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방법으로 동물을 학대하는 사례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멀쩡히 살아있는 고양이를 쓰레기 봉지에 담아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버리기는 가하면 키우는 반려견을 굶겨 아사 직전까지 방치하기도 한다. "살려달라"는 말 한마디 못하는 동물을 학대하고도 죄의식조차 느끼지 않는 현실에 전문가는 "생명존중에 대한 재교육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15일 밤 충남 천안 서북구 성정공원 근처에서 고양이가 앞발과 뒷발이 묶인 채 100ℓ짜리 쓰레기 봉지 안에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고양이가 조금만 더 방치됐더라면 질식해 죽을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고양이를 발견한 천안시 유기동물보호소 이경미 소장은 "동물병원은 '고양이가 오른쪽 눈 각막과 송곳니가 손상되고, 뒷다리도 이상 증상을 보이는 점을 미뤄 누군가로부터 지속적인 학대를 받았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며 "유기한 사람을 찾아내 도대체 왜 그랬는지 묻고 싶다"고 분노했다. 지난 7월에는 경기 성남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빈방 바닥에 쓰러져 숨만 겨우 붙어 헐떡이는 생후 3개월 시베리안허스키 강아지가 발견됐다. 집주인의 보살핌을 받은 지 오래된 듯 강아지 주변은 쓰레기와 오물 투성이었다. 배와 엉덩이 등에 난 상처에는 구더기가 득실거렸다. 당시 경찰과 성남시로부터 신고받고 현장에 출동한 동물자유연대는 구조된 시베리안허스키가 최소 1주일 이상은 밥을 먹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 자신이 기르던 개한테 공격을 받아 생명이 위독한 길고양이를 그대로 방치해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인 경우도 있었다. 아프리카TV 인기 BJ 김모씨는 지난 6월 30일 경기 여주의 자택 인근에서 자신이 키우는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종(種) 개를 데리고 아프리카TV 생방송을 하다가 개가 길고양이를 심하게 물어뜯도록 했다. 영상을 보면 김씨의 핏불테리어는 길을 가다가 풀숲 속의 길고양이를 발견하고서 달려들어 세차게 좌우로 흔들며 공격한다. 그러나 김씨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바닥에 축 처진 고양이를 내버려둔 채 자리를 떠났다가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작고 연약한 동물들은 인간들의 분풀이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전북 전주 완산구의 한 중화요릿집에서 아르바이트하던 박모(35)씨는 사장이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자 앙심을 품고 가게에서 키우던 애완견 말티즈 한 마리를 데리고 나와 틈만 나면 학대했다. 박씨는 수시로 애완견 머리와 눈, 귀 부분을 손으로 내려쳤다. 말티즈 눈은 벌겋게 충혈됐고 양쪽 귀에는 시퍼런 멍이 들었다. 이밖에 지난 9월 경남 김해에서는 키우는 진돗개를 8개월가량 매일 2∼3차례에 걸쳐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찬 개주인(45)이 입건됐고, 그 이전 달에는 개 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 살아있는 개를 흉기로 죽인 도살자가 적발되기도 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16일 "동물을 생명체로 존중하는 태도가 약하다 보니 별다른 죄의식 없이 동물을 대상으로 한 가학적인 행동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면서 "법망을 정비해 동물 학대자들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동물보호와 생명존중 교육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월요일인 17일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겠다. 아침까지 내륙을 중심으로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있겠고, 밤부터 18일 아침 사이에도 내륙을 중심으로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있겠으니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아침까지 내륙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낮 최고기온은 21도에서 26도로 전날보다 높겠다. 당분간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다.바다 물결은 전 해상에서 0.5∼2.5m로 일겠다. 전 해상에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있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유의하라고 기상청은 전했다. 20일까지 천문조에 의해 바닷물의 높이가 높은 기간이니 서해안과 남해안, 제주도해안의 저지대에는 만조시 침수 피해가 없도록 주의하라고도 당부했다. 천문조는 달이나 태양의 인력을 받아 해수면이 통상 하루에 두차례 주기적으로 상승하고 하강하는 현상이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 '보통'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16일 오후 6시 45분께 인천시 계양구의 한 도로에서 그랜저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인접 건물 1층 은행 출입문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운전자 A(48)씨가 부상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동승한 아들 B(19)씨는 다치지 않았으며 당시 인도에는 행인이 없어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다. A씨는 술에 취해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훈방조치에 해당하는 0.041%였다. 경찰은 A씨가 병원 치료를 마치는 대로 조사를 벌여 정확한 경위를 밝힐 방침이다.연합뉴스
16일 오후 8시 18분께 경기도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대곡역 승강장 부근에서 이모(76·남)씨가 대화역 방향으로 가던 전동열차에 치여 숨졌다. 사고는 대곡역 승강장에서 200여m 떨어진 선로에서 발생했다. 전동열차가 서울 방향에서 대곡역으로 진입하던 중 선로를 따라 걷는 이씨를 미처 피하지 못해 사고가 났다. 경찰은 '선로를 따라 걸어오는 사람을 발견하고 급제동을 했으나 피하지 못했고 피하려 하지도 않았다'는 해당 열차 기관사의 진술을 토대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의 여파로 열차 운행이 40여 분간 중단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열차 운행은 오후 9시 5분부터 재개됐다.연합뉴스
온갖 기행과 추문으로 숱하게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면서도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후보로서 막판까지 건재하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의 견고한 지지층이 중년 이상의 백인 중산층 남성이다. 물론 백인 지식인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현상이 왜 나타나는 것일까? 트럼프가 제시하는 정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미국 우선주의’다. 트럼프는 미국이 실속 없이 세계 도처에 너무 많이 개입하여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주장한다. 해외 개입을 자제하여 엉망이 된 경제를 살려 미국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다. 이에 동조하는 미국의 민심이 트럼프 현상의 배경이다. 최근 방미 기간에 미국 지식인들을 만날 때마다 트럼프 현상은 화제가 됐다. 모두 트럼프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지만, 누구를 지지하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선뜻 대답을 못했다. 그들은 대통령으로서 자질이 부족한 트럼프를 지지하면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말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본심을 감추며 지지 의사를 숨기는 잠재적인 트럼프 지지층이 여론조사에서 제대로 포착되지 않고 있다. 그 때문에 10%이상의 차이가 벌어져야만 클린턴의 승리가 확실하다고 한다.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한국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는 이미 발효 4년 된 한·미 FTA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갈 수준의 발언도 서슴없이 하고 있다. 그의 신고립주의 정책은 중국이 보다 과감하게 나설 여지를 주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조율하며 보조를 맞추기 어렵게 할 것이다. 그는 벌써부터 한국을 미군 주둔 비용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부국으로 꼽으며 미군을 철수하겠다며 위협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트럼프가 한국을 무시하고 미군철수와 동시에 북한과 교섭해버리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북한 남침의 동인이 된 ‘애치슨라인 선언’을 기억하고 있지만, ‘닉슨 독트린’을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1969년 닉슨은 미국의 새로운 외교정책을 선언하며 아시아에서 더 이상 군사적 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 후 미군은 베트남에서 완전히 철수했고, 남베트남은 패망해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한국에서도 주한미군 3분의 1을 철수했다. 미국이 중국과 화해하고 수교함에 따라, 대만은 고립됐다. 동시에 북한도 고립되기 시작했고, 결국 체제유지를 위해 핵무기 개발의 길로 들어섰다. 이와 같이 미국의 정책 변화가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급변하게 된다면, 그 때 한국은 상황변화를 파악할 여유조차 없을지 모른다.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리가 없다는 희망적 사고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위험을 간과하게 만든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설사 트럼프가 도중에 낙마하거나 당선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현상의 배경인 미국의 민심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클린턴이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민심은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경우 국민대학교 대외협력부총장
동도서기론(東道西器論)은 19세기 초에 신기술로 무장한 서구 열강이 동양에 진출하기 시작하자, 전통적 동양의 정신은 지키면서 서양의 첨단 기술만을 받아들여 부국 강병하자는 개념으로 우리 조상의 나라 조선에서 나온 사상이다. 중국의 중체서용론(中體西用論), 일본의 화혼양재론(和魂洋才論)과 유사한 개념이다. 하지만, 조선의 동도서기론은 실패로 끝났고 111년 전 조선은 그 어떤 것도 자국의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없이 화혼양재를 내세워 서양의 문물을 재빨리 자기의 것으로 습득한 일본의 식민지가 되고 말았다. ‘역사는 순환하는 것’이라는 이탈리아의 철학자 ‘잠바티스타 비코(Giambattista Vico)’의 말처럼, 역사는 과거완료된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21세기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일제 식민 치하를 벗어나 한 갑자(甲子) 동안 기적적인 성공을 이뤘다. 그러나 더 이상의 발전은 더디고, 예후가 좋지 않다. 노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제일 빠른데,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다. 이론적으로는 머지않아 우리나라가 지구 상에서 사라진다는 뜻이다. 지난 10년 동안 GDP가 2만 달러대의 트랩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 모든 문제 해결의 열쇠는 하루빨리 2만 달러 트랩을 벗어나는 것이다. 해법은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경제가 아니라 선도자(first mover)의 경제체제로 가야 한다는 것이며 그 방법이 ‘창조경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first mover 역할을 할 수 있는 신기술이 어디 말처럼 쉬운 것인가? 이는 기초연구를 기반으로 장기간 동안 온 힘을 다해 지속적인 연구 노력과 막대한 연구비의 투자에 의해서 얻어질 수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과학 분야에 20개의 노벨상이 나왔다. 단 한 개의 과학기술 노벨상도 받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언제쯤 미래 먹을거리용 신기술을 만들 수 있겠는가?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기초연구와 원천기술 확보에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first mover가 이루어지는 시점까지는 타국의 신기술을 받아들여 우리의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 점에서 우리는 다시 동도서기론이 요구된다. 그러나 예전도 그러하였지만 전 세계 어디에도 우리에게 신기술을 줄 수 있는 나라는 없다. 방법은 줄 수밖에 없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져와서 우리의 것으로 다듬어야 한다. 그런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러시아다. 신기술은 특허 등 지식재산으로 무장 되어 있지만, 그 특허를 우회할 수 있다. 우주발사체 기술은 50년도 더 늦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에게 발사체 기술을 주려는 나라는 없었다. 그러나 ‘나로호’는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러시아로부터의 기술 이전 덕분이다. 우리는 제조를 하는 데 타고난 손재주가 있다. 머지않아 우주발사체 기술을 우리가 팔 수 있을 때가 곧바로 올 것이다. 어쩌면 ‘엘런 머스크(Elon Musk)’가 우리에게 발사체 제조를 부탁할지도 모른다. 19세기 조상의 나라 조선에서 동도서기론은 실패하였다. 전통문화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나쁘지 않으나 서구 열강의 신기술의 근원이 자유주의와 합리주의에 바탕을 둔 과학 정신이 함께하였음을 몰랐기 때문이다. 기술이전을 그저 국가주의적 정치 체제 유지를 위한 것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현재의 매출만을 위해서 노력하는 과학정책이 아니라 미래 먹을거리를 위한 기초기술의 이전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지금의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조상의 나라 조선과는 다르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이제야말로 first mover를 창출하는 진정한 동도서기를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정부의 창조경제가 21세기 새로운 개념의 신 동도서기론(新 東道西器論)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이 뜻이 단장취의(斷章取義)가 아니길 바란다. 이철태 단국대 화학공학과 교수
[시가 있는 아침 ] 강가에 앉아강가에 앉아 햇살이 물결을 타고 도란도란 흘러가는 모습을 본다. 저토록 다정한 모습으로 저토록 눈부신 대화를 나눌 수만 있다면 수만 가지 언어를 가지고도 변명밖에 할 줄 모르는 수만 가지 수식어를 가지고도 가슴엔 벽만 쌓고 사는 우리는 따스한 온기를 나눌 줄 아는 햇살이 부럽다. 조용조용 다정한 눈빛으로 속삭일 줄 아는 강물이 부럽다. 원망과 비난으로 가득한 우리의 대화 폭력과 악으로 남용되는 우리의 언어 사랑을 잃어버린 우리의 대화 기쁨을 잃어버린 우리의 언어 강가에 앉아 햇살이 물결을 타고 도란도란 흘러가는 모습을 본다. 흐르는 것이 어디 강물뿐이랴 나를 흘러간 수많은 일상들 세상을 흘러간 수많은 사람들 상처 지고 얼룩진 채로 흘러가는 흔적 또한 삶의 강물이 아니던가 무심한 강물은 그지없이 평화로운데 내 마음은 외로움으로 절절하구나 - 충북 보은 출생, 순수문학으로 등단. 영랑문학상 수상, 시집 강가에 앉아 등 다수. 현, 한국 문인협회 여주지부장
전국의 자치단체 어느 곳이든, 신도심 지역과 구도심 지역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자리 잡고 있 다. 사실 이러한 갈등은 이미 오래 전 신도시 개발과 함께 시작되었지만 문제는 그 심각성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구도심 지역의 경제적 이탈과 문화 소외 현상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로 양 지역 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각 지자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저런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그 성과가 썩 신통치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인구 1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용인시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행히 용인시는 구도심에 젊은 행정을 통해 소통과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문화예술에 대한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함께하고 있다. 이는 구도심에 버려져 있던 공간에 대한 접근 방식의 변화부터 시작되었다. 그저 행정기관 앞마당에 불과했던 용인시청 광장은 여름에는 물놀이장으로 겨울에는 썰매장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또한 구도심의 경제 활동 지역을 대표하는 용인터미널과 용인시장 등의 공간에서는 용인거리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도농복합도시인 용인시의 농촌지역민을 위 한 파격적인 문화예술교육 즉 ‘당신의 앞마당까지 달려갑니다’는 전국의 관련 기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단 3명만 원해도 말 그대로 앞마당까지 아니 안방까지 달려가서 무료로 체험예술교육을 시행하는 이 사업은 가장 성공적인 구도심 생활예술체험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용인문화재단은 4년 전부터 예술교육을 통해 강사양성을 꾸준히 해왔고 그렇게 양성된 강사 150명을 선발하여 재능기부단을 조직했다. 이들이 진정 열악한 문화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문화 융성의 선봉대인 것이다. 정부의 정책은 아직도 지역 문화재단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문화정책은 요즘 국회를 통해 온통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것이 바로 소통의 문제다. 아직 늦은 건 아니다. 용인과 같이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화운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통해 문화 융성 정책은 다시 태어나야 한다. 물론 시간이 없다. 하지만 다행히 전국적으로 58개의 기초문화재단이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라는 조직의 이름으로 손꼽아 기원하고 있다. 구도심과 신도심이 소통하고 나아가 지역과 지역이 소통하는 문화 융성의 나라를 위해서. 김혁수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회장
교육은 학생을 위해 필요하고, 복지는 사회적 약자의 권익옹호, 사회적 불평등의 해소,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하다. 학교 현장에서 교육복지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학생의 교육적 성취를 보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제도이다.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경기도교육감은 이 사실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 것이다. 그래서 ‘경기형’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의 모델을 마련해 단계적으로 사회복지사를 배치하겠다고 5대 핵심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던 것이다. 그러나 현 경기도교육감이 취임한 뒤 2년간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은 고작 2개교만 확대되었다. 경기도교육청은 예산이 없어서라고 했다. 그러니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지원받아 사업을 확대하라고 해마다 교육지원청을 평가했고,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지원받지 못하면 그 원인을 파악하여 지자체와 협력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그 결과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지원받아 162명의 학교사회복지사(고양지역 교육복지사 포함)가 채용되어 ‘경기형’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경기도교육청이 자체예산으로 채용한 117명을 훨씬 웃도는 숫자이다. 이렇게 고용된 사회복지사들은 취약한 환경에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일에 열중하였고 아무도 고용안정이나 무기계약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런, 사회복지사들에게 이재정 교육감은 상은 주지 않고 계약이 만료되면 고용하지 않고 있다. 이 교육감은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처럼 저소득층 학생을 따로 떼어서 관리하는 현재와 같은 인력사업은 변화해야 한다”며 “오히려 전체 학생을 같은 기준에서 운영하는 것이 옳으며 때문에 교육복지사가 아닌 교사가 직접 담당하는 것으로 사업의 변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가정의 위기와 사회불안으로 교육복지사업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그런데, 사회복지사 대신에 기존 교사가 교육복지를 수행할 경우 업무의 전문성은 떨어질 것임이 명약관화하다. 상담사가 학생들의 어려움을 심리적 요인을 기반으로 치료적 개입을 한다면, 교육복지사는 환경적 요인을 기반으로 학교-가정-지역사회 안에서 학생의 어려움을 지원하는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상담사를 갖춘 교사는 많이 있지만, 사회복지사를 갖춘 교사는 거의 없다. 복지 마인드가 있는 교사라도 1년 단위로 업무가 바뀌고 주기적으로 전근을 가는 상황에서 교사가 어떻게 사회복지사의 역할까지 제대로 수행한다는 말인가?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보여주기식의 교육복지이다. 이름만 교육복지를 유지하고, 실제 전문성과 소신을 갖고 일할 사회복지사를 배제시키는 방식이다. 학생, 교사, 교육복지사 그 누구를 위한 교육복지도 아니고 연계학교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운영하는 학교 수만 늘리는 실적주의 전형이다. 교육복지를 확대시키는 것처럼 홍보하고, 교사에게 업무를 가중시키는 보여주기식 사업이 될 것이 뻔하다. 왜 경기도교육청은 학생의 어려움에, 교사의 외침에, 사회복지사의 절규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가? 이재정 교육감은 경제ㆍ사회ㆍ문화적으로 취약한 학생들을 위한 ‘차별 없는 교육, 앞서가는 교육복지’ 공약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 학생과 교육복지사의 의견, 학교와 지역사회의 여론을 수렴하여 취약학생 보호에 적극적인 각 지자체와 협력해 학교 안에 사회복지사를 확대해야 한다. 이용교 광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경기도가 당초 9월 예정되어 있던 ‘북부이전 대상 공공기관’ 연구용역 결과 발표를 잠정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통ㆍ폐합 논란이 여전히 남아있는 가운데 북부이전 대상 기관까지 발표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지나치게 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남경필 경기지사 임기 내 공공기관 북부이전이 실현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16일 경기도 관계자는 “당초 9월 발표할 예정이었던 북부이전 대상 공공기관과 내부경영합리화 방안을 11월께 발표하기로 했다”며 “공공기관 통ㆍ폐합 안에 대해 기관들이 많이 반발했고 경기도의회에서 논란이 되면서 시간이 지연된 만큼 연구용역 기관에도 시간을 조금 더 갖고 연구를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의 이번 조치에 대해 도 안팎에서는 북부이전 대상기관 선정 관련 연구를 보완하는 것보다는 공공기관들의 반발이 우려, 도가 공공기관과 도의회 등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엘리오앤컴퍼니 측에 확인한 결과 엘리오앤컴퍼니는 이미 북부 이전 대상 공공기관 연구를 모두 마무리한 상황이지만 경기도가 발표를 미뤄 줄 것을 요구, 발표 시기만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가 북부이전 대상 공공기관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은 공공기관 통ㆍ폐합 논란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부이전 대상 기관까지 발표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경기도는 엘리오앤컴퍼니를 통해 공공기관 통ㆍ폐합 연구용역을 실시, 24개 산하 공공기관을 절반 수준인 12개로 줄이는 안이 도출됐지만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추진협의회’에서 다시 17개로, 도의회 논의 과정에서 결국 21개로 대부분이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하는 등 공공기관 통ㆍ폐합이 ‘용두사미’가 됐다. 여기에 통ㆍ폐합이 최종 결정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역시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아직 이어지고 있어 도가 북부이전 대상 공공기관을 발표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처럼 공공기관 경영합리화에 대해 기관들이 반대하고 나서면서 ‘공공기관 북부이전’도 결국 남경필 경기지사 임기 내에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가 북부이전 대상 기관을 11월에 발표한다고 하더라고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의 등으로 올해 내 도의회 등과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고, 내년 상반기에 북부이전 대상 기관이 최종 결정돼도 이전 부지 및 건물 선정과 기관이 북부로 이전하면서 남게 되는 건물에 대한 활용계획도 세워야 해 실제 공공기관들의 북부이전이 언제 실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 관계자는 “북부 이전도 대상 기관은 반발할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협의와 부지 물색 등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통ㆍ폐합처럼 기관의 존립에 대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반발이 아주 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한 신속히 북부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