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4일 9일 앞으로 다가온 수능을 안전하게 치러내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면서 신속한 방역 성과로 거리두기 2단계 적용 기간을 최대한 단축함으로써,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금으로서 최선의 길은 가장 이른 시일 안에 코로나 확산세를 꺾는 것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봄과 여름에 이어 코로나와 또 한 번의 힘겨운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며, 경제심리가 살아나고 소비가 느는 등 경기회복의 청신호가 켜지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일상의 불편함이 커지고, 민생 경제가 어려움을 겪게 되어 매우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더 큰 피해, 더 큰 어려움을 막기 위해서는 다른 길이 없다. 방역과 경제의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며 양쪽 모두에서 선방하고 있지만, 지금은 방역에 더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면서 지금 감염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면, 부담과 피해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코로나 감염은, 일상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활동력이 왕성한 젊은 층의 비중이 높은 특징이 있다면서 정부의 더 큰 노력과 함께, 국민들의 경각심과 협조 없이는 코로나 확산을 저지하기 어렵다. 철저한 거리두기와 방역수칙 준수만이 조용한 전파와 확산의 고리를 차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연말연시 모임들을 취소하거나 자제하고 방역에 솔선수범하며 동참하고 있다면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시는 것에 깊이 감사드리며, 정부는 국민을 믿고 방역 태세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민생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도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하루속히 코로나 상황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한 번 더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강해인기자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용인갑)은 24일 군용비행장 및 군사격장의 운용으로 발생하는 소음 피해 보상 대상에 학교를 포함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군소음 보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현행 군소음 보상법이 오는 27일 시행을 앞둔 가운데 소음대책지역 내 다수의 학교가 군용항공기로부터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받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지원근거가 없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해 5월 경기도교육청에서 실시한 경기도 군항공기 소음피해학교 실태조사결과, 105개의 학교가 군 항공기 소음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군 공항이 위치한 수원이 57개교로 가장 많고 이어 화성오산 18개교, 성남 13개교, 평택 10개교 등의 순이었다. 또 초등학교가 32곳으로 가장 많았고, 유치원이 29곳, 중학교 22곳, 고등학교 20곳 순이었다. 이에 개정안은 국방부 장관이 정하는 소음대책지역 소음방지 및 소음피해 보상에 관한 기본계획에 학교를 포함하도록 했다. 또한 국방부장관은 기본계획에 따라 소음영향도 등을 고려해 소음대책지역 내 학교에 냉방 시설의 전기료 등을 지원하도록 해 쾌적한 교육환경을 보장하도록 규정했다. 정 의원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주변 학교의 많은 학생들이 군사격장과 군용비행장 소음으로 인해 학습권 침해는 물론 이명이나 어지럼증 등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며 개정안은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수권을 보장하고 국가의 행정재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민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제안하고 의원들이 호응하며 국회에 제출된 법안들(본보 9월15일자 4면)이 예상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법안의 내용에 대해 관련 부처 혹은 관련 단체에서 반대 혹은 부정적인 의견을 표하고, 심지어 헌법재판소의 판례에서 부적절 의견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장기 계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4일 현재 이재명 지사가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 혹은 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 제안한 정책법안들은 대부분 각 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됐거나 심사가 진행중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안산 단원을)안규백 의원이 지난 7월 대표발의한 수술실 CCTV 설치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 17일 전체회의에서 소위에 회부돼 19일에 이어 오는 26일 소위 회의에 다시 상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관계 부처 및 관련 단체 의견이 상반돼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건복지위 수석전문위원의 검토보고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신중검토,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는 반대, 대한한의사협회한국환자단체연합은 각각 찬성 의견이다. 수석전문위원은 과잉금지와 최소 침해성의 측면에서, 환자안전과 의료체계의 신뢰성 확보라는 입법 목적을 위한 기본권의 합리적 제한 범위를 도출해내는 사회적 논의와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근로감독 권한을 광역자치단체에 위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제출한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환경노동위 소위에 회부됐으나 고용노동부가 부정적이다. 환노위 전문위원은 검토보고에서 고용노동부는 지역 간 근로보호의 격차, ILO(국제노동기구) 협약 위반, 지방자치법과의 충돌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근로감독 업무는 근로감독관이 고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준에 따라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자체별 예산전문성인력 등 집행 여건이 달라 이에 따라 근로자 권익 보호에 격차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을 골자로 민주당 신정훈윤재갑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역시 행정안전위 소위에 회부됐으나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에서 부동산은 백지신탁의 대상으로 부적절하다는 2012년 헌법재판소 판례 내용을 소개했다. 수석전문위원은 기본권 침해의 정도, 최소 침해의 원칙 등의 우려 및 부동산 백지신탁제도 운영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함께 개정안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이해충돌의 방지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라는 공익의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문진석김남국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정 최고이자율을 연 24%에서 10%로 제한하는 내용의 이자제한법 개정안도 법제사법위 소위에 회부돼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 정부가 지난 16일 당정협의에서 시행령을 개정해 내년 하반기부터 24%에서 20%로 인하하기로 함에 따라 법안 개정은 당분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김재민기자
박재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인터뷰. 사진=윤원규기자 내년도 예산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도민의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는 미래 동력사업에 우선 배분되도록 심의를 진행하겠습니다 경기도의회 박재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ㆍ양주2)은 24일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형태를 바꾸는 중요한 변수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문제 등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예결위원들과 많은 토론을 거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박재만 위원장은 예결위원장으로서 예결위원들의 모든 의견을 청취하고,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며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예결위 운영 방침을 전했다. 박 위원장은 오는 30일부터 12월11일까지 진행되는 내년도 도ㆍ도교육청 예산안에 대한 예결위 심의와 관련, 경기도의 2021년도 예산안은 28조7천925억원으로 전년도 당초예산 대비 1조7천542억원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라며 하지만 증가의 대부분은 국고보조사업 등 법정의무적 지출이 차지해 도 자체사업 투자재원은 전년 당초예산 대비 218억원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도 재정자립도 하락에서도 확인돼 향후 재정분권 방안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강하게 요구될 것이라며 예결위에서는 지방재정의 건전성과 도민에게 가치있게 쓰일 수 있는 재원배분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소상공인ㆍ중소기업 종사자의 어려움이 가장 크고 도움이 절실하다며 영세 소상공인ㆍ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중소기업 마케팅ㆍ판로지원 창업ㆍ재취업 지원사업 등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교육 분야와 관련해 주요한 교육 분야 예산으로는 보편적 교육복지 실현을 위한 고등학교 전 학년 무상교육비와 학교체육관 증축 사업 등이 있다며 특히 학교체육관증축사업은 2021년 83개교에 대한 사업이 완료되면 도내 거의 모든 학교에 체육관 설치가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 위원장은 예결위는 집행부에서 편성한 예산을 심의하고 편성된 예산이 적합하게 집행됐는지 1천370만 도민을 대신해 살펴보고 있다면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여러 위원과 화합ㆍ소통하며 위원회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경기도의 국제 교류 및 해외 투자 유치 등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출장이 전면 취소되면서 인적ㆍ물적 교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코로나19로 국제외교 관련 해외 출장이 0건, 해외 투자 유치도 전년 대비 18% 수준이라고 24일 밝혔다. 경기도는 국제 교류 명목으로 2018년 일본 도쿄, 스페인 카탈루냐, 중국 톈진 등 5건, 지난해 인도 뭄바이, 베트남 호치민, 중국 지린성 등 6건의 해외 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이를 통해 2018년에는 베트남 호치민시와 우호경제협력, 지난해 지린성과 자매결연을 각각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일본 가나가와현과의 자매결연 30주년 행사를 개최하지 못하고 내년으로 연기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와의 20주년 행사도 무산됐다. 코로나19를 고려해 허베이성(9월), 지린성(10월)과는 화상회의를 진행했지만 실무진 차원에서의 논의만 오갔을 뿐이다. 아울러 캐나다에서 문화예술단이 방문해 공연할 예정이었는데 이뤄지지 않았으며, 올해 상반기 준공 예정이었던 미국 유타주 한국정원도 연기됐다. 스페인 카탈루냐주와의 이달 MOU 체결도 미뤄졌다. 도의 해외 투자 유치 역시 지난해 5억8천200만달러에서 올해(10월 기준) 1억800만달러로 급감했다. 특히 내년과 내후년에는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그나마 올해에는 기존 교류를 통해 해외 잠재 투자자들을 확인, 온라인 화상회의로 일정 수준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으나 교류 단절의 장기화로 이마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도는 국내에 지사를 둔 외국기업. 외국인 투자기업 및 법인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등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 정책 및 관광 등을 홍보하고자 해외교류지역에 e-뉴스레터를 보내고 중국 허베이성이 주최하는 온라인 국제우호도시전에도 참가하고 있다. 가나가와현 관계자는 경기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당초 올해 경기도와 가나가와현이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방문하는 등 30주년 기념사업이 예정됐었으나 코로나19로 중지됐다며 그 대신 지난달 가나가와현 내 코리아 정원에 장승을 재보수했으며, 지난 4일에는 경기도청 외교통상과, 관광과 등 실무진과 화상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는 전년 대비 성과가 낮았으나 코로나19에 적응하며 하반기부터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며 어려운 현실에서도 돌파구를 찾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건기자
코로나19 확진자인 해양경찰관이 방문한 인천 연수구의 한 유흥업소에서 24일 오후 추가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장용준기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이달 15일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호주, 뉴질랜드 15개국이 서명함으로써 국제통상 분야에 다자간 FTA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RCEP가 이전 FTA와 다른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두 나라 간의 FTA가 아니라 여러 나라가 함께 체결하는 FTA라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참여국가수와 경제규모가 양자 FTA에 비교할 수 없이 크다는 의미에서 메가(mega) FTA라 불린다. 둘째는 메가 FTA는 글로벌공급망 구축과 연관되어 있다. 글로벌 체인에 속해 있는 국가들이 그동안 양자 간 FTA 적용을 받아온 엄격한 원산지규정을 완화시켜 중간재 도입을 쉽게 하고 공정과정에서도 관세인하 혜택을 보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금번 체결된 RCEP는 GDP규모면에서 전 세계의 30%를 차지하는 지구상 최대 경제블록이다. 2019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49.6%(2천890억 달러)가 이 14개 회원국에 집중될 만큼 중요한 지역이다. 정식 발효는 국가별 비준을 거쳐 내년 중반쯤 될 것으로 보이는데, 정작 이용할 수출중소기업들이 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금년 초 중소 제조 기업이 밀집해 있는 경기, 부산경남, 강원지역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소기업인들 90%가 메가 FTA로써의 RCEP를 모르고 있고, 심지어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우리나라가 참여하고 있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의 FTA 활용이 낮은 것은 기존의 양자 FTA에서 나라마다 다른 복잡한 원산지규정 적용과 사후검증의 어려움 때문이었고, 일부 기업은 수출액이 작아 활용하더라도 관세인하 효과에 비해 투입되는 행정비용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RCEP라는 게임체인저의 등장에 따라 이런 상황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역내 표준원산지가 적용되어 활용이 쉬워지고, 지식재산권의 보호와 서비스산업 개방으로 해당 분야 수출이 늘고, 역내 수출거점 확보가 쉬워져 생산, 가격, 납기에서 수출경쟁력이 크게 증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보호주의와 자국우선주의에 밀려 약화되었던 자유무역 국제통상질서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우리 중소수출기업으로써는 반가운 일이다. 다자주의에 대한 수출기업의 관심이 수출을 늘리는 길이다. 이계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글로벌 통상본부장
24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지난 8월에 이어 코로나 통금이 또다시 부활했다. 연말 특수를 노리던 식당 등 자영업자들은 기약 없는 시름에 빠지게 됐고 거리를 물들이던 환한 가게 조명들은 생기를 잃게 됐다. 하지만 이같이 어려운 시기에 주변 이웃을 돌보고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어 지역사회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더욱 혹독하게 느껴지는 이번 겨울 이들의 훈훈한 선행을 조명해본다. ■ 나눔이 또 다른 나눔을 낳다 제가 만든 김치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 19일 수원시 율천동 행정복지센터에 각별한 의미가 더해진 김장김치가 전달됐다. 어려운 이웃 주민들에게 나눠줄 김치 50박스(10㎏)를 직접 만들어 보낸 사람은 율전동에서 홍셰프 성대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홍영남씨였다. 김장철을 맞아 배추를 보내준다는 동생의 연락에 홍씨의 머리에 번뜩 떠오른 것은 김장김치 기부였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건설현장에서 큰 함바식당을 운영하며 경제적 여유를 누리던 그는 여러 부침을 겪으면서 숟가락 하나도 남지 않는 극단적 상황에 처했다. 막막하기만 했던 2017년, 율전동 행정복지센터는 절망 속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김치와 라면, 쌀, 이부자리, 전기장판 등 당장의 생필품은 물론 생계비 긴급지원과 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공공기관의 도움으로 다시 세상에 나설 준비를 한 홍씨는 결국 반찬가게를 꾸릴 수 있게 됐고, 올해 처음으로 김치를 담가 나누는 일도 시작할 수 있었다. 홍씨는 가장 힘들 때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나눔을 받았던 이웃의 김장김치가 큰 힘이 됐다며 작은 것이라도 나누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 흥진캐노피의 지역주민과 따뜻한 겨울나기 영업활동의 기반이 되는 지역의 주민들을 위해 환원하는 중소기업도 있다.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 위치한 (주)흥진캐노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흥진캐노피는 지난 16일 권선구 평동 행정복지센터에 쌀 500㎏과 기탁금 50만원을 전달했다. 같은 날, 입북동 행정복지센터에도 쌀 600㎏과 기탁금 50만 원이 전달됐다. 또 지역 노인회를 통해서도 쌀을 기부했다. 흥진캐노피가 기부한 1t이 넘는 쌀은 화성시에 있던 제2공장을 수원으로 확장 이전한 것을 축하하며 인근 기업과 지인들이 보낸 것이다. 확장 이전 기념식을 앞두고 김화석 대표는 축하화환 대신 쌀 화환을 받아 이를 이웃들과 나누기로 마음먹었다. 20여명의 직원들도 흔쾌히 기부에 찬성했다. 지난 2007년부터 10년 넘게 수원에서 기업활동을 하면서 기업의 환원 및 주민과의 화합을 고민해 온 김화석 대표는 인근 상점 등에도 헌혈과 기부 등을 전파하는 노력도 활발하게 기울이며 봉사하는 삶에 다가가겠다는 의지다. 김화석 흥진캐노피 대표는 기부한 쌀이 홀몸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을 잃은 분들 등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기부활동사회공헌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평범한 부부의 이불 세탁 재능기부 수원시 장안구 정자1동에서 30년 넘게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우상만ㆍ노정미 부부는 지난달 말 동네 홀몸노인과 중증장애인 등의 겨울 이불을 세탁했다. 스스로 이불을 세탁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정자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이불 빨래와 집안 소독을 진행하는데, 재능기부로 힘을 보탠 것이다. 수십년간 정자동에서 생업을 이어가며 자녀를 키워낸 이들은 말로는 전하지 못하는 고마운 마음을 이불 빨래 봉사로 대신하기로 했다. 2~3일간 다른 손님들의 이불 세탁은 받을 수 없었지만 봉사가 주는 기쁨은 더욱 컸다. 지난 봄 처음으로 받았던 40장에 가까운 이불들은 모두 낡고 숨이 죽어 있어 차라리 새것을 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정성을 다해 빨아 보낸 이불이 지난달에는 조금이나마 더 나은 상태로 돌아온 것을 보며 보람도 느꼈다. 부인 노정미씨는 여건이 되는 한 세탁봉사를 이어가고, 나중에도 자원봉사를 하며 이웃과 함께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 파장동 행복복지센터의 키다리아저씨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이름 모를 키다리아저씨가 유명하다. 지난 12일 오후 행정복지센터로 들어선 차량이 백미(10㎏) 30포를 내려두고는 인사도 없이 사라졌다. 올해 파장동 행정복지센터에 도착한 7번째 익명 기부였다. 앞서 추석 명절을 앞뒀던 지난 9월25일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식용유와 비누, 샴푸 등이 포함된 생필품 선물세트 89상자를 내려두고 떠났다. 당직 중이던 직원이 노크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갔을 때 이미 차량은 출발한 뒤였다. 생필품 세트를 지원받은 주민들은 꼭 필요한 물품이 생겼다며 기뻐했다. 익명의 기부자는 마스크 수급이 어렵던 지난 4월28일에는 마스크 500매를 두고 가기도 했으며, 설날을 며칠 앞둔 어느 날에는 라면과 사과를 배달하기도 했다. 파장동에 근무 중인 직원들은 필요한 물품을 적기에 지원해주는 이름 모를 지역 독지가의 선행에 감사를 표시할 방법이 없어 안타까워하고 있다. 남기민 파장동장은 어려운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해주신 익명의 기부자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 수원시 전역에서 이어지는 훈훈한 손길 김치와 쌀, 각종 생필품, 봉사 등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수원시민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날씨가 쌀쌀해진 이달 들어 시민들의 나눔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수원시새마을부녀회는 지난달 말 2회에 걸쳐 총 1천687박스(6㎏)를 전달했고, ㈔우리농업지키기운동본부 60박스(10㎏), 수원시약사회 70박스(10㎏) 등 각 기관ㆍ단체들이 마련한 김장김치가 곳곳의 취약계층에게 전달됐다. 구별로도 장안구에서는 송죽동에 거주하는 89세 용영노 어르신이 지난 12일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며 사랑의 쌀 300㎏을 전달했다. 어르신은 9년째 직접 농사를 지은 쌀을 지역주민을 위해 기탁하고 있다. 또 장안문거북시장상인회도 지난 18일 영화동에 김장김치 100상자를 전달했다. 권선구에서도 이달 들어 지역 내 기업인 (주)피앤이이노텍이 연탄을 기부하고, 권선구가정어린이집연합회, 향토음식연구회 등에서 쌀과 김치, 밑반찬 등을 직접 후원하는 등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함께 보듬기 위해 나서고 있다. 김갑선 수원시민자치대학 5기 동문회장 등 동문 20명은 지난 10일 저소득층 주민에게 전달해 달라며 쌀(10㎏) 40포를 평동행정복지센터에 기탁하기도 했다. 팔달구에서 역시 우만2동 행복나무 어린이집과 봄빛 어린이집에서 지난 5일 홀몸노인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온기와 삶의 희망과 기쁨을 드리고자 라면 30박스를 우만2동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다. 영통구에서도 이마트 트레이더스, 수원남부경찰서, 천성교회, 보배로운교회, 삼성전기 등 기업체와 공공기관 및 종교단체 등에서 김치와 쌀, 장학금 등의 기부가 이어졌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우리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경험했다며 위기일수록 어려움에 처한 시민들의 삶을 보듬고 지역경제까지 살릴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휘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