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삼산경찰서, 34년 전 헤어진 부자 상봉 도와

“아들을 찾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고맙습니다.” 수십년 전 헤어졌던 부자가 경찰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상봉했다. 2일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34년 전 당시 8세이던 A씨(41)는 배가 아파 공중화장실을 찾아 나섰다가 집을 잃었다. 할머니와 살다가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 지 일주일만이었다. 그렇게 아버지와 생이별의 아픔을 겪은 그는 계속 보호시설에서 자랐다. A씨의 아버지 B씨(66)도 아들을 찾으려 사방을 찾아다녔지만, 결국 찾을 수가 없었다. 수십년을 아들을 그리워하면서 지내던 B씨는 ‘장님 문고리 잡는 심정’으로 또다시 경찰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삼산서 여성청소년 수사팀은 당시 비슷한 나이 아동 57명의 이름을 파악하고 일일이 연락하는 등 6개월간의 끈질긴 수소문 끝에 B씨의 아들인 A씨의 행방을 찾아냈다. 결국 A씨와 B씨는 지난 1일 경찰서에서 극적으로 상봉했다. B씨는 “끈질기게 찾아준 경찰관들에게 정말 고맙다”며 “앞으로 행복하게 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지용 삼산경찰서장은 “앞으로도 실종 아동 신고가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수사해 가족이 헤어지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덕현기자

돼지농장 구제역 백신항체 저조

경기도가 대기업으로부터 위탁 받아 사육하는 돼지농장의 구제역 항체를 집중적으로 검사한다. 2일 도북부청에 따르면 도축산위생연구소는 최근 구제역 감염항체가 검출된 용인지역 3개 농장 중 2곳이 대기업 계열화 농장임을 감안, 이달부터 9월까지 도축장 출하 돼지를 대상으로 구제역 항체검사를 집중 시행한다. 올해 상반기 사업평가에서도 개인농장의 구제역 백신항체 저조농가비율은 6.1%이지만 계열화 농장은 11.9%로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이번 검사에서 대기업 위탁농장에서 도축장으로 출하하는 돼지에 대해 농장마다 10마리를 채혈, 감염 항체와 백신항체 2가지를 모두 검사할 방침이다. 감염항체가 검출되거나 백신항체가 검출되지 않은 돼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방역에 취약하다는 의미이다. 검사에서 감염항체가 검출된 농장의 경우 이동제한 조치한 뒤 사육동마다 16마리씩 환경검사하며 그 결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고 감염항체만 있으면 3주 뒤 같은 검사를 해 이상이 없으면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한다. 또 백신항체 검사에서 항체형성률이 낮은 농가에 대해서도 사육동마다 16마리씩 확인검사를 해 항체형성률이 30% 이하로 나오면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한편, 도내 계열화 농장은 돼지사육 전체 1천324개 농가 중 185개 농가로 13.4%를 차지하고 있다. 임병규 도 축산위생연구소장은 “대기업 위탁 농장의 경우 비용만 받고 돼지를 사육한 뒤 납품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소홀히 하는 등 방역의식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사료나 가축운반차량이 농장을 순회 방문하기 때문에 질병전파위험이 커 꼼꼼한 방역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창학기자

“만 60세 이상만 지원해 주세요”…고용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 나선 외식업계 프랜차이즈

일자리 부족으로 경력단절 여성과 노인, 장애인 등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고용 취약계층 맞춤형 일자리 제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프랜차이즈 주스전문점 쥬스식스에 따르면, 최근 가맹점에서 과일 등 식재료 관리 담당 직원을 채용하면서 “만 60세 이상만 지원해 주세요”라는 머리글을 채용 공고로 내걸었다. 담당 업무는 가맹점에서 매일 수급되는 과일 등의 식재료 관리, 손질이다. 쥬스식스는 매장 내 시니어층의 고용 방안을 찾은 결과 주부경력을 가진 60세 이상 여성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기에 식재료 관리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취업을 원하는 여성 노년층에게는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어 가맹점에 이들의 채용을 장려, 현재 수십 개 가맹점에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랜드파크는 지난 3월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협약을 맺고 애슐리, 자연별곡 등의 브랜드를 통해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장애인 고용을 시작해 지난해에는 장애인 의무고용률(2.7%)을 훨씬 웃도는 3.65%까지 장애인 직원의 비율을 높였다.올해엔 장애인 고용률을 4%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스타벅스는 지난 2013년부터 육아로 퇴사한 경력단절 여성을 다시 채용하는 ‘리턴맘 프로그램’을 진행해 현재까지 70여명의 여성들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리턴맘은 스타벅스에서 근무했던 여성이 육아 등의 문제로 퇴사하고 나서 다시 근무를 원하면 시간 선택제나 정규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제도다.회사로서는 재교육 등의 투자 없이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능숙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고, 경력단절 여성은 경력을 모두 인정받고 안정적으로 재취업 할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정자연기자

[의정단상] 더민주 전대 키워드 ‘유능한 경제정당’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제1야당의 얼굴을 뽑는 선거치고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원내대표 경험조차 없는 인물들의 ‘신인왕전’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처럼, 더민주 전대 또한 ‘마이너 리그’로 취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4명이 입후보하여 5일 예비경선에서 1명이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는 정도가 겨우 관심을 끌 정도이다. 하지만 이번 더민주 전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민에게 수권정당으로서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과 철학을 보여줄 기회이다. 그런데도 당 안팎에서는 이번 전대가 현재 유력하게 떠오르는 후보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마케팅 싸움 정도로 비춰지고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 현재의 상태에 안주하여 ‘편안한 전대’를 치르고 내년 대선을 준비한다면 2012년처럼 ‘무난한 패배’로 귀결될 수 있다는 애정어린 충고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지금이라도 당권 주자들이 민생을 살려낼 국정운영의 전략과 실현 가능한 정책들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진보정권 탈환 프로젝트로 전대의 성격이 재설정 되어야 한다. 20대국회 개원과 더불어 열린 첫 번째 의원총회에서 123명의 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다짐하던 초심을 잊어선 안된다. 우리가 잘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는 겸손, 어떠한 상황에서도 서로 물고 뜯어서는 안된다는 단합, 국민이 먹고사는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경제. 이것들이 키워드이다. 더민주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지난 4ㆍ13총선에 나타난 민심을 정확히 읽어낸 다음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는 노력에서 출발해야 한다. 더민주가 지난 총선에서 경기 60석 중 40석을 차지하는 등 수도권에서 압승하여 제1당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득표율이 국민의당에 뒤처져 3위에 머물고 텃밭인 호남에서 왜 참패했는지에 대한 성찰적 반성이 필요하다. 더민주가 정권교체를 쟁취해내려면 유능한 경제정당, 책임있는 수권정당으로 체질부터 환골탈태해야 한다. 새누리당 10년 집권의 적폐를 청산하고 침체된 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 대안정당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민생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이번 당권 경쟁도, 내년 대선후보 경선도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지금 우리는 가계부채 1천200조원, 국가부채 600조원이 넘는 빚더미 공화국에 살고 있다. 청년들이 일자리 절벽에 막혀 헬조선, 흙수저라고 자조하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심화로 상위 10% 고소득층이 국민 전체 소득의 45%를 벌어들이는 ‘아시아에서 불평등이 가장 심한 국가’로 전락했다. 이럴 때일수록 더민주가 국민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집권 이후의 미래비전과 구체적 정책대안을 제시해 이번 전대를 계기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더민주가 반기업적 정서를 가진 세력이 아니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우리 헌법이 보장한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한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국민이 “야당에 정권을 맡겨도 되겠다”고 동의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젊고 유능한 젊은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앞다퉈 창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고, 그들을 강소기업으로 키워내 우리나라를 G7으로 이끌어낼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이 필수적이다. 재벌의 불합리한 소유구조, 지배구조, 의사결정 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개혁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경제민주화이다. 더불어 이번 전대를 통해 선출되는 당대표는 ‘더 큰 민주’를 만들어내는 통합의 리더십을 추구해야 한다. 전대 이후 대선이 가까워지면 정치권의 질서가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개혁적 진보세력과 함께 합리적 보수까지 아우르면서 기업, 금융, 과학기술, 문화예술 등 국가경영에 필요한 각 분야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 더민주가 가야 할 길은 유능한 경제정당, 듬직한 안보정당, 실력 있는 민생복지정당이다. 이번 전대는 이를 실현하여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김진표 국회의원(더민주·수원무)

[삶과 종교] 낙타에게 배우는 지혜

덥다. 더워도 너무 덥다. 지구가 펄펄 끓는다. 정상이 아니다. 우리 앞집도, 윗집도 줄줄이 에어컨을 달았다. 관악산 아랫자락 동네라 에어컨 없이 살아도 견딜 만했었는데, 올해는 도저히 못 참겠다. 과거에 없었던 여름이라더니, 정말 해도 너무한다. 2008년 우리나라에서 폭염특보제를 시행한 이래, 5월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건 올해가 처음이란다. 작년만 해도 7월에 내려졌다는데, 두 달이나 앞당겨졌다. 역사상 가장 무더운 여름이다. 더 끔찍한 건 이 소리를 매년 듣고 있다는 사실! 여름은 계속 길어질 것이다. 그러면 에어컨을 사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이다. 더우니까 에어컨을 켜고, 에어컨 때문에 더 더워지고, 그러니까 또 에어컨을 안 틀 수 없고, 그러니까 또 더워지고… 악순환이 꼬리를 문다. 변압기 과부하로 전기가 끊어지는 사고를 연일 접하면서도, 원자력 에너지에 의존하는 삶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문득 낙타를 떠올린다. 드넓은 모래사막을 배경으로 긴 눈썹을 휘날리며 먼 데를 응시하는 모습이 여유만만하다. 그 큰 몸집을 가지고 척박한 사막에서 살아간다는 게 영 신통한데, 비밀은 등에 붙은 혹에 있단다. 그곳에 지방을 가득 저장해 두어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도 몇 달은 거뜬히 버틸 수 있다. 심지어 이 혹도 지역에 따라 개수가 다르다니, 얼마나 알뜰한 동물인지 모른다. 북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에는 단봉낙타가, 중앙아시아에는 쌍봉낙타가 산다.필요하지 않으면 굳이 더 가질 필요가 없다는, 잉여를 철저히 배제한 삶의 자세랄까. 원래 아메리카 대륙에서 살던 낙타가 왜 아시아로, 아프리카로 옮겨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빙하기 때 삭막한 경쟁을 피해 옮겨간 곳이 사막이었다는 것, 도무지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사막에서 살아남으려니 몸이 거기에 맞게 적응했다는 것만이 지금까지 알려진 설이다. 낙타는 오늘도 유목민과 여행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가 되어 사막을 횡단한다. 제 등에 붙은 혹도 무거우련만, 남의 짐까지 나누어진 채 묵묵히 사막을 건넌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인간에게는 생각하는 능력이 있기에 다른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또 누가 그러던가. 솔직히 낙타만도 못한 게 인간이다. 남의 짐을 나누어지기는커녕 남에게 자기 짐을 떠넘기려고 기를 쓴다. 이대로 살다가는 자기도 남도 다 멸종될 걸 알면서도 꾸역꾸역 그냥 산다. 인간만큼 생각 없이 사는 동물도 드물다. 성경에도 낙타가 등장한다. 예수 가라사대,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를 지나가는 것이 더 쉽다”고 말씀하신 대목이다. 혹자는 ‘낙타’의 헬라어 발음 ‘카멜로스’가 ‘밧줄’을 뜻하는 ‘카밀로스’와 비슷해서 생긴 번역상의 오류라고 말한다. 아무렴 어떤가. 풍요와 편리에 중독된 삶은 하나님 나라와 멀다는 뜻만 헤아리면 족할 것을. 마음은 평화로운 낙타처럼 살고 싶은데, 몸은 자꾸만 세속의 정글을 향하는구나. 남보다 더 많이 갖고 더 편하게 살고 싶어 안간힘을 쓰는구나. 큰 에어컨을 사면 작은 에어컨까지 덤으로 준다는 ‘1+1 행사’는 또 얼마나 유혹적인가. 아무래도 혹을 키워야 하려나 보다. 영리한 상술에 넘어가지 않고, 자기만의 고유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마음의 근육 말이다. 뚜벅뚜벅 사막을 걷는 낙타가 내 스승이다. 구미정 숭실대학교 초빙교수

[천자춘추] 번아웃 키즈, 우리 사회에는 없는가

대부분의 초ㆍ중ㆍ고등학교가 지난 주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학교가 한산해지는 여름방학이 되면 청소년시설은 일년 중 가장 바쁘고 활기찬 시기를 맞는다. 학기 중에 하기 어려운 캠프나 봉사활동, 국내외 교류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고자 발걸음이 분주해지기 때문이다. 필자가 맡고 있는 육성재단에는 다종다양한 시설이 있는데 여름방학이 되면서 청소년들이 부쩍 많이 찾는 곳이 있다. 바로 체육관, 수영장 등 스포츠 시설과 도서관이다. 스스로 왔든 등 떠밀려 왔든 간에 청소년기 운동과 독서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신간도서 번아웃 키즈(Burnout kids)가 화제가 됐다. 알다시피 번아웃 증후군은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아 나중엔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아도 무감각해지는 소진(消盡) 상태를 말한다. 때문에 이 단어는 주로 한 분야에서 전력투구하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계속 노출된 성인들에게 쓰였다. 그런데 저자 미하엘 슐테 마르크보르트는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청소년 중에 통상적 범주를 벗어난 아이들을 발견한다. 이들은 늘 잘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여러가지 정서적 장애와 불안증을 보인다. 사춘기의 특권인 열정과 호기심 대신 무기력과 탈진에 빠져버린 것이다. 이 책이 화제를 모은 것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의 학업 스트레스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 극단적인 선택까지 가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그 해법은 우리 사회 전체가 해내야 할 과제이지만, 지금 당장 작은 단위에서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 운동은 신체의 균형발달뿐만 아니라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해준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쉬운 방법이면서 체력과 집중력을 길러줘 결국은 학업에 도움이 된다. 또한 농구나 축구 같은 운동경기는 리더십과 협동심을 키워 주고 규칙의 존중 등 민주시민의 기본 소양을 자연스레 익히게 된다. 빌 게이츠는 어린시절 하기 싫은 건 죽어도 안하는 고집불통이었지만 성공한 뒤 이런 말을 했다. “아버지가 주신 최고의 조언은 운동을 못하는 내게 밖에 나가 놀라고 한 것이다.” 실제로 빌 게이츠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수영, 축구, 미식축구 등에 도전하도록 했고 이런 교육은 그가 창업한 뒤 리더십과 도전정신을 갖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올여름에는 청소년들이 운동과 야외활동을 많이 하도록 배려해줬으면 한다. 온가족이 가까운 공원에서 함께 운동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김영규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이사장

[사설] 성주 내려가 선동만 하고 온 국민의당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성주군민 앞에서 말했다. “평화 통일이란 성주 참외를 왜관역에서 싣고 압록강을 건너 만주 땅에서도 팔고 시베리아에 파는 날을 만드는 게 국민의당의 평화통일 정책이다”. 군민들이 환호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우리는 성주를 포함해 대한민국 땅 그 어디에도 사드가 배치돼선 안 된다고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모두 발언에는 25차례나 군민의 박수가 쏟아졌다. 사드의 출발은 북한의 핵이다. 한두 발에도 남한 주요 지역이 불바다로 변할 무기다. 그 핵무기가 북한 무기고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사드가 북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가장 유효한 방어 기술임에 틀림없다. 사드를 반대하는 걸 뭐라 할 순 없다. 일부 시민단체도 반대하고, 성주 주민들은 더 반대한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달라야 한다. 원내 세 번째 정당이다. 대안을 함께 말해야 한다. 그런데 대안이 안 들린다. 성주군민에게 내려간 집단행동의 실체는 선동 이외 아무것도 아니었다. ‘성주 참외를 시베리아에 팔자’며 감성에 기댔고, ‘사드는 어디에도 안된다’며 거부감만 부추겼다. 그뿐만 아니다. 정 의원은 “북한이 미사일을 성산포대에 겨냥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 러시아 미사일과 핵이 성주 성산포대를 겨냥해 배치될 것”이라고도 했다. 누가 봐도 성주주민을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는 자극적 발언이다. 안 그래도 사드 정국을 핑계로 하는 반(反)국가적 언행이 곳곳에서 넘실댄다. 대한민국 교수와 전(前) 청와대 비서가 중국 언론에 ‘사드 반대’ 기고문을 싣기도 했다. 이런 주장들의 공통적인 문제는 논리의 불균형이다. 즉, 사드 배치의 불합리성은 설명하면서 사드 배치의 원인은 외면하고 있다. 북핵을 말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국민의당이 꼭 그렇다. 대책 없이 반대만 하고 있다. 감성을 매달려 불안감만 키우고 있다. 국민의당의 성주방문은 당내에선 7월 중순부터 얘기됐었다. 그때마다 박 위원장은 ‘국회 차원에서 풀 것’을 강조하며 미뤄왔다. 모르긴 해도, 국회에서 풀겠다던 박 위원장의 소신에는 이유가 있었을 게다. 그러다가 갑자기 입장을 바꿔 성주를 방문했고 주민들을 선동했다. 국내 외에 사드와 관련된 사정변경이 목격되지 않는다. 그런데 국회에서 풀겠다는 뜻을 접고 현장을 찾아 선동했다. 우리는 그 이유가 궁금하다. 듣기에 1일 성주는 국민의당 전당대회를 방불케 했다고 한다. 국민의당과 소속 의원들에 대한 환호가 이어졌다고 한다. 혹여라도 국민의당이 이런 눈앞의 성취감을 택한 것이었나. 그랬다면 패착이다. 수권정당이 되고자 하는 공당(公黨)의 모습은 아니었다. 성주군민의 원성 속에도 “사드 배치 자체는 찬성”이라며 깊은 고민에 쌓여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원숙함을 배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