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고에 인력시장도 ‘꽁꽁’… 일용 근로자 ‘더 추운 겨울’ [현장, 그곳&]

“이번 겨울은 유난히 더 춥네요” 25일 오전 4시40분께 수원특례시 권선구의 한 인력사무소. 최저 기온 영하 23도를 기록한 한파를 뚫고 일감을 찾으러 나왔다는 김건호씨(가명·51)는 굳게 닫힌 문을 잠깐 바라보다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 문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자,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일이 없어 오늘은 문을 닫았다. 강추위 탓에 아마 문 닫은 곳이 많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실제로 경기일보 취재진이 권선구와 장안구 등 주변 인력사무소들을 확인한 결과,10곳 중 9곳은 문을 닫은 상황이었다. 같은 날 오전 5시10분께, 근방에서 유일하게 문을 연 장안구의 한 인력사무소에는 일감을 찾기 위한 근로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최정훈씨(가명·56)는 “근처 다른 사무실도 돌아보고 왔는데, 이곳 사무실이 유일하게 불이 켜져 뛰어왔다”며 사무실로 급히 향했다. 다른 지역의 인력사무소 상황도 비슷했다. 안산시 단원구의 한 인력사무소 대표는 “이 추운 날씨에 20명이 넘게 기다렸는데 현장에 2명밖에 못 나갔다”며 “일이 없어 사람들이 쩔쩔 맨다”고 털어놨다. 경기도에 역대급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일용직 근로자들은 일감 부족으로 더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날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54.3(기준선 100선)으로 여전히 50선 수준이다. 지난해 11월에는 12년 3개월 만에 최저치(52.5)를 기록하기도 했다. CBSI는 건설기업들의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수치로, 일용직 노동자들의 일감과 직결되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업계는 공통적으로 코로나19의 여파와 건설경기 침체, 한파 등 날씨 영향 3가지를 어려움의 요소로 꼽았다. 특히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들에 날씨 영향은 절대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인력사무소 대표는 “일정 온도 이하로 내려가면 진행 자체가 어려운 작업들이 많아 겨울은 일용직 노동자들에겐 보릿고개로 불리는 계절”이라며 “당분간은 일감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신규 수주도 줄었고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인해 금리인상으로 건설업계의 체감경기가 많이 어려워졌다”며 “여기에 날씨 등 계절적 영향으로 공사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 현장에서 어려움을 더 깊이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4월부터 주세 올린다… 식당서 ‘맥주 한잔’ 옛말

“맥주 1병당 4천원씩 받고 있는데, 안 올리면 식당이 손해고 올리면 손님이 끊길 것 같아 이래저래 고민입니다.” 수원의 한 전통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명인씨(56·가명)는 최근 발표된 맥주와 막걸리 등에 붙는 주세 인상 소식에 한숨부터 내뱉었다. 이미 지난해 중순부터 음식 가격을 1천원씩 올린 상황에서 술값마저 올린다면 손님들 발길이 더 끊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금 우리 가게는 맥주와 소주를 각각 4천원에 판매 중인데, 가격을 올려도 안 올려도 손해인 상황이라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라고 털어놨다. 광주에서 치킨집을 하는 이영희씨(53·가명) 역시 주세 인상에 걱정이 한 가득이다. 물론 아직 공식적으로 맥주나 막걸리 등의 출고가가 인상된 것은 아니지만, 그간 주세가 오르면 출고가도 상승해 왔던 터라 벌써부터 ‘장고’에 빠진 것이다. 그는 “이 동네에선 맥주, 소주 가격이 5천원이 적정선인데, 다른 가게에서 선제적으로 올리게 되면 그땐 줄줄이 따라 인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맥주와 막걸리 등에 붙는 세금을 인상하며 ‘맥주 8천원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도내 소상공인들은 가격을 올려도 안 올려도 매출에 타격이 가해져 ‘진퇴양난’에 빠진 모습이다. 25일 기획재정부의 ‘2022년 세제 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맥주와 막걸리 등 탁주에 붙는 주세가 3.57% 인상된다. 지난해 물가상승률(5.1%)의 70% 범위 안에서 종량세율을 결정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에 따라 맥주는 ℓ당 주세가 30.5원 올라 885.7원, 탁주는 ℓ당 1.5원 상승해 44.4원이 된다. 이 같은 주세 인상은 결국 출고가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2021년에는 주세가 0.5% 오르자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맥주 출고가를 평균 1.36% 올렸다. 맥주 출고가 인상은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는데, 일반적으로 식당들은 500원이나 1천원 단위로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현재 4천~7천원 선인 맥주 가격은 최대 5천~8천원으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병맥주 8천원 시대’가 현실화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소줏값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데, 소주 공병 가격이 지난해보다 22.2%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비맥주, 하이트 진로 등 주류업계는 일제히 가격 인상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출고가 인상 등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도 많이 올라서 업계도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물가에 연동한 종량세 방식이기 때문에 매년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삶과 종교] 새해를 맞이하여 크게 웃자

설 명절이 지났다. 다 같이 맞이한 설날이라도 느끼는 감정은 저마다 다르리라. 새로운 한 해를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기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지나간 한 해가 아쉽고 더 먹은 한 살 나이가 울적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으리라. 한자리에 모이는 가족들 생각에 즐거운 사람도 있을 것이고,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안 볼 수만 있다면 서로 보기 싫다는 사람도 있으리라. 명절 연휴에 신나게 놀고 편히 쉴 달콤한 계획에 빠진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오히려 명절 휴일이 퍽퍽하고 가슴 무겁게 철렁거렸던 사람도 있으리라. 다 같이 맞이했던 설날이라도 이토록 느끼는 심정이 저마다 다른 색깔과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그래도 웃어야 한다. 인생이란 그렇더라. 높은 산과 같다고. 오르막길도 있고 내리막길도 있다. 평지를 거닐 때도 있다. 꽃길이 펼쳐 질 때도 있고 울퉁불퉁한 돌길이 드러날 때도 있다. 산길을 걷는 것은 한결같지 않다. 인생길도 그렇다. 삶의 걸음 앞에 놓인 길 자락이 한결같지 않다. 저마다 가고 있는 산길도 사람마다 다르다. 보송보송한 흙길로 가는 사람도 있고, 컥컥 숨이 차오르는 바위산도 있다. 어쩌겠는가. 내가 선택한 길은 아니지만 결국 내 앞에 놓인 길인 것을. 그래서 이왕 걸을 길이면 조금이라도 웃으면서 가자. 어차피 가야 할 길인데 인상 팍팍 쓰면서 걸을 것인가. 결국은 가야 할 길인데 노래라도 부르고 흥겨워하면서 웃으며 갈 것인가.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 앞에 놓인 인생의 길은 나의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을 걸으면서 웃으며 갈지, 울면서 갈지는 온전히 나의 선택입니다.” 누가 말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말씀이 참 좋아서 내용은 기억한다. 그래 어차피 갈 거라면 웃으며 가자. 어떤 사람은 말한다. “인생이 퍽퍽해서 웃을 힘도 없습니다.” 그 말도 맞다. 세상 힘든 사람이 오죽 많은가. 뉴스를 보기가 싫어진다. 온통 괴로운 이야기뿐이다. 그런데 그게 세상의 현실이다. 현실이 괴롭다고 마냥 먼 산만 보겠는가. 불교에서는 우리 중생이 사는 세상을 사바세계(娑婆世界)라고 부른다. 사바세계의 뜻은 ‘참아야만 살 수 있는 세계’라는 뜻이다. 교회 다니던 분에게 사바세계의 뜻을 설명하니 무릎을 탁 치며 감탄했다. “스님. 제가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사바세계의 뜻이 마음에 확 와 닿습니다.” 인생의 연륜이 깊어진 분들일수록 동감하는 말씀이 있다. “인생 살아 보니 내 뜻대로만 살아가지가 않더라. 인생 잘 사는 법이 어디 있겠냐. 힘들고 답답해도 꾹 참고 사는 게 인생이지. 어떻게 내 마음대로만 살 수 있겠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사바세계다. 참아야만 살 수 있는 세상이다. 웃을 힘도 없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밥 먹을 힘은 있다. 잠잘 힘도 있다. 어디로 놀러 갈 힘도 있다. 남 욕할 시간도 있다. 하다 못해 숨 쉴 힘이라도 있잖은가. 그냥 웃을 뿐이다. 아무리 괴롭고 답답해도 나의 웃음조차 앗아갈 수는 없다. 웃음은 온전히 나의 선택이다. 화가 나면 화를 좀 낼 수도 있다. 짜증 나면 짜증 낼 수도 있다. 정말 욕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웃어야 한다. 조금 더 웃고, 조금 더 친절하고, 조금 더 내 마음을 닦아 줘야 한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오지 않았다. 늘 현재일 뿐이다. 순간 순간 현재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일단 웃어야겠다. 그리고 자꾸 웃도록 노력해야겠다. 늘 웃을 수 있는 새로운 한 해가 되기를. 모든 분들이 행복하기를 기도해본다.

'부모급여' 지급 시작, "쌍둥이라 140만원 받았어요"

#1. 수원특례시 고등동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해 7월 둘째 아이를 낳았다. 명절 이후 지역 맘카페를 둘러보던 중 평소와 달리 ‘입금 되셨나요?’라는 내용의 글이 많길래 덩달아 통장을 확인하게 됐다. A씨는 “‘아동수당’ 10만원과 ‘1월 부모급여’ 70만원까지 총 80만원에 들어와 있었다”며 “뜻밖의 세뱃돈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 작년 말 쌍둥이를 출산한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주부 B씨는 총 140만원을 얻었다. 주변에선 ‘(아이가) 2명이라 (수당도) 2배’라는 부러움의 목소리가 나왔다. B씨는 “어떤 한 친구의 아이는 2개월 차이로 이번 수당을 받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했는데 저는 쌍둥이 영아 부모라는 이유로 2배가 입금됐다”며 “육아에 전념하던 와중 반가운 소식”이라고 웃으며 전했다. 저출생 시대, 영아를 기르는 가정의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부모급여’가 25일 처음 지급됐다. 부모급여는 지난해까지 만 1세 이하에게 지원되던 30만원 상당의 영아수당을 확대해 신설한 것으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첫 부모급여를 수령하게 될 전국 아이 수는 약 25만명이다. 이는 부모급여 대상자로 자동 이관되는 기존 영아수당 수급자 수와 지난 18일까지 부모급여를 신청한 약 1만2천여명을 합한 수다. 아이가 태어나고 60일 이내에 부모급여를 신청한 자들은 아이가 태어난 달부터 수당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생후 60일이 지난 뒤 신청하면 신청한 달부터 지급된다. 올해는 만 0세인 0~11개월 아이에게 월 70만원이, 지난해 1월 이후 태어난 만 1세 아이에게 월 35만원이 각각 지급된다. 정부는 내년에 부모급여를 만 0세에 100만원, 만 1세에 5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다만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동은 보육료 바우처와 중복지원을 받을 수 없다. 올해 기준 만 0살은 부모급여(70만원)에서 어린이집 0살반 보육료(51만4천원)를 뺀 18만6천원을 현금으로 받는 식이다. 또 만 1살의 경우 보육료(45만2천원)가 부모급여(35만원)보다 크기 때문에 보육료 바우처 외 추가로 현금은 지급되지 않는다. 기존에 영아수당이나 부모보육료를 받고 있었다면 이번 부모급여를 새로 신청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어린이집을 다니는 만 0세 아이의 보호자는 부모급여 차액(18만6천원)을 받으려면 은행 계좌를 복지로 홈페이지에 입력해야 한다. 이전 입력기간은 지난 15일까지였는데, 해당 기간을 놓쳤다면 지금이라도 입력 가능하다. 이에 대한 '1월분' 수당은 다음달 25일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출산 관련 지원 서비스를 함께 신청할 수 있는 ‘행복 출산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하면 출생신고와 함께 부모급여, 아동수당, 첫만남이용권 등을 한 번에 신청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필요한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신청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유동규, "이명박 청계천처럼 이재명은 1공단 공원화하려 했다" 주장

대장동 비리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자신의 핵심 공약인 '제1공단 공원화'를 주요 업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했었다고 주장했다. 25일 JTBC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유 전 본부장은 성남시 정책비서관이었던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실장이 "이명박 대선 때 대통령이 된 이유가 '청계천' 딱 랜드마크가 있지 않냐. 이재명 그러면 '1공단 공원화' 이런 부분을 만들어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이 대장동 주민들에게 보상을 더 하는 것보다 공원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또 "(정 전 실장이) '고작 400표 밖에 안 된다. 주민들 해봐야, 다 모여봐야 400표 밖에 안 되는데 그거 때문에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1공단 공원 딱 만들고, 이것만 해도 몇 표가 올 건데'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은 "(함께 있던 이 대표가) 그런 식으로 하면서 다 호응하고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유 전 본부장의 주장은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판단과 비슷한 취지로 해석된다. 검찰은 예산 부족으로 '신흥동 1공단 공원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이 대표가 공약 이행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용적률 상향 등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대표측은 JTBC에 "유동규의 진술만을 허구를 조작하는 검찰 주장에 답변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며 "민간업자들이 독식할 개발이익을 5503억원이나 공공 환수한 것뿐이고 단 1원도 사적으로 착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화장실 화분에 몰카 숨겨서 직원들 찍은 꽃집 사장

인천 부평경찰서는 가게 화장실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직원들을 불법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로 꽃집 사장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부터 이달 초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인천 부평구의 한 꽃집 화장실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뒤 B씨 등 여직원 4명 등을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화장실 변기 옆에 있는 해바라기 조화 화분 속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의 범행은 이달 초 화분 위치를 수상하게 생각한 꽃집 직원이 A씨가 숨겨놓은 카메라를 발견해 112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현장에서 체포한 뒤 카메라와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에서 불법 촬영한 카메라 영상을 다시 찍은 사진수백여장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직원의 어린 딸도 가게에 왔다가 불법 촬영 피해를 봤다”며 “다른 피해자들이 더 있는 지 등을 추가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돈 많이 드는 결혼·육아 ‘NO’... 차라리 ‘나 혼자 산다’ [이슈M]

결혼을 하지 않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 저출생 현상의 밑바탕에는 1인 가구의 증가와 비혼주의, 딩크족 등 다양한 사회구조적 변화가 깔려 있다. 청년층의 혼인, 출산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분위기를 비춰봤을 때 앞으로도 저출생 현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인구절벽을 넘어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단계’라는 우려까지 나오는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해 어떤 대책들이 필요한지 짚어봤다. 편집자주 # 바쁜 직장생활과 연애를 병행하며 지친 강승원씨(38)는 3년 전 연애를 끝으로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싱글라이프를 즐기던 강씨는 올해 중으로 ‘비혼식’을 열어 완전한 비혼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고, 혼자 살아 보니 괜찮았다. 결혼 비용부터 집값까지 생각하면 감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외롭더라도 돈 걱정 덜하고 사는 게 더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윤혜원씨(33·여)는 주변 친구들보다 결혼을 조금 더 일찍 했다. 평소 출산에 대한 욕심이 있어 결혼을 서둘렀지만, 결혼 6년 차에 접어든 지금까지 아이를 갖지 않았다. 지난해 대학원까지 진학한 윤씨는 앞으로도 자녀를 출산할 계획이 없다. 윤씨는 “결혼 후 일도 바빠지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지면서 아이를 낳겠다는 생각이 사라졌다”며 “아직까진 2세를 계획하고 있진 않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최근 청년층 사이에서 비혼과 출산 기피가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만연한 탓인데, 인식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청년의 연애, 결혼, 그리고 성 인식 조사결과’(2022년 9월·19~34세 비혼청년 1천47명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애를 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청년은 65.5%(696명)에 달했으며, 이 중 70.4%(490명)는 자발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 대상의 절반 가까이가 자발적으로 연애를 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인데, 이 같은 분위기는 결혼과 출산으로도 이어졌다. 이들 중 49%(513명)는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결혼을 꺼리는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49.9%),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해서’(38.2%), ‘결혼할 만한 상대가 없어서’(28.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출산에 대해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향후 출산 의향에 대해 ‘꼭 출산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7.1%(179명)에 불과했다. 출산을 꺼리는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감’(57%), ‘내 삶을 희생하고 싶지 않아서’(39.9%), ‘사회적 환경이 안 좋아서’(36.8%) 등의 순서였다. 출산 기피 역시 경제적 부담감을 가장 큰 원인으로 선택했다.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인식 변화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인구보건복지협회 관계자는 “지금의 출산장려 정책으로는 이 같은 인식에 대한 개선이 어렵다”면서 “청년층의 삶의 질 전반을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줄어든 결혼·높아진 혼인연령... 아기 울음소리 ‘뚝’ [이슈M]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는 통계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결혼은 줄고 혼인 연령은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출생률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집자주 ■ “결혼 안 해”... 6년 새 도내 신혼부부 1만7천617쌍↓, 출생아 수도 급감 25일 통계청의 ‘신혼부부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경기도에서 혼인신고를 한 부부는 5만6천362쌍으로 집계됐다. 2015년 7만3천979쌍에서 2016년 7만2천57쌍→2017년 6만7천77쌍→2018년 6만8천462쌍→2019년 6만5천191쌍→2020년 6만358쌍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오다 2021년 5만대에 접어든 것이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4만대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인천에서는 1만1천432쌍이 2021년에 혼인신고를 했다. 2015년 1만7천298쌍에서 2016년 1만6천702쌍→2017년 1만5천441쌍→2018년 1만5천142쌍→2019년 1만4천61쌍→2020년 1만1천897쌍으로 감소 추세다. 혼인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평균 출생아 수도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도 평균 출생아 수는 0.91→0.90→0.77→0.85→0.82→0.78→0.76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인천도 0.95→0.93→0.92→0.88→0.86→0.84 →0.81로 낮아지고 있다. ■ 초혼 연령, 혼인 후 첫 출산 기간↑ 반면 꾸준하게 상승하는 지표도 있는데, 바로 평균 초혼 연령과 혼인 후 출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도내 여성의 초혼 연령은 1991년 24.78세에서 매년 상승해 30년 후인 2021년엔 31.7세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인천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도 25.12세에서 30.95세로 급등했다. 초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첫 출산에 소요되는 기간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도내 초혼 여성이 결혼 후 첫 출산까지 걸리는 시간은 2015년 15.3개월에서 2016년 15.5개월→2017년 15.8개월→2018년 16.1개월→2019년 16.4개월→2020년 17개월→2021년 17.6개월로 6년 사이 두 달 이상 늦춰졌다. 인천도 2015년 14.8개월→2016년 15개월→2017년 15.2개월→2018년 15.5개월→2019년 16개월→2020년 16.5개월→2021년 17.1개월로 비슷하게 늘어났다. 초혼과 출산 연령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첫아이 출산이 늦어진다는 것은 둘째·셋째 아이를 낳을 기회가 적어진다는 의미로 저출생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결혼해도 “애 안 낳아”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이른바 ‘딩크족’들이 늘어난 것도 저출생 문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도내 혼인 1~5년 차 신혼부부 중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가 지난 2015년엔 33.98%(38만7천989쌍 중 13만1천847쌍)였지만, 2021년엔 43.57%(32만5천67쌍 중 14만1천648쌍)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인천도 32.96%(8만9천747쌍 중 2만9천588쌍)에서 41.5%(6만5천347쌍 중 2만7천122쌍)로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가 확연히 늘었다. 신혼부부 수는 빠르게 줄어든 가운데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수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 출산율 왜 떨어지나... 저소득층일수록 출산율 하락 폭 커 출산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득이 적을수록 출산율이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0년 대비 2019년의 소득계층의 ‘출산율’ 변화를 분석한 결과 소득 하위층과 소득 중위층에서 출산율이 각각 23.6%, 13.0% 감소했다. 반면 소득 상위층에서는 17.6% 증가했다. 유지성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소득 하위층에서 출산율이 낮게 나타나는 만큼 저소득층 지원 중심으로 출산정책을 지원하는 선택적 복지체계가 필요하다”며 “소득 상위층이 모두 지원받는 정책보다는 출산 의지가 있는 저소득층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맞춤형 정책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 제언 “선택적 복지 펼쳐야 저출생 극복” 전문가들은 저출생의 원인 파악과 함께 이에 대한 적합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소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기획단장은 저출생의 원인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저출생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처음에는 결혼은 하고 아이는 낳는데, 아이 양육 부담이 크다고 해서 저소득층 대상으로 보육지원을 했고 이후 맞벌이 부부 증가가 원인이 돼 맞벌이 부부를 대상으로 보육을 지원했다”며 “그러고 나선 전 국민이 돌봄 욕구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무상보육을 지원하는 보편적 복지로 갔다”고 그간의 출산 지원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 다음에는 결혼을 하니까 아이는 낳는데, 결혼을 안 한다고 해서 청년 대상으로 주거 고용 정책을 지원했고, 이후 성평등과 불공정 사회 구조적 문제 등으로 저출생의 원인이 변화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단장은 “정책의 방향성에 있어 청년들의 가치관 변화 등 저출생의 원인을 분석해 반영해야 한다”며 “보편적인 정책만으로는 정책의 효과성을 찾을 수 없다. 일반적인 사회보장은 보편적으로 지원하되 저출생 관점에 맞춰 ‘누가 출산을 하지 않는가’에 대해 살펴보고 이런 대상을 지원하는 선택적 복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보편적 지원을 통해 정부가 출생에 대한 전폭적 지지 의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다만 외벌이 부부나 저소득층 가구 등에 대해선 선별적인 복지가 추가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정원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효율성을 생각하면 지원이 가장 필요한 계층에 두텁게 복지를 지원하자고 할 수 있지만 국가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선 보편적인 지원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저소득층인데 희귀질환이 있거나 출산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특수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추가적으로 더 비용이 들어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선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성장하는 평택] 문화·체육시설 새 옷 입고... 평택 시민 삶의 질 높인다

평택시가 점점 성장하고 있다. 지역 곳곳에 다채로운 건물이 들어서면서 평택의 스카이라인을 새로 만들고 있으며 인구도 60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고덕국제신도시, 화양지구 등 도시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다양한 인프라도 조성 중이다. 특히 삶의 질을 높일 굵직한 도시 인프라가 갖춰지면 평택에 대한 평가는 이전과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주 ■ 고덕신도시엔 공연장·박물관·도서관 고덕국제신도시 중앙공원에는 공연장인 ‘평화예술의전당’, 시립평택박물관, 중앙도서관이 들어선다. 평화예술의전당은 국비 750억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1천156억원을 들여 건설하는 문화시설이다. 부지 면적 2만㎡에 연면적 2만4천817㎡(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되며 지난해 11월 착공해 오는 2025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대공연장은 1천300석 규모의 객석에 예술가들의 재능과 끼를 담을 수 있는 넓은 무대, 첨단 장비를 갖춰 다양한 문화 공연을 상연할 수 있다. 323석을 갖춘 소공연장과 전시시설도 마련될 예정으로 평택은 물론 수도권 남부의 문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립박물관은 부지 1만1천780㎡에 연면적 6천729㎡ 규모이며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현재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조건부로 통과했으며 전시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시설로는 전시관, 수장고, 영상관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시는 박물관이 개관하면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증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내 도서관 허브 역할을 할 중앙도서관은 2021년 타당성조사를 마치고 현재 중앙투자심사 과정을 밟고 있다. 올해는 건축기획 용역 등 도서관 건축을 위한 작업이 진행해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규모는 연면적 1만2천665㎡(지하 1층, 지상 4층)다. 시 관계자는 “증가세에 있는 평택시 인구에 대비해 추진 중인 중앙도서관은 시민의 지식정보격차 해소와 도서관 서비스 수혜 대상을 확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평택역·안성천·K-6엔 휴식·문화공간 그간 평택은 도시 성장에 비해 시민이 쉬거나 문화적 수요를 충족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시는 평택역, 안성천, 캠프 험프리스(K-6) 인근에 휴식과 문화를 위한 공간을 추진 중이다. 평택역엔 1번 출구 방향인 평택동 일원에 1만1천998㎡ 규모의 ‘평택역 복합문화광장’이 조성된다. 기존 평택역 광장의 교통체계를 개선해 시민이 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하엔 주차장을 새로 조성해 주차난을 해소토록 해 원도심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9월 해당 부지에 있던 아케이드 상가를 해체해 녹지공간을 만들었다. 이후 올해까지 설계 공모와 사업 인가를 마무리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복합문화광장을 만들기 시작, 2026년 12월께 준공할 방침이다. 현 안성천 군문교 일원인 평택동 280-3에는 노을생태문화공원이 들어선다. 이 공원은 시민 휴식공간과 평택역 인근 관광 명소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조성되는 약 30만㎡ 규모의 수변공원이다. 지난해 4월 공사를 시작해 내년 12월 완공할 예정이다. 수변환경을 활용한 산책로, 피크닉장, 수변광장, 다목적 트랙, 전망덱 등이 조성된다. K-6 인근 팽성읍 안정리 일원엔 12월께 안정커뮤니티광장이 들어선다. 9천304㎡ 규모로 조성되며 실내 시설인 커뮤니티센터 지하 1, 2층엔 총 388면의 주차장도 마련돼 인근 주차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남부·서부에 체육시설 확충 인구 증가에 따라 문화·체육시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체육시설 또한 확충 중이다. 배다리생활문화체육센터는 기존의 개별적으로 추진되던 생활문화센터와 체육센터 건립을 복합화한 시설이다. 두 시설을 복합화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센터 내에 공연장, 전시장, 수영장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배다리생활문화체육센터는 죽백동 일원 부지 9천100㎡에 연면적 1만1천650㎡(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진다. 준공 목표는 2026년이다. 서부지역엔 내년까지 청북읍 옥길리 일원에 청북지구 레포츠공원이 들어선다. 레포츠공원 부지 43만9천230㎡는 골프장 부지를 활용한 것이다. 해당 부지는 2000년대부터 골프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마련된 부지이나 민간 사업자와의 계약이 해지되면서 장기간 방치돼 왔다. 시는 이를 활용하고자 지난 2020년 해당 부지에 레포츠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체육시설을 포함해 테마공원과 산림휴양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배다리생활문화체육센터와 청북지구 레포츠공원 두 시설이 완공되면 시민의 여가활동을 보장하고 생활체육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부고속화도로가 개통되면 국도 1호선 등 주요 간선도로의 상습 정체도 해결하고 서울과의 접근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