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윤 국제사이버대학교 교수 현대인들이 가장 많은 시간 함께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침부터 공중파 3사의 드라마를 섭렵하고, 낮에는 케이블 방송, 저녁엔 다시 방송 3사의 드라마로 마무리하는 어머니는 TV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친숙한 물건이겠지만, 나는 좋아하지도 않는 스마트폰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친구임을 얼마 전 깨닫게 되었다. 스마트하게 우리의 생활을 편하게 해주는 전화기는 은행을 가서 기다리지 않아도 업무를 처리해주고, 무겁고 비싼 카메라를 힘들게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될 만큼 화질 좋은 작품을 전문가처럼 찍어내며, 비싼 통화료를 내지 않고서도 실시간으로 누구든 안부를 물을 수 있으며, 모르는 길도 척척, 음식을 만들다가도, 급한 정보가 필요할 때도 전화기만으로 난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세상. 이렇게 감정 소비 없이 말 잘 듣는 비서를 어디에서 얻을 수 있겠는가? 해야 할 일정들을 입력만 해주면 알람으로 확인해주고, 골치 아프게 외우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제공해주는 전화기는 최고의 비서로 내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자명하다. 이 최고의 수행 비서를 며칠 전 분실했다. 용인시 테니스대회가 있어 참가하게 되었는데, 산 위에 코트가 있어 주차장이 부족하니 산 아래에 주차를 하고, 산길을 걸어 도착해 달라는 주최 측의 요구대로 도착하여보니 휴대폰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10분이 걸리는 산길을 다시 왕복하며 찾기를 두 차례. 경기시간이 되어 찾기를 포기하고 시합에 임하였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서브를 넣기 위해 공을 올리고 치려는 찰나 “이틀 뒤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는데 누구더라?”, “전화번호도 따로 없는데 어쩌지?” 온갖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이런 상황에도 경기는 5:5 타이브레이크 박빙의 경기인데 생각은 멈추질 않는다. 오랫동안 하지 않던 ‘알아차림’ 명상을 했다. ‘알아차림’ 명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조상윤 국제사이버대학교 교수
▲ 구희현 교육은 공공서비스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미래교육은 우리에게 기존 교육계의 패러다임을 혁명적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래교육은 학생은 배움에서 즐겁고 부모님들은 사교육으로부터 자유롭고 교사들은 교실에서 웃음꽃을 피울 수 있어 행복한 교육혁명을 필수적으로 동반합니다. 이것을 나는 ‘하하하 교육혁명’이라고 합니다. 교육 주체들이 중심이 되는 교육직접민주주의의 실현은 불가능할까? 이것이 ‘하하하 교육혁명’을 고민하게 된 까닭입니다. 한국의 학생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학습합니다. 전세계 학생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지식중심의 암기와 반복에 시간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식정보를 암기하는 방법은 권장할 만하지 않습니다. 암기교육을 탈피하자고 하면서도 이 땅의 청년들이 대학 졸업 후 안정적 사회에 진입하기 위해 보는 모든 시험들을 암기 위주로 만들어 놓고 학생들에게 꿈을 펼치라고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부모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으며 자녀 1인당 학습비나 사교육비를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부모들로 이름 나 있습니다. 이제 노동시장의 변화로 수능고득점자 출신의 학벌가치가 변화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뒤바뀐 현실은 SKY를 나와도 안정된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감하기 시작했습니다. 학부모들이 만족하는 교육은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는 교육을 간절하게 바랍니다. 초등의 창의성 계발, 중등의 시간 관리와 학업수행 습관 교육, 고등의 진학, 진로 교육의 체계화 교육으로 복잡한 입시전형을 단순화하고, 한 번 실패를 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입시체계를 소망합니다. 한국의 교사집단은 전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집단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그러나 시대의 속도에 교육은 가장 더디게 반응합니다. 우수한 집단을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디자인하고 새로운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미래를 주도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함께 웃음꽃을 피울 수 있게 현재의 공문의 20%로 수준으로 대폭 줄이고 선생님들이 교실에서 우리 아이들과 눈빛을 맞추고 교실 혁명과 수업혁명을 이룰 수 있게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단선적 교사임용체계, 교육 승진체계, 교육과정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차분하게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교육은 민생입니다. 민생이 안정되어야 교육의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우리 사회의 중진이자 주역입니다. 100세 인생 시대, 인생 이모작의 전환기에 서 계십니다. 그러나 베이비부머들의 불평등을 보여주는 지수는 참담합니다. 상위소득 10%가 전체 소득의 45%를 가져가는 아시아 최고의 불평등세대입니다. 하위 50%의 자산이 전체 자산의 2%에 불과한 나라고,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9.6%로 OECD 국가 1위입니다. 대한민국이 처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말라가는 저수지에 물이라도 좀 뿌려주려면 기본소득제도 도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기본소득 정책으로 대전환이 이뤄져야 할 시기입니다. 학생 바우처, 청년배당, 기초연금 강화, 아동수당 지급, 자영업자 복지 확대 등 전 계층을 대상으로 생애 전 과정에서 복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생애 전 과정에서 복지 혜택을 보아야 여유가 생깁니다. 그래야 평생교육도 확대할 수 있습니다. 교육의 3주체와 더불어 지방정부와 교육자치의 장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이것이 ‘학교 담장 허물기’입니다. 학교는 이웃과 담장을 나누어야 합니다. 학교의 담장은 지역시민과 함께하는 도서관이어야 하고 학교의 운동장 지하는 지역 주민을 위한 쾌적한 주차공간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학교의 체육시설은 지역주민의 절제와 자율로 수준 높게 투자되고 관리되는 마을 체육센터이어야 합니다. 지방 정부는 사서도 지원해주고 학교 전체에 무상 와이파이와 질 좋은 최신 사양의 모바일 학습체계도 갖출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지방정부와 교육자치가 함께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하하 교육혁명은 학생, 학부모, 선생님들 모두가 행복한 미래형 교육혁명입니다. 그리고 이는 철저하게 민생을 기반으로 이룰 수 있습니다. 낡은 체계와 규정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모든 것을 학생중심, 부모만족, 현장중심의 교육체계로 미래비전을 새롭게 설계할 때 대한민국 교육 1번지로서 경기교육은 새롭게 출발할 수 있습니다. 경기미래 교육 비전은 하하하 교육혁명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구희현 416교육연구소 이사장
▲ 이근석 최근 북한 핵개발에 대응한 안보정책이 국내외로 논란이 되고 있다. 국가가 사활을 걸고 지켜야 할 핵심이익 차원에서 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모든 국가는 주변국과 안보환경 변화를 기초로 국가안보정책이 결정되고, 이 안보정책은 국가의 핵심이익과 연계돼야 한다. 국가 핵심이익은 사활을 걸고 지켜야 하는 국가적 가치다. 국가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안보정책은 지속가능하게 추진할 수 없고, 급변하는 안보환경에 대응도 어렵다. 우리나라 국가 핵심이익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와 국민의 생존을 수호하고, 남북통일을 이루는 것’이다. 사활적 국가이익을 지키는 데는 타협이 없어야 한다. 북한에겐 체제유지를 위해 핵에 상응하는 대체 수단이 없는 한 핵개발은 타협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동안 수많은 미북간의 접촉과 식량지원은 물론, UN제재 강화에도 핵개발을 중단 못하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국가이익 앞에서 미국은 더 적극적이다. 미국 국민은 과거 여러 전쟁에서 수많은 희생이 있었지만, 국제분쟁에 개입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미국의 국가 핵심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국가이익에 부합하면 적대관계인 이란과도 협상하고, 자국을 침략했던 일본이 재무장하는 것도 지지한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한반도와 관련해선 중국은 현상유지를 전제로 한 외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의 핵문제에 적극적이지 않는 이유도 국가이익과 관련된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가 자국을 향한 것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타 국가에 비해 덜 위협적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의 참여 없이는 북한에 대한 UN 결의가 소용없다는 것을 이용해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는 전략적 가치가 있어 중국의 핵심이익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는 어떠한가? 현재 북한의 핵무기는 우리의 사활적 국가이익인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북핵 대응은 양보나 타협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부는 사드배치나 MD체제 편입에 대해 중국의 눈치를 보며 확고하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 일부에선 중국과의 관계악화를 우려해 반대하는 등 내부 분열마저 일고 있다. 북한 핵문제에 한국과 미국이 공조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의 국가 핵심이익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북한 핵개발이 미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이유는 미국과 세계의 안전을 위협하는 통제 불가능한 국가가 양산되는 것이고, 핵무기의 비정상적 거래는 미국 본토에 직접적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과 조선은 비교적 정치군사적으로 우호관계를 유지해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중국이 우호적일 것이란 기대는 갖지 말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북한 핵문제와 관련된 주변국들의 행태는 자국의 핵심이익에 기반해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국가의 사활이 달린 핵심이익임에도 혹시 모를 피해나 희생을 두려워해 적당히 주변국과 타협해 안보정책을 결정하려는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말은 사활적 국가 핵심이익과 관련된 안보정책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이근석정책시스템연구원장
유네스코의 역사인물에 한국인으로 선정된 유일한 분이 다산 정약용 선생이다. 2012년 다산 선생 탄신 250주년을 맞이해 유네스코가 다산 선생의 학문적 위업과 실학 정신을 기려 유네스코 역사인물로 선정한 것이다. 우리 역사상 매우 훌륭한 분들도 많지만 세계인들은 다산을 선택한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때문일까. 그것은 바로 실학정신 때문이다. 조선 성리학에만 매몰되지 않고 서양의 과학문화를 적극 받아들이고, 이를 융합해 국가와 백성들을 위한 화성을 설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설계한 화성은 200년 뒤 마침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다산을 생각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분이 정조(正祖)다. 근대 시기 위대한 역사가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위당 정인보 선생님은 “정조(正祖)없는 정약용은 존재하지 않고, 정약용 없는 정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이처럼 다산과 정조는 특별한 관계였다. 정조는 어려운 정치 여건 속에서도 지방도시 중 하나에 불과했던 옛 수원도호부를 지금 팔달산 아래 넓은 지역으로 옮기는 과감한 사업을 추진했고 다산은 새로 옮긴 수원부를 위한 새로운 축성 계획안을 입안했다. ■ 다산의 실학공부 다산은 정조의 명을 받아 새로 옮긴 수원부를 위한 성곽 계획안을 축성 공사 개시 2년 전에 작성했다. 다산이 계획한 축성안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성곽 규모를 적절히 조정하고, 지금까지 조선의 성에 설치되지 않았던 새로운 방어시설을 갖추어 성의 방어력을 높인 것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이유는 조선의 성이 임진왜란으로 무참히 허물어져 성곽의 방어 체제와 능력에 대한 고민이 뒤따르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때 재상을 지낸 서애 유성룡은 전쟁이 끝난 후 『징비록(懲毖錄)』에서 조선 성곽의 단점과 성곽 개량 방안을 받아들여 새로운 성곽을 연구했다. 수원을 팔달산 아래 새 장소로 이전하는 역사적 과업이 완성된 것은 1789년이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1792년 겨울 왕은 다산에게 은밀히 사람을 보내 새로 조성한 수원부에 축성 계획안을 작성해 보라는 명을 내렸다. 다산은 얼마 전에 한강 노량진에 설치할 배다리를 만드는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다산의 나이는 만 30세였다. 비록 배다리의 제도를 마련한 경험이 있다고는 하나 청년 문관에 불과했던 다산에게 정조가 새 수원부의 축성 계획을 맡긴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다. 정조는 새 수원부에 세워지는 성곽이 기존의 다른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것이 되기를 원치 않았다고 생각된다. 새 도시에 걸맞은 독특하고 새로운 성곽이 되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리고 다산은 그의 뜻을 알고 심혈의 노력 끝에 이듬해 봄 하나의 계획안을 정조에게 제출했다. 다산이 화성을 설계할 수 있었던 기반은 그가 일찍부터 실용적 학문을 공부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부친 정재원으로부터 토목학, 건축학 등의 공부와 함께 오늘날 수학과도 같은 상수학 공부도 했다. 여기에 더해 20대 초반부터 서양에서 전해진 서양과학기술서를 보면서 백성들의 삶에 필요한 공부를 했다. 그래서 다산은 천문의 역상가와 농정의 수리기(水利器)와 측량의 추험법까지도 익히고 있었다. 당시 성리학만을 중요시 하는 학자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공부를 한 것이다. 다산은 여기에 더해 사회 개혁의지가 강했고, 이를 정조 재위기간 국가개혁에 반영하도록 노력했다. 그러한 다산의 개혁 사상은 훗날 경세유표(經世遺表), 목민심서(牧民心書), 흠흠신서(欽欽新書)의 저술로 이어졌고, 어린이들의 한자교육을 위한 교재인 아학편(兒學編)까지 저술하며 사회개혁과 교육개혁 전반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 다산의 화성설계 다산은 화성에 대한 기본 설계를 모두 7편으로 정리했다. 곧 ‘성설(城說)’, ‘옹성도설’, ‘현안도설’, ‘포루도설’, ‘누조도설’, ‘기중도설’, ‘총설’ 등이다. 이 글들은 화성의 기본적인 형태와 규모, 각종 방어시설, 그리고 축성공사와 관련된 공사 방법 등을 적은 것이다. 이 가운데 성설은 성의 전체 규모나 재료, 공사방식 등 전반에 걸친 내용을 기술한 것이고 나머지 옹성도설이나 포루도설, 누조도설 등은 성벽에 설치하는 각종 새로운 시설에 대한 설명이며 마지막의 기중도설은 석재를 들어 올리는 기계장치인 거중기에 관한 설명이다. 성설에서 다산은 화성의 전체 규모를 3천600보로 잡았다. 오늘날 치수로 계산하면 대략 4㎞가 된다. 성곽의 설계와 함께 다산은 공사과정에서 가급적 백성들의 수고를 덜고 일의 능률을 올릴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했다. 성벽을 쌓아 나갈 때 일한 양에 따라 노임을 지급해 주면 감독하기도 수월하고 작업능률도 올라갈 것이라 했고, 또 짐을 나를 때 적극적으로 수레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존 수레가 무거운 짐을 싣는데 불편하므로 돌을 싣고 부리는데 편리한 새로운 형태의 유형거라는 수레를 직접 고안했다. 또 돌을 들어 올리는데 기계의 힘을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도르레의 원리를 응용하여 거중기를 고안했다. ▲ 화홍문내도(위) 거중기도 ■ 거중기의 발명 거중기는 여러 개의 활차를 이용해 무거운 물체를 적은 힘으로 들어올리도록 고안한 장치이다. 다산은 독일인이 지은 ‘기기도설(奇器圖說)’이라는 책에 실린 서양의 기구 그림들을 보고 조선에서 만들어 사용할 만한 새로운 기구를 고안한 것이다. 기기도설을 쓴 사람은 포루투갈 선교사인 ‘테렌스(Terrens)’로 한자식 이름은 등옥함(鄧玉函)이다. 테렌스는 1627년 온갖 고생을 하고 북경으로 와서 ‘왕징(王澄)’을 만나 기기도설을 한문으로 번역하기 위한 공부를 하면서 서양의 과학문명을 중국에 소개하기 시작했다. 테렌스의 스승은 그 유명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였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천문학자이자 수학자 그리고 과학문명론자였다. 테렌스는 중국에 와서도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면 갈릴레이에게 청원을 요청했고, 그의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완성한 것이 바로 ‘기기도설’이었다. 이 기기도설을 분석한 정약용은 기기도설에서 나온 크레인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이해해 거중기 제작에 반영했다. 거중기는 공사 현장에서 빠르게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명이 들 수 있는 적은 무게이되 무거운 돌을 들어 올릴 수 있는 도르레의 원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했다. 그래서 한곳에 고정돼서 사용되는 테렌스의 크레인과 다르게 공사현장을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작은 크레인인 거중기를 만들게 된 것이다. 멀리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과학적 능력이 중국을 거쳐 우리의 천재 정약용에 의해 동서양의 만남으로 이어졌으니 참으로 놀랄 일이다. 그렇다면 다산 선생의 설명을 들어보자. “활차가 무거운 물건을 움직이는데 편리한 점이 두 가지 있으니 힘을 더는 것이 하나요, 무거운 물건을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 둘이다. 100근 짜리 물건을 드는 데는 100근의 힘이 필요하나, 활차 1구를 쓰면 50근, 2구를 쓰면 4분의 1인 25근의 힘만으로도 들 수 있다. 같은 이치로 활차의 수가 늘어나면 힘은 덜 들게 된다. 지금 상하 8륜이면 힘은 25배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다가 “녹로라는 밧줄을 감는 장치를 덧붙인다면 40근의 힘으로 2만5천근의 무게도 능히 들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수원화성박물관에 정약용이 설계한 방식으로 거중기를 재현해 놓았는데 300㎏의 돌도 초등학교 학생들 여럿이 가볍게 들어 올릴 수 있다. 이처럼 다산의 화성 축성 계획은 기존 조선 성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당시의 중국이나 서양의 앞선 문물들을 충분히 활용해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백성의 수고를 덜어주고 공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거중기 등을 고안한 점은 당시 실학파 학자들의 위민사상(爲民思想)을 잘 반영하고 있다. ■ 화성 개혁의 의미와 계승 다산은 화성 계획안에서 옹성과 포루를 설치할 것과 성벽에 현안이라는 총구멍을 내고 성문에는 누조를 설치할 것을 건의했다. 이런 시설들은 비록 실제 설치하는 위치나 방법상에서 약간 달라진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다산의 안을 충실히 따라 설치됐다. 다산이 옹성 못지 않게 중요시 한 것은 포루였다. 포루는 기본적으로 성벽을 돌출시키는 치성 위에 각종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따라서 치성 위에 어떤 용도의 시설이 세워지는가에 따라서 포루(砲樓), 적루, 적대 등 여러 명칭으로 불린다. 이러한 정약용의 살학사상과 노력으로 세계문화유산 화성은 만들어졌다. 정약용이 화성을 설계한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조선의 개혁이었다. 화성을 기반으로 정조와 함께 하는 개혁의 터전을 마련하고, 이로부터 정치개혁 사회개혁 등 국가 전반의 개혁을 이루고자 한 것이다. 그러한 정약용의 개혁의 실천은 정조의 죽음으로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그는 정조 사후 36년의 삶을 더하면서 경세유표로 대표되는 개혁서를 저술하고, 후대에 전해주었다. 올해는 경세유표 저술 2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우리는 다산 정약용의 국가개혁 정신을 계승해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새로운 국가를 더욱 힘차게 개혁해 아름다운 공동체가 살아 숨쉬는 나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김산 홍재연구소장
지난 38년간 갈등을 빚어온 송탄·평택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여부가 다음 달 2일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를 통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12일 경기도수자원본부에 따르면 도수자원본부는 경기연구원에 의뢰한 ‘진위·안성천 및 평택호 수질개선과 상하류 상생협력 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다음 달 2일 제출받는다. 이에 앞서 도수자원본부와 경기연구원은 오는 21일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수질환경전문가, 시민단체, 3개 시 실무자 등이 참석하는 공청회를 열어 제시된 의견을 보고서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날 열리는 공청회에서 송미영 경기연 선임연구위원은 상수원보호구역 존치ㆍ해제ㆍ변경에 따른 대안 및 수질영향 예측, 설문조사 및 전문가 인터뷰 등 과업 추진 상황을 발제할 예정이다. 발제 후 지정토론과 자유토론이 진행되며, 지정토론은 이재응 아주대학교 교수가 좌장으로 김경섭 한경대학교 교수, 김고운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 윤은상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이석호 특별대책지역 수질보전 정책협의회 연구위원이 참여한다. 자유토론에는 3개시 실무자와 시·도민의 토론과 질의응답이 진행된다. 최종보고서는 지난 1979년 지정된 송탄상수원보호구역과 평택상수원보호구역의 해제 여부와 대안을 제시하게 된다.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은 진위천 송탄취수장(평택시 진위면) 주변 3천859㎢에, 평택상수원보호구역은 안성천 유천취수장(평택시 유천동) 주변 0.982㎢에 걸쳐 있다. 송탄상수원보호구역에는 용인시 남사면 1천572㎢가, 평택상수원보호구역에는 안성시 공도읍 0.956㎢가 포함돼 이들 지역의 공장설립 등 개발사업이 엄격히 제한됐다. 수도법에 따라 취수지점으로부터 7㎞ 이내는 폐수방류 여부와 관계없이 공장설립이 불가능하고 7∼10㎞ 구역은 폐수를 방류하지 않는 시설에 한해 평택시의 승인을 받아야 설립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용인·안성시가 평택시에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에 협조를 요구했지만,평택시는 안정적인 물공급과 수질오염 방지 등을 이유로 반대해 왔다. 지난 2015년 8월 31일 정찬민 용인시장이 평택시청 앞에서 원정시위를 벌이는등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고 안성시도 용인시 편을 들며 평택시를 압박하기도 했다. 결국, 경기도가 중재에 나서 지난해 6월 공동용역에 착수했다. 도와 3개 시는 용역비 5억5천200만원을 분담하고 용역 결과를 수용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이번 용역으로 38년간 계속된 3개 시의 갈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청회에서 제시된 대안 등으로 최종보고서 제출이 다소 지연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성폭력, 데이트폭력 등 ‘여성폭력’을 저질러 검거된 이들이 경기남부지역에서만 매일 3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남부청은 여성을 향한 각종 폭력행위를 근절하고자 지난 7월24일부터 10월31일까지 ‘여성폭력 근절 100일 계획’을 추진, 이 기간 153명을 구속하고 2천801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등 모두 2천954명을 검거했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 일환으로 올해 처음 추진된 ‘여성폭력 근절 100일 계획’은 ▲성폭력 ▲데이트 폭력 ▲가정폭력 ▲채팅앱ㆍ성매매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예방하고자 마련됐다. 적발 유형을 보면 성폭력이 2천237명(구속 13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데이트폭력 506명(구속 16명), 채팅앱 등 성매매 211명(구속 1명) 순으로 나타났다. 또 이 기간 성폭력 검거인원 중 휴대전화로 여성을 몰래 촬영한 사건이 전체의 20.3%(455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지난 9월 안성의 한 마트에서 10대 남성이 물건을 구매하고 있는 20대 여성의 치마 안쪽을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다가 경찰에 붙잡혔으며 지난 7월에는 자신의 여자친구와 성관계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한 고등학생 A군이 여자친구 B양이 헤어지자고 요구하자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여성을 몰래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몰카 범죄’가 잇따르는 만큼 여성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연인 간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들이 향후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많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준·정민훈기자
'제3회 수원컵 전국 사회인야구대회' 폐막식이 열린 12일 수원 KT&G 야구장에서 우승팀 및 부문별 수상자들이 신항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사장, 장유순 수원시야구연합회장 등 내빈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64개의 팀이 참가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경기일보와 수원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권오현기자
12일 방송될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22회에서 태수 가족은 돌아오지 않는 지안(신혜선)을 모두 걱정하며 찾아다닌다.
광명고가 제37회 경기도회장기 검도선수권대회에서 남고부 단체전 패권을 안았다. 광명고는 11일 가평 한석봉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고부 단체전 결승에서 시흥 장곡고와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나, 내용점수에서 7대6으로 앞서 1위를 차지했다. 또 남중부 단체전 결승서 광명중은 김포중을 4대2로 꺾어 패권을 차지했고, 여중부 단체전서는 시흥 장곡중이 안양 대안여중을 제치고 우승했다. 한편, 초등부에서는 구리 장자초 A팀이 하남 산곡초 B팀을 3대0으로 가볍게 누르고 정상에 올랐으며, 개인전 초등 고학년부 김상윤(산곡초), 남녀 중등부 김경진(광명중), 박소담(의정부 신곡중), 남녀 고등부 최원기(의정부 발곡고), 김민지(과천고)가 정상에 동행했다. 이 밖에 일반부 단체전서는 남양주시청이 정상을 밟았다. 황선학기자
지난해 마이너리그 우승팀인 ‘수사랑’이 제3회 수원컵 전국사회인야구대회에서 이번에는 메이저리그 정상에 올라 2년 연속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마이너리그에서는 ‘루디타이거즈’가 첫 수원컵을 제패했다. 수사랑은 12일 수원 KT&G구장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결승전에서 막강 화력쇼를 선보여 ‘비마이카’를 17대3으로 대파하고 5회 콜드게임승을 거두며 챔피언에 등극했다. 2회까지 7점을 올려 일찌감치 승부를 가른 수사랑은 비마이카가 3점을 쫓아오며 3대8로 추격에 나서자 5회초 다시 타선이 불붙기 시작했다. 김근호의 만루포를 포함해 7안타, 볼넷 2개를 묶어 9득점하는 가공할 파괴력을 뽐냈다. 결국 5회말 비마이카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수사랑은 지난해 수원컵 그룹 A(마이너리그)서 우승한 이후 2년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이날 만루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6타점을 올린 수사랑의 김근호는 메이저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또 앞서 열린 마이너리그 결승서는 치열한 투수전 끝에 루디타이거즈가 ‘에이포스’를 2대1로 물리치고 첫 패권을 안았다. 1,2회 대회서 연속 3위에 올랐던 루디타이거즈는 세 번째 도전 끝에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마이너리그 MVP는 루디타이거즈의 고재익에게 돌아갔다. 이 밖에 3,4위전에서는 마이너리그의 KT 엔돌핀스가 Gangsters를 12대4로 꺾고 3위를 차지했으며, 메이저리그 리로드도 알콜릭을 17대5로 완파하고 3위에 올랐다. 한편, 개인상은 메이저리그 김억만(비마이카)이 타격상(0.667)과 최다홈런상(2개)을 수상했고, 오혜환(비마이카)이 다승상(3승), 황철희(알콜릭)가 방어율상(0), 강익(수사랑)이 감투상을 수상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김진일(루디타이거즈)이 다승상(4승)과 감투상, 송병무(KT 엔돌핀스)가 타격상(0.571), 고재익이 최다홈런상(2개), 한선태(에이포스)가 방어율상(1.56)을 받았다. 이번 대회 메이저리그 우승팀과 준우승팀, 3위팀에게는 트로피와 함께 각각 400만원, 250만원, 1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고, 마이너리그는 우승 300만원, 준우승 170만원, 3위 80만원이 주어졌다. 또 MVP와 타격상, 다승상, 방어율상, 홈런상 등 개인상 수상자에게도 트로피와 함께 상금이 수여됐다. 신항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사장은 인사말에서 “올해 열린 제3회 수원컵 전국사회인야구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4주간의 열띤 경기를 치르는동안 안전사고 없이 폐막하게 돼 감사하다”며 “내년 4회 대회는 전국 야구동호인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알차고 풍성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김광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