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농구장 바닥도 ‘납 범벅’ 일부 시설서 기준치 100배 검출

학교 우레탄 트랙에 이어 농구장 등 체육시설에서 또다시 기준치의 100배에 달하는 납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우레탄이 사용된 체육시설을 보유한 학교는 425개교로, 이들 학교에는 총 470개의 체육시설(초 150개소·중 177개소·고 139개소·특수 4개소)이 설치돼 있다. 우레탄 체육시설의 대부분은 농구장이며 배드민턴장, 체육관 바닥, 다목적 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조사가 완료된 407개 시설 중 한국산업표준(KS) 납기준 90㎎/㎏을 초과한 시설은 270개소(66%)에 달했다. 초등학교 98개소, 중학교 88개소, 고등학교 82개소, 특수학교 2개소로 초등학교 우레탄 체육시설의 유해성이 가장 심각했다. 특히 일부 시설에서는 KS 납기준의 100배(9천㎎/㎏)를 초과하는 납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학교 현장을 조사한 결과 트랙보다 농구장 등 체육시설에서 납이 더 많이 검출되고 있다”며 “우레탄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는 현재 70% 가량 진행됐으며, 다음달 초에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체육시설의 중금속 유해성 조사가 완료되는대로 학교 명단 검출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또 우레탄이 사용된 체육시설의 교체를 위해 교체비용 약 300억원 중 일부를 도교육청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규태기자

임진강 피서 명소 ‘우울한 여름장사’

“임진강 주변이 위험하다는 얘기가 나와서 그런지 외지인들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연천 임진강 군남댐 수위가 높아지면서 해당 지역을 찾는 피서객들도 줄어드는 모양새다. 25일 오전 11시께 연천군 군남면 임진강 하류부근. 이곳은 평소 낚시꾼들과 다슬기를 잡기 위한 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이날은 두세명이 모여 낚시를 할 뿐 여름철 피서객은 눈에 띄지 않았다. 임진강 하류와 약 7km 떨어진 장진교 아래 자연발생유원지도 휴가철 피서객들에서 각광 받는 장소다.그러나 북측의 기습댐 방류 등으로 군남댐 수위가 높아지는 등 홍역을 치른 탓인지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 2명만이 다슬기를 잡고 있었고, 피서객들은 아예 없었다. 인근 동이리 뚝방길과 삼화교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다슬기를 잡기 위해 이곳을 찾은 주민 K씨(56)는 “올해는 외지사람들을 보기 힘들다”면서 “7월 중순부터 사람들이 오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피서객들이 없다”고 말했다. 낚시가게를 운영 중인 P씨(49)도 “피서객들은 둘째치고 낚시하러 오는 사람들도 발길을 끊은 것 같다”면서 “북한의 댐 방류 위험에 대한 관심 높아지면서 올해는 여름 장사가 수월치 않다”고 답답해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께 임진강 군남댐 수위가 ‘주의 단계’ 수준까지 높아졌으며, 경찰은 만일에 사태에 대비해 피서객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송주현기자

학폭 못견뎌 자해한 女초등생 ‘학부모의 울분’

“괴롭힘을 당한 딸이 매일 가해학생의 얼굴을 봐야하는 학급교체만으로, 학교폭력 피해 치유가 될 수 있겠습니까. 우리 딸은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습니다" 시흥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한 여학생이 성추행과 괴롭힘 등 지속적인 학교폭력에 수차례 자해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시흥 J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K양(13)은 학교폭력을 이유로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손목과 손등을 흉기로 자해했다. 학교와 담임교사 등은 최초 자해 발견시기인 4월8일부터 상담교사를 통해 K양을 상담했으나 학교폭력 사실은 인지하지 못했다. 당시 K양은 교우관계 등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상담교사에게 학업스트레스 및 가정문제 등으로 자해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K양은 부모에게는 “중학교 배정을 앞두고 가해학생들과 같은 중학교에 배정받는 것이 두려웠다”고 말했다. K양 부모는 “가해학생들은 딸의 머리를 잡고 얼굴에 물을 뿌리거나 지우개 또는 풀 등을 억지로 먹였다”며 “그것도 모자라 화장실로 데려가 바지와 팬티를 억지로 벗기고 성기를 보는 등의 성추행까지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이에 K양 부모는 학교 측에 가해학생들이 13가지 유형의 학교폭력을 행사했다고 전했고, 학교 측은 지난 18일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었다. 하지만 학폭위에서는 K양 부모가 요구한 가해학생들의 전학과 공개사과 등은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애초 K양이 진술했던 13가지의 피해사실 중 7가지만이 인정됐다. 가해학생들에게는 5시간의 특별교육 이수 및 서면사과, 학급교체 처분이 내려졌다.K양 부모는 “난도질된 딸애 손을 쳐다볼 때마다 심장을 도려내는 것처럼 가슴이 아프다”면서 “피해자는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가야할 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학급 교체만으로 이 상황을 무마시킬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또 “(학폭위)처분대로라면 딸이 매일 가해학생들과 얼굴을 맞대야 하는 것도 모자라, 같은 중학교에까지 배정을 받을 수 있다”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분”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J초등학교 졸업생은 지역 내 2개 중학교로만 진학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일부 피해 사실 중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학폭위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인정하는 사실 7가지만 선별해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폭력 피해학생이 우선이지만 학교 입장에서는 가해학생의 진술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송승윤기자

‘열대야’ 잠못드는 밤 시민들 “덥다 더워”… 한밤중 공원·찜질방 북새통

“너무 더워서 도저히 집에서 잘 수가 없어 나왔어요. 공원에서 텐트를 쳐 놓고 친구들하고 맥주도 한 잔 하고, 피서지가 따로 없네요.” 지난 25일 오후 8시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공원. 간이 텐트 설치가 허용된 공원 잔디밭에 3~4명 남짓의 20대 여성들이 서둘러 텐트를 친다. 이들은 곧 자리를 잡고 맥주와 가지고 온 음식 등을 먹으며 마치 캠핑 온 듯 이야기꽃을 피웠다. 옆 텐트에선 주전부리를 가득 사온 한 가족이 앞마당처럼 깔아놓은 돗자리 위에서 시원한 수박을 먹으며 더위를 식혔다. 같이 온 아이들은 신이 난 듯 분수대 주위를 뛰어다니며 물놀이에 흠뻑 빠졌다. 공원 광장에는 한시적으로 마련된 대형스크린에서 무료영화가 상영되고, 주민 수백명이 모여 열대야를 견뎠다. 비슷한 시각 남구의 한 대형 찜질방도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데이트에 나선 커플부터 대가족 단위의 방문객까지 찜질방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가득 찼다. 이날 찜질방은 주차하는데만 1시간이 넘게 걸리는 등 피서 온 주민 수백명이 몰렸다. 찜질방 직원 A씨(27·여)는 “엊그제부터 열대야가 생기면서 손님이 많이 늘었다”면서 “특히 아이스 방과 야외풀장 등의 시설이 인기가 좋다”고 전했다. 인천기상대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에는 야간에 최저기온이 25도를 넘어서는 열대야 현상이 지난 21일부터 벌써 닷새 동안 이어지며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심 곳곳의 공원과 찜질방, PC방 등에 시민들이 몰리면서 이곳들이 도심 속 피서지가 되고 있다. 주민 B씨(44)는 “집에 있으니 너무 더워서 가족들과 함께 (공원에) 거의 매일 나오는데, 간간이 부는 바람에 쉴만하다”면서 “여기서 아예 캠핑처럼 자고 싶지만, 그건 안된다고 해 아쉬울 뿐이다”고 말했다. 박연선기자

‘초고압 송전선 지중화’ 쉬쉬… 철도시설공단, 양심도 묻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주민공청회도 없이 초고압 송전선 지중화 공사를 벌이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25일 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소사-원시 간 복전철의 전력 공급을 위해 인천시 남동구 도림변전소와 시흥시 신현전철변전소간 6㎞를 잇는 초고압 송전선 지중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 공사는 남동구 서창 2지구 7블록과 11블록을 약 1㎞ 구간을 관통한다. 철도시설공단은 지난 2012년 송전 관로를 설치했고, 복전철 공사 지연으로 올해 7월 송전 케이블을 매설하는 지중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철도시설공단은 ‘송전선 지중화 사업 시 민원발생 여부 등을 고려해 통과지역을 선정해야 한다’는 국토교통부의 지침을 무시한 채 사전 주민설명이나 공청회 없이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공사는 경기도 부천시~시흥시~안산시를 잇는 소사-원시 간 복전철 전력 공급을 위한 것으로, 서창2지구와는 관련도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서창 2지구 입주자로 구성된 연합회는 송전선이 지나는 관로와 아파트 단지의 거리가 불과 30m에 불과하고, 이 구간에 초등학교·유치원·어린이집 등이 들어서 있거나 예정돼 있어, 전자파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국토부, 철도시설공단, 한국전력공사, 인천시, 남동구 등 관계 기관에 이같은 내용의 민원을 제출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주민 A씨는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초고압 송전선이 지나간다는 사실을 최근 공사 표지판을 보고서 알게 됐다”며 “지중화의 전자파 차단 효과가 없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는 상황에서 초고압 송전선을 아파트 바로 앞에 설치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조차 묻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송전선로 지중화에 따라 전자파 피해를 주장하는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주민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민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