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일과 3대3 아쉬운 무승부… 미뤄진 8강행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 진출 확정을 다음으로 미뤘다.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황희찬과 손흥민, 석현준의 골을 앞세워 3대3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1승 1무가 돼 오는 11일 멕시코와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른다. 한국은 1차전에서 피지를 8대0으로 꺾어 이날 피지를 5대1로 이긴 멕시코에 골득실에서 앞선다.한국은 전반 24분 황희찬이 선제골을 터뜨려 1대0으로 앞섰다. 황희찬은 권창훈이 올린 코너킥이 골문 앞에서 혼전을 벌이자, 오른발로 재치있게 독일 골문을 열었다. 한국은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9분 뒤 동점골을 내줬다. 독일 세르쥬 나브리의 오른발 슈팅에 골키퍼도 꼼짝하지 못했다.후반 들어 독일에 역전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11분 손흥민의 동점골로 2대2 균형을 이뤘다. 손흥민은 드리블 돌파로 페널티지역 왼쪽을 침투한 뒤 대각선 슈팅으로 독일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후반 42분 코너킥 상황에 이어 골문 앞에서 석현준이 오른발 슈팅으로 재역전골을 터뜨리며 8강 진출을 눈앞에 두는듯 했다.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한국을 외면했다. 후반 추가시간 독일의 나브리에게 프리킥 골을 허용한 것. 결국 한국은 아쉬운 무승부로 두 번째 경기를 마쳤다.조성필기자

박태환, 자유형 200m조차 예선 탈락

박태환(27)이 자유형 200m에서도 예선 탈락했다. 박태환은 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예선 6조에서 1분48초06으로 조 최하위, 전체 47명의 참가선수 중 29위에 처졌다. 상위 16명이 겨루는 준결승에도 나서지 못하고 일찌감치 경기를 마친 것. 자유형 200m는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2회 연속 은메달을 차지한 종목이다. 개인 최고 기록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때 세운 한국기록 1분44초80이다. 하지만 이날은 지난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 작성한 1분46초31의 시즌 기록에도 못 미치는 기록으로 경기를 마쳤다. 박태환은 전날 준결승 없이 바로 결승 진출자를 가리는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전체 10위에 머물렀다. 이날 200m에서조차 예선 탈락하면서 그는 두 종목 연속 조기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첫 50m 구간을 6위로 돈 박태환은 이후 순위가 점점 떨어져 최하위인 8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같은 조에서는 코너 드와이어(미국)가 1분45초95로 1위, 전체 4위로 준결승에 합류했다. 박태환은 드와이어보다 2초11이나 뒤졌다.조성필기자

“이제는 양자시대 공존·협력이 해답”

지(知)의 최전선에서 마주친 80대 노 장군(이어령 교수)의 눈초리는 예사롭지 않았다.전장터를 호령했던 우리 옛 영웅들의 용맹함과 지혜로움이 온몸에 그대로 녹아 있었다. 휘두르는 지의 칼은 탄탄한 방패(고정관념)를 뚫기에 충분했고 예리한 칼날(시대의 화두)은 거침없이 빛났다.주저없이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며 전투(시대의 과제)를 지휘했고 그 지휘봉 아래 전략 전술(시대에 전하는 메시지)은 눈부셨다. 이 시대가 낳은 대표적 지성, 이어령 교수(82)가 경기일보 28주년 창간 테이블에 흔쾌히 응했다. 지난 1일 오후 2시 서울에 위치한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에서 만남은 쉽지 않은 행운이었다. 이 교수와 본지의 인연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창조학교 명예교장으로 취임한 이 교수가 본지 신년기획 인터뷰에 응했을 때다. 그 때를 기억한 이 교수는 먼저, 경기일보 독자에게 재회의 기쁨을 전하며 창간을 축하했다. 하지만 6년 전 만남과는 반드시 달라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지(知)의 전선은 첫 순간부터 치열한 전투를 예고했다. 인터뷰 첫 화두가 ‘양자적 사고’, 즉 ‘양자시대’ 선언이었다. 이 교수가 디지로그를 주창한 때가 10년 전이다. 디지로그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겹친 인터페이스 혁명을 말한다. 10년이 지난 오늘, 이 교수가 예언했던 디지로그는 어김없이 찾아왔고 또 실현과정에 있다. 그는 이제 양자적 사고, 양자 시대를 말한 것이다. “아날로그가 디지털로, 디지털이 아날로그로 들어가는 시대가 왔다. 알파고에 이어 이제는 포켓몬고가 상륙했다. 게임을 현실세계에서 찾는 것이다. 6년 전 바로 (경기일보와) 이런 말을 한 것 같다. 이제는 한발 더 나간 이야기를 해야 한다.오늘 얘기는 바로 양자(Quantum)사고로, 요즈음 방송 등 미디어 접촉을 사실 멀리해 왔는데 처음 얘기한 것 같아 따끈따끈한 경기일보 창간 축하선물인 듯 싶다”고 흐뭇해 하는 이 교수다. 이 교수가 첫 화두로 꺼내 든 양자사회 이론은 이렇다. “지금은 갑을관계가 심하게 노출돼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다. 갑질, 을질 그러는데, 이런 고정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기가 남앞에서는 갑질하면서 을질로 당하게 되는 것이다. 갑을은 상대적인 개념인 것을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서로 협력해 이를 없애야 하는 시점에 왔다. 그게 윈윈하는 것이다.태극문양은 둘이 하나로 뭉치는 것이다. 하지만 문양 가운데를 쪼개보면 파란 것과 빨간 것, 흑과 백 등 서로 다른 것이 된다. 이 세상은 입자도 아니고 파장도 아니다. 양자로 들어가면 입자와 파장이 하나가 된다. 지금의 정보사회(전자 등) 다음에는 분명 양자사회가 올 것이다. 양자문명은 음과 양이 합쳐진 파장과 입자가 하나가 되는 문명사회다. 0과 1로 돼 있는 사회에서 0과 1이 하나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노 장군이 이끈 지의 전선은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최근 영국이 EU를 탈퇴한 시건이 바로 브렉시트(Brexit)다. 이를 두고 학계 등 전문집단은 신자유주의가 신고립주의로 회귀하고 있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 대통령 선거에서 주목받고 있는 공화당 후보 트럼프의 두각을 그 사례로 들고 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소신이 뚜렷했다. “로컬(고립주의)이 심해지면 글로벌(자유주의)화 되고 또 반대 현상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로컬과 글로벌은 대립어가 아니다. 양극주의로 가면 안 된다.글로벌하고 로컬이 합쳐지는 하나의 양자적 사고방식화 하는 것을 ‘글로컬’이라고 한다. 신자유주의와 고립주의 대립은 금융자본주의에서 끝났다 볼 수 있다. 어느 나라가 옛날로 가나, 착각하고 있다. 우리가 잘못 알고 미국도 민족주의로 가고 우리도 민족주의로 가자고 하면 무역은 어떻게 하나. 결론적으로 글로컬리즘이라는 긴장에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知)의 전선은 알파고에 이르러 정점으로 치달았다. 이 교수는 알파고와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을 세기의 이벤트로 규정했다. 디지털과 아나로그의 만남, 그 실행의 결정판이자 변혁의 물꼬로 자평하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 대열에서 우리나라가 가야할 미래 비전도 제시했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를 선점할 수 있는 자세 변화도 촉구했다. “알파고, 그 이름에는 유럽과 중국, 그리고 일본이 담겨져 있다. 하지만 세기의 대결은 대한민국 한복판 광화문에서 그것도 포시즌이란 다국적 호텔에서 개최됐다. 알파고 로고를 보라, 태극무늬를 볼 수 있지 않는가. 그 문양이 양자, 둘이 아닌 하나로 이번 알파고 대국은 우리에게 큰 찬스다. 앞으로 한국이 세계에서 존재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대륙(중국)과 해양(일본)의 사이에 있는 한국은 현재로선 대륙과 해양에 붙어 연명하는 모습이지만 이 위기를 여기에서 찾고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그런 사고가 양자적 사고다”고 역설했다. 한바탕 치열한 지(知)의 전투를 치르고 난 노 장군은 잔잔한 미소로 전장에 나선 장병(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귀한 메시지를 전한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용의 눈동자를 그려넣고 또 여의주를 물려주는 화룡점정(龍點睛)의 주인공이 될 것을 당부했다. 동시에 붓을 들어 과거 신라시대 최치원이 전했다는 사자성어를 적어 나갔다. 글귀는 ‘접화군생(接化群生)’, ‘접화군사(接化群死’였다. “서로 접하면 산이 막 군생해서 생명이 온 세상을 덮는다. 지금은 서로 접하면 군생이 아니라 군사야. 엑세스하면 댓글이고 뭐고 죽여. 그래서 접화군생으로 가야하는 거야. 경기도는 다양성이 있고 항상 열려져 있는 사회로 변혁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이야.변혁은 주연부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시대의 지성 이어령 교수, 그 변화의 물꼬와 주역이 경기도와 창간 28돌을 맞는 경기일보가 맡아주길 바랬다. 김동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