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배려 없는 경로당… 지하·고층 1천여곳 중 승강기 10% 뿐

소싯적에는 한달음에 올라갔던 계단인데 노인이 되고 보니 혹여나 넘어지진 않을까 오르내릴 때마다 두렵네요 어버이날을 앞둔 7일 수원시 권선구의 한 경로당. 2층 건물인 해당 경로당 앞에는 인근에 거주 중인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경로당의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서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힘겹게 오르는 A씨(87)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A씨는 계단 손잡이를 떨리는 손으로 꽉 움켜잡은 채 천천히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불과 20개도 채 되지 않는 계단이었지만 A씨가 2층 경로당까지 올라가는 데만 3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A씨는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평지를 걸을 때도 무릎이 아픈데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은 그야말로 지옥이라며 그렇다고 경로당을 찾지 않기는 너무 적적해 승강기 등이 설치되면 편리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도내 또 다른 B 경로당 역시 지하 1층에 자리 잡고 있음에도 시설을 이용하는 노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인들은 어두컴컴한 지하계단에서 혹여나 넘어질까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었다. 계단을 오르내리기 어려운 어르신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매년 경로당의 1층 이전 및 승강기 설치 등을 권고하고 있지만, 경기도 내 경로당 10곳 중 1곳은 이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보건복지부와 도내 시ㆍ군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2019 노인보건복지 사업안내 지침을 통해 지하ㆍ고층 등에 위치한 경로당에 대해 1층으로 이전하거나 승강기 등 이동 편의시설 설치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도내 경로당 9천609개소 가운데 지하ㆍ고층에 있는 경로당은 1천157개소로, 이 중 승강기가 설치된 곳은 119개소(10.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도내 경로당의 90%가량이 이동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아 도내 어르신들의 이동권 및 안전 확보가 요원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일선 시ㆍ군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경로당을 최대한 1층으로 이전하고자, 지하ㆍ고층 경로당의 임대계약 만료 시 재계약하지 않고 1층으로 옮기고 있다며 경로당 건물이 대부분 민간 소유라 승강기를 설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소영기자

지역언론·국가기간 통신사 ‘협업시대’… 경기일보·연합뉴스·연합뉴스TV ‘포괄적 협력 MOU’

경기일보는 연합뉴스ㆍ연합뉴스TV와의 상호교류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7일 오후 2시 본보 소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협약식에는 본보 신선철 회장, 신항철 대표이사 사장, 조성부 연합뉴스ㆍ연합뉴스TV 대표이사를 비롯해 본보 김기태 인천본사 사장, 최성일 상무이사, 최종식 기획관리이사, 최이랑 연합뉴스 전국부 부장 등 내빈 10여 명이 참석했다. MOU는 개회 선언과 내빈 소개, 각 기관 대표의 인사말, 격려사 순으로 진행됐으며 이번 협약의 의미를 다시 한번 다짐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공동 주최 및 상호 협력이 필요한 사업 등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상호 협력을 제공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국가기간 통신사와 지역언론의 의미깊은 이번 만남이 단순 MOU 체결을 넘어서 지방분권시대를 맞은 현재 각자의 위치에서 올바른 정보 전달을 통한 정의 사회 구현 등 사회적 책임에 힘쓰자고 결의했다. 아울러 이 같은 MOU 체결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걸 방지하고자 각 사의 역할과 책임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언론이 어떤 자세로 미래를 대비해야 할지, 어떻게 대중에게 소식을 전달하고 사회 여론을 유도해나갈지 등과 관련해서도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나갔다. 신항철 본보 대표이사 사장은 지역언론이 국가기간 통신사와의 MOU 체결로 매사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도 각 기관이 서로의 고유성과 특수성을 존중하면서 보다 더 큰 일에 함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에 조성부 연합뉴스ㆍ연합뉴스TV 대표이사는 국가기간 통신사로서 그 역할에 책임감을 크게 느끼며 지방분권시대를 맞아 지역언론과의 교류 및 유대관계 형성 필요를 실감한다며 지난 20년전 지역언론과 교류한 적이 있는데 이를 넘어서 2019년 올해 MOU 체결로 지역언론과 협업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권오탁기자

[유류세 인하폭 축소 ‘첫날’] 기름 넣기 겁난다… 道內 휘발유價 ℓ당 1천500원 돌파

아, 기름 어제 넣을 걸 7일 오후 2시께 수원시 팔달구의 한 알뜰주유소. 인근 주유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문 난 이곳은 평소보다 주유차량이 몰리면서 대기 차량만 2~3대. 이날 이곳의 보통 휘발유 가격은 ℓ당 1천498원으로 경기도 내 평균 가격(1천513원)보다 저렴했다. 이곳에서 만난 30대 P씨는 어제만 해도 1천450원대였는데, 오늘 보니 50원 가까이 올라와 있어 놀랐다며 앞으로 기름 값이 더 오를 수 있을 것 같아 서둘렀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유류세 한시적 인하 폭 축소 첫날인 7일 경기도 휘발유 가격이 ℓ당 1천500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약 5개월여만이다. 국제 유가 상승 등 기름 값 상승 요인이 이번 유류세 환원 조치와 겹치면서 기름 값 상승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경기도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1천513.81원으로 전일보다 26.70원 상승했다. 전국 평균도 22.88원 오르며 1천500.12원으로 육박했다. 경유 가격은 1천381.87원, 전국 평균은 1천371.41원이다. 전일 대비 각각 20.43원과 17.65원이 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6개월간 시행한 유류세 인하 조처를 단계적으로 환원하기로 함에 따라 이날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15%에서 7%로 줄였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ℓ당 65원, 경유는 46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16원씩 가격이 오르게 된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주유소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유류세 인하 폭 축소에 따른 가격 상승분을 단계적으로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유류세 인하 폭 축소에 따른 기름 값 상승은 2주 뒤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유류세는 정유공장 반출 기준으로 적용돼 기름 운송 과정까지 포함하면 통상 2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인상분이 반영돼서다. 하지만, 기름 값이 더 오르기 전에 주유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유가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유류세 환원 이전에 매입해둔 기름이 소진될 때인 2주 뒤부터 기름 값이 인상돼야 한다며 다만 전날 기름 사재기가 있었고, 기름 값이 더 인상되기 전에 주유하려는 수요가 한동안 몰리면서 시차가 일주일 정도로 단축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유류세 환원조치가 국제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NYMEX(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6일(현지시각) 기준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0.64달러로 마감됐다. 1년 새 최저점이었던 지난 1월2일 53.89달러에 비하면 31.1%(16.75달러) 올랐다. 국제 유가는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유가에 반영된다. 이를 감안하면 당분간 기름 값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편, 전국 보통 휘발유 판매가격은 이달 첫째 주까지 11주 연속 올랐다. 오름폭은 4월 첫째 주 9.8원, 둘째 주 10.3원, 셋째 주 14.8원, 넷째 주 17.9원에 이어 이달 첫주 19원으로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김해령기자

가정의 달 서글픈 달… 괭이부리 마을 쪽방촌 노인 ‘나홀로 5월’

7일 오후 인천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 마을. 이곳은 625 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내려와 정착하며 형성된 쪽방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허름한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쪽방촌 지붕은 주저앉아 있고, 좁은 골목 바닥에는 연탄 여러 장과 주인을 모르는 우편물들이 널브러져 있다. 이 마을에 사는 김금선씨(83)는 가정의 달인 5월이 쓸쓸하기만 하다. 일찍이 남편과 사별하고 나서 홀로 키운 딸은 시집을 갔지만, 생활고에 시달려 김씨를 자주 찾아오지 못하는 등 외로운 삶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건강도 악화해 기본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태다. 김씨에겐 올해 급격히 줄은 도움의 손길이 유독 아쉬운 5월이다. 가정의 달을 맞았지만, 외로움을 달랠 말동무 등이 필요한 김씨는 쓴웃음을 보이며 오늘도 경로당으로 향했다. 그는 딸이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어버이날 나를 찾아올 상황이 못된다며 1년 중 5월과 12월이 가장 외로운 시간이라고 했다. 자녀가 없는 박순자씨(가명81)도 사정은 비슷했다. 거동이 불편한 박씨는 생활관리사가 방문하지 않는 시간 대부분을 자신의 쪽방에서 홀로 지낸다. 그런 그에게 공휴일이 많은 가정의 달은 가혹하기만 하다. 생활관리사가 휴일에는 방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천 지역 홀로 사는 노인 등 취약계층이 가정의 달 5월을 나 홀로 맞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인천에 거주하는 홀로 사는 노인은 8만9천여명으로 2017년(8만3천여명)과 비교해 6천여명이 늘었다. 이처럼 홀로 사는 노인 10만명 시대를 앞두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는 식어가고 있어 종합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가 홀로 사는 노인 등 취약계층을 지원하고자 받는 기부수입도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복수의 복지관 관계자는 올해 가정의 달은 예년과 달리 홀로 사는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식은 게 체감될 정도라고 했다. 이용우 건국대 교수는 홀로 사는 노인 등 취약계층은 가정의 달에 심리적으로 소외감을 더 크게 느낀다며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기 위해선 노인 돌봄 혜택 확대 등 종합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이관우이유진 기자

경기남부청 추진 중인 '암행순찰차' 교통사고 예방효과 긍정적

경기남부청이 추진 중인 암행순찰차가 교통사고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암행순찰차는 고속도로를 누비다 위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정체를 드러내고 단속에 나서는 순찰차다. 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남부본부가 지난달 1726일 385명으로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암행순찰차가 사고 예방에 효과적이다는 물음에 216명(66.5%)이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또 암행순찰차가 하는 교통 단속에 공감한다는 질문에는 226명(69.5%)이 동의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지난 2016년 9월부터 경부ㆍ서울 외곽ㆍ영동ㆍ서해안 고속도로에서 암행순찰차 2대를 운영 중이다. 지난 2017년 1월부터 최근까지 버스전용차로 위반, 지정차로 위반, 갓길 주행, 휴대전화 사용, 난폭 운전 등 1만 건에 달하는 위법행위를 적발했다. 올해 3월2일 오전 10시30분께 암행순찰차는 구리포천고속도로에서 최고 시속 190200㎞로 질주하며 위험 운전하는 차량을 발견, 추격해 검거했다. 또 최근에는 경부고속도로에서 차량 정체를 피해 버스전용차로로 달리는 SUV 운전자를 적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특히 끼어들기 위반 등 얌체운전자를 단속하는 현장에서 일반 운전자들로부터 격려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암행순찰차에 대한 국민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양휘모기자

[정책기획위 ‘문재인 정부 2주년 정책 콘퍼런스’] “혁신적 포용국가… 남은 3년간 국민 체감할 변화 만들어야”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혁신적 포용국가의 체감적 변화를 주문하고 회전문 인사 등 악습에 대해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정책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문재인 정부 2주년 정책 콘퍼런스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2년간 성과에 대한 평가와 함께, 향후 3년간 혁신적 포용국가 국민 체감에 대한 정책을 쏟아냈다. 먼저 국민주권 세션에서 발표를 맡은 김남준 정책기획위원은 적폐청산을 위한 위원회들의 활동이 진행 중이나 입법 노력은 부족하다며 반부패분야에서도 국민이 체감하는 수준의 성과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광화문 대통령 공약 폐기와 회전문 인사 지적, 권력기관 개혁노력 미흡 등의 문제제기도 내놨다. 안종주 정책기획위 지속가능분과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과도한 중국 탓 돌리기가 있었다면서 인공강우 등은 전시행정 비판을 받을 수 있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기업과 노동자 사이의 사회적 대화를 촉진해 높은 사회자본에 기반한 협력과 상생의 사회경제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2년 변화, 3년 희망 정책 컨퍼런스에서 지난 2년간의 정책들을 돌아보며 방향에 대해서는 확고한 믿음이 있지만 방법론속도에 대해서는 엄정히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더디거나 너무 빠른 곳이 있다면 완급을 조절하고 보완할 곳이 있다면 서둘러 고치겠다고 밝혔다. 임기 초반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표되는 소득주도성장에 여론이 집중되고, 이른바 을의 갈등으로 확대재생산되며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을 에둘러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집권 초반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로 요약되는 경제정책 홍보에 집중했지만,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이를 보완할 사회정책으로 혁신적 포용국가를 내세우고 있다. 모든 국민이 전 생애에 걸쳐, 기본생활을 영위하는 나라를 뜻하며 기존 성장위주 패러다임을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으로 바꾸고 경제교육고용복지정책 연계 강화를 통해 달성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변화를 통해 혁신적 포용국가의 새로운 희망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은 포용사회 세션 주제발표에서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 중 28위 수준인 삶의 만족도 지표를 2040년 10위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시대적 과제인 양극화불평등 해소, 국민이 주체가 된 경제성장을 위해 혁신적 포용국가 건설에 집중해왔다며 앞으로 3년 동안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과는 대화 복원, 과제는 사회적 통합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노사민정 사회적 대화 복원, 연이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정세전환 등을 성과로 꼽은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대화와 타협, 사회적 통합을 통해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비전을 만들어 내는 것에 달려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강해인기자

[문화인] 이훈 의정부음악극축제 총감독 “전문·대중성 확보… 누구나 즐기는 축제 꾸밀 것”

오는 10~19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일원에서 열리는 의정부음악극축제가 18회를 맞았다. 의정부음악극축제는 의정부예술의전당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2004년 문화체육관광부 특성화 연극제 육성사업지정을 시작으로 2005년 경기도 방문의 해 10대 기념축제, 2005ㆍ2007ㆍ2008ㆍ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평가 최우수 축제, 2016~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역대표 공연예술제 지원사업 선정 그리고 지난 3월6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하는 2019년 지역대표공연예술제 지원사업에서 A등급을 받았다. 이렇다할 문화예술축제가 없었던 경기북부에 의정부예술의전당의 집념과 고집으로 매년 꾸준히 개최, 이제 경기북부를 넘어 경기도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가 됐다. 이훈 제18대 의정부음악극축제 총감독은 전문성과 대중성 두마리 토끼 확보해 누구가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준비했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의정부음악극축제는 뮤지컬 보다는 상업적이지 않고, 오페라 보다는 다양한 장르를 다루기 위해 시작됐다. 초기부터 국내외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여 예술가들과 공연관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후에는 시민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작품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시민참여프로그램을 늘리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왔다. 이 감독은 축제는 의정부예술의전당이 생기면서 예술을 응축해서 보여줄 수 있는 장을 만들자는 취지로 기획됐다면서 초창기에는 축제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들이 진행됐고,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뒤에는 시민들이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공연과 프로그램들이 대거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연예술축제로서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매해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공연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만족도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축제의 방향은 세 가지다. 더 예술적이고, 더 시민 가까이에 있고, 더 재밌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개막작과 폐막작에 큰 공을 들였고, 세부 프로그램들을 촘촘히 준비했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인 맥베스를 대형야외극으로 풀어낸 극단 비우로 포드로지의 작품을 개막작으로, 지난해 에딘버러 공식초청작인 HOME을 폐막작으로 만날 수 있다면서 이 밖에도 사회와 인간을 잇는 이슈들을 다룬 작품들을 비롯해 시민들이 참여자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축제의 또 다른 차별점은 청년과 아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어린이들이 뮤지컬 전문 강사들과 자유롭게 뮤지컬을 체험할 수 있는 어린이 뮤지컬 워크숍과 폴란드 밴드 텡기에 흐워피와 함께하는 어린이 댄스 워크숍은 벌써 4년째 계속되고 있다. 경기북부 5개 공연예술대학이 참여하는 뮤지컬 갈라쇼도 올해로 4년째다. 경민대, 경복대, 동양대, 신한대, 예원예대 학생들이 직접 뮤지컬을 제작해 무대에 올린다. 유료 공연이지만, 전석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 감독은 어린이 프로그램은 한달 전부터 예약이 끝날 정도로 자리가 잡혀가고 있다며 아이들은 10년, 20년 후의 고객이다. 공연이 어렵지 않고, 쉽고 재미있다는 기억들이 결국 공연장을 찾게 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뮤지컬 갈라쇼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배우나 감독을 맡아 직접 무대를 진두지휘하니 보다 풍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면서 함께했던 학생들이 다음해 축제에 자원봉사나 스텝으로 참여하는 등 건강한 생태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시연기자

시내버스 파업 예고 ‘노사 전운’… 주 52시간 근무 줄어든 임금 보전 쟁점

인천 시내버스 노조가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사측과의 임금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전국 단위 파업에 동참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인천지역노조(인천노조)는 오는 10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1차 쟁의조정 회의 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파업 찬반 투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노동위에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인천지역 준공영제 노선버스 1천861대와 기사 4천599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2009년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 인천시는 32개 업체 156개 노선에 대해 운송원가 대비 적자를 지원하고 있다. 앞서 노조 측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라 월평균 338만원 수준인 기사 임금을 서울 준공영제 버스 임금인 월평균 400여만원으로 15% 이상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월 최대 110만원의 임금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임금 감소분을 보전해 달라는 것이다. 반면, 사측인 인천시 버스운송사업조합은 임금 1.8% 인상안만을 내놔 협상이 5차례나 결렬됐다. 각 지역 노조가 속한 자동차노련은 조정되지 않으면 오는 15일 전국 단위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인데, 인천도 노동위 쟁의조정 회의 결과에 따라 파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임한택 인천노조 사무처장은 인천은 1차 조정 회의 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파업 찬반 투표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노사정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규기자

[지지대] 어버이날 선물-‘취업’

취준생 앞에 느닷없이 영상이 켜진다. 내가 여기서 거리가 멀다 보니까. 늘 걱정만 할 뿐이지, 가보지도 못해요. 이불을 두껍게 덮고 자는지, 얇게 덮고 자는지. 마음이 많이 아프고. 또 다른 엄마의 모습도 이어진다. 우리 아들에게 가장 미안한 것은, 대학 1학기 때 알바하면서 등록금 모으면 2학기 시작하고, 그런데도 아들아, 힘들지라는 말 한마디를 못했어요. 그게 제일 미안해요. 보는 취준생들이 모두 눈물을 쏟아낸다. ▶아버지는 벙어리다. 딸을 대신해 면접장에 들어선다. 답변 대신 동영상을 튼다. 취준생 딸이 찍어둔 모습이다. 마지막 질문이다. 10년 뒤 자기 모습은 어떨 것 같나요. 영상 속 딸이 답한다. 이 회사에 합격해 있을 겁니다. 돈도 많이 받고. 하지만, 이내 운다. 그런데 아빠, 아빠가 이 영상 볼 때쯤 난 아마, 아빠 곁에 없을 거 같애. 아빠 미안해. 딸의 마지막이다. 아빠가 눈물로 면접관에 인사한다. 고마스니다. 고마스니다. ▶누구의 엄마인지 중요하지 않다. 누구의 딸인지 중요하지 않다. 취준생을 둔 모든 엄마들의 얘기다. 직장을 못 구한 모든 젊은이들의 얘기다. 취준생 앞 엄마들은 스스로 죄인이다. 뒷바라지를 못해서라고 자책한다. 그런 엄마 모습에 취준생들도 슬프다. 낡아 늘어진 옷소매로 눈물을 닦는다. 보는 이들의 가슴까지 메어진다. 취업을 했더라도 옛 기억에 가슴이 아려온다. 언제부턴가 유튜브 앞에서 슬퍼지는 우리의 모습이다. ▶3월 말, 청년 실업률 10.8%다. 47만 3천명이 취준생이다. 90만쯤, 혹은 그 이상이 그들의 부모다. 대한민국 청년과 부모들이 처한 현실이다. 유로존의 3월 실업률은 7.7%였다. 2008년 이후 최저라고 한다. 독일(3.2%), 네덜란드(3.3%), 체코(1.9%)의 청년이 모두 우리보다 낫다. 아들, 미안하다에 우는 젊은이, 아빠, 미안해에 우는 부모가 모두 우리만의 모습이다. 감동이라는 표현도 차라리 사치다. 고통이고 안타까움이다. ▶어버이날이다. 받고 싶은 선물 순위가 매겨진다. 현금, 전화, 편지 순이다. 받기 싫은 선물 순위도 있다. 책, 케이크, 꽃다발 순이다. 꽃으로 퉁 칠 생각 마라라는 소리도 그래서 나왔나 보다. 취준생 47만3천명은 현금을 선물 할 수 없다. 90여만 부모들은 현금을 기다리지 않는다. 그 청년들과 부모들이 하고 싶고, 받고 싶은 선물은 하나다. 엄마 나 합격했어요라는 전화 한 통이다. 우리 애가 취직했어요라 소리칠 소식이다. 김종구 주필

[사설] 마약사범 검거 치중, 치료·재활 정책 안보인다

최근 유명 연예인과 재벌 3세들이 마약 투약 혐의로 잇따라 구속되면서 마약 범죄가 화제다. 마약은 과거 유흥업소 종사자 등 일부에서 투약됐지만 이제는 미성년자와 학생, 회사원, 가정주부 등 일반인으로 확산됐다. 인터넷이나 SNS를 이용해 마음만 먹으면 쉽게 구할 수 있어 마약사범이 크게 늘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9천174명이던 마약류 사범은 2017년 1만4천123명으로 45.4% 증가했다. 지난해 적발된 마약사범은 1만2천613명이지만 단속망을 피한 마약사범은 34만여명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성수 세명대 교수의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 측정에 관한 질적 연구에 따르면 국내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이 28.57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암수율은 범죄가 실제 발생했으나 수사기관에 인지되지 않거나 수사기관이 인지해도 용의자 신원미파악 등으로 해결되지 않아 공식 범죄통계에 집계되지 않는 수치다. 수사기관에선 마약류 범죄 암수율을 10배 정도로 추산해왔으나 박 교수가 도출한 암수율을 적용하면 국내 마약류 사범은 최대 40만명선이다. 박 교수는 연간 1만여명 수준인 적발 건수에 의존해 암수범죄를 10배 정도로 추정해 마약류 범죄를 다루다 보니 정부가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마약류 범죄 암수율을 적어도 30배로 산정해 마약관련 수사 및 치료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상 속으로 파고든 마약은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해 개인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를 파괴시킨다. 때문에 철저한 예방과 단속이 필요하다. 치료도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 실정은 처벌만 있고 치료는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마약 중독자의 재활치료를 돕기 위해 전국에 마약류 치료보호지정기관 22곳을 지정했다. 경기도에도 3군데 있다. 본보가 3곳 지정병원을 점검한 결과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병원 직원들조차 잘 알지 못하는 가운데 병원 어디에서도 마약류 치료보호지정기관이라는 문구나 안내판을 볼 수 없었다. 병원 홈페이지에도 마약 치료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정부는 마약사범 검거에만 치중했지 치료재활은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마약 처벌은 있으나 치료 매뉴얼은 없다. 때문에 재범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마약사범이 치료받지 않으면 다시 마약에 손댈 가능성이 높아 정부의 재발 방지책이 시급하다. 정부가 마약안전기획관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마약안전기획관은 식약처 의약품안전국 소속이던 마약정책과와 마약관리과를 아래에 두고 마약류 오남용 예방과 불법 마약류 감시체계 운영을 전담한다. 역시 마약중독자를 위한 치료재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마약사범 검거도 중요하지만 마약중독자 사회 복귀를 위한 치료재활 정책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