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에 많이 놀고먹어서, 이생에 이렇게 바쁜 가 봅니다.”전국 팔도는 물론 해외 곳곳에서 방송과 행사, 강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선재 스님의 말이다. 지난 10월에도 행사를 위해 프랑스에, 인터뷰를 진행한 지난 15일도 빡빡한 강연시간을 쪼개서야 만날 수 있었다. 전날 경상남도 통영에서 강연을 마치고 부랴부랴 올라오는 길이었다.그는 “한가위가 지나도 이렇게 바쁘게 사는 것이 어찌 보면 행복한 일”이라며 “언제 어디에 서더라도 수행자의 마음으로 하니까 가능한 것 같다”고 웃었다.선재 스님이 이렇게 바쁜 나날을 보내는 이유는 바로 ‘사찰음식’. 사찰음식을 통해 간경화를 치유한 선재 스님은 사찰음식에 대한 논문을 최초로 발표한 사람이다. 건강을 위한 힐링 푸드, 슬로우 푸드가 각광받기 훨씬 전부터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사찰 음식을 현대인의 건강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했다.또 ‘자연을 거스르지 말라’는 음식에 대한 철학으로,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을 설립해 사찰음식을 개발 및 보급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선재 스님에게 건강하고 맛있게 먹고 살 수 있는 법에 대해 들어봤다.Q 최근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가.A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염려한다. 건강하게 살기위해서, 오래살기위해서. 오죽하면 ‘건강염려증’까지 걸리겠나.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대함에 있어 맛있게 먹고, 즐겁게 먹는 것에 그쳤다.하지만 이제 음식을 먹는 것이 곧 나의 건강과 직결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것은 신체적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다. 사찰음식은 살아있는 생명을 내 몸과 같이 여기는 자비관에서 비롯됐다.자연의 생명이 깃들어 있고, 자연을 배려하는 섭리가 들어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대안으로 사찰음식을 생각한다. 실제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높아졌다는 것도 실감하고 있다. 종교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사찰음식을 배우러 오는 분들도 많고, 특히 외국에서의 관심은 더하다.Q 최근 프랑스에 다녀왔다.A 지난 10월26일 프랑스에서 ‘1700년 한국전통산사와 수행자의 삶’을 주제로 사찰음식 만찬 행사가 열렸다. 17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불교를 소개하고, 그 속에 깃든 사찰음식의 정신을 알리기 위해 조계종이 개최한 행사다.프랑스의 정치 및 문화계 주요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고, 새벽예불, 참선, 울력, 발우공양 등을 직접 시연했으며 수덕사 방장 설정스님이 행복을 기원하는 축원을 내렸다.이어 이들을 위해 연근죽과 백김치, 두부발효음식, 연밥 등 자연의 맛을 살린 20여 가지의 사찰음식을 선보였다. 다음날에는 파리의 요리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학생들이 직접 사찰음식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호응이 좋았다.Q 반응이 좋았다고 들었다.A 뜨거웠다. 서양음식은 자연을 배려하지 않는다. 때문에 서양에서는 사찰음식이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을 배려한다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유기농과 자연주의를 따르는 전 세계적인 흐름과도 일맥상통하고 있어, 어떤 음식보다 세계화된 음식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또 사찰음식은 마늘, 파, 달래, 부추, 무릇 등 오신채를 넣지 않아 모든 사람들이 먹기에 부담이 없다는 큰 장점이 있다. 프랑스는 올해가 3번째다. 앞서 2번은 개인적으로 초대받아 한국의 불교문화와 사찰음식에 대해 강연했다. 지난해는 ‘와인과 사찰음식’을 주제로 강연했는데, 사찰음식에 들어가는 우리 전통장을 소개하기 위함이었다.프랑스의 와인과 우리의 전통장에는 발효식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와인은 어린아이나 수행자,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은 먹을 수 없다. 반면 전통장은 물론 전통장이 들어간 음식은 누구나 먹을 수 있지 않은가. 특히 수행자들은 채식위주의 식단을 먹기 때문에 찬기운과 각종 약기운이 몸속에서 부딪칠 수가 있다.이것을 중화시키고 몸에서 잘 흡수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발효를 통해서 만들어진 장과 그것을 이용해 만든 음식이다. 외국인들은 5~30년을 거쳐 간장과 된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신기해한다. 그리고 그 속에 과학이 숨겨져 있다는 것에 감탄한다.Q 현대사회에서 사찰음식이 가진 의미는 무엇일까.A 땅은 누구나 딛고 살고, 공기도 누구나 마시며 살아간다. 하나의 생명이고, 하나의 뿌리고, 하나의 공간이다.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 먹지 않고 살 수는 없다. 인간으로 태어나면 누구나 먹는다. 동물과 어패류, 식물도 먹는다. 사람뿐만 아니고 자연의 모든 생명들이 나 아닌 다른 생명을 통해 나의 생명을 이뤄가고, 그 생명을 통해 나를 만들어 간다.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한다. 자연이 오염되면 식물도 병들고, 그것을 먹은 사람도 병이 든다. 사찰음식에는 모든 생명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 그런 생명들이 나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생명들을 아끼고 배려하고 보호할 때 결국 내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부처님의 큰 가르침이 담겨 있다.Q 사찰음식에 대한 철학은.A 행복하려면 다 같이 행복해야 한다. 가족 중 누군가 마음이 불편하면, 나 또한 마음이 아프지 않은가. 더 나아가 우리, 수원시, 경기도, 세계가 똑같은 이치다.어떻게 하면 모두가 행복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먹거리라는 공통의 문화를 생각해냈다. 그리고 사찰음식에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힘이 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의 행복과 생명을 위해 음식을 만든다. 어찌 보면 하나의 수행이고,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자비와 지혜를 음식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자연의 생명을 가져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좋은 재료로 만들어야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있다. 나쁜 재료로 만든 음식은 사람을 헤친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먹는 법을 계속해서 알리고 싶은 이유다.Q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A 사찰음식의 전문가를 키울 수 있는 공간과 사찰음식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학교를 마련하고 싶다. 지금은 많은 곳에서 강연을 하고 있지만, 한번 배우고 마는 수강생에 그친다. 사찰음식이 가진 의미와 이를 체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무엇보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40~50대 엄마들은 그들의 어머니를 보고 배웠기 때문에 가족을 위한 음식을 만든다. 하지만 요즘 젊은 엄마들은 대부분 음식을 만들지 않는다. 김치를 먹지 않는 아이들도 허다하다.아이들에게 건강한 음식이 왜 필요한지, 그것을 위해 왜 자연을 배려해야 하는지 알려야 한다. 우리 몸은 자연, 지수화풍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땅에 있는 것도 먹어야 하고, 땅 속에 있는 것도 먹어야하고, 나무에 매달린 것도 먹어야 하고, 물속에 있는 것도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아야 한다.3년 전 그거 알아요? 음식은 생명!이라는 어린이뮤지컬을 만들었다. 음식에 깃든 뜻과 의미,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가 담겨 있다. 아이들이 공연을 본 직후 김치와 감자가 든 국을 싹 다 먹더라. 그것이 교육의 힘이다. 많은 아이들이 건강한 음식을 즐겁게 먹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대담 = 이선호 / 문화부장 정리 = 송시연기자 / 사진 = 전형민기자 / 영상 = 권오현기자
정부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관련된 가축 등의 이동중지 명령 대상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경기도 지역으로 발생 추세가 확산되면서 인천지역의 AI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27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가 AI 위기 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26일 0시부터 28일 0시까지 48시간동안 내린 2차 가축 등에 대한 일시이동 중지 명령 대상지역을 1차 서해안지역에서 전국으로 확대했다. 특히 인천과 인접한 경기도는 이날 오전 닭 400여마리가 폐사했다는 이천시 부발읍의 한 산란계 신고 농장에 대한 현장 간이 검사 결과, AI 양성 반응이 나오는 등 신고 발생 9일만에 4개 시의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리는 등 AI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도 비상신고센터(1588-4060)와 근무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내 도축장 부근과 조류 관찰 지역 등에 대한 차단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시는 우선 인천대공원 내 어린이 동물원을 28일부터 AI 발생 위험 해제 시까지 무기한 휴업키로 결정했다. 인천대공원 동물원에는 37종 262마리의 동물이 있으며, 이 가운데 AI 발생이 가능한 동물은 원앙·오리·수리부엉이 등 21종 135마리의 조류이다. 시의 이번 대공원 휴업 결정은 AI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추세인 만큼, 한 박자 빠른 차단 정책으로 동물원 방역 강화와 동물 보호에 나선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인천대공원 관리기관인 동부공원사업 최태식 소장은 “최근 AI의 확산추세로 동물원도 비상에 걸렸다”라며 “동물원 전체소독 등 차단방역 강화를 통해 AI방역을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시는 또 이날 경기도 안성을 다녀온 인천시 남동구 A사료의 사료 운반차랑을 포함해 AI 발생지역을 다녀온 차량 10를 소독하는 등 AI 유입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AI 관련 가축이 많은 강화지역을 중심으로 도축장 부근과 방역이 취약한 소규모 농가, 야생 조류 관찰지역 등에 대한 차단 방역을 매일 실시하고 있다. 강화지역은 특히 풍물시장, 가든형 식당 등 방역취약 대상의 AI 감염 차단을 위해 살아있는 가금류 유통을 금지하고, 가금류 계열화 사업자를 통해 계약농가의 오리에 대해 일제 입식-출하(All-in all-out) 시스템을 운영토록 조치 하고 있다. 차단 방역에는 보건환경연구원 차량 2대와 공동방제단 차량 3대 증 5대의 방역 차량이 투입된 상태이다. 이 밖에도 각 군·구별로도 방역 차량을 동원해 이중 차단 방역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시는 이날 자정까지 내려진 축산 관련 차량 전면 이동중지 조치와 관련해, 인천보건환경연구원에 ‘인천 AI 거점 소독장’을 마련해 놓고, 사료가 떨어진 농가 차량 등 이동이 부득이 한 관련 차량 등에 대해서는 방역관의 철저한 확인과 소독을 거쳐 이동토록 조치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AI 방역 대책본부와 상황실 운영과 민간 합동 방역활동 등을 통해 AI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주변 상황이 더 악화 되거나 관내에서 발생 시 신속한 본부 격상 등의 대비책까지 준비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퍼 컴퍼니’ 의혹을 받고 있는 해외 투자사 방사완 브라더스의 현지 사무실은 1조4천억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동참한 회사답지 않게 단출한 모습이었다. 방사완 브라더스 본사는 33㎡ 남짓한 공간에 직원은 대표와 이사 단 둘뿐이었고 관련 서류 등 K-컬처밸리와 연관된 어떠한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24일 오후 2시10분께(현지시각) 찾은 방사완브라더스 싱가포르 현지 사무실. 싱가포르 파야 레바의 한 비지니스 빌딩 8층 복도 끝에 위치한 이 사무실 입구에는 ‘m mrsmint’라는 알 수 없는 회사명 밑에 ‘BANGSAWAN’이 작게 적힌 간판이 걸려 있었다. 사무실 내부에는 사무용 책상 8개가 놓여 있었고 미팅용 테이블 1개와 냉장고 1개, 복합기 1개가 사무실 집기 전부였다. 사무용 책상 위에는 대표와 이사의 것으로 보이는 노트북 2개가 올려져 있었을 뿐 나머지 책상은 사용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고 사무용 전화 역시 단 한대도 놓여 있지 않았다. 방사완브라더스 로니 치아(Ronnie Chia) 대표는 “직원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필요할 때만 단기간으로 쓴다”며 “사무실은 비울 때가 많은데 집이나 프랑스에서 주로 일한다. 회사 설립 당시 주소지가 집으로 돼 있었고 한국 기자들이 찾아와 ‘페이퍼 컴퍼니’라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조사특위의 이번 현지 방문은 CJ E&M이 외국인투자기업의 지위를 얻기 위해 끌어들인 방사완브라더스가 실체가 없다는 의혹을 확인하는 목적이었다. 싱가포르는 현지인을 포함한 3명 이상의 투자자가 있고 집이든 관계없이 현지 사무실이 있다면 1달러짜리 법인도 같은 공간에 수백 개에서 수천 개씩 설립할 수 있다는 게 현지 코트라(KOTRA) 관계자의 설명이다. 방사완브라더스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오스트레일리아 국적을 가진 4명의 투자자가 각각 25만 싱가포르 달러씩 투자(100만 싱가포르 달러ㆍ8억2천만 원)해 만들어졌다. 방사완브라더스는 현지 규정대로라면 실체가 있는 회사였지만 조사특위의 ‘페이퍼 컴퍼니’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현지 한국계 투자전문회사 관계자는 “회사가 존재하는 것은 맞지만 방사완 자회사 가운데는 말 그대로 1달러 투자금으로 만들어진 곳도 있다”며 “방사완처럼 20명 미만이 근무하는 법인은 회계 자료 공시나 법인세 등에서 혜택을 받는데 방사완처럼 여러 회사를 두는 것을 일컬어 ‘쪼개기’라고 한다. 방사완이 그런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회사명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회사들도 수두룩 하다”고 설명했다. 박용수 조사특위 위원장(더불어민주당ㆍ파주2)도 “로니 대표는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으면서도 방사완브라더스 자본금의 몇 배나 되는 돈을 투자한 K-컬처밸리 사업 현장에는 단 한번도 가지 않았다”며 “사업 내용이나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고 있고 향후 추가 투자 계획도 없었다”고 말했다.그는 “CJ E&M이 외국인투자기업 지위를 얻는 데 까지만 필요했던 게 방사완브라더스인 것 같다”며 “사실상의 ‘페이퍼 컴퍼니’라는 게 현지 조사로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경기도의회 공동취재단 박준상기자
150만 광장집회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사실상 카운트 다운에 돌입하는 등 대한민국의 운명에 큰 획을 긋는 ‘격랑의 한주’가 시작됐다.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 주최 측 추산 연인원 150만 명의 시민(경찰 추산 27만 명)이 촛불을 들고 거리를 가득 메웠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는 지난 10월29일 첫 주말집회 이후 최대 규모를 갱신, ‘헌정 사상 최대 규모 집회’로 기록됐다. 이날 오후 6시께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1천500여 개 시민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5차 범국민행동 행사(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율곡로와 사직로, 종로까지 촛불을 든 인파는 물결을 이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도심 곳곳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풍자 등으로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수원을 비롯한 경기지역 16곳에서도 시민들을 중심으로 한 촛불집회(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27만 명)가 열렸다. 특히 이날 오후 7시께 수원시청 앞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해 시민들에게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제5차 촛불집회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인천지역 6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인천시국회의도 이날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며 로데오거리를 순회했으며, 다음 달 1일 예정된 촛불집회에는 인천대·인하대를 비롯해 카톨릭대·경인교대 등 인천대학생총궐기와 함께 연계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정국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가운데, 특별검사 후보가 늦어도 다음 달 2일까지 임명되며, 국정조사는 30일 1차 기관보고가 이뤄지는 등 굵직한 사안이 동시다발로 전개된다. 박 대통령 탄핵을 공동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번 주 초 각 당에서 만든 초안을 토대로 조율을 거쳐 탄핵소추 단일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어 빠르면 30일에 발의해 다음 달 1일 국회 본회의 보고, 2일 본회의 표결 순으로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2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이 예정돼 있는 관계로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탄핵안을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2일 혹은 9일 투표를 할 경우, 현재까지 분위기는 탄핵안 가결에 무게가 실린다. 야당·무소속 의원 172명과 여당에서 이미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 40여 명이 합세하면 가결 요건(재적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 찬성)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검의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오는 29일까지 후보자 2명을 추천하면 박 대통령은 3일 내, 즉 늦어도 다음 달 2일까지 특검을 임명하게 된다. 임명 즉시 특검은 90일, 최장 120일간 활동에 들어간다. 검찰의 바통을 이어받은 특검에서 새로운 사실이 불거질 경우 박 대통령에 대한 사퇴 여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특검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에 앞서 오는 29일까지 대면 조사를 최후 통첩한 검찰도 박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 측이 검찰 조사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기 때문에 대면조사는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지만 직권남용·강요·직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 공범으로 입건된 박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제3자 뇌물 혐의까지 더할 경우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국조도 오는 3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법무부, 대검찰청,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을 대상으로 1차 기관보고를 받으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한편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고수하고 있고, 교육부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놓고 청와대 균열을 일으키면서 국정 운영의 삼각 축인 당·정·청이 각각 따로 도는 모습도 드러나는 등 첩첩산중이다.
톨스토이의 단편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보면 다양한 인간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렇듯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 대한 걱정과 보살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있는 사랑으로 사는 것입니다” 라는 글귀에 이르면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한국인들은 무엇으로 살까? 적어도 내 생각에 한국인들은 ‘성공’하기 위해 사는 것 같다. 누구나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많은 돈을 벌고 좋은 집을 사고, 좋은 차를 사고 그리고 또 자녀들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자신과 같은 삶을 살기를 원한다.그런데 대단히 불행하게도 이러한 삶은 매우 소수의 사람들만이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성공하지 못한 실패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최근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혼란이 단지 몇몇 사람들의 전횡 때문에 그러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확실한 것은 이 모든 일들이 이른바 일부 ‘성공’한 사람들의 지원과 방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직업으로 많은 돈을 모으고, 많은 권한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그들의 권한과 누릴 수 있는 권력은 알았는지 몰라도 그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한 것 같다. 모든 일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르고, 특히 우리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에게 바라는 기대치는 그 어떤 사람보다도 높다. 이들을 보면서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염증과 이들에 대한 분노가 교차된다. 이들은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도 공정치 못하고 부당한 일, 정의롭지 못한 일에는 과감하게 ‘아니오’ 라고 할 수 있었어야 했다. 그런데 정의롭지 못한 여러 순간에서 이들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는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특히 권한과 권력이 많은 사람들이 정의롭지 못한 의사결정과 행동을 하는 경우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는 우리의 역사를 통해서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들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적어도 이제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성공’에 대한 개념을 재정의해야 하고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달성하기 어려운 ‘성공’이라는 신기루를 쫓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앞만 보고 달릴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똑같은 사람의 모습은 하나도 없듯이 성공의 모습도 그 내용도 모두 다를 수 있다. 좋은 대학을 들어가지 않아도, 좋은 직장에 들어가지 않아도, 많은 돈이 없어도 우리는 충분히 다른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행복은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중심을 갖고 온전히 내 삶을 살아갈 때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혼란의 시기에 일부 성공한 사람들의 행동에 분노하고 한탄하기보다는 이럴 때일수록 나와 우리를 잘 건사할 필요가 있다. 지금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뜬다. 정남호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 교수
(사)경기언론인클럽(이사장 신선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은 오는 12월7일 낮 12시 하이엔드호텔 6층 연회장에서 제80회 초청강연회를 개최합니다. 이날 강연회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한국경제 어떻게 살릴 것인가’란 주제로 강연을 합니다. 경기도내 오피니언 리더 200여 명이 함께 하는 이번 강연회에 많은 성원과 관심 바랍니다. 회비 2만 원. △ 일 시 : 12월7일(수) 낮 12시 △ 장 소 : 하이엔드호텔 6층 연회장(경인일보) △ 강 사 :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사)경기언론인클럽
▲ ‘비선실세’ 의혹으로 구속 수감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27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은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는 차씨. 경기일보DB ‘비선 실세’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의 비호 속에 현 정부에서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하며 각종 이권을 독식한 의혹을 받아온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7)이 27일 재판에 넘겨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직권남용과 뇌물 혐의 등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횡령 등 혐의를 적용해 차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차씨는 최씨 등과 공모해 대기업들로부터 각종 광고를 받아낼 목적으로 포스코 계열광고사 포레카를 인수하기로 마음먹고 포레카 인수에 나선 중소 광고사 대표 H씨에게 지분을 내놓으라는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강요미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안종범 전 수석에게 “포레카가 대기업에 넘어가지 않게 포스코 회장 권오준 회장과 포레카 대표 김영수를 통해 매각 절차를 살펴보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강요미수 부분은 이들이 구체적으로 협박한 부분이 나오는데 대통령이 협박하라고 지시했는지는 사실 의문”이라며 “대통령을 피의자로 인지한다든지, 공범으로 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차씨는 또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안 전 수석의 ‘지원 사격’을 받으며 KT에 제일기획 출신 지인 이동수씨와 김영수 대표 부인인 S씨를 광고 부서 임원으로 앉히고, 올해 3월부터 8월 사이 68억원 어치의 광고를 끌어와 5억1천만원의 수익을 올린 혐의(직권남용 및 강요)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이동수라는 홍보 전문가가 있으니 KT에 채용될 수 있도록 KT 회장에게 연락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플레이그라운드가 KT 광고대행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라”고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런 일련의 상황에 비춰볼 때 최씨 기소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공소장에도 박 대통령을 공모 관계라고 못 박았다. 한편 검찰은 이날 차씨를 기소하면서 광고사 강탈 미수와, ‘KT 광고부서 점령’에 관여한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함께 구속기소하고 김영수 전 대표, 김홍탁씨, 모스코스 이사 K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경기지역에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살처분 보상금을 대폭 삭감해 피해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AI 발생에 대한 농장주의 책임을 엄격히 묻겠다며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개정, 살처분 보상금 감액 규정을 대폭 확대했다. 개정 내용으로는 최근 2년 이내에 AI가 2회 발생할 경우 살처분 보상금을 20% 감액하며 3회 때는 50%, 4회 때는 80%를 감액한다는 등이 담겨 있다. 의심 신고를 하루라도 늦게 했을 때도 보상금 총액에서 20%를 빼고, 소독을 게을리했을 때는 5%를 더 삭감한다. 또 축사 면적 50㎡ 이상 모든 농가는 소독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고 과거 발생 지역 등은 중점 관리지구로 지정해 검사와 예찰을 강화하는 등 축산농가 등의 현장 책임 방역도 강화됐다. 이같이 감액 규정의 추가로 AI피해 농가들이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상금이 줄어든 가운데 양주와 포천 등 경기지역 곳곳으로 AI가 확산되자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안성에서 오리 농가를 운영 중인 Y씨는 “철새가 옮기는 바이러스를 무슨 수로 막으라는 것인지, AI 피해를 본 것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살처분 보상금까지 깎여 앞길이 캄캄하다”면서 “보상비를 받더라도 계열화 업체가 떼어가면 인건비도 건지기 어려운데 더 삭감됐으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농민들은 AI가 소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사육 중 관리를 잘못해 발생한 것이라면 농장주가 일정한 책임을 지는 게 맞지만, 철새가 퍼나르며 발생하는 AI의 책임을 농가에 떠넘기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이다. 또 현재로서는 AI의 백신이 없는 탓에 소독약만으로 방역을 차단하는 처지라 방역에 한계가 있는데도 정부가 힘없는 농장에 AI 확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겨울마다 반복되는 AI 발생 빈도를 줄이기 위해 관리체계를 강화한 것”이라며 “이외에도 겨울철에는 사육을 중단하고 대신 정부가 보상금을 지원하는 휴업보상제를 시행하는 등 농가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논의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현재 경기지역 농가에서 고병원성 AI로 확진 판정을 받은 지역은 양주와 포천이며 안성과 이천에서도 의심신고가 접수돼 살처분 조치했다.
성남 성일학원(성일중, 성일고, 성일정보고)이 학교 이전을 추진하면서 현재 부지에 대해 1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아파트 신축이 가능한 2종 일반주거지역의 종 변경을 신청, 특혜 시비에 휘말렸다.특히 성일학원 일대는 인도가 없어 등교하던 여고생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등 민원이 끊이지 않아 종 변경 시 교통사고 위험이 커져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성남시와 성남시의회 등에 따르면 성일학원은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동문 등 1만4천500여 명으로부터 연대 서명을 받아 “학교가 원활히 이전할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1종 일반주거지역을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해 줄 것을 염원한다”는 내용의 종 변경 요구 탄원서를 지난 9월 성남시에 제출했다. 탄원서에서 성일학원 산하 3개 학교가 위치한 시민로 77번 길 일대는 초·중·고교가 밀집돼 학생 1만여 명이 좁은 등굣길 탓에 매일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적시돼 있다. 학교 건물도 건립한 지 40년이 지나 안전진단 D등급을 받은 상태다. 성일학원은 탄원서를 통해 인근으로 신축ㆍ이전하더라도 교육일정에는 지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성일학원은 현재 학교들이 자리 잡고 있는 곳에서 지난 2013년 사들인 중원구 하대원동 산 2의 1 일원(대원근린공원 부지)으로 이전할 방침을 세웠다. 이에 대해 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성일학원은 안전과 건물노후화 등을 이유로 종 변경과 학교 이전을 동시에 진행하려는 것 같은데 현재로선 인구밀도와 교통환경 악화 등의 부정적인 영향이 있어 종 변경은 어렵다”며 “성일학원에 공식적으로 회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선 학교 이전으로 학교 부지에 공동주택이 들어서면 지금보다 등굣길을 지나는 차량이 늘면서 학생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더욱 노출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용도를 변경할 땅의 지가 차이 등을 감안하면 일부 사학재단에 대한 특혜 시비도 불 보듯 뻔하다는 입장이다. 성남환경회의는 최근 성명을 통해 “성일학원은 학교 이전을 통한 시세차익을 노리고 있다”며 “결국 이들의 요구는 일반주택 신축이 가능한 1종에서 공동주택 신축이 가능한 2종으로 변경해 사실상 아파트를 지어 고수익을 올리는 특혜를 요구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일학원 측은 “탄원서에 입장을 피력했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해풍을 등에 업고 파도를 기다리는 모래사장에 갈매기 떼가 겨울 햇살을 잡고 한 뜸 한 뜸 음표를 그린다. 하얀 물거품의 파도가 지나간 흔적에는 한 편의 시가 탄생하고 겨울 바다는 등대의 지휘로 아름다운 선율을 창조해 낸다. 배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