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에는 단아하면서도 예쁜 생활 집기와 섬세하면서도 정교한 펜던트 초상화 작품이 있고, 회중시계와 여러 시대의 옛 동전이 전시돼 있다. 또한 멕시코에서 사용됐던 과거 지폐도 전시돼 있으나 발행 지역명이 다른 것이 이색적이다. 아마도 당시 연방마다 서로 다른 지폐를 발행한 듯하다. 3층에는 동양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소품들이 전시돼 있는데, 중국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공예품이 있다. 특히 상아를 정교하게 세공해 섬세함이 돋보이는 작품이 많고, 이것들은 아름다움을 넘어 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나 보인다. 4층과 5층에는 수많은 미술작품이 전시돼 있다. 엘 그레코, 틴토레토, 고흐, 마티스, 모네, 르누아르, 미로, 달리, 피카소의 작품을 비롯해 작품 하나하나가 당대 최고 작가들의 작품이라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황홀감에 빠진다. 이처럼 당대 세계 최고 화가들의 작품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강렬한 색감과 더불어 강인함을 느낄 수 있는 멕시코 작가의 작품은 색다른 미술 세계로 인도하고, 낯설지만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의 방대한 컬렉션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고통스러운 민중의 삶을 그림으로 승화시킨 화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과 그녀의 남편이자 남미 벽화 운동의 선구자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 ‘교차로에 서 있는 남자(Man at the Crossroads)’에서는 더욱 강렬함을 느낀다. 당시 이들의 작품은 내용이 지나치게 급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대중의 호소력이 뛰어나고 민중의 전폭적인 지지 때문에 정부 박해로부터 해방됐다는 후문이 있다. 박태수 수필가
문화
경기일보
2022-09-14 1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