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건강한 미술시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25년 경기 미술품 유통 활성화 사업(아트경기)’에 나선다. ‘아트경기’는 도내 역량있는 시각예술 작가의 미술시장 진입을 모색하는 사업이다. 아트경기는 미술품 판매사업와 임대·전시사업으로 구성된다. 임대사업의 경우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 작품을 임대·전시해 시민과 임직원이 일상 속 다양한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작가에게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돌아가는 구조로 운영된다. ‘2025 아트경기’는 10명의 장애예술인을 포함해 도내 시각예술 작가 65명과 미술품 유통 전문사업자 5곳을 선정했다. 지난달부터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경기중앙협력본부에 총 16명 작가의 작품 42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도청사 로비, 25층 옥상정원, 엘리베이터 홀, 휴게실 등 주요 공간에 미술품을 설치해 방문객과 직원이 일상 속에서 아트경기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경기도립정신병원 등 다양한 기관에 순차적으로 작품을 임대해 전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2025 아트경기’는 올해 ▲판매형 전시사업 ▲해외 아트페어 참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미술을 즐기고,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초록우산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는 가정위탁 보호연장 및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2025 가정위탁청년 자립캠프 - 함께, 섬’을 성료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 3~5일 제주도에서 진행된 이번 캠프는 ‘너와 내가 만들어가는 우리들의 성장 스토리’라는 주제 아래 초록우산의 자립준비청년 자조모임 ‘청년들의 걱정 없는 하루(청·하)’ 구성원 26명이 참여했다. 청년들은 2박3일의 캠프 내 감정 일기 작성, 짝꿍 산책, 마음 챙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함께하는 자립’의 건강한 네트워크 형성에 나섰다. 한 참여자는 “청·하는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 소중한 공간”이라며 “유사한 경험을 공유하는 친구들과 함께해 안정감을 느끼고, 자신을 이해하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한편, 초록우산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가 지난 2019년부터 운영하는 ‘청·하’는 20세 이상 가정위탁 보호연장아동과 자립준비청년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현재 약 100명의 청년이 참여하고 있다. ‘청·하’는 청년들이 자립 과정에서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 자립 과정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어려움과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서로 간 지지와 격려를 나누는 지속할 수 있는 정서 지원체계를 돕는다. 올해에는 ‘힐링 되는 관계’를 활동 주제로 정하고, 매월 정기 모임 및 법률 교육, 마인드톡,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 ‘자립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이 예정돼 있다.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 관계자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청·하’를 통해 자립이란 단순히 혼자 견디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돕고 함께하는 것임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들의 안정적인 자립을 위해 초록우산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천시(시장 김경희)는 오는 14일 이천아트홀 소공연장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김영하 작가를 ‘제222회 이천 평생아카데미’에 초청해 ‘공감과 소통, 그리고 이야기’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한다. 김영하 작가는 독창적인 문체와 깊이 있는 이야기로 사랑받아 왔으며 대표작으로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검은 꽃’, ‘살인자의 기억법’ 등이 있다. 특히 ‘살인자의 기억법’은 영화로도 제작돼 큰 화제가 됐으며 최근에는 산문집 ‘단 한 번의 삶’을 출간해 독자들과 더욱 가까이 소통하고 있다. 이번 강연에서는 문학뿐만 아니라 삶과 철학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시민들과 공유할 예정이며 강연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김영하 작가의 서명이 담긴 책을 제공하는 특별 이벤트도 진행된다. 김경희 시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원하는 명사를 초청함으로써 다양한 분야의 강연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시민이 행복한 이천시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화성시 문학 발전에 뜻을 담은 문학 계간지 ‘우리문학’이 창간했다. 문학지 폐간이 만연한 환경에서 문인들에게 작품 발표의 장을 마련하고, 지역의 문학과 예술 발전을 위한 뜻이 담겼다. 지난 1993년 시인으로 등단해 꾸준히 문학활동을 해온 권태주 시인(화성 반석초 교장)은 지난 2017년부터 계간지 한반도문학을 6년간 발간해왔다. 문학인들의 작품 발표 기회가 많지 않은 것에 고심하던 끝에 지난 1월 10일 우리문학을 설립, 창간호를 출간했고 4월 5일 반석초 꿈누리 도서관에서 출판기념회와 신인상(시·수필) 시상식을 열었다. 현재 우리문학 여름호 발간을 준비 중이다. 권 시인은 “문학 활동을 해오면서 의외로 문예인들의 작품 발표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며 “계간지의 회원으로 활동을 같이 하면 문학인들이 활동을 함께 하면서 더욱 성장하게 되고, 문학 작품 발표의 기회도 얻는다. 우리문학이 문학인들에게 그런 토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문학 제공 우리문학은 경기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학인들을 중심으로 모인 가운데 김종회 황순원문학촌 촌장·(사)한국문학관협회장, 김계식 교원문학회장 등 전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다양한 문학인들이 함께하고 있다. 우리문학은 앞으로 ▲분과별 동인지 발간 ▲문학 세미나 개최 ▲각종 문학행사와 문학 아카데미 등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권 시인은 현재 반석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위한 문학 프로그램 활동에도 힘 쏟고 있다. 지역 문학관인 노작홍사용문학관과 학교를 연계한 ‘홍사용 문예학교’를 3년째 운영 중으로 문인들이 학교를 찾아 동시·문학 수업 등을 진행해 학생들이 문학을 다양하게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권 시인은 “국내외 문단과 교류·협력으로 한국문학의 위상을 드높이고, 많은 문인들에게 작품 발표의 장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참신한 신인발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수원문화재단은 가정의 달을 맞이해 슬기샘·지혜샘어린이도서관에서 온 가족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슬기샘어린이도서관은 영유아·초등학생·트윈세대(12~16세)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옛이야기 구연부터 역사를 아우르는 강의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며, 성인을 대상으로는 양육 관련 워크숍을 선보일 예정이다. 영유아와 초등학생 이용자는 10일 ‘아람지기의 그림책 빛그림 공연’, 17일 ‘여우구슬과 함께하는 그림책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슬기샘어린이도서관의 자원활동가 단체인 ‘아람지기’와 ‘여우구슬’은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 빛그림 공연과 옛이야기 구연을 준비했다. 프로그램들은 7월까지 매월 1회씩 정기 진행될 예정이다. 초등 1~2학년 이용자를 대상으로는 그림책 읽기와 함께 예술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자아를 형성하고 미적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예술과 만난 그림책 여행’이 마련된다. 프로그램은 29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매주 목요일, 6월27일부터 7월18일까지 2부로 나눠 총 8회 진행된다. 초등 3~4학년 이용자는 수원시를 배경으로 한 역사 속 유산과 역사 인물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역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매주 화요일 ‘역사가 들려주는 수원이야기’가, 7월1일부터 7월22일까지 매주 화요일 ‘역사 인물이 알려주는 수원이야기’가 4회차씩 진행된다. 트윈세대(12~16세) 전용공간 ‘트윈웨이브’에서는 10일 “도토리둥지와 함께하는 TRPG : 설화학당 ‘달이고 달래고’”부터, ‘마음 접기 : 고민은 색종이에 해보세요’, ‘내 꿈을 응원하는 모루친구’, ‘시 노래 실험실’, ‘보태니컬아트’ 등 특별 기획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이외 ‘캡틴의 공유주방’, ‘캡틴의 D.I.O 워크숍’ 등 정기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운영된다. 성인 양육자를 대상으로는 교육 관련 작가와 함께하는 ‘양육자 워크숍’도 눈길을 끈다. 22일 ‘부모와 아이 사이에 책이 있다면’이라는 주제로 김은하 작가가, 7월2일에는 ‘그림책, 사춘기 마음을 부탁해’의 저자 남기숙 작가가 진행에 나선다. 지혜샘어린이도서관에서는 보호자가 자녀의 감정을 헤아리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소통형 강연’과, 온 가족이 함께하는 ‘체험형 활동’이 펼쳐질 예정이다. 심리 상담 전문가인 작가와 함께 17일 오후 1시에 진행되는 ‘아이의 불안, 그림책으로 말걸기’ 프로그램은 보호자를 동반한 초등학교 3~6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참여자들은 그림책 ‘이런 나는 괜찮아요 불안한 고양이’의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아이와 보호자가 함께 불안을 인식하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볼 수 있다. 24일 오후 1시에는 유아(5세 이상)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가족 간의 유대를 높이고, 추억을 쌓는 체험형 프로그램 ‘조물조물 지혜샘 파티시에’를 진행한다. 보호자와 어린이는 함께 케이크를 만들며 달콤한 냄새와 웃음 속에서 가족 간 행복한 시간을 남긴다. 프로그램에는 전문 강사가 함께하며 참여비(재료비)는 1만 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슬기샘·지혜샘어린이도서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 신청은 수원시 도서관 통합 예약 시스템을 통해 선착순 모집으로 진행된다. 재단 관계자는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와 보호자가 함께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많은 가족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반도 최초의 인류가 살았던 연천 전곡리 유적에서 열린 ‘제32회 연천 구석기축제’가 뜨거운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안녕! 전곡’을 슬로건으로 열린 올해 축제는 다소 쌀쌀한 날씨와 비 예보, 강풍 등에도 선사문화를 즐기려는 7만5천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특히 축제 마지막 무대에선 ‘2029 연천 세계 구석기 엑스포 선포식’이 열려 연천이 구석기 문화의 세계적 거점이자 구석기 연구의 중심지로 나아갈 것을 선언하며 미래를 향한 또 다른 시작을 알렸다. ■ 30만 년 전 ‘세계 선사문화’ 체험…색다른 추억과 경험 ‘한아름’ 행사는 구석기 유적을 바탕으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해 세계적인 선사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특히 20만㎡의 전곡리 유적에서 시간여행을 하듯 구석기 시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곳곳에서 열렸다. ‘구석기 바비큐’, ‘세계 구석기 체험마당’, ‘전곡리안 의상실’, ‘선사체험마을’, ‘전곡! 구석기 올림픽’ ‘구석기 펫스타 등의 체험 프로그램은 30만 년 전 구석기 시대 인류의 삶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전곡리안 서바이벌’, ‘구석기 밥상대전’, ‘전곡리안 패션왕’ 등 경연 프로그램도 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추억거리를 안겼다. 인근 전곡선사박물관에선 구석기축제 특별전 ‘아름답고 슬픈 멸종동물 이야기’로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털매머드, 검치호, 네안데르탈인, 도도새의 이야기를 통해 한 번 사라지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생명과 우리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또 ‘어린이날 선사 대모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구석기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문화적 경험을 선사했다. 유적지에서 펼쳐지는 색다른 무대 이벤트와 공연은 축제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국악그룹의 ‘힙’한 공연과 밴드그룹의 감성 가득한 노래, DJ공연의 신명나는 무대는 유적지를 배경으로 한 과거와 오늘의 음악이 함께 살아 숨 쉬며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축제 투어 프로그램으로 하나투어와 함께 구석기축제·연천관광을 결합한 특별 여행상품도 운영해 방문객들은 연천의 독보적인 자연적 가치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구석기 축제에 담긴 선사문화 체험뿐만 아니라 재인폭포와 호로고루 등을 돌아보는 코스로 방문객들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한탄강과 생물권보전지역인 임진강이 흐르는 천혜의 환경, 고구려와 신라의 역사가 공존하는 역사성까지 두루 만끽했다. 마지막 날엔 어린이날을 맞아 선보이는 특별공연으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포시즌 컴퍼니’의 마술쇼와 어린이 공연 ‘삐에로 빈’은 즐거운 음악과 이벤트 선물이 더해진 풍선공연과 마술공연으로 어린이 관람객은 물론 어른들 역시 동심의 세계로 안내했다. 안개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지만 관람객들은 저마다 챙겨온 돗자리와 텐트 등을 이용해 피크닉을 즐기며 축제의 마지막 날과 어린이날을 가족과 오붓하게 보냈다. 드넓은 유적지를 배경으로 야외에서 펼쳐지는 축제인 만큼 안전한 축제를 위한 노력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강풍이 불어닥친 지난 4일엔 안전을 위해 대형 그늘막을 철거하고 세이프라인을 설치해 출입을 통제했다. 안전 매뉴얼에 따라 일부 주요 프로그램을 중단하며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 날씨의 변화에도 안전한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 ‘2029 구석기 엑스포’ 선포…연천, ‘세계 구석기 문화의 거점’ 도약 무엇보다 이번 축제는 국가유산인 전곡리 유적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데 힘을 모으고 전 세계인과 함께하는 ‘구석기 엑스포’ 개최를 선언하면서 의미를 더했다. 개막 첫날인 2일 전곡선사박물관에서 열린 국제학술세미나는 ‘2029 연천 세계 구석기 엑스포’의 도약을 위한 교두보로서 큰 주목을 받았다. 세미나에선 전곡리 유적의 인류학적 고고학적 가치를 다시 조명하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의 필요성이 공식적으로 제안됐다. 이 자리에 참여한 국내외 고고학 및 문화유산 전문가들은 “대중 고고학의 출발점인 전곡리 유적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고 국제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축제의 마지막은 군민화합특별공연과 드론 불꽃쇼 등이 어우러진 ‘2029 연천 세계 구석기 엑스포 선포식’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경서, 하현우, 김연자 등 유명 가수가 무대에 올라 신나는 무대를 펼치자 축제장을 찾은 2천여 명의 관람객은 뜨겁게 환호했다. 또 연천의 미래를 새롭게 열 ‘2029 세계 구석기 엑스포 선포식’에 군민들은 하나 되어 함성으로 화답했고, 이어 불꽃드론공연과 불꽃놀이가 전곡리 유적의 밤을 수놓으며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김덕현 연천군수는 “제32회 연천 구석기 축제의 마지막 날을 맞아 2029년 연천 세계 구석기 엑스포의 개최를 공식 선언한다”며 “이번 엑스포는 혁신의 시작, 생각의 진화, 창조의 힘,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인류의 창조성과 혁신을 조명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엑스포는 연천 전곡리 유적의 세계적 가치를 알리고, 지역의 평화·문화·문화·생태·환경적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관광, 홍보, 상권 활성화 등 지역 부흥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연천군은 2029 엑스포를 통해 연천을 구석기 문화의 세계적 거점이자 구석기 연구의 중심지로 부상시키려 한다. 연천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사문화축제 ‘제32회 연천 구석기축제’가 개막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축제 현장엔 3만명의 관람객이 모여들며 구석기 세계관으로 꽉 채운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겼다. 황금연휴의 중반인 4일 연천 전곡리 유적지엔 가족, 연인, 친구 단위의 관람객이 구석기인들의 퍼포먼스부터 석기와 자연재료를 활용해 한끼 식사를 만드는 ‘밥상대전’, 반려견 콘테스트, 나이트 시네마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과 경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특히 관람객들은 축제를 통한 역사 체험 뿐 아니라 연천의 대표 관광지인 임진강 주상절리, 재인폭포 등을 둘러보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갔다. ■ ‘춤추고, 만들고’…온가족이 즐기는 체험 프로그램 행사 셋째 날인 4일 연천마당에서는 옹기종기 모인 16개 팀의 가족이 과자를 이용해 연천군의 관광 캐릭터 ‘연이’와 ‘천이’를 만들며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연이&천이 꼴라주’ 체험 프로그램은 연천군이 크라운해태와 함께하는 연천 구석기축제의 상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아이들은 7종의 과자로 연천에서 자란 율무새싹 캐릭터 ‘연이’와 주먹도끼 캐릭터 ‘천이’를 만들었다. 아이들은 물엿으로 ‘연이’ 얼굴의 테두리를 그린 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과자를 붙여가며 캐릭터를 완성해갔다. 설명서를 보며 신중하게 과자를 이어붙이는 아이들의 눈이 어느 때보다 초롱초롱 빛났다. 운영교사와 부모님의 손길이 더해져 연이, 천이의 캐릭터가 완성되자 다 함께 시식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며 프로그램을 즐겼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으로 진행되며, 하루 96개 팀이 참석했다. ■ 반려견도 함께하는 축제 한마당 ‘펫스타 콘테스트’ 이날 거센 바람으로 특설무대의 주요 행사가 연기되기도 했지만, 축제의 즐거움은 내내 이어졌다. 오후 1시50분께 강풍으로 중앙에 설치됐던 대형 그늘막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연천군은 소방대원 30여명과 재빠르게 그늘막을 철거했다. 세이프 라인을 설치해 출입을 통제하고, 안전 매뉴얼에 따라 주요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 안전한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바람이 잦아들면서 오후 3시30분께 시작된 ‘펫스타 콘테스트’는 현장에서 사전 접수를 받아 7개 팀의 참가로 진행됐다. 견주와 함께 무대에 오른 반려견들은 저마다 장기를 뽐냈다. ‘모카(말티푸)’는 견주의 리코더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불러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고, ‘우유(포메라니안)’는 작고 귀여운 외모를 뽐내며 견주의 말에 따라 앉고, 엎드리고, 하이파이브 등을 하며 눈길을 끌었다. 등장부터 남달랐던 ‘그레이(보더콜리)’는 견주의 다리 사이를 오가는 장기를 보여주며 뜨거운 호응을 얻은 끝에 1등을 차지했다. 관람객들은 펫스타 콘테스트를 즐겁게 관람하는 동시에 저마다 모두 심사위원이 됐다. 무대 스크린에 등장한 QR코드를 통해 1~10점의 점수를 매겨 1, 2, 3등의 반려견 견주에게는 15만원 상당의 펫용품이 선물로 증정됐다. 1등을 수상한 ‘그레이’ 견주 이수빈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족과 함께 구석기 축제를 찾았다”며 “올해는 펫 콘테스트가 새롭게 마련돼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 강아지와 함께 축제를 즐기고, 대회에서 1등을 수상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 “누가 누가 더 원시인 같나요?”…전곡리안 패션왕 콘테스트 이어진 무대에서는 ‘전곡리안 패션왕’이 진행되며 구석기 시대로 더욱 흠뻑 빠져들었다. ‘전곡리안 패션왕’ 프로그램은 축제 기간에 나온 종이상자 등을 활용해 무대 의상과 소품을 만들어 선보이는 대회다. 온 가족이 함께 만든 구석기 시대의 가면을 쓰고 나온 할머니, 구석기 잔다르크 콘셉트의 옷을 입은 쌍둥이 자매, 박스로 만든 공룡을 타고 나온 가족 등 9개 팀의 참가자들은 저마다 구석기 시대의 콘셉트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박스로 치마와 상의를 만들어 입고 펜으로 알록달록한 옷의 모양을 그려낸 권려원, 권윤아 자매는 페이스 페인팅을 곁들여 구석기 콘셉트의 리얼함을 더하며 대회의 1등을 차지했다. 권 자매는 “아빠와 함께 전곡리안 패션왕 콘테스트를 준비하게 됐다”며 “무대에서 살짝 부끄럽긴 했지만, 큰 호응을 받아 정말 즐거웠다. 1등을 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 ‘캠핑요리 대전’으로 축제 열기 더하고…‘나이트 시네마’로 화려한 마무리 오후 6시부터 구석기 바비큐존에서는 ‘구석기 밥상대전’이 열려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야간 창작 캠핑요리 경연대회인 ‘구석기 밥상대전’은 석기와 자연재료를 활용해 한끼 식사를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사전 예약을 통해 대회에 참가한 20개의 팀은 화덕을 이용해 고기를 굽고, 자유롭게 가져온 채소 등의 재료로 데코레이션을 해 근사한 캠핑 요리를 선보였다. 앞서 참가자들은 사전 게임을 통해 닭, 돼지고기, 소고기 중 각각 원하는 재료를 선택했으며, 심사는 ‘산적TV 밥굽남’ 유튜버 크리에이터가 맡았다. 심사는 요리의 맛, 창의성, 비주얼, 현장 퍼포먼스, 제한시간 준수 여부 등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개성있는 캠핑요리로 ‘구석기 최강의 요리상(대상)’, ‘불맛 정복했상(최우수상)’, ‘불멍하며 먹고 싶상(우수상)’, ‘원시인도 감탄하겠상, 싹싹 긁어먹었상, 이 맛에 사냥했상(장려상)’, ‘맛있게 했상(참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연천쌀 등 연천 농·특산품을 비롯해 다양한 상품을 받으며 모두가 즐기는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하자 특설무대에서는 ‘전곡 나이트 시네마’가 열렸다. 대형 스크린에서는 동굴을 떠나 새로운 거주지를 찾아 나선 크루즈 패밀리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크루즈패밀리’가 상영됐다. 관람객들은 각각 빈백과 돗자리에 둘러앉아 영화를 보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봄밤의 여유를 즐겼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봄바람과 피크닉의 정취, 가족 영화가 어우러지며 따뜻한 감성으로 물든 이날 축제가 막을 내렸다. 행사 넷째 날인 5일엔 상시 프로그램과 함께 어린이 공연 ‘삐에로 빈’(오후 2시), 마술쇼 ‘포시즌컴퍼니’(오후 2시30분), 축하공연&주제공연과 드론쇼&불꽃쇼, 엑스포 선포식(오후 6시30분) 등이 이어진다. 연천군 관계자는 “‘연천 구석기축제’는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라, 인류문화사의 한 획을 그은 연천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축제”라며 “황금연휴와 어린이날을 맞이해 관람객들이 연천의 자연과 문화를 즐기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고학이 대중과 가장 밀접하게 만나는 현장, 연천 전곡리 유적지가 축제의 분위기로 들썩이고 있다. ‘제32회 연천 구석기축제’ 행사 둘째 날인 3일, 20만㎡의 전곡리 유적지엔 인류의 유산 ‘주먹도끼’를 매개로 지역주민과 관광객, 전 세계의 고고학 전문가들과 예술가가 모였다. 이들은 구석기 세계관 속에 힐링하고 연천의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기며, 지역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교류가 이뤄지는 축제를 함께 만들어냈다. ■ 구석기 퍼포먼스와 선사문화체험 오롯이…구석기 세계관에서 힐링 간간이 내리는 비와 쌀쌀한 날씨도 축제의 흥겨움을 막을 순 없었다. 축제 둘째날엔 밴드 공연과 스트리트 댄스, DJ 공연 등 현대의 문명이 인류의 원시무대에서 마음껏 어우러졌다. 현대와 과거의 유산이 공존해 현재와 미래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현장이었다. 오후 2시께 구석기 복장을 한 전곡리안 퍼포머들이 축제의 또 다른 시작을 알렸다. 관람객들과 하나되어 전곡리 유적지를 순회하는 이동형 퍼포먼스 ‘전곡리안 시그널 퍼포먼스’에 관람객들은 이내 어우러져 함께 춤추며 즐겼다. 입구에서부터 시작된 퍼포먼스는 댄서들이 순회공연과 무대공연으로 관람객들을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이들은 관람객들과 함께 전곡리 유적지를 누비며 춤을 추고 사진을 찍으며 즐기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했다. 어린이들은 신기한 듯 퍼포머를 바라보며 춤을 따라하거나 “우가우가!”를 외쳐 또 다른 볼거리와 웃음을 자아냈다. 안산에서 다섯 살 자녀와 함께 축제를 찾은 김혜미씨(37)는 “아이가 처음엔 색다른 옷을 입은 공연자들의 모습에 놀란 듯 했는데 평소에 경험할 수 없는 구석기 시대의 의상과 공연을 보고 체험도 하니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구석기축제의 핵심 프로그램인 ‘세계구석기 체험마당’은 선사문화 체험과 교육이 어우러져 둘째 날에도 여전히 체험객들로 북적였다. 한국의 전곡선사박물관을 비롯해 스페인관 ‘아따푸에르카에서 구석기시대 생활하기-원시가죽가방 만들기’, 독일관 ‘선사목공소-손도끼 목공체험’, ‘석기시대 사냥기술-선사화살 만들기’, 인도 ‘고대 인도에 생명을 불어넣다: 오감체험-가상발굴과 암각화 체험’ 등 9개관에서는 각 나라의 고고학자들이 구석기 문화를 시연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고대 원주민들의 고대 지식과 생활방식을 보존하는 오스트리아의 티롤 생존학교에선 ‘외치처럼 불 피우고 음식 만들기’ 시연을 통해 음식을 만들어 이를 맛보려는 관람객들의 방문으로 일찌감치 재료가 소진되기도 했다. ■ 축제의 장 더욱 달군 ‘연천 전국 청소년 댄스경연’…대상 ‘쌍둥이팀’ 수상 오후 3시부터 특설무대에선 제6회 연천군 전국 청소년 댄스경연 ‘Yes, 연천! 댄스 페스티벌’이 열려 축제의 현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연천군이 주최하고 (재)연천군청소년육성재단이 주관한 경연대회는 예술적 재능이 우수한 청소년을 발굴하고 꿈과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경연의 장 제공해 청소년 문화예술 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마련됐다. 9세부터 24세의 전국 청소년 댄스팀들은 방송, 힙합, B-boy 등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무대에서 뽐냈다. 연천군 전국 청소년 댄스 경연대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끼와 열정을 가진 청소년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23년엔 24팀 140명이 지원을, 지난해엔 32팀 249명 지원한 가운데 올해에는 전국 16개 지역에서 40팀 293명이 대회에 참가하는 등 매년 참가자가 늘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본선무대엔 예선 경쟁을 통과한 7개 지역의 12개팀 106명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치열한 본선 무대 끝에 수상의 영광은 ▲동상(연천군의회의장상, 상금 50만원) Finaleety팀 ▲은상(연천군수상, 상금 100만원) 하이스코어팀 ▲금상(경기도지사상, 상금 150만원) 다코어스팀에게 돌아갔다. 영예의 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은 총점 269점으로 쌍둥이팀(홍혜경·홍혜선)이 수상했다. 한국케이팝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들은 쌍둥이 자매로 어릴 적부터 함께 춤을 추며 꿈을 키우다 이번 무대에 올라 큰 박수를 받았다. 쌍둥이팀은 “우리가 직접 만든 창작품으로 한 달 넘게 연습한 끝에 무대에 올랐는데 대상까지 받게 돼 영광”이라며 “댄스 아티스트가 되는 게 꿈인데 더욱 열심히 해 꿈을 이루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 선사유적지에서 펼쳐지는 현대 공연의 축제 “웰컴 투 구석기 축제,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이튿날의 축제는 전곡리 선사유적지에 황혼이 깃들 때까지 이어졌다. 오후 6시30분부터 이어진 저녁 공연에는 거프밴드가 이문세의 노래 ‘소녀’, 10cm의 ‘콘서트’,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며 웃지’ 등을 부르며 유적지의 저녁을 아름다운 감성으로 물들였다. 거프밴드 공연에 이어선 퓨전엠씨의 스트리트 댄스와 도미노보이즈의 컬러풀 DJ 퍼포먼스가 이어져 연령대를 뛰어넘어 모두가 즐기는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공연에 앞서 구석기 시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관람객 게임도 진행됐다. 휴대전화 큐알(QR)코드를 이용한 ‘OX 게임’엔 70여명의 관람객이 참여해 구석기 시대와 관련된 문제를 풀며 상식을 높이는 시간이 마련됐다. 행사 셋째 날인 4일엔 상시 프로그램과 함께 구석기 펫스타 콘테스트(오후 2시~3시), 전곡리안 패션왕 선발(오후 3시~4시), 클래식 아시아 콘서트 팝스(오후 6시30분~), 전곡 나이트 시네마_영크루즈패밀리(오후 7시~) 등이 이어진다. 연천군 관계자는 “이번 축제를 통해 구석기 세계관 속에 힐링하고, 연천의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기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내외 고고학 및 문화유산 전문가들이 모여 국가유산인 ‘전곡리 유적’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로 추진하고, 국가유산의 고고학적 가치를 살려 국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됐다. 지난 2일 ‘제32회 2025 연천 구석기축제’가 개막한 가운데 이날 연천군(군수 김덕현)은 전곡선사박물관(관장 이한용)과 함께 전곡선사박물관에서 ‘국가유산 활용의 새로운 접근’을 주제로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이 기조 강연에 나섰으며 이화종 한양대 연구교수, 울프 하인 독일 전 아키오테크닉 대표, 유스케 사토 일본 동북예술대 교수 등이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고고학 전문가인 김상태 국립나주박물관장, 신영호 국립부여박물관장 등 국공립박물관 관계자 및 김은영 유네스코 의제정책센터장과 김기태 한국 구석기학회장, 인도·독일·네덜란드 등 해외 고고학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전곡리 유적은 동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출토된 국내 최대 규모의 선사시대 유적으로, 학술적으로도 대중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가치로 평가받는다. 이날 ‘전곡리 유적의 활용을 위한 세계유산 등재 검토’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화종 교수는 “1978년 한탄강 변에서 처음 발견된 전곡리 유적은 이를 바탕으로 1993년부터 선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전곡리 축제’와 ‘구석기 체험 마을’을 통해 고고학이 대중과 가장 밀접하게 만나는 장소”라며 “대한민국 고고학 유적의 대중 활용 모델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특히 전곡리 유적은 유럽 중심의 뫼비우스 이론을 뒤집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고고학적 발견지”라며 “인류 진화와 확산 경로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다는 것은 세계인이 유적의 가치를 인정하고, 함께 보호한다는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라며 전곡리 유적이 세계유산으로 거듭날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는 탄자니아,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여러 국가와의 문화유산 교류 성과를 중심으로 전곡리 축제의 대표 격인 ‘구석기 체험 마을’을 ‘연천 세계 구석기 엑스포’로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독일의 울프 하인 박사와 일본의 사토 유스케 박사는 각국의 문화유산 활용 사례를 전하며, “전곡리 유적이 문화유산 분야에서 국제적 교류와 협력을 이끌어갈 수 있는 선도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아시아 및 아프리카 국가를 중심으로 문화유산 활용 경험과 전문성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전문가와 참여국 확대, 국제학술세미나의 정례화하는 등의 실행 전략도 폭넓게 논의했다. 김지선 ㈜TNL 대표 겸 한양대 겸임교수는 ▲역사적 가치에 의의 ▲세계 선사문화축제 정체성 확대 등 연천 구석기축제의 글로벌축제 전략 방안을 다양하게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기후 위기와 대멸종의 시대에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유적 보존의 연계성을 논의하며 전곡리 유적을 지속 가능한 보호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관장은 “기후변화로 과거 지구에 찾아왔던 다섯 차례의 ‘멸종’은 또 다른 종의 ‘진화’를 가져왔지만, 다가오는 여섯 번째 멸종은 인류가 그 대상이 된다”며 기후 위기와 환경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그는 “대멸종의 시대를 극복하려면 생물 다양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이러한 현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 및 연계프로그램 등 교육이 필요하다. 지금 전곡선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아름답고 슬픈 멸종동물 이야기’ 전시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김덕현 연천군수는 “전곡리 축제와 엑스포가 세계인이 함께하는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전곡리 유적의 가치가 국제적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오래전 이곳에는 주먹도끼를 사용하는 한반도 최초의 인류가 살았습니다. 30만년 전 그들이 사용했을 주먹도끼와 함께, 선사시대로 돌아가 볼까요?” 용맹한 모습으로 호랑이 가죽옷을 연상케 하는 의상을 갖춰 입은 어린 방문객은 자신의 키가 훌쩍 넘는 나무 꼬치를 들고 엄마, 아빠 곁에 앉아 꼬챙이에 꽂힌 고기를 숯불 위에 구워본다. 피어오르는 연기에 눈이 맵기도 하지만, 고생 끝에 맞이한 잊을 수 없는 맛에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번진다. 온 가족이 구석기 시대 복장을 갖춰 입은 이들 앞에는 원시인이 다가와 ‘어린 현대인’에 인사를 건네며 교감을 시도했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독일, 인도,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각국에서 온 구석기 전문가들은 오래전 지구촌 또 다른 인류가 경험했을 구석기 문화를 선물했다. ■ 유럽 중심 ‘뫼비우스 이론’ 뒤집은 전곡리 유적, 세계의 유산으로 ‘한걸음’ 올해로 32회를 맞이한 국내 대표 선사 문화 체험인 ‘연천 구석기 축제’가 지난 2일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유적에서 첫째 날을 맞이하며 4일간의 축제 시작을 알렸다. 한탄강이 감싸안은 현무암 대지 위 전곡리 유적은 30만 년 전 한반도에 주먹도끼, 사냥돌, 주먹 찌르개 등 도구를 사용하는 구석기인이 살았음을 의미하는 역사적 가치가 있다. 무엇보다 동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출토된 국내 최대 규모의 선사시대 유적으로, 학술적으로도 활용적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올해는 국가유산인 전곡리 유적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및 ‘연천 세계 구석기 엑스포’로 확대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2029 연천 구석기 엑스포 기원’ 국제 학술 세미나를 열고, ‘찬란한 멸종’의 저자인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의 기조 강연에 나섰다. ■ 활쏘기부터 애완돌 만들기까지…“우리 구석기로 돌아왔나 봐” 2025 연천구석기축제 현장에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었다. 황금연휴를 맞이해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입구에 자리한 ‘전곡리안 의상실’에서 원시인 의상을 무료로 대여하고, 인생네컷 포토존에서 추억을 남겼다. 4일간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 열리는 ‘세계구석기 체험마당’은 스페인, 독일, 인도, 네덜란드 등 국내외 선사문화 전문 기관과 박물관이 함께 전 세계 곳곳의 선사문화와 고고학을 체험하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소개한다. 방문객들은 오스트리아 체험마당에선 불쏘시개와 부싯돌을 활용해 불을 피워보고, 인도의 체험마당에선 흙더미와 돌 사이로 붓을 활용해 나무 뼈와 해골을 발굴해 보는 고고학자가 돼 인도 샤르마 암각화 체험을 즐기며 고대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이날 광활한 부지에선 원시인이 돼 사냥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활쏘기 체험’이 인기를 끌었다. 선사시대의 종목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전곡! 구석기 올림픽’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세 차례에 걸쳐 활쏘기 체험이 열렸다. 오후 2시가 되자, 호랑이 과녁이 놓인 잔디밭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어린이 방문객과 보호자들로 붐볐다. 각궁이 아닌 서민의 활로 호랑이 사냥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활쏘기장은 한국의 마지막 활 사냥꾼인 현중순씨(65·연천군)가 운영했다. 체험에 앞서 궁인이 직접 시범을 보이고, 과거 매머드를 사냥할 때 썼던 목궁의 유래에 대한 설명도 이어지며 궁인의 설명에 어린 관람객들은 한껏 집중했다. 궁인이 직접 만든 활과 창으로 멧돼지 사냥을 했다는 이야기에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졌다. ■ “원시인들이 췄던 춤을 보니 너무 신나요” 오후 4시30분부터 시작된 ‘전곡리안 시그널’은 드넓은 들판을 흥으로 물들였다. 30만 년 전 구석기 원주민들의 문화를 재연하기 위해 실제 원주민들이 입었던 옷을 입고,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판을 벌였다. 축제장 입구에서 시작된 원시인 퍼포머들의 길거리 행진과 퍼포먼스는 구석기 체험마당을 지나 들판 위 특설무대까지 이어졌다.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추는 댄서들을 바라보며 관람객들은 걸음을 멈춰 동영상을 촬영하거나, 함께 ‘우가우가’를 외치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전곡리안 시그널 퍼포먼스는 40명가량의 댄서들이 줄지어 행진하고 특설무대에서 춤판을 벌이며 관객들과 교감했다. ■ 박물관에서 역사공부에 유네스코 한탄강 즐기는 투어까지 이날 관람객들은 석기 시대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곡 선사박물관에 방문해 과거의 역사를 탐구하는 학습의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박물관에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전곡리에서 발견된 아슐리안 주먹도끼를 볼 수 있고 인류의 진화과정을 모형으로 관람할 수 있고, 구석기축제 특별전 ‘아름답고 슬픈 멸종동물 이야기’에선 사라진 과거의 생명체의 알아갈 수 있었다. 김덕현 연천군수는 “전곡리 유적은 동아시아 구석기 문명을 대표하는 소중한 유산으로, 과거 동아시아에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없다고 단정하던 유럽 중심의 역사적 이론을 뒤집은 가치와 인류 문명적 의미가 공존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오랜 역사의 전곡리 축제가 대한민국 너머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반려동물을 포함한 온 가족이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축제에는 3일부터 5일까지 청량리에서 전곡까지 축제와 관광지를 즐기는 하나투어의 ‘연천관광 기획전’이 열린다. 또, 유네스코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의 중심지이며 재인폭포, 전곡시장 등을 둘러보는 연천시티투어도 즐길 수 있다. 한편 둘째 날인 3일에는 제6회 연천 전국 청소년 댄스경연대회가, 4일에는 ‘구석기 펫스타 콘테스트’와 ‘전곡리안 패션왕’ 및 캠핑을 주제로 유튜버 크리에이터 산적TV밥굽남이 함께하는 ‘구석기 밥상 대전’이 열린다. 어린이날인 마지막 5일에는 국민화합 특별공연과 불꽃놀이 및 드론쇼가 예정돼 있다. ▲구석기 축제 이모저모 ○…오징어게임서 착안한 ‘전곡리안 서바이벌’ 인기 오후 1시께 축제장 입구 근처에 마련된 체험장에선 전곡리안 서바이벌게임이 벌어져. 인기 시리즈 ‘오징어 게임2’를 오마주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바위 옮기기’, ‘복불복 사냥’ 등 3단계 미션으로 구성. 4일간 매일 오전엔 유치원생~중학생까지 참여하는 청소년부, 오후엔 고등학생~성인의 성인부로 나눠. 연령대에 맞춰 게임 난이도와 세부 미션들이 조정돼 모두가 즐겁게 게임에 참여. 이들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 이날 원시인 분장을 한 참가자들은 주변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성인부 서바이벌게임에서 2위를 차지한 기무성씨(26·서울시 성동구)는 “SNS에서 축제를 접하고 구석기 축제에서 원시인처럼 놀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달려왔다”며 “축제장도 넓고 체험마당 구성도 잘 돼 있어 오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해. ○…올해 처음 시도한 ‘구석기 펫스타’, 반려견과 견주 모두 만족 구석기 펫스타는 반려견·반려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위해 올해 처음 시도. 도그워크부터 허들까지 다양한 어질리티를 활용한 장애물 넘기와 공 물어오기 등의 경기를 진행해 1위부터 3위까지 선정. 순위권에 든 강아지들은 별도로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 촬영을 하며 추억 남겨. 축제장 안에서는 반려견 목줄 착용이 필수지만, 펫스타 구역에서만큼은 반려견들이 목줄 없이 뛰어놀 수 있어. 무료 놀이터인데다 중·소형견과 대형견을 위한 공간이 구분돼 있어 견주들도 만족. 펫스타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인규씨(40·남양주)는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많은데 반려견을 위한 놀이공간까지 있어 가족들과 나들이 오기 좋은 것 같다”며 “아이들도, 강아지도 즐거워하니 기쁘다”고 밝혀. ○…네이버웹툰 ‘원시인 김동우’와 함께하는 애완돌 만들기 눈길 체험마당 한 편에서는 ‘원시인 김동우’와 애완돌 만들기 프로그램도 진행돼. 전곡선사박물관의 자문을 받아 연재 중인 네이버웹툰 ‘원시인 김동우’는 변호사와 원시 소년, 두 개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동우의 이야기를 다뤄. 방문객들이 돌에 그림을 그리고 소원을 적은 쪽지를 운영진에게 보여주면 보관용 캡슐에 담아 증정. 오후 2시께가 되자 부스 앞엔 애완돌을 만들기 위해 모인 가족 참가자들로 5m가 넘는 줄이 이어지기도. 10살 딸과 함께 애완돌을 만들고 있던 이무광씨(40·파주시)는 “애완돌과 소원 쪽지를 함께 보관하면 애완돌이 소원을 이뤄준다고 했다”며 “아이가 가족들이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빌고 싶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