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 명룡대전 속 원희룡 현수막 보니 [4·10 총선]

국민의힘 원희룡 인천 계양구을 예비후보의 사무실 건물 외벽에 결린 현수막을 두고 시민들의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더욱이 불과 500여m 떨어진 곳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역 사무소가 있어 두 곳의 사무실을 중심으로 이 대표와 원 예비후보의 ‘명룡대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7일 오후 5시30분께 인천 계양구 인천도시철도(지하철) 1호선 계산역 인근 원 예비후보 지역사무소 앞 거리. 흰색 사무소 건물 외벽에는 가로 9m, 세로 14m 길이의 붉은색 현수막이 걸려 있다. 현수막 바탕엔 원 예비후보의 얼굴 사진이 흐릿하게 들어가 있다. 그 위에 이름 세 글자가 각각 ‘원’은 기호로, ‘희’는 문자, ‘룡(용)’은 동물 문양으로 적혀 있다.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붉은 바탕에 검정색 글씨가 있는 큼지막한 현수막에 눈길을 주며 길을 걸었다. 다만, 이를 보는 유권자마다 의견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주민 박창현씨(31)는 “붉은색 현수막이 건물에 큼지막하게 걸려 있으니까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며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반면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신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A씨는 “붉은색 현수막이 너무 크게 붙어 있어 마치 부적 같고 음침한 분위기도 난다”며 “꼭 이렇게 튀는 현수막을 걸어야 했나 싶다”고 했다. 한편, 원 예비후보 지역 사무소로부터 불과 500여m 떨어진 건물 3층에는 이 대표의 지역 사무소 건물이 있다. 이 건물 4층에서 원 예비후보 사무소를 바라보니, 원 예비후보의 붉은색 현수막이 잘 보인다. 지역 정치권에선 명룡대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원 예비후보측의 현수막 의도가 엿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원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이 대표 사무소에서 잘 보이도록 큰 현수막을 건 것”이라며 “이 현수막은 원 예비후보가 계양에서도 ‘전심전력’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정치 생명을 걸겠다는 강한 의지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원 예비후보의 현수막에 대해선 관심두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도 대형 현수막을 걸기 위해 계양구 등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 “경기도 균형 발전... 언론과 소통강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갑진년(甲辰年) 설 명절을 맞아 경기도민을 비롯해 경기지역 언론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 균형 발전 실현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7일 경기일보사를 직접 방문해 경기일보 신항철 대표이사 회장, 이순국 대표이사 사장 등 임원진과 함께 차담회를 가졌다. 김 지사는 “지난해까지는 도정 안정화를 위해 정신없는 시간을 보낸 것 같다”며 “올해부터는 도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도정에 반영하는 데 적극 나서려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김 지사는 지난해 9월에 이어 이달 2일과 6일 현장 곳곳에서 92조원 규모 경기 북·동·서부 대개발 구상을 소개, 그간 경부축(서울~부산) 개발 집중으로 소외된 지역 균형 발전 청사진을 제시했다. 신항철 회장은 김 지사에게 “국회를 비롯한 지역 정치권이 각자의 시·군, 지역구를 위해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도’를 위해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김 지사를 비롯한 지역 인사들이 민의를 대변하는 지역 언론과 소통하며 경기도, 도민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지난해 도지사 공관에서 지역 국회의원들과 만남을 가지며 힘을 합쳐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올해부터 지역 언론과 정치인, 도민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그의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맞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결정한 데 대해서는 “큰 방향에서는 같은 입장이기에 일단 환영한다”면서도 “(준위성 정당 결정 등) 구체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일부 아쉽다. 제대로 된 정치 개혁을 위해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지사는 지역 발전과 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정 방향에 많은 성원과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김 지사는 “이번 명절에는 가족과 떡국을 먹고 어머니를 찾아봬 차례를 지난 뒤 휴식을 취하면서 도정을 구상하려 한다”며 “도민 모두 따뜻한 명절을 보내길 바라며 도민을 위한 여정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고] 경인식약청, 올해도 국민 건강∙식품 안전에 최선

가끔 아내와 함께 집 근처 대형마트를 들러본다. 지하에서부터 시작된 나의 쇼핑 루트는 식료품 코너와 푸드코트에서 늘 지체하게 된다. 위생, 안전, 소비기한 등의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맴돌고 눈과 손은 이미 진열된 식품에 가 있는 나를 보게 된다. 공직 27년의 직업의식(병)이 이런 것인가. 나도 모르게 웃음 짓는다. 누구나 알고 있을 테지만 백화점, 마트, 재래시장 등에서 가장 넓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조리식품, 과자, 음료, 주류 및 건강기능식품 등 식품 매장일 것이다. 이들 제품은 올바른 소비기한은 물론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고 영양 및 안전 정보 등 각종 표시 사항을 제공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필자는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곳은 1996년 신설 이후 현재까지 관내 해썹(HACCP) 평가, 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GMP) 관리, 식중독 예방 활동 및 업체 지도 점검 등으로 국민 생활에 밀접한 식품·의약품 등의 안전 관리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식품 소비 트렌드와 경인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한 안전 관리 및 사전 예방 활동 등에 집중해 관내 먹거리 안전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첫째, 식품 소비 동향 및 환경 변화를 반영한 중점 관리 대상을 정하고 선제적 안전 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식품 소비문화는 크게 바뀌었다. 비대면 주문 문화가 일상화되고 무인 자동화시스템이 많이 보급되고 있다. 아울러 건강기능식품, 의료용도식품 등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밀키트 등 가정간편식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소비가 늘어나는 가정간편식, 비건식품 및 디저트류 등에 대한 수거·검사와 무인판매점, 다소비 식품 제조업체, 인기 배달음식 조리업체 등에 대한 특별점검 등을 강화하는 등 국민이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주력하고자 한다. 둘째, 경인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한 식중독 예방 활동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1일 평균 20만여명에 달하는 인천공항이 관내에 있다. 설 연휴에도 항공권 예약이 전년 대비 29%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고 있어 공항 이용자들의 식품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입점 식품접객업소 등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 청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협업해 입점 업소에는 위생 진단 및 교육의 현장 지원을, 공항 이용자 대상으로는 식중독 예방 홍보 캠페인 등의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셋째, 우리 청은 식중독 사고 등 식품 안전 이슈에 신속히 대응하고 부정·불량식품 등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하는 등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본연의 업무에 적극 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투명하고 정확한 행정 서비스와 소통을 위해 각종 정책 설명회 및 간담회를 개최하고 관련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등으로 식품 위생 및 안전 의식을 고취할 예정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우리 청 식품 안전 행정에 대한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9-⑥ 영원한 휴식 장소 미틀라 '지하 무덤'

단지 동쪽 건물에는 통치자, 북쪽 건물에는 고위 사제들이 묻힌 무덤이 있는데 구전에 따르면 사포텍인은 미틀라를 ‘산 자와 죽은 자의 세계를 잇는 관문’이라고 했다. 궁전 아래는 머리를 깊이 숙이고 몸을 움츠려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곳을 통과하면 지하 공간에 다다른다. 고고학자는 인신공희(人身供犧)로 희생된 시신을 안치한 곳으로 추정한다. 에스파냐 선교사 부르고아는 미틀라와 주변 사포텍 도시 유적지를 방문한 기록을 1674년 책으로 출판했다. 그는 4개의 방이 서로 연결된 광대한 지하 사원을 묘사했다. 첫 번째는 기도 공간으로 사용했고, 두 번째 방은 대제사장이 묻힌 곳이며, 세 번째는 왕족들이 화려한 세속 물품과 함께 묻힌 곳이다. 그리고 마지막 방에는 깊은 동굴로 이어지는 돌문이 있다고 기록했다. 미틀라는 부르고아가 이곳을 찾기 훨씬 전인 1520년대 에스파냐 선교사와 군사 탐험대가 이미 이곳을 다녀갔고, 그들은 미틀라를 종교 중심지로 우야 타오라고 불리는 대제사장이 신전에 거처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사포텍인은 영원한 휴식 장소 료바(Lyobaa)로 알려진 미틀라를 ‘지하 세계 입구’라고 믿었다. 이곳을 탐험한 선교사로부터 지하 방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앨버커키 대주교는 1553년 “‘지옥으로 가는 뒷문’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마귀가 바깥 세상으로 나오지 못하게 돌로 벽을 쌓고 미틀라를 파괴하라”고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