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 원내대표가 30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정례회동에서 국정감사가 끝난 뒤 오는 12월까지 진행되는 예산·입법 정국 등을 앞두고 전초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과 관련,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 현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 반면 야당들은 여당이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을 막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역주문, 신경전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11월은 예산, 입법으로 국민 요구를 잘 담아내야 하는 금쪽같은 시간”이라며 “남은 (정기국회) 기간은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국민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국회가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쪼개기 증여’ 의혹 등을 제기하는 동시에 민주당을 겨냥, 야권의 요구를 경청하라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홍 후보자 지명에 대해 “장고 끝에 악수를 둔 것”이라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상징적 인물”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남은 정기국회와 관련, “(국감 보이콧 보다) 강화된 투쟁방법에 들어갈 것”이라며 총공세를 예고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방송법 개정 ▲특별감찰관의 조속한 임명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 금지 등을 요구한 뒤 “(여당이) 적절한 답변을 하지 않는다면 특별 조치를 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여당이 청와대를 비판하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여당이) 야당 요구 법안을 결정 안 해주면 더 진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송우일·구윤모 기자
인천시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인천소상공인의 날 주간행사’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소상공인연합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인천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과 야외 광장에서 인천지역 우수제품 전시회 및 우수 소상공인 경영대상 시상식, 소상공인과 시민이 함께 하는 어울 마당 등이 다채롭게 개최된다. 10월31일과 11월1일 이틀 동안은 인천지역 50개 업체의 소상공인이 생산·유통하는 ‘인천지역 우수제품전시회’가 열린다. 가전제품, 화장품, 화훼, 양말 등 다양한 제품이 전시될 계획이며, 처음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최대 50%까지 초특가 할인판매도 실시할 예정이다. 소상공인 우수제품전시회에서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법률,세무, 금융지원제도 안내, 각종 소상공인 애로사항 등을 상담하는 무료상담소도 운영할 계획이며, 상담 운영은 인천신용보증재단에서 맡게 된다. 3일 개최되는 제3회 소상공인 경영대상 시상식은 올해 3회째를 맞이하는 행사이다. 창의적인 경영활동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7개 분야 우수 소상공인을 시상한다. 우수 소상공인은 서류,현장실사,최종 심사 등 3차례에 걸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된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제1회 유통분야 경영대상을 수상한 ‘용현타일’ 김창열 대표의 경영활동과 성공사례가 발표된다. 5일 개최되는 ‘소상공인과 시민이 함께하는 어울 마당’에서는 소상공인들에 대한 시민의 인식제고는 물론, 인천 시민과 함께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으로 인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와 락, 인디밴드 등이 소상공인의 날을 축하하는 무대로 구성 개최된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소상공인들의 사기를 높이고 그들의 성장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제홍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바른정당 유의동 의원(평택을)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냉철하면서도 논리적인 어조로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지적, 호평을 받고 있다. 유 의원은 ▲국가안보·안전과 직결된 문제 점검 ▲문재인 정부 역점 정책의 실효성 점검 ▲서민생활과 밀접한 정책 점검 등에 초점을 맞추며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30일 금융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지난달 경제개혁연대에서 정책을 제안한 내용을 바탕으로 태스크포스회의를 개최한 것에 문제를 제기,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경제개혁연대가 이 정부의 실세들과 밀접한 시민단체여서 철학을 공유한다는 미명하에 코드 맞추기 차원에서 이런 회의를 연 것이 아니냐 하는 시중의 비판이 있다”며 “정책건의, 의견수렴은 반드시 필요하고 바람직하지만 형평성과 균형감까지 갖춰진 의견수렴, 정책수렴이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 의원은 국무총리실 국감에서 다중이용시설 테러위험에 대한 연구용역결과 보고서를 공개, 우리나라도 더 이상 테러안전국가가 아니라는 점을 요목조목 설명하며 정부의 안전 불감증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외국인 테러위험인물의 국내활동을 5차례나 국무총리에게 보고했다는 사실도 밝혀내며 정부 관계자는 물론 동료 의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바른정당 미세먼지대책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정부가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할 때 사람이 호흡하는 공간이 아니라 공공기관의 높은 옥상에서 측정하는 것을 문제 삼으며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구윤모기자
박종철 의장 불신임 의결로 파행됐던 의정부시의회가 회기일 수에 쫓겨 40여일 만인 30일 임시회를 열어 회기를 연장하는 등 가까스로 정상화됐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 등이 의정 활동에 참여하되, 사과 없는 박 의장을 의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나서면서 언제 파열음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이다. 시의회는 지난달 11일 박 의장 불신임 의결사태 이후 이날 제273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회기 일수를 20일 연장했다.박 의장 불신임 의결사태로 지난 16일 개의한 제273회 임시회가 의결정족수 미달로 정회돼 이날까지 회기 일수를 허비하면서 95일로 정해진 올해 회기일수를 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사무감사와 내년 예산안을 심의할 정례회는 다음 달 20일부터 오는 12월 18일까지다. 시의회는 이날 오후 2차 본회의를 열어 행정사무감사 계획과 증인 채택 건과 각 상임위가 상정한 조례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음주로 물의를 일으킨 안지찬 의원 징계를 위한 윤리특별위 구성결의안은 부결됐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6명과 구구회 전 의장 등 7명은 성명을 내고 “진정한 사과가 없는 박종철 의장을 의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박종철 의장은 “앞으로 있을 법원의 판결에도 불복하겠다는 뜻인데 법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초선, 고양을)은 30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KT&G가 추진한 해외사업다각화 사업과 관련,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하며 집중 추궁했다. 정 의원은 초선 의원 특유의 날카로움과 참여정부 민정수석·사회조정비서관 등을 지내며 쌓은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의혹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우량주’로 떠올랐다. 정 의원은 이날 “KT&G가 해외사업다각화 명목으로 지난 2011년 추진한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 인수사업 과정에서 분식회계가 의심된다”고 따져 물었다. 정 의원에 따르면 KT&G는 지난 2011년 7월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에 1천534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2013년부터 3년간 지분투자분 897억 원을 회계상 감액처리하고 대여금 637억 원은 대손처리 하지 않았다. 또 올해 상반기 같은 회사에 1천447억 원을 추가 투자했다. 정 의원은 “통상 대상회사의 자본잠식상태를 보고 회계를 처리하지만 KT&G의 경우 투자지분인수는 전액 감액하고 대여금은 정상자산계정으로 유지한 상태에서 올해 추가투자를 통해 회계 분식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해당 회사는 지난 2015년과 지난해 각각 291억 원, 356억 원의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어 회수가능성이 불투명했던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흥식 금감원장은 “정 의원이 제기한 의혹들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송우일기자
인천 서부권역 15만 노인을 위한 노인보호전문기관이 내년 9월께 개설될 전망이다. 30일 시에 따르면 이달중 7억4천만원의 예산을 세워 인천서부권역 노인보호전문기관을 설치키로 했다. 시는 당초 4억8천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위탁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시는 위탁업체 선정이 어려워지자 현재 남동구에 위치한 노인보호전문기관을 확대해 위탁운영하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시는 서구 심곡동에 위치한 옛 연희동 우체국을 수리해 노인보호전문기관으로 만들기로 하고 내년 9월 개관을 목표로 리모델링 예산 2억여원을 배정했다. 또 기관장을 포함해 총 7명의 상담원을 배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인천의 노인인구는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 18만9천950명에 불과했던 노인은 지난해 32만4천255명으로 70% 가량 늘었다. 전체 시민 중 차지하는 노인인구의 비율도 2006년 7.2%에서 지난해 11%로 올랐다. 노인학대 사례도 지속적으로 발생해 10년 전 두 자리에 불과했던 학대 사례가 지난해 356건으로 크게 늘었다. 학대 관련 상담만 5천151건에 달할 정도로 노인들이 학대 사각지대에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인천에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의 경우 지난 2004년 남동구 간석동에 개설된 ‘노인보호전문기관’ 한 곳에 그쳤다. 이곳의 기관장 1명과 상담원 8명이 32만명에 달하는 인천지역 노인 관련 사업을 담당했다. 지난해에는 상담원 1명당 723건에 달하는 학대 상담을 할 정도로 업무가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새롭게 조성되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은 서부권역에서 발생하는 노인학대를 발굴하고 24시간 신고전화를 운영해 사례를 관리하게 된다. 노인 15만여명이 서·계양·부평구 등 서부권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됨에 따라 기존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업무 가중을 해소함과 동시에 노인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소외받을 수 밖에 없었던 서구와 부평구, 계양구 등 서부권역 노인을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강화와 옹진 등의 도서지역 노인학대 사례까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인천 부평지역 사립유치원들이 교육현실을 무시한 채 유치원 밀집지역에 신규 유치원 설립허가를 내줬다며 시교육청의 승인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30일 인천시교육청과 부평구 소재 유치원들에 따르면 최근 시 교육청에선 부평구 2곳에 사립유치원 신설 승인을 내줬다. 시교육청은 인천지역 취학권역을 총 30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마다 유치원에 비해 아이들의 정원이 넘치면 신규로 유치원 설립을 인가해주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권역은 8권역으로, 부평1·3동, 산곡1·2·3·4동, 청천1·2동, 십정1·2동 등이다. 시교육청은 이 권역이 유치원들의 수용가능 인원에 비해 원아 수가 204명이 더 남는다는 자료를 근거로 신규 유치원 설립을 승인해줬다. 이에 대해 해당지역 유치원들은 시교육청이 신설 예정지역에 대한 현장실사조차 거치지 않고 설립신청을 받아들여 인근 유치원들의 피해가 심각할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8권역내 유치원이 정원은 2천786명인 반면, 현재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 원아 수는 2천89명으로, 정원보다 697명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유치원이 신설되면, 인근 유치원들끼리 제살 파먹기 경쟁이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들은 신설 예정된 2곳은 11개의 유치원이 밀집돼 있어 현재 있는 유치원들도 원아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반박했다. 박진원 사립유치원연합회 인천북부분회장은 “해당지역 유치원들에 대한 현장실사를 해보면 몇 명이 부족하다는 게 다 나오는데, 유치원 밀집지역에 또다시 유치원 설립을 허가해줬다”며 “지역 유치원 관계자들이 다 함께 시교육청 앞에 자리 깔고 누워야 될 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유치원들은 다음 달 초순께 지역 국회의원인 홍영표 의원 및 인천시의회 의원 등과 함께 관련문제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는 계획도 잡아놓았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학교설립기획과 관계자는 “유치원 원장들은 정원이 아닌 현원을 근거로 신규설립 반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교육청뿐 아니라 어떤 기관이든지 신규허가를 내줄 때는 현재 인원을 근거로 한다”며 “이를 근거로 신규설립 신청이 들어오면 시교육청에서도 막거나 반대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김준구기자
티내지 않아 더욱 어여쁘다. 300년 넘게 묵묵히 한 자리를 지켜온 여주 효종대왕릉 회양목(驪州 孝宗大王陵 淮陽木)이 그렇다.보통 수백년 가량 된 나무라고 하면, 크기나 모양이 눈에 띌 것으로 생각한다. 기품 있는 소나무나 풍채 좋은 느티나무 같은 것 말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으로 여주 효종대왕릉 회양목을 바라보면 의아함이 앞선다.조경수로 주로 쓰여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회양목이기 때문이다. 여주 회양목은 어떤 특별함을 안고 있기에 천연기념물로까지 지정된 것일까. 궁금증을 안고 출발했다. 지난 18일 여주 효종대왕릉(영릉)을 찾았다. 날이 흐린 가운데 여주 효종대왕릉 일대는 고즈넉했다. 입구에서부터 소나무 숲이 잔잔히 이어졌다. 길을 따라 효종대왕릉 재실로 향했다.영릉(寧陵)에는 조선 제17대 임금인 효종, 그리고 인선왕후가 묻혀 있다.왕의 숲길을 두고 세종대왕과 소헌왕후가 묻힌 영릉(英陵)과 이웃한다. 본래 효종이 숨을 거둔 1659년 구리시 동구릉에 능을 조성했다. 그러나 봉분을 보전하기 위해 두른 병풍석에 틈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하자 1673년 현재 위치로 이장했다. 그 앞에 있는 재실(齎室)은 무덤이나 사당 근처에 제사를 위한 공간이다. 참석자들의 숙식, 제사음식, 제사를 지낸 후 음식을 먹는 행위인 음복 등을 담당한다. 조선왕릉의 대부분 재실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며 원형이 훼손된 경우가 많다. 그러나 효종대왕릉 재실은 조선왕릉 재실의 기본 형태가 잘 남아 있고, 공간구성과 배치가 뛰어나 보물 제1532호로 지정됐다고 한다. 바로 이 재실에 천연기념물 제459호 회양목이 있다. 보물 안에 있는 자라고 있는 천연기념물이라니, 어떤 형태일까. 쉬이 상상이 가지 않았다. 재실 대문을 지나 중문에 들어섰다. 재실 마당은 규모가 크지 않아 아늑하다. 마당 한 켠에 깊게 뿌리박힌 느티나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문 왼편에 키가 19m정도로 큰 향나무가 독특한 결 무늬로 눈길을 끌었다.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바로 옆에 회양목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보였다. 다른 두 나무에 비해 작고 가냘픈 모습이었지만, 그 수형이 고고해보였다.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룬 편안한 모습이었다. 여주 회양목의 높이는 약 4.4m, 가슴높이의 줄기둘레는 동쪽이 29cm, 서쪽이 43cm다. 줄기는 밑동에서부터 두 갈래로 올라가고, 전체 모습은 우산처럼 둥근 모양이다. 잎은 짧고 통통하다. 흔히 길에서 보이는 나뭇잎이다. 회양목은 본래 작고 낮게 자라는 나무다. 최대 5~7m 자랄 수 있지만 생장이 더뎌 이만큼 자라는 건 흔하지 않은 사례다. 해마다 늘어나는 나이테의 넓이도 좁고 오밀조밀하다. 이 여주 회양목이 전국에 있는 회양목 중 가장 크다. 때문에 생물학적 가치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사시사철 푸른 잎을 가지고 있는 점도 각별하다. 작지만 통통한 잎을 틔워 수년간 유지한다. 마침 효종대왕릉 재실을 찾은 방문객 두 명이 있었다. 두 여성은 재실에 들어서자마자 느티나무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이어 향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기자가 회양목을 가리키며 “이 나무가 천연기념물이다”라고 설명하자 그때서야 회양목 안내표지에 시선을 돌렸다.서울에서 여주로 여행왔다는 K씨(60대·여)는 “다른 큰 나무에 눈을 빼앗겨서 천연기념물 회양목을 늦게 발견했는데 크진 않아도 모양이 아기자기해 예쁘다”며 “길마다 있는 흔한 나무지만 홀로 이렇게까지 자란걸 보니 대견해 보인다”고 말했다. 회양목 옆에 있는 향나무는 재실에 꼭 있어야 하는 나무다. 제사를 중요시했던 조선에서 빠질 수 없는 나무였던 셈이다. 그런 나무와 함께 회양목이 재실 내에 있는 연유는 무엇일까. 회양목은 실용적인 나무로 둘째가라면 서럽다. 한 자리에서 긴 세월을 살아온 만큼 그 내공이 단단하다. 세밀한 나이테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나무의 밀도가 높다. 옛부터 ‘도장나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나무 박사’로 잘 알려진 박상진 경북대학교 명예교수는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나온 목판인쇄물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이 회양목 목판으로 찍은 것으로 추정할 정도다. 가공이 쉽고 정교한 이유도 있지만 근처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때문에 개인의 도장을 파는 데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조선의 신분증이었던 호패, 장기알, 공예품 등에 쓰였다. 뿐만 아니다. 정원에 있는 회양목의 빽빽한 가지와 잎은 곤충을 보호하고, 꽃은 벌과 나비를 배불린다. 사람들의 눈요기에도 좋으니 여러모로 이로운 나무다. 500년을 넘게 산 느티나무를 제치고 천연기념물이 됐건만, 뽐내지 않고 주위와 어우러진 소박한 모습이 기특하다. 옛 선비들은 이런 회양목이 자신들과 비슷하다고 여긴 것일까. 선비들은 서원이나 집에 회양목을 즐겨 심었다고 한다. 퇴계 이황을 기리는 경상북도 성주군 도산서당 앞에도 오래된 회양목이 버티고 있다. 회양목의 꽃말도 그 성격을 그대로 닮았다. 바로 ‘인내’다. 다재다능하지만 숨을 죽이고 겸손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여주 회양목을 바라보니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생각났다. 회양목이 더욱 빛나 보인다. 효종대왕릉 회양목에는 얽힌 이야기나 전해내려오는 전설은 없다. 그러나 그 흔한 나무임에도 홀로 조용히 수백년을 살아낸 모습은 나무를 찾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끔 한다. 도내 화성시 용주사에도 오래된 회양목이 있다. 정조대왕이 사도세자의 능과 용주사를 조성하며 심었다고 전해지는 나무다. 지난 1979년 12월 11일 천연기념물 제264호로 지정했지만 수형이 훼손되고 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2002년 6월 문화재 지정을 해제했다. 이 여주 회양목을 잘 보존해야하는 이유가 더해진 셈이다. 회양목은 그늘에서 견디는 음수라고 한다. 담장과 향나무에 가려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잘 자랄 수 있었다. 그럼에도 햇빛을 전혀 받지 못했으면 사라졌을 터. 사람의 관심도 이와같다. 세종대왕유적관리소에서 영릉을 비롯해 회양목을 관리하고 있지만 누군가 가끔은 여주를 둘러보며 회양목을 찾아 그의 세월과 노고를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손의연기자 후원: 경기문화재단
평택시는 30일 회의실에서 공재광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위3산업단지 입주 기업 17곳과 일자리 창출 등 6개 분야 세부 내용을 담은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을 통해 기업들은 평택 시민 우선채용, 평택시민 되기 운동, 평택 소재 업체 이용, 지역 농산물 사용 및 구매 등에 적극 협력하는 한편 6천613억 원을 투자해 5천300개 일자리를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기로 했다. 공재광 시장은 “기업 애로사항 해결과 원활한 경영활동을 위한 최선의 행정 지원으로 평택에 투자하는 기업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믿음이 가도록 모든 힘과 역량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평택=김덕현기자
대한민국 100대 관광지로 선정된 광명 동굴이 앞으로 민간 사업자가 운영ㆍ관리한다. 광명시와 광명도시공사는 광명 동굴의 운영ㆍ관리 사업에 대한 민간사업자를 공모한다고 30일 밝혔다. 공모 일정은 31일 사업자 모집공고와 함께 다음 달 13일 사업설명회를 연 후 광명 동굴 사업범위에 대한 현장 설명과 사업계획서 작성, 기타 사업내용에 대한 질의ㆍ응답 등을 거쳐 내년 1월 초 민간사업자의 사업계획 신청을 받는다. 이후 평가위원회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협약 체결 후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운영하게 된다. 사업 범위는 광명동굴(0~1레벨 구간 시설 운영), 부대시설(동굴카페, 노천카페, 마루드까브 레스토랑, 이동식판매시설, 기념품 숍, 코끼리 차, 광명투어버스, 제1·2주차장, 미디어타워, VR체험관 등)과 가학산 근린공원 및 광명동굴 내 미 개방구역 등이다. 사업 운영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공사 등 공공부문이 50.36%, 민간부문이 49.64% 등의 지분비율로 각각 출자해 자본금을 확보한 뒤 특수목적법인이 오는 2047년까지 30년 동안 운영할 계획이다. 시는 광명 동굴이 민간사업자로 운영되면 매년 소요되는 광명 동굴 운영 예산을 절감할 수 있고 이미 투자된 고정자산비 회수와 출자지분별로 사업 이익을 배분받아 이를 시민들의 복지,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민간사업자의 창의적인 개발을 통해 경쟁력 있고, 차별성을 가진 복합관광지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수익성 창출과 함께 지속성을 유지해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 시의 장기 발전 및 관광개발사업에도 큰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광명=김용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