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장애인복지센터 안에서 성차별 및 직장 내 괴롭힘 행태가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경기일보 20일자 6면)이 제기된 데 이어, 수원시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가 허가 없이 센터 벽을 일부 허물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센터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수원시는 훼손 사실을 파악하고 원상복구 조치를 내렸지만 아직 온전히 돌아오진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21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2015년 수원 호매실동에수원시장애인복지센터를 건립했다. 수원시장애인복지센터는 소유주인 수원시가 관리ㆍ감독을 하되 건물 관리는 수원시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가 맡고 있다. 센터 1층은 입구를 기준으로 봤을 때 수원시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수원시장애인복지센터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수원시지회수원시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장경기도장애인복지회 수원시지회 순으로 사무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10일 경기도지장협 수원지회 사무실이 다른 층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1층 사무실들 중앙에 빈 공간이 생겼다. 이후 11~12일 주말 사이 같은 층 연합회장 사무실과 복지회 수원지회 사무실 사이에 있던 벽이 3분의 1가량 제거됐다. 센터 내부에서는 지장협 사무실을 옮기는 소란을 틈타 연합회 측이 고의적으로 벽을 뚫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합회장의 사무실을 넓게 쓸 겸 복지회 사무실로 원활히 이동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다. 수원시는 15일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연합회 측에 3일 내 원상복구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그러나 연합회가 추가 시일을 요구함에 따라 기간을 다소 늘렸다. 이에 연합회는 연합회장 사무실 벽을 다시 메우는 작업을 시작, 원상복구를 완료했다며 21일자로 시에 공문을 발송했다. 박동수 수원시장애인복지센터장 겸 수원시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장은 벽을 허가없이 훼손하면 안된다는 것을 미처 몰랐으며, 시의 공문을 받은 뒤 즉시 고쳤다고 말했다. 이후 일각에서는 복지회 사무실 내에 석고로 만든 가벽이 추가로 세워졌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연합회장 사무실이 복지회 쪽으로 트여 있는 만큼 복지회도 별도의 공간을 만들었다는 의견이다. 센터 내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연합회장과 복지회 사무실 사이에 뚫린 벽은 세웠지만, 복지회에 새로 만든 벽은 아직 제거되지 않았다며 100% 복구되진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조만간 현장을 찾아 건물 관리 문제 등을 포함해 센터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볼 계획이라며 특히 수원시인권센터와 역할을 분담해 성희롱 등에 대한 조사, 센터 내 복무규정에 관한 조사를 철저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인천시가 민선7기 후반기 핵심과제로 추진할 원도심 전선 지중화와 공중케이블 정리 사업이 거점지역에 대한 우선 추진이 시급하다. 또 사업의 속도를 내려면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시와 인천연구원 등에 따르면 현재 인천의 공중케이블 지중화율은 39.33%다. 지역별로는 연수구가 90.93%로 가장 높고, 강화군과 옹진군이 각각 1.73%, 5.12%로 저조하다. 시는 2024년까지 48.31%까지 지중화를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연구원은 시가 우선 원도심 중 지역거점 주변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주민 이용률이 높고 유동인구가 많으며 주변 도시기능과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을 우선 사업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공중케이블 정리 사업은 노후 주택과 노후 공장 등 재난이 발생하면 인명피해 가능성이 높은 곳을 사업 대상지로 분류했다. 또 시가 전선 지중화사업과 공중케이블 정리사업 대상지역을 구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들 사업의 성격과 효과가 명확히 갈리기 때문이다. 전선 지중화사업은 도시미관과 환경개선, 시민안전 증진에 효과가 있지만 사업 유지 관리 비용이 커 유지관리의 편의성이 어렵고 사업 속도도 느리다. 반면 공중케이블 정리 사업은 도시미관과 환경개선은 어렵고 시민안전 증진 효과도 보통 수준이지만 사업유지관리 비용이 적고 유지관리도 쉽다. 또 사업 속도도 빠른 장점이 있다. 이 밖에 도시재생 뉴딜사업과의 연계도 시급하다. 지중화 사업은 사업비용이 많이 들어가기에 도시재생 뉴딜을 통해 국비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최근 도시재생 뉴딜 선정 과정에서 지중화사업을 포스트 코로나 대비 그린뉴딜 사업으로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민혁기 인천연구원 도시기반연구실 연구위원은 정비사업 관리체계를 구축해 공중케이블 정비 사업을 데이터베이스(DB)로 지속 관리해야 한다며 중복사업예산낭비를 방지하는 등 더욱 효과적인 사업 추진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민선7기의 소통 철학인 올바른 정보 전달에 올인하다 보니 어느 덧 2년이 훌쩍 갔네요. 많이 시원섭섭합니다. 민선7기 박남춘호(號) 인천시의 출발과 함께 지난 2018년 8월 시민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맡은 김은경 제6대 대변인(46). 오는 31일 임기 2년을 마친다. 인천 첫 여성 대변인이자, 전반기 2년 임기를 채운 유일한 대변인이기도 하다. 인천에서 초중고교를 나와 인하대에서 학사석사 및 박사학위(정치학)까지 받았다. 옛 인천 남구(현 미추홀구)에서 평생학습담당관과 평생학습관장을 맡으며 행정 경험을 쌓았으며, 이후 2017년 문재인대통령후보의 미래한국전략특보를 맡으며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미래전략특별위원장과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 요직을 맡으며 정책 브레인으로 활동했다. 그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의 홍보를 맡은 인연이 민선7기 초대 대변인까지 이어져왔다. 지난 2년 간 시정을 특별한 포장 없이 솔직하고 담백하게 시민에게 전달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성격과 일치하는 평가다. 임기 초기 어려움이 많았지만, 짧은 시간에 업무를 파악하고 시민과 언론 등에 진솔하게 접근한 탓이다. 김 대변인은 과거 무조건 좋게만 포장하던 관행을 깨고, 싫든 좋든 가급적 올바른 정보가 언론 등을 통해 시민에게 전해져야 한다는 각오가 있었다며 그것이 바로 민선7기 시정의 소통 철학이라고 했다. 이어 정말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며 그 만큼 인천시 안팎에서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려 많이 애썼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특히 그가 직접 기획하고 출연한 유튜브 생방송 채널 인천특별시대는 시정 홍보의 새로운 시도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단순한 영상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1주일간 언론보도 등을 통한 젊은 시민에게 다가가는 생생한 시정 홍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2018년 10월 8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 생방송은 오는 24일 94회 마지막 방송을 한다. 김 대변인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주말도 없이 뛰었는데, 임기를 마치면 휴가를 보내며 에너지를 충전할 계획이라며 과거 정계에서 정책가 활동을 한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인천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고심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대변인직은 앞으로 인천에서 정치활동을 하는데 큰 밑거름이 될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임기를 잘 마치도록 도와준 모든 공직자와 언론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민우기자
인천시립박물관은 사이다를 주제로 한 전시를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사이다는 인천을 통해 처음 들어온 우라나라의 대표 탄산음료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천과 별이라는 2개 키워드를 이용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했다. 1부 인천, 사이다에서는 인천을 통해 우리나라에 사이다가 들어오는 과정과 인천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사이다인 별표 사이다를 소개한다. 2부 스타, 사이다에서는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던 스타 사이다와 그 영향으로 사이다에 붙여진 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마지막 3부 사이다 같은 사이다 이야기에서는 탄산음료인 사이다가 답답한 상황을 벗어나게 해주는 하나의 유행어로 여겨지며 문화현상으로 정착하는 과정을 담는다. 배성수 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무더운 여름과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사이다 같이 시원하게 풀어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인천 서구에 있는 경인아라뱃길의 보행로 하단(사면)이 무너지고 금이 가는 등 붕괴의 전조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만, 한국수자원공사는 손을 놓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문제가 불거진 후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보수공사 업체를 선정하지 못한 것은 물론 현장 통제 등의 안전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21일 오전 10시께 아라천 남단 88번 지점 인근. 보행로 하단에 지름 13m의 큰 구멍이 뚫려 있다. 벽면의 일부가 무너져 생긴 구멍 안으로는 울퉁불퉁한 암반과 이끼가 보인다. 공사 당시 박아놓은 지지 용도의 붉은색 록볼트, 철골까지 그대로 드러나 위태롭다. 뻥 뚫린 곳 바로 위에는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는 시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구멍이 생긴 곳 바로 위 보행로에는 약 4m 길이의 금이 가 있다. 보행로 하단에 구멍이 생기면서 보행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통행 제한은 물론 위험구간임을 알리는 안내판조차 없다. 인근의 유람선 전망 데크의 난간은 휘어지고 부서진 채 밧줄로 묶어 놓은 상태라 안전사고 우려를 키운다. 인근 주민 김장성씨(66)는 2개월 전부터 아라천에 오고 있는데, 올 때마다 보수가 안 돼 있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인도 밑이 뻥 뚫려 있으니 하중을 못 견뎌서 점점 금이 가는데 도로가 무너질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 아라천 88번 지점은 지난 2012년 10월 준공했다. 수자원공사는 준공 당시 해당 구간이 붕괴에 취약한 편마암 등으로 이뤄진 점을 고려해, 암반을 지지하는 록볼트를 박고 콘크리트를 덮는 보강공사를 했다. 그러나 8년도 되지 않아 암반을 지지하는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면서 전문가들은 부실공사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또 유람선이 지나다니면서 생긴 파도(항주파) 때문이라는 수자원공사의 해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파도 때문이라면 88번 지점만 무너질 이유가 없다며 문제가 일어난 곳은 붕괴 위험성이 큰 편마암 지대기 때문에 길이가 긴 록볼트를 더 촘촘하게 박아 암반을 지지했어야 했다고 했다. 이어 인도에 금이 간 것은 붕괴가 시작됐다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보수공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자원공사 측은 육안으로 자주 확인했지만,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벽면이 무너진 후 육안으로 자주 확인했지만 구멍의 형태나 크기에 변형이 없어서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긴급 발주를 해서 8월 내로 보수공사를 마치고, 난간도 홍수기 이후에 고치겠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인천지역 교통법규 위반 공익신고가 급증하면서 일선 경찰들이 업무과중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공익신고 담당 경찰 1명이 1개월에 감당해야 할 민원이 880여건에 달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단 지적이다. 21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인천의 교통법규위반 공익신고는 지난 6월 1개월 동안 1만9천362건이다. 지난 1월 당시 1개월 동안 1만669건이 들어온 것과 비교하면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인천에서 교통법규위반 공익신고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은 총 22명이다. 6월을 기준으로 1명당 1개월에 880건의 공익신고를 처리해야 하는 셈이다. 가장 업무과중에 시달리는 경찰서는 중부경찰서다. 경찰 1명이 6월 1개월동안 1천92건의 공익신고를 처리해야 한다. 강화경찰서는 경찰 1명이 6월 1개월 동안 870건의 공익신고 업무를 감당해야 하고, 다른 경찰서와 달리 과태료부과 업무까지 처리해야 해 업무 과중이 극심하다. 지역 내 한 경찰은 민원이 너무 많다보니 매일 10~20건 정도는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처리가 늦다는 신고자들의 항의전화도 많아 주말에도 나와 업무를 처리하기도 한다고 했다. 특히 공익신고에 대한 시민의식이 높아지면서 공익신고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 대책마련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금 인원으로는 앞으로 늘어날 공익신고 민원에 적절한 대처가 어려워 보인다며 시민이 자발적으로 신고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철저한 단속과 행정 처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력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인천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일부 지역 경찰서에서 업무 급증에 따른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개선방안을 고려하겠지만, 경찰 인력배치에 한계가 있는 만큼 추가적인 인력투입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강우진기자
2년여간 이어져온 한국지엠(GM)의 근로자 불법 파견 사건이 검찰 손을 떠났다. 인천지검 공공수사부(이희동 부장검사)와 창원지검 형사4부(장윤태 부장검사), 군산지청 형사1부(백수진부장검사)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카허 카젬(50) 대표이사 등 임원 5명과 협력업체 운영자 등 23명 등 2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은 또 양벌규정에 따라 한국GM 법인을 함께 불구속기소하고, 소재가 불분명한 협력업체 운영자 1명은 기소중지했다. 카젬 사장 등 한국GM 임원 5명은 2017년 9월 1일부터 지난해 12월 31일까지 한국GM 인천 부평경남 창원전북 군산공장에서 24개 협력업체로부터 근로자 1천719명을 파견받아 파견 금지 업무에 종사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인천 부평공장이 14개 업체에서 797명을, 창원공장이 8개 업체에서 774명을, 군산 공장이 2개 업체에서 148명을 파견받아 파견을 금지한 자동차 차체 제작과 도장, 조립 등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협력업체 운영자 23명은 같은 기간 파견업 허가를 받지 않고 근로자 총 1천651명을 부평창원군산공장에 불법 파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 비정규직지회는 2018년 1월, 불법 파견을 주장하며 한국GM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고용노동부가 카젬 사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자 추가 조사를 거쳐 기소를 결정했다. 김경희기자
사기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던 20대 피의자가 수갑을 풀고 도주해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21일 인천남동경찰서에 따르면 도주한 A씨는 소액결제 사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달아났다. 지난 20일 오후 10시께 서울 관악구 자택에서 체포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근 제주도를 다녀온 후 몸이 좋지 않다며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지속적으로 호소했다. 경찰은 인근 가천대길병원에서 A씨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마친 후 형사동 사이버수사팀 사무실에 임시 격리조치했다. 경찰은 A씨의 수면과 휴식 등을 이유로 한쪽 수갑을 풀어 의자에 걸어둔 상태였다. A씨는 이후 이날 오전 5시께 수갑을 풀고 형사동 뒤쪽 담장을 넘어 달아났다. 경찰은 A씨가 택시를 타고 신림동에 내린 것을 확인하고 형사강력 등 7개 팀을 투입해 추적 중이다. 또 A씨가 다녀간 형사동의 방역을 끝냈고, 사이버수사팀 사무실은 폐쇄했다.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달아나면서 경찰의 관리소홀 문제도 불거질 전망이다. 수갑의 열쇠를 빼앗은 것이 아니라면 수갑을 채우는 과정상 허술한 점이 있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코로나19 증상을 호소해 지침대로 유치장이 아닌 사무실에 격리조치한 상황이었다며 우선은 피의자를 쫓는 데 주력하고 이후에 자세한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했다. 강우진기자
인천 부평구의 한 사찰에서 50대 남성이 밀린 공사비를 달라며 건물 지붕 위에 올라가 소동을 벌였다. 21일 부평경찰서 등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부평구 십정동 동함사에서 높이 15m인 대웅전 건물 지붕에 올라가 농성했다. 그는 사찰 인근에 위패당과 종무실 공사를 한 업체 관계자로 공사대금 1억3천여만원을 받지 못했다며 대표로 지붕에 올라 항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가 떨어질 가능성을 대비해 대웅전 주변에 에어매트를 설치하고 그를 설득했다. A씨는 오후 2시께 사찰 스님이 공사대금과 관련한 각서를 쓰기로 하면서 대웅전 지붕에서 내려왔다. 경찰 관계자는 아흔이 넘은 사찰 스님이 공사 업체가 계속 바뀌다 보니 착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스님이 A씨에게 공사대금을 주기로 각서를 써주면서 약 9시간 만에 소동이 끝났다고 했다. 강정규기자
불이 났으니 도망가라는 다급한 목소리를 듣자마자 뭔가 무너지는 듯한 굉음이 들렸습니다. 21일 오전 8시29분께 용인 SLC 물류센터에서 일어난 화재 현장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30대 남성 A씨는 사고 당시의 처참한 광경을 또렷이 기억했다. 사고가 나기 불과 9분 전인 오전 8시20분께 새벽 작업을 마치고 개인 차량에서 휴식을 취하던 그는 동료의 다급한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불이 났으니 도망치라는 절규가 들리고 2~3초 뒤 엄청난 굉음이 그를 덮쳤다. A씨는 4~5회에 걸쳐 시설물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고, 너무 시끄러워 비상경보 소리도 듣지 못했다며 차를 타고 나가려 했지만 라이트를 켜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포자기한 채 이제 나는 죽었구나하고 있었을 때 인명 수색에 나선 구조대원이 나타났다며 구조 당시 바닥에는 화산재처럼 빨간 재(먼지)가 가득했고 비상구의 불빛도 보이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 지하 4층에서 계속해서 경적을 울리며 위치를 알리려 했던 A씨는 화재 발생 40여분 만에 극적으로 소방대원에게 발견돼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는 사고 당시 다른 동료가 반대편 오뚜기 창고 쪽에서 폭발을 목격하고 사무실로 달려들어가 직원들에게 화재를 알리는 모습도 목격했다. 또 A씨는 화물차(냉동탑차)에서 발화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는 소방당국의 발표에 의문을 던졌다. 그는 디젤 차량이기 때문에 화물차가 폭발할 리는 없다며 냉동시설 또는 냉방장치에서 문제가 발생했거나, 전기 지게차의 충전기가 폭발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사고 현장의 천장부에는 냉방용 쿨링펜이 있었으며, 전기 지게차의 충전기는 가로 60㎝ㆍ세로 70㎝가량의 크기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이날 용인 SLC 물류센터 화재로 사망한 근로자 5명에 대해 유족 동의 하에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장희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