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조정교부금 道 조례로 정해야”

정부가 경기도내 6개 불교부단체(수원ㆍ성남ㆍ고양ㆍ용인ㆍ화성ㆍ과천)에 지급되는 조정교부금의 일부를 타 지자체로 배분하려는 시도에 맞대응하기 위해 시군 조정교부금을 도 조례로 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화성병)은 시ㆍ도 내 지방재원 배분을 시ㆍ도의 조례를 통해 배분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개정안은 현행법상 시·도지사가 시·군 간 재정력 격차를 조정하기 위한 재원으로 시·군 조정교부금을 두되, 그 구체적인 배분기준은 시행령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을 시ㆍ도가 자체적인 기준을 조례를 통해 조정교부금 배분 규모를 정하도록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최근 행정자치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조정교부금 배분기준을 변경해 지방교부세가 교부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에 우선 배분하던 조정교부금 특례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해당 지자체들이 반대하고 차원에서 마련됐다. 6개 지자체와 해당지역 국회의원들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재정이 건전한 시·군의 재원으로 다른 시·군의 재정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지방재정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권 의원은 “개정안은 시·도 내 지방재원 배분과 같은 중요한 사항을 시·도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시행령에 규정된 조정교부금 배분기준을 조례로 정함으로써 지방재정의 자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법안 심의 과정에서는 권 의원의 법안 비슷한 취지로 같은 당 김영진 의원(수원병)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 등과 함께 논의되면서 지방재정개편안을 강행하려는 정부에 저항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현행 지방교부세법이 ‘해당 연도의 내국세 총액의 19.24% 해당하는 금액’ 등을 교부세의 재원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을 21.24%로 2%포인트 확대하도록 개정하면서 지자체에 지급되는 교부세 총액을 확대하는 안이다. 정진욱기자

표류하는 인천 ‘마리나’

인천지역의 마리나항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5일 해양수산부의 ‘제1차(2015∼2019) 마리나항만 기본계획 수정계획 고시’를 살펴보면 인천지역은 왕산 마리나(마리나항만구역), 덕적도 마리나(마리나항만예정구역), 인천 마리나(마리나항만예정구역) 등 3곳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3곳 중에서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마리나는 한 곳도 없다. 왕산마리나는 벌써 수차례 개장이 미뤄졌다. 언제 개장할지도 불투명하다. 왕산마리나는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에 맞춰 대한항공이 1천500억원(시비 167억원 포함)을 들여 인천 중구 을왕동 왕산 해수역장 인근해역에 22만4천750㎡ 규모로 조성한 곳이다. 인천AG 요트경기장으로 사용하고서 마리나를 개장해 운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회가 끝난 지 2년이나 됐는데도 왕산마리나는 여전히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공식적인 왕산마리나 조성사업 기간도 지난달 30일로 끝났지만, 아직 준공허가도 받지 못했다. 시비 지원금 반환 갈등에 어업보상 등 걸림돌이 많았고, 현재는 군부대와 왕산지역 환경변화 복구방안을 놓고 한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군부대와 합의가 돼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준공허가를 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 측은 준공허가가 나오더라도 2년 가까이 시설이 놀고 있었으니 개장하려면 시설정비와 영업준비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군부대와 협의가 계속 진행 중이라 ‘올해 안으로 협의가 될 것이다, 언제 개장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말하기가 어렵다”며 “협의를 마치고 준공허가를 받더라도 개장까지는 추가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덕적마리나는 해수부로부터 국내 6개 거점 마리나항으로 선정됐으나 민간사업자가 나서지 않아 뒤처지고 있다. 인천시는 덕적면 서포리 일원에 711억원(국비 최대 300억원)을 들여 요트 등 100척 규모 계류시설과 서비스 및 공공시설 등 마리나항을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 잠정 중단상태다. 지난해 6월 사업자 선정 공고 당시 사업의향서를 제출했던 민간투자자가 최종적으로 사업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덕적마리나는 갯벌 등 지역적 특성 탓에 사업비는 많이 들어가지만 항만 규모는 6만9천340㎡로 타 마리나항보다 작고, 계류할 수 있는 배도 적다. 사업성 평가 결과 B/C 값이 0.43밖에 되지 않는다. 인천항만공사가 맡은 인천마리나는 시작도 못 했다. 인천마리나는 송도국제도시 내 예정돼 있다. 골든하버(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및 복합지원용지 조성사업) 등 인근 개발사업이 더뎌지는 통에 인천마리나는 구체적인 계획도 잡지 못하고 있다. 인천지역 마리나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불리하다. 수도권에만 서울·전곡·시화호·흘곳·방아머리(안산) 등 8개 마리나항만 예정구역이 추진되고 있다. 전곡은 이미 마리나가 활성화돼 있고, 안산 방아머리는 안산시가 997억9천500만원(국비 300억원)을 투입해 직접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인천항만공사 측은 “인천마리나가 해수부 마리나항만 기본계획에는 포함돼 있지만, 아직 진행된 사항은 없다”면서 “주변 개발 등을 지켜보면서 계획을 점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유정복 인천시장 “도시해변서 물놀이 내년 확대”

유정복 인천시장이 인천지역 곳곳에 시민이 즐길수 있는 가족단위 물 놀이시설 확충을 추진한다. 유 시장은 연수구 송도 달빛공원에서 다음 달 8일까지 열리는 ‘인천 도시해변 문화기획전’(도시해변기획전)에 대한 평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유 시장은 도시해변 문화기획전은 시민이 참여해 즐기면서 자연스레 시민의 체감 행복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 행사 콘셉트로 평가했다. 유 시장은 25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지난 주말) 인천 도시해변 문화기획전 행사장에 다녀왔는데, 이 같은 행사는 실질적인 성과가 있는 등 실효성이 크다”면서 “물놀이장이 있어서 가족과 함께 온 아이들도 놀고, (규모는) 작지만, 모래사장에 텐트치고, 시민들로서는 이 같은 행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때는 몇억원의 예산이 들어도 고작 100명 모아서 행사하고 마는 그런 식의 (낭비성) 행사는 재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 시장은 인천 도시해변 문화기획전처럼 인공해변과 물놀이장 같은 성인과 학생·어린이 등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민들의 놀이터가 조성되는 형태를 높게 평가했다. 유 시장은 “인천은 여름철에 섬으로 해수욕장 가기 전에는 물놀이할 곳이 없다”면서 “이번 도시해변 문화기획전의 사례를 보니, 어린이들이 즐기는 물놀이장을 임대하는 것은 큰 부담이 없다고 한다. 이 같은 즐길 장소를 더욱 확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유 시장은 인천시청 내 주차장과 문학경기장, 미래광장, 경인아라뱃길 등 지역 내 곳곳에서 여름철 임시 물놀이 시설 설치·운영 등이 가능한지 검토할 것을 부시장에게 지시했다. 유 시장은 “인천은 대표적인 해안도시인데도 불구하고 정작 물놀이할 곳이 없다. 인천사람이 피서철에 갈 곳이 없다는 이야기다”면서 “최근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데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공용지를 활용, 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위한 물놀이 시설과 쉴 수 있는 그늘막 등을 설치해주는 게 실질적으로 시민 체감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 남부권역에선 현재 연수구에서 진행 중인 도시해변 문화기획전은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하는 한편, 인천 북부권역은 경인아라뱃길 중 일부 지역에 고정적으로 수영장을 조성해 한강 고수부지처럼 꾸미는 방안 등을 구상하고 있다. 유 시장은 “올해 우선 (도시해변 문화기획전 같은) 형태의 행사·사업을 시행해보고, 필요하다면 내년에 전면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음란행위 경찰 간부 줄줄이 ‘직위해제’

인천시내 대낮 주택가와 퇴근길 버스 등에서 여성을 상대로 음란 행위를 하다 적발된 경찰관이 줄줄이 직위 해제됐다. 25일 인천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인천서부경찰서는 버스 안에서 20대 여성을 보며 음란행위를 한 혐의(공연음란)로 소속 직원 A씨(44·경위)를 불구속 입건했다. A 경위는 지난 23일 오후 11시45분께 한 시내버스 안에서 20대 여성 승객 옆자리에 앉아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해 A 경위를 붙잡은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 경위가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함에 따라 직위 해제했고, 조만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18일 오후 4시40분께 문학동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20대 여성을 보며 음란행위를 하다 적발된 인천경찰청 소속 직원 B씨(43·경위)도 최근 직위 해제됐다. B 경위는 사건 발생 이후 정신과 치료를 이유로 11일간 병가를 냈고, 인천경찰청은 A 경위가 복귀한 지난 22일 직위 해제했다. 당시 B 경위가 음란행위는 인정하는 반면 공연성에 대해 일부 억울함을 표현했지만, 경찰은 국가공무원법 등에 따라 직위해제를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음란행위를 인정한 두 직원 모두 더는 근무가 힘들다고 판단해 직위를 해제했다”며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조치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성원기자

[천자춘추] 소통이 권리로 통하는가

공무원 시험과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이다. 최근 뇌병변 장애인(1급) 장씨는 그 어렵다는 특수교사 임용시험에 1차에 합격하고, 2차 시험 중 수업 실연시험에서 60점 만점에 50.2점이라는 좋은 점수를 받았다.하지만 심층면접 시험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부적합 판정을 받아 0점 처리된 후 최종 탈락하였으나, 이후 소송을 통해 승소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사회참여에 도전하는 많은 장애인을 좌절하게 하는 실상이다. 현재 경기도내 장씨와 같은 뇌병변 장애인 수는 전체 5만1천925명(2014년 12월 기준)으로 뇌병변장애인 중 중증장애인의 경우 85%~90%가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교육, 취업 등 자립생활에 걸림돌로 행복추구 및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받는데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현 시점에서 우리는 장애인의 의사소통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더불어 발달장애인의 정보접근성 보장 및 지원체계도 강화되어야 한다. 발달장애인에게는 쉬운 단어와 그림으로 표현된 문서, 이해하기 쉬운 동영상 등 발달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 수단이 제공되어야 한다. 최근 정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장애인 인권보호 강화 대책의 일환으로 ‘장애인복지법’ 제28조(장애인 응시자에 대한 편의제공)를 일부개정(시행일 2016.6.30.)하며 장애인 특성을 고려한 정당한 편의제공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ACC(보완 대체 의사소통)’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지체 및 뇌병변 또는 발성ㆍ발음상의 장애로 의사소통에 제약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의사소통 보조기구와 스마트폰을 사용한 어플리케이션도 함께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영화 부산행의 Barrier free(음성으로 설명하는 화면해설 및 한글자막) 버전 개봉 등 사회 문화적 관심도 변화되고 있지만 아직 미비한 수준으로 장애인의 효과적인 의사소통 지원을 위해 다양한 욕구, 대상, 환경, 등을 고려한 의사소통 도구 및 확대지원이 마련되어야 한다. 소통이 권리로 통하는 사회! 장애인의 사회참여 활성화를 위해 의사소통을 위한 지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생각으로 지역사회가 함께 변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때이다. 이흥로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장

[기고] 결혼이 방해라는 청년들, 기성세대 책임이다

경기도가 저출산 위기극복을 위해 젊은이들과 진행했던 현장토론회에서 보여준 젊은이들의 결혼과 저출산에 대한 인식은 정책입안자들에게 큰 메시지를 던졌다. 가장 아팠던 얘기는 요즈음 젊은 세대들이 결혼과 자녀를 인생의 행복요소가 아닌, 자아실현의 방해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결혼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고, 아이는 꼭 낳아야 한다는 사명감까지 있었던 시대를 살아온 나에게 젊은이들의 인식 변화는 혹여 우리 기성세대들이 물려준 산물인가 싶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젊은이들은 힘들다. 학자금 대출, 졸업해도 취업 걱정, 앞만 보고 달려가기도 힘들어 한다. 그러니 언제 연애하고 결혼을 꿈꾸겠는가? N포세대, 수저론, 헬조선 등 넘쳐나는 신조어들만 봐도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이들에게 가정을 꾸리고 2세를 만드는 일은, 기성세대들이 젊은이에게 주문하는 ‘노력’이란 두 글자로 이룰 수 없는 곳까지 멀어지고 있다. 어떤 대학생은 아이를 위해 포기하며 살아 온 부모세대를 보면서 결혼은 내 인생을 망치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했다. 또 다른 젊은이는 혼자 사는 게 익숙해질수록 혼자 사는 게 즐겁다고 말한다. 설령 결혼한다고 해도 집값대출, 믿을 수 있는 보육시설 부족, 일·가정 양립에 호의적이지 않은 기업문화, 독박 육아 등 아이 낳기를 주저하게 하는 현실의 벽을 마주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를 거듭할수록 정책입안자들의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저출산 문제를 바라보는 해법의 패러다임이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 정부의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정책 방향을 수정·보완하여 일자리·주거 등 만혼비혼 대책을 강화하고 일·가정 양립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등 실천과 문화개선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경기도 또한 저출산 문제가 여성·보육만의 문제가 아닌 일자리·주거 등 생애주기별 사회문제라는 점에 깊이 공감하고,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발굴을 위해 고심분투하고 있다. 실제 토론회를 통해 BABY 2+따복하우스 정책을 이끌어내었는데, 자녀 수에 따라 주거비, 거주기간, 면적을 차등화 지원하고, 따복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공동육아를 지원하는 출산장려 정책이라는 점에서 기존 주거정책과 차별화되어 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책은 도민의 정확한 니즈 파악과 다른 사업과의 긴밀한 연계 시스템 구축이 필수이다. 기존 정책이 효과가 없다면 과감한 방향 전환도 필요하다. 또한, 정책이 적재적소에 적용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이라는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 저출산 문제는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대를 넘어 함께 고민하고 넘어야할 큰 산이다. 정책도 해법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소통하고 공감하는 가운데 서로의 마음을 읽고 눈높이를 맞춰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결혼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고, 가족을 만드는 것은 변함없이 소중한 가치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기본적 가치를 지키고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의지와 용기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 기업은 더 늦기 전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젊은이들의 손을 잡아야 할 것이다. 미래가 없다면 현재는 무의미하다. 우미리 경기도 여성가족국장

[인천논단] 벤처하기 좋은 인천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00만개 이상의 창업기업들이 탄생한다고 한다. 2008년도에 109만개를 조금 넘었고, 이후 2013년에 103만개 정도로 약간씩 줄어들지만 해마다 대단히 많은 기업들이 창업 대열에 참가하고 있다. 또한, 매해 평균 81%, 즉 80만개 이상이 폐업을 한다고 한다. 창업도 많지만 폐업도 가장 많은 분야가 생계형, 소자본, 프랜차이즈형 창업이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기술 발전에 힘입어 기술 창업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말 그대로 어떤 사물이든지 인터넷 공간 속으로 끌어들이는 기술이니 그 분야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기 이를 데 없겠다. 프랜차이즈형 소자본 창업이 한집 걸러 비슷한 가게가 생겨서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하는 반면에, 이러한 기술 창업분야는 저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바탕으로 나름대로의 목소리를 세상에 내고자 한다. 우리는 대기업의 브랜드 제품에 익숙해져 있고, 이들 기업들은 수많은 검토와 개발을 거쳐 대량 생산이 가능한 제품만 다루게 된다. 그 과정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과 니치 마켓과 같은 톡톡 튀는 가치들을 둥글게 갈고 닦아서 범용적인 가치로 만드는 과정이나 마찬가지다. 벤처들은 대기업들이 채워줄 수 없는 제품과 서비스를 갖고 세상의 빈칸을 채우는 역할을 한다. 일례로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의 보육기업 44개 중에 20%인 8개가 의료바이오 분야의 벤처인데, 마비나 장애인을 위한 자동 구강세척기, 건망증 있는 부모가 약을 먹었는지 알려주는 약상자, 앉아있기만 해도 척추교정이 되는 의자 등 세상에는 필요하지만 대기업들은 관심갖지 않는 아이템들이다. 지난주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인천고용센터, 인적자원개발위원회 등과 함께 IOT분야 기술인력들과 관련 벤처기업 대표들의 소규모 매칭행사가 있었다. 첫 만남이니 아직 성과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앞으로 인천지역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 대한 인재 매칭 프로그램을 점점 확대하고자 한다. 이들 벤처기업들의 복지나 급여 수준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보다도 열악하지만, 입사와 동시에 해당 기업의 비전과 성장을 공유하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개발하고 발휘할 수 있다는 좋은 점이 있다.또 그 벤처가 그야말로 대박이 나서 인생역전의 전기를 마련해 줄 지 누가 알겠는가. 벤처의 제품들이 세상을 풍요롭게 하듯이, 성장 단계에 들어선 벤처들이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증가하리라 본다. 무엇보다도 인력 수요기업인 벤처기업, 중소기업과 인재의 매칭이 같은 인천 지역 내에서 이뤄지므로 우리 지역경제의 생태계가 더욱 건강해지고, 자생력이 더욱 강해지지 않는가 한다. 지난 22일은 인천혁신센터가 공식 출범한지 첫돌이 되는 날이었다. 창조경제란 무엇이고,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하는 인천 시민들의 기대와 관심 속에 인천혁신센터는 스마트물류산업 육성, 인천지역 벤처 발굴과 육성, 스마트공장 사업 등 여러가지 사업들을 진행했다. 그 중에서 의미있는 성과는 인천지역에서 벤처와 중소기업의 성장지원을 위해 각 기관들이 더욱 구체적인 협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전에도 이들 기관들 간의 모임이 있었지만, 이제는 수요기업과 시민들을 중심으로 놓고 공동으로 협력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큰 변화라고 본다. 이런 변화는 수요기업 입장에서는 이들 참여기관들로부터 각각 지원받아야 하는 문제들이 한번에 해결되는 장점이 있다. 지금은 자금지원, 수출통관, 인재 리크루팅 등의 분야에서 시작하였고, 앞으로 확산되는 분야의 폭과 지원하는 깊이가 더욱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인천지역의 벤처 창업이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활성화되고, 그렇게 성장한 벤처들이 중소기업이 되어 지역 경제 활성화의 한 축을 담당해 이끌어가고, 또한 지역의 여러 기관들이 협력해 이들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제공한다면 인천시가 창조경제의 새로운 중심도시로 성장하리라 기대해 본다. 박인수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

[공존, 따뜻한 미래] 평택 한광高 의료봉사단 M.B.C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대학 진학을 결정할 때 향후 자신들이 무엇을 공부할 지 오랜 시간 고민하며 전공을 선택하는 사례는 드물다.이는 뚜렷한 꿈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공과 진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소위 ‘성적’에 맞춰 진학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인’이라는 꿈을 위해 고등학교 시절부터 각종 보건의약 관련 부문에서 ‘미래의 의료인’을 꿈꾸며 봉사활동을 펼치는 소년들이 있어 화제다.이들은 단순히 공부만 하는 학창시절에서 벗어나 봉사를 통해 삶의 의미를 알아가는가 하면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미래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꿈꾸는 소년들, 평택 한광고등학교 Medical Bioscience Club(이하 M.B.C)이 그 주인공이다.미래의 의료인을 꿈꾸는 M.B.C. 혈압측정을 실시하는 등 보건의약 관련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꿈을 위해 두 발 벗고 나선 소년들 M.B.C는 의사와 간호사, 방사선사 등 보건의약계열로의 진학을 꿈꾸고 있는 학생들이 모인 한광고 중앙 동아리다. 이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평택시내 노인요양기관이나 장애인관련기관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비록 전문 의료인은 아니지만 의료인을 꿈꾸는 이 학생들은 노인들 옆에 앉아 손자처럼 도란도란 말동무가 돼 주거나 팔다리를 주무르며 적적함을 달래준다. 또 기관의 부족한 일손에 힘을 더해주고, 혈압측정 등을 도와주는 등 자신의 미래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가고 있다. 대학 입시에만 몰두해도 부족한 시간이지만 학생들은 한 주도 빼놓지 않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는 평택시 노인전문병원, 남산요양원, 명성의 집, 두리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꿈나무 지역아동센터,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등에서 나눔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M.B.C에는 현재 20명의 학생들이 봉사활동 중이지만 사실 처음부터 봉사를 위한 동아리는 아니었다. 지난 2011년 시작된 M.B.C는 11명의 2~3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보건신문반’으로, 봉사가 아닌 보건소식을 전하는 신문 동아리였다. 그러나 당시 일부 학생들은 보건신문을 만드는 것 외에 스스로 보건 관련 부문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자신들의 졸업 후 예상 진로분야에서 미리 현장을 체험해보고, 봉사의 의미도 배워나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특히 보건의약계열로 진학을 희망하는 M.B.C 학생들은 모두가 건강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며, 비록 많은 일을 할 수는 없는 학생 신분이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한다는데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2012년부터 보건신문 제작과 함께 평택시내 종합병원 2곳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좋은 취지로 시작했으나 어려움도 많았다. 대부분 시설들이 그동안 일회성 봉사활동에 지쳐 학생봉사자를 꺼렸던 탓이다. 또 어렵게 봉사를 시작하게 된 노인요양시설 등이 도심이 아닌 외진 곳에 있는 경우가 많아 버스 노선이 없는 등 접근성이 떨어졌다.자가용 없이 오직 버스만 이용하는 학생들에게는 봉사를 위해 매주 먼 곳으로 가야만 하는 현실이 너무나도 귀찮고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M.B.C 학생들은 단 한번도 봉사를 빠지거나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같은 노력으로 이제는 평택시내에서 M.B.C의 봉사에 대한 얘기가 많이 회자되고, 기관들의 봉사 요청이 끊이지 않는 등 명실상부 고교생이 주축이 된 봉사동아리로의 명분을 쌓아가고 있다. ■ 단순한 봉사를 넘어 꿈을 담다 이들은 학생의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지만, 봉사의 성격을 띠는 동시에 미래의 의료인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것을 고민하던 끝에 ‘혈압측정’을 하기로 결정했다.혈압측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기계가 하는 자동측정 방식이 아닌 수동방식을 이용할 경우 공기압을 넣는 방식부터 수치를 읽는 방식까지 배워야 할 것이 많은 방식이다. 학생들은 올해 3월 학기가 시작된 뒤 3개월간 수업시간 외 별도의 시간에 모여 담당 보건교사로부터 혈압측정을 배웠다.3개월간 갈고 닦은 실력으로 M.B.C 학생들은 우선 학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혈압 측정에 나섰다. 40~50대 선생님들의 경우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였고, 학생들이 자처한 건강관리 도우미 역할을 환영했다. 현재는 선생님들 외에도일손이 부족한 일부 노인요양시설에서 노인들의 혈압을 측정해 기관의 도우미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간호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꿈이라는 3학년 한상민군(19)은 “직접 혈압측정을 하면서 마치 미래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흥미롭다”면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들께서 고마워할 때마다 내 손으로 직접 이들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에 책임의식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또 M.B.C 학생들은 교외 봉사 외에도 틈틈이 모여 보건신문인 ‘Medical Times’를 만들어 각 학급 게시판에 게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친구들에게 각종 보건상식을 알려줄 수 있게 됐고, 마치 의료인이 된 것처럼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이처럼 학생들의 노력과 정성이 더해진 봉사활동은 전국적으로 큰 호평을 받게 됐다. 바로 제23회 전국자원봉사대축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게 된 것. 경기도 참가팀 중에서는 유일하게 청소년 단체가 수상의 영광을 얻은 터라 그 의미는 더욱 컸다.그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경기도 청소년 자원봉사 경진대회에서 경기도의회 의장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에는 제17회 경기도 청소년 자원봉사대회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장상을 받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 한 번 M.B.C는 평생의 의료 봉사자 대부분의 고교 동아리 활동은 졸업과 동시에 끝나지만 M.B.C는 그렇지 않다. 그동안 동아리를 거쳐간 수십여명의 학생 중 90% 이상이 보건의약계열로 진학하는 등 자신의 꿈을 이뤘고, 일부 학생들은 M.B.C에서 지속적으로 했던 봉사가 습관이 돼 현재까지도 해당 기관을 찾아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학생들은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 시기인 고교 시절 보건관련 봉사를 하면서 자신의 진로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됐다고 설명했다. 2년째 M.B.C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 2학년 임형호군(18)은 “보건의약계열 학과에 진학해 꿈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지는 못했다”면서 “하지만 동아리를 통해 다양한 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그 꿈을 구체화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M.B.C는 자신의 꿈과 관련된 봉사활동을 하며 꿈을 실현해 나가고 더불어 주변 사람들의 건강한 삶에도 긍정의 바람을 전하는 동아리로 거듭나고 있다.지도교사인 안지현 보건교사는 “M.B.C는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보건의약계열이라는 진로의 뚜렷한 목표를 가진 학생들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꿈을 키워나가는 봉사동아리”라며 “수년간 꾸준히 이어진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각계각층에 전달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밝혔다. 한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