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 실크로드 정책으로 세계가 급변하고 있다. 중국에서 유럽 서쪽 끝에 위치한 포르투갈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새로운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특히 일대일로를 추진하는 중국이 남미로 통하는 관문으로 불리는 포르투갈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같이 유럽 전역에서 신 실크로드로 인한 변화를 확인한 ‘유라시아열차탐사단’은 여정의 종착지인 포르투갈에서 경기도의 미래를 전망했다. 또 전통과 역사를 중시하는 유럽의 문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남미의 교두보 포르투갈… 중국의 ‘일대일로’ 새로운 길로 떠오르나 유라시아 대륙 서쪽 끝에 위치한 포르투갈은 지난 2010년 세계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다. 자칫 국가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포르투갈은 이에 지난 2011년 구제금융을 신청, 유럽중앙은행과 IMF가 제시하는 구조조정과 긴축정책을 감내해야 하는 시기를 겪게 된다. 결국 4년이 지나서야 구제금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처럼 경제적으로 여건이 좋지 않은 포르투갈이 중국의 ‘일대일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인들의 관심이 상당하다. 이 같은 관심은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9월 리커창 중국 총리가 포르투갈을 방문했다. 캐나다와 쿠바 공식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리커창 총리는 포르투갈령 테르세이라 섬에서 포르투갈 총리의 특별대표를 만나 정치적 상호 신뢰, 실무협력 확대, 인문 교류 강화 등의 메시지를 전했다.이 자리에서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은 물론 유럽연합과의 협력 필요성 등을 밝히며 포르투갈에 공을 들였다. 앞서 시진핑 국가주석도 지난 2014년 포르투갈을 방문해 양국 간 협력 강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처럼 중국이 포르투갈에 공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는 포르투갈이 유럽의 끝으로 불리는 남미 브라질로 향하는 관문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유럽까지의 신 실크로드를 완성하기 위해 포르투갈은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을 가진, 놓칠 수 없는 나라인 것이다. ■ 유라시아열차탐사단,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경기도의 미래를 말하다’ “길을 떠난 자와 떠나지 못한 자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앞으로 경기도는 중국의 일대일로로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기민하게 대처해 나가야합니다” 유라시아열차탐사단은 지난달 31일 오후 2시께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32일간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달 3일 평택에서 출발해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긴 여정을 거친 탐사단은 신 실크로드의 현장을 직접 눈으로 목격한 소회와 함께 현지 전문가들을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경기도의 미래를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종식 본보 기획관리실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새롭게 성장하는 시장이 형성되는 만큼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일대일로’ 정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최근 자국 내 경제구역을 중심으로 촘촘하게 교통망을 연결하고 있다”면서 “유라시아 대륙의 다양한 문화와 경제를 묶어내는 새로운 개발계획을 선이라는 길을 통해 공간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라시아 대륙에 만들어지는 선과 공간에 경기도는 어떤 모습으로 중요한 축을 담당할 것인지가 과제”라며 “경기천년을 위한 유라시아 탐사의 출발은 중국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진갑 단장도 중국을 통한 유라시아의 새로운 교역로가 확보된다면 경기도가 이 길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단장은 “문명의 대전환기에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수많은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유럽을 지나오면서 ‘일대일로’로 인한 변화가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도는 급변하는 유라시아 대륙을 큰 시각을 갖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탐사단은 경기도가 새로운 공간에 진출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 기획관리실장은 “새로운 진출을 위한 투자비의 확보는 물론 현지에서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면서 “경기도는 유라시아 진출의 기반이 돼야 하며, 선도적으로 현지 방문단, 사업설명회 등을 통해 교류의 기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포르투갈에서 만난 한국 정부 한 관계자는 “포르투갈에서도 ‘일대일로’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서 “우리나라도 유라시아 대륙 전역을 하나로 잇는 길에 대한 이해와 함께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 최첨단 기술보다 전통과 역사를… 유럽의 잘 보존된 역사(驛舍) 유라시아열차탐사단은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을 지나오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래전 만들어진 기차역이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철골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독일의 함부르크역은 역사(歷史) 그 자체였다. 유럽 곳곳에 마련된 철도 박물관도 과거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등 전통과 역사의 중요성을 중시하는 유럽인들의 인식을 엿볼 수 있었다. 탐사단은 스페인 마드리드 철도 박물관에서 이 같은 사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지난달 30일 오전 10시30분께 방문한 마드리드 철도 박물관은 지난 1967년 프랑스 건축가 알렉상드로 구스타브 에펠이 설계한 옛 델리시아스 기차역을 사용하고 있다. 스페인 철도의 역사를 보존하고 연구할 목적으로 세워진 이곳은 옛 철로 위에 과거에 운행되었던 각종 기관차가 진열돼 있다. 20여 개가 넘는 열차가 도열된 풍경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시대별 기관차 엔진은 물론 오래된 나무 재질로 구성된 객실까지 완벽하게 재현돼 있어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매캐한 석탄 냄새와 아파트 10층 높이에 달할 정도로 높은 천장은 웅장함을 넘어 경외감까지 불러일으켰다. 과거 유럽과 러시아 등을 누볐던 나무로 제작된 열차부터 최첨단 기술이 결합한 열차까지. 철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이 같은 역사를 담은 박물관에서 근무하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른 시간에도 박물관을 찾아온 관광객과 자국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모습을 보며 잠시나마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현지에서 만난 한 전문가는 “유럽은 과거에 지어진 건물을 허물기보다는 보수하면서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마찬가지로 열차가 오가는 역사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유라시아열차탐사단은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고 이어가는 유럽을 보며 고층 빌딩이 즐비한 우리나라의 모습을 떠올리고서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미래는 지나온 시간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 시간을 소중히 간직한 포르투갈의 현재는, 역사 속 실크로드가 21세기 신 실크로드로 재현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우리나라의 위상과 역할을 되돌아보며 탄탄한 미래를 그려나가야 할 때임을 알려주는 듯했다. 정민훈기자 사진=신춘호 / 유라시아 열차탐사단후원: 경기문화재단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7일 “‘캠프 스탠리’와 ‘캠프 레드크라우드’ 등 의정부지역 미군기지 반환이 연기된다는 어떤 정보도 가진 게 없다”며 최근 ‘캠프 스탠리’의 반환 지연이 사실이 아님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안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철수를 완료하고 내년 7월까지 반환하기로 된 ‘캠프 스탠리’가 훈련 중인 헬기의 중간 급유를 위해 당분간 반환되지 않을 것이란 보도에 대해 질문을 받고 이처럼 밝혔다. 안 시장은 이어 “지난해 ‘캠프 스탠리’를 이전하는 대신 공격용 헬기 주둔 기지로 사용할 것을 검토 중이란 반환 연기설이 나돌아 토마스 밴달 미 8군 사령관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했고, 헬기 기지는 수원으로 결정됐다는 말을 들었었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을 통해서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안 시장은 그러면서 “미군기지 반환문제는 급박한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변화가 있을 지 모르겠지만, 시장으로서 ‘캠프 레드 크라우드’와 ‘캠프 스탠리’가 반환이 연기된다는 어떠한 정보도 아직 가진 게 없다”고 강조했다. 폐쇄 반환일정에 변경이 없음을 확인해준 셈이다. 안병용 시장은 지난해 ‘캠프 스탠리’에 헬기장이 들어선다는 말이 나돌 때 반달이 헬기에 자신을 태우고 평택기지를 보여준 뒤 임시로 1년 반만 더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시민과의 약속을 들어 반환연기를 강력히 반대했다는 배경까지 설명했다. ‘캠프 스탠리’는 245만㎡ 규모로 올해 안에 폐쇄되고 내년 7월까진 반환될 예정이다. 화학, 보병부대와 헬기급유 요원 등 700여 명이 주둔해왔으나 최근 보병부대는 평택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김동일기자
의왕시 중앙도서관이 낡고 미끄러운 계단을 교체하고 자연생태 연못을 조성하는 등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롭게 탈바꿈했다. 지난 2007년 개관한 중앙도서관은 주위가 숲으로 둘러싸인 숲 속의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의왕 시민은 물론 안양과 수원, 군포 등 인근 도시 시민들이 이용해 왔다. 특히, 아름다운 자연경관 속에서 책을 읽고 산책을 즐길 수 있어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왔다. 그러나 개관한 지 10년이 지나면서 도서관 계단이 낡고 삐걱거리게 돼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최근 전면 리모델링을 시행했다. 리모델링을 통해 방부목 계단(1천㎡)을 친환경 합성 목재 계단으로 바꿔 유지 관리와 이용에 편리하도록 바꿨고 눈이나 비가 내리면 미끄러워 안전사고 위험이 있던 콘크리트 계단(400㎡)은 논 슬립 계단으로 전면 교체해 안전사고 예방과 깔끔한 디자인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숲 마루에 설치한 낡고 훼손된 책장도 모두 새롭게 바꾸고 400여 권의 도서를 새로 비치해 시민이 나무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자유롭게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용자 쉼터로 애용되고 있는 숲 마루에는 33㎡ 규모의 자연생태 연못을 조성, 잉어와 향어 등 물고기와 수련ㆍ부레옥잠을 심어 시민 휴식처와 어린이와 초등학생 등의 생태환경교육 공간으로 변모했다. 전후남 중앙도서관장은 “시민들이 도서관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롭게 단장했다”며 “앞으로도 중앙도서관이 시민을 위한 배움과 소통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왕=임진흥기자
이천시가 지역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나 환경부의 팔당상수원수질보전 특별대책에 대한 고시로 제동이 걸렸다. 7일 시에 따르면 조병돈 시장은 팔당상수원보호구역 등 중첩 규제로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산업단지 20곳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현재 지정 승인 완료가 10곳에 지정 승인절차가 진행 중인 지역이 5곳 등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가 팔당상수원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에 대한 고시 제2004-72호를 적용, 자연환경보전지역과 농림지역 및 관리지역 중 보전ㆍ생산관리지역 등을 공업지역으로 변경을 제한한다는 근거로 올해 초부터 소규모 산업단지에 대해 부동의 처리하고 있다. 이같은 환경부 고시로 시가 추진 중인 일반산업단지 5곳 가운데 도시지역에서 이뤄지는 2곳을 제외하고는 지연환경보전지역이 대부분인 도립 일반산업단지와 농림지역이 대부분인 매곡 일반산업단지 등 2곳이 부동의 처리됐다.일부 농림지역이 포함된 유산 일반산업단지는 농림지역을 사업 부지에서 제외하는 등 사업계획의 변경이 필요하다는 정정 통보를 받은 상태로 승인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시는 이에 최근 팔당상수원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에 포함된 이천, 여주, 광주, 용인, 양평, 가평, 남양주 등 7개 시ㆍ군 단체장 회의를 열고 환경부에 건의하는 등 함께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환경부 고시에 공업지역으로 용도 ‘제안’은 일부만 제한하고 일부는 허용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법제처에 제안에 대한 법령 해석을 요청할 방침이다. 7개 시ㆍ군과 공조해 환경부에 강력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천=김정오기자
유라시아 대륙 국가들이 유라시아를 철도로 연결해 경제적 이익을 키워 이것을 나누려는 것은 명백한 현실이다.중국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유라시아 대륙에 있는 모든 국가가 철도에 집중하고 있다. 유라시아 대륙 동쪽 끝에 있는 한국 또한 이런 움직임에 합세해야 하지만, 남북한 분단이라는 장애물이 존재한다. 경기도의 평택항을 주목하는 이유다. 중국 동부에 위치한 롄윈강과 가까운 평택항에서는 중국횡단철도(TCR)의 시발점인 롄윈강에 북한을 거치지 않고 도달할 수 있다.유라시아 열차탐사단의 긴 여정은 앞으로 평택항이 한반도에서 유라시아 대륙으로 향하는 문이 될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였다.■ 유라시아에 전 세계의 이목 집중 철길로 부활하는 실크로드는 중국이 일대일로 정책을 펼치며 윤곽을 드러냈다. 따라서 신(新) 실크로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살펴봐야 한다. 지난 2013년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순방하며 일대일로 전략을 제시했다. 일대일로는 육로를 잇는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해상을 연결하는 ‘21C 해상 실크로드’를 포함한다.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중국은 현재까지 관련 주변 국가와의 회담을 계속하며, 국제회의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5년여 간 짧은 시간 진행한 것임에도 성과가 대단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정책 소통, 인프라 연결, 무역 원활화, 자금 융통, 민심상통 등 분야별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규모를 키워 왔다. 지난해 8월17일 시진핑 주석은 일대일로 건설 사업 간담회에서 “일대일로가 연선국가(관련 국가) 국민에 행복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처럼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다른 국가들의 이익이 동반한다는 것이다.러시아의 신동방정책, 몽골 초원의 길 정책 등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맞물려 있다. 러시아는 유럽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추고자 유라시아 대륙 개척에 나섰다. 아태 지역과 협력하며 경제, 안보 면에서 안정을 꾀하는 것이 목표다. 크게 성장한 중국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가져가는 것도 목적이다. ■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길, 해결해야 하는 과제 유라시아 대륙 철도가 활성화되면 열차가 여러 국가를 지나게 돼 장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선 국가마다 통관 절차, 시스템, 기간이 달라 운송 기한을 예상할 수 없어 기일을 맞춰야 하는 무역상들이 불안에 떨게 된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 간 트러블도 문제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민족 갈등이나 종교 갈등은 열차 통과가 힘들어질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당장 철도로 물류를 운송하는 것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운송료’ 문제가 크다. 아직 수요가 많지 않아 다른 운송수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임료의 가성비가 떨어지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열차에는 화물이 실리지만, 유럽에서 중국으로 오는 열차는 빈 상태로 오는 경우가 많다. 국가 간 궤가 다른 것이나 위험물 제한, 열차 조건에 따라 중량을 맞춰야 하는 것 등도 해결해야 할 점이다. 이런 문제로 TCR 화물 운송 활성화 노력을 계속 해온 것에도 불구, 녹록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이 2013년부터 일대일로 정책을 펼치면서 어느정도 해결되고 있는 모양새다. 현지 물류회사 관계자 양빙치씨는 “3년 전 정주, 서안에서 함부르크까지 가는 데 20여 일 걸렸지만 지금은 여객열차처럼 정확한 시간에 출발해 15~16일 만에 도착했다”며 “중국 정부가 펼쳐온 연선 국가와의 외교적 성과, 자금 투자 노력이 이제 서서히 결실을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이를 풀어가야 하는 경기도와 한국 우리나라도 앞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부산-북한-러시아-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구상안을 담고 있다. 그러나 북쪽 길을 뚫어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연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다. 무엇보다 북한과의 관계가 가장 큰 변수다. 지난해 개성공단 사례처럼, 남북 관계가 경색된다면 얼마든지 길이 막힐 수 있다. 이에 유라시아 열차탐사단은 평택항에서 중국 동부로 향하는 바닷길을 통해 중국횡단철도(TCR)를 이용하는 방법에 눈을 돌렸다. 평택항을 이용해 바닷길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롄윈강까지 닿을 수 있다면 유럽까지 철도 길로 달릴 수 있다. TCR에 이르기까지 바닷길을 한 번 거쳐야 하는 점 때문에 열차 페리나 해저 터널을 도입하는 방안도 나왔다. 지난해 경기연구원은 국내기업의 중앙아시아 내륙시장 진출을 도모하는 내용의 ‘일대일로와 한중 열차 페리 연계추진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일대일로를 연결하는 한중 열차 페리를 운행해 한국에서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복합물류운송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이 골자다. 이와 관련 노홍승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연구본부 연구위원은 “평택항은 컨테이너 중점 항인 롄윈강, 열차 페리가 활성화된 옌타이에 닿을 수 있어 의미 있다”며 “중국의 주 운송수단인 철도를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열차 페리를 고려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손의연기자사진=신춘호 / 유라시아 열차탐사단후원: 경기문화재단
모바일게임 리니지M이 인기를 끌면서 캐릭터 대리육성 사무실이 외국에서까지 대규모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육성은 게임 이용자가 업체에 비용을 내면 의뢰한 기간에 매일 24시간씩 캐릭터를 운영해 레벨을 올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말한다. 7일 NC소프트가 밝힌 2분기 실적을 보면 모바일게임 매출은 약 937억 원이다. 1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 234억 원과 비교해 2분기에 출시된 리니지M의 매출은 약 700억 원이 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는 6월 21일에 출시돼 매출이 포함된 기간은 10일이었다. 이날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리니지M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동영상 한 편이 다시 관심을 끌었다. 지난 1일 한 BJ가 필리핀에서 대리육성 사업을 하는 내용을 공개한 영상이었다. 공개된 영상 속 사무실은 피시방을 방불케 했다. 수십 대의 컴퓨터와 수십 명의 현지인이 리니지M게임을 하고 있었다. 리니지M 플레이창만 9개를 띄운 모니터도 보였다. BJ에 따르면 필리핀 현지 직원만 80명 대리육성 중인 계정은 400개에 달했다. 이 사무실에서는 계정당 월 15만 원을 받고 대리육성을 해주면서 6천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리니지M 인기에 편승한 대리육성 업체가 늘어나면서 NC소프트는 회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 7월 16일 NC소프트는 대리결제, 대리육성이 비정상적인 게임이용이라며 이용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공지를 냈다. 대리결제나 대리육성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돼 2차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NC소프트 관계자는 “대리육성은 개인정보를 업체에 알려주는 것이 필수”라며 “이러한 행위는 모두 약관 위반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제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운영 중인 대리육성 사무실 규모는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이를 피해 운영하는 곳이 있다는 설명이다. NC소프트 관계자는 “자동프로그램이나 매크로를 이용해 게임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 발견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면서도 “수동 육성 강조 등 모니터링을 피해 운영하는 곳이 있어 정확한 규모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리육성 자체가 게임 이용 약관을 위반할 수 있지만, 실정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를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6월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 등 10인이 일명 ‘게임대리업’과 ‘게임대리업 알선’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제3자에게 자신의 개인정보와 계정정보를 공유하는 방법을 통해 부적절한 게임 결과물을 획득하고 있는 사례가 급증해 정상적인 게임 이용자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제안이유를 밝혔다. NC소프트 측은 “대리육성 문제는 오래전부터 논의가 있던 내용이다”라며 “법이 통과된다면 자신의 사무실을 공개적으로 알리며 운영하는 일은 물론 대리육성 문제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일기자
러시아는 중국의 신실크로드 추진을 지지하면서도,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처지다.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전 부문에 걸쳐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은 새로운 방식의 국가 발전을 꾀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만 하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러시아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러시아의 이 같은 처지는 일대일로에 포함된 세계 각국의 고민과 대동소이하다. 신실크로드 구축에 있어 러시아의 판단과 향후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며 우리나라의 대처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깊어지는 중·러 관계… 그러나 웃을 수 없는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월15일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을 지지하며 이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원탁회의 연설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제안한 일대일로 구상에 대해 “현대적 발전 경향과 궤를 같이하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며 “러시아는 이 프로젝트를 지지할 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해 다른 국가들과 함께 프로젝트 이행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와 유럽 간 경제발전과 상호 유익한 통상을 위한 지대를 창설한다는 구상은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제안”이라며 “이 구상은 세계 경제의 최신 경향을 고려하고 유라시아 대륙과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통합 과정 조율 필요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시 주석은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시 주석은 당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역사상 최고로 좋다”고 밝혔으며, 이 평가를 현지 언론 등이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중국 관영매체도 시 주석이 러시아에서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쏟아냈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는 중국의 신경제구상인 일대일로와 러시아 주도의 옛 소련권 경제협력체 ‘유라시아경제연합’을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29일 중국의 일대일로, 유라시아경제연합(EEU) 사이의 연계 실현 가능성을 연구하는 데 대해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2015년 양국은 두 경제 전략의 연계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으며, 이후 중국과 러시아 간 교역량은 지난 5개월간 2천231억 위안(약 37조 7천128억 원)에 달할 정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의 구상이 진척될수록 정치와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러시아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조너선 힐먼 연구원은 일대일로와 EEU 간 연계의 실현 가능성 연구는 중·러 관계의 큰 진전이 아니라 연계에 대한 관심의 표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는 중국의 과잉 공급을 고려할 때 매력적인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이 EEU에 가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일대일로 구상이 구체화하면 러시아의 경계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재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은 경제 분야, 러시아는 정치·외교 분야에서 각각 우월한 지위를 구축한 상태지만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특성상 해당 국가의 정치·외교 사안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러시아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러시아는 자국 동쪽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라디보스토크 등 러시아 동부권역은 과거 중국이 지배한 역사가 있어 중국인들이 땅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 미국의 대러 제재에 반발하는 러시아와 유럽연합, 신실크로드 가속화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미 상하원을 통과한 러시아·이란·북한 통합 제재법에 서명했다. 법안에는 미국이 자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러시아 기업의 사업 제한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미국의 결정으로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독일상공회의소(DIHK)의 폴코 트라이어 부사장은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강화는 미국 경제 증진을 위한 조처로 독일 경제를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미국이 자신들 경제 이익을 더 중시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유럽 집행위원회(EC)의 보복 조처 검토는 국제법 위반이 의심되는 국외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타당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러시아 기업의 유럽 활동 규제를 강화하면 독일 기업이 러시아와 공동 사업을 할 길이 막히면서 “중요한 에너지 안보 사업이 보류될 수도 있다”며 “이 경우 독일 경제 전반에 고통스러운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EU 지도부도 미국의 대러 제재 움직임에 우려를 표명했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미국이 새 제재를 이행한다면 우리도 며칠 안에 충분한 대응을 취하겠다고 한 바 있다”며 “미국에 맞서 우리의 경제 이익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EU 회원국 중 독일은 미국의 이번 조처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노드 스트림 2’ 천연 가스관 사업에 자국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도 미국의 제재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미국이 러시아에 전면적인 무역 전쟁을 선포했다”며 “새 미국 행정부와 관계 개선을 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은 미국의 대러 제재 처리에 반색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러시아 제재가 강해질수록 중국이 러시아와의 무역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본다는 게 중국 통상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바이밍 중국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의 한 관영매체 인터뷰에서 “미국의 러시아 제재가 강화할수록 유럽연합(EU)과 러시아의 경제협력은 방해를 받게 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동쪽(중국)으로 눈을 돌리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펑위쥔(馮玉君)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러시아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은 일대일로의 틀 안에서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프라 개발에 대한 투자를 가속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일대일로’ 구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러시아 제재 강화로 중국이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기회를 많이 얻게 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런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중국이 대러시아 무역 구조를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민훈기자 후원: 경기문화재단
지난달 17일 카자흐스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쇼핑몰 ‘메가 실크웨이’는 얼핏 우리나라 한 도시의 쇼핑몰을 방문한 느낌이었다. 가장 좋은 위치인 1층 로비에 팝업스토어 ‘프리미엄 코리아’를 설치했기 때문이다.한국의 화장품과 건강식품 등을 진열해 놓은 이곳에는 방문객이 끊이지 않았다. 이 곳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아스타나 엑스포’ 역시, 카자흐스탄이 얼마나 한국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지 오롯이 드러났다.이 엑스포는 신재생에너지를 주제로 한 국제 행사로, 한국관을 최대 규모로 조성했다. 유독 북적이는 한국관 앞에는 사람들이 세 줄 이상의 대기줄을 형성하며 입장을 고대하고 있었다.그러나 카자흐스탄은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미지의 땅이다. 향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나라 중 한 곳으로 손꼽히는 카자흐스탄이 한국에 대해 높은 호감도를 보여주는 지금, 경기도가 우선 전략적으로 교류에 나서야 할 때다. ■ 자원 많지만 운송 인프라 부족해 현재 카자흐스탄은 국내에 단순히 ‘자원이 많은 나라’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은 동서양 문화가 혼재돼 독특한 문화를 형성한데다, 이를 기반으로 경제 발전 가능성 또한 커 주시해야 할 국가다. 카자흐스탄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면적이 넓은 국가지만 인구는 한국보다 적은 1천 700여 만명으로 인구밀집도는 세계 215위다. 중요한 특징은 원유 매장량이 세계 17위로 중앙아시아 국가 중 자원이 가장 많은 지역이라는 점이다. 산업 분야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제조업 분야’가 약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생활용품과 화장품 등 공산품을 주로 해외에서 들여온다. 우리나라 제품은 중국보다 품질이 좋고, 유럽·일본보다 가격이 낮아 이 특성을 노려봄 직 하다. 그러나 교류의 문턱이 낮아보이지는 않는다.카자흐스탄은 사회주의 국가의 잔재가 남아 있기 때문에 행정 처리가 아직 미숙하다. 일처리가 느리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짧은 식품류 등을 취급할 때 주의해야 한다.쇼핑몰 ‘메가 실크웨어’에 팝업스토어 매장을 설치한 황수연 프리미엄 코리아 대표는 “엑스포 이후 한국 기업의 진출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카자흐스탄 시장이 가능성이 높다고 무작정 뛰어들지 말고 이 나라 특유의 문화와 현실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중국,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 맺으며 중앙아시아 ‘맹주’로 부상중 유라시아 열차탐사단이 중국에 첫발을 내딘 롄윈강은 카자흐스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었다.지난 2013년 롄윈강시와 카자흐스탄 국유철도주식회사는 국경통과 물류통로 및 화물중계기지 합작협약서를 공식 체결했다. 2~3일 걸리던 통관 절차는 이제 불과 2~3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기차에 실린 화물은 실크로드를 가로질러 카자흐스탄까지 철도로 이동한다. 탐사단은 중국과 카자흐스탄이 협력해 국제변경합작구로 조성한 호르고스도 방문했다. 이곳은 각 국가의 물품을 면세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쇼핑 명소로 인기가 높다. 향후 무역 뿐만 아니라 실크로드 관광산업으로까지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유라시아 경제연합에 대해 논의했으며 향후 러시아와의 관계는 더욱 우호적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카자흐스탄은 국제 영향력이 큰 중국·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이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 급격한 경제발전을 하고 있는 것은 물론, 외교 관계를 영리하게 끌고 가고 있어 향후 중앙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굳힐 것으로 점칠 수 있다. ■ 국제 행사 유치로 카자흐스탄 세계에 선보여… 세련되고 현대적인 모습 눈길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 알마티와 현 수도 아스타나는 어떤 미래를 그리는지 드러내는 도시다. 이중 알마티는 카자흐스탄의 최대 도시다. 이곳에서는 천산(天山)의 만년설이 훤히 보인다. 실크로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천산 산맥은 중국의 신장웨이우얼자치구,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의 4개국에 걸쳐있다. 현재 수도인 아스타나는 마치 게임 속에서 만들어진 도시처럼 보인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건물과 조형물이 주를 이룬다. 아스타나는 나자르바예프가 수도 천도를 진행하며 급격히 성장했다. 당시 30만이었던 인구가 83명(2014년 기준)까지 급증했다. 카자흐스탄은 이 두 곳의 대도시에서 국제 행사를 치르며 자국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전진기지로 구축했다. 지난 6월10일부터 9월10일까지 3개월간 진행되는 ‘아스타나 엑스포’는 카자흐스탄이 아스타나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장이다. 아스타나가 지향하는 미래상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지하자원 수출이 주수입원인 카자흐스탄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 지 주목된다. 손의연기자 사진=신춘호/유라시아 열차탐사단 인터뷰 김대식 주카자흐스탄 대사“아직 사회주의 국가 잔재 남아 기업들 꼼꼼한 준비 후 진출을”“카자흐스탄의 가능성을 피상적으로만 보고 접근하면 안 됩니다.”김대식 주카자흐스탄 대한민국 대사의 말이다. ‘2017 아스타나 엑스포’ 한국의 날 하루 전인 지난 7월17일 김대식 대사를 만나 한국과 카자흐스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115개 국이 참여한 아스타나 엑스포에 한국관이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되고, 반응도 가장 좋다.이와 관련 김 대사는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깊은 관계를 맺고 있고, 한국에 대한 인식은 좋은 편”이라며 “한국과 관련한 행사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대사는 세계에서 좋게 인식되고 있는 한국의 이미지를 잘 활용할 것과 카자흐스탄을 단순히 가능성이 큰 국가로 생각해 막연히 뛰어들지 말 것을 강조했다.먼저 김 대사는 막대한 자원,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위치한 지리 요건 등 카자흐스탄의 ‘첫인상’만을 보고 섣불리 다가서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앞으로 협력이 이뤄지려면 차근차근 장벽을 돌파하고 필요한 것을 갖추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당장 진출해서 얻을 이익보다는 현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장벽의 예는 아직 카자흐스탄이 자본주의화 덜 돼 있는 것과 인프라가 덜 갖춰져 있다는 것 등이다. 카자흐스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한국으로 가져가려고 할 경우, 운송로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아 중동 지역보다 운송료가 더 발생할 수 있다.김 대사는 “카자흐스탄이 지닌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선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며 “큰 나라라고 무조건 진출하기보다 큰 그림을 그리며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노력을 동반해야 실패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손의연기자후원: 경기문화재단
중국은 연 성장률 10% 내외 고속성장기를 지나 연 성장률 7~8%인 중고속 성장 시대에 도달했다.중국은 그러나 스스로 저성장 시대인 뉴노멀 시대, 중국식 표현으로 신창타이(新常態)에 직면했다고 판단하고 향후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전방위로 공격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오래전부터 동서부 지역 격차를 줄이는 위한 목적으로 서부 대개발을 추진해 왔다.여기에 일대일로 정책과 맞물려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길을 마련하려고 시안을 중심으로 한 서부 지역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유라시아열차탐사단은 중국 서부 지역의 현재를 둘러보는 동시에 경기도가 동반 성장하려면 선점해야 할 요소들을 확인했다. ■ 화려한 역사 품은 중국 서부 지역 지난달 6일 유라시아열차탐사단은 중국 정주에서 까오티에(고속철도)를 타고 시안으로 이동했다. 국토가 넓은 중국은 사람이나 화물 이동 시 기차가 필수다. 고속철도를 자체 개발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외국의 기술이전 등을 통해 고속철도를 도입했다. 탐사단이 탄 열차는 최고 시속 300㎞를 웃돌며 2시간30분가량을 달려 시안에 도착했다. 중국 서부권 도시 중 가장 먼저 찾은 시안은 오랜 역사를 간직한 도시다. 중국의 13개 왕조가 수도로 삼은 곳으로, 실크로드의 출발점으로 알려졌다. 혜초 스님을 비롯해 우리나라와도 깊은 인연을 자랑한다. 왕오천축국전을 남긴 혜초가 바로 시안의 대흥선사에서 불경을 번역했다.대흥선사는 265년~289년 축조, 시안에서 제일 오래된 사찰이다. 탐사단이 마주한 대흥선사는 산맥처럼 겹겹이 보이는 황금빛 지붕의 사찰 건물과 수많은 불상 등 길고 긴 역사를 방증하며 건재한 모습이었다. 시안시의 또 다른 곳에도 혜초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저우즈현의 사찰 선유사 옆에 세워진 혜초기념비가 그것이다. 이 밖에도 전통적으로 중국의 서부 지역 교통 요지이자 중요한 무역지였던 우루무치를 비롯해 실크로드의 거점인 둔황, 가욕관, 투루판 등에서도 과거 서방과 교류한 흔적이 오롯이 남아있다. ■ 시안, 과거 영광 고스란히 재현 중 “2014년도만 해도 스모그가 심하고 먼지가 많았지만 지금은 도로에 물을 뿌리는 차가 항상 있어 깨끗해졌다. 이러한 단편적인 현상만 봐도 시안의 발전을 보여주는 것 같다.” 시안에서 거주하며 무역 컨설턴트로 근무 중인 조선족 허금희씨는 중국 서부 지역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이 같은 사례를 들어 전했다. 실제로 탐사단이 직접 찾아간 시안, 우루무치, 둔황 등 실크로드의 핵심 지역은 현재 일대일로의 주요 거점으로서 과거의 영광을 이어가고 있었다. 고층 건물이 즐비하고 넓고 깨끗한 도로가 돋보이는 시안은 누가 봐도 세련되고 발전한 도시였다. 한국 기업의 투자가 활발한 지역으로 이 같은 고속 성장세를 이끄는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중국 개혁개방 이후 75억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건설했다. 단일항목 중 가장 큰 규모의 프로젝트였으며, 한국기업이 외국 투자 중에서도 단일 항목만 따졌을 때 제일 큰 규모다. 이때 시안은 적극적으로 삼성전자가 필요한 사항을 회의를 통해 논의 후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외국 기업 유치에 나섰다. 이강국 시안 총영사는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시안 지역도 해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최대한 지원책을 펼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며 “정부가 국가정책을 결정하면 각 지역에서 일사불란하게 뒤따르는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때문에 중국이 중요한 정책 결정을 내리면 국내에서 언론을 비롯해 정부 부처, 기업 등이 세밀하게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우루무치, 카자흐스탄과 유럽으로 향하는 발판 중국 서부 지역의 또 다른 핵심 거점 도시는 우루무치다. 카자흐스탄과 육로로 이어지는 지역이며, 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이라 중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시진핑 주석이 지난 2013년 중국이 일대일로의 중심지로 꼽는 카자흐스탄에서 처음으로 해당 정책을 발표한 것을 놓고 볼 때, 이 카자흐스탄을 잇는 우루무치의 중요성은 분명해 보인다. 이에 탐사단은 지난달 12일, 우루무치 중에서도 컨테이너 물류를 관리·검사하는 해관(세관) 일대를 방문했다. 컨테이너 전용 화물차가 끊임없이 드나들었고, 유럽으로 보낼 화물과 중국 국내로 갈 화물을 실시간으로 나눴다.해관 맞은 편으로는 우루무치 서역 화물열차가 출발하는 모습이 보였다. 우루무치 동역과 서역, 북역에서는 화물열차가 주를 이루고 남역에서는 여객이 주로 이동한다.이 역들을 통해 지난해에만 230개 열차가 카자흐스탄과 유럽으로 향했고, 올해에는 500개 열차를 운행할 예정이다. 하루에 한 편 이상의 열차가 화물을 싣고 전 세계로 향하는 것이다. 무역의 중심지인 우루무치는 위구르족의 테러 여파로 공안이 많이 보였지만, 호텔과 상점이 즐비해 상당히 발전한 도시라는 인상이 컸다. 이와 관련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현재 중국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서쪽으로 나가는 ‘서진(西進)’으로 정책적, 경제적 목적을 다 가지고 있다”며 “카자흐스탄을 통해 중앙아시아와 아랍, 유럽까지 연결되면 미국 봉쇄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일대일로와 연계한 진출 고려해야 중국이 중앙아시아, 유럽 등과 가까운 서부 지역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중국 서부 지역에 진출하는 상황이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1일 일대일로 시대에 한국 기업의 중국 내륙 진출을 돕기 위해 충칭에 경기통상사무소(GBC)를 열었다. 도가 중국 내륙 지역에 이 같은 지원사무소를 설치한 것은 처음이다. 국내 지방정부도 중국 서부 지역의 발전 가능성과 적극적인 교류의 중요성을 파악한 것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중국의 현 상황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볼 것으로 주문하고 있다. 이관규 코트라 시안무역관장은 “중국은 전에 투자와 수출 위주로 경제성장을 견인했지만, 지금은 내수시장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어 우리도 내수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며 “제조업에서 벗어나 소비, 서비스 시장을 육성해 산업이 고도화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개인 소비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4조 2천억 달러에서 2020년 6조 5천억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소비시장은 여성이 주도하는 경향이 있어 가정용품과 영유아용품, 패션용품이 유망하다. 또 노인인구가 증가해 실버시장이나 의료기기도 진출할 만한 분야로 꼽힌다. 시안에서 만난 김손희 전 삼성물산 본부장은 “중국은 현재 일대일로라는 타이틀만 내걸어도 일단 호의적으로 반응할 만큼 전 부문에서 일대일로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와 기업이 여기에 편승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상만 교수는 또 “중국 내륙에 사무소를 연 경기도가 이번 유라시아열차탐사단을 통해 평택항에서 롄윈강, 중국 서부, 카자흐스탄, 유럽까지 가는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만큼 그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연결망을 잘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의연기자 사진=신춘호/유라시아 열차탐사단 후원: 경기문화재단
한국천주교 발상지 ‘천진암’. 1970년대 ‘성지’란 말이 쓰이지도 않았던 천진암 성역화에 반평생을 쏟아 천주교 성지로 만든 신부가 있다.그 누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던 때, 천진암 성지를 개발하면서 반평생을 쏟은 원로사목자 변기영 몬시뇰이 그 주인공이다. 변 몬시뇰은 천진암 성지의 교과서이자, 산증인으로 통한다. 변 몬시뇰의 천진암 성지에 대한 사랑은 끝이 없다.지금은 천진암 성지를 떠나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에 소재한 양평성당 곡수공소에서 조용하게 지내고 있지만, 변 몬시뇰의 24시간은 여전히 천진암 성지를 향해 있다.특히 ‘한민족 100년 계획 천진암 대성당’ 건립을 위한 노력과 천진암 관련 모든 사료를 자료화시켜나가고 있는 변 몬시뇰은 요즘도 밤낮없이 변기영 몬시뇰 사랑방(www.msgr-byon.org)과 천진암성지(http://www.chonjinam.org)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직접 관리하며 한국뿐 아니라 세계인들과 교회 및 사회에 도움이 될 것들은 알리고 소통한다. 변 몬시뇰이 천진암 성지와 함께 한 세월이 자그마치 40여 년. 76세의 나이에도 변 몬시뇰의 눈동자는 맑게 빛났다. 변 몬시뇰의 미소와 눈빛 그리고 검은 머리는 신부로서 외길을 걸어오며 얻은 ‘산골 바보의 증명서’이기도 하다.지난 7월 25일 변 몬시뇰을 만나 대한민국의 정치계와 종교계, 그리고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선행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지혜와 조언을 들어봤다. -공소는 본당보다 작지만 지역을 아우르며 과거 한국교회 성장의 뿌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요즘 양평성당 곡수공소 생활은 어떠한가. 매 주일미사 주례와 강론 등으로 바쁠 것 같은데. 한 때 곡수리는 300 여년 간 곡수장이 제법 크게 열리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올해 곡수초교 1학년 신입생이 3명뿐이었다. 곡수리 공소에는 매주 평균 75세 이상 노인 신자들 약 35명 내외 정도가 주일미사에 참석하며, 주변 군부대의 장병이 25명 내외가 매 주일 미사에 나오는데 그중에 10여 명은 영세 예비하는 군인들이다.양평 지역은 한국 천주교회 창립선조들 중에 하느님의 종, 권철신ㆍ권일신 형제의 고향으로 자발적인 진리탐구 정신으로 이 곡수리 공소도 사제나 수도자나 전교사가 파견되기 전에 자발적으로 입교한 공소역사를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가톨릭 교회의 고위 성직자에 대한 ‘몬시뇰(Monsignore)’이라는 명예 호칭이 다소 생소하다. 2005년 6월 몬시뇰로 임명되셨는데 몬시뇰의 역할과 의미는. 몬시뇰(Monsignor)은 본래 주교(episcopus)와 대주교(archiepiscopus)를 부를 때 쓰는 호칭인데, ‘교황의 전속 사제’로 선임된 사제(Cappellanus)를 일반 사제들과 구별해 주교나 대주교처럼 같은 존경 호칭으로, 즉, Monsignor, Mon Signor, My Lord 등으로 부르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지금 주교와 대주교와 몬시뇰들을 부를 때는 다 똑같이, 몬시뇰이라고 부른다. 마치 왕조시대에 정일품(正一品), 정이품(正二品) 하는 행정계통의 3정승 6판서와 각 도의 감사 관료들과는 달리, 종일품(從一品), 종이품(從二品) 하는 시종관(侍從官)들이 궁중에 있었듯이 교황을 모시는 특수 임무를 띠고 봉사하는 시종직으로서 시작됐으나 최근에는 그 용도와 의미가 많이 달라지고 변질됐다고 볼 수 있다. -천진암은 한국천주교회 신도들의 신앙의 고향으로 통한다. 천진암 성지와의 인연, 그리고 스토리가 궁금하다. 전 세계 교회 역사가들과 근세의 역대 교황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천주교회는 선교사들이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한국인들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천주교 진리를 탐구하고, 교회를 세웠다고 격찬했다. 그러면 실제로 구체적으로 한국인들 누가, 한국 어디서, 어떻게 진리를 탐구했으며, 교회 신앙공동체를 결성했느냐에 대답하는 것이 한국천주교 발상지 천진암 성지 개척과 성역화의 이유와 동기와 목적이라 할 수 있다.천진암을 한국천주교회 발상지이며, 이벽과 한국교회 신앙의 제1세대 양반 학자들이 1779년을 전후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천주교신앙의 공동체를 결성했음을 발표하자, 북경에서 이승훈 진사가 프랑스 선교사 죠셉 드 그라몽 신부한테 영세한 1784년을 내세워 천진암 성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승훈 진사의 북경 북당에서의 영세를 내세우면서 한국교회 출발지로 삼으면, 북경 북당을 한국 천주교회 발상지라고 해야 하고, 프랑스 선교사 죠셉 드 그라몽 신부를 한국천주교회 창립선조로 받들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역대 교황들의 공식 강론과 선포도 모두 허위로 처리해야 할 것이다. 지난 200여 년간 한국천주교회 창립성조 광암 이벽 성조의 묘를 비롯해 선조의 묘를 잊어버리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 까닭이 바로 역사 망각 때문이었다. -천진암 성지에 건립 중인 ‘한민족 100년 계획 천진암대성당’은 어디까지 와 있는가. 천진암대성당 건립은 온갖 어려움과 공격적인 비협조 속에서도 정말 기적적으로, 가장 빨리 진척되고 있는 편이다.36년 전만 해도 천주교회 소유의 토지가 단 한 평도 없던 이곳, 한국 천주교회 발상지 천진암 성지에 그동안 화전하던 토지나 산자락까지 조각 땅 270여 필지를 하나둘씩 매입해 모아서 현재 한 덩어리 36만 여평이 됐고 거듭된 10 여년 간의 무사고 터 닦기 공사로, 3만여 평의 대성당 터 수평 대지가 중심부에 2단계로 이뤄졌으며, 국내외 최상의 저명한 전문 학자들과 성직자들에 의해 15년 여에 걸쳐 입안된 설계도가 확립되고 다듬어져 마침내 완성됐다.현재 토목공사를 마치고 기초공사 중이며 한국천주교회 창립 300주년(1779~2079년)이 되는 2079년까지 100년 프로젝트다. 오늘도 주님의 집 건축은 황소걸음처럼, 뚜벅뚜벅 같은 발걸음으로 후퇴나 정지나 노선 이탈을 모른 채 한 걸음씩 내딛고 나아갈 뿐이다. -사람들이 종교를 대하는 태도도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절박하고 진지했는데 이제는 종교를 ‘가져 보면 좋을 것 같은 기호품’ 같은 존재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현대 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종교인들의 정체성 자각이 시급하다. 경제발전이 국가존립의 유일한 목적이 될 수 없듯이 더욱이 예수님이 기적적으로 빵 5개로 5천여 명을 먹였고, 나병환자들을 고치고, 소경의 눈을 보게 하시는 등 기적을 행했다고 해서 그분이 안과 병원이나, 무료급식센터 개설을 위해서 강생하신 것은 아니었다.더욱이, 로마 대제국으로부터 이스라엘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서 오신 것도 아니셨듯이, 종교와 정치는 비록 서로 분리될 수 없지만 그러나 서로 구분(distinction)될 수 있고, 구분돼야 한다. 마치 같은 사람의 몸과 건강에 관해서 내과의사와 외과의사의 각기 다른 업무가 있듯이 말이다. -통일, 저출산, 세대 간 갈등 등 우리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천주교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회문제를 모두 종교가 맡아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종교인들은 사회적으로 유능하고 만능의 인격자들이 아니며, 오히려 무능한 사람들이 많은데도 유능한 체하며 정치, 사회, 여러 문제 해결에 뛰어 드는 것은 용감한 일인지는 몰라도 현명한 태도는 아닐 수 있다. 우리 종교인들은 사회 문제에 대해 우선은 좀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부님은 1971년 8월 27일 수원 주교좌성당에서 사제서품을 받은 후 경기도와 남다른 인연을 이어오셨다. 내년이면 ‘경기’ 정명 천년이 된다.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이기도 한 경기도가 새로운 천년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야 할까. 프랑스 인권혁명 200주년이 되던 해 파리를 간 적이 있었는데 전부터 잘 알던 프랑스 노인 신부님이 식사하면서 “오늘의 프랑스 파리는 프랑스만을 위한 파리가 아니고, 더구나 파리만을 위한 파리가 되어서도 안 될 것이며 우리 파리는 전 세계를 위한, 세계 인류를 위한, 세계 인류의 파리가 되어야 합니다”라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경기도는 한국을 위한 경기도의 차원을 넘어, 전 아시아 민족들을 위한, 아시아를 위한 경기도가 돼야 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특히, 경제발전만을 위주로 하는 각종 경제시설과, 오락과 유흥과 사치와 향락 위주의 아시아의 축(axle)이 되기보다도, 인류 정신문화의 거울이 되는 적어도 ‘아시아 문화를 주도하는 경기도’가 되도록 해야 한다. -끝으로 힘든 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 세대에게,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으로부터 부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라는 의미의 ‘막차세대’로 불리는 중년 세대에게 등 우리 사회 각 구성원에게 게 꼭 전하고 싶은 조언과 용기의 메시지가 있다면. 양심과 상식을 지키고, 경위(經緯)와 역사를 아끼며, 자아를 가꾸는 인생을 살도록 합시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본분을 충실히 해야 한다. 특히 종교인들은 정치적인 면을 줄이고 종교인의 삶에 집중해야 한다.변기영 몬시뇰은…1940년 용인 출생1971년 사제 서품1971년 수원교구장 비서 겸 교구 기획관리실 보좌1972년 용인본당 주임1974년 수원교구 사목국장 겸 가톨릭농촌사회지도자교육원 원장1976년 신장본당 주임, 한국천주교 발상지 천진암 성지 개척 착수, 이벽성조 시복시성 추진 착수, 동 위원회 결성ㆍ총무1980년 주교회의 한국천주교회200주년기념사업위원회 사무국장, 순교자시복시성추진부장1982년 한국천주교회창립사연구소 소장1985년 천진암 성지 주임 겸 천진암본당 주임, 100년계획천진암대성당 건립 주임1992년 천진암 박물관 관장2005년 베네딕도 16세 교황, 몬시뇰로 임명2012년 사제정년 은퇴대담=이선호 문화부장/정리=강현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