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직원이 큰 벼슬? 지구대 찾아 막말 갑질 논란

인천지방경찰청이 갑(甲)질 논란에 휩싸였다. 인천청 직원들이 한 지구대를 찾아 한 행태가 경찰 내부망을 통해 전국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논란을 일으킨 경찰은 뒤늦게 사과했지만, 경찰 내부에선 상위기관 근무자의 갑질 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경찰 내부망에 남부경찰서 문학지구대 한 직원의 글이 올라왔다. 이 직원은 글을 통해 “지난 18일 오전 8~9시께 인천청 112종합상황실 소속 팀원 십수명이 사복을 입고 우르르 지구대에 들어왔다. 지역의 지리 학습을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이중 한 간부는 ‘어떻게 오셨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그냥 ‘이면지 좀 주세요’, ‘(인천경찰)청에서 나왔습니다. 이면지 주세요’라고만 했다”고 전했다. 또 “이 간부가 지구대장이 누구냐고 묻기에 알려줬더니, 대장에게 가서 ‘(우리) 팀장님 오셨는데!’라고 말해 이 말이 ‘(대장보고) 나와서 인사하란 것인가?’란 생각이 들었고, 이에 대해 대장은 물론 직원 모두 분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일 황당한 것은 팀원 중 한 명이 아는 사람이 있었는지, 그에게 ‘내근만 했잖아. 외근할 줄 알아? (경찰청에서) 쫓겨났어?’라고 한 것이 이날 지구대 전체를 하급자로 본 것으로 느꼈다”고 밝혔다. 지구대 한 직원은 “당시 그냥 기분이 나쁜 정도가 아니라, 직원 대부분이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꼈다”면서 “이 같은 행태는 없어져야 할 경찰 문화”라고 말했다. 현재 이 글은 1만5천여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1천610건의 ‘공감’ 표시와 함께, 댓글도 315개가 달리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댓글 상당수는 ‘개탄스럽다’, ‘하위기관 근무자를 얕보는 문화가 사라져야 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A 팀장은 “내부망을 통해 공개사과하고, 지구대 직원들을 찾아 재차 사과했다”며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직원들이 ‘갑’질 이라고 느낀 만큼 죄송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성원기자

[2016 국제보자기포럼] 전통·예술 품은 보자기… 수원서 펼친다

‘2016 국제보자기포럼(대표 이정희)’이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수원에서 열린다.국제보자기포럼은 이정희 섬유예술가가(로드아일랜드디자인대학교 교수) 보자기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화ㆍ명품화하기 위해 2012년부터 격년제로 개최하고 있는 행사다. 첫해 파주 헤이리예술마을과 2014년 제주 저지 예술인마을에서 개최,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올해는 ‘2016년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수원을 찾는다. ‘보자기- 살아있는 전통(Bojagi The Living Tradition)’을 주제로 열리는 포럼은 전시ㆍ강연ㆍ워크숍으로 구성,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을 중심으로 인근 6곳의 박물관과 갤러리에서 진행된다.먼저 전시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화성박물관, 행궁길 갤러리, 복합문화공간 행궁재, 임아트 갤러리, 남문 로데오 갤러리 등 총 6곳에 열리며 수원시규방공예연구회를 비롯해 10개국의 작가 150명의 작품을 볼 수 있다.강연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핀란드, 네덜란드 등 국제적으로 저명한 15명의 인사가 참여한다. 허동화 한국자수박물관장, 선승혜 외교부 문화외교국 문화교류협력 과장, 장혜홍 섬유예술가, Maria Tulokas 로드아일랜드디자인대학교 명예 교수, Silja Puranen 독립 큐레이터, Sara Oka 호놀룰루 미술관 텍스타일 큐레이터, Marian Bijlenga 예술가 등은 다양한 시각으로 재해석한 보자기에 대해 논한다. 워크숍에서는 보자기와 더불어 한국전통공예를 체험할 수 있다. 나정희 규방공예연구소 대표는 한국의 오방색을 이용한 ‘보자기만들기’, 장혜홍 섬유예술가는 전통 염색법을 이용한 ‘한국 전통염색’, 이혜진 임아트 갤러리 관장은 규방공예기법 중 하나로 색실을 바느질해 기하학적 패턴을 완성하는 ‘색실누비’, 양상훈 작가는 한국 전통의 질감을 살려 핸드메이드 종이를 만드는 ‘줌치’, 서원주 작가는 한국 전통 견직물과 실을 이용해 장신구를 만드는 ‘보자기 장신구 만들기’를 진행한다.이정희 대표는 “보자기는 한국 전통 이름 그대로 세계 속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한국 전통 보자기의 예술성과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자세한 내용은 국제보자기포럼 페이스북(www.facebook.com/beyondbojagi)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2602-6959 송시연·권오석기자

[공존, 따뜻한 미래] 용인 봉사단체 ‘사립문’

집집마다 옆집 숟가락, 젓가락 개수까지 알던 시절이 있었다.각자의 삶을 살아가기 바쁜 현대인들은 이제 자기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 마을’이라는 개념도 희미해진지 오래다. 이런 삭막해진 마을에 이웃 간의 정과 공동체 정신을 불어넣는 이들이 있다.용인시 처인구 유방동의 봉사단체 ‘사립문(회장 김진희)’이 그 주인공이다. 사립문은 나뭇가지, 갈대, 수수깡, 싸리 등을 얼기설기 엮어 만든 초가의 문을 일컫는다. 나뭇가지 등을 엮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안에서는 밖이 그리고 밖에서는 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철문 등 앞이 탁 막히는 문보다 드나듦의 자유가 있다.이웃의 마음의 문을 열고, 내부 공동체 의식을 키워 마을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립문은 오늘도 작지만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웃 간의 정과 사랑, 공동체 의식을 피워내는 사립문의 따뜻한 이야기를 따라가봤다.■ 주민들 모두 마을의 변화 실감… 봇뜰한마당잔치에서 활동 경과 확인 지난 18일 오후 1시께 용인시 처인구 유림동의 사립문 사무실. 33㎡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8명의 봉사 단원이 잔치에서 나눠줄 300인분의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했다. 새끼손가락을 베이고 눈은 양파 때문에 따갑지만, 음식을 만드는 봉사 단원들의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열심히 파를 썰고 있던 강임두씨(65ㆍ여)는 “오늘은 그동안 마을주민들과 봉사단체의 교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 설렌다”면서 “마을 주민들이 우리가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서로 행복할 모습을 생각하니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사립문이 시끌벅적한 이유는 마을 주민과 함께 사립문의 활동 경과를 확인하며 소통의 시간을 보내는 ‘봇뜰한마당잔치’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5시 유방동 어린이공원에서 열린 마을 잔치에는 아장아장 걸음을 걷는 3살 어린 아이부터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할머니까지 남녀노소 마을 주민들이 총출동했다. 잔치에서는 그동안 사립문이 활동했던 모습이 담긴 사진도 전시돼 마을의 변화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300명이 참여한 이번 행사에는 사립문 봉사단원 20명을 비롯해 마을주민 20명도 잔치를 같이 준비하며 그동안 쌓아온 공동체 의식을 기록하는 자리가 됐다. 잔치에 참여한 주민들은 한자리에 모여 서로 밝게 인사하고, 달라진 마을 풍경을 보며 서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듯했다. 음식을 주고받고, 체험 행사에 참여하며 봉사단체와 주민들은 달라진 마을 분위기를 보고 웃음꽃을 피웠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찬민 용인시장은 “유방동에 웃음소리를 키워준 사립문에 감사하다”면서 “다시 단단해진 공동체 의식이 앞으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장애인 미술 치료 활동부터 벽화 그리기까지… 마을에 생기 불어넣다 사립문은 지난 2005년 발족해 2007년 장애인 시설 미술 치료 활동 등을 지원하며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지난 2009년부터는 지역 학생 장학금 지급, 경안천 환경 캠페인, 벽화작업 등의 활동을 하며 유방동 일대를 바꾸기 위한 단체로 자리 잡았다. 사립문에 따르면 유방동 일대는 용인시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3년 전만 해도 1년 동안 전체 가구 중 5분의 1 이상이 전출하는 지역이었다. 김진희 사립문 회장은 “유방동 일대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고 2~3년이 지나다 보니 이 지역의 공동체 의식이 무너져 주민들이 마을에 애착을 못 갖고 자꾸 외지로 떠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단순히 외형적으로 마을을 바꾸기보다는 내부 공동체 의식을 키워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고자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마을 벽화 그리기’는 사립문의 대표적인 봉사 활동으로 손꼽힌다. 칙칙한 마을 분위기를 생기있게 바꾸고자 시작된 마을 벽화 그리기로 동네가 밝아지면서 마을주민들도 즐거워하고 있다. 특히 유방동 일대 빌라 단지는 벽면에 어린 왕자와 동물 등이 그려지고부터 지역의 명소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벽화 작업이 마을 주민들의 호응을 받으며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처음 벽화를 그렸을 때만 해도 마을 주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벽화를 그려놓고 나중에 돈을 요구하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이었다. 주민의 불신은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는 벽화 작업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한 주민이 아이스크림을 잔뜩 사서 봉사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사립문은 이에 걸맞게 올해부터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벽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립문의 유방동 벽화 그리기는 용인시 일대에 소문이 퍼지며, 용인시 처인구 운학동 삼삼경로당, 유림동 유림동굴 다리, 용인동부경찰서 벽화까지 이어졌다. 마을 주민인 황명진씨(48ㆍ여)는 “전국의 유명 벽화마을처럼 변하는 우리 동네를 보며 뿌듯하다”면서 “땡볕에 우산까지 쓰며 페인트칠을 했지만, 단순 고생이 아니라 힐링으로 느껴진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 마을 주민 스스로 관리하는 유방동이 되기를… 제2의 유방동도 만들고 싶어사립문은 지난 2010년부터 마을 인근에서 ‘추억의 반딧불이 살리기, 경안천 캠페인’을 통해 환경 보전 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용인시민과 함께 정기적으로 경안천 주변 환경을 정화하고, 주민 등을 대상으로 깨끗한 하천을 만들기 위한 캠페인을 벌인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11년에는 환경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또 마을주민 간 소통의 시간을 마련하고자 매주 풍선아트, 전래놀이, 생태 교육 등을 운영한다.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소통을 하고, 정을 쌓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립문은 이 같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립문의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한 박원철씨(47)는 “봉사 활동을 하기 전에는 나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남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면서 “같이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마을 주민도 봉사 활동을 통해 나처럼 인생이 긍정적으로 바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립문의 최종 목표는 유방동에서 더는 자신들의 역할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동안 벽화 그리기, 잔치,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교류가 깊어진 마을 주민들이 공동체 의식을 발휘해 마을을 스스로 관리하도록 하는 게 사립문의 목표다.이를 위해 사립문은 기존 교육 프로그램을 이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등 주민들이 마을을 모범적으로 관리하는 지역도 다녀올 계획이다. 또 ‘봇뜰한마당잔치’ 행사를 통해 모은 수익금으로 마을에 쓰레기 분리수거장을 설치해 주민 간 쓰레기 문제로 빚는 갈등을 해소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고 한다. 김진희 사립문 회장은 “봉사 활동은 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 재미를 유방동 주민에게 전파하느라 10년이 걸렸고 이제 마을 주민들 스스로 재미를 찾아가는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아직은 이 마을에서 할 일이 많아 다른 지역에 갈 엄두가 안 나지만, 제2의 유방동이 생겨나 전국 곳곳에서 이웃 주민들끼리 소통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여승구기자

‘지능형 스마트고지서’ 현실화 눈앞

경기도가 추진 중인 ‘지능형 스마트고지서’ 제도 정착을 뒷받침할 법 개정이 추진될 전망이다. 22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스마트사회 패러다임과 세정혁신’을 주제로 ‘핀테크 기반 세정혁신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핀테크 등 스마트 사회에 걸맞은 공공서비스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특히 토론회를 주관한 새누리당 김성태 국회의원(비례)은 토론회 의견을 수렴하고 지방세 기본법 개정안을 입법 발의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정안은 현행 위택스 전자사서함에 한정된 전자주소의 범위를 확대해 스마트 송달 방법을 다양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날 토론회에서 ‘지능형 스마트고지서’를 발표했다. 스마트고지서는 도가 지난해 말 젊은 공직자의 아이디어를 도정에 반영하기 위해 실시한 ‘영아이디어 오디션’을 통해 발굴한 정책으로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고지서는 스마트폰으로 세금 고지서를 받고 핀테크 기술로 납부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 예산 절감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인공지능을 활용한 실시간 상담서비스를 연계해 공공서비스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김성태 의원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보급률을 자랑하면서도 행정처리시스템은 아직도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며 “오늘 토론회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지방세정 혁신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지방세 기본법 개정 및 스마트 고지서 도입에 필요한 근거 마련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남경필 경기지사는 “공공서비스의 패러다임은 오픈 플랫폼 기반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스마트 고지서는 공공서비스 변화시킬 대표적인 사례이다. 법 제도화가 이뤄진다면 대한민국 스탠더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원구 한국지방세연구원 박사가 ‘지방세법 개정안 필요성’을, 서강호 경기도 자치행정국장이 ‘경기도 스마트고지서’를 주제로 각각 기조 발제했다. 이어 유태현 교수(남서울대학교, 한국지방세학회장)를 좌장으로, 최두진 한국정보화진흥원 본부장, 허일규 SK텔레콤 본부장, 최진우 네이버 이사, 주재승 NH농협은행 부장,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이재형 미래창조과학부 과장, 서정훈 행정자치부 과장 등 7명의 토론자가 ‘스마트사회 패러다임에 맞는 공공서비스 혁신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이호준기자

[기고] 흥천·금사면 나들목 명칭 논란… 심도있는 검토 필요

제 2 영동고속도로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강원권을 연결하는 기존 영동고속도로의 만성적인 차량정체 해소와 2018년도에 있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지원을 위해 6년간의 공사를 거쳐 오는 11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제2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어느 도로망보다도 수도권에 대한 접근이 쉽고 편리한 교통체계 시스템에 빠른 이동시간 탓에 수도권의 많은 유동인구가 여주를 거치고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여주의 문화관광 산업과 지역경제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안일한 행정 행위가 불러온 흥천면 계신리 구간의 나들목(IC) 명칭 사용 문제가 불거져 지역적 논란이 되면서 이 문제가 자칫 오랜 세월 이웃 간에 오순도순 사이좋게 지내온 흥천면, 금사면 지역 주민 간의 대립과 갈등으로 확대되어서는 절대 안 될 일이라고 심히 우려하면서 이를 위해 IC 명칭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서로 이해를 위한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여주 시민은 지난 수년간 지역의 첨예한 현안 사항에 대하여 지혜롭고 슬기롭게 지역적 화합을 도모하면서 시민의 하나된 뜻을 모아 지역현안을 해결하는 모범을 보여온 사례가 많았다. 4대강 사업, 공군사격장이전촉구, 무인항공기훈련장이전백지화, 수도권규제개혁촉구, 765KV신경기송변전소백지화투쟁, 수원비행장이전반대, 수원보호관찰소이전방안 등 지역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여주 시민은 오로지 이것이 여주발전에 이익이 되는 일인가 우리의 후대를 위한 공명정대한 일인가를 우선 생각하며 각계각층의 시민들께서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모아 해결방안 찾기에 마음을 다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사안마다 시민이 공감하는 원만한 해결안을 도출해 내기도 했으며 이것이 우리 여주 시민의 화합과 단합에 원동력이며 힘이요 저력이기도 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증가에 의한 영향으로 주민은 쾌적한 삶을 더욱더 갈망하게 되었으며 한편으론 쾌적한 삶을 위한 편향적 부작용이 ‘좋은 것은 우리 지역에, 민감한 시설은 내 지역에 안된다’는 지역이기주의를 낳았고 이러한 현상은 나아가 국가발전을 가로막고 국민적 화합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계속하여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혹자는 이번 나들목(IC) 논란을 지역이기주의로 바라보는 때도 있으나 이번 IC 명칭 문제는 근본적으로 기관 간에 무책임한 행정이 빚어낸 어이없는 결과물로서 지역주민은 그 피해자에 불과한 것일 뿐이다. 저는 IC 명칭의 지정 과정에 이어 지금의 논란상황에 이르기까지 곁에서 지켜보면서 지역주민의 진정한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이번 IC 명칭은 그 위치가 행정구역상 흥천면 계신리에 속하고 그래서 애초 국토부에서도 흥천IC로 명칭 고시를 하였으며 이것이 원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IC 주변의 역사성 그리고 문화 관광적 측면과 실제의 생활권역을 살펴보면 이포IC 명칭 사용 또한 여주시의 대외적 가치를 높일 기회이기도 하다. 살펴보면 가깝게는 구리 남양주 IC, 기흥 동탄 IC, 대왕 판교나들목, 수원신갈IC에서부터 부산시에 있는 기장 일광 IC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많은 고속도로에서 이미 지리적 특수성을 고려한 복수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우리도 이번 IC명칭 논란을 계기로 하여 두 지역의 상징성을 연계한 명칭 사용을 심도 있게 검토해 봄으로써 지역 간 화합을 도모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하루빨리 제2영동고속도로 IC 명칭 사용에 대한 논란 종식을 위한 관계기관의 노력과 지역주민 여러분의 여주발전을 위한 대승적 차원의 지혜로운 양보를 그리고 이 시점에서 악화일로로 치닫기 전에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호소 하는 바이다. 이환설 여주시의회 의장

[천자춘추] 다름을 이해하는 배려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가까이 하지 못했던 필자는 지난 주말, 선천성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딸의 성장 과정과 그 과정 속에서 큰딸의 장애와 작은딸의 비(非)장애를 통해 삶의 다양한 의미를 깨달아 가는 얘기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낸 책을 만날 수 있었다. 필자도 선천성 발달장애의 딸과 비(非)장애의 아들을 가진 아빠로써 우리 아이들의 문제가 바로 우리 어른들의 문제임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저자의 마음이 읽혀지고 공감이 가는 것은 단순히 같은 환경과 시대를 살아온 탓일까? 처음엔 어느 누구에게 표현하기도 어렵고 쉽사리 공감할 수 없는 장애인과 가족들의 애환을 통해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필자에게 충분한 위로와 희망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의 딸이 발달장애로 태어나면서 스스로 가지고 있는 아픔이 다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아픔이라는 비관과 이기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살아온 시간들도 많았다. 그러나 치료를 거듭할수록 반대급부로 타인의 아픔을 조금씩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내 자신도 다른 누구에게나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많이 공감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장애를 가진 딸을 키우면서 “우리 딸 때문에…” 라는 부정적인 말투에서 “우리 딸 덕분에…” 라는 긍정적인 언어로 바뀌게 되었고, 잃은 것보다 얻은게 많고, 딸을 통해서 오히려 사회를 위해 내 자신이 희생할 수 있도록 커다란 배움을 얻어가고 있음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내일을 위해 오늘의 이 순간 행복을 미루거나 놓치면서 살아가고 있다. 또, 육체적 장애는 없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흔히 말하는 일시적 정신장애를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사회속에서 일종의 보이지 않는 장애현상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으로 사회적 양보와 희생, 그리고 배려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어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배려를 위한 민간차원의 운동은 공동체 마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지만 국가적으로 시스템 개발 위한 전담기구가 없는 것은 아쉬울 뿐이다. 예를 들어 예술치료로 통칭하는 음악치료, 미술치료, 문학치료, 무용치료 , 놀이 치료 , 드라마 치료 등등 좀 더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전담기구가 사회복지 차원에서 시급하게 설립하여 정신적, 육체적 배려 대상들이 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요구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길배 경기도문화의전당 공연사업본부장

[기고] 생각 없이 한 말이 내 아들을…

6ㆍ25전쟁이 치열할 때, 미국 LA 근교에 한 부인이 살고 있었다. 어느 늦은 밤, 부인이 막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엄마, 저 존이에요. 잘 계셨어요?” “그래, 너 지금 어디야?” “방금 LA 공항에 내렸어요.” “몸은 건강하고?” “예, 건강해요.” “빨리 집으로 오지 않고 뭘 하고 있어?” “친구들과 같이 있어요. 내일 아침에 갈게요.” “그래, 빨리 와라!” “예. 그런데 부탁이 있어요. 전쟁터에서 만난 친구가 있는데, 전투 중에 지뢰를 밟아서 한쪽 다리와 한쪽 팔과 한쪽 눈을 잃었어요.” “참 안 됐구나.” “엄마, 나 그 친구와 같이 살면 안 돼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네가 전쟁터에 갔다 오더니 감상적인 사람이 되었구나. 생각해 봐. 팔다리가 없으면 화장실은 어떻게 가고 샤워는 어떻게 하겠니? 그럼 사람이 집에 있으면 얼마나 불편한지 몰라. 난 그런 사람과 함께 못 살아.” “엄마….” “안 된다고 했잖아.” “알았어요, 엄마.” 전화를 끊고 엄마는 정말 기뻤다. ‘내 아들 존이 돌아왔구나!’ 잠이 오지 않아 부엌으로 가서 아들이 좋아하는 요리를 했다. 날이 밝아왔지만 피곤하지 않았다. 그런데 9시가 되고, 10시가 되어도 아들이 오지 않았다. ‘얘는 오지 않고 뭐 하는 거야?’ 연신 밖을 내다보았다. 12시가 지나고 1시가 지나 전화가 걸려왔다. “존의 어머니입니까?” “그런데요. 누구신지요?” “경찰입니다. 존이 호텔에서 투신해 죽었습니다. 빨리 병원으로 오십시오.” 엄마는 믿어지지 않았다.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아들이 미국에 와서 죽다니…. 거짓말 같았다. 병원으로 달려갔다. 경찰관을 따라 긴 복도를 지나 한 병실로 들어서니, 가운데 놓인 침대에 사람이 누워 있고 하얀 시트에 덮여 있었다.경찰관이 조심스럽게 시트를 젖히자 엄마가 깜짝 놀랐다. 틀림없이 사랑하는 아들 존이었다. 그런데 한쪽 눈이 없었다. 시트를 계속 젖히자 아들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한쪽 팔이 없고 한쪽 다리가 없었다. 엄마는 아들의 시체를 끌어안고 오열했다. 존은 미군에 입대해 일본 오키나와에서 근무하던 중 6·25전쟁이 일어나 한국전선에 투입되었고, 동부전선에서 지뢰를 밟았다. 얼마 후 정신을 차려 보니 자신이 병원에 누워 있었다. ‘내가 지뢰를 밟았는데 다행히 살았구나’ 하고 일어나려는데, 한쪽 다리가 없었다. 한쪽 팔도, 한쪽 눈도 없었다. 존은 오키나와로 후송돼 6개월 동안 치료받고 LA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존은 생각에 잠겼다. ‘내가 병신이 되어 돌아가는구나. 이런 나를 누가 반길까?’ 아무도 자기를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엄마는 나를 반겨줄까?’ 생각했다. 엄마의 마음을 확인해 보려고 전화를 걸어 자기 상태를 친구가 그렇다고 돌려 이야기했는데, 엄마의 목소리가 아주 차가웠다. 엄마는 존이 말하는 사람이 아들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고, 존은 엄마의 참 마음을 알지 못했다. 그것이 무엇보다 귀한, 지뢰도 빼앗지 못한 존의 생명을 앗아갔다. 아들의 죽음 앞에서 엄마는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 우리가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하고 조금만 더 상대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불행은 그만큼 우리에게서 멀어질 것이다.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