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문화재단, 2026 문화예술지원사업 공모

수원문화재단은 이달 21~23일까지 3일간 2026년도 수원 문화예술지원사업을 접수한다. 이번 공모는 ▲문화예술 창작지원사업 ▲유망예술가 지원사업 ▲경기예술활동 지원사업▲형형색색 문화예술지원사업 4개 분야로 구성돼 오는 4~10월까지 진행한다. 지역 전문예술인 및 단체의 창작활동 활성화를 위한 ‘문화예술 창작지원사업’은 공연·시각·문학 3개 분야로 나뉘며 미발표 신작에 한해 신청이 가능하다. 사업비는 총 8천만원으로 건당 지원금은 분야별로 다르다. 활동경력 5년 이내의 지역 신진예술가 및 단체의 창작활동 활성화를 돕는 ‘유망예술가 지원사업’은 공연·시각 2개 분야의 창작 및 실연을 지원한다. 청년예술인(1986~2007년생)은 우대사항이 적용된다. 사업비는 총 3천200만원으로 건당 300~500만원까지 차등 지원한다. 경기문화재단과 협력 추진하는 ‘경기예술활동 지원사업’은 수원 역사자원의 재해석 또는 수원의 로컬브랜드 등 지역 콘텐츠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우대 지원한다. 올해부턴 지역 콘텐츠와 관련된 리서치 투어 등도 포함된다. 선정 시 건당 최대 1천만원까지 차등 지급한다. 지역 예술인 및 단체의 문화예술 활동을 돕는 ‘형형색색 문화예술지원사업’은 공연·시각·문학 3개 분야로 나눠 진행하며 상반기 중 2회(1월, 4월)에 걸쳐 공모를 진행한다. 문화예술 지원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원로예술인(1961년 12월31일까지 출생자) 및 장애예술인 대상 우선할당제를 실시한다. 사업비는 총 1억2천만원(1, 2차)으로 건당 최대 400만원까지 차등 지원이다. 접수는 23일 오후 6시까지 수원문화재단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미술이 이렇게 쉬웠나?" 인천도서관, 이주헌 평론가 초청 '행복한 그림이야기' 운영

인천도서관이 미술평론가 이주헌을 초청한 이야기 강좌를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인천도서관은 다음달 2일 ‘아트 스토리텔러·이주헌이 들려주는 행복한 그림이야기’ 강좌를 한다. 이는 인천도서관의 ‘2026년 상반기 미술 인문학 프로그램’ 중 1개이다. 인천도서관은 명화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내 시민들이 미술을 보다 쉽고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미술감상을 통해 삶의 행복과 창의성, 인문학적 의미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할 구상이다. 이주헌 평론가는 제12회 이경성 미술이론가상 수상자로 EBS의 ‘이주헌의 미술기행’과 ‘청소년 미술감성’ 등을 진행했다. 그는 미술대중화에 기여해 온 국내 대표 미술 해설가로 알려져 있다. 또 이 평론가는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등의 책을 통해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등 대중과 꾸준히 소통해 왔다. 인천도서관은 ‘행복한 명화 감상’, ‘미술로 보는 창의력의 세계’, ‘그리스 신화와 미술’ 이라는 3가지 주제로 강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수미 시 인천도서관장은 “이번 강좌는 미술을 어렵게 느끼는 시민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인문학 프로그램”이라며 “이야기로 만나는 명화를 통해 시민들이 미술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을 새롭게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선 선비들은 어떻게 놀았을까?"...의왕서 만나는 고상한 휴식, '풍류' 특별전

의왕향토사료관이 운영 중인 특별전시 ‘풍류-고상하고 멋스럽게 노는’이 호응을 얻고 있다. 의왕시향토사료관은 우리 전통 속에 담긴 ‘풍류’의 의미를 조명하고 선조들의 여유롭고 품격 있는 삶의 문화를 다양한 전시 자료와 해설을 통해 소개하고 있는 특별 전시 ‘풍류-고상하고 멋스럽게 노는’이 지난해 11월 20일 개막 이후 현재까지 2천5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등 지역 문화 전시로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선비들의 풍류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이번 전시는 조선 후기 문인으로 학문과 시문에 뛰어나고 풍류를 즐긴 선비로 평가받는 품산 김직연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김직연이 친구들과 피서를 즐기며 지은 시를 모은 ‘소서첩(小暑帖)’을 비롯해 집 안에 머물며 상상 속 중국을 여행하는 ‘와유(臥遊)’의 놀이를 담은 ‘상영도(觴詠圖)’와 결과물인 ‘상영도집(觴詠圖集)’, 7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뛰어난 예술적 기량을 보여주는 ‘구로회첩(九老會帖)’등 40여 점의 유물을 만날수 있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선비들이 혼자서 또는 친한 벗들과 나이가 들어서도 고상하고 멋스럽게 일상을 즐겼던 풍류의 흔적을 자연스럽게 느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왕시향토사료관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을 통해 시민들이 풍류 문화를 즐긴 선비들의 여유와 품격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많은 분이 전시를 관람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20일까지 운영되며 관람 시간 등 자세한 사항은 의왕향토사료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국립민속박물관, 물고기 잡으러 박물관 갈까요?

“견지낚시는 고려시대 때 했다는 기록이 있으니까…, 근데 천 년 가까이 된 낚시법으로 하는데 잡힐까요?”(물고기 잡으러 박물관 갈까요? 에피소드 1 중) 박물관에 소장된 전통 해양어구 등이 유튜브와 자료집 등으로 소개돼 소장품을 생생하게 탐구할 수 있는 기획이 마련됐다. 11일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전통 해양어구의 역사와 활용 및 사용법을 소개하는 ‘물고기 잡으러 박물관 갈까요’ 자료집을 펴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소장품을 형상과 재질의 테두리에 묶어두지 않고 확장하는 길을 택했다. 소장품에 숨은 이야기, 사용법, 제작법 등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박물관이 수십 년간 쌓아온 현장 조사의 결과물과 엮어 자료집으로 펼쳐냈다. 자료집은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중 견짓대, 전통 낚싯바늘, 해녀 고무잠수복 등 ‘어구’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한다. 여기에 자료집으로는 생생히 접할 수 없는 실제 어촌 현장에서 전통 낚시, 떼배 등을 직접 체험하는 체험형 다큐 영상을 제작했다. 지면에 담을 수 없는 흥미롭고 현장감 넘치는 내용은 유튜브를 통해 만날 수 있고 자료집에서는 소장품의 규격, 시대, 특징과 함께 전통 어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유튜브는 제1장 ‘우리 고유의 낚시 도구 견짓대’를 시작으로 ‘사라져가는 전통 낚싯바늘’, ‘미역바위를 가꾸는 도구’ 등 총 8장을 제작했다. ‘전통 낚시 vs 현대 낚시 누가 더 많이 잡을까’, ‘해녀 할머니의 비밀병기 공개! 이걸 알면 미역값이 따따블!’ 등 전통 낚시와 당대의 문화를 현대의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새롭게 조명하며 소장품에 스며있는 사람의 숨결과 온기를 전한다. 한정 수량으로 제작된 자료집은 국립민속박물관 뮤지엄숍에서 구입 가능하며, 자료집과 연계된 영상은 국립민속박물관 유튜브 채널 ‘물고기 잡으러 박물관 갈까요’ 시리즈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무명의병 기억’ 전국 확산 모색… ‘道 조례’ 제정 2주년 좌담회

한말 일제에 치열하게 맞섰으나 기록을 남기지 못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무명의병을 발굴하고,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는 기억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역사적·대중 확산을 위한 방안이 모색됐다. 경기일보는 ‘경기도 무명의병 기억과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2주년을 맞아 경기일보 소회의실에서 ‘경기도 무명의병 기억과 지원, 향후 방향과 과제’ 좌담회를 열고 전문가들과 2년간의 성과 및 보완책을 토론하고 무명의병 기억과 기념의 방향을 논의했다. 한말 의병운동은 대표적 항일투쟁이었다. 그 주역 가운데 대다수는 ‘무명의 의병’이었다. 이름을 남기지 못한 이들은 독립운동사의 중심에 있었으나 오랫동안 기억과 기념의 대상에서 배제됐다. 2024년 1월10일 제정된 ‘경기도 무명의병 기억 및 지원에 관한 조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무명의병을 공공의 기억으로 복원하고 경기도 차원의 체계적 기억·기념 기반을 마련했다. 조례 제정 이후 무명의병과 관련된 학술조사와 사업이 시작됐고 지난해 8월엔 우원식 국회의장 주최로 ‘독립기업광장’ 제막식에 무명의병포럼 관계자 등이 초청됐다. 이어 12월엔 무명의병 학술세미나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리는 등 무명의병의 가치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발을 내디뎠다. 이런 가운데 ‘잊혀진 영웅’들의 가치를 오늘날 시민 사회 속으로 더욱 확산하려면 미래 세대 교육, 문화예술 콘텐츠 등 다양한 경로로 대중에게 확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진갑 무명의병포럼 대표는 “경기도의 조례는 전국 최초로 이름 없이 싸우다 스러진 의병을 공공으로, 제도적으로 기억하겠다고 선언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호동 광복회 경기도지부장은 “무명의병의 가장 큰 덕목은 자발성과 공동체를 위한 자기 희생으로 시민이 주인인 오늘날 민주사회에서 반드시 되살려야할 가치가 있다”며 “학술적 연구조사를 바탕으로 무명의병의 이야기가 많은 이에게 공유될 수 있는 대중문화적 콘텐츠 발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대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무명의병 사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안정적인 예산과 제도적 기반이 필수”라며 “경기도의 역사·시민 교육 정책 속에 무명의병 기억을 구조적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31개 시·군의 협력체계와 함께 청소년 세대를 향한 교육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명의병 기억·지원’ 방향과 과제는 “무명의병 공적 기억 복원… 사회적 자산으로 확장해야” 무명의병 기억 운동은 경기도의회가 ‘경기도 무명의병 기억 및 지원에 관한 조례’(황대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대표 발의)를 제정하면서 전국 최초로 무명의병의 개념을 법적으로 정의하고, 발굴·기념·교육 사업을 지원할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 조례 제정 2주년을 맞아 경기일보는 그 역사적 의의와 과제를 살펴봤다. 좌담회에는 조례 제정에 의미있는 역할을 하거나 관련 전문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초청돼 제언을 나눴다. -조례 제정과 경기도 차원의 제도화가 갖는 역사적 의미는 무엇인가. 황대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경기도의회가 무명의병 개념을 법적으로 정의하고 발굴·기념·교육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은 지방정부가 역사 정의의 실현 주체로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경기도가 의병전쟁의 최대 전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민 인식 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던 역사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됐다. 특정 영웅 중심의 서술을 넘어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다수의 희생을 민주적 기억으로 복원하는 전환점이었다고 본다. 강진갑 무명의병포럼 대표·전 경기대 교수=무명의병을 기억하는 일은 국가와 지방정부가 책임져야 할 공적 과제인데, 경기도가 이를 제도적으로 처음 끌어안았다는 점에서 조례의 상징성이 크다. 특히 2022년 경기도의 학술·시민운동에서 기념운동이 처음 시작됐다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사례라 볼 수 있다. 이는 잊힌 희생을 공적 기억으로 복원하겠다는 사회적 약속이자, 지방정부가 역사적 책임을 자임한 사례로 평가된다. 김호동 광복회 경기도지부장=독립운동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영웅사관’에서 ‘민중사관’으로 바꾼 계기라 볼 수 있다. 학술조사를 통해 일본군의 ‘기록의 권력’에 눌려있던 잊힌 역사를 복원할 수 있었고, 기록중심의 보훈이라는 게 얼마나 허구인지도 알 수 있었다. 기존 독립운동 서사는 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소수의 의병장과 지도자 중심으로 구성돼 왔지만, 실제 전쟁의 주체는 농민과 상인, 포수 등 이름 없는 민중이었다. 기록의 부재를 이유로 배제돼 온 약 98%의 의병을 역사 주체로 다시 호명하고, 식민지 시기 일본군 기록에 의존해 축소·왜곡돼 온 의병사의 한계를 제도적으로 넘어서려는 출발점이 마련됐다. -조례 제정 이후 추진된 경기도 무명의병 기억·기념 사업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강진갑=조례 제정 이후 추진된 ‘경기도 한말 무명의병 실태조사’는 무명의병의 역사적 실체를 처음으로 구체적인 수치와 자료로 복원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일본군 기록에 따르면 경기도에서의 의병 전투는 105회, 참전 의병 수는 7천여 명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사료 교차 분석 결과 실제 전투 횟수는 7배에 달하는 783회, 참전 규모는 18배에 달하는 13만 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성과는 주요 전투지와 활동 공간을 특정하는 데까지 이어지며, 향후 기념시설 조성과 교육·문화 콘텐츠 개발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김호동=대중화를 위해선 현대의 우리가 과거의 삶과 기억을 어떻게 체화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데 경기문화재단이 지난 11월 무명의병 기념사업 중 하나로 진행한 ‘무명씨들의 작은 축제’는 성공적 사례다. 이날 축제는 대중의 관점에서 청소년을 비롯한 미래세대, 무명의 소시민, 무명생활을 거친 배우 등이 호흡하며 학술의 범위에서 나아가 무명의병의 이야기를 대중화했다. 두껍고 어려운 학술자료를 이해하기 쉬운 책자로 만든 점 등 대중 강연, 대중문화예술 콘텐츠 등으로 확산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다. 박준범 서울문화유산연구원 부원장=무명의병에 관한 자료를 어떻게 수집하고 연구할 것인가에 관한 기술이 체계화됐다는 의미가 있다. 일본측 자료가 아닌 ‘우리’의 방식으로 역사 자원을 체계화함으로써 관련 사업을 만들거나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됐다. 경기문화재단 등을 통해 무명의병의 역사적 자료 수집, 보존 관리, 전시 및 조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토대가 구축했다. 또한 무명의병 유적지 발굴과 유지 관리, 추모 사업 및 시민 참여 교육·홍보 활동이 시행되어 지역사회 내 역사 인식을 제고했다. -무명의병 기억 운동 확산화의 제도·정책·인식적 보완 과제는. 심철기 한남대학교 연구교수=무명의병 기억 운동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일단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지금까지는 무명의병의 존재를 밝혀내는 연구가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고, 이를 지속적으로 이끌 전문 연구자와 제도적 기반도 취약한 상황이다. 무명의병이 누군지, 무엇을 하고, 어떻게 수행했는지에 대한 내용은 연구자에 대한 지원과 발굴이 출발점이다. 단기 사업 중심의 접근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장기적인 연구 총서 발간과 사료 축적, 전문 연구자 양성을 병행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전문 연구자와 지역사회가 함께 조사·연구하는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기억 사업 역시 단편적 성과에 그칠 수 있다. 박준범=전문 위원회 활성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말 무명의병 지원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사업 계획 수립 및 평가의 실효성을 높여한다. 무엇보다 조례가 완성형으로 가려면 시민, 도민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 지역간 연대의 네트워크 및 민관 협력체계를 강화해 학술적 고증과 대중적 콘텐츠 개발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황대호=예산의 안정성과 지속성이 핵심 과제다. 실제로 무명의병 관련 예산이 감액됐다가 복원된 사례에서 보듯, 정치적·행정적 판단에 따라 사업이 언제든 축소될 수 있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무명의병 기억 운동이 특정 시기나 인물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매년 안정적인 예산을 통해 연구·교육·시민 참여 성과를 축적하고, 이를 경기도의 역사·시민 교육 정책 속에 구조적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31개 시·군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시대의 흐름에 맞춘 콘텐츠 발굴 및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도록 경기도교육청 등과의 협력을 이뤄야 한다. 최종식 무명의병포럼 공동대표·경기일보 이사=자원이 풍부해야 스토리가 풍부해질 수 있다. 조례가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행정을 담당하는 경기도청 실국 및 예산을 담당하는 도의회가 조례의 의미를 인식하고 유지하고, 확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과제다. 민간 차원에선 무명의병 포럼 조직을 강화해 강사 양성 등 활성화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무명의병 기념사업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 강진갑=기록과 형상이 남지 않은 무명의병을 기리기 위해서는 국민이 이들을 형상화하고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의 공간이 필요하다. 경기도는 구 경기도청 광장 등을 활용해 ‘경기도 무명의병 기억 광장’을 조성할 수 있으며, 중앙정부 역시 시민 접근성이 높은 장소에 서울 무명의병 기억 광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의 무명용사 묘처럼, 무명의병을 국가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심철기=무명의병이 시민에게 생소한 개념인 만큼, 연구와 체험이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공간은 전문 연구 거점으로 기능하며, 지속적인 연구 축적과 전시·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체험형 문화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다. 아이들에게 교육을 거쳐 자격증을 준다거나, AI 기술을 접목한 생동감 넘치는 체험형 문화 사업 등 시민이 체험하고 활동하며 의병의 자발성을 현대에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최종식=무명의병 기념사업은 과거를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체와 공공의 가치를 오늘의 사회에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돼야 한다. 지역 교육과 연계한 교재 반영, 시민 강사 양성, 스토리텔링 기반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무명의병 정신을 일상 속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현재와 미래를 지키는 사회적 자산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참석자 강진갑 무명의병포럼 대표·전 경기대 교수 김호동 광복회 경기도지부장 박준범 서울문화유산연구원 부원장 심철기 한남대학교 연구교수 최종식 무명의병포럼 공동대표·경기일보 이사 황대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사회 정자연 경기일보 문화체육부장

인천시, 빈 공간을 문화예술공간으로…운영비 지원

인천시가 시민의 일상 속 문화예술 경험을 확대하기 위해 유휴공간을 문화예술공간으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한다. 8일 시에 따르면 총 3억원을 투입 ‘2026년 시민문화예술공간 운영지원’ 사업에 나선다. 시민문화예술공간 운영지원 사업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민간 및 공공의 유휴공간을 문화예술공간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여가와 휴식이 공존하는 지역 문화거점을 만들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시는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는 생활문화공동체의 안정적이고 지속적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생태계를 촘촘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할 구상이다. 시는 신규공간 13곳과 2~5년차의 종전 공간에 각각 1천만원 지원을 할 예정이다. 또 공간 2곳이 컨소시엄을 구축하면 최대 2천만원 지원을 할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삶 속에서 언제든지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시는 이달 23일까지 공간을 모집하고, 다음달 1차 서류심사와 2차 인터뷰심사에 나선다. 이어 다음달 보조금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3월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인천문화재단, 2026년 문화누리카드 자동재충전 추진…1인 최대 16만원 지원

인천문화재단은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문화누리카드 지원금이 자동으로 재충전한다고 밝혔다. 8일 인천문화재단에 따르면 문화누리카드는 6세 이상의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에게 문화예술·관광·체육 활동의 향유 기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1인 당 15만원을 지원하며, 청소년기(13~18세)와 준고령기(60~64세) 이용자에게는 추가로 1만원을 추가해 16만원을 지원한다. 자동재충전 대상은 지난 2025년도 카드 발급자 가운데 사용 이력(3만원 이상)이 있으며, 올해도 수급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대상자이다. 조건을 충족하면 별도의 절차 없이 지원금이 재충전된다. 충전 안내는 1월 말 문자로 발송할 예정이며 행정복지센터, 문화누리카드 누리집, 고객센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자동재충전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카드 발급 자격을 충족한다면 오는 2월2일부터 11월30일까지 행정복지센터 방문이나 누리집, 모바일 앱, 전화 ARS 등을 통해 발급이 가능하다. 한편 2025년도 인천 문화누리카드 이용률은 94.5%로 최근 3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문화체험(공연·전시·문화체험) 분야 이용률도 전년대비 1.4% 상승한 4.45%로 나타났다. 이는 재단이 정보 취약계층을 위해 운영한 ‘찾아가는, 모셔 오는’ 기획 프로그램과 신규 가맹점 발굴 등 카드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올해 지원 금액이 확대된 만큼 더 많은 시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맞춤형 기획 프로그램 운영과 신규 가맹점 발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문의는 문화누리카드 고객센터 또는 인천문화재단에 하면 된다.

'이라크 파병' 다녀온 안성재가 공산당? 루머에 '강경대응'

넷플릭스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2' 제작사가 안성재 셰프에 대한 루머에 칼을 빼 들었다. '흑백요리사2' 제작사 '스튜디오 슬램'은 유튜브 채널 공지를 통해 "최근 특정 출연 셰프를 겨냥한 인신공격, 악의적인 댓글, 심지어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비방 메시지를 보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이어 "특정 셰프에 대한 인격 모독성 게시물 또는 SNS 메시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며 "확인된 악의적 게시물·메시지 작성자에 대해서는 선처 없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최근 심사위원 안성재 셰프에 대한 '화교 루머' 등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흑백요리사2' 심사위원인 안성재 셰프가 중식에 유독 후한 점수를 준다고 주장하며, 화교 출신이라거나, 공산당과 관련이 있다는 등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에 제작진은 "이러한 행위는 평생 요리에 매진해 온 셰프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일반인 출연자들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큰 상처를 남기고 있다"며 "요리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경연에 임해주신 셰프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성재 셰프는 한국에서 태어나 만 11세 때 미국으로 이주해 미군에 입대해 이라크 전쟁 파병까지 간 미국 국적자다. 한편 '흑백요리사 2'는 스타 셰프 '백수저'들과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력만큼은 뛰어난 요리사 '흑수저'가 요리 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으로, 지난달 공개 이후 2주 연속 글로벌 TOP 10 TV쇼(비영어) 1위에 오르는 등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흥행하고 있다.

'의사목수 백성길' 저자 최보원…"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억해주길" [인터뷰]

현대 사회에서 의료진은 생명 유지를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데 더 없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 살리는 의술과 인술을 펼치기 위해 최소한 지켜내야 할 의사들의 자긍심은 시대를 막론하고 중요하고 화두였고 이제 막 산업화를 일구던 1970년대 초반에도 최전방에서 목소리를 내던 의사는 존재했다. 정형외과 전문의로 백성병원장과 안중백병원 이사장을 지낸 故백성길 원장도 그런 사람이었다. 그의 삶을 담은 책 ‘의사목수 백성길’에선 의료진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던 한 사람의 치열함과 가족을 위해 헌신하던 한 가장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아내이자 산부인과 전문의로 평생을 함께한 최보원 백성병원장이 기록했기에 이 책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최보원 백성병원장과 백씨는 대학시절 인턴과 레지던트로 만나 반세기를 함께했다. 남편을 아는 사람들이 그를 좀더 오래 기억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냈지만 최씨는 “남편의 삶을 기록한 책이지만 그의 인생을 따라가다 보니 수원 지역의 역사, 의료계의 변화와 발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한다. 1970년대 수원은 산업화·도시화로 크게 성장하는 도시였지만 그 이면엔 산업재해와 교통사고 급증이 뒤따랐다.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의사수는 턱없이 부족했던 당시 수원 내 두 번째 정형외과 전문의였던 백씨는 1975년 군의관을 마친 다음날부터 수원 제일병원 정형외과 과장으로 일을 시작했다. 수많은 산업재해·교통사고 환자를 돌보며 여러 도구를 이용해 부러진 뼈를 고정하고 단단히 잇는 과정이 목수와 닮아 백씨는 스스로를 ‘의사목수’라고 불렀다. 1992년 백성의원을 개원한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백씨는 수원 인근 지역의 수많은 생명을 상대했다. 최씨는 “1997년 수원시의사회장 선출 이후 ‘수원시의사회사'를 발간하는 등 의료인으로서 외부 활동을 이어갔다”며 “현장을 지키던 의사에서 의료인의 위상과 단합을 챙기며 제2의 삶을 살았다”고 전했다. 백씨는 축적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병원 운영과 의료산업 제도 개선, 의료인 친목 도모와 권익 신장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대한중소병원협회, 경기도병원회, 대한병원협회에서 활동하며 병원과 국가 의료정책에 대해 발전 방안을 연구하고 회원간 친목을 도모했다. 특히 대형병원 환자 집중 현상에 목소리를 내며 중소병원 지원육성법 제정을 촉구하는 등 중소병원·의원의 입장을 대변했다. 최씨는 “남편은 의료인 못지 않게 수원에 대한 자긍심이 컸다”며 “모교인 매산초 총동문회장으로서 개교 100주년을 맞아 출간한 ‘매산 100년사'는 그가 모교와 수원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깅조했다. 비용과 자료 확보 등 모든 면에 앞장서서 지원했던 백씨는 훗날 “아내가 반대했으면 하지 못했을 일”이라며 “산부인과 전문의로 환자를 돌보며 두 딸을 훌륭히 키워낸 아내가 참 고맙다”며 모든 공을 최씨에게 돌렸다. 최씨 역시 “참 열심히, 바쁘게 살던 남편이지만 그만큼 자신과 가정에도 충실했다”고 회상했다. 백씨는 암 진단 이후 수술과 항암, 회복을 반복했고 2021년 패혈증으로 조금은 급하게 세상을 떠났다. 최씨는 백씨를 아는 사람들과 무엇보다 아직 어린 외손주들이 할아버지를 잊지 않고 기억하길 바라며 1년 여에 걸쳐 남편의 일생을 기록했다. 최씨는 “바쁜 와중에도 밖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던 자상한 남편 덕에 그의 삶을 대신 쓸 수 있었다”며 “남편이 곁을 떠난지 어느새 5년째가 되어 간다. 대학 시절에 만나 50여년을 함께 했지만 언제나 자랑스럽고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세월만큼 깊어진 맛…경기도 노포(老鋪)를 찾아서 [경기도 가볼만한 곳]

모든 게 빠르게 변하고 속절없이 사라지는 시대다. 얼마 전 화려하게 오픈한 새 가게가 어느새 사라지고 익숙했던 간판이 업종까지 바뀌는 건 비일비재하다. 단골 가게들도 대형 프랜차이즈에 밀려 고전하기 일쑤인 상황. 이토록 숨 가쁘게 변하는 시대에 수십년을 묵묵히 버텨온 곳들이 있다. 대를 이어가며 가업을 지켜온 노포들이다.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굳건히 지킨 시간들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그래서 노포는 애써 찾아가도 후회가 없다. 따뜻한 한 그릇의 음식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 세월만큼 깊어진 경기도의 노포를 만나보자. 김포 쉐프부랑제. 경기관광공사 제공 ■고소한 빵 냄새로 하루를 여는 곳 ‘김포 쉐프부랑제’ 쉐프부랑제는 오전 8시면 어김없이 문을 연다. 오븐에서는 잘 익은 빵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고 한쪽에서는 부지런히 반죽을 치대기도 한다. 고소한 빵 냄새가 하루를 깨우는 시간이다. 쉐프부랑제의 대표는 이병재씨다. 전북 고창이 고향인 이 대표는 일찍부터 제빵 기술을 배웠다. 군산의 이성당과 마산의 코아양과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빵집을 거치며 기술과 경험을 쌓아 왔다. 1989년, 서울 양재동에 처음으로 개인 빵집을 열었고 2002년에는 지금의 자리인 김포 사우동으로 이전해 쉐프부랑제를 열었다. 현재 이곳에서 만드는 빵은 무려 100여종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유독 사랑받는 빵들이 있다. 수제 단팥소로 만든 ‘쌀단팥빵’, 얇게 저민 피칸이 가득한 ‘엘리게이터’, 당근 파운드 사이에 크림치즈가 듬뿍 들어간 ‘당근크림치즈파운드’다. 이 빵들은 진열대에 오르기 무섭게 팔려 나가는 인기 메뉴다. 대표가 제과·제빵 명인인 만큼 맛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는 두 아들이 가업을 이어받아 그와 함께 반죽을 만진다. 지나온 시간에 더해 앞으로 차곡차곡 쌓일 쉐프부랑제의 시간까지 이곳의 빵에는 시간의 맛이 담겨 있다. ■지동 순대·곱창타운의 대표주자 ‘수원 호남순대’ 수원의 역사가 흐르는 팔달문 근처 지동시장 안에는 지동 순대·곱창타운이 자리하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넓은 시장 전체가 순대와 곱창을 판매하는 개방형 가게들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호남순대‘는 시장의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다. 1980년대 중반부터 이곳에서 영업을 시작했으니 40년이 넘는 시간이다. 처음에는 순대만 팔다가 순댓국까지 만들어 팔았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세월이 흐르며 메뉴도 자연스럽게 늘어 지금은 순대곱창볶음이 가장 많이 찾는 대세 메뉴다. 호남순대는 오전 4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수원의 아침을 여는 가게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24시간 우려낸 사골 육수로 끓인 순대국밥은 잡내도 없고 국물이 진하다. 다른 잡뼈는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돼지뼈만으로 우려냈기 때문이다. 소박한 서민 음식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오랫동안 변함없이 사랑받아 온 이유가 분명한 한 그릇이다. 호남순대의 영원한 대표 메뉴다. 순대곱창볶음 역시 빠질 수 없다. 순대와 곱창을 기본으로 부추, 깻잎, 대파, 양배추 등 다양한 채소와 쫄깃한 당면이 듬뿍 들어간다. 식사는 물론이고 술안주로도 최고다. 지동시장의 풍경과 소리 속에서 호남순대는 오늘도 변하지 않는 방식으로 음식을 내놓는다. 세월이 흘러도 다시 찾게 되는 이유가 이곳에는 분명히 있다. ■70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파주 덕성원’ 경의중앙선 금촌역에서 300여m 떨어진 곳, 파주의 대표 전통시장인 금촌통일시장이 있다. 1906년 경의선 금촌역이 생기면서 형성되기 시작했으니 시장 자체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시장의 북쪽에는 이 역사 못지않은 세월을 버텨온 중화요릿집이 있다. ‘정성을 담아내는 곳’이라는 의미의 ‘덕성원’이다. 1954년 처음 문을 열었으니 무려 70여년 전이다. 세월의 흔적은 가게 안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벽면에는 몇 장의 흑백사진이 걸려 있는데 1960년대에 촬영한 옛 덕성원의 모습이다. 수십년 단골들도 사진을 보며 옛날을 추억한다. 낡은 사진 중에는 덕성원 앞에 세워진 짐자전거 안장 위에 앉거나 엄마의 손을 잡고 서 있는 아이가 보인다. 모두 현재 덕성원 대표 이덕강씨의 어린 시절 모습이다. 이 대표는 덕성원의 3대 대표이고 현재는 아들이 주방을 맡고 있다. 덕성원은 이렇게 4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렇게 오래도록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가게의 이름처럼 묵묵히 모든 음식에 정성을 담아낸 덕분이다. 해산물은 냉동을 사용하지 않고 채소는 늘 싱싱한 것만 고집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 불 앞에서 쌓아온 시간이 녹아 있는 음식들이다. 시간이 지나도 맛을 대하는 태도만은 변하지 않았다. ■모양도 예쁘고 소화도 잘되는 삼색면 ‘안산 이조칼국수’ 이조칼국수는 안산의 맛집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다. 35년간 한자리를 지키며 동네 사람들의 식탁을 채워 왔다. 이곳의 칼국수는 면부터 눈길을 끈다. 칼국수 면은 세 가지 색이다. 흑미 찰현미, 콩가루, 부추를 각각 섞어 반죽한 삼색면은 모양도 예쁘고 소화도 잘된다. 여기에 해산물로 우려낸 국물은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살아 있다. 특히 핵심 재료인 조개류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주 3회 이상 공수해 신선함을 유지한다. 칼국수를 주문하면 가장 먼저 보리밥 한 그릇이 테이블에 놓인다. 약간의 고추장과 무생채를 더해 비비면 식욕을 돋우기에 제격이다. 이 한 그릇 덕분에 칼국수가 나오기 전부터 식탁이 분주해진다. 이조칼국수에는 또 다른 인기 메뉴도 있다. 팥칼국수와 팥죽이다. 좋은 팥을 고르는 것부터 알맞은 농도를 맞추는 과정까지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맛이 확실하다. 칼국수 못지않게 많이 팔리는 메뉴다. 또 하나 이 집의 음식을 이야기할 때 김치를 빼놓을 수 없다. 칼국수와 찰떡궁합인 김치는 별도로 판매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3대째 이어오는 모녀의 전통 김치, 정직한 재료와 손맛으로 쌓아온 시간이 이조칼국수에는 가득하다. ■고즈넉한 한옥에서 맛보는 스키야키 ‘양평 사각하늘’ 북한강을 끼고 하류 방향으로 달리다가 문호리에서 푯대봉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좁은 마을길이 이어진다. 언덕길을 500여m 오르면 한옥 건물 하나를 만나는데 마치 영화 세트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고즈넉하다. 일식 스키야키를 전문으로 하는 ‘사각하늘’이다. 간판이 없어 사전 정보가 없다면 지나치기 쉽지만 그만큼 일부러 숨겨둔 듯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놀랍게도 이 한옥을 지은 사람은 일본인 건축가다. 주인 내외 중 일본인 남편은 한옥의 매력에 빠져서 이곳을 지었고 한국인 아내는 다도와 일본식 코스요리인 가이세키를 오래도록 공부해 왔다. 두 사람의 취향을 녹여 사각하늘이라는 공간이 1998년 만들어졌다. 실내에 들어서면 단정하고 절제된 분위기가 먼저 느껴진다. 과하게 꾸미지 않은 모습에 몸과 마음이 모두 편안해진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는 스키야키 한 가지다. 철판에 배추, 버섯, 파, 쑥갓 등의 채소를 볶다가 육수를 붓고 끓인 후 얇게 썬 소고기를 넣는다. 이렇게 익힌 재료들을 날달걀에 찍어 먹는 방식이다. 남은 육수에는 우동을 끓여 먹으며 마무리한다. 별채에서는 다실 말차 체험도 가능하다. 다다미가 깔린 방에는 조명이 없으며 오로지 창호지 너머의 자연광과 촛불에만 의지한다. 차를 마시며 사유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체험이다. 식사와 말차 체험 모두 100% 예약제로만 운영한다. 그래서 이곳에서의 시간은 더욱 조용하고 더 천천히 흐른다. ■한 가족의 삶이 녹아 있는 ‘이천 장흥회관’ 이천 장흥회관은 1982년부터 같은 자리에서 영업하고 있는 식당이다. 간혹 ‘장흥’이라는 이름 때문에 창업주의 고향이 전남 장흥일 거라는 오해도 받지만 실제로는 전남 무안이다. 8남매의 장남인 창업주는 사업에 실패한 후 이천의 장흥회관 앞에서 보따리장사를 시작했다. 그러다 식당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 끝에 식당을 인수하게 된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남의 돈을 빌려 인수한 터라 간판을 새로 달 여유조차 없었다. 그렇게 이전 식당의 간판을 그대로 사용한 이름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장흥회관이다. 장흥회관은 전골요리 전문식당이다. 대표 메뉴는 낙곱전골로 낙지와 곱창이 어우러진 국물에서 느껴지는 신선한 해물과 육류의 깊은 맛이 일품이다. 또 다른 대표 메뉴는 차낙곱전골이다. 이 메뉴는 2대 운영자인 창업주의 아들이 우연히 개발했다. 영업을 마친 뒤 친구들과 낙곱전골을 끓이다가 재료가 모자라 차돌박이를 대신 넣은 게 시작이었다. 예상보다 좋은 맛에 정식 메뉴로 개발하게 됐다. 기존 재료인 낙지와 곱창에 고소한 차돌박이가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이 난다. 지금은 차낙곱전골을 찾는 손님이 더 많을 정도다. 어쩔 수 없는 선택에서 시작된 가게이름부터 우연한 재료 선택으로 완성된 메뉴까지 장흥회관의 전골 속에는 한 가족의 선택이 함께 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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