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서인부대

인천 발(發) 서인부대(서울-인천-부산-대구)가 인천과 부산에서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이 1인당 지역내총생산과 경제성장률 등 통계청 기준(2016년)의 각종 경제지표가 부산을 넘어서면서, 서울에 이어 대한민국 2대 도시로 도약한다는 의미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오는 10월 시민의 날에 올해를 ‘서인부대 원년의 해’로 선포할 계획을 세우고 서인부대의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 인천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이 서울, 부산을 제치고 특·광역시 1위를 차지하고, 인천 실업률도 최근 6개월 연속 서울, 부산, 대구보다 낮다는 지표 등이 서인부대론의 근거들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서인부대라니, 인천시가 무슨 군대 조직이냐? 차라리 특수부대라고 해라”는 정치적 견제도 나오고, 지역 언론에서는 서인부대의 허와 실을 지적하면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부산지역은 서인부대로 비상이 걸렸다. 부동의 2위 도시 자리를 인천에 빼앗길 판이라니 신경이 쓰일 터이다. 부산지역의 유력 일간지는 서인부대에 대한 기획기사와 칼럼 등을 통해 서인부대 실체를 분석하는 한편, 성찰과 앞으로의 대안 등을 집중 요구하고 있다. 한 칼럼에서는 ‘부산의 경제가 예전만 못하면서 부동의 2위 도시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칼럼에서는 2014년 이후 경제성장률 저하와 인구 감소, 청년 실업률 증가 등을 지적하면서 지금은 부산이 앞으로 ‘무엇으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성찰이 있어야 할 때라고 밝히고 있다. ‘인천의 호들갑에는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라면서도 ‘부산의 자리를 호시탐탐 엿보는 인천시가 시세 역전을 호언장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인정한다. 맺음말에서는 ‘서울 다음이 부산이라는 틀이 깨진 뒤 그 시절이 좋았네라는 회한은 쓸데없는 푸념일 뿐’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는다. 인천 입장에서는 도시의 서열이 달라진다니 노려볼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서울 다음이 부산에서 인천으로 바뀌었다’ 라는 말이 언제쯤 나올까. 유제홍 인천본사 부국장

[사설] 86%가 자격증 없는데 아이 안심하고 맡기겠나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은 아이를 낳아도 제대로 키우기 힘든 사회 시스템 때문이다.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곳을 찾기 힘든 데다 경제적 육아부담이 함께 작용해 출산을 꺼리게 한다. 정부가 저출산 문제와 양육 부담 해결을 위해 ‘아이돌봄’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공공에서 선발한 돌보미 교사가 12세 이하 아동을 둔 가정을 방문해 아이를 돌봐주는 사업이다. 사설 베이비시터와 달리 정부와 지자체가 소득 기준에 따라 비용을 지원, 맞벌이 부부에게 나름 호평을 받아 왔다. 여성가족부가 아이돌보미 선발 기준 및 교육 지침을 수립, 경기도와 31개 시ㆍ군은 이에 따라 아이돌보미를 육성해 부모들과 연결해 주고 있다. 돌보미에게는 올해 기준 시간당 7천800원이 지급된다. 그런데 경기도내 아이돌보미 10명 중 8명이 보육관련 자격증 없이 아이를 돌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도내 활동 중인 돌보미 중 보육교사, 유치원 정교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 사회복지 관련 전문 자격증 소지자는 전체의 14%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도내 소속된 돌보미는 4천203명으로 이 중 자격증을 소지한 돌보미는 615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대부분은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는 40~60대 주부다. 수원시의 경우 170명의 돌보미 중 19명만이 자격증을 소지했고, 이천시는 179명 중 3명에 불과했다. 양평군에선 50명의 돌보미 중 자격증을 가진 이가 한 명도 없었다. 이는 아이돌보미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나 법적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돌보미들은 자신의 생계를 위해 돌보미로 참여했다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중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 단지 아이를 키워 본 경험만으로 육아를 담당하긴 어렵다. 전문자격증 소지자를 늘려야 하겠지만 당장 어렵다면 현장실습이나 보수교육을 강화해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돌보미들의 인성이나 소양 등의 문제로 부모들과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이돌보미 교사 자격증 취득이 크게 늘지 않는 건 돌보미 교사의 처우 문제 때문이다. 최저임금 수준에 월 10만~20만 원씩 지급되던 교통비도 중단되고, 시간제 돌봄 이용 가능 시간도 줄어들었다. 열악한 근무여건 탓에 돌보미의 만족도는 낮고, 이는 곧 활동 중단으로 이어진다. 피해는 맞벌이가정의 부모나 아이에게 돌아간다. 아이돌봄 사업은 보육의 사각지대를 메꿔 줄 뿐 아니라 일ㆍ가정 양립 및 저출산 해결을 위한 정책이다. 10년간 사업을 실시해온 만큼 서비스 공급 및 돌보미의 처우 개선 등 그동안 제기된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사설] 和合 공천·公正 공천·人材 공천 / 박광온·주광덕 道위원장의 승부다

여당과 제1야당의 경기도당 위원장이 선거를 앞두고 동시에 취임한다. 여당은 전임자의 사퇴에서, 제1야당은 전임자의 구속에서 비롯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박광온 의원이 단수 지원해 오는 8일 선출되고, 자유한국당도 주광덕 의원이 단독 신청해 오는 2일 선출된다. 둘 다 재선이라는 점이 같고, ‘전임자 변수’로 취임한다는 점이 닮았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건 지방선거를 앞두고 동시에 출발선에 섰다는 점이다. 과연 누가 웃게 될까. 단순한 선거 결과가 승패 가늠의 전부는 아니다. 작금의 지방선거는 중앙 정치의 영향권에 있다. 정당의 인기가 승부에 결정적 변수다. 이번이라고 특별히 달라질 조짐은 없다. 경기도당의 활약이 부분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두 위원장이 비교될 승부의 시작과 끝은 공천(公薦)에 달렸다. 경기도지사 공천은 의미가 없다. 한 축인 한국당이 도지사 후보를 중앙당에서 결정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결국, 시장ㆍ군수 공천이 승부수로 남는다. 어떤 것이 이기는 공천인가. 대략 3가지를 기준 삼을 수 있다. 화합으로 가는 공천이어야 한다. 당내 공천은 필연적으로 과열된다. 폭로와 험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여기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다. 결국, 경선 거부 또는 경선 불복의 파국이 벌어진다. 거의 모든 선거에서 봐왔던 부작용이다. 파국이 심하면 본선에 이르기도 전에 표심이 떠난다. 이 모든 상황이 도당공천심사위원회에 달렸다. 여기서 화합으로 가느냐 파국으로 가느냐가 결정된다. 공심위 구성을 책임질 도당 위원장 몫이다. 공정한 공천이어야 한다. 답은 간단하다. 명확한 공천기준과 예외 없는 적용이다. 민주당은 이미 대략의 기준을 공개했다.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탈세, 위장전입, 논문표절, 성범죄, 음주운전이다. 한국당도 비슷한 선에서 공천 기준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게 공정한 공천의 기준이다. 정해진 대로 공천하면 된다. 여기에 예외라는 변수가 개입되면서 늘 불공정 공천 논란이 일었었다. 이 역시 두 위원장의 의지에 달렸다. 인재를 공천해야 한다. 이럴려면 버려야 할 게 있다. 특정 지역에 따른 지연 공천이 없어야 한다. 특정 학교로 엮는 학연 공천이 없어야 한다. 특정 파벌로 밀통하는 당파 공천이 없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선입견을 버리면 인재가 보인다. 능력자를 가려내는 유권자의 눈은 매서워졌다. 지방자치 25년을 통해 성숙된 힘이다. 간혹 높은 정당 인기에도 낙선하는 후보들이 있다. 능력 없는 후보에 대한 철퇴다. 역시 도당위원장의 책임이다. 도당 위원장의 공천권한은 막강하다. 공심위 구성부터 도당 위원장의 의지대로 간다. 실상은 다르다 해도 당원과 유권자는 그렇게 본다. 결과에 따른 매서운 평가를 매기는 것도 그래서 당연하다. D-4개월 시간에 나란히 등장한 박광온 위원장과 주광덕 위원장. 누가 더 빛나는 ‘光(광) 공천’을 하게 될까. 도민의 비교는 시작됐다.

[함께하는 인천] 나이팅게일 반지에 새긴 ‘밝은 날이 오리라’

얼마 전 미국에서 발표한 갤럽조사에 따르면 의사는 간호사와 약사에 이어 세 번째로 사람들에게 신뢰받는 전문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미국 건강관리조직인 HMO (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 관리자는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직업 중 5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서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선 2016년에 의료사고 피해자가 의사의 동의 없이 손해배상에 대한 법적 절차를 시작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 법안은 의사에 대한 환자의 불신을 잘 보여준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 크림전쟁 때 종군하며 밤에 부상당한 병사들을 돌보는 ‘램프를 든 숙녀(The Lady with the Lamp)’의 인물로 사람들에게 비치게 됐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강력한 이미지는 나이팅게일의 활동을 보도한 한 신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롱펠로우(Henry Longfellow)는 시 ‘산타 필로메나(Santa Filomena’에서 “불행의 집에서, 나는 램프를 든 숙녀를 보네”라고 표현해 나이팅게일의 이미지가 램프를 들고 밤에 회진 도는 간호사로 고정됐던 것이다. 이 시가 발표된 후 여러 화가들이 이를 상상해 그림을 그려서 그 이미지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더욱 강하게 각인된 것이다. 나이팅게일의 이름 첫 글자 ‘FN’으로 표시된 인장을 포함한 많은 유물이 그가 근대적인 간호학교를 처음 설립한 런던 성 토마스병원 근처에 위치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나는 런던에서 3개월간 머물 때, 런던과학박물관의 헨리웰컴의 유품 전시에서 나이팅게일이 1911년 사망할 때까지 사용하던 도장반지를 봤다. 이 도장반지에는 중앙에 간호사의 등불이 있으며 주위에 ‘Brighter Hours Will Come’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문구는 로버츠(Elizabeth Piddocke Roberts)가 쓴 시집에 수록된 ‘밝은 날이 오리라’라는 시의 마지막 연들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솔로몬 왕이 자신의 인장반지에 잘될 때도 자만하지 않고, 어려울 때도 실망하지 않도록 자신을 일깨워 주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will pass away)’라는 경구를 새겨놓은 바 있다. 마찬가지로 ‘밝은 날이 오리라’는 시구는 좋은 시기에는 겸손을, 어려운 시기에는 희망을 주는 나이팅게일이 좋아했던 어구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나이팅게일의 ‘밝은 날’은 무엇이었을까? 간호의 역할이나 의료의 개선을 위한 사회개혁이었을까? 혹은 시인 로버츠가 겨울에 그토록 기다리던 봄이었을까? 과학박물관을 걸어 나오며 나는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의 눈에 비친 의사의 이미지에 대해 생각해 봤다. 장기려 박사나 이태석 신부 같은 훌륭한 의사들의 이미지를 표현해 줄 롱펠로우같은 시인이나 루크 필즈 같은 화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황건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경인지방병무청, 나눔의 집 방문

경인지방병무청(청장 조규동)은 31일 위안부 할머니들의 공동생활 보호소인 ‘나눔의 집’을 방문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는 뜻깊은 행사를 진행했다. 나눔의 집에는 총 31명의 생존 위안부 할머니 중 9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이날 경인지방병무청장과 직원들은 정성을 담은 성금과 위문품, 손 편지를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전하며 따뜻한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조규동 경인지방병무청장과 직원들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역사적 증언과 사진 등이 전시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관람을 통해 전쟁의 아픔에 공감하며 일본의 진정어린 사과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조속히 전해지기를 소망했다. 경인지방병무청 관계자는 “공직자로서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하고 과거의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 역사 바로 알기’ 프로젝트를 기획, 그 첫 번째로 ‘나눔의 집’과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관람을 추진했다”며 “향후에도 이러한 현장 학습을 통해 공직자로서의 올바른 역사의식과 자세를 갖추고 청렴의식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규동 경인지방병무청장은 120여 명의 사회복무요원이 복무하고 있는 수원교육지원청을 방문, 사회복무요원 소요 확대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조 청장은 복무관리의 어려움 등 복무현장의 고충을 청취하고 각급 학교에서 더 많은 사회복무요원이 복무할 수 있도록 수원교육지원청의 적극적인 참여를 구했다. 이호준기자

수원·인천서도 KTX 탑승… 노선 설계 착수

수원과 인천에서도 KTX를 탈 수 있도록 노선 설계가 추진된다.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2018년 새해 업무계획에 따르면 수원과 인천 지역을 시종점으로 한 KTX 노선 설계에 착수하고 수도권 광역버스 운행범위 확대 및 일부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파주~서울 강남~동탄을 잇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 착공 등 교통 분야 투자를 강화한다.또 평택∼오송과 같은 열차 병목구간 등 상습 지연 구간의 운행시간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열차 간 운행간격을 조정해 운행 지연을 최소화한다. 이와 함께 오는 10월까지 콜버스, 리무진 등 신교통서비스를 철도역사와 연계해 대중교통 취약지역 주민의 철도역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한다. 현재 15개 주요 역사에 설치된 공유차량 전용 구역 62면을 올해 29개 역사, 105면으로 확대한다. 노후 철도시설 안전 강화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개통 30년이 경과한 서울지하철 1∼4호선과 부산지하철 1호선 시설 개량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국비 570억 원을 지원한다. 연말까지 수립하는 ‘중장기 철도시설 개량투자계획’(2018∼2022)에 국가철도뿐 아니라 수도권 전철, 도시철도 등 노후화된 철도시설개량 계획도 포함시킨다. 철도차량 정비 전문성을 높이고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비조직 인증제와 정비기술자 자격제도를 도입한다. 20년 이상 된 노후 차량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을 꼭 받도록 의무화한다. 권혁준기자

제설 더딘 북부국도 애꿎은 시민만 울상

국도와 지방도의 관리주체 이원화로 일괄적인 제설작업이 진행되지 못하면서 이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일선 지자체는 국도를 담당하는 관할 당국의 늦은 제설작업으로 민원이 폭주하고 있지만 대응할 수 없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31일 경기북부 지자체와 의정부 국도유지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강설 시 제설작업은 고속국도법을 토대로 국도유지관리사무소가 경기북부 9개 지역 12개 노선 국도, 지자체는 지방도 이하를 맡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런 폭설 시 행정구역마다 거점을 두고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는 지자체와 달리 국도유지관리사무소는 9개 지자체 국도(504㎞)를 담당하며 한 지자체 당 2곳에 해당하는 17곳에 불과한 제설창고 구간을 마련, 제설작업이 상대적으로 더딘 실정이다. 특히 9개 지자체 국도를 담당하는 당국 예산이 지방도를 관할하는 특정 지자체 예산의 절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국도 제설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다, 외주 작업에 의한 전문성 결여, 제설작업 확인 미비 등 각종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실제 남양주에선 진접읍에 거주하는 A씨가 몰던 자동차가 최근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47번 국도를 이용하다 미끄러지는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이에 A씨는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국가가 아닌 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예고하는 등 혼선까지 빚고 있다. 더구나 국도에 대한 제설작업 민원이 빗발치고 있지만, 시 제설차량이 국도에서 제설작업 하다 사고 발생 시 모든 책임을 시가 떠안아야 해 제설작업 시도도 못하는 등 이원화 구조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강설 시 하루평균 60여 대의 차량과 140여 명의 인명을 동원해 지방도를 처리해 문제가 없지만 최근 새로 생긴 46번 국도 등은 제설작업이 늦어지며 시에 민원이 자주 제기된다”면서 “권한이 있으면 직접 처리하겠지만 국도법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민원 발생 시 연계해 주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포천시 관계자 역시 “국도 제설작업이 지방도에 비해 늦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 권한이 없어 민원인들의 문의가 오면 국도 관리 당국에 직접 전화해 해결해달라고 독촉하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의정부 국도유지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어떤 기준을 두고 보느냐에 차이가 있겠지만, 적절하게 차량 및 인력을 배치해 대처하고 있다”면서 “일원화 등 정책적인 부분에 대해선 답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남양주=하지은기자

[경기만평] 이분 느낌은…

[문화카페] 지역문화와 기록

지난 가을 원주의 한 도서관에서는 지역기록문화축제가 열렸다. 지역의 활동가들이 지역단위로 기록을 수집하고 전시하는 행사였다. 원주시의 구역단위로 사진과 영상기록을 수집하고, 이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행사였다. 20년, 30년 전의 모습은 우리의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제 조금씩 낯설어지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지역단위에서 추진하여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공주시의 구도심 한가운데에는 공주역사영상관이 자리하고 있다. 2층의 붉은벽돌 건물은 1920년대 건립된후 한때 공주읍사무소로 이용되다가 현재는 등록문화재로 관리되고 있다. 영상관 1층에는 역사이야기, 공주이야기, 종교이야기, 교육이야기, 공주의 현재와 과거 등 5개의 주제로 영상물이 전시돼 있고 2층에는 ‘백제의 옛도읍 공주와 공주사람들 이야기’라는 주제로 특별사진전이 열린다. 공주의 과거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지역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사진 아카이브 사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다. 재개발 등으로 인해 사라지는 도시경관을 사진으로 남기는 작업들이 다양하게 추진되었다. 부산시는 재개발, 재건축 등으로 끊임없이 바뀌는 도시의 경관을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사업을 2008년부터 추진하고 있으며, 대전시에서도 2011년부터 5년마다 도시경관을 기록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영상뿐만 아니라 공간 그대로의 의미를 보존하는 사업도 중요하게 추진되고 있다. 경기만에코뮤지엄은 서해안 시대의 핵심지역인 경기만을 대상으로 자연생태와 삶의 모습, 과거의 기억을 함께 기억하고 보존하는 사업이다. 공간 그 자체를 기록으로 보존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록은 문화적인 정체성을 보존하고, 다양한 문화의 토대가 될 수 있으며, 창작과 창조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다. 기록의 관리와 보존에 대한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독일의 소도시를 가보면 시청 앞에 위치한 공간에는 어김없이 기록관이 자리하고 있다. 공공기록물 뿐만 아니라 개인의 기록도 모두 보존 관리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개인개인의 기록이 모여서 역사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다.이러한 작업이 지역의 문화요소를 정확히 보존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독일의 경우 이러한 기록관은 연방, 주 뿐만 아니라 시, 군 단위에서도 빠짐없이 운영되고 있다. 안동에 위치한 국학진흥원은 경북북부지역에 위치한 종가들이 보유한 기록물을 수집보전하고 연구하는 기관이다. 다양한 일기류가 발굴되어 단계적으로 번역이 진행되어 민간의 생활상을 살필 수 있는 귀한 자료로 인정받고 있다. 상속기록을 보여주는 분재기나 혼인기록과 같은 사적인 기록에서부터 서원의 건축이나 목판의 조성 과정을 보여주는 문서는 당시의 시대상을 밝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굴된 7만장이 넘는 목판은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하였다. 번역된 기록은 콘텐츠 창작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이야기 자원으로 발굴되어 함께 제공되고 있다. 과거의 기록자원이 현재의 문화콘텐츠 생산을 위한 귀한 자산으로 활용되는 사례인 것이다. 경기문화재단이 경기도의 문화와 역사자원을 수집하고 관리 보존하는 기록관을 설립한다고 한다. 문화자원은 현대의 문화산업의 기반이다. 잘 정리된 문화자원이 다양한 콘텐츠의 생산기반으로 작용하게 된다. 경기도의 새로운 천년을 위한 귀한 걸음이기를 기대한다. 김상헌 상명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