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학 이동안선생 추모공연 열려

화성 출신의 중요무형문화재 제79호 발탈 예능보유자 고 운학 이동안선생의 예술업적을 기리고 전통 춤사위를 전승·발전시키기 위한 춤판이 19일 오후 4시 도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우리 전통예술계의 큰 기둥이었던 이동안선생은 발탈 뿐만 아니라 태평무, 진쇠무, 신칼대신무 등 다양한 기예로써 우리나라는 물론 멀리 만주까지 명성을 떨친 빼어난 예인이다. 특히 우리문화가 천대받고 홀대받던 시절 재인청의 마지막 도대방으로 우리의 춤을 보존시키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은 운학선생의 춤사랑은 남달랐다고 한다. 운학선생의 춤은 서민들의 삶과 정서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고백한 것이 많았는데 조선조 마지막 광대로 알려진 선생의 춤 세계는 얼마전 작고한 경기도무형문화재 제8호 옥당 정경파선생을 비롯, 여러 제자들에게 전수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승전무, 검무, 기본무, 무녀도, 살풀이, 오고무, 승무, 신칼대신무등과 ‘뜬쇠’의 판굿을 선보이는데 특히 승전무는 의상이나 동작·음악·소품에 이르기까지 옛 모습 그대로를 무대에 올리려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또 프로그램도 전통무용이 자칫 지루해 질 수 있음을 고려해 검무와 오고무 등을 사이사이에 넣어 구성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번 운학·옥당선생 추모공연 무대에 박경현·이선영·고성주·원명숙·손송자·고희자·손부성·심용섭·이덕순 등 거의 모든 이수자가 참여, 더욱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운학 이동안선생 전통무용 보존회 대표 박경현씨는 “정경파 선생이 병석에 계실 때 “내가 죽더라도 우리 아버지(운학) 추모공연은 꼭 해달라”하시던 말씀이 유언이 된 만큼 정말 열심히 하려 한다”고 말했다.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인천시립극단 29회 정기공연 마련

피할 수 없는 고통이라면 즐기라고 했던가.극작가 이강백씨가 70년대에 독특한 우화적 방법으로 쓴 희곡 ‘내가 날씨에 따라 변할 사람 같소’가 인천시립극단(예술감독 박은희)의 29회 정기공연 무대에 오른다. 서민들이 모여사는 지방 도시의 변두리 허름한 여관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애환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에 대한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연극이다. 연극 평론가 한상철씨는 “작가 자신이 변신을 시도하는 작품으로 종래의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유머가 나타나고 인간과 삶에 대한 사랑이 기조를 이룬다.”고 말했다. 지방도시 변두리 여관이 배경인 연극에서 칠장이, 땜장이, 미장이를 비롯해 줄타는 곡예사 자매, 극장의 분장사 등이 장기 투숙하고 있다. 하루 벌어서 살아가는 인생들의 하루는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 맑은 날에는 일거리가 있지만 비오는 날은 일거리 없이 공치는 날이 부지기수다. 매일 비가 오는 장마철은 서민들에겐 더없이 어려운 때. 인정많은 주인은 수입없는 그들에게 숙박비를 내라고 독촉하지 않고, 오히려 음식을 주는 등 정을 나눈다. 하지만 장마비는 계속 내려 도시의 저지대는 잠기고 돈과 양식이 바닥나 여관 사람들이 굶어 죽을 형편에 처하자 극장 분장사는 돈 많은 부자를 여관에 투숙시켜 그 돈으로 어려운 시기를 넘기자고 제안한다. 호텔 보이로 분장한 미장이는 퇴역장군과 그의 딸을 데려오고 비 오는 날 허름한 여관은 사회 명사들이 투숙하는 고급 호텔로 돌변한다. 여관주인의 외동아들은 퇴역장군의 딸과 자연스레 사랑에 빠지고 저명인사 행세를 하는 칠장이와 땜장이, 의사가 된 분장사 등 그들이 꾸미는 여러 재미있는 사건들이 뒤엉킨 가운데 장마비가 멎자 홍수로 만나지 못했던 퇴역장군의 옛친구가 찾아오면서 환상적인 호텔은 허름한 여관임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다. 여관주인 아들과 퇴역장군 딸의 사랑이 위기에 놓이지만 둘은 진실한 사랑을 선택한다. 극작가 이강백씨는 “내 생애에 가장 불행했던 젊은 시절에 쓴 작품이어서 그 불행을 잊고자 좀 더 즐겁고,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했다.”며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이라도 슬픔과 좌절을 잊고 삶의 또다른 얼굴인 밝은 미래를 꿈꾸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18일부터 26일까지 8일간 열린다. 평일 오후 7시, 토·일요일 오후 4시. 문의 (032)438-7775

흙과 프레스코의 만남 전시회 마련

최초의 회화작품은 동굴의 암벽에 그려졌으며 동굴벽에 지하수가 흐르면서 형성된 석회층에 그린 그림의 시초가 ‘프레스코’의 기원이다. 프레스코는 그 기원이 벽화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창작되지 못했다. 그러다 20세기 멕시코의 벽화운동을 통해 현대 건축 재료를 이용한 판넬 작업이 가능케 됐다. 이로 인해 벽이나 천장에 고정된 것이 아닌 동적인 작품대상으로 인식, 흙 같은 다른 오브제와 결합하는 과정을 거쳐 현대회화의 새로운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흙은 생명의 시초이며 인간의 마지막 종착지이다. 갖가지 낟알과 열매, 그리고 푸성귀를 제공하는 흙은 인류문명의 역사와 함께 한 원초적 자연물이다. 고대 벽화의 움장함과 현대적 감각을 한껏 살린 프레스코 전문작가 김문석씨(과천시 중앙동)의 세번째 개인전이 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아트플라넷에서 열린다. ‘흙과 프레스코의 만남’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는 프레스코라는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분야를 소개하는데도 의미가 있지만 현대적 표현기법을 응용해 세련된 미술작품으로 창작해낸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1990년부터 프레스코와 흙을 화두로 작품활동을 한 김문석씨는 선사시대 암각화에서부터 오세아니아주의 원시 문양들, 이집트 벽화, 고구려 벽화까지의 특징을 잘 살려 표현하고 있다. 특히 작품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대부분 프레스코로 묘사하는 것이 작가의 특징. “흙의 갈라짐은 문명의 역사를 상징한다”는 김씨는 “프레스코에 흙작업을 병행해 세련되면서도 아카데믹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고려대학교 미술교육과와 동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미술협회와 서울방법전, 프레스코연구회 등 회원으로 활동중인 김문석씨는 현재 과천여고 교사로 재직중이다. 문의 (02)733-6444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도립무용단 무용극 연인 공연

분단의 슬픔과 한의 응어리를 풀고 통일에의 희망을 이야기한 무용극 ‘연인(戀人)’이 오는 17일(오후7시)과 18일(오후5시) 경기도문예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경기도립무용단(예술감독 조흥동)의 15회 정기공연으로 마련되는 이번 공연은 이산가족의 아픔과 재회의 감격을 그린 한국창작무용. 남과 북으로 상징되는 연과 인의 해후를 통해 지난 반세기동안 이데올로기속에 희생됐던 두 연인의 비극적인 운명과 사랑을 그림으로써 분단으로 인한 우리 민족의 뿌리 깊은 슬픔과 한을 어루만지고 더 나아가 남과 북의 하나됨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 작품은 반백의 노인이 돼서야 서로 해후하는 극중 연이와 인이의 춤을 통해 서로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과 통한의 깊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한편 원래 하나였던 것이 어떻게 하나로 되돌아가는지 그 회귀의 과정을 눈물겹지만 희망적으로 그려낸다. 18세에 혼례를 올린 동갑내기 고향친구 인이와 연이. 그러나 6·25전쟁으로 인이는 군대로, 연이는 남으로 향하면서 둘은 갈라진다. 둘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지만 기나 긴 이별을 하고 연이는 혼자 아들을 낳아 키우게 되는데 자랄수록 인을 닮아가는 아들마저 독재자에 대항해 싸우다 목숨을 잃고 다시 혼자가 된다. 연은 죽을 결심을 하지만 인의 환영은 그런 연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데, 이제 세월은 젊음도 아름다움도 다 앗아가고 아픔과 그리움의 주름만 남긴다. 마침내 벽은 허물어지고 50년이란 긴 세월이 지난 후 반백의 노인이 되어 만난 연인. 그들은 함께 아들의 묘비앞에 나란히 서서 통한의 눈물을 흘린다. 때로는 연인들의 즐거움과 풋풋함이 곳곳에 배어나오는 축제분위기로, 때로는 역사의 바람이 세차게 불며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의 춤사위로, 또는 산고의 고통을 겪은 후 평온을 되찾는 몸짓으로 표현되어지는 이 작품은 연과 인의 젊은날의 사랑, 헤어짐의 아픔, 연이의 출산, 아들의 죽음과 연이의 오열 등 극적인 장면마다 춤사위가 아름답고 격정적이며 때로는 공허하게 모습을 바꾼다. 특히 연이의 기나긴 기다림은 동래학춤으로 변형된 춤사위가 도입되고, 또 두 사람이 해후하는 장면의 2인무는 정한이 서린 진양조의 느린 춤사위로 표현된다. 오은희 작·조흥동 안무의 이번 공연은 도립국악단의 생동감있는 현장 연주로 더욱 멋지게 펼져진다. 조흥동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은 이산의 고통을 체험한 1세대의 아픔을 달램은 물론 전쟁과 분단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도 부모세대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서로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과 통한의 깊이를 눈물겹지만 희망적으로 그려냈다”고 말했다. A석 5천원, B석 3천원. 문의 230-3242∼7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수원대 무용학과 14일 작품발표회 공연

수원대학교 무용학과(학과장 최성이)의 졸업작품 발표회가 14일 오후 6시 경기도 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이날 발표회에는 한국무용, 서양무용, 발레 부문에서 4년동안 갈고 닦은 학생들의 기량을 선보인다. 안무에는 발레 최성이 교수, 현대무용 양정수 교수, 한국무용 오혜순 교수가 담당했다. 지난 1984년 신설한 수원대 무용학과는 무용실기 뿐만 아니라 사회적 치료적 오락적 효과를 강조하는 무용교육을 실시하면서 이태리 세계민속축제를 비롯 홍콩 아시아 예술제 초청공연 등의 해외공연과 화성문화축제, 경기도 무용인 합동공연, 2000 한국의 춤·세계의 춤 등의 국내공연을 가졌다. 이날 공연될 참가자와 작품은 다음과 같다. ▲이경진 최지훈(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릴까?) ▲조난경 박선영(성적표 받던 날) ▲강선옥 김보라(열망) ▲박혜경(Shall we dance?) ▲손희승(Beautiful Feeling) ▲김현정 홍선희(변태) ▲임소윤(개구리 왕자?) ▲정아 박영혜(LONELY) ▲정민숙 이순옥(여기…?) ▲김승주 김소정(보이지 않는…love) ▲김세원 차지선(백조의 환상) ▲정인화(인터넷 세상) ▲김새싹 안명희(애·화·몽) ▲김은정(유리상자 속의 인형) ▲김미애(새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이정희 김지선(해와 바람) ▲박소영(못다 핀 그대) 등이다. 문의 220-2539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도립극단 창단 10주년 기념작품 공연

경기도립극단(예술감독 주요철)이 창단 10주년을 맞아 화성축조의 역사적 배경과 의의를 재조명하는 작품을 의욕적으로 마련했다. 정조 서거 200주년과 때를 같이해 내달 5일부터 9일까지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정조 1796’(오은희 작, 주요철 연출)은 정조가 비명횡사한 아버지 사도제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효심에서 화성을 축조했다는 기존 시각에서 탈피, 당시 구세력의 권력남용과 당쟁 등 혼탁한 정치적 환경을 개혁하고 화성 축조를 통해 정치·군사·경제적으로 신도읍을 건설하고자 했던 정조의 개혁의지가 반영된 사건이란 시각에서 출발한다. 수원을 대표하는 화성(華城)을 소재로 만든 이번 창작극(극본 오은희)에는 경기도립극단 단원과 25명의 객원연기자 등 총 50여명이 참여하는 대작이며, 대공연장 공연인 만큼 무대·의상·조명·음악 등 쟁쟁한 전문가를이 대거 참여해 스펙터클한 공연이 기대된다. “정조 서거 200주년을 맞아 더욱 뜻깊은 이번 10주년 기념공연은 화성을 중심으로 새로운 개혁정치를 펼치려 했던 정조의 진일보한 사상이 담겨있다.”고 말하는 주요철 예술감독은 “도립극단 창단 10주년을 맞아 극단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한단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집권당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한 화성축조 전 과정을 둘러싼 노론과 남인의 대결구도와 더불어 역사적 사건에 동참하는 백성들의 역할을 다채로운 시각에서 접근한 이번 작품은 다산 정약용과 남인파의 거목 채제공, 정순왕후, 김종수, 심환지 등 권력계층과 정조를 대신해 생을 마감한 신녀(神女) 난희, 광대 등 화성축조에 관여한 각 계층을 대변하는 인물들이 등장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역사물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간다. 주인공 정조역에는 ‘동네방네 나팔 불고’에서 놀부역으로 친숙한 이찬우씨가, 정순왕후역에는 도립극단 창단 멤버인 이태실씨가 맡았다. 문의 230-3242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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