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과학수사의 날] “진실 끝까지 밝힌다”… ‘남양주 폭발’ 모델하우스 만들어 재연

지난 6월 발생한 남양주 지하철 공사현장 폭발·붕괴사고는 새 과학수사기법을 보인 전국 최초 사례로 관심이 쏠렸다.14명의 사상자가 나온 대형사고였음에도 현장 관리자들은 “관리를 제대로 했다”고 거짓 진술과 서류 조작까지 벌이며 온 국민의 공분을 샀던 것을, ‘시뮬레이션 증명 기법’을 처음 도입해 사건의 실타래를 풀어서다. 현재의 과학수사는 사건·사고가 발생 시 보존 현장의 내부 ‘분석’에 초점을 둔다. 그러나 당시 사고는 폭발로 현장 분석이 불가능했다.이에 경찰은 1/10 크기의 모델하우스를 만들고 상황을 재연하는 방식으로 허술한 현장관리가 불러온 참사임을 ‘증명’해낸 것이다. 임경호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남양주 사고처럼 과학수사는 사건·사고를 조작, 은폐하려는 이들과 벌이는 싸움”이라고 말했다. 4일 과학수사의 날을 맞아 그 중요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경찰은 매일 죽은 이를 직접 손으로 만지고 화재현장의 잿더미를 맛보는 등 자신의 건강은 뒷전으로 한 채 일해야 하는 고충을 겪는 것도 현실이다. 지난 2일 오후 1시께 파주시 금촌동의 한 마트는 간밤에 발생한 화재 영향으로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안에는 잿더미 미세먼지가 가득했다.잠깐 안을 둘러본 기자의 콧속은 손만 댄 것뿐인데 새까만 검은 분진이 묻어났고, 지하로 내려가려는 순간 밟은 바닥이 갑자기 부서져 넘어질 뻔했을 정도로 현장 상황은 무척 열악했다. 악조건에서 과학수사대원들은 화재 원인, 발화지점 등을 찾고자 곳곳을 유심히 살폈다. 이들은 마스크를 벗어 검은 분진을 맛보고 냄새 맡는 일도 서슴지 않을 만큼 꼼꼼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소속 대원은 65명, 이들은 경기 북부지역에서만 하루 평균 20건에 달하는 화재, 변사(죽은 이), 절도 등이 발행하는데 24시간 현장을 지켜야 한다. 숨 가쁜 사고 현장에서 대원들이 겪는 보이지 않는 고충은 크다. 지난해에는 경기북부청의 한 대원이 녹슨 대못을 밟아 파상풍을 앓았으며 다른 대원은 잦은 화재현장 감식으로 호흡기 질환을 호소, 타 부서로 전출하기도 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업무 과다로 대원들이 병원에 갈 시간이 없는데다 비용 지원까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첨단 장비 도입도 중요하지만, 실제 겪는 고충을 해결하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안재광 공인중개사協 경기서부지부장, 벼랑 끝 몰리는 공인중개사에 ‘희망의 밧줄’ 내린다

“나날이 좁아지는 공인중개사의 설자리 확보와 회원 밀착형 지부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기서부지부 초대 지부장에 취임한 안재광씨의 포부다. 지난달 말 시흥시 장곡동에 개소한 경기서부지부는 신설지부로서 김포시, 부천시(원미, 소사, 오정), 안산시(상록, 단원), 광명시, 시흥시, 군포시 등 총 9개 지회를 아우르며, 5천800여명의 개업 공인중개사 회원이 소속 돼 있다. 안 지부장은 “부동산 시장의 개방에 따라 무한경쟁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전국 9만5천여 명의 영세 공인중개사들은 안으로는 거대자본에 의한 종합부동산 회사와 변호사의 부동산 중개행위 등 때문에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말했다.이에 그는 “임기동안 중개보수의 현실화, 중개보수 지급시기의 개선, 지도단속권의 협회 이관을 위해 노력하고, 불법 중개행위의 척결, 무자격자의 불법중개의 방지와 처벌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임기 동안의 포부를 밝혔다. 안 지부장은 우선 중개보수의 현실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현재 거래가격을 산정할 때의 월ㆍ전세 전환배율(월세x100)은 과거 기준금리가 5.25%이상일 때 도입된 것으로, 기준금리가 1.25%인 현재에는 동일 물건을 중개할 경우 거래가격이 왜곡돼 전세보다 오히려 열악한 실정이다.이에 따라 안 지부장은 중개보수의 현실화를 위해 주택은 월세x250, 토지 및 상가는 1%이상 3%이내에서 당사자간 협의로 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그는 “그동안 중개보수는 당사자간 약정이 없을 경우에는 거래대금 지급이 완료된 날로 규정하고 있지만, 변호사법, 세무사법, 법무사법은 당사자간 약정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면서 “중개대상물의 거래계약이 체결돼 계약서가 작성된 날로 정해 분쟁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도단속권의 협회 이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도단속권이 등록관청에 있어 신속성ㆍ지속성이 떨어지며 불법 중개가 만연하고 있다”면서 “협회에 지도단속권을 부여해 불법 중개행위에 효율적으로 지도단속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 지부장은 “한국공인중개사 협회 회원들의 방으로 무료로 운영되는 부동산토탈솔루션 어플 ‘한방’은 원ㆍ투룸, 아파트뿐 아니라 상가, 토지매물까지 16가지 매물아이템 검색이 가능하다”고 소개하면서 “전ㆍ월세는 물론, 부동산을 사고 팔때는 ‘한방’ 어플을 이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어플 활용을 당부했다.

“외국인 노동자에 도움 아닌 기회… 매우 인상 깊어”

“한국이 급속히 진행되는 세계화 속에서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서울대 교수를 역임하고 일본 토호쿠(東北) 대학 명예 교수인 시마 무쓰히코 인류학 박사가 최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16 안산 다문화 올림픽’ 개막식을 직접 찾은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무쓰히코 박사는 “2년 전부터 각국의 다문화 정책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정보를 찾기 시작하면서 안산이주민센터를 알게 됐고, 센터에서 200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국경없는 마을 배 안산 월드컵’ 행사가 매우 인상깊었다”면서 “‘도와주는 사람’과 ‘도움을 받는 사람’이라는 일반적인 관계와는 다른 모습으로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사에서 센터가 제공한 것은 ‘도움’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이 모여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이 그의 분석. 또 그는 이 대회에 참가하는 노동자들도 고용자 밑에서 일을 하는 수직적인 관계를 떠나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판단했다. 또 무쓰히코 박사는 이주노동자들 중에 상대적으로 소수인 아프리카 출신자들이 중국이나 동남아 출신자들과 함께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다문화 하면 주로 떠올리는 것은 결혼 이주민들이지, 아프리카 출신자들은 아니지 않냐”며 “시야에 보이지 않는 존재인 그 사람들을 대회에 참가시키고, 그들이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에게 귀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훌륭하다”고 말했다. 무쓰히코 박사는 “돌아보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센터의 박천응 목사가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개최한 축구 대회가 지금 이런 규모의 대회로 이어진 것 같다”며 “일본에도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그 사람들을 위한 행사가 있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어 한국에서 이런 행사가 개최되는 것은 매우 의미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산 다문화 올림픽은 외국인 근로자의 사기 진작과 내·외국인들이 함께하는 화합·축제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개막, 오는 6일과 13일 안산 와스타디움 등에서 축구와 배구, 400m릴레이 경기 등을 진행한다.

[경기만평] 간절히 원하면 이따위 것쯤은…

못 믿을 직원들… 설계도면 빼내 경쟁사 취업 ‘무더기 입건’

인천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3일 아파트·빌라 등의 공기정화를 위해 설치되는 시스템인 건축용 전열교환기의 설계도면 등을 몰래 빼돌려 경쟁업체에 취직해 동종제품을 생산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A씨(54)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자신들이 다니던 회사에서 제품의 설계도면과 견적서, 단가표 등을 모래 갖고 나와 경쟁 업체로 이직해 지난해 초부터 올 10월까지 9억여 원 상당의 동종제품을 생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기존 업체에서 기술연구소장과 영업팀장, 설치공사담당 등으로 근무하던 A씨 등은 지난 2013년부터 순차적으로 회사를 나와 올 5월까지 경쟁 업체에 모두 취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평소 대표이사의 경영방침과 처우에 대한 불만 등으로 퇴사를 결정, 경쟁 업체로 이직하기로 공모한 후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제품에 대한 각종 정보를 몰래 빼돌린 A씨 등은 기존 회사와 거래하던 업체들을 상대로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동종 제품을 납품해 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은 경쟁업체로부터 좋은 조건의 스카웃 제의를 받은 후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무산된 검단스마트시티 ‘책임 공방’ 예고

인천시가 스마트시티두바이(SCD), 스마트시티코리아(SCK) 측과 추진한 검단스마트시티 사업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이에 따른 책임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조동암 정무경제부시장은 3일 오전 예고없이 기자실을 찾아 “SCK 측이 시의 최종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더이상 추가 협상은 없다”라고 밝혔다. 조 부시장은 “하지만 어느 쪽도 협상 결렬을 선언하지 않아 극적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라고 여지를 남겼지만, 재 협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검단스마트시티 사업은 지난해 3월, 유정복 인천시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순방에 동행해 두바이투자청으로부터 인천퓨쳐시티 조성에 대한 투자의향서를 제출받으면서 첫발을 내딛고, 인천도시공사가 사업을 진행해왔다. 유 시장의 1호 외국인투자유치사업으로 이미 기반시설 공사를 준비 중인 인천도시공사의 계획까지 중단시키고 매달 100억원의 금융비용(기 투자비 이자) 손실까지 감수하며 1년6개월을 끌어왔지만 소득없이 막을 내리게 됐다. 결국 사업시행자인 인천도시공사가 1천500억원 이상의 손실액을 떠안게 되면서 유 시장의 차기 행보도 큰 암초를 만났다. 사업 무산 여파로 지난 2014년 취임 초 박근혜 대통령과의 유대를 강조한 유 시장의 ‘힘있는 인천시장’론이 심각한 타격을 받게됐다. 박근혜 정부의 중동정책에 발맞춘 행보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 동기와 과정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 내부 조직 역시 책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실무를 총괄한 조 부시장과, 투자유치담당관실은 사업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손실과 사업 추진 불투명 등 주변의 우려 제기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없다며 수개월을 허비했다. 특히 조 부시장과 투자유치본본부가 (협약 체결 까지) ‘99%가 진행되고 1%만 남았다’고 큰 소리를 치기 시작한 지난 8월 이후로도 200~300억원의 금융비용이 추가로 날아갔다. 서구 검단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검단신도시 2지구 지정 취소, 대곡동 중앙대 유치 무산 등 굵직한 개발사업이 모두 고배를 마신 상황에서 검단스마트시티 사업마저 무산 수순을 밟다 보니 10년간 시의 개발정책에 놀아났다는 강한 불만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참여예산와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검단스마트시티 사업이 유 시장의 비서 진용에서 시작된 만큼 협상의 전 과정에 대해 당사자가 직접 해명해야 한다”며 “주민들의 피해 최소화와 도시공사 재무 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는 현재 중국 방문 중인 유 시장이 4일 귀국하면, 관련 사항을 보고하고 다음주께 공식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1일 현장체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감독관

수도권매립지관리(SL)공사. 불과 십수년 전만해도 ‘쓰레기매립지’로 악명을 날렸고, 인천시민의 미움을 한몸에 샀다.SL공사로 이어지는 지금의 ‘드림로’는 ‘쓰레기 매립지 도로’라 불렸고, 주변은 ‘쓰레기 매립 동네’ 또는 ‘쓰레기 동네’라고 불렸다.하지만 지난 2000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쓰레기’라는 단어를 빼고 이름을 바꿔 새롭게 태어났다. 이름 뿐만이 아니다.15년이 넘는 시간동안 인천과 서울,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상상도 못할 만큼 많은 양의 폐기물을 받아 처리하면서 노하우를 쌓았고, 지금은 전국이 아닌 전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매립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그동안 SL공사는 시민들이 미워해 준 만큼 스스로를 담금질 하며 성장했고 결국 국화꽃 축제와 드림파크CC로 완벽하게 이미지를 탈바꿈했다. 매년 가을, 인천시민은 물론 수도권의 많은 관광객들이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발걸음을 하고 있고, 수많은 골프인들이 드림파크 CC를 오간다.이러한 SL공사가 있기까지는 구성원 모두의 화합은 물론, 어디에 내놔도 부족하지 않은 개개인의 역량이 뒷받침 됐지만, 그보다 더 밑바닥에서 단단한 디딤돌이 된 사람들이 있다. 바로, 반입 폐기물 감독관들이다. 이들은 인천의 환경지킴이이자 안전관리자로, 중장비 사이를 거침없이 가르며 반입 금지 폐기물을 걸러 악취를 잡는가 하면 가스배출 등을 막아 안전을 지킨다. SL공사 측의 “힘들다. 초보자는 위험하다”는 만류를 뒤로하고 기자는 SL공사의 매립장으로 뛰어들어 그들의 고된 업무를 체험해 봤다. ■ 세계서 가장 수준 높은 매립지 관리 시스템 생활폐기물과 건설폐기물 등 SL공사로 폐기물을 들여오는 차량은 모두 통합계량대를 거치는데, 오전 6시부터 이들의 러시가 시작된다. 지난 26일 오전 7시께. 감독관들과 함께 근무복과 안전화, 안전모에 마스크까지 완전무장(?)을 하고 업무에 투입됐다. 우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가기 전, 동료들과 함께 할 일이 있다. 새벽길을 달려 먼곳까지 와 아침식사를 걸렀을 게 뻔한 운전기사들에게 샌드위치와 주먹밥 2개, 음료수는 물론 물휴지까지 함께 들어있는 봉투를 건네며 인사를 하는 것이다.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고된일을 하는 업무적으로 서로 느껴지는 동료이기 때문이다. 1시간여가 지나 기사들과 웃으며 뿌듯함을 느낄 새도 없이 통제실로 이동했다. 모니터를 통해 폐기물 반입 차량들이 제자리를 잘 찾아가는지 확인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최첨단 시스템을 구축됐다고 한다. 차량이 통합계량대를 통과하는 순간부터 해당 차량이 이동해야 할 매립구간을 안내하고 또 그 차량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실시간 감시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몇대의 모니터를 순간순간 계속 바라봐야 하기에, 눈이 바빠진다. 어디선가 혹시 정체가 일어나진 않는지, 또 정체구간이 아님에도 1~2대의 차량이 한군데서 생각보다 오랜시간 머물며 움직이지 않으면 출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SL공사 관계자는 “물론 24시간 모니터 앞에 앉아 매립지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감시하는 요원은 따로 있지만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가기도 전에 대부분 직원들이 이 모든 업무를 조금씩 나눠서 한다”고 전했다. ■ 나는 감독관! 위반 폐기물 앞에 ‘자비’란 없다 최대높이 40m의 매립장에 직접 올랐다. 깜짝 놀랬던 것은 바로 갈매기. 바닷가에서보는 것 보다 더 많은 갈매기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기한 듯 쳐다보며 이유를 물었지만, 선임(?) 감독관들의 표정은 굳어있다. 표정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공(公)은 공, 사(私)는 사. 운전기사와 친분이 있다해도 매립지의 안전과 인천의 환경파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분위기에 압도되듯 기자의 표정도 굳어져감을 스스로 느낀다. 수백만원의 벌금을 물려도, 멀리서 싣고 새벽길을 달렸을 기사들의 노고를 잘 알아도, 감시는 철저하다. 매립 현장에서 감독관들은 그야말로 저승사자다. 이때 멀리 건설폐기물 매립현장에서 한 감독관이 작업을 멈춘다. 이곳에 있던 모든 중장비들이 작업을 멈췄고, 감독관의 매서운 눈이 폐기물 속에 숨어 있던 가연성 폐기물을 잡아낸다. ‘얄짤없다’는 표현밖에 할 수 없다. 기자는 손에 쥐고 있던 태블릿pc로 어떤 지자체에서 들여온 폐기물인지, 폐기물을 옮긴 업체는 어딘지 확인한 뒤 증거로 남길 사진을 촬영했다. 불과 한두시간 전 샌드위치를 건네며 웃으며 이야기도 나눈 기사라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 감독관 A씨는 “나도 사람이라 단속을 하고, 싣고 왔던 폐기물을 그대로 담아 도로 가져가라고 처분하면 마음이 아픈데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며 “그래서 감독관 상당수가 선글래스를 착용하고 있는데, 눈과 눈을 직접 마주하면 마음이 약해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잠시후 다른 감독관과 각종 폐기물 매립 현장을 돌며 매립이 고르게 잘 이뤄지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이는 매립 과정에서 차량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전도되는 것을 막는 중요한 작업 중 하나다. 환경파괴 방지와 안전을 책임지는 감독관은 현장에서 말 그대로 법이고, 신이고, 저승사자다. ■ 어두운 과거 ‘자정노력’… 친환경 인천 일등공신 고된 업무 과정 중간에 잠시 쉬는 시간. 한 감독관에게 과거의 이야기를 살짝 들었다. 어두운 과거였다. 한 감독관은 “반입 폐기물은 정해진 바에 따라 음식물이 혼입되면 안되고 건설폐기물에도 가연성 폐기물이 섞이면 반입 자체가 불허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면서 “인천 시민들은 물론, 특히 서구 주민들이 겪는 악취 등의 고통을 덜어주고 그나마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까다로운 조건에도 반입되면 안되는 폐기물이 섞여 들어왔다가 적발되면 반입 수수료에 비례하는 벌금이 t단위 무게로 곱해져 최대 차량 1대에 16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물론 그 폐기물은 전량 반송된다. 결국 폐기물 반입 차량 기사들은 싣고 왔던 폐기물을 그대로 다시 싣고 가야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 감독관은 “이러다보니 차량 기사들은 친한 감독관들을 찾게 되고, 이들이 근무하고 있는 매립구역으로 들어가 이른바 ‘커피값’을 지불하고 위반 폐기물을 버리는 대신, 이를 눈감아줄 것을 부탁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전했다. 결국 SL공사는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높이기 위해 차량이 통합계량대를 통과할 때부터 랜덤 방식으로 매립 구역을 지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지금은 전 세계 매립장이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감독관들의 어두운 과거지만, 이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발판이 된 셈이다. 이재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은 “매립현장에서는 예측 자체가 불가할 정도로 많은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어 감독관들은 모든 업무에 있어 철저를 기한다”며 “이들이 우리 공사의 가장 튼튼한 기초로, 경기일보는 SL공사의 기반을 체험한 셈”이라고 말했다.이인엽기자사진=장용준기자

[강원도 원주 ‘미로예술시장’] 묵은 때 벗고 골목골목 문화향기… 청춘들 북적북적

벌써 11월이다. 끝날 것 같지 않던 긴 여름과 짧은 가을을 뒤로하고 또다시 겨울이 찾아왔다. 지난주부터 제법 쌀쌀해진 날씨는 이번 주 들어 영하까지 떨어지며 기습 추위가 맹위를 떨치기도 했다. 추운 야외보다는 따뜻한 실내에만 있고 싶은 요즘, 이럴 때 일수록 움츠러들지만 말고 밖으로 나가보자. 굳이 멀리가지 않아도 우리 주변엔 신기하고 재밌는 곳이 많다. 사람들이 찾지 않던 낡은 재래시장을 문화 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곳부터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체험거리까지 강원도 원주시는 그런 신기하고 재밌는 도시다.■ 골목따라 반짝이는 상점들 ‘미로예술시장’ 미로예술시장은 이름에서 연상되듯 미로 같은 골목이 특징이다. 골목을 따라 걷다보면 보석처럼 반짝이는 상점들이 튀어나온다.여심을 저격하는 귀여운 물건이 가득한 가게, 젊은이가 좋아하는 주점,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공방, 벽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한 골목미술관 등 인상적인 곳이 눈에 띈다. 길을 헤매다가 마음에 쏙 드는 가게를 발견하는 재미에 일부러 이 골목 저 골목 돌아다니기도 한다. 1950년대 오일장에서 시작해 원주 상권의 중심이 된 원주중앙시장은 1970년대에 지은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다. 1992년 화재를 겪은 뒤 재건축을 계획했으나 IMF 외환 위기로 무산되고, 대형 마트가 진출하면서 찾는 이가 급격히 줄었다. 중앙시장, 자유시장, 중원전통시장 등 몇 개 시장이 연결되고, 유동 인구가 많은 원도심 중심에 있어 1층 상가는 장사가 잘 된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는 2층은 어둡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 건물의 묵은 때를 벗겨 예술의 숨결을 더하고, 불편한 골목을 미로 찾기 하듯 재미로 승화시키자, 젊은이들이 일부러 찾는 시장이 됐다. 2층 상가에는 청년 상인이 운영하는 카페, 핸드메이드 공방, 캐릭터 숍, 맛집, 주점, 전통 공방, 도자기 공방, 액세서리 공방, 갤러리, 수제 비누 공방, 디자인 공방 등이 들어섰다. 낡은 벽면은 알록달록한 그림으로 장식하고, 복잡한 골목을 찾기 쉽게 이정표를 설치했다. 청년 예술가들의 열정적이고 감각적인 활동 덕분에 미로예술시장이 입소문 나면서 젊은 여행자가 모여들었다. 상가는 가·나·다·라동으로 구분된다. 가동과 다동은 증평길에 접하고, 나동과 라동은 자유시장과 마주 본다. 다동 출입구로 올라가면 오른쪽에 자리한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사무실에서 시장 지도와 이달의 이벤트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다.네 동이 만나는 중앙광장에는 시장 소식과 에피소드를 방송하는 ‘원주중앙시장 보이는 라디오’ 스튜디오가 있다. 공연은 중앙광장이나 가동과 다동 사이 1층 골목 입구에서 주로 열린다. 매월 둘째 토·일요일에는 다양한 생활 소품이나 예술품을 판매하는 ‘플리 마켓’이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 단풍산행의 명소 치악산 ‘구룡계곡’ 치악산(1천288m)은 원주 동남쪽에 버티고 선 높고 너른 바위산이다. 다양한 등산 코스 가운데 천년 고찰 구룡사가 자리한 구룡계곡에서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이 가장 인기다. 버스 종점부터 구룡사까지 아름드리 솔숲이 울창한 금강소나무숲길이 이어진다. 데크를 깔아 걷기 편하고, 전망대가 곳곳에 있어 구룡계곡의 풍광을 감상하기 좋다. 아홉 마리 용이 살던 연못을 메우고 세웠다는 구룡사를 지나 구룡소, 세렴폭포를 거쳐 정상인 비로봉까지 오르는 구간은 총 5.7㎞로 3시간 30분 남짓 걸린다. 10월 말부터 11월 초순에는 구룡계곡이 붉게 물들어 단풍산행이 즐겁다. 남대봉 중턱 해발 1천200m 고지에 위치한 상원사는 ‘은혜 갚은 꿩’ 전설의 배경이다. 치악산은 원래 단풍이 아름답다고 붉을 적(赤) 자를 써서 적악산으로 불렸는데, 꿩의 보은 설화로 꿩 치(雉) 자를 넣어 치악산이 되었다고 한다. ■ 아이는 물론 어른도 반하는 원주 문화ㆍ체험투어 원주 시내에서 벗어나 흥업면 매지리에 가면 박경리 선생이 말년을 보낸 ‘토지문화관’이 있다. 매지리에는 연세대 원주캠퍼스가 자리 잡아, 단풍을 즐기기 좋다. 캠퍼스에 박경리 문학비와 윤동주 시비 동산이 있으며, 매지호 앞 벚나무 길은 ‘키스 로드’로 이름난 연인들의 데이트 필수 코스다. 가족 여행으로 원주를 찾았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체험 거리가 있는 원주한지테마파크와 초컬릿황후에 들를 것. 원주한지테마파크에는 한지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우리 역사에서 한지의 쓰임을 살펴보는 한지 역사실, 한지 관련 작품을 전시하는 기획 전시실, 한지 카페와 기념품 매장, 다양한 한지 공예를 직접 해볼 수 있는 한지 공예 체험실이 있다. 체험 종류는 나팔 장식하기, 저금통·머리띠·삼각보석함·앵무새·육각필통·팝업북 만들기 등 다양하다. 알록달록한 한지를 접고 찢고 붙이다 보면 마음이 절로 차분해진다. 초컬릿황후는 발효 카카오 효소를 이용해 건강한 발효 초콜릿을 만드는 곳이다. 체험 종류가 많고 초콜릿이 맛있어 아이는 물론 어른도 반한다. 김광호기자 / 자료ㆍ사진=한국관광공사

연안부두~경인 아라뱃길~한강 ‘유람선 뱃길’ 뚫릴까?

경인 아라뱃길과 한강을 오가는 유람선이 다시 운항을 시작할 수 있을 지 논의하는 대화의 자리가 마련될 전망이다. 국무조정실은 최근 인천시와 서울시에 경인 아라뱃길~한강 유람선 운항을 논의할 민관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인천과 서울은 각각 공무원 1명과 민간 전문가 3명을 추천해 총 8명으로 구성된 민관협의체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양 기관은 이달 안으로 민관협의체 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인천 연안부두~경인 아라뱃길~한강(밤섬)을 연결하는 1천t급 대형 유람선 운항을 희망하고 있다. 경인 아라뱃길 관광을 활성화하려면 유람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한강에 대형 유람선이 다닐 경우 밤섬 환경피해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반대의사를 표명해왔다. 경인 아라뱃길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 2013년부터 서울시에 유람선 운항과 여의도 임시선착장 사용을 요청하고 있고, 인천시도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규제개혁 회의 등에 건의했으나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인천시는 국무조정실에 조정을 요청했다. 국무조정실은 현장조사 등을 진행했으며, 인천시, 서울시에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경인 아라뱃길 한강 유람선을 운항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나 환경훼손 등 문제점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 자리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인천시와 서울시가 모두 민관협의체 구성에 합의하고 대화를 하기로 나선 만큼 지역 안팎에서는 경인 아라뱃길~한강 유람선 사업의 새로운 국면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인천시는 대형 유람선이 경인 아라뱃길 뿐만 아니라 한강 등 서울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시민들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이 유람선을 타고 인천과 서울을 오갈 수 있고, 인천 앞바다 섬 관광과 연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인천시 관계자는 “민간협의체에서 어떤 논의가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사항이지만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생긴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 하야하라” 시국선언 들불

인천지역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을 대표하는 인천대와 인하대, 연세대 인천캠퍼스 총학생회는 3일 학생의 날을 맞아 나란히 시국선언에 나섰다. 인천대 총학생회는 “어떤 국민도 허락하지 않은 권력 ‘최순실 게이트’가 실체를 드러낼수록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가졌던 자부심은 분노와 허탈함으로 변했다”며 “이 시대 역사와 후손에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박근혜 정권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인하대 학생들도 “인하는 오늘 최순실과 박근혜의 나라를 거부하고, 그 나라의 백성이길 당당히 거부한다”며 “민주공화국의 국민이자, 본래 이 나라의 주인임을 증명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준비하고 촛불문화제를 벌이는가 하면,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자유발언’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이날 인천지역 7개의 여성단체가 모인 인천여성연대도 시국선언을 통해 “박근혜, 최순실과 공모해 ‘이상한 나라’를 만든 새누리당과 기득권 세력이 몸통이 아닌 깃털 몇 개 뽑아내기로 이 사태를 마무리하려 한다면 범국민적 분노는 결코 사그러 들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으로 인해 ‘여자가 나라를 망쳤다’, ‘강남아줌마’, ‘치마정치’라는 성차별적 발언들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며 “우리의 민주사회는 차별 없는 평등한 사회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