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기억하는 경기천년] 7. 화성 융릉 개비자나무

이름은 많은 것을 담는다. 이름만 보고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 짐작할 수도 있다. 재미있는 건 스스로 이름을 선택하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자신의 이름에 만족하면서 사는 사람도 있지만, 평생 불만을 가지고 사는 사람도 있다. 개명 건수도 점차 늘어난다고 하는데 지난 2006년 10만 9천명에서 2014년에는 15만 8천 건이라고 하니, 사람들이 좋은 이름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개비자나무.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이는 욕설에 붙는 말이 바로 ‘개’자이다. 요즈음 젊은 세대가 강조하고 싶은 대상 앞에 붙이기도 하지만, 어른 세대는 눈쌀을 찌푸린다. 하물며 이름 앞에 이런 ‘개’자가 붙은 사물을 어떻게 보겠는가. 그래서인지 천연기념물과 ‘개비자나무’는 동떨어진 단어같았다.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만난 것처럼 보였다. 지난 15일 천연기념물 제 504호로 지정된 화성 융릉(隆陵) 개비자나무를 찾았다. 가을 막바지, 평일임에도 화성 융릉은 늦가을을 즐기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화성 융릉에는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가, 건릉에는 정조대왕과 효의왕후 김씨가 묻혀 있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평소에도 방문객이 많다고 한다. 융릉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오른 편에 보이는 작은 한옥 건물이 융릉 재실이다. 재실은 소담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일반 방문객이라면 그냥 지나칠 법하다. 나무로 된 문을 열고 들어가니 향나무가 마당 중앙에 있었다. 제사 준비를 해야하는 재실에 빠질 수 없는 나무다. 시선을 더 멀리 옮기니 개비자나무가 보였다. 여주 회양목은 얌전하고 조용한 느낌이었지만 개비자나무는 마당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듯 보였다. 수형부터 그러했다. 대부분 나무는 밑동부터 이어지는 굵은 줄기가 나무의 중심을 이룬다. 개비자나무는 땅에서부터 줄기가 세 갈래로 갈라져 나온 모양이다. 힘있게 뻗은 수형이 근사하다. 그 주위를 하얀 돌이 감싸고 있어 잘 가꿔진 큰 분재 화분 같은 느낌이다. 개비자나무는 지난 2009년 9월 16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사적 제206호인 융릉 안에 있어 여주 회양목과 마찬가지로 문화재 안에 있는 문화재다. 천연기념물 중 개비자나무는 융릉에 있는 것이 유일하다. 보통 개비자나무는 3m이내로 낮게 자라는데 융릉에 있는 나무는 4m까지 컸다. 줄기 둘레는 80㎝에 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개비자나무로 생물학적 가치가 높다. 현장에서 만난 문화해설사 김장심씨는 “기록을 찾을 순 없지만 개비자나무는 융릉을 조영하면서 심은 것으로 보고 500살 정도로 수령을 추정한다”며 “역사적·생물학적 가치가 있어 천연기념물이 됐고, 방문객들도 감탄하며 눈여겨 본다”고 말했다. ‘Cephalotaxus koreana Nakai’이라는 학명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이 원산지다. 경기도와 충북 이남에 서식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이니, 어떻게 보면 세계에서도 가장 큰 개비자나무가 아닐까. 비자나무 품종의 가장 특징은 잎모양이다. 이름에서 외형을 짐작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비자나무가 그렇다. 비자나무는 잎의 모양이 아닐 비(非)와 같다고 하여 ‘비자나무’가 됐다. 비자나무와 개비자나무를 구분하는 기준이 바로 이 잎모양이다. 잎모양이 비자나무처럼 뾰족하지만 그럼에도 그보다 친근하다. 궁궐의 우리나무를 쓴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는 “손바닥을 펴서 잎의 끝 부분을 눌러보았을 때 딱딱하여 찌르는 감이 있으면 비자나무, 반대로 찌르지 않고 부드러우면 개비자 나무”라고 설명했다. 개비자나무가 원했는진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나무를 가리켜 개비자나무라 이름붙였다. 왜 ‘개’자를 붙인 것일까 궁금증이 생겼다. 접두사로 쓰이는 ‘개’는 많은 경우에 쓰인다. ‘야생 상태의’ 또는 ‘질이 떨어지는’, ‘흡사하지만 다른’의 경우에도 ‘개’를 더한다고 한다. 이중 개비자나무가 비자나무와 다르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흡사하지만 다른’의 뜻을 나타내려 한 것은 아닐까 짐작했다. 개비자나무는 갯비자나무로도 불렸다는데,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의 물가인 갯가에 많이 자라서 그렇다고 한다. 여기서 연유한 것은 아닐까. 여하튼 좋지 않은 어감 때문에 개비자나무가 긴 세월동안 속썩었을 것 같아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개비자나무는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나무는 아니지만 멋진 수형을 지녀 정원수로 이용되고 열매는 식용으로, 또 급체·마른기침·가래·여성 질환·관절염 등에 약재로 쓰이기도 하는 쓸모 있는 나무인데 말이다. 향후 항암제 개발 가능성이 있는 연구소재로서 고부가가치 산업에 쓰일 것으로 기대받고 있기도 하다. 혹자는 달콤한 향과 맛을 지닌 나무의 열매, 아름다운 빛으로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는 개비자나무를 보고 사실은 개비자나무가 진짜고 비자나무가 가짜인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융릉의 주인인 사도세자는 본인이 사도세자라고 불리는 줄도 모를 것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사도세자는 뒤늦게 아버지가 아들을 생각하며 내린 이름이다. 그의 이름에서 주인의 한 많은 인생을 엿볼 수 있다. 영조의 둘째 왕자인 사도세자의 원래 이름은 이선(李)으로 세자였지만 뒤주에서 굶어 죽었다.이후 사도세자(思悼世子)라는 시호를 받고, 장헌세자(莊獻世子)로 개칭했지만 사도세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사도(思悼)는 말 그대로 ‘생각하면서 슬퍼하다’라는 뜻인데 부를수록 서러워지는 이름이다. 사도세자의 행실이 원인이라는 설과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된 것이라는 설 등이 있지만 어쨌든 아비가 아들을 죽였다는 것은 비극이다. 사도세자의 묘호도 여러번 바뀌었다. 1776년 정조가 즉위한지 3년이 되자 수은묘(垂恩墓)였던 묘호를 영우원(永祐園)으로 바꾸며 존호도 장헌으로 이때 변경했다. 이후 1789년 영우원이 다시 현융원(顯隆園)이 되며 10월 현위치로 이장했다. 110년 후 사도세자는 장종(莊宗)으로 추존, 현재 융릉(隆陵)이 됐다. 같은 해 12월 장종에서 장조(莊祖)로 묘호가 다시 바뀌었다. 정조는 즉위 후 “아,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선언하며 아버지의 억울함을 달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수원화성을 축조한 것뿐만 아니라 이름을 높여 고친 것에도 아들의 깊은 마음이 사무쳐 있다. 융릉 재실 안 마당에서 500년 이상 자리를 지켜온 개비자나무. 개비자나무가 사도세자가 있는 융릉 재실 자리에 있는 특별한 이유는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둘다 이름에 서러움이 담겨 있어 아주 무관해 보이지는 않았다. 먹먹한 가슴을 안고 자리를 떴다. 손의연기자 후원: 경기문화재단

[경기북부 2차테크노밸리 공동선정 3개 시장 인터뷰] 이성호 양주시장

이성호 양주시장은 “이번 경기북부 2차 테크노밸리 유치 확정은 양주시가 미래 한국의 경제규모 확장과 신성장 동력 창출 등 4차 산업혁명의 거점으로서 경기북부 지역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최고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어 “마전동 일원은 우수한 교통 인프라와 입지조건, 사업추진의 신속성과 용이성, 사업성공 가능성, 개발계획 등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 평가위원들도 이를 높게 평가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양주시는 전철 1호선인 양주역과 국도3호선, 우회도로에 접해 있으며 구리~양주~포천 고속도로, 서울1ㆍ2외곽순환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편리한 교통망 등 우수한 도로교통 인프라를 통한 높은 접근성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최적의 입지조건과 사업추진의 신속성, 용이성, 풍부한 제조업과 뿌리기술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경기북부 신성장산업 창출의 플랫폼으로 Smart Lifeware Valley를 구축할 계획이다. 스마트 생활소비재 산업 육성을 통한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 경기북부 지식산업 집적 거점 마련을 통한 신성장 산업 육성, 제조업과 서비스의 융복합 창업 플랫폼 구축, 청년일자리 창출 등에도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주=이종현기자

내년 ‘송도환승센터’ 입주 투모로우시티 정상화 시동

임시 운영 중인 송도환승센터가 이르면 내년 송도국제도시 투모로우시티 내부로 입주하기로 해 투모로우시티 정상 운영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관련 컨텐츠 전시가 이뤄질 U-city 비전센터 운영업체가 운영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돼 내부 시설 운영 정상화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13일 인천경제청과 인천도시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9년 7월 완공 이후 각종 소송으로 전혀 활용되지 않던 투모로우시티 건물은 최근 인천경제청이 투모루우시티 앞 버스정류장에서 운영 중인 송도환승센터 매표소 관련 민간위탁 동의안을 인천시의회에 상정하면서 정식 운영 수순을 밟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현 운영업체와 재계약을 추진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송도환승센터를 투모로우시티 내부로 입주시킬 계획이다. 현재 2명인 상근 인력을 3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문제는 투모로우시티의 핵심 시설인 U-city 비전센터 운영업체 선정이 난항을 겪고 있어 전체 시설 정상화에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4차산업 혁명과 관련한 홍보전시관과 VR 체험관, 드론 홍보관 등이 들어설 센터는 당초 국토교통과학진흥원이 관련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토교통과학진흥원이 내부 조직개편 등을 이유로 당초 운영계약을 파기하고 센터 운영에 손을 떼기로 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당장 센터 운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비전센터 컨셉을 유지할 수 있는 운영업체를 선정하지 못할 경우 투모로우시티 전체 개관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업시설 유치 여부도 운영 정상화를 위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2개 층으로 운영하려던 환승센터를 1개층으로 축소해 가족 여가시설·레스토랑 등 상업시설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자 소유주인 인천도시공사는 최근 조직 내에 자체적인 TF팀을 구성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상업시설 유치구상은 물론 무산 위기에 놓인 비전센터 대처방안 등을 논의 중으로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세부적인 사항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도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사업 초기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IPA, 인천항 물동량 증대위해 4박5일 미주항로 포트세일즈 나선다

인천항만공사가(IPA)가 인천항 물동량 증대를 위해 14일부터 17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미주항로 포트세일즈 나선다. 13일 IPA에 따르면 이번 포트세일즈는 인천항~미주간 원양항로 활성화와 냉동·냉장화물 유치에 초점을 맞췄다. IPA 포트세일즈단은 14일 미국 항만당국(타코마항, LA항)과 한국상사지사협의회(KITA, Korean Investors&Traders Association ) 회원사를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15~16일엔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 본사 등을 방문해 육류수입 화물 유치를 위한 홍보를 진행하고, 17일엔 농산·청과물 화주 대상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협업 마케팅을 진행한다. 인천항~미주항로는 2015년 개설(미국 남부지역 롱비치항)됐고, 올해 7월 미국 북부지역 타코마항이 기항지로 추가됐으며 현대상선 PS1(PACIFIC SOUTH 1) 선박이 운항하고 있다. IPA는 미주항로에 올해 7월 타코마항이 기항지로 추가됨에 따라 건초화물과 돼지고기 등의 물동량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인천항 미국 수입 물동량은 2015년 1만2천TEU, 2016년 2만TEU, 2017년 10월 말 기준 약 1만9천TEU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수입 물동량 중 오렌지는 3~5월 1주에 50TEU, 축산물은 1주에 10TEU(소고기 등)가 인천항을 통해 수입되고 있다. 이에 대해 IPA 글로벌마케팅팀 김영국팀장은 “이번 세일즈는 기존 마케팅 활동을 넘어서 그동안 집중해 왔던 화주들에게 원하는 형태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지속적 관리 활동”이라며 “현재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원양항로와 인천신항의 활성화를 위해 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현범기자

아이디어 상품·취업창업 정보 “눈에 띄네”

새로운 트렌드의 아이디어 상품들을 한자리에 전시하고 최신의 취업, 창업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참여형 종합 박람회인 ‘마이스타일 트렌드페어 2017’이 3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최근 열린 박람회는 2회째임에도 하루 평균 2만여 명 이상이 방문, 총 6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마이스타일 트렌드페어 2017’은 포천시와 대진테크노파크 등이 주최하고, 정운찬 전 총리와 대진테크노파크 임영문 원장이 각각 추진위원장과 조직위원장을 맡아 진행했으며 대진대 등 20여 개 대학이 참여하는 등 높은 호응 속에 치러졌다.이번 행사에서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 전시 및 홍보를 비롯해 뷰티존, 스타일존, 아이디어존 등 250개 부스가 설치돼 여성 관람객들의 많은 시선을 끌었다. DIY 가구 만들기, 메이크업 체험 등 여러 가지 참여형 이벤트도 진행돼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또 최신의 취ㆍ창업정보와 체험 부스를 운영하면서 취업 준비 중인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관람객들은 수도권 우수기업 취업상담 및 1:1 채용상담 기회와 분야별 취업 등 면접기회를 얻었으며, 창업에 관심 있는 예비창업자 및 전업자는 창업 아이템도 가질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현장에서 우수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혜택도 주어져 즐거움을 더했다. 참가업체에는 국내ㆍ외 바이어 및 투자자와 1:1 상담, M&A 솔루션 상담 등이 진행됐으며, 인재채용 기회와 다양한 이벤트를 통한 상품 마케팅 효과 등을 얻었다. 이밖에 바이어들은 비즈매칭 기회와 업계 최신 정보 및 산업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기회 등이 주어져 모두가 만족하는 행사가 됐다는 평가다. 포천시는 공동주최자로 참여해 시 전용관도 설치ㆍ운영했으며, 전용관 내 일자리 센터와 시 홍보관을 운영해 주요 관광지 및 일자리 정책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함으로써 방문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종천 포천시장은 “이번 행사에서 관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많이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 국내 관람객뿐만 아니라 해외 바이어들에게도 우수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통해 우수한 관내 업체를 홍보하고, 좋은 인재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포천=김두현기자

“그리운 고향으로… 부모님 뵈러 베트남 가요” 수원서부署, 다문화가정 ‘Take Me Home’ 프로그램

“이번에 베트남을 가는 것이 부모님을 마지막으로 뵐 기회인 것 같은데 곁에서 병간호를 해드리고 올 생각입니다” 베트남인 응으옌 티 투이씨(43·여)는 지난 2008년 한국에 입국해 가정을 꾸렸다. 그는 미화원인 남편 신명준씨(가명·55)를 만나 23개월 된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 빠듯한 살림살이 속에 살아가고 있는 그녀에게는 남모를 상처가 있다.한국에 온 뒤로 베트남에 있는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한 것. 더욱이 올해 초 부모님의 건강이 매우 나빠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난 후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녹록지 않은 형편에 고향 방문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시동생을 비롯해 다섯 식구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 베트남인 한가을씨(37·여)도 최근 고향 생각이 간절하다. 80세가 넘은 친정어머니가 혈압과 당뇨가 점점 심해져 거동이 불편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한 씨는 부모님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에 애만 태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응으옌 티 우이씨와 한가을씨 등은 지난 5월 수원서부경찰서로부터 뜻밖에 전화 한 통을 받게 됐다. 짧은 시간이지만 고향인 베트남에 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두 귀를 의심했지만, 지난 9일 수원서부경찰서 초대로 꿈에서만 그리던 고향 방문을 실감할 수 있었다. 수원서부경찰서는 지난 5월에 이어 11월에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향에 가지 못하는 다문화 가정(3가족)을 발굴ㆍ지원하는 ‘Take Me Home’ 프로그램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관련 기관에 자문과 내부적인 협의를 거쳐 고향에 갈 수 없는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이번에 발굴한 응으옌 티 우이씨와 한가을씨에게는 친정 방문비용은 물론 밥솥과 선풍기, 냄비세트 등도 전달하기로 했다. 응으옌 티 투이씨는 “몇 년 만에 부모님을 만나뵐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면서 “건강이 좋지 않으신 데 부모님 곁을 지키며 돌봐 드리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가을씨도 “제일 먼저 부모님을 보면 꼭 안아 드릴 것”이라며 “고향에 갈 수 있게 도움을 준 서부경찰서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정방원 수원서부경찰서장은 “앞으로도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다문화 가정을 발굴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영종도 ‘리조트 삼국시대’ 열린다

인천 영종도가 2021년까지 복합리조트 3곳을 유치하며 관광과 일자리 중심 도시로 부상할 전망이다. 인천시와 ㈜인스파이어 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는 인천 영종도에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인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를 조기 착공하고 지역 주민을 우선 채용할 계획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3일 미국 코네티컷주 소재 ‘모히건 선 리조트’에서 강연섭 ㈜인스파이어 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 대표, 인스파이어의 최대 주주사인 ‘모히건 게임밍 엔터테인먼트(MGE)’ 그룹 케빈 브라운 회장은 영종 복합리조트의 성공적 개발을 위한 협력약정을 체결했다. 이날 시와 인스파이어는 영종 복합리조트 건설 1단계 사업의 조기착공과 인천지역 건설 업체의 활용, 지역 인재 고용 등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는 영종 IBCⅢ내 전체 267만4천㎡의 부지에 1단계(105만8천㎡)로 총 1조8천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특급호텔, 컨벤션, 외국인전용 카지노, 대형 아레나(1만2000석 규모)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인스파이어는 영종 복합리조트를 애초 올해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었지만, 개발계획 변경 등으로 착공이 지연된 바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인스파이어는 일정을 앞당겨 내년 2∼3월께 착공키로 했다. 인스파이어는 1단계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4천∼5천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으로 비정규직 철폐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해 채용인원 대부분을 정규직으로 뽑기로 했다. 2단계 사업이 완료 되면 총 8천여명의 인원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앞서 문을 연 파라다이스시티를 비롯해 모히건 선 복합리조트, 시저스 등 3개 복합리조트를 집적화해 영종도를 동북아 관광 허브도시로 육성할 계획이다. 앞으로 이들 복합리조트가 들어서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연간 외래관광객 500만명, 관광수입 6조1천억원, 복합리조트관련 약 4만여명의 고용증가가 기대된다. 유 시장은 “코네티컷주 ‘모히건 선 리조트’에 와서 MGE의 사업의지, 열정, 운영 등을 살펴보고 성공을 확신하게 됐다”며 “적극적으로 행정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연섭 인스파이어 대표는 “복합리조트 운영 시 인천지역 업체·주민고용 확대 등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인천시 및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MGM은 미국 내 카지노 매출 1위의 복합리조트 개발·운영 전문기업으로 언캐스빌주에 ‘모히건 선 복합리조트’와 펜실베니아주에 ‘모히건 선 포코노’, 뉴저지주에 ‘리조트 AC’ 등 4개의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소유하고 있다. 영종도 복합리조트는 MGM이 조성하는 첫 번째 해외 복합리조트이다. 주영민기자

세계 지방정부와 기후변화 머리 맞댄다

안산시가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에 참석, 세계 지방정부와 함께 기후변화 대응방안에 공동으로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13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독일 본(Bonn)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3차 당사국 총회’에 참석, 국가별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와 기후변화 대응 활동의 구체적 내용, 글로벌 이행점검, 협정준수 위원회 운영 방식 등과 함께 탄소시장 협력 메커니즘, 개도국 자금지원 기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기후환경분야 최대의 국제회의로 각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모여 기후변화와 대기 그리고 빈곤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이번 총회에선 지난해 11월 발효된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이 규정한 온도 목표 달성을 위한 이행지침 마련과 모든 당사국이 자국의 역량 및 여건에 따라 더 높은 수준의 기후행동을 취할 것에 대해 토론했다. 오는 2020년 실행될 파리협정 체제 하의 실천과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됐다.안산시 대표단(단장 최종은 산업지원본부장)은 총회에서 다층적 거버넌스 회의와 지속 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저탄소 도시 만들기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세계적 노력에도 동참했다.최 단장은 “국내외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안산도 시민사회나 경제계, 학계와 함께 기후변화 관련 의제를 논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정책을 추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전 지구적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대표단은 총회 일정을 마친 뒤 안산시 경제협력도시인 아헨 특구시(Aachen City Region)를 방문, 헬뮤트 엑슌베르그 시장과 면담하고 전기자동차 공장과 아헨공대 섬유연구소 등을 방문하는 등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안산=구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