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해롭다더니… 발암물질 뿜은 궐련형 전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성분이 5개나 검출됐다.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담배와 비슷했고 타르 함유량은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7일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BAT코리아의 ‘글로’, KT&G의 ‘릴’ 등 3개 제품이다. 분석한 유해성분은 니코틴, 타르, 벤조피렌 등 총 11개 물질이다. 전자담배를 피울 때 발생하는 배출물을 국제공인분석법인 ISO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니코틴은 각각 0.1㎎(글로), 0.3㎎(릴), 0.5㎎(아이코스) 검출됐다. 국내에서 유통 중인 일반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은 0.01∼0.7㎎ 수준이다. 타르 수치는 4.8㎎(글로), 9.1㎎(릴), 9.3㎎(아이코스)으로 나타났다. 릴과 아이코스는 일반담배의 타르 함유량(0.1∼8.0㎎)보다 높았다. WHO 저감화 권고 성분 중 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성분을 살펴본 결과, 함유량 범위는 벤조피렌 불검출~0.2ng, 니트로소노르니코틴 0.6∼6.5ng,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 0.8∼4.5ng, 포름알데히드 1.5∼2.6μg, 벤젠 0.03∼0.1μg 수준으로 나타났다. IARC가 2B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아세트알데히드의 검출량은 43.4∼119.3μg였다. 이 외 분류 성분인 아크롤레인은 0.7∼2.5μg, 일산화탄소는 불검출∼0.2㎎의 결과를 보였다. 실제 흡연자의 흡연 습관을 고려한 HC(헬스캐나다) 시험법을 적용 시 이들 유해성분은 ISO 시험방식보다 1.4∼6.2배 더 많이 검출됐다. 3개 제품에 포함된 발암물질의 농도는 일반담배보다는 적은 수준이었다. 디스플러스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일반담배 5종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의 양을 100으로 봤을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내뿜는 니트로소노르니코틴은 20.8, 포름알데히드는 20.3, 아세트알데히드 28.0, 아크롤레인 16.4 수준이었다.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벤조피렌, 벤젠 등 발암물질이 포함돼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며 “지금까지 연구자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에 직접 불을 붙여 태우는 일반담배와 달리, 전용담배를 충전식 전자장치에 꽂아 250~350도의 고열로 가열해 배출물을 흡입하는 담배다. 채태병기자

한국여류조각가회, 창립 45주년 맞아 오는 27일까지 양평 ‘C 아트 뮤지엄’서 기획전 ‘I, women’ 진행

1974년 한국여류조각가회가 창립했다. 남성이 대부분이었던 조각계에서 여성 조각가들이 겪는 차별적인 대우와, 스스로 한계를 짓는 여성 조각가들의 소극적인 태도에 문제의식을 갖기위해 우리나라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정숙, 윤영자 등이 주축이 돼 만들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의 창립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기획전과 활동을 통해 여성 조각가들의 권익신장과 젊은 여성 조각가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여류조각가회가 창립 45주년을 맞아 기획전 을 준비했다. 오는 27일까지 양평 ‘C 아트 뮤지엄’애서 열리는 전시는 한국 조각에서 여성 조각가들의 흔적을 더듬고, 여류 조각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하기 위해 기획했다. 전시명은 창립 때부터 깊은 자각이 이루어졌던 ‘여성이기 때문에’에 초점을 맞춰 ‘I, WOMAN’으로 정했다. 전시는 크게 2개 주제로 나뉘는데, 첫번째 주제인 ‘Herstory’에서는 한국여류조각가회의 역사와 오마주를 다룬다. 창립 회원들과 역대 회장들의 작품을 통해 45년 역사를 되짚는다. 고인이 된 김정숙(1대 회장), 윤영자(2대 회장)를 기리는 소규모 특별전도 마련했다. 두번째 주제는 ‘여성 조각가의 고원’에서는 회원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 여류 조각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 큐레이터 하랄트 제만은 ‘고원은 기본적으로 고지이고, 무언가 설 수 있는 근원지이며, 올라갈 수 있는 중간 단계의 계단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여류조각가회는 회원들의 작품을 고원처럼 설치함으로써 한 단계 높은 곳에서 여성 조각가들이 스스로를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한국여류조각가회 관계자는 “45년 전은 사실상 화단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 조각가가 열 손가락을 꼽을 정도에 불과했던 시절이었다”면서 “서로의 상황에 공감하고 연대를 필요로 했던 우리나라 여성 조각가들이 스스로 조직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대단히 선구적인 미술사적, 여성사적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여류 조각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달 5~17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도 이어지며, 판매 수익금 일부는 미혼모 돕기에 쓰일 예정이다. 송시연기자

같은 유권자인데… 선거도 장애인 차별

6ㆍ13 지방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시ㆍ청각장애인이 선거 정보를 얻는 데 차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광역ㆍ기초단체장 후보는 시각장애인에게 정확한 선거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점자형 선거공보물’을 선거관리위원회에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단체장과 달리 광역ㆍ기초의원 후보에게는 의무사항이 없어 점자 공보물을 제작하지 않아도 된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경기도 내 광역의원 후보 314명 중 49%인 155명만 점자 공보물을 마련했으며 기초의원 후보는 763명 중 32%에 불과한 250명만 점자 공보물을 제작했다.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상 광역ㆍ기초의원 후보는 의무가 없어, 시각장애인은 해당 후보들의 공약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청각장애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단체장 이상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공보물을 제작해야 하는 의무는 법적으로 정해졌지만,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手語)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은 법제화되지 못한 탓이다. 청각장애인들이 정치 참여에서 소외되는 것을 막고자 경기도농아인협회는 지난달 각 도당에 수어 영상 제작 협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단 한 건의 회신도 받지 못해, 청각장애인들이 지방선거에서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농아인협회 관계자는 “직전 지방선거에서 선관위와 함께 도지사 후보에 대한 수어 영상을 제작해 배포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했는데 올해는 못했다”며 “청각장애인의 알 권리 실현을 위해 점자 공보물처럼 수어 영상도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도내 사회복지계 단체들이 모여 구성된 경기도사회복지연대 측은 지난달 도지사 후보들을 초청, 사회적 약자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토론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후보들이 참여에 난색을 보이며 무산된 바 있다. 연대측 관계자는 “사회적 소통과 정치 참여를 원하는 장애인들이 외면받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들도 선거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태병기자

부천시축구협회 김영태 회장 “축구 꿈나무 육성, 버팀목 될 것”

부천시 축구발전과 축구 동호인들의 화합을 이끌어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부천시축구협회 김영태 회장(49). 김 회장은 부천시 축구 발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뛰어 다니는 부천축구협회 발전의 산증인이다. 충북 보은 출신인 김 회장은 고향 보은군축구협회에서 사무국장을 맡으며 축구인들의 화합을 도모했다. 서울 목동으로 거주지를 옮긴 그는 16년 전인 2002년 부천 오정구에 있는 신기축구회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좋아하는 축구를 위해 집을 부천으로 이사했다. 그렇게 축구를 통해 부천과 인연을 맺은 김 회장은 신기축구회 회원들과 어울리며 신기축구회를 부천 최고의 조기축구회로 만들었다. 다른 조기축구회보다 운동을 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회원들간 화합으로 다른 축구회의 부러움을 샀다. 신기축구회 부회장과 회장을 거쳐 오정구축구연합회장을 2년 간 맡아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왔다. 축구 활동 뿐만 아니라 고강1동 자유총연맹 청년회장, 덕산고 학교운영위원장을 맡아 지역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왔다. 2016년 부천시축구협회와 축구연합회의 통합과정에 주도적인은 역할을 담당한 김 회장은 초대회장이 취임 몇 개월 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하자 회장직을 이어 받았다. 1년 6개월 간 회장을 맡아 임기가 만료되자 부천시축구협회를 재도약시키겠다는 신념을 갖고 회장 연임에 도전, 부천시 축구 발전을 한 단계씩 끌어 올리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 부천의 엘리트 축구는 학교 운동부가 간신히 운영될 정도로 거의 소멸될 위기에 놓여있다”면서 “부천시가 엘리트 축구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고, 축구 동호인들이 더 좋은 운동장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회장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천의 축구 동호인은 1만여 명에 이르고 있고 동호인클럽도 58개팀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밝힌 김 회장은 “이들 축구 애호가들과 동호인들이 축구를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동호인클럽간 친목과 화합을 이뤄 부천시 발전에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시민구단인 부천FC가 부천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 역할도 하겠다”고 각오도 다졌다. 축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삶의 활력을 찾았던 김 회장은 프로축구, 동호인클럽의 경기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해주는 열렬한 팬으로서 더 큰 만족을 느끼고 있다. 부천=오세광기자

[경기정명 1000년, 경기문화유산서 찾다] 16. 화성 궐리사

“지금 내가 군사(君師)의 위치에 처해 있으니 스승과 도에 대한 책임이 실로 나에게 있다. … 일찍이 깨우쳐 주고 교도함에 부지런히 하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습속이 점점 어그러지고 선비들의 기풍이 예스럽지 못하여 크게 변화되어 도를 따르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으니 어찌 개탄스럽지 않겠는가. 내가 원하는 바는 공자를 배우는 것이다.” 군사로 자부했던 조선 제22대 국왕 정조는 규장각을 세우고 초계문신이라는 이름으로 37세 이하의 젊고 유능한 신하들을 선발하여 직접 가르쳤다.다산 정약용과 풍석 서유구 같은 조선 후기의 대학자들도 정조의 가르침을 받았다. 풍석과 다산은 정조의 신하이자 제자들인 셈이다. 정조는 공자를 힘써 배운 국왕이다. 정조는 공자를 ‘공부자(孔夫子)’로 높여 불렀다. 조선왕조실록에 공부자란 표현이 총 31회 나오는데, 이중에서 정조실록에만 무려 11회나 된다.정조는 1792년에 공자의 초상을 모시는 사당 ‘궐리사(闕里祠)’를 건립했다. 궐리는 노나라 곡부에 공자가 살던 곳을 본떠 지은 이름이다. 오산의 화성 궐리사는 충청도 노성 궐리사와 함께 우리나라 2대 궐리사이다.이곳은 공자의 64대손인 공서린(孔瑞麟, 1483~1541. 중종 때 승지, 경기감사, 대사헌 역임)이 낙향하여 강당을 세우고 강당 앞에 손수 은행나무를 한그루 심어 가지에 북을 달아 놓고 두드려 제자들의 학업을 독려하며 여생을 보내던 곳이다.공서린이 별세한 후 폐허가 되었는데 그로부터 200여 년이 지난 정조 때에 어명으로 재건되어 매년 예조에서 봄가을로 석전을 봉행하였다.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가 1894년에 다시 복원되었다. 이처럼 궐리사는 군사를 자처한 정조의 정치철학과 교육사상이 담긴 공간이다. 궐리사는 1994년 4월에 경기도 기념물 제147호로 지정되었다. 1974년 9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2호로 지정된 ‘궐리사 성적도’는 1904년 공자의 76대손인 공재헌이 중국 산둥성에 건너가 여성부가 조각한 진품 성적도를 들여와 그림과 글로 양면 조각한 108장에 공자의 일대기가 정리되어 있다. 피나무로 된 목판은 모두 60장인데 한 장의 크기는 세로 32센티미터, 가로 70센티미터, 두께 1.5~2센티미터이다.궐리사 성적도에는 공자를 구심점으로 삼으려는 유림들의 구국의 일념이 담겨있다. 이후 당국의 지원을 받아 8칸의 강당과 성적도 판각을 보관할 수 있는 장각을 신축하였다. 공자문화전시관에는 1792년에 정조의 명으로 이문원에 보관하다 이곳으로 옮긴 공자의 진영을 비롯한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 평등교육의 실천자 공자의 눈높이 교육 공자의 위대성은 2천500년 전에 이미 신분이나 계층의 차별이 없는 평등교육을 실천한 점이다. 아울러 특정 주제에 대한 문답을 통한 대화식으로 진행된 공자의 교육법은 질문이 사라진 우리시대에 절실한 부분이다. 논어를 펼치면 인(仁)에 대한 제자의 질문에 여덟 가지로 달리 대답하는 공자를 만날 수 있다. 제자의 학문적 수준과 그때의 상황과 형편에 따라 대답을 달리했던 것이다. 정치에 대해 묻는 제자의 질문에는 아홉 가지로 달리 대답하고 있다. 이처럼 공자는 제자를 가르칠 때 제자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을 실천했다. 공자는 말한다. “들어가서는 효도하고 나가서는 공손하며 근면하고 미덥게 할 뿐더러 뭇사람을 사랑하고 어진 이를 가까이 하라. 그러고도 힘이 남으면 글을 배우라” 이것이 공자 교육의 핵심이다. 인성교육이 절실한 이 시대에 공자를 주목하는 까닭이 여기 있다. ■ 궐리사를 세운 정조의 뜻 1790년 정월 초하룻날, 정조는 특별한 명을 내렸다. “올해 경술년은 바로 공부자(孔夫子)와 주부자(朱夫子)가 난 해이다. 성인이 태어나고 현인이 나신 옛날 경술년이 다시 돌아왔으니 마땅히 특별한 조치가 있어야겠다. 문묘에 나아가 선성(先聖:공자)을 참알하고 과거를 설행하여 선비들을 뽑을 것이니, 다음 달 초로 날을 잡도록 하라.” 공자의 탄생을 기념하여 특별 과거까지 열었던 정조였으나 이때까지는 공자의 초상을 모시고 있는 충청도 이성 궐리사에 부정적이었다. “전국 3백 60군데의 군현에 다 공부자를 제사지내는 곳이 있는데, 어찌 유독 이성에서만 향교 이외에 별도로 한 사당을 설치한단 말인가. …앞으로는 감히 옛 성인의 화상을 그려 봉안하는 서원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예조의 관리에게 지시하여 각도에 공문으로 알리게 하라”고 지시했을 정도였다. 정조는 이성에 궐리사를 세운 것은 당파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1792년 10월, 정조는 수원읍지를 통해 공씨가 우리나라에 건너와 맨 먼저 수원에 정착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기관찰사에게 궐리의 형태를 그림으로 그려 올리도록 지시했다. 이를 통해 구정촌에 궐리사란 사우(祠宇)가 있고 은행나무도 심어져 있으며 대대로 살고 있는 후손들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정조는 경기 관찰사를 불러 궐리사 건립을 지시했다. “궐리 옛터에다 집 한 채를 세워 내각에 있는 성상(聖像:공자상)을 모시게 하고 영당에 모셨던 진영(眞影)도 모셔다가 함께 봉안하고서 이름을 궐리사라 하라. 사우의 편액은 써서 내리겠다. 봄·가을로 지방 수령에게 향과 축을 내려 제사를 모시게 하고 제사에 쓰이는 제수들은 대략 이성 궐리사의 예대로 시행하되 한사코 정갈하고 간략하게 하라” 1793년 5월에 화성의 궐리사가 완공되었다. 6월에는 이문원에 보관하고 있던 공자의 진본 영정을 화성의 궐리사에 옮겨 모시도록 지시했다. 8월에 정조는 수원 유생들을 대상으로 과거를 베풀었다. 궐리사의 건립을 기념하여 시제를 “성상을 본부의 궐리사에 공경히 봉안하다 (祗奉聖像安于本府闕里祠)”로 삼았다. 이때 정조는 수원 유수가 거두어 올린 시권을 자신이 직접 채점했다. 홍재전서에 ‘궐리사에 정경(正卿)을 보내어 잔을 올리는 글’이 실려 있다. 이 글은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위해 화성으로 행차하던 1795년 윤2월 10일에 예조판서 민종현을 화성 궐리사로 보내 제향할 때 사용한 글이다. 공자의 사당이 / 부자지사夫子之祠 천하에 두루 퍼져 있는데 / 편어천하遍於天下 이제 화성에다 세우게 되었으니 / 의기화성義起華城 어찌 까닭이 없으리오 / 기무이야豈無以也 … 효경에서는 어버이를 드러냄을 말했고 / 효경현친孝經顯親 논어에서는 백성을 사랑하라 하였으니 / 노론애민魯論愛民 지척의 밝은 가르침을 / 지척명훈咫尺明訓 마치 순순하게 듣는 듯하네 / 약령순순若聆諄諄 이때 이곳에서 / 시시시경是時是境 어찌 정성을 펼치지 않으리오 / 갈부전침曷不展 이에 제기를 깨끗하게 갖추었으니 / 재견형두載豆 제문이 함에 담겨 있나이다 / 유문재함有文在函 ■ 공자와 거닐며 교육의 장래를 생각하자 현재 궐리사는 공자 사당으로서의 기능과 교육기관으로서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공자의 정신을 전파하며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것, 배우지 않는 것을 채워가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여기에 두 가지를 주문하고 싶다. 먼저 교육의 형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질문이 사라진지 오래다. 입시교육이 낳은 우리 교육의 서글픈 현실이다. 궐리사에서 2천500년 전 공자가 제자들을 가르쳤던 문답법 교육을 시도해 보면 어떨까. 다른 하나는 교육 내용이다.궐리사에서 논어를 공부하되 정조와 다산이 읽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강독하는 것이다. 아울러 정조의 홍재전서를 읽으며 정조시대의 문예부흥은 어떤 바탕에서 이루어졌는지를 찾아보고 정조의 리더십을 연구하는 일도 필요하다. 교육의 장래를 고민하는 학부모나 교사들이 궐리사를 찾으면 좋겠다. 교육에 관한한 공자의 교수법은 “오래된 미래”라는 말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500년 수령의 은행나무 무성한 그늘 아래서 논어를 펼쳐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는 공자의 말씀을 음미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김영호(한국병학연구소)

세계적인 영화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 기록한 다큐멘터리 ‘코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에서 음악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영화음악가다. 3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11살이 되던 1963년부터는 도쿄예술대학의 음악 교수로부터 클래식 작곡을 배우기 시작했고, 1971년 작곡 전공으로 도쿄예술대학에 입학했다. 1978년 첫 솔로 앨범인 ‘Thousand knives’를 발표한 그는 동료들과 3인조 테크노 그룹인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YMO)를 결성했다. 미국에서 발매된 앨범은 빌보드 차트 진입에 성공해 월드투어가 개최되기도 했다. 1983년에는 그룹을 탈퇴한 이후 오시마 나가시 감독의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 영화음악을 담당하면서 영화음악감독으로도 주목 받기 시작했다.1992년에는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막식 주제가를 작곡, 지휘하기도 했다. 또 후쿠시마의 지진, 쓰나미, 방사능 노출 피해자들을 지지하고 돕기 위한 자선단체를 꾸리며 ‘NO NUKE’라는 음악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작곡가이자 종합예술가 그리고 환경운동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던 그는 2014년 새로운 앨범을 제작하던 중 인후암 판정을 받는다. 활동 중단의 위기도 있었지만, 이후로도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 남한산성(2017),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 등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코다는 류이치 사카모토를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아티스트로서의 정점에서 활동하던 2012년부터 인후암 판정을 받고 모든 활동을 중단한 2014년을 거쳐 활동을 재기하기 까지 5년의 시간이 영화 안에 빼곡히 담겨있다. 삶의 끝을 엿본 후 다시 시작에 선 류이치 사카모토. 대중들에게 드러나지 않았던 그 시간을 만나볼 수 있다. 송시연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공방 - 증선위 첫 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최종적으로 가리는 증권선물위원회 첫 회의가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다. 이날 증선위는 지난달 17일과 25일, 31일 세 차례 개최된 금융위원회 감리위원회의 심의결과를 보고받은 이후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 회계법인 등 양측 관계자들이 동시에 출석해 의견을 개진하는 대심제(對審制)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대심제 회의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외부감사인인 삼정·안진회계법인 등이 출석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는 이날 저녁 늦게 끝날 전망이다. 그러나 곧바로 제재 수위를 의결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선위 정례회의는 이달 20일과 다음 달 4일로 예정돼 있다. 최종 의결은 다음 달 4일 이뤄질 전망이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증선위 최종 결정은 가장 공정하고 신속한 방식으로 일반에게 공개할 것을 약속한다“며 ”증선위의 모든 판단과 결정은 객관적 사실 관계와 국제회계기준을 토대로 어떤 선입견도 없이 공정하게 이뤄질 것“ 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심의부터 최종 결정에 이르기까지 민간위원 세 분의 판단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증선위는 김용범 위원장을 비롯 감리위원장을 맡았던 김학수 증선위원, 비상임위원인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 박재환 중앙대 경영대 교수,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구성돼 있다. 앞서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보고 대표이사 해임권고, 대표 및 법인 검찰 고발, 과징금 60억원 부과 등의 제재를 건의한바 있다. 이날 증선위에 출석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최선을 다해 입장을 소명할 것이며, 또한 사업에 매진 지속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헌기자

경기지역 투표율, 전국 넘어설까… 1회 이후 40~50%대 머물러

6ㆍ13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역 투표율이 처음으로 ‘전국 투표율’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7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기지역 지방선거 투표율은 ‘지방자치 부활’이라는 국민적 관심 속에서 치러진1995년 제1회 지방선거(63.2%) 이후 줄 곧 40~50%대에 머물고 있다.1회 이후 경기지역의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은 1998년 2회 50%, 2002년 3회 44.6%, 2006년 4회 46.7%, 2010년 5회 51.8%, 2014년 6회 53.3% 등이다.반면 전국 투표율은 1회 68.4%, 2회 52.7%, 3회 48.8%, 4회 51.6%, 5회 54.5%, 6회 56.8% 등으로 총 6차례의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는 단 한 번도 전국 투표율을 넘어서지 못했다.이런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역 투표율이 처음으로 ‘전국 투표율’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에서 경기지역 투표율이 전국 투표율에 상당히 접근하고 있다”며 “제6회 지선 10.3%, 20대 총선 11.16%, 지난 대선 24.92% 등 사전투표율 역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번 사전투표에서 유권자의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 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한편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이번 선거는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선거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여러분의 믿음과 희망을 투표용지에 담아달라”며 투표권 행사를 호소했다.박준상기자

文 대통령, ‘드루킹 특검’에 허익범 변호사 임명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드루킹 특별검사’에 허익범 변호사(59)를 임명했다. 특검은 20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국회의 합의와 추천을 존중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8일 오후 허익범 특검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야 3당 교섭단체는 지난 4일 오후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따라 청와대에 임정혁, 허익범 변호사를 특검으로 추천했다. 이에 따라 3일 이내에 추천 후보자 중에서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하는 만큼 문 대통령은 마지막 기한인 이날 특검을 임명했다. 허 변호사는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부산지검 부장검사, 인천지검 공안부장, 서울남부지청 형사부장, 대구지검 형사부장 등을 역임했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를 지냈고 현재는 법무법인 산경의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특검은 임명된 날부터 20일간 준비 기간을 갖게 된다. 수사기간은 대통령 승인을 받아 1회에 한해 30일 연장이 가능하다. 수사기간이 연장될 경우 특검 활동은 9월 말 종료될 전망이다. 특검의 수사범위는 드루킹 및 드루킹과 연관된 단체 회원 등이 저지른 불법 여론조작행위와 제1호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범죄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들에 의한 불법행위, 드루킹 불법자금과 관련된 행위,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사건 등이다. 한편, 여권에서는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이 포함된 것을 근거로, 최근 논란이 불거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 과거 드루킹 일당과 비슷한 방법으로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도 드루킹 특검팀의 수사 대상으로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해인 기자

땡큐 북한… 국제철도협력기구 가입 성공 ‘대륙철도 연결’ 시동

우리나라가 북한의 찬성표를 얻어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으로 가입됐다. 이에 남북 경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부산에서 출발해 유럽까지 이어지는 대륙철도 길이 열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국토교통부는 7일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OSJD 장관급 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정회원 가입 안건이 만장일치로 통과했다고 밝혔다. OSJD는 유라시아 대륙의 철도 운영국 협의체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28개국이 정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OSJD 정회원이 되면서 그동안 제휴회원으로만 활동했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운영기관의 자격을 얻게 됐다. OSJD는 구소련과 동구권 국가 사이 국제철도협약을 맺기 위해 1956년 결성된 기구로, 그동안 대륙철도를 포함한 유라시아 철도 운송 관련 제도와 운송 협정을 마련하고 기술 분야 협력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우리나라는 OSJD 정회원으로 가입함에 따라 중국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포함해 28만㎞에 달하는 국제노선 운영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이 기구에 가입하면 철도 노선이 지나는 회원국과 개별 협정을 체결하지 않고 운송을 할 수 있다. 남북철도가 연결돼 우리 열차로 TSR(시베리아횡단철도), TCR(중국횡단철도) 등을 지나 유럽으로 갈 때 여러모로 유용하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매년 OSJD 가입을 추진해 왔지만, 정회원인 북한의 반대로 매번 좌절을 맛봐야 했다. 정회원이 되려면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이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화해 기류가 조성됨에 따라 북한이 전향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북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가 해제되고, 남북 경협 분위기도 무르익게 될 경우 남북 철도 연결과 이를 토대로 한 유라시아 대륙철도 진출 등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철도와 유라시아 철도망의 연계를 위한 국제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남북 경협 등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OSJD 가입의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화물운송 통관절차에서도 회원국 사이에는 우대를 받을 수 있어, 유라시아 철도를 활용한 물동량 증가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해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