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준의 잇무비] '언더독', 댕댕이들의 위대한 모험

감독: 오성윤, 이춘백 출연: 도경수(뭉치), 박소담(밤이), 박철민(짱아), 이준혁(사냥꾼) 줄거리: 하루 아침에 운명이 바뀐 강아지 '뭉치'가 개성 강한 거리의 견공들과 함께 진정한 자유를 찾아 떠나는 위대한 모험을 그린 영화. '동물농장'에서 시작된 6년 시작은 SBS 'TV동물농장'이었다. 오성윤 감독은 거기서 철망 안에 갇힌 시츄와 버려진 동물들을 봤다. 그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언더독'을 기획했고, 탄탄한 스토리를 위해 시나리오 작업에만 2년이 걸렸다. 그리고 선녹음, 가믹싱을 비롯해 콘티, 비디오 작업 등 제작과정에 다시 4년을 쏟아부어 완성했다. 이러한 노력과 정성 덕분에 '언더독'은 한국적 미장센과 색채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뭉치와 친구들의 모습을 보다 생동감있게 구현해낼 수 있었다. 여기에 모두가 웃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더해져 한 편의 작품이 완성됐다. 오돌또기의 업그레이드 된 기술력 제작사 오돌또기는 이미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그런 그들이 이번 '언더독'을 통해 전작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기술력과 이야기를 선보인다. 이를 위해 2D의 따스한 맛을 유지하며 3D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했고, 특히 배경에 있어 가장 한국적인 풍광을 담아 리얼리티를 살리고자 했다. 아마도 그간 화려하고 자극적인 영상에 지친 이들이라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힐링을 선물받을지도 모른다. 아이와 어른 모두를 만족시킨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남녀노소를 아우르기 때문이다. '언더독' 역시 기획 과정부터 전 세대를 대상으로 계획돼 스토리는 물론, 캐릭터, 프로덕션 디자인, 음악 등 아이와 어른을 만족시킬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특히 강아지 캐릭터들의 사랑스러운 매력과 그들이 떠나는 모험은 남녀노소 모두를 아우르는 재미와 감동, 그리고 진정한 자유와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는 메시지까지 선사할 예정이다. 개봉: 1월 16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말모이', 그 시절 우리 말을 지킨 사람들

감독: 엄유나 출연: 유해진, 윤계상, 김홍파, 우현, 김태훈 등 줄거리: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말을 지켜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 '말모이'는 주시경 선생이 한일합병 초기인 1911년에 시작했으나, 선생의 죽음으로 미완성으로 남은 최초의 국어사전 원고를 일컫는 말이다. 사전을 뜻하는 순우리말이기도 하다. 영화의 배경은 1940년대,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이 극에 달했던 시대의 경성을 배경으로 한다. 전국 학교에서 우리말 사용과 교육이 금지되고, 일본어를 가르치고 배웠던 시대다. 영화 속 사람들은 왜 사전을 만드는 것이 나라를 지키는 일인지 자연스레 공감한다. 관객 역시 그들의 공감에 동조하며 우리가 몰랐던 독립운동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택시운전사'의 각본을 썼던 엄유나 감독은 '말모이'에서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야기로 대신한 엄 감독은 '말모이' 속 까막눈 판수와 사전 만들기에 모든 것을 건 정환을 주축으로 한 여러 인물들을 통해 역사가 결국 위인들이 아닌 보통 사람들에 의해 이뤄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말모이'를 위해 큰 용기를 냈던 수많은 사람들을 보다보면 감독이 던진 저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시 만난 윤계상X유해진, 기대해도 좋아 배우 윤계상과 유해진은 이미 영화 '소수의견'을 통해 한 차례 호흡을 맞췄다. 덕분에 이번 작품에서는 한층 더 입체적인 연기 호흡을 보여준다. 유해진은 전과자 출신의 까막눈을, 윤계상은 독립운동을 하는 조선어학회 대표로 분해 출신과 나이, 성격 등 모든 것이 극과 극이었지만 촬영 현장에선 친형제처럼 훈훈한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런 찰떡 호흡 덕분에 모든 것이 달랐던 영화 속 두 사람이 점차 '동지'가 되어가는 모습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개봉: 1월 9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언니', 현실적인 여성 액션의 탄생

감독: 임경택 출연: 이시영 박세완 이준혁 최진호 이형철 등 줄거리: 사라진 동생 은혜(박세완)의 흔적을 찾아갈수록 점점 폭발하는 전직 경호원 인애(이시영)의 복수를 그린 새로운 분노 액션. 분노한 주인공의 사이다 액션 소중한 사람을 찾아 나선 주인공들의 분노를 그린다는 스토리는 이미 영화 '아저씨'와 '테이큰'이 화끈하게 보여줬다. '언니' 역시 사리진 동생을 찾는 경호원 출신 언니의 분노가 폭발한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언뜻 기존의 분노 액션 영화들과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의외로 이 장르는 꽤 인기가 많다. 이유는 단순한 스토리 속에서 폭발하는 주인공의 분노가 시원한 액션으로 이어지기 때문. 결말 역시 통쾌하다. 여기에 '언니'는 여성 액션을 그린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와이어 액션과 CG도 없다. 스턴트 배우들 뻘쭘하게 만든 이시영 '언니'는 오롯이 이시영의 영화다.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이 있는 시나리오에 욕심이 생겼다"는 이유로 출연을 결정한 이시영은 촬영 현장에서도 액션에 대한 열정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현장에는 위험한 액션신을 대신할 스턴트 배우들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직접 거의 모든 액션신을 소화하는 이시영 때문에 나설 일이 없었다는 전언. 무엇보다 이시영은 '언니' 무술팀과 같이 살다시피하며 의견을 공유했고, 그 결과 멋진 액션이 아닌 실제적이고 인물의 감정을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을 구현해 현실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 원씬 원컷부터 롱테이크까지 영화에서 액션신은 장면 장면 짧게 끊어 촬영할수록 박진감을 더한다. 하지만 '언니' 제작진은 이러한 통상적인 액션 촬영 기법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통으로 찍는 원신 원컷 기법을 사용했다. 이같은 결정은 이시영을 비롯한 배우와 제작진 모두 만반의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덕분에 비좁은 차 안에서 롱테이크로 촬영한 액션신은 타격감 넘치는 액션과 거친 숨소리, 이마에 맺힌 땀방울까지 담아낼 수 있었고, 카체이싱 장면 역시 특별한 장치 없이도 박진감을 살릴 수 있었다. 개봉: 1월 1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PMC: 더 벙커', 전쟁도 비즈니스다

감독: 김병우 출연: 하정우, 이선균, 제니퍼 엘 등 줄거리: 글로벌 군사기업(PMC) 캡틴 에이헵(하정우)이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 받아 지하 30M 비밀벙커에 투입돼 작전의 키를 쥔 닥터 윤지의(이선균)와 함께 펼치는 리얼타임 생존 액션. 대한민국 최로의 PMC 소재 영화 PMC는 Private Military Company의 줄임말로 국적도 명예도 없이 전쟁도 비즈니스라 여기는 글로벌 군사기업을 일컫는다. 이미 외국에서는 다양한 작품에서 쓰인 소재이지만, 국내에서는 사실상 최초다. 이런 PMC의 특성상 영화는 특유의 박진감과 스릴감을 담보한다. 여기에 1년간 PMC에 관한 40여권의 책을 독파하고 종군 기자의 감수까지 걸친 감독과 제작진의 노력은 실감나는 전투씬을 탄생시켰다. 김병우 감독은 "군대와 자본주의가 결합됐을 때 생기는 상황들을 극화시키면 재미있는 영화가 나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PMC라는 소재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더 테러 라이브'를 기억한다면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통상 둘 중 하나다. 제작비가 적거나 그 작은 공간에서도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를 갖고 있거나. 김병우 감독의 전작 '더 테러 라이브'는 후자의 경우다. 2013년 7월 개봉한 이 영화는 관객 558만명을 동원하며 소위 '대박'을 쳤다. 덕분에 일약 스타덤에 오른 김병우 감독이기에 그의 차기작에도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했다. 이번에도 그는 '한정된 공간'을 선택했다. 지하 30M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액션을 좀 더 실감나게 만들기 위해 'PMC: 더 벙커'는 1인칭 시점 촬영을 활용, 관객들로 하여금 실제 전투에 참여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하정우X이선균? 이 정도면 믿고 본다 두 배우의 연기력이야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지만, 'PMC: 더 벙커'를 위해 두 배우가 들인 공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 하정우는 이번 작품에서 '역대급 영어 연기'에 도전했고, 이선균은 북한 사투리 연기부터 고난도 의료 용어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특히 하정우는 영단어 사전을 뒤져가며 대본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고, 한 달이 넘는 기간 미국에 체류하며 다시 대본을 통째로 외웠다. 이선균은 북한 출신 사투리 연기 지도 선생님과 동고동락했고, 서울 표준어가 섞인 사투리의 디테일을 살리고자 노력했다. 개봉: 12월 26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마약왕', 국가는 범죄자 세상은 왕이라 부른 남자

감독: 우민호 출연: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김대명 김소진 이희준 등 줄거리: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 년대, 근본 없는 밀수꾼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찬란했던 암흑기 1970년대 대한민국 1972년부터 1980년 봄까지 대한민국은 독재 정권의 혼란 속에 있었다. '열 번 실패해도 한 번 성공하면 팔자 고친다'는 한탕주의와 '일본에 마약을 수출해서 중독자를 양산하는 건 애국'이라는 반일감정이 상존해 있던 상황. 덕분에 일본에 마약을 수출하는 마약왕들이 도리어 애국자로 받아들여지는 시대였다. 영화 '마약왕'은 이러한 시대 배경을 바탕으로 백색 황금 시대를 누렸던 이들을 조명한다. 여기에 당시 횡행했던 밀수와 단속 형태, 마약 유통의 매커니즘, 마약 중독자들이 겪는 부작용 등 철저한 사전 조사로 탄생한 시대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청불 영화 흥행 이끄는 우민호 감독 '파괴된 사나이' '간첩'을 통해 인정 받은 우민호 감독의 짜임새 높은 스토리 직조 능력과 연출력은 2015년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권력자들의 이면을 리얼하게 그려낸 '내부자들'에서 빛을 발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마약왕'을 통해 다시 한 번 날카로운 통찰력을 드러낸다. 10년간 이어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제한된 영화의 러닝 타임안에 담아 관객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할 마법을 부린다. 함께 작업한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도 극찬을 아끼지 않은 그의 연출력이 '마약왕'에 녹아들어 다시 한 번 흥행이라는 복덩이를 안겨줄 수 있을까. 송강호, 이번엔 '마약왕'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송강호가 다시 한 번 강렬한 변신에 도전했다. 국가는 범죄자, 세상은 왕이라 부른 남자 이두삼. 유일무이 이두삼 캐릭터를 과연 송강호가 아니면 누가 소화할 수 있을까.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갖춘 송강호는 '마약왕'을 선택한 이유를 "마약 범죄에 국한하거나 미화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시대가 낳은 괴물 같은 인물을 통해 우리가 지나왔던 한 시대를 조명해볼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우로서도 도전이었다는 이두삼 역의 송강호가 '마약왕'에서 보여줄 연기는 관객들이 두 눈 뜨고 지켜봐야 할 주요 관전포인트다. 개봉: 12월 19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이 정도면 축제다

감독: 밥 퍼시케티, 피터 램지, 로드니 로스먼 출연: 샤메익 무어, 헤일리 스테인필드, 니콜라스 케이지, 제이크 존슨 리브 슈라이버, 마허샬라 알리 등 줄거리: 최초로 대형 스크린에서 만나는 마블 히어로 애니메이션으로, 마블 코믹스의 '얼티밋 코믹스 스파이더맨'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 6명의 스파이더맨이 한 자리에 스파이더맨은 지난해 데뷔 55주기를 맞은 마블 팬들의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캐릭터다. 거미에게 물린 뒤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된 스파이더맨 이야기는 누구든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가 됐다. 그런 스파이더맨이 이번에는 무려 6명이나 등장한다. 그것도 캐릭터가 모두 제각각인. 모든 평행세계의 스파이더맨들이 한 자리에 모두 모이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그래서 팬들에게는 하나의 축제나 다름없다. 이들이 팀을 결성해 세계 최강 빌런들과 맞선다는 내용은 벌써부터 차원이 다른 마블 히어로 애니메이션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든다. 스파이더맨들이 모였으니, 빌런들도 모여야지 슈퍼히어로 영화에 절대 빠져서는 안될 존재가 바로 빌런. 히어로에 대적하는 빌런의 등장은 영화의 밸런스를 맞춰줌과 동시에 좀 더 역동적인 이야기 전개와 액션을 선사한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에는 마블 평행세계의 가장 잔악한 범죄 대부 '킹핀'을 비롯해, 스파이더맨의 오랜 숙적, '그린 고블린', '킹핀'의 오른팔 '프라울러', 그리고 스파이더맨의 3대 아치 빌런으로 악명 높은 '닥터 옥토퍼스'도 등장한다. '마블의 아버지' 故 스탠 리, 올해 마지막 카메오 등장 '마블의 아버지'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마블 명예회장 故 스탠 리가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에 카메오로 등장해 뜻깊은 만남을 갖는다. 지난 11월 12일(현지시각) 별세한 고인은 그동안 약 40여차례에 걸쳐 마블 코믹스 원작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그리고 이미 2019년 마블 개봉 예정작들의 촬영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올해 마지막으로 그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 됐다. 과연 스탠 리의 모습이 이번 작품에서 어떻게 등장할 지 벌써부터 마블 팬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개봉: 12월 12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도어락',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리는 그놈

감독: 이권 출연: 공효진 김예원 김성오 조복래 등 줄거리: 열려 있는 도어락, 낯선 사람의 침입 흔적, 혼자 사는 경민(공효진)의 원룸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되는 현실 공포를 그린 스릴러. 일상을 교묘히 파고드는 현실 공포 한밤 중 혼자 사는 집의 현관문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는 '삐- 삐- 삐- 삑' 소리가 들린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 도어락에 낯선 사람의 지문이 묻어 있고, 문고리를 흔드는 불청객까지 등장한다면? 여기에 현관 앞 담배꽁초까지. 상상만으로도 소름돋지만, 그냥 영화 속 한 장면일 뿐이라고 웃어 넘기기에는 어딘가 찝찝하다. 나, 혹은 내 주변의 누군가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영화 '도어락'은 이처럼 일상을 교묘히 파고드는 현실 공포를 다룬다. 주인공 '경민'이 겪는 불안과 공포는 관객들을 스크린 안으로 강하게 끌어들인다. '1인 가구'가 새로운 주거 형태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경민과 같은 처지에 있는 관객이라면 이 공감성 공포심은 더욱 증대된다. 제대로 살려낸 리얼리티 현실감 넘치는 공포를 다루고 있기에 '도어락'의 '현실밀착'은 중요한 과제였다. 먼저 영화의 주 무대가 될 로케이션은 인적 없는 동네에서 오롯이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경민'의 고립된 상황을 한 눈에 보여줘야 했기에제작진은 유령도시와 같은 재개발 도시를 찾아다녔다. 이는 결국 경민의 낯선 자에게 쫓기는 시퀀스에 담겨 하이라이트로 재탄생했다. 또 촬영에 있어서 영화는 주로 풀샷을 활용해 마치 경민을 방관하는 듯한 서늘한 시선을 대변했다. 조명 역시 일상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빛들로 구성해 정말 '내 방'같은 느낌을 담아내려 노력했다. 그 결과 '도어락'은 특유의 현실 공포 스릴러로서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게 됐다. 믿고 보는 공효진 이번 작품에서 공효진은 주인공 경민 역을 맡아 실체를 알 수 없는 낯선 자에게 쫓기는 인물의 극적인 감정을 리얼하게 표현해낸다. 공효진은 "상상에서만 존재하던 공포가 눈앞에 나타났을 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이권 감독은 크랭크인 전부터 4일 밤샘회의에 참여하며 경민 그 자체가 되고자 했던 공효진을 "평범한 장면까지 새롭게 만드는 능력을 가졌다. 굉장히 디테일 하면서 창의적인 배우"라며 극찬했다. 개봉: 12월 5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국가부도의 날', 모두의 운명을 바꾼 그날

감독: 최국희 출연: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뱅상카셀 등 줄거리: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한국영화 최초의 IMF 소재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 호황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1997년. 하지만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은 곧 엄청난 경제 위기가 닥칠 것을 예견하고 이 사실을 보고한다. 정부는 뒤늦게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한 비공개 대책팀을 꾸리지만 과연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영화는 실제 외환위기 당시 비공개로 운영됐던 대책팀이 있었다는 한 줄의 기사에서 시작됐다. 아무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경제 재난, 그 직전의 긴박했던 순간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일주일에 담아 재구성했다. 한국영화 최초로 IMF 소재를 다뤄, 촌철살인의 대사, 1997년의 리얼한 시대상 등으로 전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김혜수 유아인에 뱅상 카셀까지 '국가부도의 날'은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등 이름만으로도 신뢰를 주는 대한민국 대표 실력파 배우들부터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이자 프랑스 국민 배우 뱅상 카셀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했다. 김혜수는 경제 전문가로 굳은 신념을 갖고 위기를 돌파하려는 인물로 극을 이끌고, 유아인은 위기에 베팅하는 금융맨으로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 허준호는 벼랑 끝에 몰린 가장의 절박함을, 조우진은 국가의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캐릭터를 각각 그리며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마지막으로 뱅상 카셀은 IMF 총재 역으로 출연하며, 한시현 역의 김혜수와는 대립각을 세운다. 한국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라인업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재미 중 하나다. 스크린으로 그대로 옮긴 1997년 영화는 1997년이라는 시대와 정서의 리얼리티를 생생하게 구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검사외전' '군도:민란의 시대' '공작' 등에 참여한 최찬민 촬영감독은 '한시현' '윤정학' '갑수' 세 인물의 상황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촬영톤을 달리했다. 또 배정윤 미술감독과 제작팀은 대책팀 사무실부터 종금사, 한국은행 통화정책팀 사무실, 협상장, 갑수의 아파트 그리고 청와대 집무실 등을 구현하기 위해 디테일을 더했다. 특히 문, 잡지, 영화 포스터, 로이터 단말기 등 작은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였다. 여기에 '1987' '강철비' '명량' 등에 참여한 김태성 음악감독은 1970년대 아날로그 신시사이저를 통해 모든 사운드를 만들었고, 채경화 의상감독은 당시의 정장 유행 스타일을 비롯해 강남 오렌지족의 패션과 소품까지 재현해냈다. 개봉: 11월 28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뷰티풀 데이즈', 엄마는 왜 아들을 떠났을까?

감독: 윤재호 출연: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이유준 서현우 등 줄거리: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자'와 14년 만에 그녀를 찾아 중국에서 온 '아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그녀의 숨겨진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강인한 '여자'가 전하는 가족의 의미 중국의 조선족 대학생 젠첸(장동윤)은 병든 아버지의 부탁으로 오래 전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엄마를 찾아 한국에 온다. 하지만 엄마는 술집을 운영하며 한국인 남자와 살고 있다. 엄마에 대한 원망이 컸던 젠첸은 더 큰 실망을 느끼고, 엄마마저 그런 아들을 무심하게 대한다. 하지만 중국으로 돌아간 젠첸은 오랫동안 숨겨놓은 엄마의 놀라운 과거를 알게 된다. 과연 젠첸은 엄마를 온전히 이해하고 오해를 풀 수 있을까. 영화는 비극적인 삶에도 굴하지 않았던 한 강인한 여자를 중심으로 가족의 의미와 관계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로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6년만에 '엄마'로 돌아온 이나영 우리에겐 원빈의 아내이자 TV에서 여유있게 커피 한 잔을 즐기는 모습이 왠지 더 익숙한 이나영이지만 이번엔 다르다. '뷰티풀 데이즈' 속 '담담하고 강인한 여성'으로 분한 이나영은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소화하고, 연변 사투리와 중국어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여기에 오랜 공백기만큼 깊어지고 성숙해진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한다. "굉장히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다"는 이나영의 발언은 그녀가 6년만의 복귀임에도 노개런티로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짐작케 한다. 장동윤 오광록 이유준 서현우를 주목하라 14년만에 엄마를 찾아온 중국인 아들 젠첸 역을 맡은 장동윤은 '뷰티풀 데이즈'가 데뷔작이다. 엄마를 향한 그리움과 미움, 실망이 뒤섞인 복잡한 심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낸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이 시선을 끈다. 여기에 관록 있는 연기파 배우 오광록이 아버지역으로 무게감을 선사하고, TV, 영화를 아우르며 다양한 작품을 통해 강렬한 신스틸러로 부상한 배우 이유준, 서현우가 만들어내는 완벽한 연기 조합은 '뷰티풀 데이즈'를 웰메이드 영화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개봉: 11월 21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출국', 가족을 찾기 위한 한 남자의 사투

감독: 노규엽 출연: 이범수 연우진 박혁권 박주미 이현정 김보민 등 줄거리: 1986년 분단의 도시 베를린, 서로 다른 목표를 좇는 이들 속 가족을 되찾기 위한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 실존했던 납북 공작원의 이야기 '출국'은 1986년 실존했던 납북 공작원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극중 영민(이범수)은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자신의 학문이 북한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북한 공작원의 말에 혹해 가족과 북으로 가는 잘못된 선택을 한다. 하지만 모두가 위험해지자 가족을 되찾고 모든 걸 되돌리려 필사의 사투를 벌인다.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 오영민 역을 맡은 배우 이범수는 '출국'의 탄탄한 서사에 매료돼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실제 캐릭터를 위해 독일어 공부까지 하는 섬세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1980년대 동유럽을 생생하게 그리다 영화는 보다 사실적으로 당시의 인물들을 담아내기 위해 80년대 중반 동유럽의 시대상을 재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폴란드의 브로츠와프 지방을 찾아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고, 덕분에 당시 베를린의 공기와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해낼 수 있었다. 여기에 주인공 영민이 처한 상황과 공간의 변화에 따라 미술 콘셉트에 차이점을 둬 몰입감을 더했다. 물론 이범수의 무게감 있는 연기 역시 크게 한 몫했다. 연출을 맡은 노규엽 감독은 "80년대 중반 동유럽의 모습을 담기 위해 한국과 해외를 넘나들며 로케이션을 진행했다. 긴 여정이었지만 배우와 스탭들의 완벽한 시너지로 소중한 그림이 완성되었다"며 만족했다. 대한민국 대표 호감 배우들의 만남 '출국'에는 뜨거운 부성애를 보여줄 이범수를 비롯해 연우진 박혁권 박주미 이현정 이종혁 등 대표 호감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연우진은 영민을 감시하는 안기부 요원 무혁 역을, 박혁권은 독일 내 납북 공작 책임자 김참사로 분한다. 또 박주미는 영민의 아내 신은숙으로 분해 폭발적 감정 연기를 펼치고, 딸 혜원 역의 이현정은 12살의 나이가 무색할만큼 깊은 연기력을 뽐낸다. 이종혁은 북한 통일전선부 35호실 최대 실세이자 모든 사건의 배후자인 최과장 역으로 특별출연한다. 이처럼 각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는 '출국'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개봉: 11월 14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동네사람들', 마동석이 실종 여고생을 찾아 나섰다

감독: 임진순출연: 마동석 김새론 이상엽 진선규 장광 등줄거리: 여고생이 실종됐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의문의 마을에 새로 부임한 체육교사 기철(마동석)이 사건의 실마리를 쫓게 되는 스릴러.호기심 자극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여고생이 사라졌지만 너무나 평온한 시골의 한적한 마을. 외지 출신 체육교사 기철만이 심상치 않은 동네 분위기를 감지한다. 실종된 여고생의 유일한 친구 유진만이 납치된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을 뿐 누구도 관심이 없다. 결국 기철은 누군가에 의해 실종 여고생의 흔적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를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또 한 편의 마동석 시리즈형사, 팔씨름 선수, 유도 관장, 그리고 집을 지키는 성주신까지. 마동석은 출연한 영화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관객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무엇보다 강렬한 비주얼, 두꺼운 팔뚝, 그리고 짧은 스포츠 머리가 마치 '이 사람은 건들지 마시오'라는 경고판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 그가 이번엔 실종 여고생 추적에 나선다. 당연히 액션은 필수. 임진순 감독은 "오랜 친분이 있었기에 시나리오 과정에서 캐릭터 구축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실제 마동석을 성공적으로 스크린에 옮겨냈음을 시사했다.이런 조합 처음이야'동네사람들'에는 내로라하는 인기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마동석을 필두로 김새론 이상엽 진선규 장광이 바로 그 주인공. 특히 '아저씨'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킨 김새론이 주연으로 나섰고,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이상엽, '범죄도시' 이후 충무로 캐스팅 0순위로 떠오른 진선규, '도가니' 이후 믿고 보는 씬스틸러로 자리매김한 장광까지 최강 라인업을 완성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개봉: 11월 7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완벽한 타인', 판도라의 상자가 된 휴대폰

감독: 이재규출연: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등줄거리: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동안 휴대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지만...'휴대폰 잠금해제 게임'은 이런 순서로 진행된다. 먼저 가까운 친구들과 테이블에 둘러 앉아 저녁식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모두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저녁을 먹는 동안 오는 문자, 전화, 카톡 등 모든 것을 공개한다. 솔직히 들어본 적도, 당연히 해 본 적도 없는 게임이다. 만약 진짜 이런 게임을 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구나 감추고 싶고, 말하기 싫은 비밀 한 두개쯤은 있기 마련. 그렇기에 '완벽한 타인' 속 배우들의 행동은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아마도 극장을 나서는 순간, 휴대폰 속 은밀한(?) 메시지부터 지워야하지 않을까.스크린에서 보지 못했던 생소한 조합'완벽한 타인'의 메인 무대는 바로 저녁식사 자리. 여기에는 40년지기 고향 친구들과 그 친구들의 배우자로 구성된 7명의 인물들이 함께 한다. 말 못할 비밀을 가진 이 7명의 친구들을 완성하기 위해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가 뭉쳤다. 영화로 처음 만나는 조합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는 후문. 여기에 수화기 너머 목소리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특급 출연까지 더해져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영화 속 또 하나의 캐릭터 '휴대폰''완벽한 타인'의 연출을 맡은 이재규 감독은 "휴대폰이란 건 생활에 밀착되어 있다. 하지만 비밀을 갖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두가지 사실이 만나서 벌어지는 이야기라 끌리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재규 감독이 말하는 비밀은 휴대폰에 담겨 있다. 가족도 친구도 모르는 진짜 비밀이. 그래서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요 캐릭터는 바로 휴대폰이다. 때문에 7명의 캐릭터에 따라 다른 휴대폰이 배치됐다. 기종을 구분하고 구버전과 신버전을 고른 뒤 휴대폰의 케이스 상태, 바탕화면, 벨소리 등 수많은 디테일을 살리고자 노력했다.개봉: 10월 31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늦여름', 제주도와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로맨스

감독: 조성규출연: 임원희 전석호 신소율 정연주 허동원 권하서줄거리: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정봉가 성혜 부부 앞에 뜻밖의 손님들이 찾아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어느 여름 날의 로맨스 소동극.여행, 제주,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시크릿여행이란 단어는 모두를 설레게 한다. 제주는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떠올렸을 법한 목적지다. 그림같은 풍광과 대한민국과는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국적인 정취까지. 무엇보다 여행이 설레는 건, 낯선 땅에서 한번쯤 마주칠 것 같은 운명적인 상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영화 '늦여름'은 여기에 기묘한 '시크릿'을 담아내 설렘을 배가시킨다. 연출을 맡은 조성규 감독은 "2년 전 제주도에 혼자 여행 갔을 때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에서 그곳을 운영하며 살고 있는 부부의 사연이 궁금했었다. 거기서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그림같은 제주도의 풍광이 스크린 속으로'늦여름'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제주도라는 멋진 배경이다. 영화에는 군산 오름, 사계리 해변, 유민미술관, 방주교회, 모슬포 등 관객들의 눈을 시원하게 해줄 경치들이 가득 담겨 있다. 어쩌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마치 제주 여행을 하는 기분마저도 느낄 수 있을지 모른다. 배우 임원희는 "제주도에 있는 동안 너무나 행복했다. 하루하루가 가는 게 아쉬울 정도로 즐거웠다. 숙소 뒤에 작은 오름이 있었는데, 카터기를 구입해 산에 없는 길을 내기도 했다"며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임원희 전석호 신소율 정연주의 신선한 커플 조합'늦여름'에서는 임원희가 본격 멜로 연기에 도전한다. TV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지던 '짠희'는 잠시 잊어도 좋지 않을까. 여기에 '미생' '라이프온마스' 등에서 남성적이고 선굵은 연기를 펼친 전석호와 남편과 함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신소율, 그리고 청순하고 아련한 첫사랑의 이미지로 비밀을 숨긴듯한 정연주의 연기 앙상블이 주목할만 하다. 언뜻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예상치 못한 커플들의 신선한 조합도 놓칠 수 없는 깨알 재미다.개봉: 10월 25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배반의 장미', 삶과 죽음 경계에서 펼쳐지는 코미디

감독: 박진영출연: 김인권 정상훈 손담비 김성철 박철민줄거리: 슬픈 인생사를 뒤로 하고 떠날 결심을 했지만 아직 하고픈 것도, 미련도 많은 세 남자와 매력적인 한 여자의 아주 특별한 하루를 그린 작품.코미디에 녹아든 각종 사회 이슈 그리고 공감영화는 한날 한시에 세상을 떠나기 위해 만들어진 비밀 클럽의 '긴급 정모 공지' 하나에 하나 둘 모여드는 멤버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입시 문제와 직장, 가정 문제 등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고민과 소망들은 폭소를 자아내면서도 묘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삶에 지쳐 클럽을 만든 장본인 '최후의 불꽃'(김인권), 한때 잘나갔지만 이제 한물 간 시나리오 작가 '인생은 미완성'(정상훈), 대학 입시만 4년째 준비 중인 '행복은 성적순'(김성철)에 미스터리한 매력의 마지막 멤버, '배반의 장미'(손담비)까지. 이들의 사연은 20대부터 40대까지 각 세대를 아우른다.반갑다 '배반의 장미''배반의 장미'가 반가운 이유는 장르가 그 어떤 수식어도 붙지 않는 '코미디'이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영화의 발전은 대부분 코미디 영화가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최근 이런 작품을 극장에서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속된 말로 '돈이 안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개봉했던 코미디 영화들 중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둔 작품은 매우 드물다. 그래서 '배반의 장미'의 흥행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박진영 감독은 "'배반의 장미'는 웃기는 영화다. 한날한시에 떠나려고 하는 찰나에 어떤 여자가 등장하게 돼서 이걸 떠나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는, 어떻게 전개가 될지는 상상에 맡기셔도 좋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이 정도면 최강 코믹 캐스팅이번 작품에는 수많은 작품에서 코믹 연기를 펼쳐온 김인권을 비롯해 'SNL코리아'에서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유행어로 더 유명한 정상훈, 그리고 '슬기로운 깜빵생활'에서 설명충 '법자' 역할로 깊은 인상을 남긴 김성철이 새로운 케미를 자랑한다. 여기에 스크린 첫 주연을 맡은 남다른 각오의 손담비와 믿고 보는 배우 박철민까지 말 그대로 '최강 코믹 캐스팅'을 완성했다. 참고로, 박진영 감독과 김인권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 여기에 나머지 배우들 모두 시나리오의 힘에 이끌려 출연을 결심했다니 기대해볼만 하지 않을까.개봉: 10월 18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암수살인', 색다른 수사극을 찾고 있다면

감독: 김태균출연: 김윤석 주지훈 문정희 진선규줄거리: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실화극.스크린 안으로 들어온 '그것이 알고싶다''암수살인'은 김태균 감독이 2012년 우연히 본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출발했다. 자신이 저지른 살인을 밝혀보라며 도발하는 살인범과 피해자를 추격하는 형사의 모습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왔다는 김 감독.게다가 사건 내용도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떠올리게 했다. 감독의 눈에 '그것이 알고싶다' 속 사건은 더 이상 사건으로만 비치지 않았고, 그렇게 끈질긴 취재와 조사 끝에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수사극의 통념을 깨다흔히 범죄 장르 혹은 수사 장르의 영화는 형사가 범인을 추격하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린다.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숨막힐 듯한 긴장감이 바로 수사극의 묘미다. 하지만 '암수살인'은 다르다. 주인공인 김형민(김윤석) 형사는 범인이 아닌 피해자를 찾아 헤멘다.여기에는 과한 감정의 동요나 신파가 끼어들 틈도 없다. 살인범과 주고받는 '밀당' 속에서 집요하게 피해자를 추적하는 형사의 모습은 몰입감과 함께 깊은 공감을 선사한다.'김윤석 vs 주지훈' 용호상박 연기대결연기력을 언급하기도 미안한 김윤석과 주지훈의 만남은 '암수살인'이라는 색다른 수사극을 탄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형사 캐릭터를 만들어 낸 김윤석과 삭발까지 감행하며 살인범 강태오에 녹아든 주지훈의 연기를 두고 김태균 감독은 "용호상박"이라 칭하며 "밀리지 않고 우뚝 서서 으르렁 거리고 있는 그 앙상블은 정말 예술이었다"고 극찬했다.개봉: 10월 3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명당' vs '안시성' vs '협상', 추석 연휴 대격돌

오늘(19일) 무려 3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했다. '명당' '안시성' '협상'이 바로 그 주인공. 추석 연휴를 코 앞에 두고 대격돌을 위한 본격 스타트라인에 선 이 3편의 영화 중 과연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아직 뭘 볼지 몰라 고민중인 관객들을 위해 여기 3편의 영화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명당', 이번엔 땅이다…웰메이드 명품 사극영화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 '관상' '궁합'에 이어 역학 3부작 마지막 시리즈다. 명당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조승우 지성 백윤식 김성균 문채원 유재명 이원근 등 탄탄한 연기자들의 시너지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안시성', 잊혀진 승리의 역사가 선사하는 감동'안시성'은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초대형 액션블록버스터다. 실제 역사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각종 전투신, 그리고 배우들의 사활을 건 액션 연기까지 기대를 모으는 요소가 가득하다. 여기에 12세 이상 관람가로 전세대가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안시성'의 강점 중 하나다.◆ '협상', 역시 추석엔 범죄 오락 영화'협상'은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고, 제한시간 내 인질범 '민태구'를 멈추기 위해 위기 협상가 '하채윤'이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하는 범죄 오락 영화. 한국영화 사상 '협상'이라는 소재를 최초로 사용했고, 이 소재가 주는 특유의 긴장감과 서스펜스가 기대감을 높인다. 여기에 협상가로 완벽 변신한 손예진과 인질범으로 생애 최초 악역에 도전한 현빈의 완벽한 조합은 이미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물괴', 한국형 크리쳐 액션 사극의 탄생

감독: 허종호출연: 김명민, 김인권, 이혜리, 박성웅, 박희순 등줄거리: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공포에 휩싸인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관전 포인트1.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괴생명체 '물괴'영화 '물괴'는 조선왕조실록의 한 기록에서 출발했다. 중종실록 59권에는 중종 22년 6월 17일, 삽살개나 망아지 같은 동물이 달려와 이를 목격한 이들이 고함을 질렀고, 심지어 비린내까지 풍기고 있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를 토대로 영화는 '물괴'를 상상력으로 재창조했고, 전설의 동물인 해태의 형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영화 속 '물괴'를 탄생시켰다.2. 크리쳐 액션 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물괴' 이전에는 '괴물'이라는 한국형 크리쳐 무비가 있었다. 크리쳐 무비란, 상상으로 빚어낸 존재를 다룬 영화를 말하는데, '물괴'는 여기에 사극이라는 장르를 더했다. 덕분에 영화에는 다양한 액션들이 등장한다. 특히 '물괴'를 잡기 위해 필사의 사투를 벌이는 수색대의 모습은 이 영화의 주요 관전포인트. 긴장감까지 더한 '물괴'는 관객들로 하여금 좀처럼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3. 혜리의 도전'물괴'에 출연하는 배우들 각자가 대단하지만, 그 중에서도 혜리를 눈여겨 봐야 할 이유가 있다. 혜리는 '물괴'를 통해 첫 스크린, 첫 사극, 첫 액션 도전에 나섰다. 영화에서 스스로 터득한 의술과 궁술로 아비를 따라 '물괴' 수색대에 합류한 명 역을 맡은 혜리는 아버지 윤겸 역의 김명민과 남다른 부녀 케미를 자랑했다. 특히 "액션은 제가 조금 잘했다"는 혜리의 자신감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개봉: 9월 12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상류사회', 파격적인 화제작의 탄생

감독: 변혁출연: 박해일 수애 윤제문 라미란 이진욱 등줄거리: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관전 포인트1. 대한민국 상류층의 민낯이 드러난다'상류사회'에서 '가진 자'로 대표되는 두 인물, 돈과 예술을 탐닉하는 재벌 한용석(윤제문)과 우아하고 교만한 미술관 관장 이화란(라미란)은 자신의 필요와 이익을 위해서라면 상상 이상의 '갑질'을 서슴지 않는 상류층의 모순을 보여줄 예정. 특히 박해일이 "흔히 볼 수 없는 계층들의 민낯을 신랄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전한 것처럼 미래그룹과 미술관을 둘러싼 '가진 자'들의 이중성이 드러나는 대목들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2.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의 특급 시너지박해일은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 받는 정치 신인 '장태준'을 맡아 인간적인 면과 야심가적 기질을 동시에 지닌 변화무쌍한 모습을 선보이고, 수애는 능력과 야망으로 가득 찬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을 맡아 이제껏 보여준 적 없는 욕망 가득한 눈빛으로 존재감을 발산한다. 여기에 돈과 예술을 탐닉하는 재벌 '한용석' 역의 윤제문과 우아하고 교만한 미술관 관장 '이화란' 역의 라미란은 이미 상류사회에 속한 인물들의 안하무인적 태도를 보여주며 상류층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또한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신지호' 역의 이진욱, 비열한 사업가 '백광현' 역의 김강우까지 얽히고설키며 극에 긴장을 더한다.3. 촌철살인 명대사 퍼레이드"캐릭터의 욕망과 특성을 드러내고, 세태 풍자적인 대사들을 사용하려고 했다. 영화 속 날 선 대사들을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전한 변혁 감독의 말처럼 '상류사회'는 촌철살인의 명대사로도 이목을 모으고 있다. 특히 "재벌들만 겁 없이 사는 거야" "있는 놈이 밥값 내는 거 봤어?" "자기가 백날 땀 흘려봐야, 한용석 피 한 방울 못 이겨" "가진 돈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어" "왜 재벌 해체하라고 욕하는 거니? 속으론 부러워하면서" 등의 대사들은 때로는 공감을, 때로는 분노를 자아낸다.개봉: 8월 29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너의 결혼식', 공감 가득한 첫사랑 연대기

감독: 이석근출연: 박보영 김영광 등줄거리: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박보영)와 승희만이 운명인 우연(김영광), 사랑의 타이밍이 가장 어려운 현실남녀의 공감 100% 리얼 첫사랑을 그린 작품.관전 포인트1. 14년간 이어지는 첫사랑'너의 결혼식'은 첫사랑을 연대기로 그리고 있다.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까지. 특히 남자들이라면 나이를 먹고, 환경이 바뀌어도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은 남아있기 마련. '너의 결혼식'은 멜로와 함께 주인공 승희와 우연이 사회에 던져져 겪는 고충, 성장기를 함께 다룬다. 바로 이 지점이 기존 첫사랑 소재 영화들과의 차별점이라고 감독은 강조한다.2. 판타지 벗고 현실로 돌아온 박보영박보영은 유독 판타지물에서 특유의 매력을 발산했다. 말을 못하는 늑대와 교감을 나누거나, 귀신에 빙의해 내가 아닌 사람과 로맨스를 해야하거나, 힘이 너무 세서 툭 치면 날아가는 그런 상대와 호흡을 맞춰야했다. 하지만 '너의 결혼식'에서의 박보영은 꽤나 현실적이다. 그저 현실에서처럼 투닥거리듯 주고 받았을 뿐이다. 그 현실성이 묘한 설렘과 행복을 불러온다.3. 공감 폭풍이 몰아친다혹시 비밀번호를 여전히 첫사랑 뒷 번호로 쓰고 있다면, '너의 결혼식'을 보며 혼자 공감의 박수를 치게 될 지도 모른다. 여기에 고등학교, 대학교, 취준생을 거쳐 사회 초년생에 이르기까지 승희와 우연이 겪는 현실적 이야기는 지금의 2030 관객들과 자연스레 교감을 나눈다.더불어두 사람의성장 스토리는 청춘이 아득한 과거가 되어 버린 중장년층에게 기분 좋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개봉: 8월 22일 장영준 기자

[장영준의 잇무비] '목격자', 심장 쫄깃한 긴장감을 즐겨라

감독: 조규장출연: 이성민 김상호 진경 곽시양 등줄거리: 모두가 잠든 새벽, 비명 소리를 듣고 베란다에 나간 상훈이 살인 사건을 목격한다. 신고를 하려던 순간,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자신의 아파트 층수를 세는 범인 태호와 눈이 마주치는데...관전 포인트1. 일상에 스며든 공포'목격자'는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주거공간인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다. 만약 그런 익숙한 공간에서 당신이 살인 사건을 목격했다면?생각만해도 섬뜩한 이 질문을 영화는 시작부터 던지고 답을 기다린다.우리는 통상 일상의 평온함이 깨지는 상황을 가장 무서운 공포로 받아들인다. 더구나 그 원인이 '살인사건'이라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목격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목격자에서 피해자로 변하는 주인공 상훈(이상민)에게 관객들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하게 만들어 공포를 극대화한다.2. 스릴러 장르에 충실한주인공 상훈이 살해 현장을 목격한 후 드러내는 고도의 불안과 긴장은 그를 점점 치명적인 상황으로 몰아간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연루되면서 생명마저 위협받는 상훈의 모습은 기존 스릴러 장르의 문법에 충실하다. 결말을 향해 가면서 위협은 증가하고 관객들은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된다. 조규장 감독 역시 "'목격자'는 무더운 여름 극장에서 즐기기 괜찮은 영화"라고 소개하고 있다.3. 이성민 김상호 진경 곽시양의 의기투합우연히 주차장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목격하고 그 살인자와 눈을 마주치게 되는 목격자 상훈 역의 이성민, 목격자를 찾는 형사 재엽 역에 김상호, 살인 사건을 목격한 남편 때문에 덩달아 위험에 빠지는 목격자의 아내 수진 역에 진경, 그리고 살인을 목격한 상훈을 무섭게 쫓는 태호 역에 곽시양까지. 믿고 보는 배우들의 의기투합은 관객들을 스크린 안으로 빨아들이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8할인 스릴러 장르에서 이들의 존재감은 빛을 발한다.개봉: 8월 15일 장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