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순방 마친 문재인 대통령, 국정 운영 방향 점검

문재인 대통령이 6박 8일간의 북유럽 3개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16일 귀국한 가운데 순방 성과를 토대로 국내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스웨덴을 끝으로 북유럽 3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전 스웨덴을 떠나며라는 제목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뒤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순방의 성과가 경제 활력과 한반도 평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와 스웨덴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을 잇는 5G 시대를 이끌고 있다며 수교 60년을 맞아 5G 통신장비, 바이오헬스 등 외에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탄소 융복합 소재 산업 등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스웨덴 정상회담을 한 살트셰바덴은 오늘의 스웨덴이 있게 한 곳으로, 이곳에서 노동조합과 기업 간 양보와 협력이 시작됐다며 신뢰와 협력을 상징하는 이곳에서 스웨덴과 포용적 사회 등 인류를 위한 일에 함께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스웨덴은 또 핵을 포기하고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평화를 선택했다며 마음을 연결하는 일이 평화에 더 빠르게 닿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16일 오후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방문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 문 대통령은 참모진으로부터 주요 현안을 보고받고 앞으로의 국정운영 방향을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순방 성과를 토대로 한 국내 경제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대화 참여를 촉구하는 한편 한반도 비핵화 논의의 동력을 살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노르웨이를 방문 중이던 지난 12일(현지시간) 오슬로포럼 초청 기조연설을 통해 국민을 위한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오슬로 구상을 밝혔고, 이후 지난 14일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평화는 핵이 아닌 대화로 이룰 수 있다는 내용의 스톡홀름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또한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중국 등 한반도 주변국과의 정상외교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이 이를 활용해 북미 핵 협상의 교착 국면에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강해인기자

소통없고 비방 난무… 與 당원게시판 속앓이

더불어민주당이 원내와 당원 간 상호 소통을 활성화하고, 플랫폼 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구축한 온라인 당원게시판이 정쟁의 장으로 변질될 위기에 놓이자 닉네임 실명제 전환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현대화추진특별위원회는 지난 1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이재명 경기도지사 관련 분쟁 글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고 지도부에 보고했다. 현대화추진특위에 따르면 지난 5일 플랫폼을 오픈한 후 지난 11일 오후 4시까지 가입자 수는 2만 7천190명에 달하고, 권리당원 자유게시판 게시글은 1만 187건이 올라오는 등 높은 참여율을 보여왔다. 하지만 정책 등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보다 이 지사에 대한 지지를 둘러싼 공방 글이 빗발치자 당원 닉네임 실명제 전환 등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방안이 거론된 것이다. 조승현 부대변인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일부 30여 명의 당원들이 이 지사에 대한 비방글을 쓰고, 그 게시글에 몇백 명의 당원들이 공감을 누르고 있다며 이에 따라 게시글을 작성하는 당원들의 실명제 전환 방법 등을 당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당의 각 전문 부서가 통합적으로 참여하는 기구를 구성해 댓글 등의 관리를 체계화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당원들의 질문에 대한 일관된 답변을 제시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필요성이 대두된 데다, 건전한 토론 대신 비방글이 난무하는 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민주당은 당초 플랫폼 구축 취지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의제에 대한 진정한 의미의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토론 기능을 강화한 전용게시판 개설도 추진할 방침이다. 정금민기자

[기자노트] 주민소환, 시장에 대한 분풀이 아니다

민선7기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있는 요즘, 지자체마다 1년간 성과와 미래비전 준비에 분주하다. 그러나 과천시에서는 축하 메시지보다는 과천시장 주민소환이 먼저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종천 과천시장의 주민소환은 3기 신도시 개발과 관사 입주 등을 이유로 일부 시민들과 정치세력(?)이 연합해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런 이유가 주민소환을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주민소환은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이 위법 부당한 행위, 직권 남용, 금품수수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투표를 통해 단체장을 제재할 수 있는 제도다. 그러나 법적으로 범위가 명확히 확정돼 있지 않아 자치단체의 정책이나 경미한 실수에 대해 주민소환을 추진해도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맹점이다. 지난 2011년 보금자리주택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여인국 과천시장을 주민소환했다. 주민들은 과천 지식정보타운 개발이 보금자리주택 개발로 전환되자, 이를 반대하다 결국 주민소환까지 추진했다. 당시 과천시장 주민소환 투표는 과천시 전체 유권자는 5만5천96명 중 9천820명이 투표해 최종 투표율 17.8%로 마무리됐다. 투표율이 33.3%에 미달돼 개표도 하지 못했으며, 여 시장은 바로 직무에 복귀했다. 주민소환 선거에 5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는데, 결국 시민의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 된 것이다. 여 전 시장 주민소환 이후 8년 만에 또다시 과천시장 주민소환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치인들이 관여해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과천 정가에서는 이번 주민소환에 일부 정치인이 참여하고 있고, 시기와 시장 압박 시나리오까지 만들어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 나돈다. 특히 최근 고(高) 분양가 문제와 관사 입주에 대한 제보도 김 시장의 신뢰도를 추락시키기 위해 주민소환 추진 단체에서 제보했다는 설까지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민소환은 김 시장을 끌어 내리기 위해 정치적으로 기획된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주민소환은 선거 패배에 대한 분풀이, 시정에 대한 악감정, 보궐선거 출마 기회를 얻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명분이 없는 주민소환은 주민 간 갈등과 반목, 예산낭비, 선거기간 동안 과천시 행정이 중단되는 폐해만 남기 때문이다. 과천시민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네이버, 용인 데이터센터 주민반대에 ‘백기’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에 네이버 데이터센터 건립이 추진되자 해당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본보 6월12일자 12면)한 가운데 결국 네이버가 용인시에 네이버데이터센터 건립을 중단한다는 뜻을 통보했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네이버의 통 큰 결단을 환영한다는 반응을, 용인시는 네이버가 앞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협력모델을 고민하겠다고 한 만큼 새로운 관계가 이어지길 기대했다. 16일 용인시와 네이버 등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3일 용인시에 용인 공세 도시첨단산업단지 건립 추진 중단을 통보했다. 앞서 네이버는 공세동 산 30번지 일원 15만8천396㎡에 데이터센터와 R&D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2017년 9월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주민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2차례에 걸쳐 미니상담소를 운영하며 사업 설명에 나서는 한편 지난달 10일에는 시의 중재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키도 했다. 그러나 해당 지역 주민들은 ▲인근 공세초등학교 학습권 침해 ▲5천여 시민들 삶의 주거지 인근의 난개발 ▲전자파 우려 등의 이유로 네이버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해왔다. 결국 주민들의 반대 입장 고수로 갈등이 해소되지 않자 네이버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거쳐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중단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 네이버데이터센터반대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네이버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주민들을 위해 노력해준 시에도 감사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또 시 관계자는 시에서도 주민들과 기업 간의 의견차를 좁히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했지만 사업이 중단돼 아쉽다며 해당 부지엔 네이버의 다른 사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ㆍ김승수기자

박상은 前의원 “임수경은 종북의 상징” 발언 위자료 판결… 대법, 파기환송

임수경 전 민주당 의원을 종북의 상징이라고 표현해 민사소송에서 위자료 200만원 지급 판결을 받은 박상은 전 새누리당 의원 사건이 대법원에서 새 국면을 맞았다. 대법원 2부(주심대법관 노정희)는 지난 13일 임 전 의원이 박 전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고 16일 밝혔다. 대법원은 정치인이나 공직자 등 공적인 인물의 공적 영역에서의 언행 및 관심 사안은 보다 광범위하게 공개검증되고 문제제기 돼야 하는 만큼 비판적 표현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었다고 볼 정도가 아니면 불법행위로 볼 수 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박 전 의원이 사용한 종북의 상징이란 말의 의미는 북한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대표적 인물이라는 취지일 뿐 모욕적 언사는 아니다며 임 전 의원은 당시 국회의원으로 박 전 의원의 발언을 충분히 해명하거나 반박하고, 정치적 공방을 통한 국민 평가를 받을 기회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박 전 의원은 지난 2013년 7월 말 임 전 의원이 백령도에서 열린 정전 60주년 예술작품 전시행사에 참석한 것을 꼬집으며 천안함 46 용사의 영혼이 잠들어 있는 백령도 청정해역에 종북의 상징인 임모 국회의원을 대동해 행사를 치르는 송시장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임 전 의원은 성명이 자신의 인격권을 훼손했다며 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12심 재판부는 인격권 훼손이 일부 인정된다며 200만원의 배상 판결을 했다. 김경희기자

[아침을 열면서] 대한민국을 깨운 U-20 新 축구 종족

지난 23일간 우리는 2002년 월드컵으로 돌아간 듯 행복했다. U-20 결승전 실시간 시청률 42.49%,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 울려 퍼진 떼창, 치킨집 전화통에 불이 나고, 상암 월드컵 경기장ㆍ공원ㆍ호숫가ㆍ극장ㆍ거리에는 사람들의 승리에 대한 염원으로 아쉬웠지만, 행복한 밤을 보냈다. 날아라 슛돌이 이강인(2강 in) 선수, 그의 이름대로 U-20 결승전 2강 안에 처음 들었고 FIFA 대회 참가 중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어린 18세의 나이로 메시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골든볼을 수상하며 최고의 스타로 등장했다. 데스먼드 모리스는 전 세계 30억 축구족에 대한 문화 인류학적 보고서인 축구 종족이란 저서에서 축구는 사냥 의식이다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두 팀이 공을 넣기 위해 서로 격돌하는 일종의 사냥 행위로 선수들이 전투를 벌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상대 선수들을 통과해 골을 획득하는 것이 목적으로 생존과 포획이 사냥의 목표라면, 오락거리로서 축구는 사냥꾼이 선수이며 골이 들짐승을 포획하는 행위의 상징이라 한다. 축구는 유혈 시대 다음에 생긴 오락과 경쟁의 현대 구기 스포츠로, 축구공이 무기며 골대를 사냥감으로 선수들은 골문을 공략하고 골대를 향해 공을 차는 것이다. 축구가 놀이인 것 같지만 사실은 사냥이라는 중요한 단서인 것이다. 우리가 U-20에 열광했던 이유 중 하나도 어린 선수들이 사냥터에서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쟁에서 승리를 위해 사냥터에서 목표물 포획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첫째, 팀워크가 필요하다. 혼전을 거듭하는 현재의 정치나 시장 경제 상황처럼 한 경기 한 경기가 접전이기 때문에 포지션별로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할 팀워크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즉 골을 넣기 위해서는 연결이 필요하고 적극적인 협력과 도움이 서로 필요하다. 둘째,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매 경기 선수 구성원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른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고 포지션의 역할을 다르게 부여해 상대 팀에 따른 전술 변화를 과감하게 펼쳐야 한다. 정정용 감독은 전반이 끝나면 포메이션을 바꾸고 전술 노트를 만들어 선수들에게 나눠주고 이를 경기에 적용토록 훈련했다. 셋째, 상호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다. 선수와 지도자 간에도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가 중요하다. 정정용 감독은 선수들이 자기에게 다가올 수 있도록 배려하고 지시가 아니라 이해시켜야 한다라는 지도 철학으로 그들 스스로 자신의 포지션을 이해하고 경기를 하도록 했다. 넷째, 체력이다. 체력은 B to B(back to basic)이며 전략과 전술을 수행하기 위한 힘으로 경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조별 3경기와 결승까지 4경기를 치르기 위한 강철 같은 체력은 필수 조건이다. 그런 면에서 결승 후반전에 우리가 조금 더 체력적으로 앞섰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다섯째,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정정용 감독은 경기장 나가면 그냥 멋지게 한 판 놀고 나오라. 인상 쓰고 뛰는 게 아니고 웃으면서 뛰어라라고 선수들을 편안하게 대하고,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멤버들에게 특공대라는 별명을 붙이고 언제든 뛸 수 있는 동기를 부여했다. 대한민국을 깨운 신(新) 축구 종족 21명의 어린 용사들의 투지와 노력에서 한국 축구의 희망찬 미래를 보았기에 행복했다. 또한 승리를 향한 염원으로 목청 놓아 함성을 외치며 스포츠가 지닌 위대함으로 대한민국이 하나 될 수 있음을 느꼈다. 이들이 월드컵 무대에서 멋지게 활약할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

[사설] 국가유공자 울리는 참전명예수당, 조속 입법조치해야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따라서 6월에는 어느 때보다도 호국보훈과 관련된 각종 행사가 전국 각처에 거행되어 국가를 위하여 자신을 희생한 국가유공자는 물론 이들 가족들에게 최대한 예우를 하고 있다. 사실 이들의 거룩한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도 존재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기는커녕 오히려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가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확대하기 위하여 각종 수당을 증액하거나 또는 신설한 것은 비록 뒤늦은 감은 있으나, 지금까지 부실했던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감안하면 참으로 바람직한 정책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참전용사와 같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최대한 표시하여 애국심 고취는 물론 그들의 명예를 지켜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국가유공자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국회의 입법 미비로 인하여 불과 1만여원의 추가 수당을 받음으로써 더욱 많은 생활보조수당을 잃게 된다면 이는 국가유공자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득 감소뿐만 아니라 마음에 큰 상처를 주는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꼴이다. 경기도는 지난 2016년 12월 개정된 경기도 참전유공자 예우 및 명예에 관한 조례로 참전명예수당 대상을 6ㆍ25전쟁ㆍ월남전에 참전한 유공자 전원으로 확대하게 되었으며, 이에 2017년부터 참전명예수당 1만원을 추가 지급하고 있다. 금년에는 수당이 연 15만원으로 월 1만2천500원 수준이다. 문제는 이 수당이 기초수급생활자에게 소득으로 인정되어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은 물론 국가보훈처가 차상위계층 등에 지급하는 월 10만원의 생활보조수당도 못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화성시에 거주하는 A씨는 참전명예수당으로 기초생활수급자에서 탈락하게 되어 참전명예수당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하니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인가. 도의 생계급여자 2천322명이 참전명예수당 소득 인정 탓에 기초생활수급자에서 탈락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피해는 보건복지부가 경기도에 사회보장협의 결과를 통보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이에 경기도는 문제점을 지적, 보건복지부에 건의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이런 문제를 개선하고자 국회에선 참전명예수당을 소득산정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3월 서영교 의원이 발의했지만 현재까지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국회는 조속 개회하여 계류 중인 법안을 심의, 참전명예수당과 관련된 민생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지자체와 새로운 협의를 통해서라도 국가유공자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참전명예수당 문제를 해결하여 보훈의 달에 걸맞은 행정을 해야 될 것이다.

[사설] 애국가 크게 부르던 대한민국 젊은이들 / 당당한 애국심으로 위대한 역사 만들다

전시(戰時) 영웅은 군인(軍人)에서 나오고, 평시(平時) 영웅은 운동선수에서 나온다고 했다. 평시 대한민국을 보름간 뒤흔들었던 젊은 영웅들이었다. 한국 남자 축구사에 결승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아시아 남자 축구 최초의 FIFA 대회 MVP도 거머쥐었다. 적진(敵陣)을 휘저었던 오세훈, 중원(中原)을 진두지휘했던 이강인, 수문(水門)을 굳게 지킨 이광연, 그리고 경기장 안팎에서 힘을 모았던 선수단 모두가 영웅이다. 결승에서는 졌다. 선제골을 넣고 시작했던 터라 아쉬움이 컸다. 3개 실점 가운데 2개가 우리 수비진 발에서 어깃장이 났다. 불운의 기운이 경기 내내 한국팀 주변을 어른거렸다. 운을 탓할 만도 했고, 수비수를 원망할 만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그러지 않았다.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이강인), 울고 싶었지만 팬들을 생각해서 참았다(오세훈)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골키퍼는 내가 미안하다며 수비수를 위로했다. 국민에겐 처음부터 특별했던 대회다. 특히 주목했던 건 애국가 열창이다. 대회 초반 이강인 선수에게서 시작된 현상이다. 애국가를 큰 소리로 불러 줬으면 좋겠다는 부탁이었다.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이강인의 답은 이랬다. 그냥 크게 부르면 좋을 것 같다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크게 불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때마침 일본 경기를 앞두고였다. 이후 모든 경기에서 국민들은 애국가를 눈치 안 보고 따라 불렀다. 과거 운동 경기는 애국심의 한 부분이었다. 국제 대회에서 승리한 선수는 반드시 국가를 섞어 소감을 말했다.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선수 얼굴 뒤에는 늘 태극기가 오버랩됐다. 하지만 어느 때부턴가 사라졌다. 태극기는 그저 소속 팀을 상징하는 마크 정도로 여겨졌다. 이보다는 개인의 영예와 연결짓는 관점이 컸다. 병역 특례 자체가 애국심과는 무관한 개인적 이익의 영역이다. 이런 풍조에서 등장한 애국가 열창 대회였다. 순박했기 때문에 더 아름다워 보인 애국심이었다. 승리한 뒤 선수들의 모습은 젊은 그 자체였다. 버스 안에서는 가요를 목이 터져라 떼창했다. 감격의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모습도 없었다. 울지마, 창피해라던 이강인의 익살 속에 2019년 젊은이의 모습이 있다. 마이크 앞에서 저마다 쏟아내는 우스갯소리도 이 시대 젊은 세대만의 여유였다. 결승에 졌지만 누구 하나 후회하지 않았다. 의연히 손을 흔들며 경기장을 떠났다. 이번 U20 청소년 대표단은 대한민국의 영웅이었다. 쭈뼛대던 애국심에 당당함을 일깨워줬다. 태극기가 대한민국 모두의 자랑임을 보여줬다. 36년 전 멕시코 4강의 기적도, 17년 전 월드컵 4강의 기적도 모두 과거의 평범한 역사로 만들어버린 대한민국 축구 선수단. 그들이 남긴 가장 큰 역사는 순박해서 더욱 당당해 보이는 젊은 애국심이다. 태극기가 왜곡되고, 애국가가 외면되는 기성 시대에 주는 교훈이 참으로 크다.

[지지대] 미세플라스틱

생소했던 미세먼지가 적극 대응해야 하는 환경이슈가 된 것처럼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오염 이슈가 됐다. 화장품, 세제, 치약뿐 아니라 생수, 해산물, 천일염 등 먹거리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잇따라 검출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은 전 세계 바다를 떠돌면서 지름 5㎜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으로 잘게 분해된다. 과학자들은 전 세계 바다를 떠도는 미세플라스틱이 최대 51조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물고기와 해산물이 인간 식탁에 오르고, 결국 사람 몸속에 들어가 축적된다. 2016년 그린피스가 관련 연구논문 60여편을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홍합이나 굴, 게, 다랑어, 바닷가재 등 사람들이 즐겨먹는 170여종의 해산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또 해마다 바닷새 100만 마리와 바다거북 10만 마리가 플라스틱을 먹고 죽는다고 추정했다. 얼마전 세계자연기금(WWF)이 호주의 뉴캐슬대학과 함께 연구한 플라스틱의 인체섭취 평가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사람이 매주 2천조각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 무게로 따지면 5g, 신용카드 1장 분량이다. 월 단위로 환산하면 칫솔 한 개 무게인 21g이며, 연간 250g을 넘는 양이다.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주된 경로는 마시는 물이었다. 한 사람당 매주 미세플라스틱 1천769개를 마시는 물을 통해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섭취량의 88.5%에 이른다. 이어 갑각류(182개), 소금(11개), 맥주(10개) 등이 섭취 경로로 지목됐다. 인간이 섭취한 미세플라스틱 양을 정확하게 측정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WWF는 2000년 이후 생산된 플라스틱 양이 2000년 이전에 생산된 전체 양과 같으며, 이 중 3분의 1이 자연으로 흘러 들어간다고 밝혔다. 2030년이면 1억t 이상의 플라스틱이 자연에 유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만드는데 5초면 충분하지만 분해에 450년 걸리는 플라스틱이 1분마다 쓰레기차 한 대 분량씩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을 죽음으로 몰아갈 뿐 아니라 인류도 위협한다. 미세플라스틱을 먹지 않으려면 매년 수백만t의 플라스틱을 자연에 버리는 일부터 막아야 한다. 플라스틱을 줄이는 좋은 방법은 사용 빈도를 줄이는 것이다. 텀블러를 쓰거나 카페에서 음료 주문 뒤 빨대를 쓰지 않는 일, 마트 갈 때 장바구니를 챙기는 일만 해도 플라스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작은 실천만으로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물고기를 먹지 않고, 바다거북도 살릴 수 있다면 당장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이는 결국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길이다. 이연섭 논설위원

파주 문산역~임진강역 경의선 전철 연내 개통

파주 문산역까지만 운행하던 경의중앙선 전철이 연내에 임진강역까지 연장 운행할 전망이다. 16일 파주시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경의중앙선 문산역에서 임진강역까지 6.0㎞를 단선 전철로 연장 하는 사업 공사가 25%가량 진행돼 연내 개통 예정이다. 이 사업은 단선으로 철도가 놓여 있으나 전력선이 설치되지 않아 하루 한 차례평화열차(DMZ-train)만 운행하는 문산역임진강역 구간에 388억 원을 들여 전철화하는 사업이다. 전력선을 설치하고 승강장을 개조해 전철이 운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당초 문산역에서 도라산역까지 9.7㎞ 구간의 전철화를 추진했으나 일단 임진강역까지만 예산이 반영됐다. 시 관계자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올해 임진강역까지 개통한 뒤 도라산역까지 연장하는데 필요한 178억 원을 내년 예산에 확보해 추가 공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측은 건물 관련 공사가 다소 늦어지기는 했으나 궤도, 신호, 전기 등의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연내 개통에는 문제가 없다며 내년 예산에 도라산역까지 연장하는 사업비가 반영되면 추가 공사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산역까지 복선전철로 연결된 경의중앙선은 지난 2000년 남북이 장관급회담을 통해 경의선 철도 연결에 합의, 문산임진강판문개성 간 27.3㎞(남측구간 12.0㎞, 북측구간 15.3㎞)가 단선으로 복원됐다. 파주=김요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