 수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많다고 말했다. 송길호기자

[사설] 철거건물 붕괴, 허술한 안전관리가 피해 키워

서울 잠원동과 경기도 부천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한 사고는 허술한 안전관리가 피해를 키웠다. 두 사고 모두 안전대책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로 밝혀졌다. 지난 4일,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잠원동 철거건물 현장에선 공사 진행상황을 관리ㆍ감독해야 할 감리자가 제 역할을 못했다. 현장 감리자는 철거업체 지인으로 경험도 크게 부족했다. 지지대(잭 서포트) 설치 등 안전조치 미흡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관할 서초구청은 사전 심의가 끝난 뒤 사후 관리에 손을 놓았다. 철거업체가 자체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 기본수칙도 지키지 않았다. 업체는 철거 전에 반드시 설치해야 할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았고, 철거 도중에 나온 콘크리트 잔해도 치우지 않았다. 잔해물이 쌓이면 하중이 더해져 건물이 무너질 위험이 커진다. 건물이 도로변에 있음에도 얇은 가림막만 설치한 것도 피해를 키웠다. 6일 부천시 괴안동 연립주택 철거 현장에선 공사용 가림막이 쓰러져 차량 2대가 파손됐다. 경찰은 철거작업 중 콘크리트 잔해가 가림막 쪽으로 쏠리면서 가림막 지지대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도로를 덮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다행히 차 안에 사람이 없었다. 이 도로는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통학로로 이용되는 곳인데 주말 오전이라 지나던 행인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부천에는 이번에 사고가 난 3층 연립주택 외에도 철거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이 47곳이나 된다. 수원도 도심 곳곳이 재개발로 철거공사가 진행 중이다. 인구가 밀집한 도시마다 노후 건물이 많고 철거공사도 잦아 안전사고가 어디서 또 발생할 지 우려된다. 비슷한 사고가 자꾸 되풀이되는 것은 업계의 안전불감증과 허술한 관리감독 때문이다. 철거업은 특히 안전사고 위험이 큰데 기본수칙조차 지키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철거를 해 사고가 종종 일어났다. 현행 건축법상 철거가 허가제가 아니고 신고제이기 때문에 그동안 철거를 막을 법적 권한도 없었다. 내년 5월부터는 지자체의 안전 심의를 거쳐 허가를 받아야 건물을 철거할 수 있는 철거 허가제가 시행된다. 그러나 지하층을 포함해 5층 이하 건물은 안전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5층이 넘는 건물만 철거 허가제를 운영하겠다는 건 말이 안된다. 구도심 재개발 현장은 5층 이하도 상당히 많다. 도심에 있거나 인도에서 가까운 건물이라면 층수에 관계 없이 안전 심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철거 현장의 안전조치를 의무화 하는 법과 제도가 허술해선 안된다. 사고 책임자 처벌도 필요하지만 또 다른 사고를 막기 위한 제도 보완이 더 중요하다.

[사설] 우정노조 파업 철회, 다행스러운 결정 / 정부, 집배원 격무 덜어주려 노력해야

전국우정노동조합이 9일로 예정했던 총파업을 철회했다. 이동호 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앞으로 집배원 과로사와 관련해 개선하겠다고 했고, 파업시 국민 불편이 심각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정부의 중재안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총파업을 예고했던 것은 집배원들이 과로사로 사망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우정국 노조의 파업 철회로 사상 초유의 우편 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파업 철회를 이끈 중재안은 주말 동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와 노조가 교섭을 진행한 내용이다. 토요 업무를 대신할 위탁 택배원 750명을 포함해 집배 인력 988명 증원, 2020년 이후 농어촌 지역부터 주 5일제 시행, 우체국 예금 수익을 국고로 귀속시키지 않고 우편 사업에 쓰도록 하는 방안 등이 담겨 있다. 토요 택배 폐지 등 일부 노조 주장은 중재안에서 빠졌다. 교섭 주체 간 양보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다행이다. 노조 측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 사실 우정노조 파업 결의를 보는 일반 국민의 시각은 다른 노조에서의 그것과 사뭇 달랐다. 우선 파업 결의의 출발점에 대한 이해가 상당 부분 있었다. 노조가 밝혔듯이 이번 파업 결의의 직접 원인은 집배원들의 잇단 과로사다. 올해만 9명의 집배원이 과로와 스트레스로 사망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사망한 집배원이 모두 101명이다. 열악한 노동 여건이 부른 결과다. 자료에 보면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이 2천745시간(2017년 기준)이다. 한국인 임금노동자 평균 2천52시간보다 693시간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천763시간보다는 982시간이나 많다. 한해 10여 명, 5년간 100여 명이 사망한 게 우연한 통계가 아님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우편배달 물량을 줄일 수도 없다. 결국, 인력을 증원하는 것 외에는 수가 없다. 이걸 해달라는 요구가 이번 갈등의 출발이었다. 근래 각종 파업 투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이 많다. 건설 현장의 먹거리를 두고 벌이는 양대 건설 노조 간의 힘겨루기, 사용자 측에 대한 무자비한 위력 행사를 보인 극렬 행동, 과도한 임금을 요구하며 벌이는 이기주의적 파업 등이 그런 류다. 하지만, 우정국 노조는 많이 달랐다. 그들의 주장대로 죽지 않게 해달라는 기본적 인권에 대한 요구다. 국민도 그렇게 생각했다. 정부와 우정국 본부의 신뢰 있는 실천이 꼭 필요하다. 공공부문 인력 증원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이다. 2022년까지 17만4천명을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집배원 증원은 당연히 그 틀 속에서 고민되어야 한다.

[지지대] 2019년 이순신

왜(倭)가 쳐들어왔다. 육군 정규 병력만 15만8천700명이다. 해전에 대비한 수군이 9천명이다. 후방 경비를 맡을 병력도 1만2천명이다. 대략 20만명에 달한다. 1592년 4월14일 오후 부산 앞바다에 그들이 나타났다. 선발대 병선 700척이 바다를 덮었다. 임진왜란의 시작이었다. 정발(鄭撥ㆍ부산진 첨사), 송상현(宋象賢ㆍ동래부 부사)이 전사했다. 왜군을 막을 장수는 아무도 없었다. 5월2일 고니시의 부대가 서울에 진입했다. ▶도륙과 약탈이 강토를 휩쓸었다. 백성의 참혹함이 역사로 기록돼 있다. 부자가 서로 잡아먹고 부부가 서로 잡아먹었다. 뼈다귀를 길에 내버렸다(징비록). 굶어 죽은 송장이 길에 널렸다. 한 사람이 쓰러지면 백성들이 덤벼들어 그 살을 뜯어 먹었다(난중잡록). 명나라 군사들이 술 취해서 먹은 것을 토하면 주린 백성들이 달려들어 머리를 틀어박고 빨아 먹었다. 힘이 없는 자는 달려들지 못하고 뒷전에서 울었다(난중잡록). ▶굶주리고 있기는 수군도 마찬가지였다. 이순신이 임금에 올린 장계와 일기에 실상을 적어놓고 있다. 경상우도의 여러 고을은 군량이 이미 바닥났습니다. 군사를 모집해온들 무엇으로 먹이겠습니까. 답답하고 또 답답합니다(1593년 11월17일ㆍ장계). 영남의 여러 배에서 격군과 사부들이 거의 굶어 죽게 되었다. 참혹하여 들을 수가 없다(1594년 1월19일ㆍ난중일기). 하지만, 그는 싸웠다. 배를 만들고 작전을 세웠다. ▶그가 희망이었다. 나 홀로 연승이었다. 고니시 부대가 서울에 입성한 직후 첫 승전보를 올렸다. 1592년 5월4일에서 8일에 걸친 해전이었다. 이순신 함대는 이 격전에서 적선 37척을 파괴하고 이겼다. 이후 정유재란에 이르는 7년간 이순신은 모두 이겼다. 그 기간 격파한 왜 수군 함선이 1천163척이다. 사망한 왜 수군은 4만9천~11만명으로 추정된다. 우리 쪽 피해는 함선 격파 0척, 사망자 52명이다. ▶임금은 서울을 버렸다. 그 임금을 백성이 버렸다. 백성에게 희망은 이순신이었다. 불안해진 백성들이 수영으로 나를 찾아왔다. 또 백성을 버리고 떠날 작정인지, 백성들은 울면서 물었다. 백성들은 수영 마당을 이마로 찧으며 통곡했다. 나는 숙사 툇마루에 걸터앉아 우는 백성들을 바라보았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소설 칼의 노래 중에서). 마지막 노량해전을 위해 고금도 덕동수영을 떠날 때 백성들의 모습이다. ▶일본이 쳐들어왔다. 이번엔 경제다. 반도체를 죽여 우리를 도륙 내겠다고 덤빈다. 또 한 번의 이순신이 필요해졌다. 적진에 침투할 이순신, 23번 싸워 23번 이길 이순신이 필요해졌다. 그런데 없다. 대신 온통 구호뿐이다. 경쟁력 높이겠다는-언제 될지 모르는-구호, 강경 대응하겠다-국내 언론에만 보도되는-는 구호뿐이다. 말장난만 하던 420년 전 조정(朝廷)이 생각난다. 그 조정은 결국 신주(神主) 싸들고 의주로 내뺐었다. 김종구 주필

[세계는 지금] 유가사상의 전통을 다시 부른다

올해도 중국언어문화를 배우려는 학생들 지도차 산동(山東) 제남(濟南)에 머무르고 있다. 어느덧 삼 년째다. 학생들 연수받는 사이 시간을 내어 산동 박물관과 미술관을 다시 찾았다. 제남이 산동의 성도(省都)라 산동성을 대표하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여기에 있다. 경기도 박물관과 미술관이 수원에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올 때마다 들렸으니 벌써 이곳도 세 번째이다. 같은 박물관을 일정한 기간을 두고 찾다 보니, 전시물이 조금씩 바뀌는 걸 보고 중국 사회의 변화를 읽어볼 수 있다. 이번 방문에서 확연히 느낄 수 있는 것은 유교를 중심으로 한 전통 사상의 강조이다. 산동 박물관 13번 전시실의 전시내용을 바꾸어 새로 만세사표(萬世師表)라 이름 짓고 공자와 유가사상을 설명하는 전시관으로 꾸며 놓았다. 박물관 표지판을 새로 고친 흔적이 여실하다. 들어가자마자 공자의 상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서 있고, 사마천이 사기, 공자세가에서 공자를 높은 산과 큰 길에 비유한 구절이 빛나고 있다. 본격적인 첫 전시물은 시진핑 주석이 유가사상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글이다. 유가사상이 중국민족의 핵심문화일 뿐 아니라 세계 인류 문명의 발전에 기여할 유산이라는 것이다. 국가 주석의 글이 제일 먼저 전시된 것으로 보아 정부가 나서 유가사상을 중심으로 사회질서를 잡아가고자 함을 확인할 수 있다. 박물관의 변화를 중국 정부가 이끄는 이유는 사회주의 사상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사회도덕 측면의 발전을 도와주는 것이 유가사상이기 때문이다. 그 사상에 담긴 효제(孝悌)의 정신, 농경사회 가족관계에서 발전시킨 수직적 질서의 본인 효와 수평적 질서의 본인 제의 정신이 공산당 중심의 중국 공동체 질서를 위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게다가 유가사상은 실용적이고 이성적이어서 중국이 걸어온 개혁개방의 기조에도 잘 맞는다. 백성의 살림이 일정해야 인의의 마음도 유지된다(恒産恒心)는 맹자의 말은, 경제가 발전해야 도덕,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중국 개혁개방의 논지와 일치한다. 또 유가사상이 지닌 괴력난신(怪力亂神)을 논하지 않는 태도는 사회주의 국가가 근거로 삼는 유물론과 충돌하지 않으니 더 안성맞춤이다. 유가사상은 하늘의 뜻을 이야기하지만 절대적이고 인격적인 신을 이야기한 바 없다. 그러니 종교는 아편이라는 종래의 마르크시즘과 갈등할 일도 없고, 신앙의 열정이 현실 정치를 압도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시주석의 글에도 유가사상이라 하지 유교라고 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은 거대한 중국의 사상도덕적 안정을 위해 공자를 다시 강력하게 소환하고 있는 셈이다. 마치 한나라가 유학을 국학으로 채택하여 천하를 안정시켰듯이. 지난 칼럼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중국은 이미 유가사상 중심의 관료제 국가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느덧 중국에서 말이 좀 통하려면 마르크스를 논하는 게 아니라, 공자와 맹자를 인용하는 게 빠른 방법이 되어가고 있다. 유가사상을 교과의 일부분, 생활 일부분으로 배우는 미래세대가 자랄수록 그런 현상은 더 두드러질 것이다. 그러고보니 산동미술관에서도 들어서자마자 건물 2층 높이의 공자 조각품을 만날 수 있었다. 그뿐인가. 제남 원보원에는 중국에서 가장 큰 공자 조상(彫像)이 서 있다. 건물 10층 높이는 돼 보인다. 중국에 이보다 큰 마르크스 동상이 없고, 아마 이보다 큰 모택동 동상도 없을 듯하다. 이 거대한 동상의 크기가 바로 오늘 중국에서 공자가 가지는 위상 자체이다. 최민성 한신대 한중문화콘텐츠학과장

[민선 7기 1주년, 지자체장에 듣는다] 최종환 파주시장

파주시는 민선 7기 1년 동안 파주환경순환센터 현대화와 통일동산 관광특구 지정 등 주요 정책에 대한 의사결정과 갈등 해소, 탈권위와 관료주의를 지속적으로 청산하는 주민참여형 거버넌스 구축 등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다. 이는 전임 시장의 장기간 행정공백 기간에 미뤄졌던 사업들을 공론화를 통해 거른 뒤 파주발전생태계 토대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경기도의원, 서울 성북구청 감사관 등 권력의 핵심부에 몸담았다가 파주시 행정의 총 책임자로 나서 정의와 자유,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시의 발전을 설계하는 최종환 시장으로부터 지난 1년 동안의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민선 7기 1년 주요 성과는. 경기도 내 최대 공약을 보유했지만, 공약실천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특히 조성된 지 29년 만에 통일동산지구(300만㎡)가 관광특구로 지정받았다. 또 운정신도시에서 서울 강남까지 20분대에 오갈 수 있는 GTX-A 노선 착공, 광역ㆍ직행버스노선 신설, 천원택시 운행 등 시민 중심의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선했다. 공공청사 부지 매입 및 건립, 체육시설 확충,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로 파주온돌사업 추진,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무장애 설계 양해각서 체결 등의 성과를 거뒀다. -청와대 등을 방문해 3기 신도시 지정 재검토 등을 요구하는 등 발빠른 행보로 주목받았다. 창릉지구가 제3기 신도시로 지정되는 등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했다. 운정신도시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는 만큼 청와대를 방문해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또한, 지하철 3호선의 파주 연장 예타면제, GTX-A 노선 기지창 건설을 위해 당초 기본계획상 원안대로 아파트와 열병합발전소 지하 관통이 아닌 우회 건설 등을 촉구했다. 한국도로공사를 찾아가 수도권 제2순환도로 김포~파주 구간 자유로 IC 반영도 촉구했다.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전달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중교통체계 확충과 한반도 평화관광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하철 3호선 파주연장 조기 실현, 대곡~소사선 파주연장 추진, 조리ㆍ금촌 연장선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한반도 평화관광을 위해 지난 4월 통일동산이 경기도 접경지역 최초로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이를 계기로 임진각 평화곤돌라 설치, 남북이 공유한 임진강의 임진나루 거북선 복원과 임진각 생태평화관광센터 건립, 리비교 관광자원화 사업 등을 추진하고 한류 전초기지인 CJ ENM 센터를 활용해 파주시를 한반도 평화관광 중심지로 만들겠다. -지역여건에 맞는 균형발전과 자족도시 실현을 위한 핵심 정책은. 운정신도시를 차질없이 개발해 살고 싶은 명품 신도시를 만들겠다. 종합병원과 첨단산업을 유치해 자족기능을 강화하고, 파주형 마을 살리기 사업을 중점추진해 사회경제적 자립기반을 조성하겠다. 농촌지역의 마을공동체 지속발전을 위해 지역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모델(파주형 마을 살리기)을 개발하고, 6차 산업의 전진기지로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 이를 위해 읍ㆍ면 단위 미관팀을 마을살리기팀으로 바꾸고 공모 팀장을 배치해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민선 7기 향후 추진계획은.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행정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청렴도 최우수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청년센터 운영을 활성화하고, 일자리 창출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 또 골목상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역화폐인 파주페이를 적극 활용하고, 사병 평일제도 또한 지역상권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어 더욱 활성화하겠다. 특히 국공립어린이집을 오는 2021년까지 32개로 확충하고, 민간보육어린이집의 냉난방비와 안전공제회 공제료 지원 등 보육환경을 대폭 개선하겠다.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첨단산업 중심의 한반도형 국제협력지대인 통일경제특구 지정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 정치권과 힘을 모아 실현하겠다. 아울러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개성시와 농업ㆍ스포츠 교류 등을 추진하고 세계 최초 철갑선인 임진강거북선 복원을 위해 남북한 학술교류도 제안할 방침이다. 파주=김요섭기자

비례 초선 13人 경기도 도전… 험난한 지역구 ‘생존 전쟁’

내년 4월 총선에서 경기도 지역구 입성을 노리는 여야 비례대표 의원들이 도내 곳곳에서 표밭 다지기에 돌입했다. 통상 비례대표 의원들은 험지에 출마하는 경우가 많아 국회 재입성 확률이 높지 않은 만큼 얼마나 많은 의원이 살아남을지 주목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20대 비례대표 47명 의원 중 현재 까지 13명 가량이 내년 21대 총선에서 경기도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졌거나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례대표 의원 4명 중 1명꼴인 셈이지만 재선 성공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앞서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8명의 19대 비례대표 의원이 경기도 지역구의 문을 두드렸으나 모두 낙선의 아픔을 겪었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험지에 출마하는 사례가 많고 이미 지역에서 터를 잡은 경쟁자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 지역구 출마를 꿈꾸는 여야 비례대표 의원들은 지역위원장당협위원장을 맡거나 지역사무실을 내는 등 대면 접촉을 넓혀가고 있다. 우선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5선)이 20년간 맡아온 안양 동안을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정바른미래당 임재훈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도전장을 내며 별들의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 의원은 당 대변인, 임 의원은 당 사무총장, 추 의원은 당 원내수석부대표 등 주요 당직을 맡아 이름을 알리는 한편 수시로 지역구를 찾아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무소속 서청원 의원(8선)이 지역구 의원으로 있는 화성갑 출마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향남읍에 사무실을 낸 송 의원은 화성갑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송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 일정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지역에 올인하고 있다며 다음 달 중순 지역 대의원 개편대회를 열고 화합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정춘숙 의원은 한국당 한선교 의원(4선)이 지키고 있는 용인병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민주당 이우현 지역위원장이 활동하고 있는 곳으로 공천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에 정 의원은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청취하고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윤종필 의원이 성남 분당갑 당협위원장을 맡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김병관 의원이 당선된 곳이지만 역대 선거에서 보수진영이 우위를 점해온 지역구인 만큼 재탈환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윤 의원은 지역구 관련 예산 확보에 나서는 한편 지역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발품을 팔고 있다. 당협위원장 경선에서 밀렸지만 성남 분당을 출마가 예상되는 같은 당 김순례 최고위원은 당원권 정지 상태가 풀리는 대로 최고위원회의에 복귀해 본격적인 지역 활동에 나설 계획이며,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도 용인갑 출마를 준비 중이다. 한편 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성남 중원, 한국당 김현아전희경 의원은 고양정, 의정부을 출마설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나오고 있다. 또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을 지낸 이태규 의원도 고향인 양평(여주 포함)과 오랫동안 거주해 온 고양지역을 중심으로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다. 김재민송우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