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체계적 관리

경기도가 도내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등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환경안전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화학물질 누출 사고발생 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현황 조사를 실시해 ‘유해화학물질 영향지역 환경안전망 구축 로드맵 수립’ 연구용역에 착수했다.8천만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연구용역은 도민의 안전과 환경보전을 위해 유해성 화학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하기 위함이다. 이에 도는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한 도내 사업장을 중심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현장 조사에서는 사업장마다 취급하는 화학물질에 관한 전수 조사가 실시된다. 이를 통해 사고가 발생하거나 지속적으로 민원이 발생했던 사업장의 배출량을 조사한 뒤 물질별로 유해성에 대한 평가 및 분석을 한다는 계획이다. 또 유해화학물질 안전관리 대상 사업장도 선정된다. 안전관리 대상으로는 사고사업장이 1순위로 지정되며 2순위로는 민원발생 사업장, 3순위 주거지역 인근 인구밀집지역, 4순위 연간 5천t 이상 다량취급사업장이 논의될 예정이다. 도는 최종 10개소를 선정하면 이에 대한 집중 관리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18~2022년 5개년 경기도 안전관리 모니터링’도 구축한다. 도는 지속적인 모니터링 계획이 마련되면 안전관리 대상 관계자들의 안전교육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화학사고가 우려되는 지역에 대한 효율적 관리를 통해 지역주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대기오염 예방하기 위한 용역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내년 1월께 용역이 마무리되면 경기도 환경안전을 위한 새로운 체계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정신질환 환자 사회복귀 밀물 道 대책마련 분주

‘정신보건법 개정안’에 따라 오는 6월부터 경기도내 4천 명의 정신질환 환자가 사회로 복귀할 예정이지만 이에 대한 도의 대책이 전무(본보 5일자 1면)한 가운데 경기도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해법 모색에 나섰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18일 오후 3시 ‘정신보건법 개정에 따른 탈원화 대응방안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논의에서 도는 정신병원 입원 환자들이 6월15일 전후 순차적으로 퇴원할 것을 예상하고, 사회복귀시설 설립에 대한 시ㆍ군 참여 독려 및 정신보건전문요원 충원 방안 등에 대한 계획을 구상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오는 6월 정신보건법 개정안이 시행되며 현재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 중 강화된 입원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환자가 퇴원절차를 밟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도내 정신병원 20개소에 입원 중인 환자는 1만 4천24명이며, 도는 이 중 최대 30%가량인 4천여 명이 퇴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아직 보건복지부의 세부 일정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개정안 시행일이 다가오고 있어 논의를 진행하게 됐다”면서 “시설확충과 인력난 해소 등 모두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정신질환 환자들을 위한 해법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도내 ‘무급가족종사’ 급증… 불황속 ‘허리띠 졸라매기’

안양에서 프랜차이즈 찻집을 운영하는 A씨의 남편은 지난해 말부터 가게 일을 함께 돕고 있다. 인건비가 정해지지 않은 ‘무급’이다. 영업으로 인센티브를 받는 일을 했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 수입이 대폭 줄어들어 차라리 가게의 인건비를 줄이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A씨는 “월세를 내기조차 벅찬 상황에서 인건비까지 지급하기가 만만치 않아 함께 가게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수를 받지 않고 가족 일을 돕기만 하는 도내 남성이 전년보다 대폭 늘어났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이려는 자영업자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경인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도내 남성 무급가족종사자는 3만 3천 명으로 전년(2만 8천 명)보다 17.85%나 증가했다. 이는 남성 무급가족종사자의 전국 증가분(11.7%)과 비교해도 6.15%p나 높다. 도내 남성 무급가족종사자는 지난 2015년 1분기 2만 명에서 매년 늘고 있다. 무급가족종사자는 같은 가구 구성원 중 한 명이 경영하는 음식점, 회사 등 사업체에서 보수를 받지 않고 일하는 사람을 뜻한다. 취업자로 분류되는 무급가족종사자의 노동시간 기준은 주당 18시간으로 수입을 목적으로 일하는 일반 취업자 기준(1시간 이상)보다 훨씬 길다. 남성 무급가족종사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구조조정 등 경기한파로 고용시장에서 내몰린 실업자들이 늘어난데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창업에 뛰어들면서 자영업자 경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기준 연매출 1천200만∼4천600만 원 미만인 전국 자영업자 비중은 30.6%로 가장 컸고 1천200만 원 미만 자영업은 21.2%였다. 자영업자 과반의 월평균 매출이 383만 원 미만이라는 뜻이다. 지난해에는 청탁금지법까지 겹치면서 음식ㆍ숙박업의 체감 경기는 최악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자영업자 시장의 출혈 경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도내 자영업자는 지난 1분기 122만 3천 명으로 지난해 1분기(113만 4천 명)보다 8만 6천 명(7.8%)이나 늘어났다.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을 포함한 도내 무급가족종사자 수는 지난 2015년 1분기 16만 8천 명, 지난해 1분기 17만 1천 명, 올 1분기 19만 3천 명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도내 자영업자가 늘어난데다 경기가 좋지 않아 인건비를 줄이려고 무급으로 종사하는 가족이 늘어난 결과”라며 “남성 무급가족종사자의 증가세 확대는 최근 자영업자가 계속 느는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中企·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한마음’ 경기신보·11개 경제단체 협약

경기신용보증재단과 11개 경기도 경제단체(이하 경제단체)가 17일 ‘경기도 중소기업ㆍ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역경제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1층 비전실에서 개최된 업무협약에는 김병기 경기신보 이사장과 조용이 경기경영자총협회 회장, 이흥해 경기중소기업연합회 회장, 윤여찬 경기도중소기업CEO연합회 회장, 한희준 중소기업융합경기연합회 지회장, 김금자 한국여성경제인협회경기지회 지회장, 공예순 IT여성기업인협회경기지회 지회장, 서기만 경기벤처기업협회 회장, 봉필규 경기도상인연합회 회장, 이병덕 경기도소기업ㆍ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이서구 경기도수출기업협회 부회장, 김길순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총무 등 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경기신보와 도내 경제단체 간 포괄적인 상호협력체계를 구축해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마련됐다. 협약은 ▲도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 지원 방안 공동 발굴 ▲기타 협약기관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인프라 조성 및 교류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경기신보는 경제단체 소속 기업 4만여 개 업체에 대해 보증심사와 보증료 우대지원을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며 협약기관 회원사를 대상으로 금융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자금상담 활동을 통해 적극적인 기업 지원 활동을 실시한다. 또 경제단체는 우수한 기업이 경기신보의 자금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우수회원사를 추천키로 했다. 김병기 경기신보 이사장은 “앞으로 11개 경제단체와 적극 협력해 도내 기업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사각지대 장애노인 ‘새희망’ 道, 생활도우미 지원

소아마비로 오른쪽 다리에 장애를 가진 L씨(66ㆍ화성)는 지난해 왼쪽 무릎 관절 수술까지 받아 거동을 할수 없게 되면서 생활이 크게 어려워졌다.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도우미가 필요했으나 경기도의 ‘장애인 생활도우미’와 정부의 ‘노인장기요양 급여서비스’ 지원 대상에서 모두 탈락하면서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경기도가 장애를 가졌지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지원받지 못하는 도내 장애노인 50여 명에게 생활도우미를 지원한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장애인들의 생활편의를 돕기 위해 ‘장애인생활 도우미’를 제공하는 장애인 활동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간 26억 원가량이 투입되는 장애인생활 도우미 사업은 도우미가 장애인들을 직접 방문해 가사지원, 위생관리, 외출지원 등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의 대상자가 ‘만 6세 이상 만 64세 이하’로 제한, 만 65세 이상 노인들은 도우미 지원을 받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했다. 게다가 만 65세 이상 노인들의 경우 정부의 노인장기요양급여(차상위 계층 이하)마저 받지 못하면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이에 도는 지난해 2월 장애인 생활도우미 사업의 연령 기준을 ‘만 6세 이상’으로 완화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40명의 노인에게 생활도우미를 지원했다. 도는 올해 역시 비슷한 규모인 50명가량의 65세 이상 노인들이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생활이 넉넉한 편이 아닌데도 안타깝게 대상자에서 탈락해 도움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다”면서 “도는 사각지대에 처한 노인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대상자 범위를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중국산 마늘 포장갈이 국내산 둔갑 유통

중국산 마늘을 포장 갈이 하는 수법으로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해 서울ㆍ수도권 소재 마트에 판매한 유통업체들이 적발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지난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중국산 깐마늘과 다진 마늘 등을 포장 갈이 하는 방법으로 467t, 35억 4천만 원 상당을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해 판매한 A업체 대표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농관원에 따르면 이번에 원산지 표시위반으로 구속된 업체 A업체는 단속을 피하려고 수도권 외곽에 무허가 작업장을 차려놓고 중국산 다진 마늘의 원산지를 국산으로 거짓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야간시간대에는 중국산 깐마늘을 국산으로 인쇄된 비닐봉지에 포장 갈이를 하거나 소분 포장하고 나서 속여 판매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농관원은 최근 햇마늘 출하를 앞두고 국산 마늘의 품위 저하 등으로 이러한 위반 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지난 6~7일 수도권 도매시장에 대한 집중 기획단속을 벌였다. 그 결과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A업체 등 8개 업체를 적발해 형사입건했다. 이들 업체들이 위반한 물량은 약 8.3t(6천300만 원 상당)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농관원 관계자는 “외국산 마늘의 원산지표시 위반 등 부정유통을 사전에 차단하면서 소비자들이 원산지를 믿고 사들일 수 있도록 홍보와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농관원은 또 농식품을 살 때는 원산지를 확인하고, 원산지표시가 없거나 표시된 원산지 등이 의심되면 전화(1588~8112번) 또는 농관원 홈페이지(www.naqs.go.kr)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자연기자

[사설] 인천공항경찰 기동타격대 기강 이래선 안 된다

테러 예방 등을 위해 인천공항에 배치된 기동타격대 대원(의무경찰)들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 인천공항경찰대 기동타격대 소속 의경 4명이 이달 초 순찰 근무시간에 공항 여객터미널 1층의 한 비상구 통로에서 생명과 다름없는 소총과 무전기를 바닥에 팽겨 둔 채 카드 게임에 빠진 사건이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공항경찰대 기동타격대 소속 의경들은 테러와 각종 범죄 예방을 위해 공항 여객터미널을 24시간 순찰한다. 이들은 2인 1조로 2시간 30분씩 순찰하고 30분가량 휴식하는 방식으로 근무한다. 대(對) 테러 임무에 대비한 준 전시상태의 긴장 속에 근무해야 할 기동타격대 대원들이 한가롭게 카드게임에 몰입돼 소지한 소총과 무전기를 내팽개친 건 스스로 무장을 해제한 거나 다름없다. 기동 타격대의 임무를 망각한 얼빠진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기동타격대 대원들의 기강 해이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일부 대원들이 순찰시간에 잠을 자거나 술을 마신다는 제보가 경찰에 잇달아 접수되고 있다. 일부이긴 하나 기동타격대 대원들의 기강이 현실적으로 이러할 진데 어떻게 국민들이 이들을 믿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으며, 공항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특히 외부 유출이 금지된 내부 근무 상황 보고서가 의경들이 자주 이용하는 비상구에서 구겨진 채 발견된 사례는 기강 해이의 극치다. 기밀문서를 휴지처럼 아무렇게 취급하는 건 기동타격 대원의 기본양식을 의심케 하는 거다. 만에 하나 내부 근무 상황 보고서가 불순분자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지금이 어느 때라고 중요 임무를 띤 기동타격대에서 이 같은 기강 해이 사례들이 연발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지금 우리는 대선을 앞두고 국내 정국이 어수선하고, 북한의 간단없는 도발 위협과 IS 등에 의한 국제적 테러 사건이 곳곳에서 일어나 잠시도 긴장을 풀고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렇잖아도 인천공항은 지난해 초 중국으로 가려던 중국인 환승객 2명이 출국심사대와 보안검색대를 뚫고 밀입국한 바 있다. 그리고 며칠 안 돼 또 베트남인 환승객이 자동 출입국 심사대 문을 강제로 열고 달아나는 등 보안에 허점을 드러내면서 관련기관 근무가 강화됐지만 그때뿐이었다. 철저한 조사로 직무 태만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 인천공항은 최고의 보안 시스템이 작동해야 하는 중요 시설이다. 공항경찰 기동타격대가 지금의 위중한 상황에서 그 본분을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체 기강을 확립해야 한다. 대원들에 대한 끊임없는 반복 훈련·교육과 함께 근무자들이 제대로 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지 지휘부가 불시에 점검할 필요도 있다.

[사설] 인천·경기에 오려면 公約 선물 갖고 오라

대선 후보들의 등록 후 첫 행선지는 경기ㆍ인천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17일 수원역을 찾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하루 전날 수원지역의 한 교회를 방문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17일 자정 인천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를 찾아 첫 유세를 시작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인천에 이어 수원 남문시장, 성남 모란시장 등을 방문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지역구인 고양에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경기ㆍ인천이 중요한 건 맞는 듯하다. 경기도에 1천300만, 인천시에 300만명이 산다. 유권자 분포가 전체 30%를 넘는다. 여기에 특별한 표 쏠림도 없다. 선거에 따라, 후보에 따라 표의 향배가 크게 달라진다. 이러다 보니 공식 선거 운동 ‘0시’부터 경기ㆍ인천으로 후보들이 몰려들었다. 경선 과정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렵던 얼굴들이다. 호남 표심이니 충청 표심이니 하며 지방만 쫓아다녔다. 이제 선거가 시작되긴 한 모양이다. 그런데 하나같이 실망스럽다. ‘선물’은 없고 ‘입’만 있었다. 국민주권(문재인), 보수위기(홍준표), 국민안전(안철수), 경제개혁(유승민), 노동자권익(심상정). 이런 말을 굳이 새벽부터 경기ㆍ인천을 찾아와서 해야 했는지 묻고 싶다. 그런 출사표라면 언론 노출 빈도가 유리한 서울에서 했어도 됐다. 아무리 상징적 방문이라 하더라도 경기ㆍ인천시민에게 전달하는 지역 메시지 정도는 있어야 했다. 경기ㆍ인천 공약(公約) 말이다. 당 차원의 공약이 완비돼 있다고 해명할지 모른다. 실제로 본보와 인터뷰했던 각 당 도당 책임자들은 이런저런 약속을 소개했다. 더불어민주당(전해철)은 중첩 규제 혁파, 특화산업 육성, 북부권 평화전진기지 구축을 말했고, 자유한국당(이우현)은 북부 휴양시설 유치, GTX 3개 노선 완성, 제2경부고속도로 조기완공을 말했고, 국민의당(박주원)은 경기 남북부 균형발전, 남북교류 전초기지 건설, 교통문제 해결을 말했다. 하지만, 경기ㆍ인천시민이 원하는 건 이런 식의 대리 발표가 아니다. 구체적인 약속을, 후보에게서 직접 듣기를 원한다. 도당이 밝힌 약속들은 구체적이지도 않고 신선하지도 않다. 지엽적인 관심사에 치우친 것들도 눈에 띈다. 대선 공약으로 공식 채택됐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이런 모호함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후보의 직접 발표다. 모든 약속을 다 열거할 수는 없겠지만, 대표 공약 한두 개만이라도 직접 발표하고 가야 한다. 남은 선거기간, 수도권을 방문할 기회는 계속 있을 것이다. 그때는 말해야 한다. 구체적인 공약 보따리를 후보 입으로 직접 말해야 한다. 그런 ‘선물’이 없거나 그런 ‘발표’가 없다면 차라리 오지 않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지지대] 대통령 후보 선거벽보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선거 벽보가 16일 공개됐다. 주요 5당 후보들은 저마다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벽보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기호는 원내 의석이 있는 정당 후보가 우선순위를 받고, 이 가운데 의석수에 따라 순번이 정해지는 선거법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기호 1번을 달았다. 이어 2번 자유한국당 홍준표, 3번 국민의당 안철수, 4번 바른정당 유승민, 5번 정의당 심상정 후보 순이다. 문 후보 벽보의 슬로건은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으로 정철 카피라이터가 만들었다. 사진은 오하루 작가가 찍었다. 민주당 측은 “중후하면서 믿음직한 이미지, 국민을 향한 따뜻한 이미지, 늘 국민과 시선을 맞추는 대통령을 표현했다”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뽀샵’(사진 보정) 없이 흰머리 한 가닥, 잔주름까지 보이도록 했다”고 밝혔다. 문 후보가 맨 넥타이는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승리의 넥타이’다. 자유한국당은 홍 후보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대통령의 안정감과 책임감을 겸비한 후보임을 드러내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선거 벽보에 사용한 슬로건은 ‘당당한 서민 대통령’이다. ‘지키겠습니다 자유대한민국’이라는 문구로 보수 후보가 강조하는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안 후보 벽보는 국민의당 경선 현장 사진을 쓴 것이 특징이다. 어깨띠에는 ‘국민이 이깁니다’라는 슬로건이 담겼다. 두 팔을 들어 올린 모습은 승리를 의미하는 ‘V’를 형상화했으며, 안랩에서 만든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 ‘V3’를 의미하기도 해 후보의 국민 봉사 이력을 강조했다. 당 이름을 뺀 것이 독특한데 어깨띠에 ‘국민’이 들어간만큼 중복을 피하고 메시지를 간명하게 해 후보를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라는 게 국민의당 설명이다. 유 후보는 벽보 사진에서 정면을 보는 사진을 사용했다. 바른정당의 색깔인 하늘색 넥타이와 ‘보수의 새희망’이라는 문장으로 당의 정체성을 담았다. 심 후보도 스튜디오 사진이 아닌 시민들과 함께 했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 심 후보가 걸어온 길을 있는 그대로 보고 선택해달라는 의미로 구로공단 미싱사 등 노동운동 경력을 이력에 넣었다. 메인 슬로건은 ‘노동이 당당한 나라’다. 17일부터 대선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저마다 독특한 슬로건과 특징을 지닌 선거 벽보가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어필하게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 이연섭 논설위원

[경제프리즘] 노포를 찾아서

인천관광공사가 벌써 인천 연수구에 자리잡은지도 1년 반이 지났다. 노포를 찾아서 동구, 중구, 남구 등 오랜 세월의 흔적이 깃든 곳들을 위주로 찾다보니 정작 회사 근처 노포 소개가 늦었다. 이리저리 지인들을 통해 노포를 수소문하던 중 수인선 연수역 인근에 위치한 예솔로 향했다. 가는 길에 봄비가 내려 운치가 제법 난다. 이곳 메인 메뉴가 해물 삼겹살이란다. 서민들의 음식이자 사랑받고 있는 음식 중 하나가 삼겹살이듯 나 역시 무척 좋아하지만, 해물과 삼겹살을 같이 먹는데 뭔가 특별한 것이 과연 있을까 하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20년이 넘게 연수구에 자리잡은 예솔은 메뉴가 해물삼겹살과 김치찌개 이렇게 딱 2가지이다. 자고로 맛집이라 하면 메뉴가 많지 않아야 된다는 말이 있듯이 예솔도 대표음식으로만 전문화되어 있었다. 여 사장 주인장 인상이 참 푸근하니 좋다. 가게 안은 크지 않지만 좌식과 입식으로 나뉘어 있다. 방바닥에 장판불을 올려 따뜻해질 때쯤 밑반찬과 음식들이 들어온다. 보통 조개구이집에서 볼 수 없는 큰 키조개 관자와 가리비, 그리고 봄이 제철인 살아있는 주꾸미, 얇게 슬라이드 된 소고기까지 불판에 올려진다. 불판 위에 주꾸미는 춤을 추고 속살이 가득 차있는 가리비가 입을 벌리며 열심히 노래를 부른다. 점심때는 김치찌개만 되고 저녁에서야 대표격인 해물삼겹살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일손도 부족하고 싱싱한 재료 원가정도로만 받기 때문에 술을 팔지 않으면 남질 않아 저녁에만 할 수밖에 없단다. 해산물과 고기는 모두 수입산이 아닌 국내산으로, 주꾸미와 가리비는 소래포구에서, 관자와 전복은 남해안에서, 돼지고기는 국내산 암퇘지만 고수하여 맛으로 승부하는 주인장의 경영철학이 엿보인다. 이렇게 날마다 공수하여 낮 동안 손질을 거친 후 저녁 장사시간에 제공하니 남지 않는단다. 성인 4명이서 6만5천원에 싱싱한 해산물과 두툼한 삼겹살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으니 손님은 좋을 수밖에. 야들야들 잘 익은 해산물은 비린 맛없이 바다의 향긋한 맛만 입 안 가득 채워진다. 해산물이 너무 맛있어 삼겹살에 대한 기대가 적었는데, 숙성이 된 암퇘지의 맛은 쫄깃함이 남다르다. 그런데 이 집만의 특이한 점은 고깃집엔 으레 쌈채소가 필수인데 이곳엔 없다. 그 대신, 주인장이 담근 배추김치, 파김치, 갓김치, 무김치가 접시마다 가득 상을 메우고 있었다. 원래는 쌈 채소를 제공했는데 오히려 김치 맛에 손님들이 반해 김치만 찾는다고. 그 맛을 보니 왜 김치만 찾는지 공감이 간다.매년 가게 뒤편에 국내산 고추 20킬로짜리 80자루를 정성스레 말려 김치를 담기에 맛이 일품이다. 이렇게 담근 김치통들이 가게 곳곳 냉장고에 빼곡히 들어차있다. 삼겹살과 찰떡궁합인 김치를 주인장에게 미안할 정도로 더 달라고 재촉한다. 원래 맛있는 음식은 싱싱하고 좋은 원재료가 기본이 되고 거기에 주방장의 조리 노하우가 더해져 완성된다고 하지 않나? 바로 예솔이 기본에 지키는 충실한 맛을 지켜가고 있는 노포다. 우리 공사가 이러한 숨겨진 노포들을 발굴하고 널리 홍보하여 인천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착한 먹거리 여행지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황준기 인천관광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