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 취재기자 코로나 검사...당 지도부, 자가격리하기로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취재한 언론사 기자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회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 인사들은 해당 기자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고려해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오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당 지도부 및 당직자들은 확진자와 접촉한 기자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언론에 공지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는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성남 수정), 박광온(수원정)남인순이형석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해당 기자는 지난 22일 친지와 만나 식사를 했고, 이날 출근해 최고위원회의를 취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2325일에는 휴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친지가 코로나19 확진으로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기자도 이날 오전 10시25분께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은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방역 당국에서 자가격리를 하라고 지침이 내려온 것은 아니다. 당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자가격리를 결정한 것이라면서 27일 오전에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 일정도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가격리 방침이 결정되면서 당초 이날 저녁에 진행될 예정이던 이해찬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만찬도 취소됐다. 나아가 이 대표는 다음 날 오전 일정까지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국회는 해당 기자와 함께 기자실을 사용한 기자들과 최고위 참석인원 및 출입기자들은 국회 안전상황실로 신고한 뒤 즉시 귀가해 선별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에서 대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송우일기자

민주당 경인지역 최고위원 주자들, 막판 전략적 행보 주목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온라인 투표가 진행되면서 경기인천 최고위원 후보들의 전략적 행보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들은 이번 최고위원 경선이 수해 및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인해 역대급 깜깜이 선거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 저마다 공략 포인트를 설정해 막판 표심잡기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신동근 의원(인천 서을)은 당내에서 가장 적극적인 투표 성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친문 표심을 얻기 위해 지속적으로 구애를 보내고 있다. 신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도 기호 1번, 문재인 대통령님도 기호 1번, 저 신동근도 기호 1번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한 신 의원은 2차 재난지원금의 보편 지급을 주장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립각을 세우며 언론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신 의원은 26일 이 지사를 겨냥한 듯 재난지원금을 재난기본소득이라고 주장하는 건 지록위마(윗사람을 농락하고 권세를 부리는 것을 비유하는 말)와 같다고 비판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당내 풀뿌리 정치인들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듯 지방정부 역할론과 제7공화국을 강조하고 있다. 염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415 총선까지 연이어 승리했다. 그 배경에는 현장에서 바닥을 다진 민주당 지방정부들의 굵은 땀방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도전은 2천450여명의 풀뿌리 정치인 모두의 도전이라며 그것은 그동안 소외됐던 지역 정치일꾼들의 목소리를 중앙정치에 반영하라는 주문이자, 제7공화국, 지방분권 국가의 길에 앞장서라는 명령이다. 꼭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소병훈 의원(광주갑)은 민주당의 뿌리라 할 수 있는 호남지역 표심을 잡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전북 군산 출신인 소 의원은 지난 24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을 찾아 전북의 한 표는 전북의 아들 저 소병훈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또 25일에는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 사과를 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향해 518을 왜곡, 폄훼하는 망언을 처벌할 수 있는 518 왜곡처벌법과 온라인에서 518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을 제재하는 518 가짜뉴스 차단법을 통합당에서 당론으로 발의하라고 요구했다. 이원욱 의원(화성을)은 최근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가며 투사 근성을 부각하는 분위기다. 앞서 이 의원은 광복절 집회 금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판사의 이름을 딴 박형순 금지법을 발의하고, 이를 비판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SNS 설전을 벌였다. 이 의원은 이날 코로나19 재확산 시기에 파업에 나선 의사들을 향해 그들이 과연 의사인가. 방역 당국을 조롱하는 광화문 집회 연관자들과 무엇이 다른가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생명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는 의협, 공익을 저버리겠다면 흰가운 벗어라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9일 오후 1시 여의도 당사에서 온라인 방식으로 전당대회를 시작한다. 이날 오후 3시께 투표를 종료하면 투표 결과 및 당선자 발표는 오후 5시께 이뤄진다. 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를 감안, 현장 참여 인원을 47명으로 최소화하기로 했다. 송우일기자

통합당 경기·인천 의원, 결산심사에서 ‘송곳 질의’

국회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1대 국회 첫 결산 심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미래통합당 경기인천 의원들이 민생 관련 송곳 질의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정부의 2019 회계연도 결산심사이지만 민생 문제를 중점적으로 지적, 국무총리와 장관으로부터 사과 혹은 유감 표명을 받아내는 모습도 보였다. 통합당 도내 의원 중 유일하게 예결특위에 소속된 정찬민 의원(용인갑)은 예결특위와 교육위를 오가며 동분서주했다. 정찬민 의원은 지난 25일 예결특위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를 상대로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 정부의 위기관리와 대응 능력에 대한 국민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와 여당의 섣부른 낙관론과 오락가락 정책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한 교육위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과 수시 전형에 대해 플랜B만이 아닌, 상황 변화에 따른 플랜 1, 2, 3안을 국민께 소상하게 밝히고,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운영위에서 통합당 간사 김성원 의원(동두천연천)은 이날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결산에서 부동산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특히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2주택자 논란 및 사표반려, 4명의 수석 교체 과정 등을 지적했다. 김성원 의원은 질문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노 실장이 해명성 발언을 이어가자 오랜만에 오셔서 그러시냐, 질문 좀 듣고 천천히 하라고 지적하며 머쓱하게 만들기도 했다. 국토교통위의 송석준 의원(이천)은 국토교통부 결산심사에서 주택가격 안정이 중요한 정책목표 중 하나가 아니냐면서 서울 주택가격변동률이 이명박 정부 -9.19%, 박근혜 정부 11.9%, 문재인 정부 3년 14.15%로, 세 정부 중 가장 못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김현미 장관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부동산 가격이 많이 상승한 것에 대해 국민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예결특위와 교육위에 소속된 배준영 의원(인천 중강화옹진)도 양 상임위를 오가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특히 배준영 의원은 예결특위에서 정세균 총리에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이면서 8월17일 휴일 지정을 주도적으로 한 것에 대해 유감 표명을 요구했고, 정 총리로부터 결과적으로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김선교 의원(여주양평)은 지난 24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의 결산심사에서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률에 대해 전국적으로 38.8%이지만 경기도는 19.9%에 불과하다면서 보상률은 80%에 그치고, 특히 과수 4종은 50%에 불과하다며 보험 가입에 더욱 신경 써달라고 주문했다. 김재민기자

당정, 내년 한국판뉴딜·청년희망패키지에 20조원씩 투입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2021년도 예산안에 선도형 혁신 경제 기반 구축을 위한 한국판 뉴딜과 청년희망 패키지 지원 예산을 각각 20조원 이상 반영하기로 했다. 또 청년과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한 공적임대주택 공급을 19만 호까지 늘리고 고교무상교육도 1년 앞당겨 내년부터 전면 실시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를 올해 9조원에서 내년 15조원으로 늘린다. 당정은 26일 국회에서 2021년 예산안 당정 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 편성 방향과 규모 등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언제 종식될지, 글로벌 경제가 언제 회복될지 예측할 수 없다며 글로벌 공급망이 예전과 다른 상황에서 경제 회복의 열쇠는 재정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정이 우리 경제를 버티게 하고 강하고 빠르게 다시 일어서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미래 전환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판 뉴딜, 고용사회안전망 강화, 국가 균형발전, 청년 예산이 확충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는 이제까지 추진한 (코로나19) 피해 극복 대책을 최근의 방역 상황에 맞게 점검해 조정하고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고 그 정책의 중심에 재정이 최후의 보루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2021년 예산안의 경우 올해의 확장 재정 기조가 이어지도록 할 방침이라고 알렸다. 이날 당정은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에 따라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을 엄중히 인식, 조속한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해 내년 역시 적극적인 재정 확대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정은 내년도 예산안에 ▲선도형 경제 전환을 위한 한국판 뉴딜 사업 본격 추진 ▲경기회복과 지역 경제 활성화 ▲고용사회 안전망 강화 ▲청년 종합 대책 수립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 등의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판 뉴딜 사업에 투입될 예산은 당초 계획보다 확대해 총 20조원 이상 반영할 방침이다. 예산 상당 부분은 데이터 댐과 지능형 정부, 그린 스마트 스쿨, 국민안전 SOC 디지털화, 미래차, 그린 에너지 등 10대 대표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고, 안정적 재원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참여형 한국판 뉴딜 펀드를 조성한다. 위축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소비 촉진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확대하는 한편 농수산문화관광 분야 바우처쿠폰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생계 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오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저소득 위기가구에 대한 긴급 복지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의료지원과 관련, 흉부(유방) 초음파, 심장 초음파, 척추디스크 등 급여항목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보취약계층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선 도서병지 등에 초고속인터넷망 574개소를 설치하고, 공공 와이파이도 1만5천개소 확충한다. 아울러 전 국민 고용안전망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예술인, 특수고용직, 플랫폼 노동자 47만명에게 고용보험료를 신규 지원하고 산재보호가 적용되는 특수고용 직종을 9개에서 14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당정은 청년 희망패키지 지원 사업에 총 20조원을 투자해 청년 일자리와 교육복지, 생활 안정 지원을 확대하고, 청년임대주택 공급을 5만호로 늘리기로 했다. 한편 당정은 내년도 예산안을 다음 달 3일 국회에 제출한다. 송우일기자

[사설] 코로나 병상 비상, 입원 대기중 사망 비극 없어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300명대로 증가했다. 2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20명 늘어 누적 1만8천265명이다. 320명 가운데 서울 110명, 경기 92명, 인천 27명 등 229명은 수도권에서 나왔다. 수도권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14일 이후 신규 확진자는 총 3천495명이다. 격리치료 중인 환자는 하루새 236명 증가해 총 3천585명에 달했다. 코로나19는 서울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광화문 집회 등을 중심으로 연일 확진자가 속출하는데다 비수도권에서도 크고 작은 새로운 집단감염이 잇따르는 등 전방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3단계로 올리는 방안까지 열어두고 다각도의 방역강화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들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 비중이 20% 가까이 되자 무차별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 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위중ㆍ중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9명이던 위중ㆍ중증 환자는 26일 43명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60대 이상이 크게 늘었는데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집회 관련자 중 고령자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층은 감염병에 취약해 병세가 급속히 나빠질 수 있고 치명률도 젊은층보다 훨씬 높다. 문제는 중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데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이 거의 포화상태라는 것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산하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25일 24일 전체 수도권 코로나 중환자 병상 85개 가운데 가용 병상은 7개라고 했다. 중앙임상위는 이달 말까지 중환자 수가 134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대본은 25일 기준 수도권 중증환자 치료 병상 319병상 중 300병상이 가동 중으로 남아있는 중환자 병상이 19개라고 밝혔다. 숫자 차이가 있지만 중환자 병상 수요가 급증하는 건 기정 사실이다. 병상 확보를 위한 보건당국과 병원, 지자체 등의 유기적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대구경북에서 불거졌던 병상 부족 사태가 재발돼선 안된다. 중증환자가 병원에 가지 못한 채 집에서 기다리다 사망하는 비극은 없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 확보 등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병상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확진 판정을 받고 병상이 부족해 입원이 아닌 자가격리 상태로 실시간 원격진료를 받고있는 경증 환자들도 있다. 홈케어시스템의 본격 운영을 앞두고 의료계 파업 여파로 우려되는 바가 크다. 경증 환자가 입소하는 생활치료센터 확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사설] 인천시민은 존재감 있는 시장을 원한다

민선7기 인천호가 반환점을 돌면서 박남춘 시장에 대한 시정 평가와 재선 여부가 지역사회의 화두다. 특히 코로나19 1, 2차 대유행을 비롯해 붉은 수돗물,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등 민선7기 들어 잇따르고 있는 재난성 대형 악재에 대한 대처 능력이 시정 평가의 기준이 되고 있다. 재정 건전화나 외국기업투자 유치 실적 등이 중심이던 민선6기까지의 시정 평가 기준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박 시장은 요즘 틈나는 대로 재 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선출직 정치인으로서 재선 도전은 당연하다. 재선 시 시정의 연속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으니 인천에도 나쁘지 않다. 그러려면 민선7기 성과를 내고, 시민의 재 신임을 받아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우선 지역사회에서는 긴급 재난 대응과 주요 현안, 정무 분야 등에서 시장의 존재감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원도심 활성화 등 민선7기 주요 정책들의 성과가 아직 보이지 않고, 긴급상황인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긴급재난지원금 결정 과정 등에서 박 시장의 존재감이 절박한 시민으로서는 믿고 의지하기에는 부족했던 탓 이다. 인천 시민은 오늘도 코로나19 1차 대유행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닥친 2차 대유행으로 생계가 풍전등화이지만 선제적인 특단의 대응이 없기는 1차 대유행 때와 다름이 없다. 이 같은 상황은 박 시장의 원칙주의와 신중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신중함은 민심을 제때,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지적을 부를 수 있다. 민생은 힘에 겹고 한계에 부딪치면 기대고 의지할 언덕을 찾기 마련이다. 그 언덕이 포플리즘이나 정치적 퍼포먼스라도 말이다. 민심과 부합하는 포플리즘이나 정치적 퍼포먼스가 때론 시민에게 힘을 준다. 보여주기식 정치적 퍼포먼스를 지양하는 박 시장의 시정 철학을 모르는 바 아니나, 시민이 원한다면 따를 줄도 알아야 한다. 박 시장은 행정 일선에서 나름의 원칙하에 최선을 다한다지만, 시민과 지역사회에 울림을 주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선출직 정치인은 자신의 여론조사 응답 중 잘못함보다 잘모름 이 더 무서운 법이다. 잘못함은 최소한 관심은 갖고 지켜 본다는 것이니, 상황이 좋아지면 반전의 여지라도 있지만, 존재감 부재에 따른 잘모름은 반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앞으로의 박 시장 존재감 정도가 민선 7기 인천호 성공과 재선의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존재감 없이는 재선도 쉽지않다. 인천시민은 무조건 내 편인 든든한 시장을 원한다.

[지지대] 역대급 재앙

역대급 태풍 바비 한반도 강타 우려 역대급 장마,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속출 역대급은 역대 그 어떤 것보다 최고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신조어다. 요즘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그다지 기분 좋은 의미로 사용되지 않는 듯하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대한민국은 역대급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잠잠할 것 같았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대로 가면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정부를 통해 공식으로 거론되는 등 코로나19는 그야말로 역대급 재앙이 되고 있다. 현재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는데 실내 50인 이상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모임행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노래연습장, PC방, 클럽 등 12종의 고위험시설과 실내 국공립시설의 운영도 중단됐다. 학교도 고3 수험생을 제외한 모든 학생들의 등교가 중지됐고, 프로 스포츠 경기는 다시 무관중 경기로 전환됐다. 2단계에 이어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 필수적 사회경제활동 외의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경제적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금도 소상공인 등 서민들은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3단계 이후의 사태는 섣불리 예상할 수도 없다. 코로나19 관련 대책이 역대급으로 마련돼야할 이유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소득 수준에 따라 취약 계층 위주로 선별지급하느냐, 전국민에게 지급하느냐 등이 주요 화두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 정부와 정치권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재난지원금 지급만이 코로나19 대책의 전부인 양 정쟁 도구가 된다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다양한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역대급 종합 대책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더 고민하고 살펴야 한다.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문화카페] 음악, 연주가, 그리고 본질적 행복

음악은 무엇인가. 음악은 소리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소리를 만들어 내는 예술이다. 이를 생산하고 재생산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연주자이다. ■ 음악은 진실 음악은 영혼의 안식처이다. 음악은 인간의 공허를 채워주는 최고의 창조물이다. 음악은 가장 정직한 친구이며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음악은 우리의 영원한 동반자이며 가장 위대한 사랑이다. 음악을 통해 인간에게 숨겨진 감성과 감각이 드러나며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게 해준다. 음악은 부족한 감정을 강화 또는 완화해 주기도 한다. 완전하지 못한 인간들의 부끄러운 요소들을 채워주는 따뜻한 위로가 된다. 인간들은 그들이 만들어낸 언어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실패한다. 그러나 음악은 풍성하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게 해준다. 음악은 분명히 강한 치유의 능력이 있다. 음악을 통해 절망과 외로움에 찌들어 오늘을 생의 마지막 날로 생각하는 영혼들을 충분히 위로한다. 음악이 없는 삶은 가치가 없다. 음악은 단순한 오락이나 흥미의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진정한 음악의 본질은 세상에서 가장 험하고 높은 산보다 위대한 것에 오르게 한다. ■ 연주가의 본질 연주가로 미친 듯 또는 정상이 아닌 듯(crazy) 살아가지만 그것이 어리석음 또는 바보 같은 행동 (foolish)은 아니다. 내가 음악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음악이 나를 선택한 것이 진실에 가까운 표현이다. 연주를 통해 상상할 수 없는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며 살아왔다. 음악을 전혀 모르는 촌로에게 베토벤의 열정을 전하며 새로운 감동의 세계를 열어 주었으며 어머니를 잃고 연주 홀 구석에 비통하게 자리 잡은 소년의 가슴을 보듬어주는 브람스 음악으로 날개를 띄울 수 있었다. 우연히 연습실을 스쳐 지나가던 우체부에게 들려준 하이든의 낯선 멜로디는 그가 받은 최고의 보너스가 되었다.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의 본질이다. ■ 연주자의 험한 길 음악을 쫓아 험한 길을 걷는많은 연주자가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연주가는 새롭고 신선한 주제로 매일 아침을 맞을 수 있다. 꽃보다 진한 음악의 향기를 느끼며 열정의 끈을 놓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연주가는 저절로 생성되는 것은 아니다. 연주가는 엄청난 양의 노력을 깃들여야 한다. 몸 안의 정신적, 영적, 그리고 물리적인 성분이 음악의 섬세한 세포로 가득 차 있어야 진정한 연주자가 될 수 있다. 물론 어려운 선택이 되겠지만, 음악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끝없이 떠오르는 영감과 샘솟는 에너지를 음악에 실어야 한다. 그래서 늘 도전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연주가의 길을 걷는 후배들이 어려운 이 길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는지 물어온다. 대답은 간단하다. 그러나 실천은 어렵다. 세상의 무엇보다 더 음악을 사랑하는가? 함신익심포니 송 예술감독

[시간이 멈춘 카리브의 섬나라 쿠바 여행 에세이] 에피소드1-②

오늘은 구시가지를 걸어서 둘러본다. 숙소를 나서 먼저 아바나의 상징인 카피톨리오 광장으로 간다. 이곳은 아바나를 찾는 여행자의 대다수가 투어를 시작하는 곳이다. 주변에는 건축 시기가 서로 다른 중세와 근세 건물들이 뒤섞여 조화를 이루며 자태를 뽐낸다. 스페인어로 가운데라는 뜻을 가진 카피톨리오는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국회의사당과 프랑스 파리 판테온 신전을 모티브로 삼았다. 한때는 국회의사당으로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국립 자연사박물관이 되었으며 쿠바인들에게 이곳은 자긍심의 상징이다. 카피톨리오의 건축적 특징은 좌우 대칭이 완벽하고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살려 형태와 색을 돋보이게 함으로써 극적인 강렬함을 나타내면서도 역동성과 기념성을 두루 갖춘 정통 네오바로크 양식을 잘 보여준다. 카피톨리오는 그 위용만으로도 찾는 이들의 눈길을 빼앗기 충분하다. 그뿐만 아니라 꼭대기 돔은 올드 아바나의 스카이라인을 제압하고 주변의 다양한 콜로니얼 건물들은 고개를 숙인 듯 가지런히 자리 잡고 있다. 광장 주변에는 각양각색의 옷차림과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과 마주침을 한다. 여기저기 호객꾼들의 외침과 울긋불긋한 오색 물결의 1950년대 올드카가 줄지어 관광객을 기다린다. TV에서만 보았던 아바나의 첫 모습은 간접 여행에서 느낄 수 없는 진한 감동이 파도치듯 밀려든다. 스쳐 가는 사람 중에는 백인도 아니고 흑인도 아닌 피부색을 가진 물라토가 눈에 띈다. 그들은 중남미에 사는 여러 혼혈 가운데 특히 유럽 혈통의 백인과 노예로 이곳에 끌려온 아프리카 흑인 사이에 태어난 혼혈인들이다. 물라토는 쿠바를 포함한 서인도제도에 많이 살고 라틴아메리카 혼합문화 형성에서도 많은 역할을 한다. 몇 년 전 남미를 여행하면서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에서 본 스페인계 백인과 인디오 혼혈 메스티소처럼 이곳 물라토도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평등한 관계를 유지한다. 쿠바에서 혈색에 따른 상하 관계는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물라토가 상류 계급에서 활약하는 예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올드 아바나의 심장부인 카피톨리오 광장을 뒤로하고 말레콘 방파제를 향하여 Paseo del Prado 공원길을 따라 한가로이 걷는다. 길 좌우에 펼쳐놓은 거리 화가의 다양한 미술 작품이 발길을 잡는다. 작품 중에는 아열대 자연을 그린 원시림과 싱그러운 열대 과일들, 살사의 여왕 셀리아 끄루스처럼 열정적인 춤을 추는 연인들 그리고 카리브의 넘치는 에너지를 담아낸 바다 그림들이 여행객의 눈길을 빼앗는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선의 흐름이 강렬한 태양처럼 밝고 깊지만, 섬세한 터치는 잔잔한 파도처럼 감미로운 파동의 여운을 남긴다. 시들지 않을 듯한 굵은 선과 색상은 쿠바인들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적 느낌을 입체적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박태수 수필가

[시간이 멈춘 카리브의 섬나라 쿠바 여행 에세이] 에피소드1-③

Wifredo Lam의 무제 중남미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기독교 성화를 수없이 볼 수 있다. 마치 유럽의 여느 나라처럼 미술 소재로 자리 잡고 있으나 쿠바에서는 별로 흔하지 않은 것 같다. 쿠바 혁명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혁명 초기에는 실제로 종교 탄압이 있었고, 지금은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고 있으나 중남미 다른 나라보다 신앙심이 강하지 않아서인지 성화도 흔치 않다. 아마도 그 자리는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의 초상화, 혁명을 상징하는 붉은 별과 노동 현장 등 혁명과 반노예 주의를 표현한 사회주의적 작품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화가의 코너에서 콜로니얼 건축물을 모티브로 한 거리 풍경 작품을 본다. 잠시 뒤로 거슬러 가는 시간 열차를 타고 중세의 시간 여행에 빠졌을 때, 한가로이 시가를 피우던 흑인 작가는 진한 향을 내뿜으며 우리 부부에게 작품을 설명하려 든다. 스페인어를 알지 못한다고 하자, 그도 노 잉글리시 하며 두 손으로 가위 지으며 설명을 포기한다.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미술 작품에서 얻은 느낌을 차곡차곡 담아 발길을 옮긴다. 1492년 콜럼버스에 의해 섬이 발견되기 이전까지는 쿠바섬에 오랜 세월 동안 함축된 인디오 문화가 있었다. 그러나 스페인 식민지 편입 이후부터 19세기 후반까지는 유럽 열강의 다양한 문물이 유입되면서 전통문화는 거의 소멸할 정도로 사라졌다. 스페인이 쿠바섬을 점령하자 인디오와 에스파냐 문화가 섞였고 그 후에는 아프리카 흑인 문화까지 뒤섞이면서 이종 혼합문화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400여 년 동안 식민 시절의 고통과 고난, 불안과 갈등을 문화의 용광로에 녹여 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히비스커스꽃처럼 콜로니얼 문화로 승화시켜 지금도 피고 있다. Amelia Pelaez의 비둘기와 소녀 이처럼 쿠바의 미술은 원주민 문화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흑인의 넘쳐나는 감성과 유럽 백인의 미술적 감각이 융합되면서 20세기 들어서도 서구의 모더니즘과 사회주의 전위 예술의 영향을 받아 꾸준히 성장하였다. 그 결과 쿠바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인 아멜리아 펠라에스와 초현실주의자인 위프레도 람 등이 국제적 명성을 얻으며 화려하게 세계 미술계에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쿠바 혁명 이전 아바나는 라틴아메리카의 라스베이거스로 불릴 정도로 화려한 휴양과 관광도시였고, 멕시코시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어깨를 겨룰 만큼 중남미 문화의 거점도시로서 문학, 미술, 음악 등 예술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혁명 이후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폐쇄 정책으로 진입 장벽이 높아졌고, 그 결과 과거 화려하였던 문화를 계승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으나 지금은 개방을 통하여 정체기에서 벗어나려 날갯짓한다. 발길을 돌릴 때 본 한 청년 여류 화가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그녀는 캔버스 뒤에 쪼그려 앉아 눈길도 주지 않고 그림 그리기에만 몰두한다. 옆에 있는 어린 딸도 한눈팔지 않고 엄마의 붓끝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모습이 눈에서 떠나지 않는다. 오늘은 쿠바 현대미술의 부활을 꿈꾸는 젊은 화가들의 작품을 여유롭게 감상한 넉넉한 하루였고, 그들이 작품에 담아낸 미학적 감동의 울림을 간직한 채 찬사를 보낸다. 박태수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