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공요금 인상 억제, 포퓰리즘 아니다

1월분 공공요금 고지서가 나왔다. 전기료와 도시가스요금이 크게 올라 폭탄고지서가 날아올 것이라 예상했지만 받고 보니 ‘핵폭탄급’이라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1월에 기록적 한파가 이어져 난방수요가 급증, 이달에 더 많은 금액이 청구됐다. 식당·카페·목욕탕 등 자영업자, 화훼농가, 전통시장,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모두 시름이 깊다. 일반가정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가정용 전기·도시가스 등 연료물가가 1년 새 30% 넘게 상승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38.2%) 이후 24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기요금은 1년 전보다 29.5% 늘었다. 도시가스요금도 지난해보다 36.2% 올랐다. 문제는 전기·가스요금 상승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정부는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지난해 말 기준 9조원을 넘어 올해 가스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2분기 추가 요금 인상이 점쳐진다. 전기요금도 2분기에 큰 폭의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가는 치솟는데 월급은 제자리인 중산층과 서민, 취약층엔 더없이 고통스러운 나날이다. 난방비 폭탄 때문에 보일러를 제대로 틀지 못했다는 이들이 상당수다. 인건비, 재료비 인상에 한파 속 전기·가스요금까지 오르면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나 소기업들의 근심도 깊다. 연료비가 특히 많이 드는 목욕탕업계나 화훼농가에선 폐업하는 이들이 늘었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이어 버스, 전철, 택시, 상하수도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도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서민들은 고통을 호소하는데, 총리란 사람은 “오르는 공공요금을 짓누르는 정책은 포퓰리즘”이라고 하니 기가 막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7일 난방비 인상 등에 대한 정부 대책이 미흡하다는 야당의 지적에 “전체적인 재정이 어려운 과정에서 재정을 고려하지 않고 국민 부담만 줄인다면 국가가 운영될 수 없다”면서 “국민에게 참아주십사 해야 할 것은 참아주십사 말씀드려야 한다”고 했다. 총리의 뒤떨어진 현실 인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09개 제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의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해 ‘부담이 된다’는 응답이 94.9%였다. 소상공인협회의 소상공인 1천811명 조사에서도 난방비 인상에 99%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소상공인들은 13일 정부와 국회에 소상공인 에너지 지원 법제화를 요청했다. 정부는 경제난에 허덕이는 국민 고충을 살펴 공공요금 인상 폭과 시기, 속도 등을 조절해야 한다.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 서민 부담을 최소화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공공요금 안정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모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김종구 칼럼] 안기부 흑금성 공작이나, 경기도 김성태 작업이나

바닥 인생 경험이 같다. 흑금성이 폐인의 길로 치닫던 과거가 있다. 술과 도박에 빠져 지냈다. 현역 군인에게 용납될 리 없었다. 더구나 국군정보사령부 소속이었다. 군 검찰이 나섰고 강제 예편을 당했다. 이게 전부 쇼였다. 북한 접근을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 예편과 동시에 안기부 해외공작실 요원(4급)이 됐다. 대북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가로 위장했다. 공동 설립한 아자(AZA)라는 회사의 전무를 맡았다. 이걸로 북한에 접근했다. 쫓겨난 군인, 의심 받지 않았다. 김성태도 현재와 어울리지 않는 과거가 있다. 폭력조직에 몸담았었다는 논란이다. 이를 짐작케 할 만한 전과도 있다. 불법 도박장 개장 혐의(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 대부업법 위반 혐의(벌금 1천500만원) 등이다. 2010년 경영난에 빠진 쌍방울을 인수했다. 쌍방울의 2021년 매출은 970억원이다. 이제 전북을 대표하는 기업인이다. 이런 그가 북한과 통해 오고 있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메신저 역할이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돈 다발 퍼주기도 같다. 흑금성은 모든 관계를 돈으로 풀어갔다. 처음에는 조총련 라인을 이용했다. 북한 국가보위부장 김명윤과 연결했다. 이후 북한 베이징 대표부의 리철(혹은 리호남)과 교류했다. 대남 공작기구인 정찰총국 소속 요원이다. 소위 ‘경제일꾼’으로 활동하던 경제통이다. 둘 관계의 접점도 당연히 돈이었다. 북한에서의 광고독점권을 추진했다. 천문학적인 돈을 북측에 약속했다. 그 결과가 남한 가수 이효리와 북한 무용수 조명애의 삼성 애니콜 광고다. 김성태도 말만 하면 현금을 풀었다.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가 창구였다. 부위원장 리종혁, 부실장 송명철 등과 교류했다. 주어진 화두는 ‘이재명 경기도’였다.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업무’를 줬다고 한다. 오늘 현재 검찰 공소장에는 그렇다.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비용을 북한에 지원해 달라.’ 즉시 500만달러를 송 부실장에게 줬다. 북측이 ‘이재명 지사 방북에 돈 300만불이 필요하다’고 했다. 송 부실장에게 또 보냈다. 쓰이다 버려짐도 같다. 흑금성의 몰락은 1997 대선이었다.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며 세상이 바뀌었다. 김대중 낙선 공작 전모가 드러났다. 북한에 도발을 요청했다는 사건이다. 흑금성은 선거 직전 동아줄을 잡는다. 김대중 후보 측에 공작 사실을 전했다. 하지만 신분이 드러난 요원에게 앞날은 없었다. 바로 그 김대중 정부에서 해고됐다. 해고 위로금 3억원이 보상의 전부였다. 2010년, 그의 이름이 다시 등장한다. 이중간첩죄로 인한 구속이다. 6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김성태의 몰락도 대통령선거였다. 이재명 후보가 졌다.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그중에 쌍방울 의혹도 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대북 사업 후원 의혹이다. 도피 중이던 그가 포박된 채 인천공항에 들어왔다. 20일 동안 조사를 받았고 기소됐다. 그의 공소장에 정치인 이름이 그득하다. ‘이화영 부지사가 돈을 주라고 했다’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을 보냈다’.... 그런데 ‘정치인’은 그를 모른다고 한다. 몇 년은 교도소에 있어야 할 것 같다. 누굴 탓하나. 자업자득이다. 흑금성의 대북 교류. 안기부가 기획한 음습한 놀이였다. 그 판에서 돈 뿌리며 실컷 놀았다. DJ 선택도 계산 빠른 정치 행위였을 뿐이다. 이명박 정부에 의한 조작? 이중간첩 누명? 누굴 원망하나. 몰래 한 거래의 끝이란 게 그런 거다. 김성태의 대북 교류. 이건 경기도가 짜놓은 뒷거래였다. 이 판에서 돈 뿌리며 으스댔다. 김정은 친서 흔들며 자랑했다. 북한 광물 다 차지할 것처럼 떠들었다. 그래 놓고 이제 다 폭로한다고? 누가 누굴 탓하나. 26년 전, 안기부의 흑금성 뒷거래. 불법이었다. 3년 전, 경기도의 김성태 교류. 불법이었다. 바뀐 게 없다. 몰래 만나고, 몰래 돈 주고... 들통나면 ‘난 모른다’며 빠지고.... 다 그대로다.

[함께하는 인천] 대통령은 국민 누구와도 함께할 수 있어야

대통령이 아닐 때는 아랫사람 군기 잡듯 큰소리쳐대던 자들이 대통령이 되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신하를 자처하며 충성 경쟁을 하고, 자신은 대통령과 가까운데 저자는 대통령과 가깝지 않다고 주장하며 촌극을 벌이고 있다. 5년 임기의 유한한 권력자에 들러붙어 자신의 입신출세를 탐하는 국회의원들의 변치 않는 모습에 연민을 느낀다. 자당 모든 이의 지지 속에서 간신히 대통령이 됐는데 같은 당의 인사들이 대통령과 가깝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하고 고마워해야 할 일일 텐데 이를 부정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대통령과 함께 잘하자고 언급하니 감히 대통령을 같은 급으로 취급한다며 펄쩍 뛰기까지 하고 있으니 한국이 만인 평등의 민주주의 국가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최근 대통령실의 각종 멘트는 감히 격이 다른 높은 존재인데 함께하지 말라는 왕과 같은 대통령 설정으로 국민을 놀라게 하고 있다. 대통령은 국민의 손으로 선출돼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공복으로 일하는 자리로, 일정 기간 국가 대사를 결정하는 최고의 권한은 부여받지만, 국민 누구보다 격이 높아 같이해서는 안 되는 권위일 수는 없다. 대통령 주위 인물들의 언행대로라면 격이 높은 대통령과 격이 낮은 국민은 함께할 수 없지 않겠는가? 대통령을 국정 수반으로서 예우함은 마땅하지만, 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일 뿐으로 퇴임 후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권력 집중의 잘못된 법치가 지속되고 있어, 가만히 있으면 왕과 같은 예우도 그러려니 넘어갈 수 있지만, 대통령의 지위나 격을 잘못 거론해서는 유권자인 국민의 반감을 살 뿐이다. 대통령실에서야 대통령을 신처럼 모신다 해도 타인에게 그런 행동을 강요하듯 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대통령의 의중을 주변인들이 함부로 말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많은 정치가가 민주주의를 외치면서도 자신의 권력욕에 눈멀어 여전히 국민을 정치대립의 혼란에 몰아넣고 있다. 이미 인터넷매체의 발달로 직접민주주의를 도입해도 문제없는 세상이 도래했는데, 대의민주주의를 만끽하며 구태의 정치판을 개선하지 않고 있다. 겨우 몇몇 기업과 성실히 일하는 국민의 경쟁력으로 한국의 지위가 유지되고 있는데 그마저 정치가 갉아먹고 있어 지금의 한국호가 얼마나 순항할지 심히 우려스럽다. 국민이 어리석은 탓에 지배자로 군림하는 정치가를 질리지 않고 선출해 추종하고 있지만, 그래도 그중에는 전쟁이 아닌 정치를 하는 자가 나와 국민을 통합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밝은 등불을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지대] 국민취업지원제도

최근 회사를 퇴직한 선배를 만났다. 환갑을 앞둔 선배는 “우리나라 좋은 나라야”라며 말문을 열었다. 구직활동을 하면 정부에서 구직 지원금을 준다는 것이었다. 회사 면접 확인서를 제출하면 한 달에 50만원을 준다고 했다. 재취업을 준비 중인 선배는 아침에 집을 나와 도서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가끔 지인들을 만나며 하루를 보낸다. 정부에서 주는 구직촉진수당 50만원이 큰 도움이 된단다. 사무실로 돌아와 포털사이트를 통해 관련 내용을 검색했다. 장기구직자나 경력단절 여성, 청년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의 구직 활동을 지원해 주는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있었다. 맞춤형 취업지원 서비스와 소득 지원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 취업지원 서비스는 심층상담을 통해 구직의욕과 능력을 파악해 1년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득 지원은 중위소득 60% 이하 저소득층에 생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수당을 지원해 주고 있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과 유사한 것인데 매달 구직활동의무 이행 시 월 50만원에서 최대 90만원(월 50만원씩 6개월·부양가족 1인당 10만원씩 월 최대 40만원 추가 지원)까지 6개월간 지원된다. 한국고용정보원 국민취업지원제도 사이트를 이용하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 취업자 증가폭이 8개월째 감소했다. 고용률도 62%를 기록해 지난 6월 이후 7개월째 내리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청년 시절 IMF 위기로 취업의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때는 지금 같은 지원제도는 물론 일자리가 없어 취업을 못했다. 어려운 경제 여건이지만 그래도 찾아보면 일자리가 있다. 정부가 구직촉진수당도 지급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취업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일자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다양한 지원 정책을 살펴보고 삶의 보람과 생계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구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천자춘추] 한신·아와이 대지진의 교훈

1939년 이후 6차례의 대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에서 지난 6일 또다시 규모 7.8의 강진으로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고 1월6일 새벽에는 인천 강화군 해안가 인근에서도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해 수도권 주민들이 불안에 떨기도 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1995년 1월17일 일본 효고현의 고베시와 한신 지역에서 규모 7.3의 강진으로 6437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지난해 말 그 재난의 흔적을 찾아 인천에서 2시간을 날아 오사카, 고베, 교토지역을 돌며 한신 아와지 대지진의 교훈을 찾아봤다. 고베항 메리켄파크 한쪽에는 지진 복구 과정에서 재건에 노력한 모습을 후세에 전할 목적으로 지진 당시의 모습 그대로를 보존한 지진 메모리얼 파크가 있다. 기울어진 가로등, 솟구쳐 오른 땅을 통해 그날의 아픔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인근 사람과 미래방재센터로 옮겨 생생한 영상을 통해 재해 발생 직후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시청했고 재난 피해자들로부터 제공 받은 귀중한 자료들을 관찰했다. 또 고베시장과 위기관리실을 방문해 재난관리체계에 대해 논의했다. 대응체계는 대체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조직 구성체계를 가졌다. 인상적인 점은 재해 관련 정보를 상세히 수집하고 방재지도, 생활방재 가이드 등 다양한 방재정보를 시민과 공유하는 것이었다. 쓰나미해일스테이션, 시민방재센터 등을 추가로 방문하면서 일본 시민들은 어릴 때부터 재해예방 및 안전에 관한 체험 교육 등을 통해 사고에 대비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으며, 끊임없는 훈련으로 인명과 재산상의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노력은 우리도 배워야 할 점이라고 느꼈다. 평소 가족방재회의를 실시해 광역피난 장소와 피난활동 거점을 확인해 재난 발생 시 피난소에서 합류하는 방식은 우리에게도 꼭 적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진은 발생 당시 커다란 인명 및 재산 피해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복구 과정에서도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불러온다. 갑자기 찾아오는 자연재해를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예방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한신 아와지 대지진의 교훈을 깊이 되새기며 지진의 상처를 이겨낸 도시에서 재난 대응에 관한 우리의 해답을 고민해 본다.

[문화카페] 리얼리즘과 아브젝트 아트

현대의 모든 예술작품들의 묘사 대상을 이분법적으로 ‘아름다운 이상’과 ‘추악한 현실’로 나눈다면 대다수의 예술작품이 ‘추악한 현실’이지 않을까. 한국 영화 예술의 정점인 작품 ‘기생충’이 ‘추악한 계급 사회의 현실’을 표현하며 오스카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듯 말이다. 필자는 예술사 전반에서 예술에 대한 인식이 가장 크게 바뀌기 시작한 때를 리얼리즘(realism)이 등장한 19세기 중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는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재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예술 사조인 리얼리즘이 실제로 예술의 폭을 방대하게 확장시켰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술가의 주관성이 아닌 객관성이 강조되는 리얼리즘이 어떻게 예술의 흐름을 바꿨다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필자의 답은 리얼리즘이 드디어 그 이전에는 하나의 소시민에 불과했던 인간 본연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이것이 예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지점이라는 것이다. 이후로 예술은 더 이상 우상적이고 미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평범한 인간사와 잔혹한 현실 등 리얼리즘, 문자 그대로 사실적인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냉혹한 현실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한편 현대에 와서 예술의 대상은 예술가의 주관적인 관점부터 객관적 사실을 넘어 그 어떤 것이라도 가능해졌다. 예술을 향유하는 관람자, 관객, 소비자, 그리고 독자들은 이제 예술에서 아름다운 부분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을 깨우는 것, 찌르는 것, 그리고 새로운 것과 같은 강렬한 어떤 것에 주목한다. 심지어 이의 연장 선상에서 예술은 그 대상으로부터 더럽고 추악한 것이나 공포 같은 감정을 추구하기도 한다. 현대에 와서야 예술적 대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아브젝트(Abject) 아트’가 그렇다. 아브젝트 아트는 예술적 대상뿐만 아니라 대상 주변의 어둡고 버려진 것까지를 포함한다. 불가리아 출신의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비평학자인 줄리아 크리스테바는 1980년 ‘공포의 권력: 아브젝시옹에 대한 에세이’를 통해 아브젝트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했다. 크리스테바에 의하면 아브젝트는 인간의 배설물이나 정액, 쓰레기, 동물의 사체같이 더럽고 추악하거나 공포감을 주는 것이고 그 대상에 의해 느껴지는 혐오적 감정을 아브젝시옹(Abjection)이라고 하며 이 둘은 우리가 인생에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설명하고 있다. 예술에 대한 시각과 폭이 넓어진 현대에 와서야 주목받게 된 아브젝트 아트는 바로 이러한 아브젝트와 아브젝시옹의 예술적 표현인 셈이다. 때마침 현대미술사에서 아브젝트 아트로 독자적인 방향성을 꾸준히 확립해온 독일 출생의 미국예술가 키키 스미스가 선보이는 미술관 개인전 ‘자유낙하’가 아시아 최초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다. 이 작가의 작품에서 우리는 이상적인 인간의 육체나 그로부터 느껴지는 황홀함 따위는 느낄 수 없다. 특히 그러한 이상적인 육체의 흔한 대상이었던 여성이 철저히 파괴된다. 불편하고 적나라한 인간의 자세가, 파편화된 육체가, 그리고 배설물이 예술의 대상에 대한 기득권적인 인식에 질문을 던지며 전시돼 있다. 흔하지 않은 기회의 이번 아브젝트 아트 관련 전시회는 우리도 모르게 자리 잡은 예술적 대상에 대한 선입견을 파괴하고 그동안 애써 보지 않으려 했던 그 너머에 대해 눈을 뜨게 할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필자가 아브젝트 아트의 중요성을 논하는 것은 마치 전체적인 예술사에 있어서의 리얼리즘처럼 현대예술의 흐름과 확장에 있어 아브젝트 아트 역시 하나의 돌파구가 되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예술이라는 단어가 그토록 매혹적인 이유로 흥미로운 구조의 외연뿐만 아니라 그 안에 존재하는 대단한 복잡함에 있으며 그러한 모습이 우리의 인생과도 닮아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 매력은 우리에게 익숙하고 사소한 이야기가 되기도 했다가 거대한 담론으로 완성되기도 하는 유연한 확장성에 있으며 관념은 돌고 돌아 결국 나 자신과 연계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예술의 본질이자 존재 이유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진료 대기만 3개월 이상... 중증장애인 치과 찾아 ‘삼만리’ [뉴스초점]

“이가 아파서 도저히 밥을 못 먹겠대요. 근데 진료 받으려면 3개월은 더 기다려야 하네요.” 고양특례시 일산동구에 거주하는 어머니 유진희씨(가명·40대)는 지난 2016년 여섯살이던 큰아들 최성문군(가명·13)을 데리고 처음 동네 치과의원을 방문했다. 중증 자폐성장애로 낯선 장소를 유독 겁내는 최군을 보고 치과에선 “우리가 치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씨가 ‘상태만 봐달라’고 애원했지만 그마저 매몰차게 거절당했다. 유씨는 다른 어린이 치과로 걸음을 옮겼다. 상황은 비슷했지만 끊임없이 요청해 마침내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장애 아이를 둔 치과 원장이 이해해 준 덕분이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던 유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낯선 환경에 몸부림치고 소리 지르는 중증장애인 진료에는 어른 3, 4명이 30분 이상 팔다리를 잡고 달래야 해 여건이 어렵다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면 우리 아이는 도대체 어디서 치료를 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해마다 유씨의 고민은 깊어졌다. 최군이 초등학생이 되면서 체격이 커지자 치과 진료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여섯살 이후로는 번번이 진료를 거부당하기 일쑤였다. 유씨는 장애인 부모 커뮤니티를 수소문해 중증장애인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서울의 한 대형종합병원을 찾아갔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진료 예약만 3개월, 치료를 위한 전신마취는 최소 6개월이 걸리며 한번에 70만원의 비용이 든다더라”며 “이마저도 다른 병원에서 피검사와 심전도 검사를 해와야 가능했다. 결국 피뽑기를 못하고 다시 치료해 줄 병원을 찾아다니며 하소연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지금 저희 가족의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15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중증장애인 전담 치과 역시 단 4곳뿐이다. 전국 장애인 구강검진 대상 116만1천556명 중 25만1천247명(22%)이 경기도에 있는 현실(2020년도 장애인 건강보건통계)을 감안하면 경기도 중증장애인에게 ‘치과’는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곳이다.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는 “장애인의 95%는 구강질환으로 고통을 호소하지만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한다. 감염이나 상태 악화를 막기 위해 결국 모든 이를 발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현재 시설로는 예약을 하고도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수준이다. 최소 모든 시·군마다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한 곳씩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증장애인 돌봐줄 ‘권역구강진료센터’ 확대 절실 [뉴스초점]

인력·장비 등 인프라 부족으로 경기도내 중증장애인을 치료할 수 있는 치과가 ‘단 4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최근 법 개정으로 장애인 구강 환자의 일반진료를 시행할 ‘지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보건소에서 치과의원까지 확대됐지만 실제 중증장애인이 제대로 된 치과 치료를 받기엔 여건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5일 보건복지부, 한국장애인부모회 등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중증장애인 치과 치료가 가능한 곳은 도에서 지원하는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도의료원 의정부병원과 국·도비 지원을 받는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인 용인 단국대 죽전치과병원, 일산 명지병원 등 4곳이다. 물리적으로 중증장애인의 신체 억제를 도울 사람이나 장비, 전신마취 여건이 부족한 보통의 치과의원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 나이만 돼도 중증장애인 진료에 부담이 크다는 분위기다. 중증장애인은 혼자 치아를 관리할 수 없고, 보호자의 돌봄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특히 충치와 잇몸병 등을 조심해야 한다. 국립재활원 자료를 봐도 지난 2017년부터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 지속적으로 장애인 다빈도 질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다. 도의료원 수원병원 장애인치과센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복합질환을 앓는 중증장애인 특성상 복용하는 약물에 따라 마취 전 피검사, 심전도검사 등이 불가능하기도 하다”면서 “규모가 큰 개인치과도 치아 엑스레이 촬영에만 3, 4명이 30분 이상 힘을 써야 하며 특히 외부에서 마취과 의사를 따로 섭외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을 맞추는 것도 까다롭다”고 전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치과진료 위탁시설을 보건소에서 치과의원까지 늘리는 ‘구강보건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을 공포했지만, 이 역시 중증장애인 치료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경기 남부권의 한 개인치과 원장은 “진료비나 인건비가 지원되더라도 인력, 공간 확보, 마취 장비 구비 등이 부족한 문제가 있다. 장애인 치료는 사고 위험까지 따르기 때문에 장애인의 치과진료가 얼마나 확대될지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업계와 장애단체는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추가 설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유성 경기도치과의사회 회장은 “경기도는 장애 인구가 전국에서 가장 많고 지역 간 거리가 매우 멀지만 중증장애인을 진료할 수 있는 치과가 부족하고 특히 동부권은 지리적 여건상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며 “이들을 안정적으로 돌봐 줄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추가 설립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올해는 어떤 장비와 인력이 치과의원에 필요한지 기준을 만드는 시간”이라며 “우선 공공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부족한 지자체에 공모 신청을 받아 늘려가는 식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콘텐츠진흥원 ‘가상인간 사업설명회’… 올해 청사진은? [핫이슈]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에 “To Infinity, and Beyond”라는 대사가 나온다. 우주를 찾아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경기도의 한 공공기관이 가상인간을 내세워 ‘무한한 공간’으로의 도약을 처음으로 시도했다. 국내·외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활용해 가상인간 영상을 제작하고, 그를 통해 올 한 해 기관의 추진 사업을 소개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너머’ 5차 산업혁명이 거론되는 시대, K-컬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파격적인 인사말을 전한 경기콘텐츠진흥원의 2023년도 구상을 살펴봤다. ■ 진부하고 뻔한 사업설명회, 이젠 안녕! 경기콘텐츠진흥원(원장 민세희·이하 경콘진)은 지난 14일 오후 유튜브를 통해 1시간20분 분량의 ‘2023년도 사업설명회’ 영상을 선보였다. 온에어, 타입캐스트, 스튜디오 D-ID, CANI 등 국내·외 4가지 서비스를 섞어 제작한 최초의 ‘가상인간 사업설명회’다. 그동안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사업설명회가 다소 상투적으로 이뤄져 왔다면, 이번 설명회는 달랐다. 각 부서(팀)별 ‘특이한 캐릭터’들이 나와 2023년 경콘진의 주요 사업 등을 소개하는 식이었다. 이때 메인 MC는 민세희 원장의 ‘아바타’다. 사업설명회에서 민 원장은 “올해 경기콘텐츠진흥원은 문화경쟁력 K-컬처의 미래와 혁신을 선도하는 진흥기관으로서 ‘성장의 기회가 풍부한 경기도’, ‘문화·예술·여가가 일상이 되는 경기도’ 실현을 위해 총 164개 과제를 진행할 것”이라며 “경기도 콘텐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공익과 참여를 견인해 지속가능한 경영체계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업설명회의 큰 주제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다’로 정해졌다. 세부 주제는 ‘Part1: 장르의 경계를 허물다’, ‘Part2: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다’, ‘Part3: 지역에 콘텐츠를 더하다’ 등 세 가지로 나뉘었다. 구체적으로 ▲콘텐츠 산업 성장을 위한 기회 확대 ▲권역별 창작자·콘텐츠기업 발굴 및 육성 생태계 조성 ▲미래 산업 육성 및 기반 조성 ▲지속가능한 경영체계 확립이라는 4개 추진 전략을 가지고 'K-컬처 산업을 선도하는 콘텐츠 진흥기관'의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이 안에는 경콘진의 올 예산 440억원이 투입된다. ■ 숨은 작가·음악가 모여라…1년 내내 열리는 ‘콘텐츠 축제’ 먼저 콘텐츠산업팀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경기국제웹툰페어’,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사업을 이어간다. ISBN 기준 책 출간 경력이 없는 경기도민은 3월에 모집할 예정인 ‘경기히든작가’에 도전해 작가가 될 수 있고, 공연무대 및 제작 영상이 필요한 실력파 뮤지션은 4월에 ‘인디스땅스’에 참가해 음원을 유통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수원특례시 화성행궁에서 유료관객 8천941명을 모으며 성공적으로 데뷔한 ‘콘텐츠 디지털전환 축제-쿠키’도 올해는 시범사업이 아닌 정규사업으로 추진될 전망(10월)이다. 누구나 올 한 해를 책·음악 등 풍요로운 콘텐츠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들의 다짐이다. ■ 첨단기술의 결합, 그리고 지역과 연계한 신규 콘텐츠까지 문화기술산업팀은 ‘문화기술 콘텐츠 제작 지원사업’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실감형 기술 등 시장 성장기(혹은 성숙기)에 이른 첨단기술을 결합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신(新) 콘텐츠를 발굴하겠다는 의도다. 이 사업의 지원 규모는 총 9억원으로 13개사가 대상이다. 또 지역과 연계한 문화기술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경콘진은 연천군의 유네스코 지질공원인 재인폭포에서 '오르빛 재인폭포'라는 미디어 파사드 전시를 운영했는데, 올해 이 전시를 연장함은 물론 신규 콘텐츠를 추가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영상산업팀 역시 ‘경기도 시나리오 기획개발 지원’, ‘다양성 영화 제작 지원’, ‘경기 로케이션 촬영 지원’ 등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오는 5월부터는 경기도 1인 크리에이터 교육지원'을 시작한다. 단기 과정(100명), 정규 과정(80명), 강사양성 과정(10명) 등을 통해 유튜브 콘텐츠 제작 및 채널 운영 등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자리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5월께 공개된다. ■ IP·영화·애니·음악…경기도 색 살린 신규 아이디어도 올해 새롭게 꾸려지는 사업들도 있다. 첫 번째는 경기도내 콘텐츠 IP를 보유한 기업이나 중소 콘텐츠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하는 ‘K-콘텐츠 IP융복합 제작 지원사업’이다. IP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기반 조성 및 성장 기반 마련,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인기 IP는 프로젝트 사업화로도 지원되며, 홍보·마케팅·시장 진출 등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어 두 번째는 ‘K-콘텐츠 영화·영상물 제작 지원사업’이다. 경기도의 영화와 OTT 드라마 등 제작사가 대상이며 제작에 소요되는 제작비(인건비, 장소사용료, 장비·소품 등 이용액) 일부를 지원한다. 경기도내에서 전체 회차의 50% 이상을 촬영하려는 작품 등이 선발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K-콘텐츠 애니 제작 지원사업’이 공개됐다. 경기도 소재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또는 콘텐츠 기업, 창작자는 2023년 내에 제작을 마친 결과물 등을 통해 작품 제작비를 지원받는다. 이에 대한 공고는 오는 3월 게시될 예정이다. 끝으로 ‘K-콘텐츠 음악 제작 지원사업’을 통해서는 경기도에 연고를 둔 음악인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 자작곡을 보유한 음악 콘텐츠 창작자는 디지털 음원 녹음 및 후반 음향 작업에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글로벌 유통사와 연계한 유통 및 홍보 지원 대상자가 된다. 이때 장르에 대한 제한은 없고 심사 선정 등은 4월께 이뤄진다. ■ “상상력과 기술 만나는 한 해 되길” 이외에도 2023년의 경콘진은 경기게임오디션 개최, 경기글로벌게임센터 운영, NRP기업 육성, XR 스튜디오 바우처 지원, 경기 VR·AR 제작 거점센터 구축 등 각종 사업을 펼친다. 아울러 경기도민 누구나 경콘진 내 동·서·남·북 권역센터별 여러 가지 콘텐츠 성장 지원책도 즐길 수 있다. K-컬처 산업을 이끄는 콘텐츠 진흥기관으로서 콘텐츠 산업 환경이 더 공정해지고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게 경콘진의 목표인 만큼, 이번 사업설명회도 ‘콘텐츠’로 돌아보고자 했던 발상이다. 민세희 경기콘텐츠진흥원장은 “지난해까진 조직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다지는 한 해 보냈다. 검은 토끼의 해 2023년은 여러분의 상상력이 새로운 기술을 만나 더욱 무한하길 바라며 경콘진이 든든한 뒷받침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콘진의 2022년도 주요 사업 성과 및 2023년도 가상인간 사업설명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경콘진 홈페이지 내 자료집 및 유튜브 채널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동연 지사 “경기도내 ‘다음 소희’ 없도록 민생 돌봐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콜센터 현장실습생의 안타까운 죽음을 다룬 영화 ‘다음 소희’를 언급하며 “경기도에서는 넥스트 소희가 나오지 않도록 민생을 돌봐달라”고 주문했다. 김 지사는 15일 오전 도청 다목적회의실에서 주간 실·국장 회의를 열고 “얼마 전에 나온 영화 중에 ‘다음 소희’라는 영화가 있는데 우리 사회의 힘든 부분, 취약계층, 어려운 상황에서 일하는 청년들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영화 제목인 ‘다음 소희’처럼 넥스트 소희가 경기도에서는 한 명도 나오지 않도록 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민생을 돌보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주리 감독의 영화 ‘다음 소희’는 졸업을 앞두고 대기업 콜센터 현장실습을 나간 특성화고 학생 소희가 폭언과 성희롱, 부당한 대우를 받다 세상을 떠나고 형사가 그 죽음의 전모를 파헤치는 내용이다. 2017년 전주 저수지에서 실습 5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여고생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도의회 임시회 첫 도정 연설에서 난방비 지원, 버스요금 동결, 지역화폐 활성화, 중소기업인·소상공인 신용지원 등 ‘민생’을 돌보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난방비 지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와 함께 투자유치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등을 통한 미래에 대한 대비, 실·국 간 울타리를 뛰어넘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 등도 강조했다. 김 지사는 “난방비 문제는 취약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 거의 전 국민에게 아주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안”이라며 “정부에서 보다 폭넓게, 보다 적극적으로 난방비 지원에 대한 적극적인 조처를 해 줄 것”을 촉구했다. 김 지사는 이날 아침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도 “지금 경기침체에 난방비가 이렇게 오른 상태에서 다수가 고통에 시름을 하고 있다”며 “그나마 여러 가지 재정 여건이 좋은 정부에서 보다 과감한 재정의 역할을 통해서 지원 폭과 정도를 높이고 늘려야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