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논단] 창조경제가 뭐예요?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난 7월20일 출범 1주년을 기함을 마지막으로 2014년 10월 대구를 기점으로 전국 17개 시도에 순차적으로 출범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모두 일 년이 지나게 되었다. 전국의 각 혁신센터는 각 지역에서 서로 닮은 듯하지만 약간씩 다른 활동을 하고 있다. 전국 각 혁신센터는 다음 네 가지 측면에서는 똑같은 활동을 하고 있는 바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보면 첫째로, 지역에서 기업가정신을 확산하고 창업활동의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이며, 인천혁신센터는 인천의 대학과 다른 창업기관과 협력하여 매년 창업아카데미와 창업캠프, 메이커톤대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둘째로, 지역에서 청년고용의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이며, 고용센터, 대학, 인적자원개발위원회와 협력하여 크고 작은 청년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일자리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셋째로는 인천 지역에서 우수한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실제로 귀감이 될 수 있는 우수한 벤처기업을 키워내는 것이다. 넷째로는 인천혁신센터는 전담기업인 한진그룹과 함께 중소기업의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 스마트공장 등의 활동으로 지역 중소기업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처음 만나는 분에게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하면, 이 분과의 대화 중에 보통 듣게 되는 질문이 두 가지로 수렴된다. 가장 많은 질문은 바로 “창조경제가 뭐예요?”라는 질문이다. 필자는 이 질문에 “21세기형 새마을운동입니다”라고 비유해서 답하곤 한다. 1970년에 시작한 새마을운동은 노랫말과 같이 온동네 사람들이 합심해서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히고, 공장도 짓고 해서 잘 살아 보자고 한 것이다.창조경제 역시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만들어서 궁극적으로는 ‘잘 살기 위한’ 것으로서, 이제는 마을 길 닦는 대신에 ICT 등 첨단기술을 쓰고, 초가집 없애는 대신에 산업과 문화의 융합을 통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이루어내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국민 누구나 너나 할 것 없이 관심을 갖고, 사업화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참여할 길을 터 주는 역할을 창조혁신센터가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첫 번째 질문이 점차 줄어드는 대신에 등장한 두 번째 질문은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현 정부가 끝나도 혁신센터가 지속될 수 있을까요?”하는 질문이다. 혁신센터가 당초 목표한 대로 지역에서 성과를 내고, 지역의 벤처나 중소기업 등 수요기업으로부터 정말 필요한 기관이라고 인식되면 정부가 바뀌고, 여야가 바뀌어도 지속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어려울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속 가능 여부는 질문을 하는 사람 개개인이 혁신센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혁신센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지속가능성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혁신센터와 함께 무엇을 할 것이지, 혁신센터를 어떻게 써먹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모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한 지 이제 갓 일 년이 지났다. 인천혁신센터에도 그동안 발굴하고 육성한 기업들이 사업화와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본격적인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기업들이 막 생겨나고 있다.스마트공장 사업 등 중소기업 지원과 고용분야에서도 관련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너는 누구냐” 하는 의문을 갖기보다는 혁신센터가 제대로 자리 잡고 성과를 내기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박인수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

인천시장기 태권도대회 승부조작 시비

지난달 인천시장기 태권도대회 고등부 경기에서 승부조작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피해 선수는 최근 학교 운동부를 탈퇴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부모는 인천시태권도협회를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22일 협회 등에 따르면 A군은 지난달 16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시장기 태권도대회 고등부 경기에서 14대 7로 상대 선수에 앞섰지만, 경기 도중 기권패 했다. A군의 코치가 경기 중 흰 수건을 매트에 내려놔 기권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태권도 경기에서 코치가 경기장에 흰 수건을 내려놓으면 기권으로 간주한다. 이 코치는 경기 후 A군의 아버지를 찾아가 “상대편 선수의 가정형편이 어렵다”라며 “우승해 학비 면제를 받을 수 있게 하려고 양보했다”고 사과했다. A군의 양보를 얻어낸 상대 선수는 결승전에 진출해 우승했다. A군 아버지는 “아들이 ‘밀어주기’를 당했다”면서 “신성한 스포츠 경기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밀어주기는 특정 선수가 승리하도록 일부러 경기에서 져주는 것을 뜻한다. 그는 “7살 때부터 운동한 아들이 대학교에 가서 태권도와 관련된 학위를 딴 뒤 해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길 바랐는데 젊은 학생의 꿈이 짓밟혔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A군의 코치는 경기 후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최성원기자

복지부 “단속해라”… 지자체 “권한 없는데” 손발 안맞는 ‘불법 마사지업소와의 전쟁’

“위에서는 단속하라는데, 행정처분 권한이나 수사기관 지원도 없이 뭔 단속을 합니까?” 인천지역 A구청에 근무하는 B씨는 최근 불법마사지업소를 단속하라는 보건복지부의 지시에 난처했다. 단속 방법이나 행정처분 가능 여부, 수사기관 협조 여부 등 단속에 대한 지침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B씨는 우선 관내 마사지업체 현황을 파악한 뒤 단속에 나섰지만,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건 ‘간판에서 마사지·안마 등의 표현을 지워달라’는 계도가 전부였다. 이러다 보니 일부 업소는 간판에 ‘마사지’란 글씨를 테이프로 가려 ‘미시지’로 바꿔 운영하는 꼼수도 빈번하다. 70여개 마사지업소가 집중된 또 다른 C구청은 단속 지침이 없어서 업주와 마찰이 우려된다며 아예 단속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보건복지부와 인천시는 지난달 초 시각장애인 안마업소의 보호 등을 위해 10개 군·구에 지역 내 189개 불법 마사지 업소의 불법 안마시술 여부와 불법 옥외광고물에 대한 단속을 지시했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단속에 나서더라도 업소 대부분이 자유업으로 운영되는 탓에 의료법 적용이 불가능하고, 불법 마사지나 퇴폐행위가 의심돼도 수사권이 없거나 위법행위 증거확보가 어려워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구청 담당자는 “불법·퇴폐 행위가 의심돼도 문을 따고 들어가지도 못한다”며 “행정처분 권한이나, 경찰 수사권 지원 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단속의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행정자치부에 경찰 동행 등을 건의하고, 각종 마사지가 불법임을 알리는 홍보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연선기자

인천경찰청 직원이 큰 벼슬? 지구대 찾아 막말 갑질 논란

인천지방경찰청이 갑(甲)질 논란에 휩싸였다. 인천청 직원들이 한 지구대를 찾아 한 행태가 경찰 내부망을 통해 전국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논란을 일으킨 경찰은 뒤늦게 사과했지만, 경찰 내부에선 상위기관 근무자의 갑질 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경찰 내부망에 남부경찰서 문학지구대 한 직원의 글이 올라왔다. 이 직원은 글을 통해 “지난 18일 오전 8~9시께 인천청 112종합상황실 소속 팀원 십수명이 사복을 입고 우르르 지구대에 들어왔다. 지역의 지리 학습을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이중 한 간부는 ‘어떻게 오셨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그냥 ‘이면지 좀 주세요’, ‘(인천경찰)청에서 나왔습니다. 이면지 주세요’라고만 했다”고 전했다. 또 “이 간부가 지구대장이 누구냐고 묻기에 알려줬더니, 대장에게 가서 ‘(우리) 팀장님 오셨는데!’라고 말해 이 말이 ‘(대장보고) 나와서 인사하란 것인가?’란 생각이 들었고, 이에 대해 대장은 물론 직원 모두 분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일 황당한 것은 팀원 중 한 명이 아는 사람이 있었는지, 그에게 ‘내근만 했잖아. 외근할 줄 알아? (경찰청에서) 쫓겨났어?’라고 한 것이 이날 지구대 전체를 하급자로 본 것으로 느꼈다”고 밝혔다. 지구대 한 직원은 “당시 그냥 기분이 나쁜 정도가 아니라, 직원 대부분이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꼈다”면서 “이 같은 행태는 없어져야 할 경찰 문화”라고 말했다. 현재 이 글은 1만5천여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1천610건의 ‘공감’ 표시와 함께, 댓글도 315개가 달리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댓글 상당수는 ‘개탄스럽다’, ‘하위기관 근무자를 얕보는 문화가 사라져야 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A 팀장은 “내부망을 통해 공개사과하고, 지구대 직원들을 찾아 재차 사과했다”며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직원들이 ‘갑’질 이라고 느낀 만큼 죄송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성원기자

[2016 국제보자기포럼] 전통·예술 품은 보자기… 수원서 펼친다

‘2016 국제보자기포럼(대표 이정희)’이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수원에서 열린다.국제보자기포럼은 이정희 섬유예술가가(로드아일랜드디자인대학교 교수) 보자기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화ㆍ명품화하기 위해 2012년부터 격년제로 개최하고 있는 행사다. 첫해 파주 헤이리예술마을과 2014년 제주 저지 예술인마을에서 개최,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올해는 ‘2016년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수원을 찾는다. ‘보자기- 살아있는 전통(Bojagi The Living Tradition)’을 주제로 열리는 포럼은 전시ㆍ강연ㆍ워크숍으로 구성,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을 중심으로 인근 6곳의 박물관과 갤러리에서 진행된다.먼저 전시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화성박물관, 행궁길 갤러리, 복합문화공간 행궁재, 임아트 갤러리, 남문 로데오 갤러리 등 총 6곳에 열리며 수원시규방공예연구회를 비롯해 10개국의 작가 150명의 작품을 볼 수 있다.강연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핀란드, 네덜란드 등 국제적으로 저명한 15명의 인사가 참여한다. 허동화 한국자수박물관장, 선승혜 외교부 문화외교국 문화교류협력 과장, 장혜홍 섬유예술가, Maria Tulokas 로드아일랜드디자인대학교 명예 교수, Silja Puranen 독립 큐레이터, Sara Oka 호놀룰루 미술관 텍스타일 큐레이터, Marian Bijlenga 예술가 등은 다양한 시각으로 재해석한 보자기에 대해 논한다. 워크숍에서는 보자기와 더불어 한국전통공예를 체험할 수 있다. 나정희 규방공예연구소 대표는 한국의 오방색을 이용한 ‘보자기만들기’, 장혜홍 섬유예술가는 전통 염색법을 이용한 ‘한국 전통염색’, 이혜진 임아트 갤러리 관장은 규방공예기법 중 하나로 색실을 바느질해 기하학적 패턴을 완성하는 ‘색실누비’, 양상훈 작가는 한국 전통의 질감을 살려 핸드메이드 종이를 만드는 ‘줌치’, 서원주 작가는 한국 전통 견직물과 실을 이용해 장신구를 만드는 ‘보자기 장신구 만들기’를 진행한다.이정희 대표는 “보자기는 한국 전통 이름 그대로 세계 속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한국 전통 보자기의 예술성과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자세한 내용은 국제보자기포럼 페이스북(www.facebook.com/beyondbojagi)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2602-6959 송시연·권오석기자

[공존, 따뜻한 미래] 용인 봉사단체 ‘사립문’

집집마다 옆집 숟가락, 젓가락 개수까지 알던 시절이 있었다.각자의 삶을 살아가기 바쁜 현대인들은 이제 자기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 마을’이라는 개념도 희미해진지 오래다. 이런 삭막해진 마을에 이웃 간의 정과 공동체 정신을 불어넣는 이들이 있다.용인시 처인구 유방동의 봉사단체 ‘사립문(회장 김진희)’이 그 주인공이다. 사립문은 나뭇가지, 갈대, 수수깡, 싸리 등을 얼기설기 엮어 만든 초가의 문을 일컫는다. 나뭇가지 등을 엮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안에서는 밖이 그리고 밖에서는 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철문 등 앞이 탁 막히는 문보다 드나듦의 자유가 있다.이웃의 마음의 문을 열고, 내부 공동체 의식을 키워 마을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립문은 오늘도 작지만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웃 간의 정과 사랑, 공동체 의식을 피워내는 사립문의 따뜻한 이야기를 따라가봤다.■ 주민들 모두 마을의 변화 실감… 봇뜰한마당잔치에서 활동 경과 확인 지난 18일 오후 1시께 용인시 처인구 유림동의 사립문 사무실. 33㎡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8명의 봉사 단원이 잔치에서 나눠줄 300인분의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했다. 새끼손가락을 베이고 눈은 양파 때문에 따갑지만, 음식을 만드는 봉사 단원들의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열심히 파를 썰고 있던 강임두씨(65ㆍ여)는 “오늘은 그동안 마을주민들과 봉사단체의 교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 설렌다”면서 “마을 주민들이 우리가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서로 행복할 모습을 생각하니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사립문이 시끌벅적한 이유는 마을 주민과 함께 사립문의 활동 경과를 확인하며 소통의 시간을 보내는 ‘봇뜰한마당잔치’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5시 유방동 어린이공원에서 열린 마을 잔치에는 아장아장 걸음을 걷는 3살 어린 아이부터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할머니까지 남녀노소 마을 주민들이 총출동했다. 잔치에서는 그동안 사립문이 활동했던 모습이 담긴 사진도 전시돼 마을의 변화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300명이 참여한 이번 행사에는 사립문 봉사단원 20명을 비롯해 마을주민 20명도 잔치를 같이 준비하며 그동안 쌓아온 공동체 의식을 기록하는 자리가 됐다. 잔치에 참여한 주민들은 한자리에 모여 서로 밝게 인사하고, 달라진 마을 풍경을 보며 서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듯했다. 음식을 주고받고, 체험 행사에 참여하며 봉사단체와 주민들은 달라진 마을 분위기를 보고 웃음꽃을 피웠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찬민 용인시장은 “유방동에 웃음소리를 키워준 사립문에 감사하다”면서 “다시 단단해진 공동체 의식이 앞으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장애인 미술 치료 활동부터 벽화 그리기까지… 마을에 생기 불어넣다 사립문은 지난 2005년 발족해 2007년 장애인 시설 미술 치료 활동 등을 지원하며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지난 2009년부터는 지역 학생 장학금 지급, 경안천 환경 캠페인, 벽화작업 등의 활동을 하며 유방동 일대를 바꾸기 위한 단체로 자리 잡았다. 사립문에 따르면 유방동 일대는 용인시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3년 전만 해도 1년 동안 전체 가구 중 5분의 1 이상이 전출하는 지역이었다. 김진희 사립문 회장은 “유방동 일대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고 2~3년이 지나다 보니 이 지역의 공동체 의식이 무너져 주민들이 마을에 애착을 못 갖고 자꾸 외지로 떠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단순히 외형적으로 마을을 바꾸기보다는 내부 공동체 의식을 키워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고자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마을 벽화 그리기’는 사립문의 대표적인 봉사 활동으로 손꼽힌다. 칙칙한 마을 분위기를 생기있게 바꾸고자 시작된 마을 벽화 그리기로 동네가 밝아지면서 마을주민들도 즐거워하고 있다. 특히 유방동 일대 빌라 단지는 벽면에 어린 왕자와 동물 등이 그려지고부터 지역의 명소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벽화 작업이 마을 주민들의 호응을 받으며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처음 벽화를 그렸을 때만 해도 마을 주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벽화를 그려놓고 나중에 돈을 요구하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이었다. 주민의 불신은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는 벽화 작업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한 주민이 아이스크림을 잔뜩 사서 봉사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사립문은 이에 걸맞게 올해부터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벽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립문의 유방동 벽화 그리기는 용인시 일대에 소문이 퍼지며, 용인시 처인구 운학동 삼삼경로당, 유림동 유림동굴 다리, 용인동부경찰서 벽화까지 이어졌다. 마을 주민인 황명진씨(48ㆍ여)는 “전국의 유명 벽화마을처럼 변하는 우리 동네를 보며 뿌듯하다”면서 “땡볕에 우산까지 쓰며 페인트칠을 했지만, 단순 고생이 아니라 힐링으로 느껴진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 마을 주민 스스로 관리하는 유방동이 되기를… 제2의 유방동도 만들고 싶어사립문은 지난 2010년부터 마을 인근에서 ‘추억의 반딧불이 살리기, 경안천 캠페인’을 통해 환경 보전 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용인시민과 함께 정기적으로 경안천 주변 환경을 정화하고, 주민 등을 대상으로 깨끗한 하천을 만들기 위한 캠페인을 벌인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11년에는 환경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또 마을주민 간 소통의 시간을 마련하고자 매주 풍선아트, 전래놀이, 생태 교육 등을 운영한다.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소통을 하고, 정을 쌓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립문은 이 같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립문의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한 박원철씨(47)는 “봉사 활동을 하기 전에는 나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남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면서 “같이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마을 주민도 봉사 활동을 통해 나처럼 인생이 긍정적으로 바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립문의 최종 목표는 유방동에서 더는 자신들의 역할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동안 벽화 그리기, 잔치,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교류가 깊어진 마을 주민들이 공동체 의식을 발휘해 마을을 스스로 관리하도록 하는 게 사립문의 목표다.이를 위해 사립문은 기존 교육 프로그램을 이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등 주민들이 마을을 모범적으로 관리하는 지역도 다녀올 계획이다. 또 ‘봇뜰한마당잔치’ 행사를 통해 모은 수익금으로 마을에 쓰레기 분리수거장을 설치해 주민 간 쓰레기 문제로 빚는 갈등을 해소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고 한다. 김진희 사립문 회장은 “봉사 활동은 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 재미를 유방동 주민에게 전파하느라 10년이 걸렸고 이제 마을 주민들 스스로 재미를 찾아가는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아직은 이 마을에서 할 일이 많아 다른 지역에 갈 엄두가 안 나지만, 제2의 유방동이 생겨나 전국 곳곳에서 이웃 주민들끼리 소통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여승구기자

‘지능형 스마트고지서’ 현실화 눈앞

경기도가 추진 중인 ‘지능형 스마트고지서’ 제도 정착을 뒷받침할 법 개정이 추진될 전망이다. 22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스마트사회 패러다임과 세정혁신’을 주제로 ‘핀테크 기반 세정혁신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핀테크 등 스마트 사회에 걸맞은 공공서비스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특히 토론회를 주관한 새누리당 김성태 국회의원(비례)은 토론회 의견을 수렴하고 지방세 기본법 개정안을 입법 발의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정안은 현행 위택스 전자사서함에 한정된 전자주소의 범위를 확대해 스마트 송달 방법을 다양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날 토론회에서 ‘지능형 스마트고지서’를 발표했다. 스마트고지서는 도가 지난해 말 젊은 공직자의 아이디어를 도정에 반영하기 위해 실시한 ‘영아이디어 오디션’을 통해 발굴한 정책으로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고지서는 스마트폰으로 세금 고지서를 받고 핀테크 기술로 납부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 예산 절감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인공지능을 활용한 실시간 상담서비스를 연계해 공공서비스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김성태 의원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보급률을 자랑하면서도 행정처리시스템은 아직도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며 “오늘 토론회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지방세정 혁신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지방세 기본법 개정 및 스마트 고지서 도입에 필요한 근거 마련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남경필 경기지사는 “공공서비스의 패러다임은 오픈 플랫폼 기반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스마트 고지서는 공공서비스 변화시킬 대표적인 사례이다. 법 제도화가 이뤄진다면 대한민국 스탠더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원구 한국지방세연구원 박사가 ‘지방세법 개정안 필요성’을, 서강호 경기도 자치행정국장이 ‘경기도 스마트고지서’를 주제로 각각 기조 발제했다. 이어 유태현 교수(남서울대학교, 한국지방세학회장)를 좌장으로, 최두진 한국정보화진흥원 본부장, 허일규 SK텔레콤 본부장, 최진우 네이버 이사, 주재승 NH농협은행 부장,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이재형 미래창조과학부 과장, 서정훈 행정자치부 과장 등 7명의 토론자가 ‘스마트사회 패러다임에 맞는 공공서비스 혁신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