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청계지역 도로 확장에도 교통난 계속

의왕시 청계지역에 추진 중인 각종 개발사업에 따른 교통량 증가로 교통체증이 예상되면서 교통여건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시와 시의회 전영남 의원(새누리당 내손1ㆍ2동 청계동) 등에 따르면 안양 인덕원~성남 간 국지도 57호선은 판교신도시 건설과 관련, 기존 왕복 4차로에서 폭 35m의 6차로로 확장했다. 그러나 판교신도시에 입주민이 들어온 이후 교통량이 급증해 출ㆍ퇴근시간마다 정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청계교 삼거리와 포일교에서 인덕원 사거리까지 국지도 57호선은 극심한 정체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백운지식문화밸리사업과 농어촌공사 이전부지 개발사업, 내손 ‘라’구역 재개발, 한전자재창고 이전 등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교통량 증가로 교통체증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영남 시의원은 “앞으로 백운지식문화밸리와 농어촌공사 이전부지 개발사업 준공 시 청계지역의 교통체증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며 “국지도 57호선 확장과 백운로 확장, 학의로 확장 등 청계동 지역의 교통여건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성제 시장은 “국지도 57호선을 확장하려 해도 폭 35m의 왕복 6차로 계획도로에 맞춰 확장했고, 도로 양측에 학교와 상가 등이 있어 추가로 확장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다행히 현재 공사 중인 제2경인 연결고속도로가 내년 5월께 개통되면 국지도 57호선 이용 차량 중 인천과 광명 및 성남, 서울 등지 방향으로 통행하는 차들이 (가칭)의왕과천 IC에서 (가칭)북청계 IC를 이용할 수 있게 돼 차량분산으로 청계교삼거리에서 인덕원사거리까지 정체현상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어 “청계교삼거리~학의교 백운로를 확장하는 방안은 700m 구간을 왕복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하면 350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돼 어렵겠지만, 백운밸리사업과 연계해 도로확장사업의 타당성을 검토 중에 있다”며 “학의교~포일교 학의로 1.68㎞ 구간을 왕복 2차로에서 4차로 이상으로 확장하는 방안은 450억 원의 막대한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내손동 재개발사업과 한전자재창고 이전예정부지 개발사업의 추이를 봐가며 중장기적으로 도로확장 시기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왕=임진흥기자

인천지하철 1호선 ‘불안鐵’… 툭하면 제위치 벗어나 ‘정차’

“전동차가 정차선에 정확히 정지해야하지 않나요?”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사는 A씨(39)는 최근들어 인천지하철 1호선을 사용하면서 불안함을 느낀다. 지난해 말부터 인천지하철 1호선 전동차가 종종 승객 대기선을 지나치거나 훨씬 못미쳐 정차해 불편함을 느껴오다 최근 이같은 현상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지하철이 정해진 구간에 정차하지 못하다보니 고정돼 있는 스크린도어와 전동차의 문이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아 전동차의 문을 절반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럴경우, 타고 내리는 승객들이 서로 뒤엉켜 혼잡한 상황 속에서 이용객들이 문에 끼이거나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에 발이 빠지는 등 안전사고 발생도 우려된다. 특히, 출·퇴근 시간과 같이 혼잡시간대에는 좁아진 문으로 인해 줄이 길어져 지연까지 발생, 이용객들에게 불편함은 물론, 불안함을 안기고 있는 실정이다. A씨는 “처음에는 그저 불편함만 느껴왔는데, 지하철이 서야 할 곳에 서지 못하고 지나치거나 못미쳐 서버리는 경우가 잦아졌다”며 “문제가 생긴건지, 기관사가 미숙한건지 모르겠지만 인천지하철 2호선 사고 등을 생각하면 불안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인천지하철 1호선의 운행시기가 이미 만 17년을 넘어 노후로 인해 이같은 현상이 발생, 언제든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인천교통공사 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미 20년이 다돼가는 1호선은 제동 기기가 낡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컴퓨터가 계산해주는 그대로 서질 못하고 있다”며 “부품을 교체하는 등 정비가 시급하지만 예산상의 문제 등으로 쉽게 손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천지하철 1호선이 정지선을 지나치거나 못미쳐 정차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데다 노후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지적이 제기, 이용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0일 인천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지하철 1호선은 지난 1999년 10월 개통, 평일 312회, 토요일과 공휴일 272회씩 운행 중이다. 현재까지 200만 회 이상을 운행한 셈이다. 공사는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별다른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차량에 센서가 있는데, 주기적으로 청소를 하고 있지만 노후해 제때 정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문제 차량은 재정비 한 후 다시 운행을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시스템이란 것이 100% 완벽할 수는 없어 필요한 경우 기관사가 수동 운전으로 안전관리를 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진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인엽 양광범기자

세계 2곳뿐인 ‘천연비행장’ 사곶사빈 갯벌화 속수무책

천연기념물 391호인 백령도의 천연비행장 ‘사곶사빈’이 1991년 부터 농어촌공사가 조성한 간척지(백령호)로 인해 20여년째 오염되며 실트질(갯벌)화 되고 있으나, 이를 원상회복할 복구대책 등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10일 논평을 통해 “세계에서 2곳 밖에 없는 백령도의 천연기념물 사곶사빈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 되고 있다”며“환경연합은 지난달 22일 문화재청과 인천시 옹진군에 사곶사빈의 관리실태 및 향후 관리 방안을 질의했다”고 밝혔다. ‘사곶 천연비행장’이라고도 불리는 이 모래 해변은 실제로 한국전쟁 이후 군용 비행기 활주로로 쓰이기도 했다. 두껍게 쌓여 있는 미세한 석영질 모래층이 무거운 비행기가 내려앉아도 꺼지지 않을 만큼 치밀하고 단단하기 때문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의 질의에 문화재청은 “옹진군의 연구조사 요청이 없어 조사가 이루어진바 없지만, 전문가와 함께 현지조사를 통해 훼손 여부와 관리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옹진군은 “공군주관으로 지난해 10월 조사를 하였는데, 그 결과 사곶사빈 일부 구간에 대해서는 횡단경사도가 기준을 초과했으나, 천연활주로 이용에 따른 허용지지력은 충분하다는 조사결과를 받았다”고 답했다. 이에대해 옹진군의회 한 관계자는 “솔직히 사곶사빈은 지난 20여년간 실제로 실트질(갯벌)화 되었고, 주원인은 백령호를 만들기 위한 820m의 방조제 때문이라는 것은 옹진군과 한국농어촌공사 등 모두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해안 방조제, 방파제를 건설하면 그 영향으로 좌우측 해안에 뻘이 생기는 현상은 관련학계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는 것. 하지만 천연기념물인 ‘사곶사빈’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의지는 어느 기관에도 없다.원인을 제공한 농어촌공사는 이미 2011년 옹진군에 소유권을 넘겼고, 옹진군은 820m의 방조제를 헐고 143㏊의 토지를 다시 바다로 만들 여력이 없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옹진군은 문화재청에 관련 연구용역 예산을 요청하고, 문화재청은 시급히 사곶사빈과 백령호 방조제등 주변시설물에 따른 훼손여부등 인과관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신호기자

반기문 내일 귀국… 견제 나선 야권

범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 내에서 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 9일에 이어 10일에도 반 전 총장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주류를 이뤘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반 전 사무총장에 대한 외교부의 귀국 환영행사는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외교부의 과도한 의전과 지원은 명백한 선거 개입이다. 반 전 총장 측에서 적절한 예우를 요청했다면 공권력을 이용해 대선을 치르겠다는 불순한 의도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반 전 총장은 불필요한 의전 논란은 그만두고 임기 중 실정과 개인 비리 의혹에 대해 명백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우선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입이 마르도록 찬양했던 굴욕적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명확한 입장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우상호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치욕적인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협정이 체결됐을 때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박 대통령이 비전을 갖고 올바른 용단을 내려주신 것에 대해서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칭송한 바 있다”며 “12일 귀국할 때 인천공항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즉각 해명해야 할 것이다”고 요구했다. 국민의당 김삼화 원내대변인도 10일 논평을 내고 “12.28 (위안부) 합의에 대해 반 전 총장은 박 대통령에게 ‘올바른 용단’이었다고 호평했다”면서 “반 전 총장은 새누리당 차기 대선후보를 염두해 둔 용비어천가였는지, 아니면 일본정부에게 면죄부를 준 12.28 굴욕 합의가 외교적 소신이었는지에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는 이날 한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반 전 총장은 외교관만 한 사람이니 정치적 역량을 판단하기 힘들다”면서도 “내공이 쌓였으리라 본다. 귀국해서 어떤 정치적 논리로 국민에 임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같은 당 문재인 전 대표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등 야권 대선주자에 대해 “대통령 후보로 특징을 발견하지 못했다”, “2012년에 살고 있다. 지지도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 등을 하며 지속적으로 깎아내리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어서 시선을 모은다. 송우일·구윤모기자

“공항·항만公 지방세 감면 폐지” 목소리 높아진다

인천시의회가 인천공항공사와 항만공사의 지방세 감면 폐지 여부를 다음달 초 최종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감면 폐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다음달 7일부터 시작되는 제239회 임시회에서 양 공사의 지방세 감면 조항이 삭제된 ‘인천시 시세 감면 조례 일부개정안’을 논의, 최종 결판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 11월 제237회 제2차 정례회를 통해 해당 안이 심의될 계획이었지만, 황인성(새·동구1), 김정헌(새·중구2) 등 일부 의원들이 대승적 차원의 협력강화 요구와 함께, 시와 양 공사의 중장기적인 상생발전 등을 위해 감면을 유지해야 한다며 재검토 의견을 내 몇차례 보류돼왔다. 이들 의원들은 이번 239회 임시회에서도 무조건적인 감면 폐지 보다는 실익을 충분히 따져보고, 시가 실리를 찾는 쪽으로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양 공사의 지방세 감면에 대해 시민단체를 비롯한 지역여론은 세금 납부 능력이 충분한 공사에 세금 혜택을 주는 것은 불합리 하고, 재정건전화에도 역행하는 처사라며 반발하는 분위기가 가라 않지 않고 있다. 또 양 공사가 그 사이 충분한 상생방안이나 사회공헌사업 마련에 실패하면서 감면 폐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원안 가결을 사실상 당론으로 결정한 가운데, 새누리당은 의원 별 입장차가 존재해 상임위 등에서 다수당을 활용한 조례안 수정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현 조례상에 양 공사의 취득세 감면 기한을 지난해 말로 한정하고 있어, 이미 감면 혜택은 중단 된 상황이다. 감면 혜택을 주려면 조례 수정을 통해 감면 기한을 늘려아 한다.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이용범(민·계양3) 의원은 “개정안 보류 이후 양 공사에게 시와의 상생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이 수개월 주어졌지만 계획서 등 구체화 된 행동이 전혀 없었다”며 “이미 시가 제시한 원안 가결을 반대할 명분이 전혀 없는 만큼, 양 공사의 지방세 감면 폐지 의견을 끝까지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택(민·부평4) 의원은 “만약 임시회 이전에 상생방안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세입과 달리 시가 필요한 곳곳에 재원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 교부세 패널티가 발생하는 점 등을 이유로 원안 수정은 불가하다”며 “특히 공사가 주장하는 상생방안이나 사회공헌사업이라는 것이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진행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원안 가결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연선기자

[변평섭 칼럼] 그는 왜 냉동화물차에서 죽었는가

경기도지사를 지낸 어느 정치인이 오래전 한 사건에 연루되어 구치소에 갇혀 있었다. 그가 크게 실망하고 있을 때, 하루는 제비가 구치소 창틀에 열심히 집을 짓는 것이 아닌가. 그는 매일 제비들이 집을 짓는 모습에서 위안과 희망을 찾았고 얼마 후 자유의 몸으로 풀려났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투옥생활에서 책을 읽으며 화초를 가꾸는 것으로 희망을 잃지 않았다. 이렇게 희망이야말로 우리 인간에게는 더 없는 위로요, 에너지다. 그래서 가장 불행한 것은 희망을 잃는 것이라고 한다. 10여 년 전 미국 한 시골역에 정차중이던 냉동 화물차에서 시즈맨이라고 하는 역무원이 죽은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의 동료들이 작업을 마치고 차량 안에 시즈맨이 잔업을 하고 있는 것을 모른 채 문을 잠그고 퇴근해버려 발생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실제 경찰 조사에서 냉동열차의 온도는 전신이 끊겨 춥지도 않았음이 밝혀졌고 물론 죽음에 이를 상황도 아니었다는 것. 그렇다면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을까? 이것이 당시 미국 언론과 사회에 큰 충격이었는데 그 대답은 ‘희망’을 잃은 ‘공포’로 결론지었다. ‘동료들은 다 사라졌고 이제 나는 혼자다. 이 화물차는 냉동칸이기 때문에 나는 꼼짝없이 얼어 죽고 말 것이다.’ 이렇게 그는 절망에 빠졌고 죽음에 대한 공포는 결국 생명의 에너지를 앗아가고 말았다. 물론 인간의 의지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지만 인간의 의지는 무서운 가능성과 폭발적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그 좋은 예가 지난 여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펜싱의 박상영 선수다. 그는 패전 직전에 ‘나는 할 수 있다’고 자신에게 다짐하며 결국 역전에 성공,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 후 ‘할 수 있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고 살아가기 힘들어하는 많은 국민들에게 모처럼 IMF 때의 박세리처럼 희망을 주었는데 ‘최순실 게이트’로 나라가 혼란 속에 빠지면서 이 구호도 가라앉고 말았다. 이렇듯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할 때 나라의 분위기는 어두워진다. 2017년 새해맞이를 하려는 사람들이 어느 곳이나 인산인해를 이루었음은 그렇게 ‘희망의 빛’을 바라는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나타낸 것이다. 나도 세종시 인근 산으로 해맞이를 갖는데 아쉽게도 구름에 가려 해는 보이지 않았으나 그래도 우리는 소원을 빌었고 ‘대한민국 만세!’로 끝마무리를 했다. 얼마나 착한 국민인가. 그 대열 속에는 불경기로 폐업의 기로에 있는 자영업자도 있고, 이력서를 수십통 만들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취업준비생, 늙었어도 가족들 생계 때문에 핸들을 놓지 못하는 택시기사 등등 절박한 삶의 현장에서 목마르게 ‘희망’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극심한 정치 불신과 냉소, 심각한 경제난, 핵폭탄을 휘두르며 갱 두목처럼 위협하는 북한 김정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한 미 트럼프 정부, 학생 수가 줄어들어 많은 학교가 문을 닫아야 하는 ‘인구 절벽’, 3천만 마리가 넘는 닭·오리 매몰 처분에도 멈출 줄 모르는 AI(고병원성 조류독감), 계속 험난한 수출시장, 갈수록 열악한 비정규직 차별…. 마치 소크라테스가 전쟁터에서 돌아왔을 때의 그리스 혼란 상황을 말하는 아포니아(Aponia)를 떠올리게 한다. 배가 좌초되어 앞으로도 뒤로도 꼼짝 못하고 움직이질 못하는 것을 뜻하는 아포니아-그것이 우리 대한민국을 엄습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러니 우리 정치인들이여. 제발 국회의사당을 싸움터와 비효율의 담론장으로 만들지 말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십시오. 변평섭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천자춘추] 소통, 흐르는 물처럼…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견해를 기준으로 생각한다. 그 견해가 옳다고 여길수록 남과 대립할 개연성이 커진다. 상이한 의견은 조정이 필요하다. 그 수단이 대화다. 대화를 뜻하는 다이얼로그의 어원은 dia(통)와 logue(말씀)이고, 컨벌세이션은 con(합)과 versation(대립)이다. 두 단어를 조합하면 ‘말을 통해 이견을 조율한다’는 의미가 된다. 독일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대체로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 점이 인상 깊다. 심지어 대답을 해도 되는지 묻고 나서 말하기도 한다. 교육의 결과이고 훈련된 사회문화라고 본다. 우리는 그런 방식에 아직 익숙하지가 않다. 그러니 회의나 토론을 잘 할 수가 없다. 말과 강의를 전문으로 하는 대학교수들도 이 부분에는 취약하다. 대화의 기본은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다. 상대의 말을 자르고 자기 말만 계속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 상대는 대화에 흥미가 없어지고 무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로의 마음을 관통하지 않는 말의 행위는 대화가 아니라 웅변이나 설교하는 것이 된다. 듣기를 소홀히 하는 사람은 자신이 할 말만 생각한다. 상대의 견해를 귀담아듣지 않기 때문에 문제를 읽지 않고 답을 적는 수험생과 같다. 잘 듣는 것은 훌륭한 대화기술이다. 듣는 동안 상대 견해의 요점을 간파하여 자기주장의 오류를 찾아내고 논리를 정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온 나라가 몸살을 겪고 있다. 소통의 시스템을 망가뜨린 결과로 받은 업이다. 바른 소통은 많은 영역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엄격한 명령도 대화의 통로가 열려있으면 문제 될 것이 없다. 다양한 이견을 조율할 기회가 사라지면 흐르는 강에 댐을 막는 것과 같이 된다. 경직된 조직일수록 물의 숨길을 열어두어야 한다. 제대로 흐르지 못해 오염된 물이 넘쳐 우리 사회는 지금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다이얼로그가 고대 그리스에서는 주로 독백을 의미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자기 자신과도 대화할 수 없는 사람이 타인과 잘 소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타인과 말하기 전에 자신을 진솔하게 성찰해야 한다는 삶의 철학은 아니었을까. 주용수 작곡가·한국복지대학교 교수

[삶과 종교] 모두를 사랑하자

사랑하는 것이 ‘도리’라는 얘기를 귀가 따갑게 들어왔다. 그리고 사람에게는 사랑의 ‘의무’라는 것이 있으며 그래서 서로 사랑하라는 것도 잘 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이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당연한 것을 받아들인다. 하루하루의 현실생활은 사랑이 아니라 법률과 완력, 처벌의 지배를 받고 있다. 이리하여 사랑의 가능성은 처벌과 앙갚음의 윤리에 자리를 내주고 물러나며, 사랑은 하나의 이상화된 추상적 관념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우리는 세상에서 사랑을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워 사랑의 부재 현상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려 그들을 욕하고, 헐뜯는다. 우리는 때로 말만으로 사랑을 이야기할 뿐 미움으로 생활하며, 사랑의 이름으로 미움을 행한다. 그 이유는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사랑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또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날과 같이 갈등, 증오, 분열, 불안, 혼란, 폭력 등으로 얼룩진 시대에 ‘삼라만상은 서로를 사랑한다’며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처럼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시대는 사랑을 더 필요로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사랑이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힘차게 선언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사랑은 꿈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직 사랑만이 유일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랑의 덕으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하느님께서 우리 존재에 채워 놓으신 넘쳐흐르는 무한한 생명에 자유롭게 참여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내주도록 창조된 세상 만물이 지켜야 할 기본법칙이 바로 사랑이다. 우리가 생명이라고 부르는 끊임없는 창조 운동의 핵심이요, 중심이 바로 사랑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향한 자신의 마음의 문을 열겠다는 가슴 속 깊은 곳의 사랑이 자신을 향한 것이 되어버리지 않아야 한다. 가슴 속 깊은 곳 사랑이 자신을 향한 것이 되어버리면 스스로의 내부에 감금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사랑은 또한 자신의 본성과 완전히 일치하는 행동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에서 분리되어 나와 헛도는 것이고, 자신의 행동은 완전한 사랑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랑은 자신의 마음을 억압적 감정으로 다스리게 된다. 이러한 사랑에는 쓰디씀, 불안, 갈등, 증오, 혼란, 억압, 폭력 그리고 심지어 죽음조차 깃들어 있다. 왜냐하면 완전히 자유롭고, 자발적으로 내주지 못하는 사랑에는 모두 죽음의 맛이 스며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삶이 사랑이다’는 지극히 자명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믿을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린 진리에 눈을 뜨게 된다면 사랑은 더욱 빛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 14)고 하셨다. 그리고 바오로 사도는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와 천사의 언어로 말한다 하여도 사랑이 없으면 나는 요란한 징이나 소란한 꽹과리에 지나지 않습니다”(1코린, 13;1)고 하였다. 따라서 2017년 새해 사랑으로 살았으면 한다. 그리고 서로 평화 속에 머무르는 축복된 삶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박현배 천주교 성 라자로마을 원장

[아이가 미래다] 여성·가족 모두가 행복한 정책연구 속도 낸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12월 31일 지역의 성평등지수 측정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이중 경기도는 16개 시도 중 성평등 ‘중하위’수준(안전 12위경제활동 11위가족 및복지 각 8위보건 7위)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표의 이면엔 안전에 대한 불안감과 더불어 가족의 행복과 복지에 대한 요구를 충족해야한다는 니즈가 있다. 이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은 올해 ‘소통하고 체감하는 여성가족정책을 연구한다’는 기치 아래 △미래세대의 삶의 질과 성평등 수준 제고 △여성 및 가족의 안전과 건강 수준 향상 △도민의 일가정생활 양립 지원 등 3개의 나뭇가지를 엮어 울타리를 엮을 계획이다.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의 여성여성일자리가족보육아동청소년다문화 등 2017년 여성과 가족의 행복도를 높이는 연구과제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 미래세대의 삶의 질과 성평등 경기도 청년들은 오늘도 수저 계급 논란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특히 ‘정유라’로 대변되는 엄친딸·재벌자녀의 도를 넘는 행태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유리장벽을 기어오르는 데 지칠대로 지친 청년들의 희망창구는 열정페이뿐인가? 그렇지 않다고 경가연은 설명한다. 경기도 대학생의 성평등 의식을 제고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경기도 청년취업의 성차별 실태를 비롯하여 경기도 청년정책 기본계획 수립 및 청소년 삶의 질 지표 개발 등 연구를 통해 청년세대의 마음을 읽고 그들의 희망과 정책을 연결할 계획이다.이와 관련 여름·겨울 방학기간 등을 이용 상시로 ‘차세대 젠더리더 워크숍’을 개최하고 교육을 통한 젠더리더를 육성을 골자로 성평등사업부와 젠더거버넌스센터에서는 도내 대학과 손잡고 청년 성평등 아카데미 운영 및 2030 청년 서포터즈 운영을 진행한다. ■ 여성과 가족의 안전과 건강수준 향상 가정폭력은 비극의 시작이자 출발. 이를 막기 위해 가정폭력의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를 위한 전담 상담소 설치를 검토하고 재범 방지 대책으로서 회복적 창구를 마련하는 연구 또한 올해 신생 과제다. 여기에 경기도 여성의 건강과 삶의 질을 위한 연구 외에 도민의 생애주기별 정신건강 실태와 지원방안을 놓고 정책을 위한 장을 편다. 더불어 여성가족기관 종사자에 대한 처우 개선과 성인지 교육의 기관평가 연계방안,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유형별 발전방안도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낼 연구다. ■ 아동·청소년의 안전과 삶의 질 제고 아동학대는 지난해 우리사회를 멍들게 만든 병폐였다. 아동학대의 대부분이 집에서 친부모에 의해 행해지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학대의 문제는 인간의 존엄을 해하는 악(惡). 이에 경가연은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지역사회 서비스 제공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 방안 △경기도 지역유형별 아동실태조사 지표개발 △경기도 청소년 삶의 질 지표 개발 △가출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 효과 모니터링과 경기도 탈북 청소년 적응 실태 등 아동청소년 분야의 외연을 넓히고 디테일한 부분을 포착하는 연구를 수행한다. ■ 경기표 공보육 추진 보육이슈는 열악한 현장에서 근무하는 보육인에게나, 어려운 살림살이에 아이를 교육하는 부모 모두에게 난제다. 이에 경기도만의 보육을 담는 그릇으로 지난해 경기도가 연구원 내에 공보육시범사업추진단을 설치하고 운영한 결과, 작년 12월 따복경기어린이집 1호점이 용인시에, 1월 10일 하남시에 2호점이 잇달아 개소했다.올해도 연구원은 공보육 확충을 위한 2차년도 시범사업에 대한 모니터링과 공보육 특화 프로그램 개발 등 ‘경기도형 공보육 어린이집’ 운영지원과 확대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한편, 보육교사 승급제도 및 보수교육 개선방안, 영유아 인성교육을 위한 교사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보육관련 연구를 수행한다. 한옥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원장은 “올해 가족여성연구원의 과제들은 도정의 흐름과 여성가족분야 정책환경 변화를 고려하면서도, 다양한 정책수요를 반영하고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것”이라며 “도민과 소통하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위한 연구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은 지난해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올해 연구 방향을 토론하기 위해 11일 오후 1시30분 연구원 내에서 ‘2016년 연구성과보고회’를 개최한다. 이날 보고회에는 최지용 도의회 여성가족교육협력위원회 위원장 및 소속의원, 경기도 및 시·군 정책관계자들이 참석한다. 패널 및 참석자들은 이날 여성·일자리·가족·보육 등 분야별 10개 주요 연구결과 발표를 통해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연구방향을 놓고 머리를 맞댄다. 권소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