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캐롯 1R 지명 조재우 “팀 기대에 부흥할 것”

“좋은 픽에 뽑힌 만큼 김승기 감독님을 비롯한 구단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더 많이 땀흘리겠습니다.” 2022-2023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신생’ 고양 캐롯 점퍼스에 1라운드 지명된 단국대 센터 조재우(24·200㎝)는 하루 빨리 팀에 적응해 제 몫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재우는 지난달 27일 열린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에 지명됐다. ‘빅맨’ 자원이 필요했던 고양 캐롯은 일찍이 리바운드를 비롯한 공중볼 경쟁에서 투지를 보일 수 있는 자원으로 평가되는 조재우에 관심을 보였고, 1라운드에서 그를 호명해 주황색 유니폼을 건넸다. 조재우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뒤늦게 농구에 입문했다. 성남서고에 재학중이던 그는 취미로 농구를 즐기다가 스카우트의 눈에 들어 ‘농구 명문’ 성남 낙생고로 전학, 본격적인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키가 195㎝를 넘을 정도로 또래들보다 뛰어난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조재우는 “너무 늦은 것이 아닌 가 걱정을 많이 했다. 실제 1학년 때는 기본기가 부족해 많이 힘들었다”며 “유급을 감행하면서 선수의 길을 이어갔고 지금은 선택의 기로에서 옳은 길을 택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점차 두각을 나태내기 시작했고, 단국대에 진학해 대학무대에서 손꼽히는 센터로 성장했다. 올 시즌 U리그에서 평균 득점 18.78점, 리바운드 9.07, 어시스트 1.42, 블록 1.42의 좋은 활약을 펼쳤고 주장으로서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조재우는 “대학 1학년때 기량이 많이 발전했다. 체중 감량을 비롯해 골밑에서 세심하게 공을 다루는 법을 배웠다. 단국대를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 뿐이다”라고 전했다 조재우의 강점은 압도적인 높이 속에서 나오는 유연함이다. 또한 214㎝의 윙스팬과 269.6㎝의 스탠딩 리치를 보유했고 탄력과 활동량도 뛰어나 상대에겐 골칫거리다. 또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강한 리더십도 갖추고 있다. 그는 지명된 지 2일 만에 통영 팀 훈련에 참가하는 등 김승기 감독의 총애를 한몸에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재우는 “아직 수비와 자유투 능력이 부족하다. 리바운드가 강점으로 꼽히지만 이 역시 아직은 부족하다”라며 “고양 캐롯의 팀 훈련에 합류한 뒤 선배들이 적응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하루빨리 팀에 녹아들어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영웅기자

'7일간 이어지는 클래식의 향연'…경기아트센터, 2022 경기클래식페스티벌

실내외 공연, 버스킹 등 다양한 공연 방식으로 남녀노소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클래식 축제가 열린다. 오는 10일부터 16일까지 7일간 이어지는 경기아트센터의 ‘2022 경기클래식페스티벌’이다. 지난 2015년부터 경기도를 대표하는 클래식 축제로 자리매김해온 경기실내악축제가 올해 경기클래식페스티벌로 개편, ‘The New Beginning(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예술감독은 그간 축제를 이끌어온 첼리스트 송영훈이 맡았으며 14명의 관현악 연주자, 앙상블팀, 오케스트라가 독주, 실내악, 협주곡 등 다양한 클래식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축제는 지역 공연예술계에 활기를 불어 넣고자 공모를 통해 지역 예술인들을 선발, 축제 기간 중 정규 공연 및 야외 공연에 출연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센터의 야외공간을 활용해 클래식 버스킹 행사, 푸드트럭존 등을 운영해 관객과 호흡하는 무대를 꾸릴 예정이다. 축제는 오프닝 공연 ‘New Beginning’으로 시작된다.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김계희, 비올리스트 신경식, 첼리스트 이호찬 등과 목관 앙상블 가온퀸텟이 함께 ‘슈베르트 8중주 F장조, 작품번호 803’, ‘모차르트 환상곡 F단조 작품번호 608’ 을 연주한다. 11일과 12일, 13일 무대는 각각 ‘Opening Fanfare’, ‘1,2,3,4’, ‘Fancy Meeting, Kodaly and Brahms’라는 주제로 꾸려진다. 공연 주제에 걸맞게 화려한 구성, 현악기와 피아노가 펼치는 화음으로 축제를 물들일 것이다. 또한, 세자르 프랑크의 음악을 조명하는 ‘All about Cesar Frank’, 현악의 축제가 열리는 ‘String For Strings’,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Back To Life! With Three ‘B’s!’ 등 음악적 색채로 클래식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무대가 이어진다. 이외에도 클래식 영화 상영,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패밀리 클래식’, 목관 5중주팀의 리사이틀 공연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2022 경기클래식페스티벌’은 지역사회 문화 활성화와 도민들의 행복을 위해 마련됐다”며 “축제를 통해 클래식의 매력에 빠져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2022 경기클래식페스티벌’은 경기아트센터가 주최·주관하며 한국지역난방공사가 후원한다. 공연은 아트센터 대극장·소극장·야외무대에서 진행된다. 김은진기자

[잃어버린 무명 의병을 찾아서] 잃어버린 독립운동가, 도내 이름없는 영웅들

‘우리는 죽어야 할지도 모르죠. 그렇다고 해도 상관 없습니다. 자유로운 한 인간으로 죽는 편이 일본의 노예로 생명을 부지하는 것보다야 훨씬 나으니까요.’”( 프레데릭 아서 맥켄지(Frederick A. Mackenzie)-『대한제국의 비극』 중, 1908) 어디에선가 본 듯한 사진. 영국 ‘데일리메일(Daily Mail)’의 종군기자 프레드릭 아서 맥켄지가 1907년 촬영해 우리에게 남아있는 의병의 모습이다. 1907년 경기도 양근군(현재 양평군) 인근에서 의병을 만난 맥켄지는 “군인(의병)의 영롱한 눈초리와 얼굴에 감도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보았을 때, 나는 확연히 깨달은 바가 있었다”며 “적어도 그들은 자신의 동포들에게 애국심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었다”라고 기록했다. ‘정의를 위해 자발적으로 조직된 민병’, 의병이다. 국권을 수호하기 위해 정부의 부름을 받지 않고 스스로 무장해 일제 침략에 항쟁한 민족운동으로 불린다. 경기도는 1895년 을미의병이 봉기된 이후 본격적으로 의병전투가 시작된 곳이다. 일본이 작성한 조선폭도토벌지에 따르면 1906~1911년 의병전투에서 전사한 의병은 1만7천779명이다. 당시 경기지역 90여곳의 의병전투에서 전사한 의병 수는 1천186명으로 정밀 조사 시 더 늘어날 것으로 학계는 판단한다. 경기도 출신으로 의병 전쟁에 참여해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은 의병은 216명이다. 이들은 전투 중 체포되어 교수형을 당하는 등 순국하거나 옥고를 치렀다. 그러나 의병 전투 현장에서 전사해 이름이 전해지는 순국 의병은 윤인순 의병 등 소수다. 순국한 1천186명 대부분의 이름이 전해지지 않는다. 이 외에 숫자로도 남지 않은 무명 의병 수는 가늠할 수 없다. 의병전쟁에서 전사한 순국 의병은 일본의 ‘토벌’ 기록에 사살자 수로만 기록돼 있다. 의병은 스스로 신분을 숨겨야 했고, 전사한 순국 의병은 거의 기록을 남기지 못했기에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있다. 학계에서도 1차적 의병 자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당시 남겨진 사료를 재구성해 연구하고 있다. 1913년 일본 조선주차군사령부에서 항일의병의 발생 원인·군대 해산·교전 상황 등을 수록한 의병탄압기록지인 <조선폭도토벌지> <폭도에 관한 편책>, 의병이 남긴 의병 전쟁 과정을 기록한 <진중일기> 등을 통해 확인할 뿐이다. 한말 의병에 대해선 연구가 되어 있지만 전사한 순국의병에 대해선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다. 경기일보는 ‘잃어버린 무명 의병을 찾아서’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가 기억하지 못해 결국엔 잃어버린 한말 무명의 의병을 찾아 나선다.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 경기문화관광연구사업단과 함께 경기문화재단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기록되지 못해 독립운동사와 역사의 뒤안길에 밀려난 한말 무명 의병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역사의 무대에 다시 올리는 작업이다. 일본의 토벌 기록에 사살 숫자로만 남겨진 이들을 되찾고 함께 기억해 우리의 역사를 다시 되찾으려는 첫 걸음이다.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1895년 이후 일제의 침략에 맞서 전국에서 의병이 봉기했고, 그 과정에서 수 많은 의병이 전사했다. 그런데 그들 무명의 순국 의병을 이름이 남아 있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로 우리는 그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산하와 하늘만이 기억하는 무명 순국 의병을 찾아 이들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일을 학계와 시민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무명 의병 흔적찾기... 시민·학계·예술계 머리 맞댔다 일본의 침략을 막기 위해 독립운동을 펼쳤지만 기록되지 못한 무명 의병을 찾아나서기 위해 역사학계와 시민·문화예술계가 모여 첫발을 내디뎠다.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과 ㈔경기문화관광연구사업단은 지난달 30일 본보 1층 소회의실에서 ‘잃어버린 무명 의병을 찾아서’ 1차 포럼을 열고 ‘무명 의병 포럼’ 조직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경기도·경기문화재단의 ‘2022 문화예술 일제 잔재 청산 및 항일 추진 민간 공모사업’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경기도 무명 의병들의 흔적을 찾기 위한 연구 및 조사, 콘텐츠 기획 등이 진행된다. 역사학자와 향토사학자 등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앞서 7월6일과 9월1일에 매켄지 사진 촬영지로 추정되는 양평군 양평읍에서 1, 2차 현장 답사를 진행했고, 9월29일에는 본보 취재기자와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양평의병기념사업회 관계자, 지리·역사학자, 영상 전문가 등이 조사단에 합류해 전문가 회의를 서울 중구에서 진행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최종식 본보 기획이사를 비롯해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 △김금향 경기도사편찬위원회 위원 △김명섭 단국대 동양학연구원 연구교수 △김지혜 용인문화원 용인학연구소 연구위원 △박준범 (재)서울문화유산연구원 부원장 △신대광 지역사교육연구소장 △윤유석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조미순 ㈜블루디씨 대표 △조성운 역사아카이브연구소장 △최영주 경기도문화원연합회 사무처장 등 각계 전문가들이 포함된 준비위원회가 구성됐다. 또한 관련 전문가들과 사업의 취지와 방향성을 공유하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 포럼은 이채정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 경영실장이 사회를 맡아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의 주제발표와 준비위원장 및 위원 선출, 토론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준비위원장에는 강진갑 원장이 추대됐으며 △학술연구 △문화예술 △시민 △운영·홍보 등 분과별 추진 과제 등을 나눴다. 준비위원회는 이번 포럼이 향후 사업을 확장하는 데 있어 개방적인 플랫폼 내지는 마중물이 되도록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향후 다양한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열린 포럼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조사단은 이번 사업에서 영국의 종군기자 프레드릭 아서 매켄지가 양평에서 만나 찍은 의병 사진을 주요 단서로 삼는다. 또한 1895년 을미의병 이후부터 일제강점기 초기까지 전투에 참여한 한말 의병으로 시기를 한정하고 올해 말까지 기초조사 및 콘텐츠 제작을 목표로 하는 1단계 계획을 완료한 뒤 해마다 단계별 로드맵을 설정해 오는 2024년에 ‘경기 무명의병 기념 횃불 광장’ 조성을 목표로 한다. 강진갑 원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매켄지 사진에 등장하는 분들은 1907년의 후기 의병인데, 의병 전투에서 전사한 의병은 우리가 거의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분들이지만 연구도 많이 되어 있지 않고 일반 시민들도 모르고 있다. 더 이상 우리가 이들을 방기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말 의병전쟁에서 전사한 순국 무명 의병을 찾아 기억하고 기념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업이 단순한 세미나와 학술대회 개최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영주 사무처장은 “학술 연구, 콘텐츠 개발 및 전시, 시민들과의 소통, 지역 간 네트워크 활성화에 있어 각각 대응 방안을 마련해 협력과 연대의 구조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조미순 대표는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콘텐츠 구축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예컨대 양평군에서 시민 모금 운동을 전개해 사람들을 동참하게 하고, 그 결과물이 나오는 과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도록 독려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준비위원회는 오는 19일 2차 포럼을 열고 내달 2일 집담회 형식의 3차 포럼에 이어 같은 달 24일에는 사업 성과를 발표하는 콘퍼런스(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자연·송상호기자 인터뷰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 “순국 의병들 제대로 기억하고 기려야”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우리가 기억하지 못해 결국엔 잃어버린 독립운동가들을 찾아내고 기억하고 기려야 한다.”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왜 지금 무명의 의병을 찾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단호한 어조로 답했다. 오늘의 한국을 있게 한 독립운동의 역사만 보더라도 그 과정에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말 의병 전쟁에서 전사한 순국 무명 의병이라는 것이다. 강 원장에 따르면 현재 의병 출신 독립유공자로 서훈 받아 우리가 그 이름을 기억하는 독립운동가는 모두 2천719명이며 이 중 경기도 출신이 216명이다. 1906년 이후 의병 전쟁에서 전사한 의병이 1만7천명을 넘고, 이 중 경기도 의병 전투에서 전사한 의병도 1천100명을 웃돈다. 하지만 이들 중 이름이 전해지고 독립유공자로 포상받은 유공자는 몇 명 되지 않는다. 강 원장은 “이름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민들은 그들을 기억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이처럼 많은 의병 전사자들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며 “의병사 연구는 역사 학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의병 전쟁에서 전사한 무명 의병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보훈당국과 역사학자들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무명의 의병을 찾기 위한 방안으로 강 원장은 △의병 전투가 있었던 전투 장소 △전투 내용 △전사 의병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를 우선으로 꼽았다. 그는 “학술조사를 선행하고 의병 전투 장소에는 표식물을 포함한 기념콘텐츠를 제작해 설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 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이 이뤄지는 것처럼, 의병 전투 장소를 찾아 전사 의병 유해를 찾는 일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숫자로만 남았거나 숫자의 기록조차 없는 무명 의병 전체의 이름을 찾는 일은 가능한 걸까. 강 원장은 “의병이 남긴 기록과 일본 기록을 대조해 의병 전쟁에서 전사한 무명 의병을 찾는 일이 핵심적인 일이기는 하나, 무명 의병 전체의 이름을 찾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다만 그는 “외국에서는 무명의 용사를 ‘신만이 그 이름을 아는 용사’라고 한다. 우리의 무명 의병 역시 전투가 있던 산천과 평야, 그리고 하늘만이 기억하는 순국 무명 독립운동가다. ‘무명 의병’이란 이름으로 기억하고 기념해야 한다”면서 “그 장소를 찾아 기념물을 조성하고, 무명 의병을 기리는 기념조형물을 국가의 중심 광장에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원장은 “역사를 연구하면서 늘 고민되는 점은 ‘역사학자들이 역사를 제대로 연구하고 기록하고 있는가’이다”라며 “혹자는 역사가 ‘승리한 자의 기록’이라지만 역사는 ‘기록을 남긴 자들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역사학자들을 비롯, 국가보훈처 등 기관 및 단체 관계자들, 시민 모두 ‘우리는 왜 그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잃어버렸나’를 반성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프로젝트는 결과적으로는 한국의 독립운동사를 다시 되짚고 역사를 바로잡는 하나의 거대한 물결이 될 것”이라며 “이 일을 경기도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하겠다. 경기 지역사회와 학계, 예술가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이 기사는 2022 문화예술 일제잔재 청산 및 항일 추진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후원: 경기문화재단)

[사설] 규제 풀어 인천공항경제권 앞당겨야

19세기 이전이 해양의 시대였다면 이후의 세계는 하늘의 시대다. 그래서 한 나라의 관문 공항에는 그 나라의 국력이 투영된다. 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도 그렇다. 국제 여객 5위, 국제 화물 3위의 세계 굴지의 허브 공항이다. 최근에는 국제공항협의회로부터 세계 최초 ‘5성급 공항’으로 인정받았다. ‘공항 한류’의 날개를 펼치고 있는 셈이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는 돈이 몰리게 마련이다. 이런데도 정작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공항경제권 구축 사업은 시작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규제 만능 때문이라니 안타깝다. 인천공항과 경쟁 관계에 있는 공항들의 사례를 보자. 네덜란드 스히폴공항 주변에는 글로벌 제조·물류단지, 항공 관련 시설, 다국적 기업들이 자리잡아 기업도시를 이루고 있다. 1980년대부터 네덜란드 정부와 주 정부들이 협력체계를 이뤄 공항 주변 개발 등 공항경제권 구축에 나선 결과다. 중앙정부와 암스테르담시 등이 지분을 출자한 도시개발회사 SADC가 주도했다. 민자 투자 파트너를 발굴, 스히폴공항 주변 반경 20㎞ 지역을 개발해냈다. 공항 연계의 교통 SOC를 개발, 반 고흐 박물관은 물론, 전통 어촌인 ‘볼렌담’까지 스히폴공항권으로 끌어들였다. 폴란드 바르샤바의 쇼팽공항도 공항경제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공항 10분 거리에 대형 쇼핑단지와 300여곳의 글로벌 기업들이 들어서 단일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인천공항도 제1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 부지 38만㎡에 랜드마크 콤플렉스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 곳에 전시·문화·공연장과 쇼핑센터, 호텔 및 컨벤시아, 금융 및 비즈니스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7억원을 들여 타당성 분석, 개발계획 등의 용역도 마쳤다. 그러나 시작부터 동력을 잃고 제자리걸음이다. 투자비용이 최소 1조원 이상 들어가고 단기 사업성이 떨어져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을 넘기 어려워서다. 현재로서는 행정절차에만도 2년 이상이 걸린다. 인천공항공사법을 개정해 공항공사가 직접 투자 및 개발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하는 규제 개혁만이 답이라고 한다. 지금 세계는 공항 경쟁의 시대다. 세계 유수의 공항들이 더 많은 여객과 화물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공항 경쟁력과 공항경제권은 서로 상승작용을 주고 받는 인프라다. 지역균형 논리로 멀리 사천공항으로 넘어가 있는 MRO(항공정비) 클러스터 문제도 마찬가지로 시급하다. 손에 들어온 자원도 활용하지 못하는 꼴이다. 법이든 규제든 다 풀어 인천공항경제권을 앞당겨야 할 것이다.

[사설] 일제와 독재가 앗아간 수백의 어린 원혼/선감학원 조속한 발굴로 그 한 풀어줘야

선감학원의 인권 유린 역사는 어디까지였을까. 선감학원은 일제가 안산 섬에 만든 소년수용소였다. 태평양전쟁의 전사를 양성한다는 명분이었다. 해방 뒤에는 부랑아 갱생과 교육이란 이름으로 계속 운영됐다. 말이 교육기관이지 수용된 청소년들에게는 생지옥 그 자체였다. 노역과 구타가 이뤄지는 ‘소년판 삼청교육대’였다. 40년간 이곳을 거쳐간 아이들만 4천명이 넘는다. 구타와 강제 노역, 영양실조로 수많은 아이들이 죽어 나갔다. 고통을 피해 탈출하다가 바다에 수장된 생명도 숱하다. 학원이 1982년 폐쇄됐지만 제대로 된 발굴은 없었다. 그 현장에 대한 발굴 작업이 40년 만에 비로소 이뤄졌다. 예상대로 암매장된 소년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와 유류품이 다수 발견됐다. 치아 20개 이상과 단추 4개 등이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 희생자의 유해 매장 추정지를 시굴한 지 사흘 만이다. 선감동에 있는 매장지의 봉분 4기를 확인해서 나온 결과다. 시범적으로 발굴한 작업이었는데도 이 정도의 유류품이 쏟아져 나왔다. 근처에서는 2016년 나무 뿌리에 엉켜 있는 아동 유골과 작은 고무신 한 켤레가 발견된 바 있다. 지난 2020년 12월 진실화해위 조사에서 생존자 190명 중 상당수가 암매장 장소로 이곳을 지목했다. 이들의 증언, 당시 기록 등을 토대로 150여구의 유해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달 26일 개토제를 열고 28일까지 봉분 4기를 시범 발굴한 것이다. 생존자들은 발견된 단추가 당시 입었던 원복에 달렸던 것으로 확인했다. 이번 발굴은 말 그대로 시범 발굴이다. 진실화해위가 진상을 밝히는 과정에서 실시한 확인이다. 이를 토대로 진실 규명 결과를 발표하고, 전면적인 발굴을 권고하게 된다. 권고 대상 기관은 경기도다. 경기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계자는 “진실화해위로부터 아직 공식적으로 전달 받은 내용은 없지만, 도 역시 적극적으로 후속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감도는 토양이 산성이다. 아동의 유해는 삭는 속도가 빠르다. 전문가들은 선감도 발굴에 절차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일제에 의해 유린 당하고, 독재 정권에 의해 유린 당한 어린 원혼들이다. 아이들이 이토록 참담하게 당했던 비극의 현장은 세계 역사 어디에도 없다. 발굴 과정에 어떤 참담한 장면이 시공을 초월해 우리 눈앞에 현시될지 공포스럽다. 유골 하나, 유품 하나마다 천추의 한이 서려 있는 아픈 현장일 것이다. 그 모습 하나하나가 나라 잃은 어른들, 인권 빼앗은 어른들이 떠 맡아야 할 업보다. 유해 한 구, 유품 하나까지 다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국가가 저들에게 다해야 할 작고 뒤늦은 책임이다.

[경기시론] 여행 관련법 정비와 새로운 ‘여행기본법’ 제정

코로나19의 여파는 우리나라 산업 여러 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여행업계다. 코로나 팬데믹은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많은 여행업자들은 정부의 여행 제한으로 인해 도산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의 일부 보상은 있었지만, 여행업자들의 기대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규제에 대한 보복심리라 할까, 일상으로의 회복과 함께 여행자들의 여행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여행은 여행 목적 달성을 위해 되돌아올 여정으로 거주지를 떠나는 여정의 이동행위이다. 여행의 목적 달성을 위해 여행자들에게는 운송과 숙박이 요구된다. 여행자는 자력으로 해당 업자와 각각의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지만, 여행업자를 이용해 여행계약을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편리성을 목적으로 OTA(Online Travel Agency)를 이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제공되는 편리함 외에 침해받는 법익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행에 관한 우리나라의 법적 규율은 크게 사법인 민법의 규율과 공법의 규율이 있다. 민법은 15개의 전형계약의 하나로 여행계약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적자치의 원칙이 적용돼 당사자 간의 계약과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계약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여행자는 그 책임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여행계약은 민법의 전형계약이지만 공공재의 이용과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상대방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공정한 계약의 성립과 해제 및 해지 시 합리적인 손해배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정성 차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반면에 여행에 관한 공법적 규율은 여행자의 편의 내지는 여행자의 법익 보호가 아니다. 여행업자를 규제하기 위한 입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여행업은 끊임없이 급성장하는 산업이다. 여행업계는 여행자의 여행 목적 달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국가의 정책도 환경에 부담 없는 성장을 위한 진흥정책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여행업에 대한 정부 정책이 올바르게 수립되고 그에 맞는 법령의 제정·개정과 여행계약에 있어 당사자들 간의 법적 지위가 보장되고 권리와 의무가 규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 여행업은 다양한 산업과 연계해 동반 성장하는 특성이 있다. 정부의 시책이 아닌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는 정책 수립과 여행계약 당사자의 법익 보호를 위한 법률의 제정 및 개정이 필요하다. 여행자원을 이용한 수익과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공정한 여행계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민법상 여행계약 규정 외에 관광기본법의 개정과 관광진흥법의 중요한 내용들을 나눠 개별적으로 입법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여행업 표준약관의 개정도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여행 관련 정책 및 법률의 정비와 함께 여행자와 여행업자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여행 관련 통합 ‘여행기본법’의 제정을 검토할 시기다. 소성규 대진대 교수·경기도지역혁신협의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