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돈은 젊은 순교자다. 스물한 살 청년은 신념을 위해 죽음을 택했다. 잘린 그의 목에서는 하얀 피가 솟구쳤다고 전한다. 그의 죽음을 계기로 신라는 불교를 공인했고, 법흥왕은 정치적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KM media 刊)은 이차돈의 순교와 그의 죽음이 이후에 미친 영향을 이야기한다. 책은 이차돈의 죽음이 개인의 선택인지, 법흥왕과 기획한 정치적 죽음인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해동고승전 등의 옛 자료와 학자들의 여러 논문을 바탕으로 한 광범위한 역사 지식을 통해 질문을 해소해 나간다. 불교의 세계관을 토대로 작품활동을 해온 소설가 김성동의 심층 인터뷰도 담았다. 젊은 순교자는 물론, 신라의 정치 이데올로기였던 불교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언론인이자 시인인 저자 홍성식은 역사적 사실을 살피면서 사실에 담긴 여러 의미를 짚는다. 또 당시 상황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방문지를 둘러보며 감각적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지역내 이차돈과 관련된 장소를 돌아보며 지역사와 우리 종교 문화사도 폭넓게 다루는 것도 의미 깊다. 이경재 숭실대학교 교수는 추천사에서 “저자는 의문의 극한을 반복적으로 밀어붙임으로써 독자에게 사유의 폭을 최대한으로 확장시키는 문학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며 “드디어 한국 사회도 이차돈의 순교라는 민족사의 절대적 순간에 입장할 수 있는 하나의 열쇠를 갖게 되었다”고 평했다. 값 1만2천원 손의연기자
프로야구 kt wiz의 겁없는 ‘신인듀오’ 내야수 안치영(19)과 투수 이종혁(20)이 1군 무대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김진욱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고 있다. 안치영과 이종혁은 각각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51순위와 2라운드 11순위로 kt에 입단했다. 이종혁은 김진욱 감독이 신인 외야수 홍현빈과 함께 스프링캠프에 데려갈 정도로 입단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투수 유망주였던 반면, 안치영은 낮은 지명순위에서 알수 있듯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안치영은 이종혁보다 먼저 1군 무대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51(57타수 20안타 4타점)으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그는 박기혁의 부상에 이어 심우준마저 2군으로 내려간 틈을 타 7월27일 1군에 전격 합류했다.이후 안치영은 빠른 발과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3경기에 선발 출전한 것을 비롯해 대타나 대주자로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타석에서도 안치영은 지난 13일 인천 SK전에서 1군무대 첫 안타를 2루타로 신고하는 등 적극적인 타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안치영은 타격할 때 하체가 매우 안정적이고 타격 임팩트가 굉장히 좋다. 히팅포인트만 제대로 잡는다면 뛰어난 타자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안치영에 비해 늦게 1군 데뷔전을 치른 이종혁은 2군 선수들에게 1주일간 1군 생활을 경험하게 하는 ‘빅토리 챌린지 투어’ 에 참가했다가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첫 케이스다. kt는 이종혁을 선발투수로 키우기 위해 퓨처스리그에서 전경기 선발로 등판시켰고, 15경기에서 72이닝을 던져 5승2패, 방어율 5.75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0.305로 조금 높은 편이지만 볼넷(25개) 대비 탈삼진(55)이 월등히 뛰어났다. 이 같은 승부사 기질을 높이 산 김 감독은 그를 지난 7일 1군에 합류시켰고, 이후 3경기에 등판해 4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19일 두산전에 구원 등판해 6회 1사 이후 에반스에게 좌중월 2루타, 7회에도 1사 이후 민병헌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두 차례 위기를 자초했으나 스스로 위기에서 탈출하는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김진욱 감독은 “이종혁은 마운드에서 자신감있게 자기볼을 던질줄 아는 투수다. 데뷔전부터 어린 탓에 몸은 덜 만들어졌으나 투구 매커니즘만은 굉장히 뛰어났다. 앞으로 뛰어난 선발 투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데뷔 시즌부터 1군에서 값진 경험을 쌓고 있는 안치영과 이종혁이 ‘원석’에서 ‘보물’로 성장할 수 있을지 다음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김광호기자
의왕시 청계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 22일 저소득 차상위계층 어르신 50명을 초청해 점심을 대접했다. 소외계층 어르신들이 더운 여름을 건강히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청계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추진한 이번 행사에서 주민자치위원들은 점심을 대접한 뒤 담소를 나누며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어르신은 “무척 고맙다. 식사 덕분에 한층 기운이 넘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근태 청계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저소득층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더 많은 어르신에게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왕=임진흥기자
경기문화재단은 오는 9~11월 ‘2017 경기인문학강좌’를 의정부시에 위치한 북부문화사업단 강의실에서 진행한다. 무료로 진행, 오는 31일 까지 경기학연구센터 홈페이지(http://cfgs.ggcf.kr)를 통해 참가자 선착순 100명을 모집한다. ‘2017 경기인문학강좌’는 경기도 고유성이 강한 것, 경기도에만 있는 것, 경기 문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을 주제로 한 책을 선정해 해다 저술의 저자를 강사로 내세웠다. ▲삼각산 북한산성(김성태 경기학연구센터) ▲육백년 경기도(이지훈 경기학연구센터장) ▲분단의 섬 민통선(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 ▲옛 그림 속의 경기도(박효은 고려대동아시아문물교류연구소) ▲태초에 술이 있었네(김학민 음식칼럼니스트) ▲한국유교건축에 담긴 풍수 이야기(박정해 한양대 겸임교수) ▲조선사대부의 무덤이야기(김우림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장) ▲조선왕릉 잠들지 못하는 역사(이우상 소설가) ▲경기음악(김수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 ▲한탄강(이연섭 경기일보 논설위원) ▲경기도의 성곽(심광주 토지주택박물관장) ▲경기 발굴 10년의 발자취(김성태 경기학연구센터) 등이다. 총 12강의 강의는 9월2일부터 11월11일까지 격주 토요일에 6차례에 걸쳐 진행할 계획이다. 류설아기자
한국에서 10년 넘게 살아온 이방인 학자 이만열 교수가 한국인만 몰랐던 더 큰 대한민국(레드우드 刊)을 펴냈다. 저자의 본명은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예일대 중문학 학사, 도쿄대 비교문화학 석사, 하버드대 동아시아 언어문화학 박사 출신이다. 현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겸 아시아인스티튜트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4년 전 한국인도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을 통해 우리나라의 가능성을 조명했던 그는 이번에도 한국인보다 더 깊이 있게 우리나라의 현재를 진단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한국은 지정학적 운명론을 떨치고 스스로 세상의 중심으로 들어가 대한민국의 원칙과 신념을 지구촌에 선언하라고 강권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그룹과 개발도상국 그룹, 중국 중심의 대륙국 그룹과 미국 중심의 해양국 그룹의 중간자적인 위치에 있어 그만큼 국제사회에 다양하게 이바지할 수 있지만 앞길에 항상 위기와 도전이 가로 놓여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저자는 북한의 핵무기보다 더 위험한 요소로 그동안 외면해 온 생태환경 정책 마련을 주장한다. 미세먼지, 중국의 사막화, 북한의 사막화, 해수면 상승 등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지만 국가 정책은 자기 앞가림만 하려 들 뿐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이 교수는 안보를 기후변화를 포괄한 개념으로 확장해 독창적인 ‘기후변화 림팩’을 제안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해 100% 에너지 자급자족을 이루는 장기적 비전을 촉구한다. 사드 문제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사드 배치로 야기된 중국의 보복 조치나 사드의 무용성을 넘어, 그 이면에 숨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 계획에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미래 동북아 안보에 대해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할 때 한국이 용기를 갖고 강대국의 이해를 조정하고 논의를 이끄는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당당하고 비판적인 지적, 외교적 솔선이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심고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평화구축에 도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도 사교육 철폐, 여성 롤 모델, 지성인의 책무, 한국적 저널리즘, 일자리 혁명, 장기적인 도시계획 및 지방자치제 등 한국 사회 각 분야의 현안을 짚었다. 이와 관련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는 “임마누엘 교수는 지적 담론의 쇠퇴와 기술 발전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이 부분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에서도 중요하다. 그는 저서를 통해 이러한 위기를 정확하게 포착할 뿐 아니라, 우리의 잠재력을 새롭게 조명한다”고 추천했다. 값1만5천원 류설아기자
수원 행궁길갤러리에서 23일부터 28일까지 임종현 작가의 고양이 소리展이 열린다. 수원 출신의 작가는 다양한 장르의 사진을 두루 거쳤다. 중앙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한 그는 신문, 잡지 등 언론사에서 사진기자로, 멕시코의 스튜디오에서 포토 디렉터로, 이후에는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며 두 차례의 개인전과 세 차례의 그룹전을 갖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멕시코에 거주할 당시 작업한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고국에서 여는 첫번째 개인전이기도 하다. 작가는 “중학교 재학시절, 카메라를 산 것을 계기로 사진을 전공하고, 지금까지도 사진을 찍고 있다”며 “한국에서의 전시는 처음이라 기대도되고 부담도 된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 속에는 모두 고양이가 담겨 있다.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카메라를 응시한다. 작가는 “사진 속 고양이들은 멕시코 뒷 골목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다”라며 “고양이라는 대상을 통해 타지에서의 두렵고, 타자로서 소외된 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작품의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은 모두 흑백이다. 사진 속 감성을 더욱 극대화 하기 위한 작가만의 장치이기도 하다. 작가는 “고운 톤의 흑백 사진들은 그때 그 당시의 감성을 강화시킨다”며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이 고양이들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가라앉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멕시코에서도 동명의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다. 하지만 느낌은 많이 달랐다. 작가는 “2014년 영문으로 이라는 전시를 개최했다. 생애 첫번째 개인전이었다”며 “그때는 멕시코에서 타인인 나에게 유일한 친구가 돼 주었던 고양이들의 모습을 관찰자 입장에서 찍어 보였다”고 전했다. 전시를 시작으로 한국에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할 계획이다. 작가는 “당분간은 한국에 있을 예정이다. 특히 수원에서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라며 “내년에는 멕시코의 일상을 담은 작품을 전시해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송시연기자
의왕시 6개 동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지난 2016년 7월 건립돼 문을 연 의왕시 고천동 주민센터가 1층 주민센터를 비롯한 헬스장, 강의실, 육아 나눔터, 정보화 교육장, 시민휴게실 등 편안하고 쾌적한 시설로 꾸며져 주민이 즐겨 찾는 새로운 문화ㆍ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의왕시 제공
의왕시 고천동에 있는 법무부 고봉중ㆍ고등학교(교장 송화숙, 서울소년원) 제과제빵반 학생들이 제빵경연대회에 참가해 기량을 펼쳤다. 의정부지방법원이 보호처분을 받는 보호소년들에게 건전한 직업관 정립과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주최해 열린 제2회 의정부지방법원 미용ㆍ제빵 경연대회 중 제빵경연대회(부제 꿈 굽기)는 미용과 제빵 분야로 의정부 신한대학교에서 진행됐다.고봉중ㆍ고등학교는 법원소년부의 보호처분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직업훈련교육과 교과교육 및 인성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대회에 참가한 김모군은 “학교에서 실습만 할 때는 몰랐는데 경연대회에 참가해 수상까지 해서 실력에 자신감이 생겼고 제빵사에 대한 꿈이 더욱 확고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의정부지방법원 신동주 판사는 “이번 경연대회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최우수상을 받은 고봉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이야말로 제빵의 꿈나무다”고 격려했다. 송화숙 교장은 “직업훈련과정 중 제과제빵과정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경연대회를 통해 꿈 실현 동기부여와 자존감 향상을 위해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며 “법원에서 주최한 의미 있는 경연대회에 참가해 맘껏 실력을 발휘하고 수상을 통해 자존감 향상과 꿈을 향한 걸음을 내디뎌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의왕=임진흥기자
경북 산란계 농장 2곳에서 달걀에 이어 닭에서도 DDT 성분이 나왔다. 경북도는 동물위생시험소가 지난 21일 디클로로디페닐트라클로로에탄(DDT) 검출 달걀이 나온 경산 박모씨 농장과 영천 이모씨 농장에서 키우는 닭 12마리를 조사한 결과 같은 성분이 검출됐다고 23일 밝혔다. 농장 2곳 12마리 모두에서 이 성분이 나왔다. 박씨 농장 4마리 가운데 1마리는 0.453㎎/㎏으로 잔류허용기준치(0.3㎎/㎏)를 초과했다. 이씨 농장 8마리 중 1마리도 0.410㎎/㎏로 기준치를 넘었다. 도는 이씨 농장 1마리는 0.305㎎/㎏ 검출됐으나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반올림하는 기준으로 판단할 때 허용기준치 이하로 본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닭에서는 DDT가 0.050∼0.236㎎/㎏ 나왔다. DDT 잔류 허용기준치는 달걀이 0.1㎎/㎏, 고기는 0.3㎎/㎏ 이하다. 경북도는 해당 농장 2곳 닭과 계란을 출하 금지하고 매일 살충제 성분 검사를 하기로 했다. 동물위생시험소는 해당 닭의 근육 부위 등에 추가로 검사하고 있다. 또 농촌진흥청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해당 농장 토양과 물, 사료에 DDT 성분을 검사 중이다. 이 두 농장은 예전에 사과밭과 복숭밭이던 곳이다. 농장주는 농장에서 닭을 자유롭게 풀어 키웠다. 도는 닭이 오염된 흙에서 목욕하거나 먹이를 쪼아먹는 과정에서 DDT가 축적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한 농장주는 "그동안 DDT가 나온 줄 몰랐으니 노계를 외부에 팔아온 것은 상식 아니냐"며 "지금까지 농장을 운영하면서 DDT뿐만 아니라 살충제도 한 번 사용한 적 없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 전국 683개 친환경 인증 농장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한 결과 영천과 경산 친환경 농장 계란에서 DDT가 나왔다고 밝혔다. 경북 농장 2곳 달걀은 DDT가 나오긴 했으나 잔류 허용 기준치(0.1㎎/㎏) 이하였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농장 2곳에 친환경 인증을 취소하지만 적합 농가로 분류했다. DDT는 국내에서는 살충제로 무분별하게 쓰이다가 1979년부터 시판이 금지됐다. 과거 살충제로 광범위하게 사용한 DDT는 인체에 흡수되면 암은 물론 여러 이상증세를 일으키는 맹독성 물질로 알려졌다. 두 농장은 살충제 파동이 일어난 뒤 달걀 출하를 중단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두 농장처럼 예전에 DDT를 사용한 과수원에 닭을 풀어 키우면 닭이나 달걀에서 DDT가 나올 개연성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에 이어 이번엔 '간염 바이러스 소시지' 파문이 일고 있다. 유럽 전문 매체 유랙티브 등에 따르면, 영국보건국(PHE) 조사 결과 근년 들어 영국에서 E형 간혐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하는 주원인이 수입산 돼지고기와 이를 이용해 만든 소시지 등 육가공제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영국의 한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이 주로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와 슬라이스 햄이 주범으로 지목됐으며, 이로 인해 그동안 수천 명이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건국은 E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 중 영국 밖으로 여행한 일이 없는 60명을 무작위로 선정, 생활방식과 구매습관 등을 추적 조사해 이같이 결론지었다. 이들이 감염된 특정 유형의 바이러스는 영국 돼지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종류다. 해외여행을 하지 않은 사람 중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영국인 수가 2010년엔 368명이었으나 2016년엔 1천243명으로 급증했다. 영국 보건국은 문제의 슈퍼마켓 이름을 '슈퍼마켓 엑스(X)로 익명처리해 발표했으나, 네덜란드 언론이 이는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 '테스코'라고 보도했다. 테스코 측은 아직 이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도 진위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유랙티브는 전했다. 한편 네덜란드에서 판매되는 간(肝) 소시지와 파테(고기 등을 다지거나 갈고 양념해 빵 등에 발라먹게 만든 제품) 80%에선 E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네덜란드의 보건 및 식품 전문 웹사이트 '푸드로그'는 밝혔다. 네덜란드 미생물학자들은 제대로 위생 처리가 안 된 돼지 피를 이용해 제품을 만든 것이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유럽 각국은 '살충제 달걀' 사건에 이어 터진 '간염 바이러스 소시지'가 어디까지 확산할 것인지 우려하며 주시하고 있다. 특히 두 사건 모두 관련된 것으로 나타난 네덜란드 축산 농가와 당국엔 비상이 걸렸다. 금지 살충제 피프로닐 성분이 함유된 네덜란드산 달걀 사건은 당초엔 이달초 독일에서 시작됐으나 이후 이 달걀 수입국이 유럽에서만 17개국인 것으로 확인되며 파문이 확산했고, 유사한 사건이 한국에서도 벌어졌다.◇ E형 간염 = 간염의 한 종류로 E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음식 등을 통해 감염된다. 특히 사람과 동물 모두 감염되고 옮기는 인수 공통 전염병이다. 대부분 경미한 증상을 앓거나 감염 사실을 모르고 넘어가기도 하지만 간 손상과 간부전, 신경손상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 E형 간염은 아직 예방 백신이 없으며, 치료는 면역글로불린 등을 이용한다. 영국 보건당국은 적절하게 조리한 돼지고기로 인한 감염 위험은 매우 낮다면서돼지고기와 그 가공제품은 반드시 충분히 익혀 먹으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