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의 전설' 넬슨 신, 과천에 박물관 열다

영화 스타워즈의 광선검을 만들어낸 장비부터 애디슨 측음기, 심슨 가족의 원화까지 20세기 애니메이션의 목적이 한 사람의 인생과 함께 과천에서 펼쳐졌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거장 신능균 관장(넬슨 신)은 지난 2023년, 한국의 월트 디즈니를 꿈꾸며 과천에 ‘넬슨신 애니메이션 아트 박물관’을 개관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에는 1900년대 애니메이션 제작 장비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 포스터, 전문가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애디슨 측음기, 베토벤 교향곡 ‘운명’ 레코드판 등 총 2만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신 관장은 스타워즈의 ‘광선검’을 만들어낸 주역으로 헐리우드의 전설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시작은 누구보다 험난했다. 젊은 시절, 그는 신동천 화백의 문하에서 그림을 배웠고, 언론사에서 2년간 정치풍자 만화를 그렸다. 하지만, 독재정권 시절, 그가 그린 만화는 권력의 표적이 되었고,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그림을 포기하지 못한 그는 ‘진짜 애니메이션’을 배우기 위해 35세에 미국행을 결심한다. 영어도, 연줄도 없이 맨몸으로 도착한 곳은 샌프란시스코.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림을 놓지 않았고, 지속적으로 애니메인션을 연구해왔다. 그 결과 그의 실력은 미국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그리고 운명처럼 찾아온 기회는 스타워즈의 제작 현장이었다. 조지 루카스는 넬슨 신의 원화에서 특별한 감각을 느꼈고, 그를 불렀다. 신 관장은 광선검의 빛 효과, 움직임을 디자인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 헐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핑크팬더, 지아이조, 심슨 가족까지, 그의 손을 거친 작품들은 줄을 이었다. 10여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친 그는 고국으로 돌아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전문지 ‘애니메이툰’을 창간하고, 최초의 남북 합작 애니메이션 ‘황후심청’ 등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기획·제작했다. ‘넬슨 신 애니메이션 아트 박물관’은 신 관장이 남긴 과거의 업적이 아니라, 미래로 향한 안내서이자, 교과서이다. “이 박물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닙니다. 제 인생과 함께한 애니메이션의 역사이자, 후배들에게 전하는 살아있는 안내서이자 교과서입니다. 이곳에 담긴 필름 한 컷과 원화 한 장이 누군가에겐 꿈의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신 관장은 90세 가까운 나이이지만, 여전히 창작의 불꽃을 간직하고 있다. 이제 그는 자신을 위한 꿈이 아닌 젊은 창작자들을 위한 무대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젊은 창작자들이 더 큰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길을 닦고 싶다. 나의 다음 작품은 바로 그들의 미래다”라고 전했다.

사단법인 희망그림, 아동그룹홈 후원물품 전달

아동·청소년 지원단체 ㈔희망그림(이사장 김종필)은 29일 오후 아동그룹홈 등 유관단체들과 후원물품(메밀베개) 전달식을 가졌다. 안산빛나교회에서 열린 이번 후원물품 전달식은 정리수납전문가단체 ‘자리찾기’ 오지은 대표가 메밀베개 6천개(7천500만원 상당)를 기부해 이뤄지게 됐다. 오 대표가 기부한 물품은 아동그룹홈, 장애인 시설, 이주배경 청소년 단체 등 약 100여 개 기관에 순차적으로 지원된다. 메밀베개 지원은 취약계층의 건강한 수면 환경 조성과 생활 안정을 위한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특히 더위가 시작되는 시기에 통기성이 우수하고 친환경적인 메밀베개는 어려운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단법인 희망그림은 국내·외 아동·청소년의 자립지원과 복지 향상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실질적인 물품 지원을 넘어, 따뜻한 연대와 나눔의 가치를 함께 실천할 계획이다. 사단법인 희망그림 김종필 이사장은 “이번 물품 지원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아이들과 이웃들에게 작지만 실질적인 위로와 응원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민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아동·청소년들의 자립지원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인에게 알리고파”…고체 슬라이스 고추장 만든 70대 여성 CEO

“식물성 성분으로 찌개나 떡볶이 반찬류에 적합한 만능 고추장을 고체로 탄생시켰다. 영상 35도에서도 실온 보관이 가능한데다 부피를 최소화한 고체 포장제품이어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동물성 성분이 전혀 없어 채식주의자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건조 슬라이스 고추장이 출시돼 캠핑족이나 낚시, 해외여행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고추장을 만든 곳은 70대 여성 이영화씨가 대표로 있는 식품업체 심플리다. 고추장은 7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탄생했다. 수많은 실패를 겪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찾은 끝에 고체 고추장이 만들어졌다. 이 대표는 자신이 살고 있던 서울 평창동 집도 팔아야 했다. 그는 이런 어려움을 대한민국의 대표 발효식품인 고추장을 사랑하는 마음과 여성 기업인으로서의 추진력과 리더십으로 버텨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두꺼운 플라스틱 포장재로 환경오염을 가중시키는 여타 제품을 보며 환경을 생각해 제품을 개발하기로 했다”며 “고추장 슬라이스 개발은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자 삶의 전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부로서 느끼던 조리의 번거로움을 생각해 요리하는 사람의 손에 고추장이 묻지 않도록 하자는 생각에 개발을 시작했고, 대용량 용기가 주는 불편을 최소화하고 휴대가 간편하도록 제품을 고안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특허청으로부터 ‘고체 슬라이스 고추장 제조방법’과 관련된 특허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고추장 슬라이스가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도 통과하면서 상품으로서도 인증을 받았다. 그는 “몸에 좋고 맛도 좋은 고추장을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고체로 만들었다. 이 고추장 슬라이스가 전 세계인으로부터 사랑받는 제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고체 고추장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대한민국 역사 속에 발자취를 남기는 것이 인생의 마지막 목표이자 소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햄버거 안에 고체 고추장 슬라이스가 얹어지게 되는 날이 내가 애국자가 되고, 죽어도 여한이 없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에게 정신적 유산과 가족에 대한 자부심을 남겨준 외증조부에 대한 감사함을 간직하고 산다고도 했다. 그의 외증조부는 대한민국 제헌국회의원이자 제 2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진수 의원(1900년 8월 7일~1968년 12월 9일)이다. 이 의원은 지난 1900년 8월 7일 함경남도 이원에서 출생한 유명한 정치인이자 기업인, 교육자로 8·15 광복 후 한국민족대표자대회 대의원으로도 활동한 인물이다. 존경하는 인물로 자신의 외증조부로 꼽은 이 대표는 한국민족대표 유족회 회원으로 봉사하고 있다.

분당제생병원 배미례 과장, ‘수면무호흡증과 불면증 동반 환자의 양압기 치료 순응도’ SCI 저널 등재

분당제생병원은 “이비인후과 배미례 과장의 ‘수면무호흡증과 불면증 동반 환자의 양압기 치료 순응도’에 대한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 ‘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에 발표됐다”고 29일 밝혔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호흡이 10초 이상 멈추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고 수면 중 호흡정지, 낮 시간의 졸음과 집중력 저하가 생길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과 불면증을 동시에 겪는 환자는 양압기 치료 순응도가 낮을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연구는 불면증 치료 여부가 양압기 치료 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배 과장은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증을 동시에 겪는 환자와 일반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양압기 치료 사용기간을 비교했는데 3개월, 9개월 후 양압기 치료 사용 시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불면증 치료도 양압기 치료 순응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 과장은 “불면증이 있는 환자도 양압기 치료를 꾸준히 유지하면 효과를 볼 수 있고, 양압기 치료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환자 맞춤형 수면 교육과 상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덕계고, 선생님과 제자들 함께 ‘와글와글 독서토론’ 개최

지난 28일 덕계고등학교 꿈작업실. 이날 꿈작업실에선 학교 선생님과 제자 3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양주시가 선정한 올해의 책 ‘멜라닌(하승민 작가)’을 함께 읽으며 감상을 나누는 ‘와글와글 독서토론’을 벌였다. ‘멜라닌’은 피부색과 이민을 소재로 990매에 ‘종차별’의 실태와 속성, 맞서 견디는 존엄의 가능성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차별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주인공을 비롯한 다양한 인물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차별에 대응하는 모습을 그려내 지난해 29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덕계고는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 함양과 열린 태도로 책을 깊이 있게 감상하는 경험을 갖도록 하기 위해 와글와글 독서토론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독서토론도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QR코드로 참가신청을 받았다. 이날 독서토론 교사와 학생이 책을 함께 읽으며 책에 담긴 주제를 다각도로 바라보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비경쟁 토론으로 진행된 독서토론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책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을 소개하고 자신이 느꼈던 감정으로 솔직하게 풀어내면서 책이 전하는 주제를 찾아가는 과정을 공유했다. 토론에 참여한 한 학생은 “책을 읽을 엄두도 잘 내지 못했고 중간에 포기한 적도 많은데 함께 책을 읽으니 완독할 수 있었다”며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학생들과 즐거운 토론을 함께 한 교사는 “학생들이 기대 이상으로 진지하게 토론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제자들이 이끌어갈 우리 사회의 희망을 품게 되었다”는 말했다.

김문순 인천실버하모니카 오케스트라 단장 “하모니카 선율 통해 웃음을 선물합니다”

“하모니카 공연 봉사를 통해 1을 나누면 10을 얻고 갑니다.” 즐거운 하모니카 선율로 사람들에게 기쁨과 웃음을 선물하는 이들이 있다. 김문순 인천실버하모니카 오케스트라단장은 15명의 회원들과 함께 음악 봉사를 하며 인천 곳곳을 누비고 있다. 2007년 1월 창단한 인천실버하모니카 오케스트라는 하모니카를 좋아하고 연주 실력을 갖춘 60세 이상이면 오디션을 통과한 뒤 참여할 수 있다. 창단 이후 이들은 한 달에 두세 번 요양원이나 병원,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하모니카 공연 봉사를 하고 있다. 완벽한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연습은 필수다. 김 단장의 지휘 아래 단원들은 매주 화요일 인천평생학습관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그는 “매주 한 번씩 단원들이 모여 꼭 연습을 한다”며 “공연이 있을 때는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근처 공원에서 연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연을 하기 전 듣는 사람들을 고려해 선곡하는 것도 중요한 일 중 하나다. 요양원에서는 주로 어르신들이 공연을 보기 때문에 울고 넘는 박달재, 나그네 설움, 내 나이가 어때서, 돌아와요 부산항 등 트로트나 민요 메들리를 연주한다.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공연을 펼칠 때는 동요를 준비한다. 김 단장은 “요양원에는 아프신 분들이 많아 처음에는 시큰둥하게 보다가 점점 함께 즐긴다”며 “그냥 연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을 다독여 주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고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이 끝나면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와 다음에 또 오라고 배웅하기도 한다”고 했다. 단원들이 이런 뿌듯함을 느끼면서 연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북돋아 주는 것이 김 단장의 역할이다. 그는 “연주를 보는 사람들을 1을 즐겁게 하면 우리는 10이 즐거워진다”며 “그만큼 주는 것보다 얻는 게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북돋워주고 재미있게 해주는 것이 단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실버하모니카 오케스트라는 7월5일 열리는 제17회 대한민국 생활음악대회 준비에 한창이다. 이들은 나이에 상관 없이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할 준비가 돼 있다. 김 단장은 “나이가 많다고 못 할 일은 없다”며 “여태 그래 왔듯이 꾸준한 연습과 봉사를 통해 인천실버하모니카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버려진 불가사리에 담긴 가치 전한다”… 노연정 예온에코 대표

“해양 폐기물인 불가사리가 영양제가 된 것처럼 쓸모와 가치를 만드는 사업을 꿈꿉니다.” 광명시에 거주하며 수원특례시 영통구에 사업장을 둔 노연정 대표(41)는 지난해 6월 브랜드 ‘예온에코’를 론칭했다. 예온에코는 골칫덩어리 해양 유해 자원인 불가사리를 7년간 발효하고 2년간 숙성시켜 만든 친환경 유기농업자재를 판매하는 기업이다. 이 사업에는 기발한 소재 만큼이나 ‘의미’와 ‘가능성’이 함께 녹아 있다. 스페인어 전공으로 10년 넘게 멕시코에서 사회생활을 했던 노 대표는 귀국 후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던 중 이 매력적인 사업 아이템을 접했다. 충남 서천에서 불가사리 성분을 활용한 특허 제품을 개발해 온 한 어르신과의 만남이 계기였다. 세계 최초로 불가사리 친환경 식물영양제 특허를 받은 발명가의 의지를 이어받아 노 대표는 제품 유통과 판매를 맡기로 했다. 그는 “처음에는 불가사리 영양제라는 아이템이 낯설었지만 제품의 놀라운 효과와 친환경적인 잠재력, 그리고 발명가의 진심을 확인하면서 확신이 들었다”며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해 모두가 관심을 갖는 먹거리와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농업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사업화 뒤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관한 ‘신사업창업사관학교’의 체계적인 지원이 있었다. 노 대표는 지난해 사업에 뜻을 둔 예비 창업자를 위해 경영, 마케팅, 홍보 등 분야별 체계적 지원을 제공하는 해당 사업 17기로 입교해 창업 전 과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 그는 “창업학교를 통해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닌, 유통을 바라보는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됐다”며 “브랜드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은 결국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에 제품 하나하나에 진정성 있는 의미를 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브랜드 철학을 밝혔다. 새내기 창업가의 가장 큰 동력은 현장의 목소리였다. 그는 “다양한 비료를 써본 농민들이 ‘결국 불가사리만 한 게 없다’며 다시 찾아오고 연락을 주실 때 자신감과 뿌듯함을 얻는다”며 감사를 표했다. 불가사리에서 시작된 특별한 실험은 ‘지속가능한 내일’을 향한 노 대표의 고민을 만나 세계를 향하고 있다. 노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유통 채널을 더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제품 연구와 개발로 업무 범위를 확장해 아시아 시장부터 해외 수출 시장을 개척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마음을 전하는 따뜻한 동행... 시화병원 국제진료센터 원어민 코디네이터 ‘이하진, 취펑윈, 탄키친씨’

“도움을 받던 사람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됐다는 것만큼 기쁜 건 없죠.” 언어도, 문화도 생소한 낯선 나라에서 병원 진료를 받는다는 건 누구에게나 막막한 일이다. 하지만 시흥시 정왕동에 있는 시화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들에게 병원 진료는 더는 두렵지 않은 일이다. 국제진료센터에 근무하는 8명의 원어민 전담 코디네이터 덕분이다. 외국인 주민 비율이 높은 정왕동 특성상, 병원을 찾는 외국인 수요도 적지 않다. ‘병원’이라는 차가운 공기와 두려움에서 먼저 따뜻하게 손 내밀며 진료 예약부터 검진, 치료 후 사후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일대일로 제공하는 이들에게 외국인 환자들의 신뢰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시화병원은 국제진료센터를 통해 국내 거주 외국인뿐 아니라 의료관광객 등 해외 환자에게도 체계적인 진료를 제공하며 ‘환자 중심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결혼이주여성의 자녀 학습지원을 돕는 ‘시흥다문화엄마학교’와 연계해 결혼이주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시화병원을 한층 빛내는 ‘원어민 전담 코디네이터’들을 만난 날, 이들에게서 완연한 봄을 느꼈다. 밝은 미소는 새순처럼 보드랍고, 다정한 목소리는 생기로워 환자를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이 봄기운처럼 그득했다.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로 다양하게 환자들과 소통하는 이들 중에는 결혼이주여성에서 시화병원 국제진료센터의 핵심 인력으로 성장한 통역 직원들이 눈에 띈다. 베트남 출신의 귀화인 이하진(38), 중국 국적의 취펑윈(38), 말레이시아 국적의 탄키친씨(42)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한국 사회에 정착하며 자신이 받은 도움을 누군가에게 되돌려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다. 이하진씨는 시흥다문화엄마학교에서의 활동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넓히며 전문 통역사라는 꿈을 이뤘다. 시화병원 입사 후 뛰어난 능력으로 파트장 직책까지 맡고 있는 취펑윈씨는 세 아이의 엄마로 시흥시 외국인다자녀 지원을 통해 역량을 키웠고, 탄키친씨는 고국에서 의료공학을 수료한 인재로 자신의 전문성을 살렸다. 이들의 매끄러운 한국어 실력은 덤이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낯선 곳을 품어 안은 용기의 힘은 따뜻했다. 세 사람 모두, 환자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며 지극한 마음을 쏟아냈고, 남다른 열정으로 언어 및 의료공부까지 부지런한 하루를 차곡차곡 쌓아 ‘전담 코디네이터’란 명함을 얻었다. 용기 있는 도전에, 전문성이 더해지자 시너지는 더욱 커졌다. 이들은 각자 하루 평균 스무 명의 환자를 마주하며 의료 통역으로 몸이 아픈 이들을 보듬는다. 익숙지 않은 환경에서 빠르게 돌아가는 의료 시스템, 생소한 의학 용어들로 힘들었지만, 취펑윈씨는 “힘을 실어주는 동료와 상사, 비슷한 경험을 나눈 외국인 동료들의 따뜻한 공감은 일을 지속하는 동력이 된다”라고 말했다. 의학 용어가 어려웠던 이하진씨는 한국 의학 드라마를 모두 섭렵하며 자연스럽게 전문용어를 익혔다고. 이들에게 병원 복도는 이제 누구보다 익숙한 발걸음으로 안내하는 삶의 현장이 됐다. 탄키친씨는 “외국인 환자들이 나를 보고 안심하는 눈빛을 보일 때 자부심은 올라가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보람은 더욱 커진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종식 후 다시 많은 외국인 환자가 한국 의료를 찾기 시작하면서 그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국제진료센터 코디네이터로서의 책임감과 함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세 사람은 “많은 결혼이주여성이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위풍당당하게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우뚝 선 이들의 활약은 오늘도 누군가의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꿔가고 있다.

경기도·이춘택병원·경기일보, 저소득 환자 수술비 지원 ‘희망나눔 캠페인’ 협약

경기도와 장산의료재단 이춘택병원, 경기일보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의 수술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도와 이춘택병원, 경기일보는 27일 경기도청에서 저소득 환자 수술비 지원을 위한 ‘희망나눔 캠페인 사업 및 공공의료사업 공동협력 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유영철 도 보건건강국장, 윤성환 이춘택병원장, 김영진 경기일보 상무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번 캠페인은 도, 이춘택병원, 경기일보가 함께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의료나눔(무료인공관절수술) 사업을 진행, 도움이 필요한 도민에 의료서비스 지원 및 공공의료사업 협력을 확대하고자 마련됐다. 앞서 지난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이춘택병원은 삼성전기 등과의 협업으로 총 599명에게 동일한 지원을 한 바 있다. 협약을 통해 도는 수술비 지원 대상자에 대한 추천과 자격 검증을 하고, 이춘택병원은 수술을 진행하고 수술비를 지원하게 된다. 경기일보는 캠페인에 대한 홍보와 기관들의 사업 참여 유도를 맡는다. 지원대상은 무릎과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며, 월 3~5명 이내로 지원할 계획이다. 자격요건은 긴급지원 신청 자격 대상자를 제외한 지자체 추천자이며, 1인 1회(양측 수술 포함) 지원하되, 지원 본인부담금 전액을 감면한다. 지원범위는 수술 전 검사와 수술비, 퇴원 후 검사까지 포함(수술 후 1년)한다. 대상자 선정은 도내 31개 시·군에서 추천을 받는다. 도에서 시·군에 협조를 요청해 1인 이상 추천을 받고, 이후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유영철 국장은 “초고령화 시대에서 무릎관절 건강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경기도는 무릎관절 노화 예방 캠페인과 동시에 수술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대한 치료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윤성환 원장은 “의료기술이 발전해도 그 혜택이 공평하게 가지 않으면 진정한 의료선진화가 아니다”라며 “관절질환이 일상에 스며드는 병인만큼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하는데,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내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영진 상무이사는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위해 사회공헌 차원에서 이번 사업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경기일보 역시 적극 홍보하면서 사회 곳곳에 전파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