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편집기자협회, 대교 뉴이프와 ‘상조 등 공동기획’ 업무 협약 체결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김형진, 이하 협회)가 회원들의 상조 서비스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에 나섰다. 협회는 대교 뉴이프와 상조 서비스 비용을 시중 대비 30~50% 할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협약에 따라 협회 회원들은 대교의 상조 서비스 ‘나다운 졸업식’을 협회 전용 특별가격에 이용할 수 있고 대교 뉴이프의 성인 직무 교육과 제품 및 서비스 우대 혜택을 받게 된다. 아울러 두 기관은 업무 협약 취지를 구체화할 수 있는 공동의 온·오프라인 행사 추진에 적극 협력하고 보유한 자원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상조 서비스 및 공동 기획 사업 추진 ▲선진 상조 문화 확산 상호 협력 ▲선진국형 시니어 문화 정착 등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특히 협회는 장례 문화 인식 개선을 위한 기획 기사 등 콘텐츠를 제공하고, 대교는 100세 시대에 필수적인 성인 직무 교육과 관련 제품 및 서비스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김형진 협회장은 “시니어 편집기자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가 이번 협약을 통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대교와 머리를 맞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기획 콘텐츠를 생산해 내겠다”고 말했다.

늦깎이 배움으로 예술의 경계를 넘다…인간의 내면 담아낸 오팔수 작가

송곡고 SG골프회 회장을 맡고 있는 서양화가 오팔수 작가가 최근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전공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며 자신의 예술 세계를 학문적으로 집대성했다. 오 박사의 연구 핵심 키워드는 ‘Metamorphosis(탈바꿈)’다. 그는 인간 존재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흔들리는 과정 속에서 정체성을 발견하고, 그 상처와 회복의 서사를 시각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특히 생명체의 ‘표피’를 주요 상징으로 삼아, 외부 세계와 맞닿아 있는 껍질 너머의 내면을 탐구한다. 오 박사는 “표피는 생명을 보호하는 물리적 경계이자 감정과 기억이 투영되는 심리적 막”이라며, 벗겨지고 겹쳐지는 층위 속에서 드러나는 ‘진정한 자아’를 작품에 담아낸다. 기법 또한 독창적이다. 아크릴 물감과 혼합재료를 유리나 판 위에 번지게 한 뒤 이를 다시 캔버스로 전사하는 방식은 작가의 의도적 통제와 재료가 만들어내는 우연성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여기에 종이접기를 연상시키는 3차원 조형과 말린 물감 조각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실험은 작품에 생명력과 시간성을 부여한다. ‘드러냄과 감춤(Hide & Seek)’이라는 미학 아래 펼쳐지는 색채 대비는 관람객에게 긴장감과 몰입을 동시에 선사한다. 이번 박사학위 논문은 동양철학, 생태철학, 포스트모더니즘 등 폭넓은 사유를 토대로 자연과 인간, 외면과 본질의 관계를 존재론적으로 성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순한 개인 성취를 넘어, 예술가로서의 사유를 학문적 언어로 확장한 결실이다. 동문 간 소통과 화합을 이끌고 있는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연구와 창작을 병행하며 ‘공부하는 예술가’의 본보기를 보여줬다. 오 작가는 “박사학위 취득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며 “나의 작업이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치유하는 통로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을 성찰하는 철학적 장치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재능기부를 통한 사회 환원…김동근 포스코A&C 디자인사업실장

“좋은 경험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저와 회사의 강점을 녹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 취약계층을 꾸준히 돕겠습니다.” 포스코 A&C의 김동근 디자인사업실장(57)은 건축 설계와 디자인의 귀재다. 그는 포스코 A&C에서 근무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 건축자문위원회 위원, ㈔한국건축가협회 인천건축가회 부회장 등 여러 건축 설계 자문 부분을 맡으면서 실력을 뽐내고 있다. 그런 능력 덕분에 그에게 자문, 심의를 부탁하는 단체도 수두룩하다. 김 실장은 적극적으로 사외 강의나 재능기부를 하고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다시 기부해 적극적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김 실장이 모은 기부금은 2021년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자립준비청년과 가족돌봄아동의 성장 환경을 조성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김 실장과 포스코 A&C 임직원은 그간 5천만원 이상을 기부했다. 그의 봉사는 1996년 포스코 입사 이후부터 회사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시작됐다. 이후 동료들과 함께 홀몸어르신 가구 방문 청소, 시각장애인을 위한 워드 입력 봉사, 취약계층을 위한 도시락 만들기 등 다양한 현장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김 실장은 “나 자신이 가진 전문성과 경험으로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단순 기부에 그치지 않고 활동 결과 확인까지 함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에 검토하고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아 저녁 시간이나 주말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돈을 받고 하면 일이 되고, 돈을 내고 하면 놀이가 된다’는 말처럼 봉사와 기부를 부담이 아닌 즐거운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포스코그룹에는 김 실장 외에도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면서 봉사를 하는 동료가 많다. 기업 활동으로 얻은 역량을 당연시하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실장은 “생각보다 많은 동료가 이미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런 동료들과 함께 돕고 일하는 것에서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재능기부와 봉사 활동을 통해 취약계층을 돕겠다는 각오다. 특히 보호시설에서 퇴소해야 하는 18세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자립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지원에 더 큰 관심을 쏟고 싶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좋은 경험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며 “봉사와 재능기부를 통해 얻은 경험이 시야를 넓히고 삶의 만족감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사람들과 함께 따뜻한 경험을 나누는 시간이 모두에게 행복이 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상석 김포소방서 소방교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에 언제나 있기를 바랍니다”

“쉽게 받기 어려운 ‘청장표창’을 받게 돼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최근 소방청장 표창을 수상한 이상석 소방교(33)의 수상 소감이다. 그는 재난대응 분야 유공자에 대한 표창에서 의정 갈등 개선에 기여한 공로로 표창을 받게 됐다. 수년간 의정 갈등으로 응급환자들이 겪고 있는 ‘응급실 뺑뺑이’가 아직도 완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 소방교는 응급환자 구조에 묵묵히 나서 온 점을 인정받았다. 꺼져가는 생명을 되살리는 데 공을 세운 구급대원에게 주어지는 하트세이버 5회와 브레인세이버 4회를 수상한 김포시민의 소중한 안전 보루인 그는 이번 수상에 대해 “부족한 제가 대표로 표창을 받게 됐지만 모든 구급대원이 느꼈을 애로사항에 대해 소방청 차원의 현장에 대한 공감과 격려 차원에서 이번 수상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병원 선정을 하기 위해 이곳저곳 의료진과 기나긴 통화를 해야만 했던 동료들, 근처에 특수과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없어 가능한 곳을 수소문해 이송해야 했던 현장, 기대와는 다른 응급의료체계에 실망하거나 분노하던 구급 수혜자 혹은 보호자들과의 대화 순간순간까지 모두 기억난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간 의정 갈등으로 응급환자 이송에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특수과 진료 부재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소방교는 “현재 야간 응급실 진료를 받으려 할 때 치과, 안과, 성형외과 같은 특수과의 부재로 환자가 먼 거리에 있는 병원에 가야 하고 특정 병원에 쏠리는 과밀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지역마다 주변 도로, 거주환경이 다르고 전국의 모든 상황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해결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인천공항 해외입국교민 이송 관련 소방력 파견 ▲고양생활치료센터 파견 ▲코로나 이송 전담구급차 당직근무 ▲EBS 다큐멘터리 촬영 참여 등 구급대원으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있는 그는 소방공무원으로서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음’이라는 신념을 잊지 않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이 소방교는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에 제가 있기를 항상 소망한다”며 “최일선에서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언급했다.

‘추연당’ 이숙 대표, 한국술생산자협회 초대 이사장 선출

여주를 기반으로 전통주를 생산해 온 농업회사법인 ‘추연당’ 이숙 대표가 최근 사단법인 한국술생산자협회 초대 이사장에 선출, 여주 전통주 산업의 위상이 전국 무대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맞았다. 사단법인 한국술생산자협회는 지난 17일 오송앤세종컨퍼런스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이날 총회에는 한국식품연구원 김재호 박사와 전국 양조장 대표 31명이 참석해 설립취지서 채택, 정관 제정, 임원 선출, 2026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날 임원 선출 결과, 이숙 대표가 초대 이사장으로 선출됐으며, 손병기·채창헌·최동규·허정원 씨가 이사로, 민미홍·장정수 씨가 감사로 각각 선임됐다. 이숙 이사장은 여주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전통주 개발과 지역 연계형 양조 모델을 꾸준히 실천해 온 현장형 경영인이다. 단순 생산을 넘어 지역 농가와의 계약재배, 관광 연계 체험, 품질 표준화 등 실질적인 산업 모델을 구축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한국술은 단순한 술이 아니라 지역 농업과 문화, 관광, 청년 일자리를 연결하는 미래 산업”이라며 “생산자가 존중받고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드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협회가 중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쟁 중심의 개별 경영에서 벗어나 기술·유통·마케팅·정책 대응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협업 구조를 만들겠다”며 “한국술이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인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앞으로 ▲한국술 생산자 공동체 구축 ▲지역 가양주 연구개발 현대화 ▲스마트 양조 기술 도입 ▲정책 연구 및 제도 개선 ▲국내외 판로 확대 및 수출 지원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2026년에는 품질 고도화 컨설팅, 공동 브랜드·마케팅, 해외 전시회 연계 판촉, 정책 제안 활동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협회는 이번 총회 결과를 토대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법인 설립 허가를 신청하고, 오는 4월까지 법인 등기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역 업계에서는 여주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이숙 대표가 전국 단위 생산자 단체의 수장을 맡게 되면서, 여주 전통주 산업과 지역 농업 브랜드 가치 상승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여주 쌀·농산물 활용 확대, 체험형 관광 연계, 청년 양조 창업 모델 확산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주목된다. 이숙 이사장은 “여주에서 쌓아온 현장 경험을 전국 생산자들과 공유해 한국술 산업의 구조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며 “지역이 곧 경쟁력이 되는 산업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음식이 그대로 있네?” 고독사 막는 라이더들…‘광명 지키는 복지 파수꾼’

“우리가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굶주리는 아이와 홀몸어르신의 안부를 챙기는 ‘복지 파수꾼’이 될 수 있습니다.” 광명시에서 배달 라이더 봉사단체인 ‘함께 걷는 10리 클럽’을 이끄는 이석환 회장(53)은 오토바이를 ‘이웃과 마음을 잇는 통로’라고 정의한다. 단체명인 10리클럽은 광명시를 직선으로 통과 시 약 4㎞(10리)가 되는데 이 반경 안에 배고픈 아이가 없도록 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이 회장이 봉사에 발을 들인 건 배달 라이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절실함 때문이었다. 10년간 카센터를 운영하다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업에 뛰어든 그는 현장에서 라이더들이 겪는 무시와 편견을 마주했다. 그는 “우리가 먼저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면 인식이 바뀌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광명종합사회복지관의 도시락 배달 봉사를 시작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예산 문제로 결식아동 도시락 지원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을 때 찾아왔다. 93일간 매일 도시락을 배달하며 정들었던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밟혔던 그는 직접 자영업자들을 찾아다니며 후원을 요청했다. 그렇게 모인 상인과 동료 라이더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것이 지금의 10리클럽이다. 현재 10리클럽은 결식아동뿐 아니라 홀몸어르신들까지 돌봄 범위를 넓혔다. 매일 아침 그는 시립광명종합사회복지관에서 받은 도시락을 홀몸노인 가정을 방문해 전달하고 매주 수요일에는 한부모가정 등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상인들이 후원한 음식을 배달한다. 단순한 배달을 넘어 ‘안부 확인’은 라이더 봉사의 핵심이다. 이 회장은 “매일 같은 집을 가다 보니 문 앞에 음식이 그대로 있거나 우편물이 쌓여 있으면 즉시 위기를 직감한다”며 “최근에도 배달 중 쓰러진 어르신을 발견해 도운 적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라이더들만이 할 수 있는 사각지대 발굴”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외부 플랫폼에 수수료를 뺏기는 구조 대신 광명시 내에서 세금이 돌고 지역 라이더와 상인이 상생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발생한 수익금 일부가 자연스럽게 복지 사업으로 이어지는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이 그의 최종 목표다. 그는 “나도 형편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지만 내가 가져다주는 음식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멈출 수 없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활동으로 젊은 라이더들에게도 10리클럽의 의미가 전해져 광명시의 아이들을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로 남기 바란다”고 전했다.

수원 엘지빌리지 놀이터의 변신…주민 13명이 900일간 일군 ‘아이들 천국’

“놀이터는 아이들의 공간이잖아요. 외관상 깔끔하고, 편리해 보이는 것은 결국 어른들의 편의가 아닐까요. 천편일률적인 ‘죽은 놀이터’가 아니라 아이들이 마음 놓고 해방감을 느끼며 뛰어노는 ‘살아있는 놀이터’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수원 권선구 금곡동 엘지빌리지 놀이터 기획단’의 구성원들은 주민이 모여 직접 단지 내 7개 놀이터를 개선한 지난 2년 반의 원동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마을의 놀이터엔 밤낮 없이 모래밭을 맨발로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로 가득하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신발을 벗고 맨발로 함께한다. 제일 큰 놀이터는 아이들이 너무 많이 놀아 바닥이 다 팰 정도다. 고학년 학생들도 체면치레 없이 학원에 들리기 전 잠깐이라고 놀이터에 방문해 각자만의 놀이를 즐긴다. 아이들은 물을 부어가며 모래를 뭉치거나, 스릴감 있는 곤충 모형의 구조물 끝까지 등반한다. 금곡동 엘지빌리지는 1998년 준공 당시 ‘보행자 중심’과 ‘자연 친화 단지’를 표방하며 설계됐다. 어린이 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초기 놀이터는 나무와 밧줄 등 자연 소재를 활용한 개성 있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2010년 놀이터는 주민들이 충분히 알지 못하는 사이 획일적인 플라스틱 시설로 일괄 교체됐다. 이후 바닥재를 둘러싼 갈등도 반복됐다. 김미혜씨(13기 입주자대표회장)는 “20여년 전 이곳에 입주할 때 3살이던 자녀와 친아동적인 놀이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이 기억난다”며 “하지만 시간이 흘러 주민들이 제대로 모르는 사이 천편일률적으로 놀이터가 변화하게 되며 큰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전환점은 2023년이었다. 놀이터 교체 시기가 다시 도래하자 입주자대표회의와 주민들은 ‘이번에는 주민들이 직접 이야기해 보자’라는 데 뜻을 모았다. 동대표와 일반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놀이터 기획단’이 꾸려졌다. 입대의 절반, 주민 절반으로 구성된 13명의 모임이었다. 김미혜씨(13기 입주자대표회장), 금귤(활동가명·동대표), 은하수(동대표), 고래(활동가명) 등 같은 뜻을 가진 이들이 한 데 뭉쳤다. 기획단은 놀이터를 ‘아이들의 삶의 공간’으로 바라봤다. 놀이터의 이용자가 될 주민, 즉 아이들과 어른들의 의견을 다양한 방식으로 청취하기 위해 13명의 구성원들은 월 2회 모임을 이어가며 방향을 잡고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다. 금귤(활동가명)은 ‘주민소통’을 강조하며 기획단의 정체성을 확립해갔다. 고래(활동가명) 등 구성원들은 여름 내내 뙤약볕 아래에서 천막 부스를 설치하고 그곳에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로 아이들과 보호자의 의견을 들었다. 초등학교에 방문해 직접 어린이들의 의견을 듣고, 전래 놀이를 운영하며 아이들의 놀이 방식을 관찰했다. 아이들이 자신들이 바라는 놀이터에 관한 의견을 쏟아냈다. 놀이터를 이해하기 위해 어렵사리 수소문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강연도 1년 넘게 이어졌고, 다른 지역 사례를 보기 위해 강원도까지 직접 발걸음을 옮겼다. 3천234가구, 1만여명의 주민이 사는 대단지의 의견을 하나로 수렴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가장 첨예한 쟁점은 탄성 고무매트였다. 관리가 쉽다는 이유로 요구가 많았지만, 기획단은 유해성 논란과 냄새, 내구성 문제를 직접 확인했다. 기획단이 1년가량 현장을 돌아다니고, 전문가들의 이야기와 각종 정보를 통해 알게 된 사실들을 외면할 수도, 주민의 선호도를 반영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딜레마였다. 결론을 일방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주민의 알 권리를 위해 탄성 매트와 모래의 장단점을 공평하게 제시한 뒤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과반이 모래 놀이터를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홈페이지에선 공격적인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미혜씨는 가장 앞에 나서 밤낮없이 이러한 의문에 답글을 달며 설득에 나섰다. 이들이 멈추지 않은 이유는 단순했다.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터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금귤(활동가명)은 “주민소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며 “한 마음, 한 뜻으로 함께 노력한 기획단 구성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한번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2년 반의 과정을 거쳐 개선된 7개 놀이터는 2025년 8월 주민에게 개방됐다. 고운 입자의 모래, 곤충과 새 조형물, 단지의 오래된 나무와 어우러진 공간. 놀이터마다 작은 이야기가 담겼다. 아이들의 창의성을 살릴 수 있는 공간을 기획하며 무엇보다 친환경적인 소재에 집중했다. 김 씨는 “아파트 단지는 하나의 ‘마을’이라고 생각한다. 대규모 단지이긴 하지만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 매일 같이 서로가 지상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인사를 나누며 이제는 3대가 어우러지는 마을이 됐다”며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한 마음으로 뭉쳐 그 공간을 지켜낼 수 있어 기쁘고 오랫동안 이 공간을 지켜주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