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착한가게, 상생 특화가 답이다] 完. 활성화 해법

정부가 지정한 ‘착한가격업소’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자체와 경제계 소비자 등 지역사회가 함께 호흡하며 관심을 갖는 문화 조성이 시급하다.전문가들은 지자체가 특색음식거리 및 특화거리, 지역축제 등과 연계한 홍보를 지원하는 방안 등 함께 하는 문화 조성을 제안하고 있다.3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 특색음식거리는 총 22개 거리(중구 3곳, 동구 2곳, 남구 3곳, 연수구 2곳, 남동구 3곳, 부평구 2곳, 계양구 2곳, 서구 2곳, 강화군 3곳)이며, 외국인 특화거리는 7곳 등이다.인천지역 착한가격업소는 2017년 6월30일 기준으로 총 266곳(한식 145곳, 일식 8곳, 중식 37곳, 양식 3곳, 커피숍 등 8곳, 이·미용 51곳, 세탁 13곳, 기타 1곳)에 달한다.시의 특색음식거리와 특화거리에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어 멀리서도 한눈에 특화 거리임을 인지할 수 있지만, 착한가격업소는 가게 앞에 가야만 40㎝ 남짓의 안내판을 통해서나 업소를 확인할 수 있다.착한가격업소 대표들은 “정부에서 추진한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지자체의 독려로 시중 가격보다 30%가량 가격을 낮춰 참여하게 됐는데,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역 특색음식거리 처럼 집적화해 양성화 하는 방안도 검토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또한, “지자체에서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현수막 부착 등 홍보를 통해 가격만 싼 곳(음식점,미용실,커피숍,세탁소 등)이 아니라 정부와 시와 군·구에서 지정한 업소라는 인식개선에 나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착한가격업소 전국연합회 정윤호(인천지역대표, 정 감자탕 대표)회장은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없으면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지자체의 관광안내소 등에 착한가격업소 홍보 리플렛 등이 배포된다면 지역 경제활성화 및 관광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인천대학교 경제학과 양준호교수는 “착한가격업소의 쇠락을 막기 위해선 지자체 뿐 아니라 시민사회 단체 등 전체차원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며 “인천신용보증재단 등을 통한 보증지원을 확대하는 정책과 연동시켜 특례보증제도가 도입된다면 소상공인에게 확실한 지원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인천시 착한가격업소 담당자는 “현재 착한가격업소에 지원되는 인센티브(쓰레기봉투지원)를 전통시장과 지하상가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 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지역 축제기간에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부스 운영을 통한 홍보활동 등을 통해 다각적으로 검토·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내년도에 착한가격업소 홈페이지를 전면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며, 지자체에 인센티브 제공을 위해서 지자체 특성에 맞는 표준조례를 만들 예정”이며 “정부가 착한가격업소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허현범기자

주세페 김 랑코리아 예술감독 “독립운동가 최재형의 삶 뮤지컬로 재조명할 것”

“도전과 시행착오를 즐기는 성격이라 실패를 마음속에 그리 오래 담아 놓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 꿈을 위해 선택하고 경험한 그 어느 것 하나 헛된 것이 없었어요.” 팝페라 가수이자, 랑코리아 예술감독인 주세페 김(51ㆍ한국명 김동규)은 시행착오를 즐기는 남자다. 남들은 시행착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기를 쓰는데 그는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게다가 “나에겐 스승이 없다”고 당당하고 솔직하게 말한다. 굳이 물어보지 않은 작곡공부를 안 했다는 것까지 고백한다. 흥미로운 건, 한국 음악계의 ‘고질병’과도 같은 지연, 학연 따위의 인맥이 그에게는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허나,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에너지로 한국 공연계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그는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음악적 해답’을 찾고, 스펙트럼이 넓은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강원도 원주 출신인 그는 대학에서 산업심리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 취직했다. 나름 괜찮은 출발이었다. 그런데 뒤늦게 음악공부를 시작하면서 우연처럼, 혹은 운명처럼 그는 음악계에 뛰어들었다. 이탈리아 유학길에 올랐고, 산타체칠리아 국립아카데미 등에서 9년간 성악과 오페라를 공부했다. 현지에서 만난 아내 구미꼬 김과 부부 팝페라 듀오 ‘듀오아임(음악 속에 빠진 사랑)’을 결성해 한국에서 활동했다. 랑코리아의 전신인 셈이다. 창작과 제작을 동시에 하는 랑코리아는 융복합 전문예술단체로, 동양의 감성을 추구한다. 팝페라, 오케스트라, 무용, 배우, 퍼포먼스, 미술까지 다양한 장르의 융복합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14년부터 주세페 김의 작곡으로 윤동주, 천상병, 구상, 박노해, 이상백, 정희성 등의 시를 통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문학적 공연을 시도해 2014 대한민국창조문화예술대상, 2016년 동반성장대상을 받았다. 그런 그가 올해 최재형(1860~1920)이라는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하는 창작 뮤지컬을 기획, 제작 중이다. 최재형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입양에 의해 러시아로 귀화한 독립운동가로,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을 배후에서 도운 인물이다. “최재형 선생은 굉장히 글로벌했고, ‘제2의 레미제라블’이 될 수 있어요. 무엇보다 노비의 자식이란 신분을 극복하고 러시아에서 거부되어 조국과 민족을 위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사회공헌 기업가이자, 한인 디아스포라의 어려움을 딛고 조선 독립에 재산과 목숨을 바친 항일독립운동가 최재형의 뜨거운 삶을 랑코리아가 무대에 올릴 예정입니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픽션으로 최재형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유도하고, 장엄한 대륙적 오케스트라 협주곡부터 심금을 울리는 국악까지 다양한 편곡과 대중성 있는 크로스오버와 현대적인 락발라드까지 가미해 국제적인 스케일의 무대를 연출하겠다는 것이 주세페 김의 목표다. 첫 쇼케이스는 오는 11월 23~24일 서울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특히 주세페 김은 내년이 경기 천 년을 맞는 아주 의미깊은 해로, 시베리아에서 대한민국을 지킨 최재형 선생의 디아스포라 인간승리의 이야기가 도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일깨워줄 수 있는 경기도의 새천년프로젝트로 충분하다는 보고 있다. 2002년부터 성남시에 거주하며 활동 중인 그는 랑코리아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청소년을 위한 인문길라 토크콘서트도 선보이고 있다. 한국적 가치(K-Value)를 올바로 인식하면서 타 문화를 배척하기보다는 존중하며 상생하자는 취지로 주세페가 음악으로 인물들을 소개하는 공연과 토크 형식으로 진행한다. 올해는 성남권 7개교, 2천 명을 대상으로 시행하며 최근에는 성남 복정고등학교에서 1~2학년 500여 명을 대상으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할 만큼 내가 원하는 일인지 찾지 못했다’는 고민을 토로하는 10대들에게 편안하게 대화하면서 다양한 음악을 들려줍니다. ‘안정적인 대기업 직장인’에 모두가 올인하는 사회가 아니라 각자의 꿈과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음악을 통한 인식 가치 변화가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오로지 입시 경쟁과 스펙 경쟁만 남은 한국 사회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수많은 시행착오과 실패를 겪어온 끝에 찾아낸 주세페 김. 경험해보지 못하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고민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노련함으로 그는 한국 음악계에서 크로스오버 음악이 국내 음악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주세페 김은 오늘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좌충우돌 돌진하듯 신나게 시행착오를 즐기고 있다. 성남=문민석ㆍ강현숙기자

[사설] 북한의 미사일 기습발사, 강력히 대응해야

북한은 지난 28일 오후 11시41분경 중국 국경 근처에 있는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동해로 기습 발사했다. 이는 지난 4일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24일 만이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벌써 7회째 도발행위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전승절’이라는 정전협정 체결일인 27일 전후 이런 도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미사일 기습 발사를 감행하여 이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강력한 대응책이 시급히 요구된다. 우선 과거와 다른 발사 시간의 문제이다. 지금까지 미사일 발사는 식별이 가능한 낮에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밤중에 진행돼 북한이 최근 동향을 주시하던 주변국들의 허를 찔렀을 뿐만 아니라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든 미사일을 발사,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둘째 북한은 이번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최대정점고도 3천724.9㎞까지 상승하며 거리 998㎞를 47분12초간 비행하여 공해상의 설정된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말한다. 이는 지난 4일 1차 발사가 사거리는 6,7천㎞. 알래스카 등 일부 지역만 타격권 안에 들었다면, 이번 미사일은 사거리가 9천에서 1만㎞로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는 물론 멀리 시카고까지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미국 본토가 사정권 안에 들어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미사일 체계의 고도화 기술능력이 상당히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런 북한의 기습 도발에 대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토요일 오전 1시부터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긴급 소집, 북한의 전략적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로 한미연합 탄도미사일 발사 등 보다 강력한 무력시위 전개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발사대 추가 배치를 포함한 한·미 간 전략적 억제력 강화방안을 즉시 협의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UN 안보리 소집을 긴급 요청해 강력한 대북 제재안 마련을 추진하는 등 신속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북한의 도발행위를 용납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발사는 문재인 정부가 최근 남북군사회담을 제안하는 등 대화제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에는 전혀 응답하지 않고 북한은 오히려 미사일을 기습 발사를 함으로서 대화 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북한은 앞으로도 이런 기습적인 도발 행위를 더욱 감행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정부는 한·미·일 3국 간의 공조를 통하여 북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함은 물론 UN을 통한 대북제재에 더욱 적극적으로 주도하여 북한에 강력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

[지지대] 강제전학법

지난달 21일 대전의 한 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 남학생 10명이 수업 중인 30대 여교사를 앞에 놓고 자기 자리에서 자위행위를 했다. 충격을 받은 여교사는 이를 학교에 알렸다. 이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와 선도위원회는 아이들의 집단적ㆍ고의적 음란 행위에 대해 ‘사춘기 학생들의 장난’으로 치부했던 것 같다. 학생들은 ‘특별교육 5일’ 처분을 받고 학교에 다니고 있다. 지난해 4월 20대의 고교 여교사는 남학생 한 명이 수업 중 계속 심하게 떠들자 교실 밖으로 나가게 했다. 잠시 뒤 학생은 창문을 열고 교과서를 던져 교사 얼굴에 피가 나게 했다. 교사가 피를 닦는 사이 학생은 달려와 교사의 머리를 가격했다. 교사는 학생을 폭행 혐의로 고소했으나 주변 설득에 취하하고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갔다. 학생들에 의한 교권침해가 심각하다. 여교사를 상대로 한 성희롱도 도를 넘었다. 수업 시간에 콘돔으로 풍선을 만들고, 칠판에 생리대를 붙이고, 음담패설도 비일비재하다. 초·중·고 교사들이 ‘학생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신고한 건수는 2011년 52건에서 지난해 112건으로 늘었다. 밝히기 부끄러워 숨긴 사례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을 것이다.이제는 초등학교까지 번진, 선생님에 대한 학생들의 폭력·폭언·성희롱에 여교사들은 교단에 서기 두렵다고 한다. 문제가 생기면 피해 교사가 전근을 가던가, 교단을 떠나던가 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09~2015년 학생으로부터 교권이 침해당한 사례는 2만9천127건에 이른다. 폭언·욕설이 1만8천346건으로 제일 많고 이어 수업진행 방해 6천224건, 폭행 507건, 성희롱 449건, 기타 3천601건 등이다. 최근 3년간 교권 침해를 당한 피해 교사 중 1천364명이 학교를 옮겼다.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한 ‘교권 보호법’이 있다. 하지만 현장 교사들은 “‘사후약방문’식의 법이고, 학생 처벌 수준이 낮아 실효성이 없다”고 한다. ‘학생을 잘못 가르쳤기 때문’이라며 교사를 탓하거나, ‘요즘 아이들이 다 그렇다’는 식으로 덮어버리기도 한다. 지난 2월 교권을 침해한 학생을 전학 보낼 수 있는 내용으로 발의된 교원지위향상법 개정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훈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법안 처리는 아직 진전되지 않았으나 무너진 교단의 현실을 감안할 때 교사의 교육권과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서라도 교원지위향상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독일에선 초등학생이라도 교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면 정학·강제전학을 시킨다. 법이 통과될지 모르겠으나, 통과된다면 강제 전학이 오·남용되지 않도록 보완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연섭 논설위원

[사설] 급기야 묘지에서 퍼 온 섬뜩한 석물까지 / 조형물 논란, 심의·예산 추적 강화하라

묘지 석물은 사후(死後) 세계를 주제로 만들어진다. 보는 이들은 당연히 죽음을 상징하는 형상으로 받아들인다. 있어야 할 곳을 따진다면 사자(死者)의 옆 묘지다. 일반 주택가에, 그것도 무더기로 모아 놓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런 황당한 일이 도심에서 빚어졌다. 고양시 삼송테크노밸리 내 휴식 공원 얘기다. 99㎡ 크기의 이 공원은 입주 기업의 직원들을 위한 휴식 공간이다. 밸리 사업단은 지난해 말 조각품 전시업체인 ‘동숭갤러리’와 조각품 전시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후 올 초 휴식공원에 20여개의 조각품을 설치했다. 모두가 묘지에서 파내온 것으로 보이는 이름 모를 동물 형상의 석물이다. 오랜 세월 풍화로 인해 석물의 색깔까지 거무튀튀하다. 공원 주변은 밤이면 발길이 끊기는 곳이 됐다. 급기야 입주한 인근 기업 관계자 20여명이 ‘묘석 철거 서명’에 들어갔다. 조형물 논란은 비단 이번뿐이 아니다. 서울역 앞 고가 보행로에 설치된 ‘서울로 7017’에 ‘슈즈트리’도 논란을 빚었다. 조각품이 아닌 실제 헌 신발 3만 켤레를 모아 만든 작품이다. 시비(市費) 1억3천900만원을 들여 만든 조형물이다. 2015년 임진각에 세워진 ‘평화의 발’도 논란거리다. 북한의 지뢰도발 사건을 상징한다며 높이 1m짜리 발을 형상화해 비난을 사고 있다. 관광객들이 ‘흉하다’며 고개를 돌린다. 조형물 논란의 중심에 ‘예술성’이 있다. 작가나 제작업체들은 하나같이 작품에 깃든 예술적 작품성을 강조한다. 예술성이란 화두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고, 계량화하기도 어려운 영역이다. 일반 시민들이 쉽사리 평가할 분야가 아니다. 조형물 제작업체는 이런 예술성을 부각시켜 ‘기획비’ ‘구성비’ ‘작가료’ 등의 명목으로 회계처리를 한다. 업체나 작가 입장에서는 ‘적어 내는 게 시공비’가 돼버리는 셈이다. 이런 업계의 관행과 행정기관의 방치가 조형물 논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대책은 있다. 우선 철저한 예산 집행 내역을 추적해야 한다. 이를테면 슈즈트리에 쓰인 헌 신발 구입비용을 산정할 필요가 있다. 짐작건대 거의 헐값을 줬거나 거저 구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고양 삼송테크노밸리 휴식공원에 설치된 석물도 마찬가지다. 화장 문화가 확산되면서 기존 묘지에 쓰였던 석물, 석묘들이 마구 버려지고 있다. 이런 소재들의 구입 경로, 가격 등을 철저히 따지면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조형물 설치에 앞서 해당 지역 시민들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를 운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조형물의 제작은 예술가가 하지만 조형물을 향유하는 것은 지역 주민이다. 당연히 조형물에 대한 의견을 말할 자격이 있다. 지자체가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있다. 조형물 제작자와 담당 공무원의 의견만 맞으면 조형물이 확정된다. 만일 시민 의견이 반영됐다면 슈즈트리, 석묘 등의 흉물들이 도심에 등장했겠는가. 철저한 예산 추적과 시민 참여만이 폭주하는 조형물 논란을 끝낼 수 있다.

[인천의 아침] 송암 이회림 회장이 인천인에게 남긴 교훈

인천 송암 미술관에서는 어느 개성상인의 마지막 선물’이라는 주제로 특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故 송암(松巖) 이회림 OCI(옛 동양화학) 회장의 탄생 100주년 및 타계 10주년을 추모하는 뜻 깊은 자리이다. ‘어느 개성상인’, ‘송암’은 이회림 회장의 아호이다. 전시회에는 고인이 수집한 고미술품과 어린 시절 개성에서 포목점 점원으로 물건을 운반하던 자전거 등 유품도 전시하고 있다. 송암의 큰 아들인 OCI 이수영 회장은 이번 특별전을 위해 광개토대왕비를 디지털 정보로 소개하는 기능을 제작해 송암 미술관에 기증했다. 송암은 중국에 있는 광개토대왕비를 실물크기로 제작해 송암 미술관에 기증한 바 있다. 필자가 오늘 송암을 생각하게 된 것은 지난 7월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해 그의 생애와 큰 뜻, 나라와 민족과 지역에 대한 깊은 사랑에 큰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인천의 문화교육사업과 상공회의소 등 지역경제활동에도 남다른 노력이 있었음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송암이 살아있는 우리 모두에게 많은 교훈을 제시해 주는 자리였다. 송암은 1968년도에 동양화학공장을 인천에 세워 우리나라와 인천의 대표적 화학기업으로 키우신 분이다. 그러면서 민족 문화재에 남다른 뜻을 갖고 평생 수집한 8천여 점의 고미술품과 문화재를 미술관과 함께 2005년도에 인천시에 무상으로 기증했다. 그가 문화재를 인천시에 기증한 것은 어떤 뜻이 있었을까. 아마도 인천 시민이 소중한 문화유산을 공유하면서 자부심과 애향심을 갖도록 염원했던 것은 아닌지…. 특히 OCI 사업기반인 인천에 대한 애정과 인천시민에 대한 고마움의 뜻이라 생각한다. 송암은 고향 개성을 누구보다 사랑하면서도 사업 터전인 인천 또한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도 남달랐던 것이다. 태어난 곳도 중요하지만, 살아온 인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행동으로 보여주신 분이다. 인천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분들이 고생하며 사업을 일으키고 아이를 키운 곳이다. 그러다 보니 자칫 태어난 곳보다 사는 인천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부족할 수 있다. 시민으로서의 자부심과 주인의식 부족으로 경쟁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 관점에서 송암이 생전에 보여준 인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모두가 본받아야 할 귀한 교훈이요, 가치인 것이다. “우물가에서 물을 마실 때 누가 우물을 팠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라는 격언이 있다. 현재 우물을 관리하고 있는 사람에만 관심을 두고, 우물을 파기 위해 애쓴 사람들은 외면하는 현실을 지적하는 교훈이다. 인천 발전을 위해 묵묵히 우물을 판 분들이 많다. 이분들을 기억하고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인천은 인물을 키우고 기념하며 그 정신을 계승하는 노력이 부족하다. 인천의 많은 인재가 우리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그 뜻을 재조명해야 한다. 인천을 위해 우물을 판 분들을 제대로 헤아리는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것이 인천발전의 진정한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필우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회장

휴가철 ‘숙박·여행·항공’ 피해 주의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숙박·여행·항공 등 휴양·레저 분야에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어, 국내외 여행을 준비하는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해마다 7~8월엔 숙박과 여행, 항공, 렌터카 등 휴양·레저 분야의 소비자 피해 건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공정위에 접수된 실제사레 중, A씨는 다음달 27일 태국으로 출발하는 여행상품을 계약하고 계약금 80만원을 지불했다. 그러나 부모님 건강 문제로 여행사 측에 계약해지를 요구했지만, 여행사 측은 사전에 설명하지 않은 특별약관을 들어 계약금 환급을 거절했다. 또 B씨는 김포~제주 간 항공편을 이용해 제주공항에 도착 후 수하물 확인 중 130만원 대의 가방 파손사실을 확인했지만, 항공사 측은 자체규정이라며 10만원만 보상하겠다고 맞서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병건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예약을 취소하거나 변경할 때 약관에서 미리 정해놓은 환불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정해놓은 위약금보다 더 많은 위약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가장 대표적인 소비자 피해사례”라며“반드시 꼼꼼하게 업체의 환불기준이라든가 보상기준을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상품 선택 단계에서부터 예약·결제, 피해 발생 단계시까지 유의 사항을 소개하면서 피해 예방을 당부하고 있다. 상품 선택 단계에서는 가격과 조건, 상품 및 업체 정보를 종합적으로 비교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약·결제 단계에서는 반드시 업체의 환불 및 보상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특약사항이 있는 경우 과다한 위약금 부담 우려가 있으므로 특약 내용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계약서와 영수증, 사진, 동영상 등의 증빙자료를 반드시 확보해야 하며, 특히 항공 이용 과정에서 발생한 수하물 파손 및 분실에 대해서는 항공사 직원에게 즉시 피해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전화 1372), 행복드림 열린소비자포털(모바일 앱)을 통해 상담 또는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스타필드 고양점에 한샘 입점 안돼”

다음 달 중순 개장 예정인 스타필드 고양점에 국내 거대 가구 전문기업인 ‘한샘’이 입점할 예정인 가운데 고양 지역 가구 업계가 생존권을 호소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고양·일산가구단지협의회는 지난 28일 스타필드 고양점과 고양시청 앞에서 소규모 가구업체들의 생존권을 주장하는 시위를 벌이고, 한샘 입주 반대를 강력 촉구했다. 30일 고양·일산가구단지협의회(협의회)에 따르면 다음 달 24일(같은 달 16일 프리 오픈) 개장하는 스타필드 고양점 지하 1층에 약 3천600㎡ 규모의 한샘 대리점이 입점한다. 이에 따라 지역 소규모 가구 업체들은 매출에 직격탄이 우려, 지난 5월부터 생존권 보장 차원의 한샘 입점 저지운동에 돌입했다. 협의회는 지난 5~6월 회원사 관계자 190여 명의 서명이 담긴 ‘스타필드 한샘 입점 반대탄원서’를 고양시와 청와대 국민 신문고 등에 전달했다. 하지만, 고양시와 청와대 측은 합의 중재 노력은 하되, 결렬되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의 사업조정제도를 활용하라고 답변했다. 사업조정제도는 중소기업이 심각한 경영상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대기업의 사업인수, 개시, 확장, 유예, 사업축소 등에 대해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자율 합의하도록 정부가 중재하는 제도다. 하지만, 스타필드 고양점 개장일이 다가오는데도 별다른 중재안이 마련되지 않자 협의회는 지난 28일 스타필드 고양점과 고양시청 앞에서 생존권 투쟁 차원의 집회를 열었다. 협의회는 고양에는 고양 및 일산 양대 가구단지 회원사 2천여 명이 종사하는 소규모 판매업장 300여 개와 500여 개 가구공장이 있지만, 스타필드 고양점에 한샘 기업이 입주하면 매출액 감소가 불 보듯 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샘은 연간 매출 2조 원, 매출이익 600억 원, 자산 1조 원 등에 이르는 거대 기업이지만, 이케아와 달리 지역 소규모 가구 업체들과의 상생 방안은 전혀 강구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케아는 고양점 착공 시기인 지난 2015년 5월부터 1년 6개월여 동안 고양 지역 가구업계와 협의한 결과 상생 기금 10억 원을 출연한 바 있다. 협의회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시·도 예산 3억 원과 자비 5억 원 이상을 투입해 전국 규모의 가구박람회를 열고 있으나, 이에 대한 보상 차원의 지원은커녕 대기업 편만 드는 고양시의 태도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고양·일산가구단지협회 관계자는 “지역 가구업계가 주로 판매하는 가정용 생활가구를 똑같이 주력 판매하는 한샘이 입점하면 매출이 절반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욱이 한샘은 지역 가구업계와의 상생방안 요구에도 ‘대리점 소사장 제도로 운영한다’는 변명만 늘어놓은 채 협의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이어 “한샘이 들어서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역행하고, 지역 가구업계 종사자들이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며 “스타필드 한샘의 정식 계약과 입점이 허용되지 않도록 시 차원의 노력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협의회 측이 150평 이내 입점 또는 입점 불가 방침을 우리 측에 전달했다”며 “소규모 대리점이 입점하기 때문에 지역 가구 업계에 큰 피해가 있을지 의문이지만, 최대한 이견을 좁힐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양=유제원ㆍ김상현기자

“완공 25년된 산본신도시 재생사업 필요”

교통 인프라가 뛰어난 군포시가 발전하기 위해선 산본신도시와 기존 도시에 대한 재생사업과 노후 공업지역 활성화방안, 지자체 대표축제 연계방안,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사업, 반월호수~수리산도립공원 간 도로 개설과 인근 시 연계 수리산둘레길 조성과 활성화사업 등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8일 군포시 소회의실에서 열린 ‘경기중부 내륙지역 종합발전계획 순회 토론회’에 참석한 김원섭 군포부시장과 사업담당국ㆍ과장들은 중장기 주요 현안 사업을 7가지로 분류해 도와 함께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김원섭 부시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오늘 가진 회의가 보람되고 도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중부지역 6개 시 건설도시국장을 비롯한 실무진들이 협의체를 구성, 정기적인 자리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기연구원(GRI)은 이날 “경기도 중부내륙지역인 군포시는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중심지이나 개발에 있어 개발제한구역 등의 이유로 배제돼 있었다”며 “소외된 지역의 불만해결과 중부내륙지역 발전을 제시할 수 있는 10개년 종합계획 수립을 위해 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들으려 한다”고 토론회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1기 산본신도시 경우 완공 후 25년 이상 지나 노후 주거지 문제 ▲신도시가 전체의 60% 이상으로 구도심지역 소외문제 ▲한세대 역~금정역 구간 사이에 군포제일공단 등 자연발생적 공업지역 슬럼화문제 ▲시 전체 62% 이상 차지로 그린벨트로 인한 발전 괴리 등을 문제로 삼았다. 경부선1ㆍ4호선 등 교통의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수리산을 이용한 자연친화적 관광상품 개발, 도시농협과 인프라 확충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희망과제를 제시했다. 이에 김원섭 부시장을 비롯한 담당 과장들은 “중부내륙 6개 지자체가 각자 대표축제를 운영함에 있어 개최시기가 비슷한 경우 패키지상품으로 연결해 상품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 군포철쭉축제→과천 장미축제→의왕 레일바이크→광명동굴 등으로 연계 코스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사업으로는 “전문 농작물 재배기술 교육을 통해 시민체험농장을 도시농업으로 육성하면서 도로와 인접한 농지에 경관작물인 보리 재배를 유도해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임차료와 편의시설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으며,“수리산 도립공원을 중심으로 도로개설과 둘레길 조성 등에 2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군포=김성훈기자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증설 공업용수난 해소

세계 최대 규모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 P10공장 증설에 따른 공업용수부족을 해소(본보 2016년 12월15일자 2면)하기 위한 파주시의 하수재이용사업이 사업비 320억원(국비) 중 남은 부분 150억 원을 추가로 확보, 국비 전액이 모두 확보되는 성과를 거뒀다. 30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비 170억 원을 들여 하수처리수를 공업용수로 전환하는 재이용시설을 금촌 하수처리장 인근에 연면적 5천472㎡(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착공한 뒤 이번에 추가로 국비 150억 원을 확보, 하수재이용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 애초대로 내년 말부터 공업용수를 공급한다. 시는 지난해부터 환경부와 기획재정부, 국회 등을 지속 방문해 조기 예산 지원을 건의했고 지역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대처로 이번에 예산을 확보하게 됐다.금촌하수처리장~LG디스플레이까지 공급관로 13.5㎞가 설치되는 재이용사업은 연말 완공돼 하루 4만t의 공업용수를 파주LCD산업단지에 공급하게 된다. 재이용시설인 전처리분리막과 역삼투설비는 지하에 설치되고 상부공간에는 물사랑 배움터와 홍보관을 마련, 물사랑교육의 메카로 조성할 계획이다.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으로 준공과 동시에 시설소유권은 시로 귀속되고, 운영권은 사업시행자인 파주그린허브㈜가 20년간 운영 후 시로 인계한다. 하천수재이용사업은 지난해 3월 공공투자관리센터(KDI PIMAC) 제안서검토를 통과한 지 불과 9개월 만에 공업용수 적기 공급을 위해 실시계획승인 등 각종 인허가와 토지보상 등 행정절차 기간을 절반으로 줄여 진행됐다. 김준태 부시장은 “700여 명의 직간접적인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업용수 가격 인하 및 유지관리비 감소를 통해 연간 18억 원이 절감, LG디스플레이의 기업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