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에 담은 ...불편한 현실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알고 있지만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불편한 현실을 마주하는 전시가 열린다. 비주얼 아티스트 레나 작가의 전이다. 오는 25일까지 사진공간 움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레나 작가가 그동안 겪은 현실을 담아냈다. 과거 새 아버지에게 당한 가정폭력과 여자로 살아오면서 받은 압박, 동양인 여자라는 이유로 해외에서 겪은 차별과 괴롭힘 등을 사진, 설치, 영상 등 10여점의 작품으로 풀어냈다. 레나 작가는 사진작가이지만 글쓴이, 비주얼 아티스트 등이라고 자신을 칭할 만큼 활동 범위가 넓다. 자신이 찍은 사진에 다양한 오브제를 더하기도 하며 영상을 제작해 사진으로 풀지 못한 것들을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서도 독특한 그의 세계관이 잘 드러난다. 레나 작가는 어떤 사람들은 내 작품을 보고 기괴하다, 무섭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생각보다 단순 명료하게 불편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을 보고 무섭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처럼 단순한 사진 전시가 아니다. 인형의 머리, 피가 묻은 휴지를 찍은 사진, 물감과 알약으로 범벅된 마네킹의 사진 등 처음 보는 작품에 낯섦을 느낀다. 인형은 레나 작가의 분신이며 해외에서 당한 차별과 한국에서 겪은 가부장적인 면모들을 인형을 분리하는 것으로 풀어내고 여성 예술인이 겪는 부정적 시선, 편견을 마네킹에 물감을 칠하는 것으로 표현했다. 또 이번 전시에는 2011년 작품에 검은 칠을 해 새로운 작업으로 덮었다. 작품은 자신의 몸을 여러 장 찍은 사진을 겹쳐 부정적인 허물을 벗겨 내는 것을 표현했다. 레나 작가는 당시 사진작가로서 사진을 찍히는 것이 마냥 싫었다면서도 하지만 과거의 부정적인 것들에서 벗어나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고 지난날과 다른 나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예술은 아름다운 것뿐만 아닌 소외되고 불편한 것을 조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혼모, 데이트폭력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를 살피고 조명하는 전시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정승용의 The 클래식] 걸작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왈츠의 명곡을 참으로 많이 남겼는데, 그 중 가장 아름다운 걸작은 단연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일 것이다. 이 곡의 작곡 배경은 곡의 느낌과 사뭇 다르게 우울한 상황 속에 비롯된다. 흔히 말하는 빈 기질은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행복한 마음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싶어하는 낙천적이고 온화한 빈 사람들의 일방적인 성향을 말하는데 이 곡이 그것을 잘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오스트리아의 국가보다 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음악으로 여겨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죽을 때까지 750여곡을 남겼는데 빈의 자연과 생활 주변의 일상 등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왈츠의 소재를 얻었다. 빈 숲 속의 이야기, 술과 여자와 노래 왈츠, 봄의 소리 왈츠 등이 그 좋은 예들이다. 그리고 그는 당시 춤을 추기 위한 가벼운 음악으로 분류되던 왈츠란 장르를 예술적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음악사적 업적을 남겼다. 그래서인지 그가 이끄는 오케스트라단이 왈츠를 연주하는 공연장 맨 앞자리에는 브람스, 리스트, 바그너 같은 대단한 음악가들이 앉아 그의 예술적 왈츠를 진지하게 감상했다. 일생을 왈츠와 함께 한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 2세. 그러나 그는 춤에 있어서는 쥐구멍을 찾아야 할 만큼 소질이 없었다. 속된 말로 몸치였던 것이다. 춤곡은 잘 만들면서도 정작 춤 솜씨는 없었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스트리아 빈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지금도 빈 시립공원에서 그 자신의 바이올린으로 왈츠를 켜고 있다. 물론 100년 전과 달리 황금색 동상의 모습으로 서 있지만,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는 그의 경쾌한 왈츠 선율은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 놓곤 한다. 정승용 작곡가ㆍ지휘자

삼육대, 김종인 박사 초청 간담회

삼육대학교(총장 김일목)는 21일 교내 백주년기념관 최고경영자강의실에서 김종인 박사(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학교법인 삼육학원 강순기 이사장과 삼육대 김일목 총장, 한상우 전 이사장, 엄덕현 한국연합회 부회장을 비롯해 삼육대 처장, 실장 등 행정보직자들이 참석했다. 김 박사는 한국의 정치 현안과 대선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날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현대정치사를 조망하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으로 국민정서를 꼽았다. 그는 세대가 바뀌고 국민의 행동양식과 의식은 변했는데, 정치 방식은 예전 것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별히 2030 세대에게 희망을 보여줄 수 있는 정치세력이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내년도 새롭게 출범할 정부에 주어진 과제가 너무나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IMF를 겪으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면서 최근 코로나를 겪으며 빈부격차와 계층 간 분열은 극도로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경제 구조의 변화, 저출산 문제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대선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국민정서를 따라가면서, 양극화를 비롯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고등교육 정책의 방향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그는 대학교육 역시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기를 수 없다며 지금과 같은 획일적인 고등교육 정책에서 벗어나, 각 대학의 특성화를 독려하면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일목 총장은 여러 시대적 과제를 놓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대학 역시 국가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통한 혁신 인재양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남양주=하지은기자

“애들 키우기 겁나요”…만취 20대, 아파트단지서 여고생 등 ‘묻지마’ 폭행

밤에 술에 취한 사람이 많이 돌아다니는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참 무섭습니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20대 취객이 고등학생을 상대로 묻지마 폭행을 저지르면서 해당 아파트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오전 10시40분께 인천 옥련동의 한 아파트 단지. 경비원 3명이 정자 주위에 안전제일이라는 문구가 있는 경고 테이프를 붙이고 있다. 경비원은 어제 여기서 고등학생이 술에 취한 사람에게 맞아서 당분간 이용을 금지하려고 한다고 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지난 20일 오후 10시30분께 이 아파트에서 고등학생 등 주민 5명을 주먹과 발 등으로 때려 눈과 목 부위 등을 다치게 한 혐의(상해)로 20대 남성 A씨를 입건했다. A씨는 인근 아파트 주민으로 단지 놀이터 정자에 있던 고등학생 4명을 때렸으며 이들이 도망가며 도움을 요청한 또 다른 50대 여성 주민도 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의 폭행으로 고등학생 B양은 눈 주위가 찢어져 병원 치료를 받았다. 조사결과 A씨는 피해 고등학생 등 주민과는 모르는 사이로 나타났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술에 많이 취해 해당 아파트에 들어간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면서도 술 마시고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아파트에서 묻지마 폭행 사고가 발생하자 아파트 주민들은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 C씨는 아이를 재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고성이 들렸다며 처음에는 고등학생끼리 술마시고 싸우는 줄 알았는데 나와보니 술 취한 남자가 고등학생을 때렸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어 나도 아이를 키우는데 참 무섭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D씨는 밤에는 술 취한 사람이 많이 돌아다니는데 우범지역으로 변한 것 같다며 CCTV가 없는 곳이 많아 이런 것들을 추가로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민들이 마음놓고 생활할 수 있도록 순찰 인력 배치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경기도 부부 독립운동가를 찾아서] 3-2. 만삭의 몸으로...만세운동 이끈...‘파주의 유관순’

파주의 유관순 임명애는 임신한 상태로 만세시위를 하다 체포됐다.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환경에서 감방 안 육아는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었다. 영화 항거에도 임명애를 모티브화한 인물이 등장한다. 결국 아이를 잃게 된 임명애는 출소 이후 어떤 삶았을지 모른다. 남편 염규호와 함께 그들의 행적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단순히 종교인이나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넘어 독립운동가로서의 재조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 보안법출판법 위반, 징역형 주민들 우르르 반발 시위를 주도한 임영애 부부를 비롯한 김수덕ㆍ김창실 등은 검거됐다. 보안법과 출판법 위반 혐의로 임영애는 징역 1년 6개월, 나머지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그녀는 서대문형무소 8호 감방에 수감돼 옥고를 치렀다. 남편도 수감됨으로 부부가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이를 계기로 청석면 주민 수백 명이 심학산에 모여 면사무소를 향해 나아갔다. 보통학교 학생들은 태극기를 손에 쥐고 선두에 나섰다. 이들은 면사무소 앞뜰에서 면장은 나와 만세를 부르라고 외쳤다. 면장은 처음에 해산을 종용하다가 결국 시위행렬에 가담하기도 했다. 1919년 3월28일 봉일천 장날(공릉장)에는 장꾼과 광탄면 주민 등이 합세한 만세시위가 일어났다. 여기에는 고양군 주민 등도 참여했다. 지역적인 한계를 뛰어넘는 연합시위가 이뤄진 셈이다. 일제 헌병은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인 발포를 시작했다. 현장에서 6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했다. 대규모 만세시위가 피로 얼룩진 역사현장으로 기억되는 순간이었다. ■ 옥중투쟁으로 존재감을 알리다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임명애는 8호 감방에 배정됐다. 여자감옥인 8호방은 개성지역 3ㆍ1운동 주역인 어윤희ㆍ권애라ㆍ심명철과 3ㆍ1운동 아이콘인 유관순 열사, 수원지역 기생으로 이름을 떨친 김향화 등이 함께 수형생활을 했던 곳이다. 임명애는 당시 만삭의 몸이었다. 출산을 위해 임시 출소했다가 아이를 낳고 12월에 갓난아이를 품에 안은 채 다시 수감됐다. 이때 남편 염규호도 1년형으로 복역 중으로 온 가족이 모두 수형생활을 하는 고난의 시절을 보냈다.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며 차디찬 감방에서 산후조리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맡언니격인 어윤희는 어려운 여건에도 편의를 제공하는 데 헌신을 다했다. 아이의 기지개는 물론 산모 건강을 위해 조언과 세심한 보살핌을 잊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1920년 9월께 만기 출소한 임명애는 먼저 출소한 남편 염규호가 있는 파주 교하리 고향에 돌아왔다. 이들 부부는 수감 중에도 희망의 끈을 일순간마저 버리지 않았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전통적인 창가를 가사한 노래를 불렀다. 현재 남아 있는 창가는 모두 두 곡으로, 심명철이 생전에 아들 문수일에게 구술했다. 두 노래는 선죽교 피다리(1991, 장수복 저)라는 소책자에 실린 바 있다.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노래는 선죽교 피다리와 대한이 살았다다. ■ 힘든 생활 노래 가사로 전달 파주 항일운동가 더 발굴돼야 진중이 일곱이 진흙색 일복 입고 두 무릎 꿇고 앉아 주님께 기도할 때 접시 두 개 콩밥덩이 창문열고 던져줄 때 피눈물로 기도했네 피눈물로 기도했네 피눈물로 기도했네선죽교 피다리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 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다 에헤이 데헤이 에헤이 데헤이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대한이 살았다 당시 이들 부부가 불렀던 노래 가사에서 피눈물로 기도했네라는 부분은 참기 힘든 옥중생활을 사실적으로 알려준다. 두 번째 가사는 전국에 확산된 3ㆍ1운동의 기운을 대한이 살았다라는 노랫말로 독립을 바라는 의지와 염원을 보여준다. 3ㆍ1운동 한돌을 맞아 서대문형무소에서 전개된 옥중투쟁은 이러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았다. 가사는 누가 지었는지 알 수 없으나 권애라가 아닐까 추정한다. 그녀는 음악적인 재능이 아주 뛰어난 신여성이었다. 김향화는 수원을 대표하는 명창으로 창가를 듣고 권애라가 이를 시대 상황에 맞게 정리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짐작되는 상황이다. 임명애ㆍ염규호 부부에 대한 독립운동가로서의 인생항로는 현재까지 여기까지만 피상적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등 각종 단체들은 이 부부의 복역 이후 사망할 때까지의 힘든 생활이 새롭게 발굴되기를 바란다. 신앙인으로서의 삶과 아울러 이들 후손에 대한 삶도 미답지나 마찬가지다. 더불어 이들에 대한 관심을 시작으로 장차 파주지역의 여타 항일운동가와 그들에 대한 새로운 모습, 또 역사적 자료 등이 추가로 복원되기를 기대한다. ㈔선인역사문화연구소 연구이사㈔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이사 사진=구세군역사자료관서대문형무소역사자료관 제공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LH 웨스턴블루힐아파트, 방화구획 관통부위 부실시공 사실로

방화구획 관통부위를 제대로 막지 않아 논란이 인 인천 서구 LH웨스턴블루힐아파트(본보 5월20일자 7면)의 대다수 세대에서 같은 문제가 드러났다. 특히 시공사인 금호건설은 약속한 전수조사도 하지않고 서둘러 전 세대에 대한 보수작업을 마쳐 법적 처벌을 피히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LH웨스턴블루힐아파트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사인 동시에 감리자이며, 금호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아파트 내에서는 지난 4월 초 방화구획 관통부위 미시공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며 LH와 금호건설에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금호건설은 5세대를 샘플링해 조사한 결과 같은 문제가 없다며 전수조사를 하지 않았고, 본보 보도 이후에야 전수조사를 약속했다. 하지만, 전수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통상 결함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려면 전체 세대에 대한 조사를 한 후 원인 등을 확인해 책임소재를 가린다. 그러나 LH와 금호건설은 전수조사 대신 전세대(1천243세대) 보수작업을 택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들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이 같은 수단을 택한 것이라고 말한다. 현행 건축법상 방화구획 관통부위를 내화충전재 등으로 막지 않는 등 부실시공하면 건축주와 공사시공자, 공사감리자 모두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세대가 문제가 있는 것과 일부 세대만 문제가 있는 건 천지차이라며 LH와 금호건설이 책임을 줄이기 위해 보수작업을 택했다는 의혹도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아파트 임차인대표회의 측은 LH와 금호건설이 정확한 문제 세대수 등을 공개하지 않자 지난 16일까지 12세대를 샘플 조사했고, 모든 세대에서 관통 부위 미시공 문제를 발견했다. 김성국 LH웨스턴블루힐 대표회의 회장은 전수조사 조차 제대로되지 않다가 언론 보도 이후 조사를 약속하더니, 결국 문제를 덮으려 현황도 파악하지 않고 전체 세대를 보수한 것이라고 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일부 세대에도 유사한 문제가 나타난 것은 맞다면서도 일일이 현황 파악하면 시간이 오래 걸려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모든 세대를 보수한 것은 기존 충전재를 내화 충전재로 교체한 것이라고 했다. LH는 금호건설 측의 부실 공사와 관련해 품질 미흡 통지서 발급 등 제재 조건을 검토해 관련 조치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과거 감리상 문제에 대해 인정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감독 하겠다고 했다. 강우진기자

[사설] 교육감 선거, 후보 단일화보다 정책으로 승부해야

내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뤄지는 인천시교육감선거가 조기에 과열되는 분위기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내로남불 비난이 거세지면서 보수야당의 지지율이 높은 것이 한몫 한다.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대선 주자가 오랫동안 1위를 달리면서 보수정권의 집권 가능성이 한층 높다. 보수진영 후보들의 움직임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나 정책보다는 후보단일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씁쓸한 모습이다. 지난 18일 보수진영의 모임인 올바른교육사랑실천운동본부는 예비후보 4명과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인천의 교육감 보수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까지 논의하는 등 보수후보 단일화에 조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내년 인천시교육감선거에서 후보 단일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18년과 2014년 선거에서 보수 진영의 후보가 난립하면서 진보 진영의 단일 후보에게 연이어 패한 경험에서 나온 전략이다. 정책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인천교육의 진정한 발전보다는 정치적 논리로 접근하는 후보들과 진영의 행태들에 유권자들은 실망이 크다. 지방의 중등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을 뽑는 선거에 기성 정치인들의 접근방법과 같은 정치논리를 앞세우는 후보들과 진영의 자세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보수진영에서 늘 주장하는 교육에서 정치논리 배제와는 상충되기 때문이다. 중등교육에서 전교조 활동의 폐해를 일관되게 주장하면서 교단에서 정치적인 이념 논쟁을 적폐로 예단하고 척결을 주장했지 않은가? 지방선거와 달리 교육감 선거에서 정당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 현행의 선거제도를 되 짚어봐야 할 것이다. 최고의 교육책임자를 자임하면서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자들은 교육감 직선제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는 기본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교육감선거의 기본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선거의 기본도 아울러 냉철히 살펴보는 자세가 요구된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정책을 놓고 펼쳐지는 유권자들의 잔치다.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의 수요를 제대로 파악해 선택 받을 수 있는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아야 한다. 보수와 진보가 먼저 갈라서고 각 진영에서 후보 단일화를 통해서 정책을 제시하는 것은 유권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다. 다양성을 최고의 가치로 인정하는 교육 현장에서는 더욱더 기성 정치의 논리로 정책선거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보수와 진보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육에 진보와 보수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반문하고 척결하는 데 앞장서는 것부터 실천하기를 기대한다.

[경제 프리즘] 2030세대의 분노와 대책

최근 2030세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4ㆍ7 재보선에서는 2030세대의 성난 민심이 오랜만에 야당에 승리를 안겨주었고, 여세를 몰아 국민의힘에서는 30대 당 대표가 탄생했다. 이에 놀란 여당은 정부에 대해 청년특임장관 신설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2030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울러서 MZ세대로도 불린다. 이들은 휴대폰이나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며 변화를 즐긴다. 그렇다면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에서 시대의 트렌드에 잘 적응한 2030세대가 왜 이토록 분노하는 것일까? 이들의 분노에 관통하는 키워드는 공정이다. 동세대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교육이나 취업 등에 있어서 공정한 룰이 적용되는가에 민감하다. 남녀 간의 젠더 이슈에 있어서도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기를 원한다. 세대 간 문제에 있어서도 기성세대의 일방적인 독주에 반기를 든다. 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대량의 국채를 발행하거나, 코로나 백신을 북한에 제공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세대가 제기하는 이러한 문제에 기성세대는 어떻게 화답해야 할까? 우선은 세대 간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 5060세대 입장에서 자식세대에 해당하는 2030세대의 생각에 보다 깊은 관심이 요구된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미래세대가 겪는 좌절과 느끼는 문제에 대해 진솔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 훈계하는 식의 대화로는 곤란하다. 얼마 전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했을 때 금융위원장이 젊은 세대의 가상화폐 투자를 잘못된 길이라고 비판했는데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 왜 젊은이들이 고위험 자산 투자에 몰렸는지에 대해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해야 한다. 이렇게 대화가 이뤄진다면 그 다음으로는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이는 기성세대의 몫이다. 또한 정치권과 정부의 몫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오늘날 2030세대가 느끼는 불공정 문제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내재돼 있던 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지나친 사교육 의존과 교육 격차, 엄마 찬스, 아빠 찬스를 교육과 취업에 이용하는 잘못된 관행, 양질의 청년 일자리 부족, 재정적자의 급증에 따른 미래세대의 과도한 세금부담 등의 문제들이 오늘날의 2030세대를 압박하고 있다. 교육과 노동, 재정, 경제 등에 걸친 철저한 구조개혁만이 해법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좀처럼 듣기 어려워졌지만,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정승연 인하대 경영대학 교수

산자부·인천시·인천경제청, 송도 바이오산업 육성 지원 강화

산업통상자원부와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국제도시의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천경제청은 21일 송도 G타워에서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주요 기업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남춘 인천시장, 김희철 인천시의원, 이원재 인천경제청장,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간담회를 통해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에 입주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앞으로 바이오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논의했다. 특히 이 청장은 간담회에서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성과 및 계획을 발표하며 바이오산업 관련 인천경제청의 성과 등을 보고했다. 인천경제청은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증설투자, 독일 싸토리우스 등 첨단 바이오의약 분야 연구개발 및 제조시설 유치,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등 핵심 인프라 유치, 뇌신경과학 등 생명과학 주요 분야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 등의 바이오산업 관련 성과를 냈다. 이 같은 성과 발표를 통해 이 청장은 최근 시와 인천경제청이 집중하는 K-바이오 랩허브의 송도 유치 지원을 문 장관에게 건의했다. 또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연구개발 지원 확대, 바이오 전문 인력 양성, 원부자재 공급망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 장관과 박 시장은 관계기관의 협력 등을 통해 이들 건의를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문 장관은 송도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도시라며 연구개발 지원 확대, 바이오 생산 전문 인력 공급 확대, 핵심 원부자재 제조기술 역량 강화 등의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도 송도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설비와 세포 배양 배지 등 주요 원부자재 공급 면에서 세계 최고의 위치에 올라섰다며 관계기관의 협력 등을 통해 바이오 분야 기술산업을 이끌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했다. 김민기자

인천 송도 연세대 2단계 조성사업, ‘GS’ VS ‘현대’ 소송전 치열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두고 지에스건설(GS건설) 컨소시엄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소송전이 치열하다. 빠르면 이번주 안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가처분 소송의 결과가 정상적인 사업 추진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진양건설㈜은 지난 4월23일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의 사업자 공모를 추진한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송도복합개발)을 상대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보전 등 가처분 신청을 인천지방법원에 냈다. 진양건설은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 GS건설 컨소시엄과 경쟁해 탈락한 현대건설 컨소시엄에서 건설 분야를 맡고 있다. 이번 가처분 소송에서 진양건설은 A변호사 등 4명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다. A변호사는 지난 2017년에 사직한 부장판사 출신으로 과거 인천지법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에 맞서 송도복합개발은 우리나라 대형 로펌 소속의 B변호사 등 6명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해 대응하고 있다. 또 GS건설㈜은 송도복합개발의 보조 참가로 이번 가처분 소송에 참여하면서 유명 법무법인의 변호사 5명을 선임 중이다. 가처분 소송에 국내 유력 로펌 2곳 등 모두 16명의 변호사가 투입, 치열한 논리 공방을 했다. 이번 가처분 소송을 심리하는 인천지법 제21민사부는 그동안 양측으로부터 의견서와 답변서 등을 여러 차례 제출받았다.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1차 심문기일을 진행하고 심문을 종결했다. 진양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 GS건설 컨소시엄이 사업신청서에서 개발이익을 높이기 위해 송도 11공구 지구단위계획과 공모 지침을 위반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송도복합개발은 GS건설 컨소시엄이 지구단위계획을 변경을 전제로 해 사업을 신청한 것이고, 당시 평가위원에게 이 같은 지구단위계획 논란을 충분히 설명해 평가에 반영했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공모상 송도 11공구 지구단위계획은 주상복합 110m(약 33층), 공동주택 45m(약 13층) 이하다. 앞서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이 규정에 맞춰 사업제안을 했고, GS건설 컨소시엄은 규정보다 층수 등을 높여 사업제안을 해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빠르면 이번주 안에 이번 가처분 소송의 선고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법원이 소송을 각하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가처분을 제기한 진양건설이 현대건설 컨소시엄에서 차지한 책임지분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소송의 당사자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법원이 송도 11공구 지구단위계획에 맞지 않는 점을 문제 삼아 인용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인천경제청은 이번 가처분 소송에 대해 법원이 각하 또는 기각 선고를 하면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법원이 인용하면 개발 사업과 연계한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까지 멈춰설 수 있어 이번 가처분 소송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일단 법원의 판단을 지켜본 뒤 신중하게 대응 방안을 찾을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은 인천경제청이 송도 11공구의 땅 34만2천219㎡를 송도복합개발에 제공하면 송도복합개발이 16만8천300㎡의 부지에 아파트주상복합 등을 지어 얻은 수익금으로 연세사이언스파크 등을 건립하는 것이다. 김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