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공감능력을 배울 수 있도록 자원봉사를 통해 교육하고 있습니다.” 성남시자원봉사센터(이하 센터)의 올해 비전은 ‘공감하는 자원봉사활동’이다. 자원봉사가 공감능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데다 봉사를 통해 사회안전망도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센터는 형식적인 자원봉사활동에 매몰돼 있는 청소년들을 ‘공감하는 자원봉사활동’으로 이끌기 위해 자원봉사자 리더양성과정인 ‘퍼실리테이터’ 프로그램을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다. 퍼실리테이터는 청소년들이 제도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주도형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센터는 자원봉사가 청소년에게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매김하고 사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힘을 길러주려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20여 명의 청소년 자원봉사리더들이 또래들과 함께 ‘투게더프로젝트’를 15회 이상 진행하기도 했다.투게더프로젝트는 관내 환경정화, 소외계층 봉사활동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11월 환경보호 프로젝트인 ‘지구를 지키자’ 켐페인을 위해 직접 판넬을 제작해 유동인구가 많은 서현역 앞에서 환경보호 관련 활동을 진행했다. 센터는 올해도 청소년 22명을 대상으로 리더양성교육을 제공한 뒤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자기주도적 봉사학습을 유도할 예정이다. 또 센터는 청소년봉사활동은 물론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원봉사단체 및 사회복지기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성남시자원봉사박람회’도 매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박람회에 100여 개의 봉사단체가 참여했으며 3만여 명의 시민이 관람해 자원봉사에 대한 정보를 얻어가는 등 성황리에 종료됐다. 이밖에 센터는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자원봉사 기초교육, 자원봉사단체장연수대회, 교육강사 양성, 수요처 관리자교육, 신규단체 교육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해 시민성 함양 및 리더와 봉사활동 관리자들의 전문성 강화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박석홍 센터장은 “청소년 자기주도형 봉사활동이 나름의 성과를 얻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좋은 시민’이 되는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욕구에 맞는 자원봉사를 활성화하고 또 센터가 자원봉사자의 좋은 파트너가 되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허정민기자
얼굴위에 피워내는 꽃? 화장이 아니다. 용이 승천하고, 용감무쌍한 어벤져스 군단이 뚝딱 피어오른다. 2분 내에 말이다. 바로 캐릭터의 포인트를 잡아 얼굴에 색칠하는 페이스페인팅이 그것. 미술과 전혀 무관한 주부이지만 엄마 마음이 듬뿍 담긴 하트 하나를 그려줘도 마냥 기뻐하는 아들의 모습에서 용기를 얻었다. 그래서 배우기 시작한 페이스페인팅 기술로 지난 2010년 붐을 일으켜, 현재까지 행사장뿐 아니라 환아 병동(아산소아암병동·강남성모병원·한림대화상병원 등)도 직접 찾아가 재능기부(20여 회)로 웃음을 선물하고 있는 김선영 한국NGO레인보우 대표를 만나 페이스페인팅의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커피향 폴폴 나는 수원시 인계동 커피하우스에서 만난 김 대표는 페이스페인팅 2급 자격증 소유자. 스킬을 알려주기 앞서 페이스페인팅의 매력을 직접 붓으로 표현했다. 김 대표가 캘리그라피로 경기일보 파이팅을 표현하고 있다. 제일 어려운 건 라인(line) 그리기. 원·점·선으로 표현하는 단순미가 매력인 페이스페인팅은 연습이 생명. 기본 캐릭터(꽃, 나비 등 자연물)의 도안을 먼저 익힌 뒤, 12가지 분장용 물감으로 모형을 완성한다. 멋 부리기는 그다음. 꽃과 나비에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글루터젤과 펄 가루로 입체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다. 김 대표는 “페이스페인팅은 시즌별로 표현주제가 많이 달라져요. 동물과 꽃 등 정물도 있지만 폴리, 뽀로로뿐 아니라 게임 캐릭터도 가능하지요. 제일 중요한 것은 기쁜 마음으로 스킨십을 즐기는 것이에요. “정말 이쁘다”며 칭찬도 아끼지 말구요. 그래서 더욱 재능기부를 통한 자원봉사 마인드가 필요한 작업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도평생교육원에 따르면 서예로 번역되기도 하는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아름다운 서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로 디자인 콘셉트에 맞는 손글씨를 뜻한다. 전통서예와 디자인의 접목으로 디지털 서체의 차가운 속성을 넘어 독창적인 디자인 장르로 해석된다. 캘리그라피를 쓸 때 초성은 작게, 중성은 짧게 쓰고 자간은 최대한 좁히는 것이 포인트다. 캘리그라피의 장점은 첫째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먹향을 통해 차분함과 더불어 심신안정의 테라피 효과까지 얻을 수 있고, 주로 좋은 글귀나 응원의 글을 누군가에게 전달할 때 얼굴을 떠올리며 감정표현이 가능하다. 좋은 글을 닮아가는 마음의 치유를 경험할 수 있어 누구나 손쉽게 따라할 수 있다. 한국NGO레인보우 등 단체나 문화센터에서 캘리나 페이스페인팅 취미 및 자격증반을 개설하고 있으니 한번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권소영기자
12일 MBN ‘황금알’ 267회는 밥값, 누가 내지? 편이 방송된다.
영동고속도로 광교신도시 웰빙타운 구간(A6블록)에 반방음터널 등 설치가 확정되면서 소음 문제를 둘러싼 민관 갈등이 해결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수원정)·오완석 경기도의원(수원9)의 숨은 노력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경기도시공사는 지난 2011년 영동고속도로 웰빙타운 구간에 대해 반방음터널 설치를 계획했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는 방재 관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반방음터널 대신 방음벽 설치로 계획을 변경했다. 지역 주민들은 소음 저감 효과를 감안, 반방음터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갈등이 이어졌다. 지역 주민 348명은 지난해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오 도의원은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반방음터널 설치를 요구했다. 동시에 박 의원은 한국도로공사 측과 접촉하며 반방음터널 설치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재검토를 요청했다. 특히 박 의원은 다른 구간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달라며 김학송 도공 사장 등을 끈질기게 설득,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여기에 권익위가 6차례의 현장조사와 협의를 거쳐 주민들의 요구에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 민관 갈등에 마침표를 찍었다. 도공 등은 영동고속도로 본선 방음벽 236m 구간을 반방음터널로 변경하고 반방음터널 시공이 어려운 일부 구간은 방음벽 높이를 10m에서 15m로 높이기로 했다. 박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회에서의 입법·예산 활동이 의정 활동의 중심이기는 하나 지역 주민의 애로사항을 함께 공감하고 해결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함께 노력해 주신 지역 주민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송우일 기자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김진표 위원장(수원무)은 12일 문재인 정부가 중점 추진할 ‘국정운영 100대 과제’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기간 국민에게 한 공약은 빠뜨리지 말고 국정과제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위 사무실에서 가진 4차 전체회의에서 “국정기획위 활동이 반환점을 돌았고 201개 공약을 빠짐없이 살펴보고 토론을 거쳐 100대 국정과제로 묶어내는 큰 틀의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공약은 국민과 여러 경로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공약은 국정과제에 빠뜨리지 말고 넣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그러나 아직 100대 과제는 완성된 것이 아니고 가안 수준”이라면서 “마무리 작업을 잘해야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100이라는 숫자를 너무 엄밀히 생각할 필요는 없다.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으니 유연하게 하면 된다”면서 “다만 중요한 것은 국정과제가 발표되면 국민이 ‘정권이 바뀌니까 내 삶이 바뀐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100대 과제를 한꺼번에 발표하면 제대로 전달되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크게 7대 과제를 생각해봤는데 이런 식으로 중점 과제를 묶어서 이번 주부터는 적절하게 국민께 알려 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통신비 인하, 교육환경 개선 등의 과제에 대해서는 국민의 관심이 높고 이해관계도 첨예한 만큼 결론을 내리는 데 얽매여서는 안 된다”면서 “최종 국정계획에 ‘(논의를) 마무리하는 과정’이라고 넣는 한이 있더라도 성급하게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며 충분히 논의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국정기획위원들이 열심히 설득해 이제는 공무원들의 이해 폭이 넓어진 것 같다”고 격려하며 “여기 계신 분들이 정부 부처를 대표하고 있더라도 어떤 것이 국민과 나라를 위한 일인지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송우일 기자
경기해양레저 인력양성센터가 선외기 교육과정에 이어 선내기 분야 인력양성 과정을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시작했다. 경기도는 12일 오전 김포 아라마리나 교육실에서 도, 워터웨이플러스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기 해양레저선박용 선내기 엔진정비 교육과정 개강식을 가졌다. 해상엔진은 선외기와 선내기로 구분되는데 엔진의 설치 위치가 보트 외부이면 선외기, 내부이면 선내기로 구분한다. 선외기는 주로 100마력 내외의 저출력으로 소형보트에, 300마력 이상의 고출력인 선내기는 중대형 보트에 장착된다. 최근 5년간 연평균 22.7%씩 성장하고 있는 해양레저산업의 일자리 창출과 안전한 해양레저를 위해 도는 지난 2016년부터 선외기 정비 테크니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선내기 교육과정을 새로 개설함으로써 해상엔진 전 분야의 교육을 실현했다. 교육생은 이날부터 9월 15일까지 선내기 엔진의 이해, 엔진관리 및 정비, 엔진 설치 및 응용기술의 이해 등 선내기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을 습득한다. 또한, 이번 교육에는 선박 엔진부문 다국적 기업인 볼보펜타와 국내 대표 업체인 현대씨즈올㈜이 참여해 선내기 엔진을 직접 조립분해하고 진단하는 실습과정도 함께 진행한다. 임종철 도 경제실장은 “이번 선내기 정비 테크니션 교육을 통해 앞으로 일자리 창출의 범위가 정비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제품개발 및 생산 분야까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일형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12일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관련된 국회 시정연설은 일자리 문제 해결로 초점이 맞춰졌다. 문 대통령은 29분간 진행된 시정연설에서 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구체적인 추경 편성 계획을 제시하며 야당을 설득하는 데 할애했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의 이날 시정연설은 인사청문회 협조요청·정부조직법 통과 등 국회의 협조를 구하는 메시지보다는 ‘협치’를 강조하면서 ‘야당’을 압박하려는 모양새를 피하면서 메시지 전달력을 높이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자리 추경예산 통과’에 메시지 집중 문 대통령의 이날 시정 연설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최단기간에 이뤄졌다. 역대 대통령들보다 약 7개월가량 빠른 시점이다. 추경 시정연설에 나선 것도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첫해 예산안 제출을 제출하며 국회 시정 연설에 나서고 그다음 해부터는 총리에게 대독시키는 관행을 따랐다. 이와 비교하면 그만큼 절박했다는 얘기다. 국회 시정연설은 예산안 편성에 따른 정부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지만 역대 대통령들은 통상적으로 국정 현안에 전반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메시지 담았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추경 이외의 다른 현안은 주제로 올리지 않았다. 청와대 입장에서 추경 편성과 함께 시급한 과제 중 하나인 인사청문회·정부조직법 통과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시정연설 전에 이뤄진 각 당 지도부와의 차담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산적한 현안 중에 ‘추경’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고 이것만큼은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야당에서는 문 대통령에게 ‘인사’에 대한 조언과 제안을 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자신의 분석으로 장관 후보자의 9명 정도가 (문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회 출신인데, 좀 더 넓게 인재를 등용해서 썼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또 야당 지도부는 협치를 존중하고 국회를 존중해 주신점 감사하다면서도 그러나 형식뿐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협치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일자리 11만 개 창출ㆍ국공립어린이집 360개 신규설치 문 대통령은 일자리 추경의 구체적인 세부계획도 제시했다. 추경안이 통과되면 일자리 수가 11만 개로 추산했다.구체적으로는 소방관·복지공무원·근로감독관·경찰관·부사관·군무원·집배원·가축방역관 등 1만 2천 명을 채용하고,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2만 4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간부분에서도 청년 거주난 해결을 위한 다가구 임대주택 2천700호 공급예산 편성, 청년고용을 창출, 중소기업 청년고용 지원제도를 통해 5천 명 추가고용을 예상했다. 여성 분야에는 국공립어린이집을 연내 360개 신규설치하고 보조교사 대체교사 등 5천 명을 충원하는 예산을 배정했다. 노인 공공 일자리는 3만 개 늘린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구체적 숫자를 밝힌 일자리만 약 7만 6천 곳이다. 여기에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새일센터’에 창업매니저, 취업설계사 등을 배치한다. 치매국가책임제를 실현, 전국 47곳인 치매안심센터를 252개로 늘리고 이를 통해서도 관련 고용이 창출된다.이밖에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해소 예산, 청년창업지원펀드, 재기지원펀드, 청년구직촉진수당, 월 22만 원에서 27만 원으로 인상하는 노인 일자리 수당 등의 추경 예산을 집행한다. 이를 통해 약 11만 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강해인 기자
포천 출생. 신소설 작가. 1906년 11월부터 잡지 소년한반도에 소설을 연재하며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주로 양반가정 여인들의 구속적인 생활을 해방시키려는 의도로 소설을 썼다. 사회단체에 가담해 신학문의 소개와 민중계몽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한때 ‘매일신보’ 등의 언론기관에도 관계하며 30여 편 이상의 작품을 발표했다. 소설적 성과와 함께 번안·번역을 통한 외국작품의 소개, 그리고 단편적으로 드러난 근대적인 문학관에서 이해조를 주목할 만하다. 자유종(1910)은 봉건제도에 비판을 가한 정치적 개혁의식이 뚜렷한 작품이다. 특히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신교육의 고취, 사회풍속의 개량 등 개화의식이 두드러져 있다. 형식 면에서는 토론소설로서 새로운 신소설의 양식을 시도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봉건 부패 관료에 대한 비판, 여권신장, 신교육, 개가 문제, 미신타파 등 근대적 의식과 계몽성을 담고 있으면서도 고대소설의 전통적인 구조를 기본바탕으로 엮어나간 전형적인 신소설들이다. 그의 소설은 구어체의 특징과 인물·성격의 사실적 묘사, 기자 생활에서 오는 보고체 문장 의식 등이 두드러진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제공
결론부터 말하자면 음악적인 완성도는 높았으되 기술적인 세밀함은 부족했다. 그건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한계이자 국내 교향악단의 고질적인 병폐이기도 했다.적어도 세계적 수준의 오케스트라는 악장 3명은 기본이고, 특히 관악기 가운데 가장 사용 빈도가 높은 호른의 경우 2명 이상의 수석 단원을 보유한다. 더구나 그 대상이 브루크너의 교향곡이라면 호른에 대한 의존도는 극대화된다. 오죽하면 브루크너가 호른만으로 만족 못하고 바그너튜바 4대를 추가했을까. 그러나 경기필에서 바그너튜바는 정단원이 아닌 객원단원을 쓸 수밖에 없는 한계를 드러냈다. 그건 국내 다른 악단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터. 결국 치밀한 앙상블로 이어지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6일 저녁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창단 20주년을 맞아 경기필이 야심차게 준비한 ‘앱솔루트 시리즈’ 2번째 순서로 ‘성시연의 브루크너 7번’ 콘서트가 열렸다. 경기필은 성시연 체제 하에서 이제 국내 정상급으로 도약해, 현재 애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오케스트라 가운데 하나로 등극했다. 콘서트홀 로비는 그만큼 청중으로 북적였다. 전반부, 브람스의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약진하고 있는 경기필의 현주소를 보여주며 상큼하고 조탁된 사운드로 객석의 갈채를 이끌어냈다. 이윽고 후반부 브루크너 교향곡 7번, 음반과 실연에서 접하기 힘든 ‘노바크 판’ 악보를 채택한 성시연 덕분에 트라이앵글과 심벌즈 주자까지 가세해 무대는 꽉 찼다. 5월 20일, 세계 3대 콘서트 전용홀로 꼽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에서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지휘한 네덜란드 방송교향악단의 브루크너 7번을 접한 터라 여러모로 비교가 되었다. 에센바흐가 호른과 바그너튜바를 왼쪽으로 배치했다면 성시연은 오른쪽으로 치우치게 했다. 공연장의 음향특성을 감안했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은 오디오적인 쾌감은 에센바흐가, 음악적인 면은 성시연이 더 좋았다. 네덜란드 방송교향악단은 열심히 했고, 경기필은 사력을 다해서 했다. 당연히 경기필의 브루크너는 소름이 돋을 만큼 치열했다. 1악장 도입부, 바이올린의 트레몰로를 타고 호른과 첼로가 아스라한 주제를 노래했다. ‘백마 탄 기사가 새벽안개를 헤치고 성문을 나서는’ 작곡가의 의도를 그대로 구현했다. 점차적인 음량 증가로 모든 악기가 한바탕 전합주(全合奏)로 굉음을 내는 부분은 경기필의 담금질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음을 알게 했다. 목관악기로 지저귀는 2주제는 브루크너의 고향 린츠 근교의 작은 마을 안스펠덴의 대자연이 반주됐다. 이러한 목관의 지저귐은 나머지 악장에서도 충실히 구현됐다. 역시 금관이 한계였다. 제시부 후반부, 호른을 필두로 금관의 ‘3화음 합창’에서 밸런스가 무너지고 어긋났다. 네덜란드 방송교향악단은 호른 수석만 3명이라고 했다. 홀로 모든 연주회를 감당해야 하는 고된 작업이 낳은 예고된 사고이기도 했다. 4악장 전개부, 플루트를 필두로 오보에, 클라리넷에서 바그너튜바로 이어지는 천국적인 가락 또한 매끄럽지 못했다. 2악장 ‘브루크너 아다지오’의 장엄한 선율은 공연의 백미였다. 템포는 끝까지 흔들림 없이 지켜졌으며 현악기는 물결치듯 일렁였다. 2주제의 고즈넉함은 꿈결처럼 아름다웠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클라이맥스에서 단 한 번 타격하는 심벌즈와 트라이앵글은 광채를 더했다. 성시연과 경기필은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 사실 브루크너와 말러는 기교적인 부분만 해결되면 연주 자체는 일사천리다. 오히려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악기 수는 적지만 음악적으로 훨씬 어렵다. 경기필이 서울시향이나 KBS 교향악단만큼의 예산이 확보된다면 향후 더한 발전이 있으리라. 경기필의 가능성을 믿기 때문이다. 유혁준 음악칼럼니스트·클라라하우스 대표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고도 경제성장과 에너지 사용증가는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정부는 에너지를 마음껏 사용하도록 생산시설을 증가시키는 정책을 펼쳐왔고, 국민들은 발전소의 추가 건설을 늘 당연하게 생각해왔다.그 동안 정부는 재생에너지를 적극 확대해온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며, 생산단가가 낮다는 이유로 핵발전소와 석탄발전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일상적으로 미세먼지 공포속에 살고 지진과 함께 핵폭발 사고의 위험을 걱정하게 되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새 정권에서 탈핵, 석탄발전 축소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최근 핵발전 관련 대학교수 등이 성명서를 발표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및 탈핵에너지전환으로의 공약이행에 제동을 걸려하고 있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전안전신화’는 무너졌고, 작년 리히터 규모 진도 5.8의 경주 지진을 통해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에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이런 성명서를 발표하는 저의가 무척 의심스럽다. 98% 공정에 있던 원전공사를 중단시키고 2025년까지 원전제로를 결정한 대만의 경험은 왜 애써 외면하는지 모르겠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이란 말이 있다. 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 밥을 보태면 한 사람이 먹을 만한 양식이 된다는 뜻이다. 서울시민들은 ‘원전하나 줄이기’라는 슬로건 아래 2012년 4월부터 현재까지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 활동 그리고 재생에너지의 확충을 통해 366만TOE(원전 1.8기의 양)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였다고 한다. 서울 시민들에게 찬사를 보내며 현재 우리의 에너지문제를 풀어가는 해결책으로 적극 활용되길 바란다. 핵 및 석탄발전소의 추가적인 건설에 앞서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각 마을과 아파트에서 에너지 절약, 효율화 그리고 재생에너지 확대방안을 우선적으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이제 정부와 각 지자체가 시민들의 ‘십시일반’의 의지가 촉진되도록, 시민의 건강과 안전에 필수적인 탈 원전·석탄정책 추진과 아울러 지역분산형 에너지자립체계를 세우는 다양한 정책이 수립되길 기대한다. 우선 그 신호로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 4명의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으로 약속했던 신고리 5, 6호기 폐기절차를 이행해주길 요청한다. 이상명수원기후변화체험교육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