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 38억9천만원·임태희 경기도교육감 47억4천만원 재산 신고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각각 38억9천여만원과 47억4천여만원의 재산내역을 신고했다. 30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6·1 지방선거 신규 선출직 공직자 재산등록사항’을 살펴보면 김 지사의 재산 신고액(7월1일 기준)은 38억9천110만7원이다. 김 지사 본인과 배우자 명의 아파트 등 건물 27억1천100만원, 예금 12억2천568만원 등이다. 임 교육감의 경우 47억4천487만원을 신고해 종전 신고액 40억5천658만원보다 6억8천829만원이 늘었다. 이 중 5억4천913만원은 가액변동에 따른 것이다. 임 교육감은 이번에 신고한 시·도교육감 8명 증 재산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재산을 신규 등록한 경기지역 23명의 기초단체장 중에선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46억9천480만원으로 최다였다. 박형덕 동두천시장이 1억9천810만원으로 최소였다. 이 밖에 유정복 인천시장은 14억5천372만의 재산내역을 신고했다. 경기도의원의 경우 김성수 의원(국민의힘·하남2)이 271억4천13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조희선 의원(국민의힘·비례) 97억1천641만원, 오준환 의원(국민의힘·고양7) 79억6천548만원 등의 순이었다. 반면 이호동 의원(국민의힘·수원8)은 마이너스 8억8천210만원을 신고해 가장 적었다. 신병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간사는 “재산등록 및 공개는 공무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라며 “지역사회에 신뢰받는 공직사회 구현을 위해 앞으로도 등록 재산을 엄정히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환기자

경기도육상연맹, 갈등 봉합…“화합의 길로 달린다”

경기도육상연맹이 내홍에서 벗어나 갈등을 봉합하고 안정적인 연맹 운영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도육상연맹은 29일 오후 경기도체육회관 회의실에서 2022년도 제4차 이사회의를 열고 상정된 안건 처리와 함께 내부 갈등을 씻고 경기도 육상 발전과 눈앞으로 다가온 제103회 전국체전에서의 종목 우승 29연패 달성을 위해 한데 힘을 모으기로 결의했다. 특히, 이날 관심을 모았던 지난 달 제68회 경기도체육대회 기간에 열린 육상 지도자들의 연맹 운영에 대한 항의 집회에서 김진원 회장이 임원진 일괄사퇴 천명과 관련해 이사회는 결속을 강조하며 현 집행부의 존속을 의결했다. 김 회장과 대척점에 있었던 최원호 부회장은 “회장만 남겨놓고 임원진이 일괄 사퇴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상이고 현 상황에서 모양새도 좋지 않다”면서 자신부터 연맹의 발전을 위해 적극 앞장서겠다는 뜻을 피력해 임원 일괄사퇴는 없었던 것으로 정리됐다. 또 그동안 자주 도마위에 올랐던 회장의 출연금 문제는 김 회장이 올해 안으로 모두 완납하겠다고 약속해 일단락됐다. 이와 함께 그동안 회장이 지인들의 후원금을 모금한 것에 대해 법적인 유권해석을 받아들여 회장의 출연금에 포함시키기로 원안 통과됐다. 한편, 지난 도민체전에서의 집회 관련자 징계 안건은 육상인의 화합과 지도자들의 충정을 이해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관용을 베풀어 달라는 이사들의 건의를 김 회장이 흔쾌히 수용했으며, 향후 이 같은 사안이 발생할 경우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키로 했다. 김진원 회장은 “앞으로 연맹의 모든 사안에 있어서 보직 임원들과 협의해 합리적으로 처리하겠다. 일주일 뒤에 열리는 전국체전에서의 종합우승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 임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임원은 “모처럼 회의다운 회의를 했다. 그동안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많은 갈등과 오해를 낳았다. 후배들과 경기도 육상발전을 위해 함께 양보하고 뜻을 모아 나간다면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경기도 육상은 더욱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선학기자

[2022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27. 고양 ‘국립여성사전시관’

국립여성사전시관(관장 정영훈)은 2002년 서울 여성플라자에서 개관했다가 2014년에 현재의 정부지방고양합동청사로 이전한다. 같은 해 9월, 이전 개관 특별전으로 ‘북촌에서 온 편지-여권통문’을 연다. 1898년 9월1일 이소사와 김소사의 이름으로 발표한 ‘여권통문(女權通文)’은 한국 여성운동사의 분수령을 이루는 선언이다. 여성의 평등한 교육과 직업, 참정권을 요구하는 이 선언은 1908년 3월8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의 궐기로 시작된 ‘세계 여성의 날’ 보다 10년이나 앞선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여권통문을 토대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단체 ‘찬양회’를 조직하고 1899년에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힘으로 순성여학교를 세운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자랑스러운 우리 여성의 역사가 이제까지 제대로 쓰이지 않고 보이지 않은 까닭은 무엇인가? 이러한 문제의식이 국립여성사전시관 설립의 출발점이다. 국립여성사전시관은 5천년 우리 역사에서 누락되고 유실된 여성의 소중한 경험과 기억을 오늘에 되살리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여성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다 전시관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1층과 2층에 마련된 전시실을 둘러본다. “2층 상설전시실은 ‘과거를 담아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연대와 분야별로 역사발전에 기여한 사람들과 역사의 궤도를 바꾸었던 사건들, 국난의 시기에 있었던 아픈 기억들, 그리고 세계 인류의 존엄성과 평화의 가치를 일깨우는 여성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전시기획을 담당하는 이동은 학예사의 설명이다. 고대부터 6·25전쟁까지 상상과 상징을 통해 ‘여성의 역사’를 다룬 디지털 패널 앞에 선다. 영상 작품 ‘위대한 유산’은 한국 여성의 역사를 환상적으로 보여준다. ‘변화와 대응’에서 현대사의 주역으로 등장한 한국 여성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타자기를 비롯한 낡은 전시물을 통해 확인하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기억과 기림’은 여성들의 수난사이다. 일제강점기는 물론 해방된 이후에도 생존을 위해 침묵을 강요당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억하고 기리는 공간이다. 유리관 안에 다소곳 손을 모은 소녀 인형들이 서 있다. “이 안에 있는 인형은 현재 생존해 계시는 할머니들과 같습니다” 2014년에 설치할 때보다 개수가 여럿 줄어들었다. 위안부들에게 지불했던 군표, 일본군 위안소 관리인의 일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소송, 소장 및 증언 속기록도 전시되어 있다. 위안부 문제는 ‘과거사’로 불리지만 ‘현재진행형’이다. 알록달록한 조각보는 무엇일까? “통일을 염원하며 DMZ 평화걷기에 참가한 여성들이 조각을 이어 만든 작품이지요” ‘협력의 기록’은 우리 삶 속에 놓인 온갖 폭력을 없애려는 여성들의 다양한 평화운동을 기록한 공간이다. 평화운동은 여성운동과 맞물려있음을 색동 조각보가 보여주고 있다. ■ 가족의 틀, 전환, 확장 1층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가족의 역사-틀, 전환, 확장’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가족’을 다루는 전시다. 1부는 ‘틀-가족의 역사, 제도를 통해 보다’이다. 고정된 것처럼 보이는 ‘틀’은 사실 시간과 공간,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가족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해왔다. 흥미로운 것은 역시 사람들의 이야기인 2부 ‘전환, 틀을 바꾼 사람들’이다. 전통시대를 지나 근대로 이행하는 시기에 우리 여성들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다. 장년층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근대 유물도 있다. 지금 봐도 세련된 디자인의 모자와 양산, 구두와 장갑은 1920년대부터 세상의 통념을 전복시킨 신여성의 필수품이다. 구두 한 켤레에는 온갖 사회적 차별과 편견, 억압을 물리치며 권리를 쟁취해낸 여성들의 눈물과 기쁨이 들어 있다. 1980년대에 제작한 가족법개정 포스터 한 장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보수적이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갓을 쓴 남자가 재산과 상속, 자녀와 친족까지 네 가지를 모두 안고 있고, 한복을 입은 여성은 빈손으로 서 있다. 포스터를 발행한 곳은 가족법 개정에 앞장 선 ‘사단법인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이다. 이태영 변호사의 친필 원고, 김영정의 안경과 안경집, 이우정의 국회의원 배지, 박영숙의 친필 원고 같은 전시물들은 한국 여성운동사의 성과를 보여주는 빛나는 보배들이다. 한 장의 종이에 보수와 진보에 속한 유명정치인들의 이름 셋이 들어있다. 홍보를 담당하는 김예지 대리가 설명이 재미있다. “가족법 개정이라는 문제에 있어서는 여와 야, 보수와 진보를 가릴 것 없이 한목소리를 냈던 증거물이죠” 1인 가구가 비약적으로 늘고 있고,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문화가 형성된 지 이미 오래다. 앞으로 가족은 어떻게 변화할까? 이런 고민은 3부 ‘확장, 확장된 가족’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단순히 자료만 나열하지 않았다. 공간을 시간의 흐름을 느끼도록 배치한 것이나 기증 유물을 입체적으로 전시한 발상이 산뜻하다. ■ 여성의 눈으로 과거를 살피고 미래를 준비하다 2층 상설전시실에 마련된 위안부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1991년 최초로 위안부 피해를 최초로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의 동상. 윤원규기자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은 여성사전시관의 이념과 활동을 특별기획전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지난 2021년의 특별기획전은 ‘세상을 짓다-조리서로 읽는 여성의 역사’였다. 17세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조리서와 식재료, 조리 도구, 부엌의 형태 등을 통해 음식문화사를 살피는 흥미로운 기획이었다. 성 구별 없이 모두가 함께 요리하는 시대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질문을 던졌다. 2020년 특별기획전 ‘방역의 역사, 여성의 기록’은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시점에서 방역의 역사를 여성의 시각으로 살피는 기획이었다. 방역의 개념이 생겨난 구한말, 근대적 보건위생이 정착되는 일제강점기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방역의 역사를 80여점의 유물과 사진, 영상을 통해 조망하며 그 안에 보이지 않던 여성의 이야기를 끌어냈다. 특히 2020년 현재 코로나19 방역에 헌신하는 동시대 여성들의 활약을 기록했다는 사실이 돋보인다. 2019년 특별기획전 ‘여성 직업 변천사’도 흥미롭다. 지난 100년의 여성사를 여성의 일과 노동의 변화,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보는 기획이다. 당시를 알려주는 사진과 영상기록물 등 100여점의 자료를 통해 여성들의 직업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해 왔는지를 살피도록 했다. ■ 국립여성사박물관 설립을 향해 쉼 없이 움직이다 국립여성사전시관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여러 도시를 찾아가는 ‘순회전’도 그 하나다. 2021년은 ‘여성독립운동가’를 주제로 세계여성박물관 충북미래여성플라자(1차), 평등한 가족의 달 온라인 갤러리展 수원도시공사(2차), 충북미래여성플라자(3차), 창원시청 로비, 여성회관 창원관, 여성회관 마산관(4차), 충북미래여성플라자(5차)로 이어졌다. 2019년에는 ‘여권통문’과 ‘여성독립운동가’ 콘텐츠를 가지고 중랑구청 잔디광장, 전남여성문화박물관, 동작구청 별관 야외마당, 고양어린이박물관 야외잔디마당,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화정중앙공원, 도봉구청 1층 로비갤러리, 고양시 여성커뮤니티센터, 광명시민회관 전시실, 김포시아트홀 전시관, 수원시가족여성회관 갤러리, 전북 고창군 동리국악당, 북촌문화센터, 충북 청주시 그랜드플라자호텔 2층, 신한은행 백년관, 고양어린이박물관 1층 다목적실 등에서 시민들과 만났다. ‘유물과 함께하는 여성사아카데미’를 비롯한 다양한 강연회로도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국립여성사전시관은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국립여성사박물관이 곧 건립될 예정이다. 이미 터까지 확보한 상태로 2024년에 개관할 예정이다. 정영훈 관장이 당부의 말을 덧붙인다. “여성의 의식주와 생활사 등에 관한 수집된 소장품은 현재까지 약 6,500점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여성 관련 유물이나 자료를 소장하고 계신 개인이나 단체가 있으시면 저희 전시관에 기증해 주십시오. 기증자의 고귀한 뜻을 살려 잘 보존하고 깊이 연구하여 널리 활용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김준영(다사리행복학교)

아동 인권 유린 ‘선감학원’ 암매장지서 유해 발굴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인권 유린이 자행된 ‘선감학원’ 암매장지에서 피해 아동의 것으로 보이는 치아와 단추가 다량 발견됐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안산시 단원구 선감도의 매장지에서 봉분 4기를 발굴한 결과, 당시 원생의 것으로 보이는 치아 20개 이상과 단추 4개를 발견했다고 29일 밝혔다. 생존한 피해자들이 이 단추를 직접 확인했고, 선감학원 수용 당시 입었던 원복에 달렸던 단추와 같아 보인다는 증언이 나왔다. 진실화해위는 유해에 대한 인류학적 감식을 통해 피해자의 성별과 나이, 사망 시점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유해 시굴 조사단장을 맡은 우종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장은 “선감도는 토양이 산성인 데다 아동의 유해는 뼈가 삭는 속도가 빠르다”며 “매장 시점에서 40년이 넘게 지난 만큼 앞으로 본격적인 유해 발굴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진실화해위는 지난 26일 선감도 유해 매장지에서 개토제(開土祭)를 열고 시굴(시범 발굴)에 들어갔다. 이곳은 지난 2020년 12월 진실화해위에 진실 규명을 신청한 피해 생존자 190명 중 다수가 암매장지로 지목한 곳이다. 이곳에는 유해 150여구가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6년에는 나무뿌리에 엉켜 있는 아동 유골과 작은 고무신 한 켤레가 발견되기도 했다. 선감학원은 조선총독부가 1942년 ‘태평양전쟁 전사’를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설립한 일종의 감화시설이다. 1982년까지 운영되며 부랑아 갱생·교육 등을 명분으로 아동과 청소년을 강제로 연행해 격리 수용했다. 원생들은 강제노역에 동원되거나 폭력과 고문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 다수는 구타와 영양실조로 사망하거나 섬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진실화해위는 시굴 결과를 반영해 다음 달 진실 규명 결과를 발표하고 경기도에 전면적인 발굴을 권고할 계획이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발견된 치아와 관련해 정밀 감식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성별과 나이, 사망 시점 등을 조사하고 향후 도에도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진실화해위로부터 아직 공식적으로 전달 받은 내용은 없지만, 도 역시 적극적으로 후속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태환기자

“인천공항경제권 구축 중요… 규제 완화 시급하다”

인천국제공항 주변 공항경제권의 구축을 위해 중앙 정부와 인천시 등의 규제완화 및 지원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유럽 등 글로벌 선진 공항이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공항경제권 구축을 본격화 하는 만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랜드마크 콤플렉스(복합단지) 사업이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9일 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공항경제권의 초석을 마련하고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 부지 38만㎡에 랜드마크 콤플렉스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곳엔 전시·문화·공연장 및 쇼핑센터 등의 단지와 호텔 및 컨벤시아, 금융 및 비지니스 기능 등을 갖춘 상업시설 단지가 들어서고, 공항 중심의 스마트·관광체계도 갖춰진다. 앞서 공항공사는 지난 2020년 7억원을 투입해 이 사업에 대한 개발환경 및 여건 분석, 개발계획 수립, 개발 타당성 분석, 최적의 사업 추진구조 수립 등의 용역도 끝냈다. 하지만 이 사업이 현재 동력을 잃고 제자리 걸음이다. 투자비용이 최소 1조원 이상 들어가는 탓에 사업성 확보가 어려워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의 문턱을 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항공사는 기재부의 예타 대상 선정 등을 비롯한 각종 사업 준비를 위한 행정 절차를 밟는데만 최소 2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유럽 공항의 공항경제권 구축에 시간적으로 밀릴 우려가 크다. 특히 공항공사가 사업비 충당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을 연계한 민간개발을 검토 중이지만, 이 마저도 사업성 확보가 발목을 잡고 있다. 사업의 특성상 중장기적 미래투자에 따른 초기 수익 부문이 적다보니, 사업 초기 적자로 인한 사업성이 낮을 수 밖에 없는 탓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선 인천공항공사법을 개정해 공항공사가 직접적으로 투자 및 개발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규제 개혁이 필수적이다. 반면 폴란드 바르샤바 쇼팽 국제공항은 차량으로 1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인근 4㎞ 내에 대형 쇼핑단지와 300여곳의 글로벌 기업의 법인이 들어서 새로운 허브공항으로 도약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가 나서 바르샤바 공항과 연계한 교통·상업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선 탓이다. 여기에 네덜란드 스히폴공항 역시 정부와 지자체의 체계적 지원을 받아 공항경제권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인천공항경제권 구축은 지역을 넘어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동력”이라고 했다. 이어 “시와 정치권이 협의체를 구성해 중앙 정부의 규제적 완화 및 법률 개정 등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랜드마크 복합단지 사업은 사업비 부담과 사업성 확보, 예타 등 규제 부문 등으로 잠시 주춤한 것은 맞다”고 했다. 이어 “민간자본 유치 및 공동개발 등 여러 방면의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네덜란드 스히폴공항 ‘글로벌 허브’ 도약 정부 전폭 지원 공항경제권 개발 네덜란드의 스히폴공항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공항경제권 개발을 본격화하는 등 글로벌 허브공항으로 성장하고 있다. 29일 스히폴공항 등에 따르면 지난 1980년대부터 네덜란드 정부를 비롯한 주 정부가 하나의 협력체계를 구성, 공항주변 개발 등 공항경제권 구축에 나서고 있다. 현재 스히폴공항 주변에는 글로벌 제조·물류업체 및 단지, 항공관련 시설, 글로벌 기업 법인들이 자리잡아 소규모 도시를 이루고 있다. 특히 스히폴공항은 교통체계가 뛰어나 지하철로 네덜란드 수도인 암스테르담 중앙역까지 2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반 고흐 박물관은 스히폴공항에서 14㎞ 거리여서 대중교통으로 30분 이내에 찾아갈 수 있다. 또 네덜란드 전통 어촌인 ‘볼렌담’도 대중교통으로 1시간 거리다. 이처럼 스히폴공항과 그 주변은 네덜란드의 한 지역을 넘어서 유럽 내 문화·관광·상업·물류 등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스히폴공항은 물론 네덜란드 주정부(north-holland)와 암스테르담시, 할레메미어주 등이 함께 이뤄낸 결과물로 꼽힌다. 이들 4곳의 정부 및 기관은 지난 1987년 각각 25%의 지분을 출자해 도시개발회사 SADC를 만들어 인근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SADC는 상업적 역할은 물론 토지를 사들이고 공항의 비즈니스 지역을 개발한다. 또 공공기관과 민간 부문의 파트너 발굴, 스히폴공항 주변 반경 20㎞ 지역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스히폴그룹은 정부 지원을 통한 소음대책 및 주민지원사업, 유대사업 등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네덜란드 최대의 항만도시인 로테르담과의 물류 연계성도 높이고 있다. 또 2018년부터 스히폴공항에서 주변 국가를 잇는 시속 1천200㎞의 캡슐 형태의 열차인 하이퍼루프 노선 등도 개발하고 있다. 키엘 스히폴공항 디렉터는 “스히폴공항은 끊임없는 투자와 개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며 “터미널 신설 등 여러 전략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승훈기자

[안성 ‘바우덕이축제’ 개막] 어깨춤 들썩~ 신명난 ‘가을잔치’ 오세요

“댄스와 퓨전공연, 전통국악 등이 한자리에 모여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흥과 신명이 우리를 신바람 나게 할 것입니다.” 김보라 안성시장이 전국 10대 축제 중 하나인 안성남사당 바우덕이축제(이하 바우덕이축제)가 4년 만에 대면으로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안성맞춤랜드와 안성천변 등지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바우덕이축제는 그동안 장기화된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시민들이 일상의 삶에서 잠시 떠나 모두가 함께 웃음을 자아내는 신바람 나는 페스티벌로 승화시켰다고 강조했다. 또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자 친환경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직거래 판매하는 등 지역형과 국내형, 나아가 국제형 바우덕이축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시장에게 전통공연과 시민참여 콘텐츠 등 다양한 무대와 체험 등의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바우덕이축제에 대해 들어봤다. - 바우덕이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페스티벌로 자리를 잡았다. 언제부터 시작했으며 그동안의 성과는 무엇인지. 먼저 안성 시민은 물론 경기도민과 전 국민이 바우덕이축제 현장을 찾으셔서 안성 농산물도 구매하시고 풍물단과 함께 어우러져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리시길 당부드린다. 바우덕이축제는 알다시피, 코로나19 장기화와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등으로 개최하지 못했다. 질병 확산이 줄어들면서 이번에 우여곡절 끝에 4년 만에 열게 됐다. 조선 당대 최초의 여성인 꼭두쇠가 서민의 애환을 달래고자 풍물단을 이끌고 마을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풍물패를 두드렸다. 당시 이들의 풍물에 서민들은 밥 먹던 젓가락을 두드리고 빨래하던 아낙네는 엉덩이를 흔들었다는 전설이 있을 만큼 바우덕이의 신명과 흥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우리는 이러한 바우덕이를 기리고 남사당놀이의 전통성을 널리 알리고자 2001년부터 바우덕이축제를 매년 개최하면서 시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이처럼 바우덕이축제를 매년 내실있고 신명과 흥이 어우러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열다 보니 불과 5년여 만인 2006년 유네스코 공식 축제로 지정되는 성과를 냈다. 안성 시민이면 누구나 알듯이 바우덕이축제는 희망과 행복이 담긴 문화행사다. 우리 모두가 삶에 지친 심신을 힐링할 수 있는 축제장에서 위로와 응원을 받으시길 기원드린다. - 특색과 차별화된 공연은 물론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한 축제가 될 것이라는데. 그렇다. 올해 바우덕이축제는 지난 행사와는 다른 형식과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준비해 축제장을 찾는 모든 이들의 눈과 몸, 귀 등이 호강할 것이다. 바우덕이가 지닌 가치와 역사에 집중하며 전통공연은 물론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퓨전공연을 선보여 색다른 이미지를 연출한 게 키워드다. 메인 공연인 남사당놀이는 풍물놀이와 줄타기 등을 축제 기간 내내 즐길 수 있고 왕의 행차를 재연한 어가행렬과 안성태평무 공연, 명품 탈춤 무대 등 고유의 전통문화를 만날 수 있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희 뮤지컬 심청전과 한뫼국악예술단 공연, 국악가요 콘서트 등은 축제장 메인 무대를 장식한다. 특히 저탄소·친환경 축제를 지향해 일회용품 대신 개인 컵을 지참하면 음료 가격을 할인해 주도록 했다. 자전거 동력을 통한 기차놀이와 휴대폰 충전, 친환경 비누 만들기, 공예 체험 등을 통해 생활 속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축제장에서 알리도록 했다. 눈여겨볼 만한 건 또 있다. 초가 부스를 활용해 옛 안성 장터를 재현하고 전통의 멋과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체험존에선 가족들과 함께 남사당놀이를 직접 배울 수 있다. 이 밖에도 각종 전통공예 체험과 농경문화 및 축산문화 체험장 등도 마련하고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와 시민 누구나 끼와 매력을 발산하는 무대도 준비했다. 마지막으로 축제장 야간조명과 어우러진 비봉산 행복산책 음악회를 진행해 시민들에게 가야금과 살풀이, 대금연주 등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겠다. - 축제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앞서 많이 설명하셨는데 축제가 갖고 있는 의미는 무엇인지. 남사당놀이는 조선시대 자연 발생한 민중 놀이로 서민들의 억압과 고통을 해소하는 방안이었다. 특히 해학과 풍자를 통해 사회 부조리를 일깨우며 백성들에게 힘을 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바우덕이축제가 언제나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바우덕이축제는 사회가 처한 현실을 반영하며 희망과 기쁨을 국민에게 전할 수 있도록 매년 소재와 프로그램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올해 한국 사회는 코로나19 재유행과 태풍 피해 등 고난의 연속이었다. 오랜만에 시민들과 직접 마주한 바우덕이축제는 ‘위로와 응원’을 기반으로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모두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점에서 남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며 지역축제가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바우덕이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만큼 대한민국 국민이면 한 번은 축제장을 찾아 힐링하시길 당부드린다. 안성=박석원기자

[사설] 그린벨트 불법 근절, ‘개발제한구역법’ 손질 필요하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불법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10년 사이 4배나 늘었다. 지난 2010년 적발 건수가 958건인데 2020년에는 3천999건이나 된다. 최근 3년간 불법행위 건수는 1만384건이다. 2020년 3천999건, 2021년 3천794건, 올해는 6월 기준 2천591건이다. 불법행위 유형은 다양하다. 창고·주택 등 무허가 건축, 토지 형질변경, 무단 용도변경, 물건 적치, 폐기물 무단방치, 공장 작업장이나 축사 건립 등이다.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영리 목적 또는 상습적으로 건축물을 불법 용도변경하거나 형질변경한 경우,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불법행위는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 매년 그린벨트 내 위법행위를 적발하고 있다. 상습 불법행위, 영리 목적 기업형 불법행위, 시정명령 미이행 등을 단속한다. 사익을 위해 상습적으로 개발제한구역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 단속하겠다고 공언하지만 시정되지 않는 상황이다. 위법행위가 적발되면 원상복구 등 시정명령이 내려지고, 이행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중대한 사안이나 고질적인 불법행위에 대해선 행정대집행 등을 통해 원상복구 조치를 한다. 하지만 각 시·군에선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말로만 불법행위 근절, 엄정 대응을 외칠 뿐이다. 실제 지난해와 올해 시행된 행정대집행은 0건이다. 2년간 6천건 넘는 불법행위가 적발됐지만 단 한 차례의 행정대집행도 이뤄지지 않았다. 시·군의 미온적 태도도 문제지만, 법적 근거나 중대한 사안을 규정하는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이행강제금 징수도 저조하다. 최근 3년간 부과된 이행강제금 3천870건에 대한 징수는 2천742건에 그쳤다. 금액 대비 30%에 불과하다. 미납부해도 지체 가산금이 없어 징수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는 그린벨트 내에서 법률을 위반해도 묵인되고 용인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경기도가 오는 30일까지 특사경과 함께 그린벨트 불법행위에 대해 집중 단속을 한다. 또 단속·적발에만 그쳐선 의미가 없다. 위법행위자에게 부과하는 이행강제금과 행정조치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도는 불법행위자가 원상복구를 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을 할 수 있도록 ‘개발제한구역법’을 개정해 달라고 국회와 국토부에 건의했다. 실효성 있는 법이 있어야 불법행위도 차단할 수 있다.

[사설] 코로나로 망친 경제, 돼지열병 또 왔다/과한 규제가 불렀던 경제 위축 경계하라

축산 농가를 초토화시키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경기도내 발생 지역과 시점이 예사롭지 않다. 28일 하루 동안에만 파주, 평택, 김포 등 세 지역에서 발생했다. 파주 농장에서는 돼지 7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발생 농장 3~10㎞ 내의 농가 7곳이 4천805마리를 키우고 있다. 평택 농장은 3천400마리를 키우고 있고, 3~10㎞ 내의 56개 농장이 13만3천134마리를 키우고 있다. 동시에 확인된 점을 감안하면 감염은 이미 확산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중수본이 긴급 방역 상황 회의를 개최했다. 농림축산식품부·행정안전부·환경부·농림축산검역본부·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등 관련 기관 및 지자체가 참석하는 회의다.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현장에 파견해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 통제, 소독 및 역학조사 등 긴급방역 조치에 나섰다. 관련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발생 농장에서 사육 중인 전체 돼지에 대한 살처분도 결정했다. 방일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도 철저한 방역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긴급 조치가 내려질 해당 지역이 방대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방제기, 살수차 등이 동원되는 직접 소독 지역이 경기도(강원 철원 포함)와 인천시 일부다. 김포·파주·강화·고양·양주·연천과 동두천에는 소독을 한층 강화해 실시하고 있다. 또 10월1일 오전 4시까지 48시간 동안 경기(강원 철원 포함), 인천, 충북, 충남, 대전, 세종의 돼지농장과 도축장, 사료공장 등 축산 관계 시설 종사자 및 차량에 대해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을 발령해 시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상 통제가 2년을 넘고 있다. 실외 활동, 집단 행사 등이 금지된 것도 그만큼 오래다. 제한적으로나마 규제가 완화된 것이 여름부터다. 지역 경제가 겨우 숨통이 트여 가던 중이었다. 이런 때 등장한 돼지열병이다. 농장 주변 지역을 오가는 것이 통제될 것이고, 사람이 모이는 행사도 금지될 것이다. 지역 소상공인의 생활까지 급격히 위축될 것이 뻔하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결코 코로나의 그것에 못지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 통제는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 그간의 방역 경험이 중요한 행동지침이 될 것임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우리가 당부하고 갈 게 있다. 통제를 최소화하는 방역 활동을 연구해야 한다. 코로나19 초기 대응의 문제점이 계속 지적됐다. 과잉 대응 측면이 있었고, 이로 인한 도를 넘는 국민 피해가 있었다는 분석이 있다. 정부도 이 점을 감안해 ‘통제 최소화 방역’으로 바꿨던 것 아닌가. 돼지열병 방역에서 또 반복해서는 안 될 오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