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쇠 영감에게 찾아온 성탄절의 기적”…동화와 함께하는 가족발레 ‘스크루지’

성탄절을 배경으로 오랜 세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고전 동화 ‘크리스마스 캐롤’이 발레의 몸짓과 언어로 재탄생했다. 수원문화재단은 오는 16~17일 양일간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창작 가족발레 ‘스크루지’ 공연을 선보인다. 작품은 2024 (재)예술경영지원센터 국비 지원사업 선정작이자, 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를 세계적인 작가로 만든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을 재해석한 조윤라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다. 작품은 소설 속 주인공 스크루지 영감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혹독한 삶에 찾아온 특별하고 따뜻한 하루 속 진정한 삶의 의미를 전한다. 지독한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는 ‘베풂’이나 ‘나눔’과는 거리가 먼 인색한 인물로, 그는 모두가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경멸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크리스마스 전날 밤, 그의 꿈속에 오래전 세상을 떠난 친구이자 동업자였던 말리가 나타나고 말리의 유령과 함께 그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게 되는 초자연적인 경험을 한다. 스크루지는 진정한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으며 그동안의 인생을 반성하고,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통해 따뜻함을 배우게 된다. 새로운 작가정신으로 창작발레 활성화를 이끄는 조윤라발레단은 이번 작품에서 수준 높은 테크닉과 표현력으로 주목받는 김희현, 김소혜 등 무용수들의 완성도 높은 공연과 함께, 기존의 클래식 발레에서 벗어난 독창적이면서도 색다른 발레를 선보이며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재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온 가족이 크리스마스를 미리 만나 행복함을 느끼길 바라며, 발레만의 색다른 매력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과 수원SK아트리움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수묵이 머금은 부유의 흔적, 박찬응 ‘표류의 감각’展…예술공간 아름에서

예술공간 아름과 실험공간 UZ에서는 오는 15일까지 박찬응 작가의 ‘표류의 감각’展을 개최한다. 전시는 화가이자 대안공간 기획자, 지역 문화운동가 등으로 살아온 박찬응의 최근 작업과 코로나 이후 변화된 그의 삶에 관한 기록이 펼쳐진다. 작가는 공적인 삶을 끝내고 자유로운 삶을 갈구하며 펼쳐지는 최근 자신의 삶을 ‘표류(dérive)’라 보고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작가에게 2020년 코로나19와 팬데믹으로 이어진 그 시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표류에 접근하기 시작한 시기다. 작가는 작업실 안에서 사물과 사물 사이를 떠돌기도 한다. 종이를 돛대 삼고 붓을 삿대 삼아 더 먼 곳까지 부유하며 기억과 상상 속에서 헤매도는 표류의 상황을 작품으로 풀어냈다. 표류의 흔적들은 다양하다. 안양의 석수 작업실을 중심으로 신안 비금도, 제주 북촌리, 옥천 청마리, 의왕 월암동을 부유하는가 하면 멀리 프랑스 베네쿠트, 고메쿠트, 남프랑스 뚜르즈 가베로니, 노르망디 해안가 절개지까지 가서 떠돌며 작업에 몰두했다. 표류의 기록들은 작가만이 가진 수묵화의 감성으로 채색돼 함께 부유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작가가 올해 펴낸 그림책 ‘소년, 날다’의 원화도 설치작업 형식으로 만나볼 수 있다. 아홉 살 무렵 작가가 종잡을 수 없는 광풍에 휘말리는 꿈을 반복적으로 꾼 후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그 상처의 꿈을 소환해 작업으로 표현했다. 홍채원 아름 관장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작가의 표류과정에서 제작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표류의 경로’와 ‘표류의 감각’, ‘표류의 기억’으로 섹션이 나뉘어 전시되는 기대해도 좋은 전시”라고 설명했다.

먹으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통합하다 [전시리뷰]

한국화 분야의 대표적 원로 작가 이철주(1941~ )의 첫 회고전이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 이달 24일까지 진행된다. 196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변천하는 작가의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현대 한국미술과 한국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관습을 깨고 새로움을 더하다 ‘먹을 통한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조형성의 탐구’. 작가 이철주가 한국화 작가로서 60여년에 걸쳐 추구해온 목표다. 지난 9월부터 진행된 이철주 작가의 첫 회고전 ‘꽃보다: 이철주의 작품세계’는 먹과 채색, 종이와 비단 등 틀에 갇히지 않은 재료와 탁월한 조형의식을 다룬 작가의 60여년에 걸친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1960년대 서울대 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추상미술을 비롯한 서구 미술의 파도와 수묵화로 대변되는 전통 고수의 강박에 강하게 노출된 세대의 미술인이었다. 작가는 수묵채색화의 학습을 거쳤지만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시기별로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며 스스로 변화한다. 1972년 작 ‘찬가(讚歌)’는 군무를 선보이는 발레리나들의 모습을 그린 인물화다. 묵이 아닌 커피로 그린 이 그림은 초기작이지만 관습을 깨고 새로움을 더하려는 작가의 성향이 반영된 작품이다. 회화 재료가 아닌 식재료인 커피를 선택한 것은 사용 과정도 용이하지 않을 뿐더러 그 결과도 보장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런 시도를 통해 작가는 구습을 깨고자 했다. 한편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전후로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활발히 유입됨에 따라 국내 미술 작품이 외면받게 됐다. 작가는 위기를 벗어나고자 이 시기를 기점으로 통렬한 자기 비판을 선행한다. 이후 먹과 채색의 번짐과 퍼짐이라는 기법적인 변화에 한국적인 내용과 정서를 진하게 결합하는 데 집중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연화좌 위 부처님의 모습이 아련하게 묘사된 ‘장생’은 먹과 색의 번짐에 의한 불균일한 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서예적 혹은 수묵화적인 아름다움 먹의 고유한 성질이기도 한 번짐과 퍼짐을 적절히 통제하며 간결함에 집중했던 초기작에 비해 극단적인 기법 활용은 대상의 형상을 변형하고 요약하는 추상미술의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이런 취향과 작품세계의 변화는 1990년대에 들어서며 작가가 선보이는 ‘우주로부터’ 시리즈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에 걸쳐 작가는 ‘우주, 땅, 하늘’ 그리고 ‘무제’ 시리즈를 통해 동양적 세계관을 작품에 녹여낸다. 그리고 전통성과 현대성을 조율하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는 2010년을 전후로 ‘꽃보다 아름다워라’ 시리즈를 내놓는다. 작가는 이 세상 어떤 것도 고정불변함은 없다는 것을 작품으로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과도 동그랗고 붉은 사과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색깔과 형태의 변화를 겪듯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렇다고 작품에서 말하고 있다. 하늘과 땅의 경계는 점차 모호해지고, 붉게 타오르던 운석도 형태를 잃어가며 미지의 우주를 담아낸다. 작가의 최근 작은 ‘꽃보다 아름다워라’라는 글씨를 종이에 쓴 뒤 이를 동일한 정사각형으로 등분해 여러 조각으로 잘라 새롭게 구성한 콜라주 하듯 붙인 것이 주를 이룬다. 여전히 먹과 한지를 재료로 하되 현대적인 조형성을 탐구하며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라는 구분을 통합하고 조화시킨 것. ‘꽃보다 아름답다’는 내적인 의미는 갖고 있지만 먹의 조형만 남은 외적 형태는 서예적인 특징과 수묵화적인 아름다움이 결합돼 있다. 전시는 이달 24일까지.

연암 박지원이 붓으로 쓴 여정, 열하일기 친필초고본 특별전 [전시리뷰]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 친필초고본이 수장고에서 나와 세상에 첫 선을 보이고 있다.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은 지난 10월 8일부터 제2전시실에서 ‘연암 박지원이 붓으로 쓴 여정, 열하일기 친필초고본 특별전’을 통해 소장품을 대중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연암(燕巖)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 친필초고본과 저작류 32종 83책을 선보인다. 친필 초고본은 전국에서 단국대만이 유일하게 보유 중이다. 박물관은 연암 연구와 자료 수집에 전 생애를 바친 연민(淵民) 이가원 선생의 기증 덕분에 열하일기 친필초고본 10종 20책을 소장하게 됐다. 전시는 그 제목처럼 열하일기 친필 초고본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를 통해 관람객들은 열하일기의 시작부터 동행하면서 수도 없는 수정과 개작을 거친 그의 문학세계가 어떻게 세상과 접점을 만들어가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열하일기’는 조선후기 대문호이자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이 1780년 중국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 축하 특별사절단의 일원으로 중국을 다녀온 뒤 엮어낸 연행 일기다. 당시 박지원은 그가 직접 보고 듣고 겪었던 청나라의 모습뿐 아니라 그곳에서 만난 지식인들과 나눴던 대화를 생동감 넘치는 필력으로 남겼다. 현재 열하일기의 필사본은 30여 종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이본(異本)들 가운데 초고본 계열은 열하일기의 첫 원고에 가까운 자료들로서, 최초의 열하일기가 어땠는지 규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번 전시에서 대중에게 첫 선을 보이는 친필 초고본은 그간 삭제되거나 수정돼 온 여러 버전의 이본들의 출발점이 어디인지 그 원형을 보여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열하일기 최초의 모습을 보여주는 ‘연행음청’과 ‘연행음청록’이 눈길을 끈다. 특히 ‘연행음청’은 박지원이 중국 사행을 떠나기 전의 43일간 써내려간 기록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문장가로서의 연암 뿐 아니라 공직자로서의 저술도 엿볼 수도 있다. 연암이 면천 군수 시절 조선후기 농업문제에 관해서 쓴 개혁론인 ‘과농소초’, 수령이 해야 할 일을 고찰하는 ‘면양잡록’ 속 ‘칠사고’ 등엔 그의 애민정신이 깃들어 있다. 특히 박물관 측은 전시된 문서들을 유리창 속에만 가둬놓지 않았다. 전시 공간에 디지털 액정화면 패드 속에서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표지부터 페이지별로 박지원 고유의 숨결이 살아있는 필체를 관찰할 기회인 셈이다. 전시를 기획한 기수연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를 찾는 방문객들이 연암 박지원의 통찰력과 지혜가 담긴 저술들을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그의 사유와 열정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2월 20일까지 이어진다.

경동중고 총동창회, 제2회 경동사랑 음악제 ‘The Concert – 鄕愁, 그리움’

경동중고등학교 총동창회(회장 고승환)는 다음 달 2일 오후 4시 경동고등학교 내 동인관에서 ‘제2회 경동사랑 음악제’를 개최한다. 지난 1940년 개교 이래 올해로 84주년을 맞은 경동고등학교는 그동안 4만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이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왔다. 특히 문화 예술 분야에서 ‘가왕 조용필’이 대표적인 가운데 한국 대중음악사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 음악가들이 활약하고 있다. 음악제는 ‘향수와 그리움’을 주제로 한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 형태로 열린다. 1부는 클래식 향연으로 천안시립합창단의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는 임한귀(39회)의 지휘에 맞춰 경동의 17개 동창회가 연합으로 구성된 ‘경동OB합창단’이 남성합창의 매력을 한껏 뿜어낸다. 또한 경동고 14회 졸업생인 고 박인수 테너의 후예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테너 백광호(49회), 테너 석승권(49회), 바리톤 이광희(42회)의 무대가 폭넓은 성악의 세계로 관객을 인도할 예정이다.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1부 공연에 이어 2부는 추억과 그리움을 소환하는 80년대의 명곡이 공연장을 가득 메운다. 2부의 문은 경동고 동문들로만 구성된 ‘KD슈퍼밴드-블랙옥슨’의 연주와 노래로 연다. 밴드명 ‘블랙옥슨(Black Oxen)’는 80년대 캠퍼스 밴드로 큰 인기를 끌었던 ‘블랙테트라’와 ‘옥슨’의 합성어이다. 블랙테트라 맴버로 ‘구름과 나’를 작사·작곡해 1979년 제1회 해변가요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고상록(33회)과 한국의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박학기(39회)가 밴드를 리드한다. 이와 함께 성시경밴드 마스터인 안준영(43회)과 1991년 KBS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자인 ‘옥슨91’의 서형무(46회)가 연주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배우 이성원(46회)과 포크가수 허영택(46회)의 매력적인 음색과 어쿠스틱 참여는 밴드의 다양한 레퍼토리와 사운드 완성에 힘을 싣는다. 2부 공연의 대미는 뮤지컬 배우 박규연과 초대가수 알리가 장식한다. 알리는 ‘경동OB합창단장’인 조동식(27회)동문의 조카이며 박규연은 박병일(31회)동문의 딸이다. 이들은 ‘경동동문 가족’으로서 공연에 함께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공연의 총감독은 가수 박학기가 맡은 가운데 무대의 중앙과 측면에 설치된 총 5면의 대형 LED화면과 풍부한 음향, 섬세한 조명예술로 공연의 몰입도를 더욱 높일 예정이다. 지난 2년간 음악제 준비위원장을 역임한 김주환(31회)동문은 “경동고 출신의 공연, 무대, 예술가들이 공동의 협력을 통해 얻게 된 완성의 희열을 사회적으로 보다 가치 있게 발전시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의는 경동중고등학교 총동창회 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비장애 ‘미학’에 대한 도전…‘없던 공연 - 어느 장애연극인들의 욕망에 대한 기록’

한 장애인 배우가 무대에 서 있다. 그의 연기는 무엇을 기준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비장애 연극을 바라보는 잣대와 동일하게 얼마나 대사를 완벽하게 암기하고, 이를 훌륭하게 연기로 표현했는지가 될 수도, 혹은 장애를 ‘극복’하고 연기를 펼쳐냈다는 사실에 대한 찬사와 감탄이 될 수도, 혹은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제3의 무언가, 그가 보여준 '고유성'에 대한 발견이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미학’의 기준은 비장애인의 예술성을 기반으로 삼았습니다. 그 미학이라는 것에 조금이나마 균열을 내보고, 어쩌면 예술을 바라보는 데 새로운 기준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을 관객이 한 번쯤 느껴본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달 1일부터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극단 애인의 ‘없던 공연 - 어느 장애연극인들의 욕망에 대한 기록’에서 연출을 맡은 강예슬 감독에게 장애 연극, 장애 예술이 갖는 의의를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의 말처럼 ‘없던 공연’은 장애 연극을 둘러싼 서로 다른 관점과 신념을 담아낸 작품. 그 속에는 동시대 장애 연극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여러 힘의 충돌이 담겨있다. 지난 2007년 창단한 극단 애인은 장애 연극배우들로 구성, 장애인의 삶을 담아낸 이야기부터 고전 작품을 재해석한 무대 등 매년 두 차례 이상 관객에게 무대를 선보이는 전문 극단이다. 지난 2021년부터 현재까지 지체 장애인의 호흡과 연기법부터 장애 연극에 대한 비평 등 장애배우의 훈련과 연기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없던 공연’은 지난 4년간 이들이 목격하고 탐구한 연구의 결과물이다. 총 2막으로 구성된 작품은 극중극으로 진행된다. 1부는 연극 무대를 준비하는 한 극단의 모습을, 2부는 연극이 종료된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질문에 답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무대는 ‘남들보다 몇 배는 길고 굵직하고, 밥 먹을 때마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코’를 가진 한 스님의 이야기가 담긴 단편소설 ‘코’를 각색, 공연을 준비하는 배우들의 모습에서 출발한다. 공연을 열흘 앞둔 시점. 개개인의 고유성을 드러내는 것을 목표로 연습을 밀어붙이는 ‘연출가’와 장애의 관점과 태도를 반영하려는 ‘작가’는 갈등하고, 그 사이 몸이 통제되지 않는 순간이나 휠체어 움직임을 부각하는 연기 등 자신만의 연기를 펼치는데 심취한 ‘배우’들은 충돌하고 만다. 그러는 새 공연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 마침내 ‘관객과의 대화’를 위해 배우들은 텅 빈 무대에 남겨진다. 이처럼 작품은 연출가-작가-배우-관객이라는 서로 다른 주체가 각각 느끼는 감정과 시선의 갈등을 담아내고 있다. 작품은 장애 연극과 예술, 연기를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혹은 평가하면 좋을지에 대한 ‘답’을 내리는 대신 한 번도 그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을 누군가에게 그 기준을 함께 고민해 보자는 제안을 던진다. 강예슬 연출가는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연기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도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 배우가 갖는 고유성은 단순히 ‘신체의 다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들이 신체를 운용하는 방식에서 또 다른 고유성이 드러날 수 있고, 어쩌면 그 안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이나 감각을 발견하는 게 예술과 미학이 아닐까 싶었다. 관객들이 그러한 발견을 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공연은 다음 달 3일까지.

경기문화재단, ‘아트경기’ 미술품 합리적인 가격에…‘아트경기 팝업갤러리’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경기지역 시각예술작가 발굴과 미술품 유통 활성화를 위해 ‘아트경기 팝업갤러리’를 선보인다. ‘2024년 경기 미술품 활성화 사업(아트경기)’의 일환으로 개최되는 이번 팝업갤러리는 올해 서울, 수원, 오산에서 진행된다. 수원 복합문화공간 111CM에서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오산 오색문화체육센터에서는 다음달 8일부터 16일까지 전시 ‘Y0UNG’을 개최한다. 또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는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The Collection Art Fair & Exhibition 아트경기 x arte k’(더 컬렉션) 전시를 선보인다. ‘더 컬렉션’은 아트경기 협력사 ‘아르떼케이’의 기획으로, 올해 아트경기 작가 18명의 작품 58점을 현대백화점 본관 지하 1층과 별관 더 로비 공간에서 선보인다. 100만원 이하의 작품부터 500만원대까지의 작품을 다양하게 구성해 취향에 맞는 작품을 소장할 수 있도록 미술시장의 문턱을 낮췄다. 이 외에도 미술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국내외 대가들의 원화와 판화도 함께 전시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상업화랑’과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Y0UNG’은 신진 작가와 젊은 컬렉터를 연결하고, 지역 미술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전시에는 아트경기 작가 15명과 초청작가 2명이 참여한다. 또 부대행사 ‘작가와의 대화-Zoom In’을 통해 작가의 작업 의도와 작업 제작 과정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도 마련될 예정이다. 특히 아트경기는 협력사 ‘칸KAN’과 함께 다음달 7일부터 10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Affordable Art Fair Singapore’에 참가해 아트경기 작가의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복합문화공간과 백화점을 넘나드는 전시를 통해 다양한 세대의 관람객을 만나 미술품으로 소통할 예정”이라며 “또 글로벌 아트페어에 아트경기 작가와 작품을 소개해 경기지역 작가의 해외 미술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의정부서 만나는 ‘THE CLIBURN : 반 클라이번 위너스 콘서트’

세계적인 국제 피아노 경연대회인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입상한 피아니스트들이 경기도를 찾는다.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제1회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우승자이자 미국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을 기리고자 1962년부터 개최된 피아노 콩쿠르로, 북미 최고의 권위를 지닌 콩쿠르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국내에서는 2022년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최연소 우승을 거머쥐며 인지도를 높였다. 오는 31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는 ‘THE CLIBURN : 반 클라이번 위너스 콘서트’ 공연이 펼쳐진다. 이번 공연에선 2022년 콩쿠르의 2위, 3위 입상자인 러시아의 ‘안나 게뉴시네’와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초니’가 출연한다. 두 피아니스트는 콩쿠르 당시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로서의 우정을 보여주며 의미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공연 1부에서는 트미트로 초니가 드뷔시의 ‘눈 위의 발자국’, 브람스의 ‘네 개의 소품(Op.119)’, 실베스트로프의 ‘네 개의 소품(Op.2)’, 슈만의 ‘피아노 소나타 2번 G단조(Op.22)’를 연주한다. 2부에서는 안나 게뉴시네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9번 C단조(D.958)’와 쇼팽의 ‘세 개의 왈츠(Op.34)’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음달 1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위너스 콘서트’가 열려 정상급 피아니스트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공연은 두 피아니스트의 치밀한 테크닉과 깊이 있는 해석이 어우러져 피아노 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 위너스 콘서트’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의 공연인 만큼 경기도민의 음악을 향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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