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각기 다를 수 있지만 자신이 살던 나라에서 더는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박해를 받아 도망치듯 떠난 이들을 우리는 흔히 난민으로 부른다. 이 때문에 자신의 나라에서 오랜 시간 쌓아왔던 경력이나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난 당시 관련 서류를 가져오지 못했을 수도 있고 그렇다고 경력을 인정받고자 본국의 대사관을 방문할 수도 없다. 한국에 온 난민들은 처음 한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 학생이었는데 공장에서 일하고 종교인이었는데 일용직을 전전하는 건 예사다. 생계는 꾸려야 하고 경력이나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자연스레 육체적으로 힘든 일에 내몰린다. 난민으로 인정받아 어렵게 영구 체류 자격을 얻고 나서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난민을 위한 직업교육이 있지만 실상 이를 알고 있거나 활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난민법 15조에는 난민도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했지만 하루 벌어 하루 살기가 어려운 이들이 시간을 내 교육을 받기도 쉽지 않고 새로운 일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본인의 의지와 달리 난민이 돼 한국이라는 낯선 곳까지 왔지만 시련의 연속이다. 난민 신청자라는 신분으로 수년을 살아내야 하고 우여곡절 끝에 난민 인정자가 되더라도 알아서 살라는 냉담한 현실은 그들의 삶을 더욱 옥죈다. 난민은 왜 자신의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제조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들여다봤다. ■ 과거 직업과 전혀 다른 일 고단한 삶 본국에서 난민이 갖고 있던 직업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한국인들이 가진 직업과 별반 다르지 않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미얀마 출신 난민 얀 나이투(51)씨는 원래 경제학을 공부하는 대학생이었다. 민주화의 거센 물결에 야심 차게 몸을 맡겼지만 돌아온 건 신변에 대한 위협뿐이었다. 결국, 난민이 돼 한국으로 왔고 현재 목재를 CNC 가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 김포에서 재한줌머인연대 회장을 맡은 라트나 키르티 차크마(42)씨는 승려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종교적으로 탄압을 받다가 한국땅을 밟았다. 한국에 온 지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여전히 그의 신분은 난민 신청자다.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돼 있어 일용직을 전전하고 있다. 다행히 용접 기술을 익혀 일당 15만 원 정도를 받으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많은 난민이 본국에서의 직업과 전혀 다른 일을 하며 한국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자신과 같은 난민을 위해 통역사로 일하는 방글라데시 줌머족 출신 여성은 원래 본국에서 간호사로 일했다. 유학까지 다녀올 만큼 엘리트 대학생이었던 미얀마 출신 한 난민은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아예 한국으로 귀화해 NGO(비정부기구)에서 근무하는 난민도 있다. 지난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와 난민네트워크가 주최한 난민인정자 처우 현황 보고대회-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기에서는 본국에서 언론사 기자가 플라스틱 제조업을, 다큐멘터리제작자가 용접일을, 건축설계사가 식품공장일을, 귀금속을 팔던 이는 공장 생산직종 등에서 일하는 사례가 소개됐다. 모두 난민 인정을 받았지만, 본국에서의 직업과는 거리가 먼 제조업에 몸담은 이들이 대다수였다. ■ 기술 못 배우고 적응 못 하고 난민법에서는 난민 인정자가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난민법 제15조(직업훈련)에는 법무부장관은 직업훈련을 원하는 난민인정자 가운데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제12조에 따른 직업능력개발훈련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을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추천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법령에 나온 대로 직업훈련을 받아 새로운 일자리를 찾은 난민은 전혀 없다. 당장 생계가 절실한 상황에서 새로운 직업을 위해 교육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설사 교육을 받더라도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얻는다는 보장이 없다. 한국에서 20년째 살고 있는 한 난민은 난민으로 인정받기 전까지는 일용직, 공장 생산직, 식당 설거지 등의 일을 했다. 그때까지 아무런 기술을 배울 수 없었다. 그러다 난민으로 인정을 받았고 취업을 위해 기술을 배우고 싶었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 난민으로 인정받으면 다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어떤 곳은 웃돈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다행히 그는 과정은 험난했지만 정규직 일자리를 구해 지금은 가족과 함께 안정적으로 한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친구들은 이렇다 할 취업교육이나 기술을 배우지 못한 채 지인의 소개로 일용직을 전전하고 있다고 했다. 더욱 심각한 건 최근 들어 난민이 일용직조차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거다. 난민을 지원하는 시민단체의 소개로 일자리를 구한 한 난민은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사례도 있다. 또 난민을 향한 한국인들의 그릇된 편견 역시 난민의 한국 적응을 더욱 힘들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난민 단체 관계자는 요새는 직업소개소 같은 곳에서도 난민들이 환영받지 못한다. 진짜 난민이 된 거다. 아예 처음부터 난민을 거부하는 곳도 있다며 국가별로 차별하는 경우도 많다. 문화적인 차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안 돼 있기 때문에 난민의 취업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수도권 제조업 종사 난민 약 8천500명 본국에서의 경력과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 채 한국에 난민이라는 신분으로 들어온 이들은 이렇다 할 취업교육을 받지 못해 대부분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다. 같은 나라 출신 지인이나 직업소개소를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는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본국에서의 경력을 이어간 경우는 극소수다. 국내에서는 난민의 취업과 관련한 통계를 찾아보기 어렵지만 대략적으로 추정해 볼 수는 있다. 수도권 난민(난민 인정자, 인도적 체류 허가자, 난민 신청자 등)의 숫자는 1만 3천789명, 이 가운데 미성년 자녀 등 비경제활동인구를 약 31%(4천274명)라고 가정하면 9천515명이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다시 90%가 제조업에 종사한다고 가정했을 때 8천563명이라는 숫자를 얻을 수 있다. 실제 기자가 만난 12명의 난민 가운데 시민단체 소속이나 통역사로 일하는 2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10명 모두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또 이들을 통해 전해 들은 다른 난민들 역시 대부분 제조업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 때문에 수도권 거주 난민의 약 90%가 제조업에 종사할 것이라는 추정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이는 언제까지나 추정치일 뿐 정확한 통계는 아니다. 난민의 취업 실태와 관련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자료가 만들어져야 이들을 위한 각종 지원책이 마련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소수의 난민을 위해 구체적인 통계를 마련하고 정책을 고민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실태 파악을 위해 지역별 외국인 노동자 관련 단체 또는 기관에 문의해봤지만 대부분 돌아온 답변은 난민에 대한 내용은 잘 모른다거나 난민에 대한 자료는 따로 없다였다. 결국, 연결된 난민을 통해 다시 다른 난민을 소개받으며 한명 한명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김포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서 상담팀장으로 일하는 줌머족 로넬 차크마 나니(49) 씨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는 난민법이 없지만 한국에는 있다. 덕분에 난민 인정률은 2%대이지만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한국이 선진화가 될수록 더 많은 난민, 이주민, 외국인 노동자들이 몰려올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 함께 생존하고 공존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또 그게 우리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외국 사례처럼 한국에도 사회통합을 위한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영준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강화유수부 동헌(江華留守府 東軒)은 인천 강화군에 있는 유적건조물로,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25호다. 이곳은 조선시대 관아의 하나로 강화지방의 중심업무를 보던 동헌이다. 영조 45년(1769)에 유수 황경원이 현윤관이라 이름을 붙였으며, 여러 차례 보수해서 본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앞면 8칸옆면 3칸의 규모로, 지붕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집이다. 명위헌(明威軒)과 이관당(以寬堂)이라는 현판은 당시의 명필이자 학자인 백하 윤순(16801714)이 썼다. 문화재청 제공
영화 바보들의 행진이다. 휴강 대자보가 붙었다. 캠퍼스에 방송이 흐른다. 교내 방송을 시작합니다. 들립니까. 들립니까! 들립니까!! 영철은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동해 바다 절벽에 섰다. 이내 몸을 던진다. 노래 고래사냥이 비장하다. 병태는 입영열차를 타고 떠난다. 영자가 차창에 매달린다. 입맞춤이 오래 못 간다. 노래 새는이 애처롭다. 70년대 대학생들의 모습이다. 세상 고민은 다 하는 듯 폼 잡는다. 2021년 대학생. 이제는 휴강도 부럽다. 다 폐쇄다. 입학식도 건너뛰었다. 오리엔테이션, 축제 따윈 구경도 못했다. 교수도 만나본 적 없다. 방구석이 강의실이다. 노트북이 교수다. 웬만하면 A 준다. 웬만 안 해도 B 준다. 분별력 없는 학점이다. 사회가 인정해 줄지 모르겠다. 영화 속 모든 게 사치다. 병태 영자의 고민에는 자유라도 있었다. 지금의 고민엔 좌절 말고 아무것도 없다. 영화 속 입영열차도 부럽다. 언제나 군(軍)은 힘들다. 군대 식판 사진이 돌았다. 깍두기 두 쪽이 보인다. 건더기 없는 국도 보인다. 그런 군대를 못 가서 난리다. 미래가 불안해 찾으려는 도피다. 이것마저 맘대로 못 한다. 4월 육군 입대 경쟁률이 4.9 대 1이다. 신검 후 6개월 대기는 보통이다. 해병대(4.7 대 1)ㆍ공군(7.3 대 1)은 더 높다. 70ㆍ80학번의 꼰대담이 있다. 데모하다 잡혀 다음 날 군대 끌려갔다. 이 꼰대담마저 지금은 부럽다. 고(高)학년은 더 미친다. 4월 고용 동향을 보자. 실업률이 4.0%다.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실업률이 낮아졌다고? 이건 노년을 다 포함해서 얘기다. 청년층 실업률은 0.7%포인트 늘었다. 더 적나라하게 대졸 실업만 따져 보자. 처음 취업시장에 뛰어든 실업자를 취업 무경험 실업자라 한다. 4월 통계가 전년 동기 30.1%포인트나 늘었다. 여기서 대졸자만 뽑았다. 51.8%포인트 폭증이다. 코로나19 탓이 아니다. 우리만 이렇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졸자 실업률을 보자. 2009년 이후 10년간 추이가 있다. 6.1%에서 5.3%로 0.8%포인트 개선됐다. 그 기간 한국은 거꾸로 달렸다. 5.0%에서 5.7%로 0.7%포인트 악화됐다. 당연히 실업률 순위도 곤두박질 쳤다. 10년 전 14위, 2020년에 28위다. 애들이 무서워서 학교를 안 나선다. 휴학, 졸업유예로 버틴다. 그런 학생들로 캠퍼스가 차 간다. 병(病)이 안 생기고 배기겠나.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가 있다. 올 1분기 조사치다. 모든 연령대에서 우울감이 심해졌다. 코로나 블루다. 주목할 건 20대다. 우울 위험군 비율이 30.0%다. 30대 30.5%와 함께 전세대에서 가장 높다. 30대는 원래 그랬다. 줄곧 높았다. 20대는 다르다. 1년 전까지 가장 낮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치솟은 거다. 이제 60대(14.4%)보다 심각하다. 대학이 우울 병동이 돼 간다. 이런 언급까지 해야 할까 싶지만. 대구시가 엊그제 보도자료를 냈다. 대학생 자살 예방 활동이다. 대구가톨릭대학교 간호학과 학생들에게 했다. 대학생들의 자살 예방 지킴이를 양성하겠다고 했다. 도입 배경을 시가 이렇게 설명했다. 코로나 실직 가정의 등록금 불안, 코로나 위기로 인한 취업 불안, 코로나 통제로 인한 사회 격리그래서 대학생 자살이 늘고 있다. 참담하다. 어쩌다가 이런 행정까지 듣게 되는가. 우리가 저들만 할 때. 아버지들은 달랐다. 우골탑 세워주셨고, 일자리 늘려주셨고, 자리까지 내어주셨다. 지금의 아버지 세대, 즉 우리. 멀쩡하던 대학을 지옥으로 만들었고, 많던 일자리를 다 말아 먹었고, 2천조원 빚더미까지 남기려 한다. 애들이 진작에 눈치챘다. 꼰대와 나때맨 속에 증오를 담는다. 그런데 이걸 저들만 모른다. 젠더(gender)가 어쩌니, 이념이 저쩌니. 여전히 엉뚱한 분석만 늘어 놓는다. 정말 모르는 건가. 이토록 뻔한 답을. Its the job, stupid!(바보들아, 문제는 일자리야). 主筆
뉴딜(New Deal) 정책, 1930년대에 발생한 산업사회로의 대 전환기인 대공황을 타계하기 위해 미국에서 실시한 경제정책이다. 담대하고 획기적인 정부 투자와 리더십으로 사회에 경제적 역동성을 불어넣음으로써, 당시 공황에 빠진 국가 경제를 구해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사태도 과거 대공황만큼이나 사회적, 경제적 전반에 걸쳐 크나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문화콘텐츠 분야는 경제적 기반의 취약성으로 인해 종사자의 생존권을 뒤흔들고 있다. 경기도는 이를 극복하고자 지난해 4월 그 어떤 곳보다 앞서 경기도형 문화뉴딜 정책을 추진했다. 코로나19 초기 단계에서 도민의 생존권 보호를 위한 정책의 시의성에 최우선을 두고 실시한 것이다. 경기콘텐츠진흥원 등 경기도 문화 콘텐츠 분야 5개 공공기관은 103억원의 재원을 마련해 다양한 콘텐츠 창작자와 기업 그리고 지역서점 등을 지원했다. 정부도 지난해 7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고자 디지털경제 전환, 4차 산업혁명 대비, 예술 뉴딜 등을 포함한 관계부처 합동 한국판 뉴딜을 선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저소비 패턴이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인 뉴노멀로 지칭됐다. 하지만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뉴노멀의 정의가 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역대급 경제부양 경쟁으로 벌써 공급 부족과 투자 확대가 발생하는 등 시장이 꿈틀대고 있으며, 그간 태동하던 비대면 디지털 경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또 한 번의 새로운 뉴노멀이 태어나는 것이다. 한국판 뉴딜은 이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을 대비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대전환이다. 특히 디지털 뉴딜은 그간 정부가 준비하던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에서 더 확장돼, 세계를 선도하는 디지털 콘텐츠 국가로의 도약을 주도할 것이다. 대통령도 디지털 뉴딜 문화콘텐츠산업 전략보고회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100년은 문화콘텐츠가 국가 발전의 동력이 될 것이라 발표했다. 콘텐츠는 기존의 책, 노래, 그림 등 협의의 개념을 넘어 글로벌 영상 플랫폼에 상영되는 한국의 이야기, 디지털 음원을 통해 세계 곳곳에 동시다발적으로 울려 퍼지는 K팝, 온라인 게임 등 광의의 디지털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는 콘텐츠가 그 주인공이 될 것이다. 경기도의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가 대한민국 디지털 뉴딜의 첨병이 돼 대한민국이 세계만방의 선도국가로 도약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박무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2019년 11월 유네스코 본부는 제40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김대건 신부를 2021 세계기념인물로 선정했다. 올해 2021년은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천주교 대전교구와 당진시는 지난 18일 김대건 신부의 출생지 솔뫼에서 김대건의 해 선포식을 갖고 김대건 신부의 생애와 업적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사제(司祭)는 누구인가? 천주교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 사제는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이러한 일반적 시선은 한편에선 특별함으로 비춰질 수 있다. 비신자들은 사제가 독신을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기대 혹은 환상을 가진다. 다른 한편에선 사제의 특별한 삶이 평범한 무관심 속에 묻혀 버리기도 한다. 세속화의 물결 속에서 한국의 비신자들은 사제를 여러 직업군 중 하나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는 천주교 사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변화돼 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 사회에서 사제는 오랜 시간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 중심에는 지난 2009년 작고하신 김수환 추기경님이 계셨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 사제도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직업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필자의 유학 시절, 관공서에 제출할 서류를 작성할 때 직업란에서 머뭇거렸던 적이 있다. 학생 신분으로 외국에서 머물고 있었지만 필자는 천주교 신부였고, 직업란에 천주교 사제라고 적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부는 여러 직업 중 하나일 뿐인가?라는 물음을 가지고 원로 신부님을 찾아갔을 때, 신부님은 씁쓸한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하셨다. 그 웃음에는 세속적 사고와 잣대로 사제를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아쉬움이 담겨 있었다. 사제는 종교적 관점에서 볼 때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를 주관하는 제사장이다. 하지만 사제가 거행하는 제사는 과거의 시간에 머무르는 장소가 아니다. 사제는 교회 공동체와 함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면서 과거의 사건을 현재의 시간 안으로 끌어온다. 다시 말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 속에서 보여주기 위해 사제는 존재한다. 사제가 행하는 일련의 사회적 활동은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가난한 노숙자에게 한 끼의 식사를 대접하는 한 사제의 배려는 그리스도의 모범에 따라 하느님의 사랑을 알리는 복음적 행위이다. 훼손돼 가는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사태의 위중함을 알리는 한 사제의 외침은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알리는 예언자적 선포이다. 사제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개인적 이익을 포기하고 공적 선익을 구하고자 살아가는 사제들은 직업인일까? 정진만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여자 일반부 25m권총서 우승한 심은지(왼쪽)와 50m 복사 1위 윤단비.화성시청 제공 심은지(화성시청)가 제4회 대구광역시장배 전국사격대회 여자 일반부 25m권총 개인전 결선서 한국주니어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심은지는 26일 대구국제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2일째 여자 일반부 25m권총 개인전 본선서 583점을 쏴 2위로 결선에 진출, 결선서 40점으로 한국주니어신기록(종전 37점)을 경신하며 이푸름(KB국민은행ㆍ34점 대회타이기록)과 고은(부산시청ㆍ32점)을 제치고 우승했다. 이달초 미추홀기 대회 공기권총 금메달에 이은 시즌 두 번째 개인전 우승이다. 또 여자 일반부 50m 복사 개인전서 윤단비(화성시청)는 622.4점의 대회신기록(종전 620.7점)으로 배상희(상무ㆍ622.1점)와 정은혜(인천 미추홀구청ㆍ620.5점)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남고부 공기권총 개인전서는 김찬우(인천 안남고)가 결선 242.4점의 대회신기록(종전 241.2점)으로 1위에 올랐다. 이 밖에 화성시청은 여자 일반부 50m 복사 단체전과 25m권총 단체전서 각각 1천853.3점, 1천734점으로 모두 3위에 입상했다. 황선학기자
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의 사업자 선정 공모를 둘러싼 서울아산병원, 인하대병원 등 대형병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아산병원은 우리나라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자랑하며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곧 한진그룹 차원에서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구미를 당길 깜짝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시와 인천경제청 등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은 오는 28일 오전 9시~오후 6시에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선정 공모의 사업제안서를 받는다. 이어 인천경제청은 다음달에 사업제안서를 평가한 뒤 늦어도 7월 초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은 청라국제도시 내 인천 서구 청라동 1의601 일대 26만1천635㎡에 종합병원(300병상 이상), 의과전문대학, 의료바이오 제조시설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선정 공모에 관심을 보이는 대형병원은 4~5곳이며, 이중 서울아산병원과 인하대병원, 차병원 등이 적극적이다. 이 때문에 시와 인천경제청 내부에서는 이번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선정 공모가 2~3파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을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자랑하는 대형병원으로 청라의료복합타운에 제2병원을 설립하는 내용의 사업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그동안 대형병원이 없어 응급의료 사각지대에 머물러야 했던 청라지역의 주민들은 높은 의료서비스 수준을 이유로 서울아산병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시에서도 같은 이유로 서울아산병원을 선호한다는 의견이 흘러나올 정도다. 인하대병원은 지난 21일 인하대학교가 직접 나서 인천대, 가천대와 청라의료복합타운 내 디지털바이오메디컬 사업단지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MOU를 통해 인하대를 중심으로 청라의료복합타운의 의료바이오 연구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특히 인하대병원은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선정 공모를 위해 인하대 의과대학 이전은 물론 한진그룹 차원에서 서울 강서구에 있는 진에어 본사 이전까지 검토하는 등 이번 공모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박남춘 시장과 면담을 추진하려 했던 배경에도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선정 공모를 위한 카드를 꺼내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밖에 지난 2014년 인천경제청과 사업이행협약(MOA)을 하고 청라의료복합타운을 추진한 차병원도 이번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선정 공모 산학연 클러스터 연구개발 역량을 담은 사업제안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청라의료복합타운은 시민에게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바이오 산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적의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민기자
코로나19로 난리인데, 학생들이 학교에 모여 늦게까지 술을 마시니 걱정스럽습니다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밤 운동을 하는 주민 A씨는 여려명씩 모여 앉아 술을 마시는 학생들을 볼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지난 25일 밤 10시30분께 이 학교 호수 근처 벤치에는 약 70명의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고 있다. 영업제한 시간인 10시까지는 학교 근처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고, 캠퍼스로 2차를 온 것이다. 음식을 배달하는 오토바이가 바삐 오간다. 특히 주변엔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지만, 곳곳에서 5인 이상씩 모여 술을 마신다. 학생 B씨는 처음에는 3명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다른 일행이 합류 하다보니 5명이 됐다라며다음부터는 방역 수칙을 지키겠다고 했다. 주민 A씨는 매일 밤에 캠퍼스에 나와 운동을 하는데, 10시만 넘으면 학생들이 모여 술을 마신다며 학교 차원에서 모임을 자제시키고 있지만 술판은 계속돼 걱정 스럽다고 했다. 연수구 송도에 있는 인천대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날 밤 11시30분께 학생회관 근처 편의점 앞 테이블에선 학생들이 삼삼오오 맥주를 마시고 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C씨는 11시에 퇴근할 때 보면 학생들이 학교 곳곳에서 모여 술을 마신다며 많이 모여 술 마시는 것을 보면 코로나19 때문에 겁이나기도 한다고 했다. 특히 이 같은 모습은 학교 안에서는 물론 인근에 있는 공원 일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지역 내 대학 캠퍼스가 야간 음주족으로 몸살을 앓고있다. 특히 최근에는 날이 풀어지면서 이 같은 야간 음주족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인하대학교 관계자는 학생회 등과 함께 5인 이상 모임은 적발하고 있지만, 4인 이하 모임은 학교 차원에서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관계기관에 이야기를 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는다고 했다. 인천대학교 관계자는 교내 5인 이상 사적 모임은 철저히 막고 있다며 그래도 여전히 일부 학생들이 교내 음주를 하고 있어 관련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인천지역에 초등학교 교통지도를 담당하는 녹색어머니가 사라지고 있다.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며 학부모가 녹색어머니 지원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인천의 초등학교 258곳 중 녹색어머니회가 없는 학교는 109곳에 달한다. 녹색어머니회는 각 초등학교에서 교통안전 교육을 통해 올바른 교통안전 지식을 전달하고, 어린이의 안전한 등하굣길 교통 지도에 앞장서는 단체를 말한다. 하지만 지난 2019년 부터 현재까지 지역 내 31곳의 초등학교가 녹색어머니 지원자 부족 등을 이유로 녹색어머니회 꾸리는 것을 포기했다. 시교육청은 최근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오전 8~9시 사이의 교통지도 활동이 학부모에겐 부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서구의 A초등학교는 녹색어머니 20여명의 학부모만 지원해 결국 녹색어머니회를 구성하지 못했다. 통상 녹색어머니회를 원활하게 운영하려면 40여명의 학부모가 필요하다. A초등학교 관계자는 학부모의 지원이 적어 구에서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 인원이 교통지도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계양구의 B초등학교는 현재 녹색어머니회를 운영 중이지만, 30여명뿐이라 부족한 인원은 노인 일자리로 메꾸고 있다. B초등학교 관계자는 맞벌이 가정이 많아 아침 교통지도가 어렵다는 학부모 의견이 많다고 했다. 김윤정 인천녹색어머니연합회장은 녹색어머니가 사라지면서 통학로 안전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도 약해지고 있다며 자녀의 안전을 위해 학부모들이 직접 현장에 나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학부모들의 녹색어머니 지원을 늘릴 수 있는 학교 측의 홍보와 독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우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