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대통령의 가족

뉴욕 현대미술관에는 콜롬비아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 ‘대통령의 가족’이 전시돼 있다고 한다. 그림에 등장한 대통령 가족들의 표정이 우스꽝스럽게 과장되거나 전체적인 구도가 풍자적으로 돼 있는데 가령 대통령 부인이 여우 목도리를 하고 있는 것은 교활함과 부를 암시한다는 것. 남미 거의 모든 나라의 정치 부패와 권력의 탐욕에 크게 실망하고 있던 보테로는 ‘대통령의 가족’이라는 풍자적인 그림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 것이다. 그러니까 국민들은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 자신은 물론이고 그 가족까지도 보테로의 ‘대통령의 가족’처럼 한 몸으로 보는 것 같다. 건국 후 초대 국무총리 이범석에서부터 현 한덕수 48대 국무총리에 이르기까지 많은 국민이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 부인의 이름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억하지 못한다. 당장 현재의 국무총리 부인과 가족에 대해서도 국민들 대부분은 모르고 있다. 이는 현재의 국회의장이나 대법원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당연지사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통령 본인은 물론이고 그 부인, 심지어 자녀들까지 잘 기억하고 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프란치스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육영수, 그리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순자 등등. 대통령의 부인뿐 아니라 그들의 아들딸까지도 기억하고 있음은 ‘대통령의 가족’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보는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 하면 아버지 김 전 대통령이 떠오르고 그가 1997년 조세 포탈 혐의로 구속돼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어두운 과거도 기억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전 의원 역시 비리에 연루돼 2002년 구속된 바 있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를 어떻게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분리해 생각할 수 있을까. 요즘 SK그룹 최태원 회장과의 이혼 소송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노소영씨 역시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특히 그는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그룹에 기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딸 다혜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고 문 전 대통령도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김 여사는 인도 타지마할 방문이 문제가 되고 있고 문 전 대통령은 전 사위가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취업한 것이 뇌물 수수라는 혐의다. 소위 ‘경제공동체’라는 것. 이에 대해 딸 다혜씨는 ‘경제공동체’가 아니라 ‘운명공동체’라며 검찰 수사에 반발하고 있지만 경제공동체나 운명공동체는 결국 같은 것이 아닐까. 최근에는 다혜씨의 음주운전 사고로 부녀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여 있으니 더욱 그렇다는 생각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명품 가방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관계로 나라 전체를 뜨겁게 달구고 특히 야당은 특검 공세를 강화하면서 탄핵까지 위협하고 있다. 사실상 윤석열 정부의 최대 위기로 확대되는 것이다. 일찍이 대통령 가족을 관리할 감찰관을 임명했더라면, 그리고 제2부속실을 설치했더라면 하는 지적도 뒤늦게나마 나오고 있다. 특히 대통령 가족에 대한 일상적인 감찰을 담당하는 감찰관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 시절 이석수 변호사를 끝으로 지금까지 공석이 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도 임기 내 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았다. 만약 문 전 대통령이 감찰관을 뒀더라면 최근 불거진 문제들은 없었을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그때 문 전 대통령에게 왜 감찰관을 임명하지 않느냐고 공격했는데 막상 집권하니까 침묵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천자춘추] 가을 행락철 교통사고 안전수칙

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도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가을이다. 야외활동을 하기 좋은 계절이 찾아온 것이다. 나들이 인파가 늘어나는 10월부터 11월을 행락철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시기에는 교통사고도 함께 증가하므로 안전운전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2023년) 가을 행락철 교통사고는 하루 평균 587건, 사망자 수는 9.1명이었다. 10월과 11월을 제외한 그 외 기간(1~9월, 12월)에는 하루 평균 538건의 사고가 발생하고 7.2명이 사망했다. 행락철에는 교통사고가 9% 이상 많이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무려 20% 이상 더 많이 발생한 것이다. 더욱이 경찰청 잠정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교통사고 사망자가 2015년 이후 9년 만에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행락철을 맞아 즐겁고 안전한 나들이를 위해 꼭 지켜야 할 안전운전수칙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충분한 휴식으로 졸음운전을 예방해야 한다. 목적지까지 빨리 가고자 하는 마음이 앞선 나머지 장시간 무리한 운전으로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 행락철에는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날 충분히 수면을 취해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주행 중에는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쉼터에 들러 2시간마다 휴식을 취해야 한다. 둘째, 전방주시를 철저히 해야 한다. 차량 운행 중 집중력이 유지된다면 교통사고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특히 경력 운전자들은 운전 중 휴대폰을 보거나 통화를 하는 등 딴짓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심각한 안전불감증이다. 운전할 때는 자만심을 버리고 항상 주의를 집중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다. 안전띠를 미착용할 경우 사고 시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거나 차량 내부 또는 동승자와 부딪혀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최대 9배나 높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 시 중상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꼭 착용하도록 보호자가 지도해야 한다. 여행길에 나서는 모든 사람은 빠른 도착도 좋지만 안전한 도착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심신을 정화하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인천시론] 애매한 ‘일반 시민’

문화예술과 행정 사이에 ‘거리 두기’가 필요할 것 같다. 인천시 패착으로 예술지대가 ‘술판 논란’에 휩싸여 간판을 붙였다 떼는 등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최근 H동 벽체 유리에 새롭게 장식됐던 ‘인천맥주 호랑이’란 커다란 간판 글씨가 온갖 질타를 받고 곧바로 지워졌다. 그러나 문화공간임에도 시민 누구나 이용하기 어려운 폐쇄공간이 됐다. 술집으로 바뀐 상태라 낮엔 문을 닫고 오후 4~5시부터 밤늦은 시간에만 영업하기 때문이다. 15년간 예술창작 산실 역할을 하는 인천아트플랫폼의 H동에서 운영되던 서점이 문을 닫고 맥줏집으로 변신하더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차 마시며 책 읽던 열린 공간이 청소년 이용이 어려운 ‘19금 공간’으로 변질한 것이다. 주변에 주점시설이 즐비한데도 문화공간과 동떨어진 맥줏점을 입점시킨 발상을 납득하기 어렵다. 과연 시 의도대로 ‘전문 예술인 아닌 일반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나? 지난해 시민과 예술가를 이분화해 대립시키면서 일이 꼬이지 않나 싶다. 2009년 문을 연 인천아트플랫폼은 말 그대로 예술창작자를 끌어모으는 기차역 승강장과 비슷한 ‘예술플랫폼’으로 출발했다. 그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미술을 매개로 문화거점을 구축하면서 쇠퇴하던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취지나 성과를 무시하고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예술인 입주공간)’ 기능을 없애려 하면서 황당한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지난해 서점의 운영 중단 소문이 나돌자 공예인, 사진작가 등이 입주하려고 물밑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 입김으로 이들 대신 유명 커피점을 유치하려다 반발을 샀고, 결국 ‘뮤직갤러리’ 운영을 명분 삼아 주류판매업자를 새 입주자로 선정했다. 음악공연과 술이 어우러지면 ‘일반 시민’이 북적대리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그렇지만 주로 낮 시간대 인천아트플랫폼을 찾는 시민들을 외면한 채 저녁 시간을 선호하는 청년 또는 성인 일부를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새 사업자는 H동 유리 벽체를 뚫어 철문을 설치하는 등 시 건축자산을 멋대로 훼손하고, 일반음식점인데도 음향시설을 갖춰 춤판을 벌여 빈축을 샀다. 서점 운영자보다 점유공간을 더 많이 차지한 주점엔 임대료를 대폭 낮춰줘 특혜 의혹까지 받는다. H동 서점 운영자를 바꾸는 과정에서 첫 단추를 잘못 끼워 문화행정이 갈팡질팡한다. 인천문화재단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눈치만 보고 있어 답답하다. 시는 문화예술영역에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문화정책 기본으로 돌아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만 물어주면 좋겠다.

[기고] 단풍으로 느끼는 계절의 변화

올여름, 지속된 폭염과 열대야로 가을이 더욱 기다려졌다. 하지만 9월에도 더위가 이어지고 기상청의 9월 최고기온 극값을 대부분 지역에서 경신하는 등 더위는 식을 줄 모르며 우리를 괴롭혔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위험기상이 속출했고, 이웃 나라 중국에 태풍이 연속적으로 통과하면서 큰 피해를 주기도 했다. 그래도 여름은 가고 가을은 오는 것이 자연의 순리다. 비록 기후위기 속에 많은 위험기상이 있었지만 맑고 높은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은 오기 마련이다. ‘일엽지추(一葉知秋)’라는 사자성어가 있는데 하나의 낙엽을 보고 가을이 오는 것을 안다는 말이다. 이 성어처럼 자연을 관찰해 계절의 변화를 파악하는 기상청의 업무가 있다. 바로 계절관측으로, 기상청은 봄이면 벚꽃을 비롯한 다양한 식물을 관찰하고 가을엔 색을 바꿔 입는 은행나무나 단풍나무 등을 관찰해 계절의 기후 특성을 감시하고 있다. 계절의 변화를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느낄 수 있듯 나무도 잎의 색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다. 푸릇하게 피어나는 새잎은 희망찬 봄을 알리고, 무성한 초록빛 잎은 더운 여름날에 휴식처를 제공하며, 붉게 물든 단풍은 가을철 나들이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러한 잎의 변화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초록색의 나뭇잎은 엽록체 속에 있는 엽록소로 구성돼 있는데 겨울이 다가오면서 나무가 휴지기에 들어서면 엽록체가 파괴되고 상대적으로 분해 속도가 느린 카로틴, 크산토필 같은 색소가 나타나 나뭇잎이 노랗게 보이고 카로티노이드,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에 의해 붉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알록달록한 단풍은 가을의 맑은 하늘과 어우러져 선명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자아낸다. 우리나라의 단풍은 평균적으로 9월 하순에 설악산을 시작으로 10월 하순이 되면 한라산을 포함한 대부분의 남부지방에서도 볼 수 있다. 기상청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첫 단풍은 산 전체로 봐 정상에서부터 20%가량 물들었을 때이고 단풍 절정은 약 80% 물들었을 때를 말한다. 지난해 북한산 단풍은 10월17일 시작돼 10월27일 절정이 관측됐다. 기상청은 많은 이들이 찾는 유명 산 단풍의 시작과 절정을 관측해 국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가을 여행과 산행에 도움을 주고 있다. 단풍은 평균적으로 설악산은 9월 하순, 내장산은 10월 하순에 시작하며 보통 시작 후 2주 이내에 절정으로 물든다. 기상청은 9월 중순부터 전국 21개의 유명 산 단풍 현황을 날씨누리에 11월 중순까지 약 2개월간 제공한다. 한편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도 기상학적 계절의 지속시간이 변하고 있다. 최근 30년은 과거 30년보다 여름이 20일 길어졌고 겨울은 22일 짧아졌다. 이대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된다면 미래에는 가을이 없어질 수도 있기에 우리 모두 일상에서 탄소저감 활동을 실천해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는 노력을 기울여 가을의 아름다움을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것이다. 높고 맑은 하늘과 청명한 가을, 기상청의 단풍 정보를 활용해 여행과 산행의 즐거움을 높이고 안전하게 만추가경(晩秋佳景)을 만끽하길 바란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경기도 ‘골드러시’… 체조 女고등부 금메달 ‘싹쓸이’ [전국체전]

경기도가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체조 여자 고등부에 걸린 6개의 금메달을 모두 쓸어담은데 힘입어 연이틀 메달 레이스 선두를 달렸다. 경기도는 대회 4일째인 14일 오후 7시 현재 금메달 78개, 은메달 66개, 동메달 94개로 총 238개의 메달을 획득, 서울시(금68 은65 동67·총 200개)를 크게 앞질러 1위를 굳건히 지켰다. 하지만 전체 47개 종목 가운데 16개 종목이 경기를 마친 상황에서 1만2천516점으로 이날 3위로 치고 올라온 충남(1만2천630점)에도 뒤지며 4위로 밀려났으나, 1·2위인 경남(1만3천994점), 서울시(1만3천199점)와의 격차가 얼마 안돼 대회 폐막 전날인 16일 전세를 뒤집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경기도는 체조 여고부에서 박나영이 평균대(12.700점), 이단평행봉(12.833점), 도마(12.283점)를 차례로 석권했고, 임수민(이상 경기체고)이 마루에서 12.967점으로 우승해 첫날 개인종합과 단체종합 우승 포함 6개의 금메달을 모두 쓸어담았다. 박나영은 4관왕, 임수민은 3관왕에 올랐다. 역도 여일반 87㎏급 간판인 국가대표 박혜정(고양시청)도 전날 늦게 끝난 경기서 인상(126㎏), 용상(164㎏), 합계 290㎏으로 3관왕을 차지했다. 검도 남자 일반부 단체전 결승서 ‘명장’ 정병구 감독이 이끄는 경기선발은 경북 구미시청을 5대1로 완파하고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또 육상 남고부 3천mm장애물경주 고정현(경기체고)은 9분49초19로 금메달을 따냈고, 여고부 장대높이뛰기 박서해(경기체고)는 3m20으로, 여대부 멀리뛰기 김아영(한국체대)은 5m90으로 나란히 우승했다. 레슬링서는 남일반 자유형 70㎏급 이승철(평택시청)과 여일반 62㎏급 엄지은(GH)이 팀 창단 후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씨름 대학부 청장급 강준수, 장사급 김민호(이상 경기선발), 유도 남일반 60㎏급 이성민(남양주시청), 여일반 78㎏급 윤현지(안산시청)가 금메달을 따냈다. 궁도 남일반 황석훈(의정부 용현정·25점)과 볼링 남녀 고등부 3인조전 경기선발이 2천511점, 2천366점으로 동반 우승했고, 조정 남일반 쿼드러플스컬 경기선발(5분58초28), 자전거 남고부 4㎞ 단체추발 경기선발(4분15초235)도 패권을 안았다. 한편, 수영 남고부 자유형 200m 최윤혁(경기체고·1분51초33), 여일반 자유형 200m 박희경(안양시청·2분00초63)이 우승 물살을 갈랐다.

[기고] 포천시립박물관이 포천아트밸리에 건립된다면

포천시에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적과 유물이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유산이 체계적으로 보존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실되거나 훼손될 위험이 높다. 새롭게 생길 포천시립박물관은 이러한 유형의 유산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관리할 수 있는 공간이자 포천의 역사적 가치를 후세에 전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 기대한다. 또 지역주민과 학생들에게 지역 역사 및 문화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적 소양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역사 교육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포천시민으로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포천시는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역사적 유적이 많은 지역이다. 포천시립박물관 개관은 새로운 문화관광 자원으로서 포천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관광객 유치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고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러 박물관의 사례를 보면 포천시립박물관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예를 들어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국립경주박물관은 지역 문화와 역사를 보존하고 교육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박물관은 지역 경제와 사회에 미친 긍정적 영향을 통해 그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의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교육하는 데 기여하며 연간 수백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해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국립경주박물관 역시 경주의 역사적 유산을 보존하고 교육하는 중심지로 지역 관광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포천시립박물관은 포천문화관광재단이 관리하는 포천의 대표 관광지인 ‘포천아트밸리’에 건립이 될 예정이라고 한다. 대개 박물관의 위치는 도심지나 역사성이 높은 부여, 경주 같은 곳에 있으나 포천시립박물관은 현재 40여만명이 방문하는 자연경관이 수려한 아트밸리에 자리 잡게 되므로 관광시설과의 연계성을 살려 운영해 활용도를 높인다면 거기서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로 관람객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포천아트밸리와 포천시립박물관은 각각의 특성을 살려 시너지를 창출하는 등의 상호 작용을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장소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과 전시는 관광객들에게 풍부한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아트밸리에서 예술을 체험하고 천문과학관에서는 자연과학에 대한 지식을 함양하며 포천시립박물관에서는 역사를 공부하고 체험하는 등 방문객들에게 더욱 깊이 있는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앞서 말했지만 두 개의 장소가 활성화됨에 따라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어나면 지역 상점과 식당 등도 함께 활성화되며 이는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또 함께 협력해 공동 마케팅을 진행할 경우, 예컨대 두 장소의 티켓을 묶어 판매하거나 공동 이벤트를 개최해 더 많은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이 포천시립박물관의 개관은 단순한 건물의 설립이 아니라 포천시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지역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 박물관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문화산책] 밥 딜런의 노벨 문학상

얼마 전 타계한 컨트리뮤직의 거장이자 배우인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의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 미국 문화계에 끼친 그의 깊은 영향력은 밥 딜런과의 관계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0년대 중반 컨트리뮤직의 본거지 내슈빌에 정착한 후 컬럼비아 레코드에서 건물 관리인으로 일할 당시 일곱 번째 앨범인 ‘Blonde On Blonde’의 녹음 작업에 빠져 있던 딜런을 먼발치에서 바라본 경험이 그와 딜런의 첫 인연이었다. 음악적 성공 이후 다시 만난 자리에서 크리스토퍼슨은 열렬한 팬임을 자처하며 딜런과 음악적 친분을 쌓기 시작한다. 둘이 함께한 본격적인 첫 작업은 음악이 아니라 영화였다. 시작은 실존 인물인 무법자 ‘빌리 더 키드’를 다룬 샘 페킨파 감독의 서부극 ‘관계의 종말(원제 Pat Garrett & Billy The Kid·1973년)에 크리스토퍼슨이 캐스팅되면서부터다. 당시 감독은 크리스토퍼슨의 음악적 색깔이 빌리 더 키드의 강렬한 남성미, 그리고 자유롭지만 고독한 영혼과 반항적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주저 없이 그를 낙점한다. 이후 크리스토퍼슨은 감독에게 딜런을 영화 사운드트랙 작곡가로 추천했는데 딜런의 타이틀곡을 들은 페킨파 감독은 크게 만족했다고 한다. 게다가 딜런의 시적이며 반항적인 이미지가 감독이 추구하는 서정적이면서 폭력적인 서부극 분위기에 잘 녹아들 수 있을 것이라며 또다시 설득해 이번에는 ‘앨리어스’라는 캐릭터를 딜런에게 연기하게 했다. 이 영화에서 딜런이 작곡한 노래 중 하나가 바로 ‘Knockin' on Heaven's Door’다. 후에 이 노래는 딜런의 대표곡 중 하나이자 버디 무비의 상징적인 음악이 된다. 1962년 발매된 첫 번째 앨범 ‘밥 딜런’은 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하지만 1963년 발매된 두 번째 앨범 ‘The Freewheelin' Bob Dylan’은 달랐다. 여기에 수록된 노래 ‘Blowin' in the Wind’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노래는 단순한 멜로디에 깊이 있는 사회적 메시지를 산문 형식으로 담아내 미국의 60년대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시민권운동과 반전운동의 상징적인 곡이 됐다. 혹자는 이 노래가 발표된 그해가 바로 미국에서 ‘60년대’라는 용어가 선취한 새로운 문화적 현상의 시작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Blowin' in the Wind’는 딜런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폴 로브슨의 ‘No More Auction Block’ 멜로디를 사용해 작곡했다. 노예제도에서 벗어나기까지 수없이 죽어간 흑인들의 영혼을 달래는 동시에 거기에서 벗어난 그들의 자유를 이 노래는 축복한다. 하지만 그들이 맞이한 것은 60년대에 만연한 인종적 불의다. ‘짐 크로우 법’. 흑백 인종 간 분리를 합법화한 이 법은 그들이 자축하는 자유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Blowin' in the Wind’는 이런 면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깊고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20세에 불과한 백인 남성이 당시 흑인들이 느꼈던 혼탁한 좌절감을 정확하게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 것이다. ‘짐 크로우’는 1830년대 백인이 검은색으로 얼굴을 덧칠해 흑인을 연기하는 코믹극, 민스트럴쇼의 한 캐릭터 이름이다. 130여년이 지난 뒤 딜런은 백인이 노래로 흑인의 정서를 덧칠해 그들에게 영적인 위로를 선사한 전혀 다른 의미의 ‘짐 크로우’가 됐다. 앞에 이름과 뒤에 이름 사이에 고독하지만 자유분방하고 저항의 힘을 지닌 문화적 빌리 더 키드가 존재한다. 크리스토퍼슨과의 교류로 딜런은 인종과 문화 사이에 놓인 거대한 공감의 다리를 더욱 예민하게 깨달은 것이다. 그의 노벨 문학상은 그 다리 위에 서서 역사의 자각과 자기 존재 탐구의 미묘한 균형을 끝끝내 감지하려 한, 의미 측정이 불가능한 질문과 끈기를 향해 안도의 박수를 보낸 것일지 모른다. 나는 한강 작가의 이번 노벨 문학상 수상 이유도, 어쩌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김동연-국민의힘, 컵라면 놓고 공방 外 [경기도 국감 이모저모]

■ 김동연, 여당 대권행보 지적에 “도정에만 관심 있다”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이 김동연 지사를 향해 “가장 간절한 목표가 뭐냐. 대권 준비하고 있는가”라고 묻자, 김 지사는 “도정에만 신경 쓰고 있다”고 답해. 그러자 정 의원은 “행정과 언사 이해가 안 된다. 경기도가 작은 대한민국이라고 하는데 지사가 ‘경기도 대통령 김동연’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지적. 이어 “도의회와 소통이 잘 되는지 알아보니 그것도 안 되고 있다. 지난 10일 도지사 보좌기관이 도 의회 업무보고 불참한 것 안타깝다”며 “1천400만 도민에 대한 책임감은 온데간데없고 요즘 보니 본인 정치만 열중하는 것 같다. 지금의 행보가 과연 도민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 김 지사는 “동의할 수 없다. 도민을 위해 실력과 능력은 부족할지 몰라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혀. ■ 여야, 국감 개시부터 김경일 파주시장 참고인 채택 신경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경기도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접경지 기초단체장의 참고인 출석에 대해 기싸움을 벌여. 신정훈 국회 행안위원장이 김경일 파주시장의 참고인 채택을 언급하자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은 “파주시장은 민주당 출신이다. 배구로 치면 파주시장이 토스하는 것이고, 민주당 의원들이 스파이크해 우리 국감장을 초토화하려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민주주의에서 절차도 중요하지만,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중요하다”며 “평화에는 여야가 없고 안보에는 여야가 없는 만큼 이는 정파적으로 공격하는 소재가 아니다”고 반박. 이에 따라 국회 행안위는 해당 사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재적 의원 21명 중 찬성은 13명, 반대 8명으로 가결돼 오후에 김경일 시장이 국감장에 모습 드러내. ■ 김동연-국민의힘, 여 비서관 컵라면 영상 두고 공방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컵라면을 끓여온 여성 비서관에게 호통치는 영상을 두고 국민의힘과 김 지사 사이에서 치열한 공방이 이어져.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이 “상처받은 직원한테 할 말씀 없냐”고 묻자. 김 지사는 “그 직원은 상처받았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성 공무원의 그림자 노동 안 하기에 적극 공감했다”고 맞받아쳐. 국민의힘 이달희 의원도 지적을 이어가. 이 의원은 “라면 끓여 가져드리는 여성 공직자와 호통치는 영상은 너무 치졸하고 낯간지럽다. 연출이 아니냐”고 비판. 이에 김 지사는 “전혀 촬영하는지 몰랐다. 내가 그렇게 연기를 잘하면 연기자가 됐겠다”며 발끈하는 모습을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