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전곡 선사유적을 경기문화 일번지로

고려의 개성은 경기도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고 오늘날 서울은 결국 경기도의 품 안에 있는 셈이다. 한양 도성을 둘러싼 전역이 바로 경기도였던 것이고 경기감영터는 수원으로 이전하기 이전에는 오랫동안 바로 지금 발굴되고 있는 한양도성의 일부였다고 할 수 있는 서대문네거리 부근이다.수원 화성은 정조의 이상향의 수도이었고 당성과 경기만은 바로 황해 항로의 거점이었다. 한국 역사의 중심이자 그 축이 있었던 곳이 바로 경기도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래서 곳곳에 민족사적으로 의미심장한 유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주민들 중에서 지난 천년 동안 이 경기지역이 우리나라의 문화수도였다고 인식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왜 그럴까? 경기도나 경기문화재단이 그러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기는 하지만 지역문화로서 도문화의 정체성이 견고하게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것은 그동안 인구변동이 극심한 사회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문화정책은 근본적으로 변하여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왜냐하면 현대사의 그 어느 때보다도 사회에서 문화의 역할이 증대되어야 하는 시기에 살아가기 때문이다.그동안 인구의 변동과정에서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고 그리고 도시 내에서 다시 계층의 분화로 이어지는 격변의 시대에 살아오면서 지역적인 문화적 정체성은 상실되어 온 것이 현실이다. 국가적인 정체성이 중요한 것은 오늘날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지만 지역적 문화정체성이야말로 삶의 질을 좌우하는 사회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적인 정체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우리는 술자리를 하면서 어릴 적 살았던 고향의 옛날이야기를 하면 편안해지기도 하고 그리움을 표현하기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나누고 살았고 같이 생활한 그 추억들이 우리의 의식 속에 남아 있고 그것이 공동체의 의식을 강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그러나 오늘날 살아가는 지역의 아파트를 고향이라고 생각하거나 내가 사는 도시에 영원히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이 지금의 세태이다. 어쩌면 남자들의 군대 막사 생활보다 못한 것이 바로 아파트 군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공동체생활사이다. 남겨지는 공동의 이야기도 없고 오가는 작은 정도 없이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사회의 안정을 추구하는 정책의 가장 근본적인 것이 바로 우리가 생활에서 하는 이야기 주제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과 또한 그러한 이야기 속에서 감성이 풍부하여 서로 나누는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앞으로 장수 집단이 늘어나고 또한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간의 여유시간이 늘어나는 사회에서는 그러한 정책의 필요성은 불을 보듯 훤한 미래보기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경기지역공동체의 지역문화정체성 만들기와 강화는 대단히 중요하고 또한 세심한 정책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바로 이제는 살아가야 할 지역으로서 주민들의 지역역사문화에 대한 인식의 강화이다. 물론 경기도나 문화재단이 많은 사업들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집중적이고도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하여 경기도민의 지역 공동체의식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나가야 할 때이다. 살아가고 있는 지역으로서, 그리고 나중에 돌아와야 할 고향으로서 경기도의 감성적인 가치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지역문화유산들은 그러한 가치의 창조하여 나가는데 핵심적인 재료이다. 빛나는 중세나 근현대의 유산과 함께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주민사를 보여주는 전곡리 구석기 유적은 한반도 주민의 문화적 고향으로서 그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국인의 기원터로서, 그리고 경기문화 일번지로서 경기도민의 마음에 자리 잡게 만드는 것도 바로 그 정책 수행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경기만평] 짜증나네…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7. 전통의 멋 고스란히 ‘안양남부시장’

뜨거운 태양이 내리쬔 8월의 어느 날 오후 4시.안양남부시장의 게이트 1로 들어서자 입구부터 각양각색의 가게들이 손님들을 반겼다. 정육점, 신발가게, 떡집, 즉석 두부가게, 생선가게, 채소가게 등 눈을 사로잡는 다양한 가게들은 이곳이 안양의 대표 전통시장임을 알게 해 줬다. 찌는듯한 더위에도 한여름의 오후 쇼핑을 즐기는 손님들의 얼굴에선 즐거움이 묻어났다.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소매 종합시장인 안양남부시장은 소박하다. 전통시장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면서도 고객의 편의를 위해 아케이드 등 최소한의 편의시설은 갖췄다.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따스한 안양남부시장만의 매력을 따라가 봤다.■ 전통 있는 도소매 종합시장…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채소ㆍ과일 ‘한 곳에’ 안양시 만안구 일번가 옆에 있는 안양남부시장은 안양역 1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 거리다. 한마디로 교통의 중심지에 있다. 이곳은 이미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소매 종합시장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서울 남부와 만안구 지역에 채소와 청과를 주로 공급해왔다. 이른 새벽이면 산지에서 각종 채소를 싣고 오는 커다란 트럭이 즐비하고, 동틀 무렵이면 그날 판매할 채소, 과일을 실은 무거운 손수레들이 들락거린다. 도매시장 영업이 끝날 무렵, 인근 주민들이 애용하는 소매시장으로 변모하는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인근주민은 물론 생계를 이어가는 다양한 도소매 상인들의 생활터전인 셈이다. 안양남부시장의 게이트 1번 골목에서 마늘을 사던 윤이복씨(68)는 “안양남부시장은 지역주민들에겐 없어선 안 될 시장이다. 나도 이곳에서 매주 싱싱한 반찬과 먹을거리를 사다 가서 4남매를 키웠다”고 말했다. 지난 1960년 안양의 골목시장으로 문을 연 이후 현재 255개 점포에서 279명의 상인이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채소, 청과, 정육, 공산품 등을 주로 다룬다. 시장 골목 외곽으로 나가면 형성된 다양한 먹자골목도 이곳의 특징이다. 전통 있는 도소매 종합시장이다 보니 청과와 채소 등의 신선함과 저렴한 가격은 그 어느 곳도 따라갈 수 없는 안양남부시장만의 자부심이자 자랑이다. ■ 전통시장의 정취와 사람의 향기… 지역주민 생활 터전 인근에 대형마트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안양남부시장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그 중 하나는 소비자 불만신고센터 운영이다. 시장을 찾는 고객의 소리를 귀담아듣고, 불만을 최소화 하고자 운영 중인 소비자 불만신고센터는 안양남부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소비자가 불편함을 느낀 부분에 대한 개선도 전보다 원활하게 이뤄졌고 소비자도 바뀌는 시장 모습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소비자가 남부시장에서 느낀 불만을 전달하면 상인회에서 상인에게 의견을 전달한다.가령, 전통시장에서 구매한 제품 질이 나쁘면 소비자는 즉시 교환 및 환불을 받을 수 있다. 상인회는 판매자에게 경고를 주고 시정명령을 내린다. 소비자들은 상인회가 적극적인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믿고 찾는 전통시장이 될 수 있다. 안양남부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느끼는 불만사항은 많았지만, 마땅히 불만을 제기할 곳이 없었는데, 소비자와 상인 모두가 불만신고센터 덕분에 큰 활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역주민과 함께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매년 9월 중 시장을 찾는 고객과 상인들이 함께하는 시민축제마당 행사를 비롯한 품바 공연, 풍물놀이 등 이벤트·홍보 행사 등도 마련한다.지난 2006년부터는 전문강사를 초빙해 맞춤형 상인 친절 교육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 마련된 아케이드는 비와 눈 등을 막아 쾌적한 쇼핑 환경을 즐기도록 한다. 분주히 움직이는 상인과 장을 보러 온 손님들. 대형마트와는 또다른 매력이 묻어난다. 시장 안쪽의 먹거리 집이 밀집된 골목엔 해가 어스름할 때쯤이면 벌써 식당에 들어가려는 손님들의 대기행렬이 이어진다. 자글자글 거리며 고기가 익는 소리, 술잔 부딪히는 소리, 사람과 사람과의 흥겨운 대화도 들을 수 있다. 봉필규 안양남부시장 상인회장은 “안양남부시장은 언제나 고객과 지역주민에게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도록 상인과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전통시장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시장에 들러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명소를 찾아라삼계탕으로 원기 충전… 해물모듬찌개는 신선한 바다향 가득 안양남부시장에서 장을 봤다면 이제 출출해진 배를 달래서 맛집을 찾아보자. 이곳엔 먹거리 골목이 형성돼 있어 오래전부터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 많다. 회사원, 주민들에게도 사랑받은 맛집과 명소를 알아본다. ■ 30년 된 영양식 맛집 ‘골짜기 집’ 안양시장으로 가다 보면, 30년 된 맛집, 골짜기 집이 눈에 띈다. 육수의 깊은 맛이 어우러진 삼계탕과 한약재를 이용한 흑염소탕이 주메뉴다. 옻, 한방, 능 등 삼계탕 4가지 종류가 인기를 끌고 있고, 오리백숙과 로스, 주물럭 등 메뉴가 다양하다. 가게 사장님이 직접 채취한 다양한 약재를 이용한 약주도 맛보기에 좋다. ■ 싱싱한 해물로 한 끼 식사 뚝딱 ‘정호해물탕’ 안양역에서 남부시장으로 걸어 올라가는 길에 해물모듬찌개 전문점인 정호식당이 보인다. 위치를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해물모듬찌개 한 가지 메뉴만 고집해 안양남부시장의 명물로 자리매김한 전통 맛집이다. 신선하고 푸짐한 해물과 정갈한 밑반찬이 지역 주민은 물론 시장 사람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 명실상부 인기 1위 ‘남부정육점’ 남부정육점은 시장 사람들은 물론 안양 시민들에게도 유명한 곳이다. 시장 안쪽에 자리매김한 이곳은 해가 어스름할 때쯤이면 벌써 식당에 들어가려는 손님들의 대기행렬이 이어진다. 자글자글 거리며 고기가 굽히는 소리, 술잔이 부딪치는 소리, 사람과 사람과의 흥겨운 대화와 남부정육점 주인장의 손님을 맞는 정겨운 인사는 이곳을 안양남부시장의 명물로 만들고 있다. 고기의 맛은 좋고, 가격은 저렴한 곳으로 소문났다. 안양남부시장에 왔다면 한 번쯤 들러봐야 할 곳이다. ■ 화장실, 색을 입다 시장 화장실이 깨끗하지 않다는 편견을 버리기에 충분하다. 상인연합회 사무실 1층에 있는 남부시장 화장실은 최근 빨간색과 파란색의 칼라를 입혀 색다르게 변신했다. 기저귀 교환대는 물론 픽토그램으로 디자인을 더했다. 고객에게 편리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고자 정성을 기울인 흔적이 돋보인다. 정자연기자 봉필규 안양남부시장 상인회장“상인들 복지 향상 힘쓸 것”안양남부시장의 변화와 생동감을 이끌어 가는 봉필규 상인회장(53)은 도내 97개의 전통시장 상인회를 이끄는 경기도상인연합회장이기도 하다. 전통시장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변화와 혁신에 대한 갈망, 전통시장 상인회 위상강화 등에 대한 남다른 열망으로 그는 지난 2012년 제3대, 2015년 제4대 도상인회장에 당선된 이후 안양남부시장과 경기지역 전통시장 발전에 힘을 쏟았다. 그는 이달 말에 열리는 제7대 전국상인연합회장 선거에도 출마를 선언, 전국 상인을 대변할 적임자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봉 회장은 “골목상권이 살아야 기초상권이 살고, 나라의 상권이 산다”며 “위기에 봉착한 전통시장을 살릴 다양한 방안을 찾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상인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 기꺼이 희생하겠다”고 강조했다.그는 지난 5년간 도상인회장을 역임하며 지역의 주요 전통시장을 알리는 전통시장 문화공연, 경기도 우수시장 박람회, 조직력 강화를 위한 상인워크숍과 상인동아리 발표회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전통시장과 상점가 등의 경영 현대화와 역량 있는 상인 육성을 위한 상인교육관 운영도 봉 회장의 주요 성과물이다. 이 기간 경기도상인연합회 회원 수도 45개에서 96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그는 “상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이를 위해 전통시장 상인들의 복지를 향상하는 데도 정부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면서 “전통시장과 상인은 한국 경제에 가장 중요한 경제 주춧돌이지만, 정작 소상공인연합회나 각종 경제 6단체보다 위상이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실제 그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복지에 일찌감치 눈을 떠 올해 말께 경기도상인복지회를 출범할 계획도 세웠다. 또한, 전국상인회의 위상 강화를 위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상권의 물품 다양성을 위해 다른 국가의 시장과 MOU를 맺는 형식도 추진 중이다. 지난 1일 경기도상인연합회와 중국 충칭시상공연합회가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해 MOU를 체결한 것도 경기도 전통시장의 물품 다양성을 알리고 홍보를 하려는 취지다.봉 회장은 “대기업 영업사원으로 일을 하다가 시장에 자리를 잡고 열심히 일하다 보니 시장에는 현실에 맞는 지원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매년 체감했다”며 “정부와 정치권에 당당히 할 말을 하고, 대한민국 시장은 다양성을, 상인들은 경쟁력을 갖춰 안으로는 상인 복지가 향상되고 밖으로는 한국경제에 이바지하도록 상인회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정자연기자

[민방공 대피훈련 현장 가보니] 통제 안 따르고 멋대로 운전… 北 위협 속 여실히 드러난 안보불감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 등 한반도 위기상황을 가정한 을지연습 민방공 대피 훈련이 시민들의 외면 속에 구색갖추기에 급급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관계 당국과 시민들의 ‘안일한 안보의식’이 투영된 대한민국 안보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23일 오후 2시께 용인시 기흥구 중동 D 골프연습장에는 적의 공습경보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나 손님들은 사이렌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골프 연습을 하는 데 열중했다. 일부 손님들은 연습장 주변에 널브러진 골프공을 태연하게 정리하는가 하면 두 귀를 손가락으로 틀어막고 짜증을 내기도 했다.손님 J씨(42)는 “사이렌 소리를 듣고서야 민방공 대피 훈련인 줄 알았다”면서 “어차피 매년 형식적으로 치러지는 훈련인데, 굳이 참여하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해당 골프장 한 직원은 “골프장 차원에서 따로 훈련 상황에 대해 준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학원가와 술집이 밀집한 의정부시 금오동 일대는 훈련 상황 시 갓길에 멈춰 있어야 할 차량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특히 시민들을 가득 태운 버스 등도 이를 무시한 채 다음 역을 향해 속도를 올리고 있었다. 또 상당수 시민은 민방공 대피 훈련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민 L씨(52)는 “오늘 훈련이 진행되는지조차 몰랐다”고 답했다. ‘104만 고양시민이 모두 참여하는 훈련’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고양시는 기대와 달리 시민들의 외면 속에 훈련이 진행됐다. 시민 대부분은 전시 상황 시 대피해야 할 시설 위치를 모르고 있었다. 또 훈련 중 시민들의 이동을 통제해야 할 공무원들은 “길을 왜 막느냐”며 반문하는 시민들의 등쌀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같이 도내 곳곳에서 많은 시민이 관계 당국의 통제에 따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민방공 대피 훈련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훈련을 주관한 행정안전부는 해마다 반복되는 시민들의 저조한 참여율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들의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훈련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민방공 대피 훈련 이전부터 인터넷 등 다양한 통로로 홍보 활동을 펼쳤지만, 시민들의 참여율이 저조했다”며 “공무원들이 국민 참여를 유도할 수 있지만 강제할 수 없어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종합

공공기관 경영평가 경기도가 직접 한다…내년부터 공정성 시비 원천 차단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이 자신들의 경영평가를 담당하는 연구원과 관련 있는 컨설팅 회사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것은 물론, 경영평가 수행 업체 역시 공공기관으로부터 수억 원의 연구용역을 수주해 논란(본보 8월7일자 1면)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내년부터 경기도가 공공기관 평가를 직접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2009년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시행된 이후 경기도가 직접 평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도는 민간기관이 경영평가를 시행하는 구조에서는 이번과 같은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원천적으로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경기도는 최근 경영평가를 위탁받은 외부전문기관 직원과 공공기관 간 유착이 있었다는 지적에 따라 공공기관 평가에 대한 공정성 시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내년부터 경영평가 방식을 ‘도 직접평가로 전환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도는 내년부터 직접 평가단을 구성하고, 평가의 전 과정을 총괄하는 형태로 공공기관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평가지표와 기본 계획을 확정한 후 내년 2월까지 평가단 구성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도는 경제와 복지·문화, 교육·연구, 체육 등 4개 분야로 평가 유형을 구분하고 분야별로 6명씩, 총 24명의 평가단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는 평가단이 서면심사와 현지실사를 통해 평가결과를 도출하면 별도의 확인ㆍ검증 절차를 거친 후 내년 6월까지 공공기관 평가를 완료할 계획이다. 고광춘 도 평가담당관은 “논란이 제기 붉어지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고민했고, 결국 경기도가 직접 경영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며 “이와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연구원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진행될 연구용역에서 제외해 줄 것을 민간기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양근서 의원(안산6)은 “공정성 시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경기도가 직접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투명성 제고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며 “이와 함께 개선방향 제시 등 컨설팅 부분에 대한 전문성 확보 역시 충실히 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준ㆍ박준상기자

[김종구 칼럼] 또 ‘현직 시장 공천 안 주겠다’

아침마다 ‘정보’라는 서류 뭉치를 받는다. 대개 ‘훅’ 보면 끝난다. 그런데 눈길을 잡는 대목이 있다. 어떤 지역의 시장과 당협 위원장 얘기다. -시장이 민ㆍ관ㆍ정이 함께 하는 워크숍을 주최했다. 시의원, 대책위원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당연히 와야 할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았다. 위원장은 같은 현안을 들고 정부로 갔다. 중간에 놓인 시의원들이 맘고생을 했다-. 정보 말미에 주석이 달렸다. ‘두 사람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그런데 이곳만 이런 게 아니다. 비슷한 정보가 부쩍 늘고 있다. 사나흘 전 보고서는 그 옆 동네였다. 역시 시장과 국회의원에 얽힌 갈등 얘기다. -국회의원이 내년에 현 시장이 아닌 다른 사람을 후보로 점찍고 있다. 그러자 시장이 ‘무소속 불사’로 맞불을 놓고 있다. 유력 정당 소속의 시장이다. 후보가 쪼개지면 공멸(共滅) 할 가능성이 크다-. 이 보고서에도 기자의 주석은 달렸다. ‘4년 전 선거판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생각해 보니 때가 됐다. 지방 선거까지 10달도 안 남았고, 공천까지는 그보다 짧게 남았고, 그 공천으로 가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전에도 이 즈음엔 이랬다. 국회의원이 시장을 흔들기 시작했고, 시장은 그 흔들기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1년여 뒤 공천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일단 ‘현직 교체 가능성’을 흘리며 흔들어 댔다. 현직 시장의 명(命)을 그들이 틀어쥐고 있음이 그렇게 4년에 한 번씩 확인됐다. 그런데 이런 갈등이 유독 잦은 몇 지역이 있다. ‘워크숍 갈등’ 동네는 전임 때부터 그렇게 싸웠다. ‘무소속 갈등’ 동네는 공천갈등이 공식처럼 됐다. 그렇게 싸우는 곳이 잘 될 리 있나. ‘워크숍 갈등’ 동네는 이런저런 민원으로 시끄럽다. 방대한 지역 자산을 두고도 여전히 변방(邊方)이다. ‘무소속 갈등’ 동네는 역대 시장 전원이 법정에 끌려갔다. 시금고가 거덜나 부도 위기로까지 몰렸더랬다. 갈등 역사와 결과가 묘하게 들어맞는다. 지방자치 25년이다. 언제까지 이럴 건가. 신물 날 때도 되지 않았나. 여인국 전 과천시장-세 번 공천 받고, 세 번 시장 했던-에게 물었다. ‘세 번 연임했는데, 재임 중 지역 국회의원과의 갈등이 없었기로 유명합니다. 비결이 뭐였나요.’ “신뢰죠. 2002년 처음 출마했을 때 내 손을 잡고 뛰어 주셨습니다. 때마침 그 의원의 후원회에 성의껏 준비한 후원금을 냈습니다. 그랬더니 ‘돈도 없을 텐데 보태 쓰라’며 모두 돌려주셨습니다. 그 후 ‘도전하지 않는 자세’로 갚았습니다. (당시 젊은 나이였던 내게) 이런저런 유혹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그분에게 도전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한데도 그렇지 못한 곳이 많잖아요. 나는 운이 좋았습니다.” 보태는 구석이라곤 없었다. 지나치게 솔직해서 투박하게 들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여 전 시장조차도 마무리 말엔 뼈를 섞어 넣었다. “그런데 현재와 같은 공천 제도 속에서는 ‘짜고 치는 공천’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근본적으로 공천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완벽하고 투명한 공천 기준이 제시돼야 합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그런 공천이) 꿈 같은 얘기라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지만요….” 그의 말이 맞다. 사달은 제도에 있다. 국회의원 개인의 의중이 곧 공천 기준이 되는 제도가 문제다. 이러니 국회의원이 군기를 잡는다. 시장은 그런 국회의원에게 모든 걸 건다. 공천 헌금 때문에 업자에게 뇌물 받고, 돈다발 들고 국회의원 쫓아 고속도로를 내 달린다. 시장은 이때 받은 모욕을 당선 뒤 보복한다. 행사장 순서에서 국회의원 인사말 빼버리고, 의원 지역 사업을 뒤로 밀어낸다. 시민과 상관없는 그들만의 전쟁이다. ‘꿈 같은 얘기’는 접자. 이번에도 공천 개혁은 없을 듯하니. 대신, 유권자의 매서운 눈만은 경고해둘까 한다. ‘공권천은 내게 있다’며 거들먹거리는 국회의원들. 결국, 유권자가 심판해왔다. ‘표는 내가 쥐고 있다’며 호기 부리는 시장들. 역시 유권자가 심판해왔다. 유권자가 원하는 조건이 뭐가 복잡한가. 일 잘하고, 시민 편에 서고, 검찰에 불려가지 않으면 된다. 그런 시장엔 공천 주고, 그러지 못한 시장은 바꾸면 되는 것이다. 이 간단한 기준만 지켜도 부질없는 ‘시장 군기 잡기’의 반(半)은 사라질 것이다. 김종구 주필

[천자춘추] 의료비 걱정없는 국민건강보험

지난 9일 새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발표를 들으면서 의료소비자로서 큰 기대를 갖게 되었다. 때때로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인해 경제적 파탄에 이르는 가정이 많음을 알고 있었기에 한편으로 새로 발표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 의료사각지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기대도 해본다. 이 사업의 주된 내용은 첫째로 30.6조원이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재정투입을 통한 차별화된 건강보험 보장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으로, 기존의 비급여 부문의 점진적 축소에서 비급여의 완전한 해소라는 큰 틀로 바뀜을 의미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미용, 성형 등의 치료와 무관한 비급여만 남기고 치료적 필요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비용이 부담되었던 MRI, 초음파 등이 모두 급여화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선택진료가 전면 폐지됨과 동시에 상급병실이었던 2~3인실도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사적 간병인이 필요없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상이 2022년까지 10만 병상으로 확대 실시된다고 하니 과다한 간병비 지출 및 가족들의 수고 또한 덜어질 것 같다. 둘째는 개인이 부담하는 의료비 상한을 관리하여 고액 비용 발생을 방지하고 연간 본인이 부담하는 의료비의 상한액을 소득의 10% 수준으로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이것으로 인해 향후 5년간 335만명이 추가로 본인부담상한제 혜택을 받게 되며, 현재 기준으로 본인부담상한제를 적용받는 대상자는 연간 40∼50만원의 추가적인 의료비 지원을 더 받게 된다고 한다. 특히 노인, 아동, 여성 등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의 의료비 부담이 대폭 경감된다. 또한 기존의 4대 중증질환자 위주의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을 질환 구분없이 보편적 보장으로 확대하여 서민들의 최후의 의료안전망이 갖추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을 내년부터는 제도화하여 확대 시행한다니 참으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나아가 국가는 지원이 필요한 대상자가 행여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지자체 복지제도와 연계할 계획이라니 이대로만 시행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이 모든 사업이 무리없이 시행되려면 우선적으로 수반되는 걱정이 재정마련인데 국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흑자 적립금 20조원과 정부지원금(2017년 6조9천억원)의 추가확대로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은 최근 10년간 평균 보험료 인상률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모든 계획이 정상궤도에 진입하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와 보완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박명자 소비자교육중앙회 경기도지부 회장

[통신원 리포트] 케냐 대선, 평화를 기원하는 국민들

8월11일 늦은 밤, 케냐 선거관리위원회는 우후루 무이가이 케냐타 현 대통령이 820만여 표(54.27%)를 득표해 676만여 표(44.74%)를 얻은 야권 연합 라일라 아몰로 오딩가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우후루 케냐타 당선자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케냐의 안정과 협력을 이야기하며 라일라 오딩가 후보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딩가 측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시하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야권 연합의 이러한 반응은 예견된 것이다. 지난 8월8일 선거 당일 10% 가까운 격차로 우후루 케냐타가 승리할 것이라는 잠정적 결과가 보도되자 라일라 오딩가 측은 즉각 여당 측의 부정선거와 해커의 개표 결과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불복을 시사했다. 또한 케냐 선거관리위원회에 자신을 진정한 대선 승자로 당장 발표하라며 압박하기도 했다.급기야 라일라 오딩가 측은 공식 선거 결과 발표 이후에도 부정선거 의혹을 거두지 않고 선관위 데이터베이스의 해커 침입 자료를 제시하라며 맞서고 있다. 오딩가의 그러한 행태에 야권 지지자들은 동요하고 있다. 시위가 일어났고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조짐에 외신들은 2007년의 선거 후 유혈 사태가 다시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 케냐에서 큰 소요의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한 것으로 보고된 지역들은 전통적으로 야권 성향이 강한 루오 부족의 근거지이며 선거철이 아니라도 반정부 시위가 빈번히 일어나는 곳이다. 그러한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케냐의 대부분 지역은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수도 나이로비에서는 일부 야당 강성 지역을 제외하면 특별한 군중집회나 약탈, 폭력 사태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상점과 기업들도 차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케냐인들은 이제 평화로운 선거를 치르기를 희망하고 있다. 선거를 일주일 앞둔 7월31일, 케냐 47개 도에서 모인 청년 대표들이 평화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각 도의 청년 대표 47명은 이번 선거 이후 발생하는 어떠한 폭력행위에도 가담하지 않고 평화를 지키겠다는 선서를 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일반 국민들 역시 이번 선거 이후 폭력 사태가 발생하길 바라지 않는 눈치다. 2007년 폭동을 직접 경험한 짐 부루키 씨는 “대다수 케냐 국민들은 폭력에 가담하기 원치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여전히 폭동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있다. 케냐 국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만약 야권 연합 측에서 계속해서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극렬한 저항의 움직임을 보인다면 일부 지역에 국한된 소요가 더 크게 번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케냐 국민들은 이전의 전례를 반복하지 않고 평화롭게 선거를 마무리 짓기 바란다. 더 늦기 전에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 당선자와 라일라 오딩가 야권 연합 대표의 화합이 필요한 시점이다. 송태진 나이로비 IYF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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