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문화재단, 제27회 가천효행대상 수상자 선정…총 상금 1억100만원

‘효(孝)’ 문화 보전을 위해 (재)가천문화재단이 제27회 가천효행대상 수상자를 선정했다. 23일 가천문화재단에 따르면 전국에서 응모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서류·현지실사와 함께 각계 전문가 10명으로 구성한 최종심의위원회를 거쳐 4개 부문에서 수상자 18명을 선정했다. ‘가천효행상’ 남학생 부문에는 대상 김재우(한성대), 본상 김지후(석동중), 이한웅(부산관광고), 특별상 박유니티(남북사랑학교), 송영광(지구촌고), 심성현(경민IT고) 군을 선정했다. 또 ‘가천효행상’ 여학생 부문에서는 대상 이지원(가천대), 본상 전지효(서울세명초), 최서연(충남대), 특별상 박지예(경인교대), 정해원(부산문화여고) 양을 선정했다. 이밖에도 타국에서 이주해 가족을 돌본 효부를 격려하는 ‘다문화효부상’ 부문에서는 대상에 윤지수(전북 김제, 필리핀 출생), 본상에 배주현(부산, 중국 출생), 정은경(부산, 베트남 출생) 씨를 각각 선정했다. 다문화가정의 행복과 안정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아끼지 않은 단체를 격려하는 ‘다문화도우미상’에는 대상으로 꿈쟁이지역아동센터(인천)를, 특별상에는 글로벌미션센터(경기 안산)를 선정했다. 효행교육을 장려하기 위한 ‘효행교육상’에는 대상에 벤자민인성영재학교(충남 천안)와 특별상에 안미림 교사(신명여고)를 선정했다. 가천문화재단은 각 부문별 대상 수상자에게는 장학금 1천만 원, 본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장학금 500만 원,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장학금 300만 원을 수여한다. 가천효행상과 다문화효부상 수상자들에게 역시 100만 원 상당의 무료 종합건강검진권 2장과 함께 가천대길병원 입원진료비 평생 감액 혜택도 제공하며 수상자를 배출한 학교에는 교육기자재를 별도 지원한다. 시상식은 오는 27일 인천 연수구 가천교육관 ‘가천재’에서 한다.

인천 강화형 현장 기반 ‘국립박물관 모델’ 제안

인천 강화군 국립박물관 설립에는 실내 전시와 건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역사문화환경 전체를 박물관적 공간으로 활용하는 확장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1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강도(江都) 시기 고려와 동아시아 세계’ 학술회의에서 김현경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강도 연구와 역사문화환경 기반 국립박물관의 가능성’이란 주제의 발표에서 ‘강화형 현장기반 국립박물관 모델’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분산 네트워크형 박물관’ ‘에코뮤지엄(ecomuseum)’ ‘현장 박물관’의 해외 사례로 스페인의 ‘캡 드 카발레리아(Cap de Cavalleria) 에코뮤지엄’, 영국의 ‘세인트 파간스 국립역사박물관’, 일본의 ‘요시노가리 역사공원’ 등을 소개하며 강화의 미래지향적 국립박물관 체제 적용을 역설했다. 장소성·경관성·공동체성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변화 중인 국가유산청 등 국내의 박물관 정책 환경까지 주시하며, 공공 역사 교육과 학술 연구를 결합한 현장기반 역사 플랫폼으로서의 박물관 기능을 강조한 것이다. 김 교수는 “강화는 고려왕조의 수도였던 공간이자, 한강 수운과 서해 방어체계가 교차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이며, 근대적 국제 갈등이 전개된 역사변동의 현장”이라며 “시대별로 중첩된 역사적 서사의 지층성을 지닌 국내 유일의 공간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용철 강화군수는 “강화의 역사성과 공간성을 반영한 대안적 박물관 설계 제안을 주목한다”며 “우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한 박물관 건립 기본계획 용역비가 12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의 최종 의결로 이어지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바다 아래 300년"…18세기 스페인 난파선 유물 일부 공개

콜롬비아 인근 해역에서 난파됐던 18세기 스페인 범선 '산호세'에서 발굴된 유물 일부가 공개됐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콜롬비아 대통령실은 2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난파선 ‘산호세’(San Jose)에서 회수한 유물 분석 결과를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보존 조처를 거치게 될 유물은 대포 1점, 도자기 컵 1점, 동전(마쿠키나) 3개, 도자기 조각 2점 등이다. 앞서 산호세호 잔해는 2015년 콜롬비아 당국이 카르타헤나 인근 해서 약 600m 지점에서 확인했다. 이번 일부 유물 공개는 10년 만이다. 난파선의 정확한 위치는 국가 기밀이라 알려지지 않았다. 콜롬비아 당국은 그간 연구자들이 현장 관리 및 유물 분포, 손상 과정 등을 세밀히 파악하며 과학적 프로토콜에 따라 발굴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발굴 과정에서는 해군의 수중 로봇까지 동원됐다. 스페인 왕실 소속 산호세호는 1708년 침몰했다. 당시 600명에 달하는 선원이 타고 있었는데, 이중 극소수만 살아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침몰 원인으로 스페인은 영국 함대의 공격을, 영국은 내부 폭발을 주장했는데 콜롬비아 정부에서는 선체 손상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배에는 1천100만개의 금·은화와 에메랄드 등 보석이 실려 있었다고 추정된다. 이 때문에 콜롬비아 당국에서 2015년 난파선 발견 사실을 발표할 때까지 수많은 탐험가들이 산호세호를 찾아 나섰다. 산호세호와 관련된 유물 소유권 문제는 법적·외교적 분쟁으로도 번져 국제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스페인은 콜롬비아에서 가입하지 않은 유엔 협약에 따라 산호세호와 그 유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 왔으며, 볼리비아 원주민들은 "18세기에 우리에게서 빼앗은 보물"이라며 유물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현재는 '해저 함대 탐사'(Sea Search Armada·SSA)라는 활동을 진행한 미국 투자자 그룹이 100억 달러(14조7천억원 상당) 규모 중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1980년대에 자신들이 먼저 산호세호를 발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학교 다닐 '평범한 하루'가 간절한 준수 [경기도 산타를 찾습니다]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② 몸이 아프고 힘들어도 희망잃지 않는 준수네 경기일보는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와 함께 ‘2025 산타원정대’ 캠페인을 진행하며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두 번째 소개하는 가정은 다문화, 장애 등 복합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온 가족이 희망을 잃지 않고, 간절한 마음으로 아동의 치료 환경을 마련하고 있는 준수(가명·6)네 이야기다. 준수를 비롯한 취약계층 아동에게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선물할 산타원정대에 참여하길 바라는 개인·단체·기업은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의 안내를 받아 동참할 수 있다. “준수가 또래와 함께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번 크리스마스엔 당신이 산타가 돼주세요.” 만 여섯 살 준수의 친구들은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준수에겐 한 해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언어와 인지 발달이 또래보다 늦어 상담센터는 “2026년보다는 2027년 입학이 더 적절하다”고 권유했다. 준수가 지금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내년도 1년간의 집중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준수가 조금 느린 걸음을 걷게 된 데에는 복합적인 가정 환경이 요인으로 꼽힌다. 준수의 아버지는 조현병으로 10년째 약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인지 기능도 많이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준수의 발달 문제 역시 이러한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준수의 아버지는 자녀가 자신처럼 장애를 가질까 늘 두려움이 컸다. 최근 진행된 검사에서 준수가 장애 진단 수준의 낮은 지능점수 결과가 나오면서 불안은 더욱 커졌다. 준수의 어머니는 베트남 국적으로 한국어가 서툴다. 복지, 의료, 상담을 이용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어 준수가 필요로 하는 치료 서비스를 충분히 확보하기 쉽지 않다. 준수가 다니는 상담센터는 바우처 사용이 불가능해 비용 부담이 있지만 아버지의 장애와 어머니의 언어 장벽 때문에 다른 센터로 옮기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겨울, 준수는 태권도 학원을 다녀온 뒤 혼잣말이 늘고 울음을 쉽게 멈추지 못하는 행동을 보여 인근 상담센터를 찾았다. 상담을 이어가며 불안 증세는 조금씩 나아졌지만 언어 표현과 이해 능력, 기초 학습 영역은 여전히 치료가 필요하다. 현재 준수는 언어치료와 기초 학습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다. 상담센터는 “지금은 준수에게 중요한 시기라 치료가 끊기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준수네는 아버지의 근로소득 150만원으로 살아간다. 아버지는 대중교통으로 왕복 다섯 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가며 건물 환경미화 일을 하고 있다. 어머니가 일을 하고 싶어도 한국어 장벽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 상담센터에서 치료비의 절반을 감면해 주고 있지만 이마저 부담이 커 부모는 오래 모아둔 적금을 해지해 준수의 치료비로 사용하고 있다. 주거는 친조모 도움으로 마련된 작은 아파트다. 자가 주택이라는 이유로 공공부조 대상에서 제외돼 필요한 지원을 받기 어렵다. 경제적 어려움에 제도의 벽까지 더해지면서 준수의 부모는 촘촘한 그물망 사이로 빠지는 기분을 느낀다. 친조모가 간헐적으로 보내주는 밑반찬은 이 가족에게 큰 힘이 된다. 준수는 언어와 인지 발달을 도와줄 책과 장난감, 그리고 내년 1년 동안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부모는 간절하게 준수가 또래 친구들과 함께 지금의 순수한 웃음을 이어가길 바랄 뿐이다.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 입학하고 ‘평범한 하루’를 꿈꾸는 마음이 준수네 가족에게는 가장 간절하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는 “준수는 다문화·장애·경제적 취약 요인이 겹친 상황에서 자라고 있어 전문적인 치료가 필수”라고 설명한다. 관계자는 “상담을 통해 불안은 많이 나아졌지만, 언어·인지 발달을 위해서는 꾸준한 치료와 발달 교구 지원이 필요하다”며 “1년간 집중 치료가 이뤄지면 2027년에는 또래와 함께 학교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치료가 절실한 서준이에게,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경기도 산타를 찾습니다] https://kyeonggi.com/article/20251113580821

한국도자재단 대표 후보자 류인권 전 기획조정특보, 전문성 논란 속 ‘적합’ 판단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황대호)는 20일 류인권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적합’ 의견의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도자 분야 경력이 전무하다는 점과 경기도 기조실장 경력 등 ‘김동연 지사의 최측근 인사’라는 지적이 청문회에서 제기됐지만, 풍부한 행정 경험과 조직 운영 능력 등이 호평 받아 신뢰성, 전문성, 창의성, 도정이해도, 자치분권 이해도 등 다섯가지 항목에서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류 후보자는 “도자재단과 관련한 이력은 없지만, 오랜 행정 경험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도자재단의 침체를 개선하고 새로운 정체성과 동기부여를 하겠다”며 “한국 도자기가 현재 판로에 취약한데 중국 유학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도자의 부가가치를 높여 발전을 이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로 구성된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청문회 초반부터 류 후보자의 전문성 부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이학수 위원(국민의힘·평택5)은 “도자재단은 경기 도자산업의 명운이 달린 자리인데 후보자 이력 어디에도 도자 관련 경험을 찾기 어렵다”며 “도자 문화 예술과 무관한 행정 관료를 또다시 내려보내는 시도는 (경기도가) 재단을 행정인사 창구로 전락시키겠다는 선언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특히 ‘김동연 지사의 최측근 인사’라는 지적도 제기하며 정치적 편향성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류 후보자는 “도자 분야 전문경력은 없지만, 외부 시각으로 재단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개선하는 데 장점이 있을 것”이라며 “오랜 행정 경험과 기획·조정 능력을 재단 운영에 접목해 새로운 동력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또한 도자산업의 ‘질적 성장’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소비자가 원하는 도자·공예품을 개발하고, 도예인들과 소통하며 동기부여를 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은 후보자의 기조실장 경력을 두고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조미자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남양주3)은 “도정 핵심 부서를 경험한 만큼 정책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과한 자신감이 단점이 될 수 있는 만큼 균형감 있는 운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류 후보자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지방공시 3회로 공직에 입문해 경기도 기획조정특별보좌관, 기획조정실장, 균형발전기획실장 등을 역임하며 도정 핵심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행정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전달되며 최종 임명 여부는 김 지사가 결정한다. 임기는 2년이다.

어서와, 짠맛 단맛 쓴맛 다 있는 연극의 세계로~

부천문화재단이 공연장상주단체인 얘기씨어터컴퍼니와 함께 제작하는 ‘제8회 판타스틱 연극제’가 12월4일부터 14일까지 부천시민회관 소공연장, 부천시민회관 대연습실, 소극장 극예술공간에서 열린다. 올해 판타스틱 연극제는 일본 극단 ‘유닛 미인’의 내한 공연으로 문을 연다. ‘유닛 미인’은 부천시민회관 소공연장에서 일본어 원어 그대로 ‘이렇게 되어버리면 끝날 수 밖에 없다’를 선보인다. 일본 현지에서도 독특한 색채로 주목받아온 극단의 내한 공연으로, 이색적인 관람 경험을 맛볼 수 있다. 부천 및 수도권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지역 극단과 해외 극단도 참여해 총 9편의 개성있는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참여 극단은 ▲극단 예터 (스트러글)▲극단 세즈헤브(삼월의 5일간) ▲극단 오픈런씨어터(다시 뛴다) ▲극단 권이박박(리턴) ▲극단 카이로스(그 집 여자) ▲극단 꿈틀(산후조리원 )▲극단 다중인격(액션 드래곤) ▲극단 유닛 미인(이렇게 되어버리면 끝날 수밖에 없다)이다. 이들은 각 극단 고유의 창작 스타일과 주제를 담아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인다. 일본어 원어 공연인 구로기 요코(작연출)의 유닛미인은 웃음과 애수가 뒤섞인 연극을 선보인다. 좌충우돌 인생의 기로에 놓여있다면, 40대의 불안과 희망에 함께 뛰어들고 싶다면 보기에 좋다. 극단 예터의 ‘스트러글’(김지현 작연출)은 도망자 신세가 된 세 명의 노동자들이 베트남으로 밀항을 위해 컨테이너에 숨어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몰입감 있게 펼쳐낸다. 극한의 상황 속 인간은 갈등과 폭력을 마주하게 되고 패닉 상태에 이르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돌아볼 수 있다. 극단 세즈헤브의 ‘삼월의 5일간’(오카다 토시키 작, 오지용·최우성 연출)은 세상과 단절된 채 서로에게만 몰입하는 두 남녀와 이와 너무나 대비되는 어지러운 세상이 교차한다. 도시 한편에 있는 노숙자, 전쟁 반대 시위, 이별을 하는 연인 등. 호텔 안은 현실과 무관하게 서로 막연한 욕망과 불안이 가득하고 5일이 지난 후 서로에 대한 감정도 희미해진다. 극단 오픈런씨어터의 ‘다시 뛴다’(김세환 작, 주승민 연출)는 마라톤 대회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며 각자 사연을 가진 이들이 풀어놓는 이야기를 통해 세상과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연극제 기간에는 공연과 지역 예술담론을 확장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10일 오후 3시 극예술공간에선 부천문한병환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진행하는 ‘부천 연극 발전을 위한 대담회’가 열린다. 극단 참여자들과 일반 시민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11일 오후 3시엔 이대영 중앙대 예술대학원장 교수의 특강 ‘스토리텔링의 이해’가 마련돼 시민들과 예술의 지평을 함께 넘나들며 연극제를 더욱 풍성하게 할 예정이다. 공연 예매는 네이버예약을 통해 가능하며, 상세 정보는 작품별 안내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주 대모산성 ‘백제시대 추정 목간’ 출토

양주시 대모산성에서 약 1천500년 전 삼국시대 때의 것으로 추정되는 목간(木簡·글씨를 쓴 나뭇조각)이 발견됐다. 20일 양주시와 재단법인 기호문화유산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양주 대모산성에서 진행한 제15차 발굴 조사에서 목간 3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모두 성안에서 쓸 물을 모아두던 집수 시설에서 출토됐다. 목간은 고대 동아시아 사회에서 종이가 발견·보급되기 전 쓰인 기록 자료다. 당대 사람들의 삶과 생활사가 담긴 경우가 많아 오늘날의 ‘타임캡슐’같은 성격을 지닌다. 이번에 발견된 목간들 중 한 점에는 ‘기묘년’(己卯年)이라는 글자가 쓰여있었다. 기묘년은 60갑자로 센 연도 중 16번째 해다. 함께 출토된 유물들이 백제 시대인 5세기 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439년 또는 499년을 지칭한 것으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439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목간학회 소속 전문가들은 “함께 출토된 토기 연대와 475년 백제 웅진(현재 충남 공주) 천도 등을 고려하면 ‘기묘년’은 439년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판단이 맞다면 이 목간은 몽촌토성에서 출토된 목간보다 100년가량 전에 만들어진 셈이다. 문자 판독과 자문에 참여한 이재환 중앙대 역사학과 교수는 “439년이 맞다면 국내에서 연도가 확인되는 가장 오래된 목간”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목간 2점에서도 의미있는 기록들이 남아 있다. 한 목간에는 앞뒷면을 합쳐 20자 이상 적혀 있었는데, 판독 결과 시체를 뜻하는 ‘시’(尸)자 아래에 여러 글자가 있고 ‘천’(天), ‘금’(金) 자도 보인다. 다른 한 목간에서는 ‘금물노’(今勿奴)라는 글자가 발견됐다. 이는 역사서 ‘삼국사기’에 ‘흑양군은 본래 고구려 금물노군이었는데, 경덕왕(재위 742∼765)이 이름을 고쳤다’의 내용과 상통해 주목 받는다. 금물노(흑양군)는 현재 충북 진천 일대로, 목간학회 관계자는 “이 지명은 고구려계로 알려져 있었는데 백제 토기와 함께 발견된 목간에 같은 이름이 있어 학계 통설을 뒤집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목간 주변에서는 점을 치는 데 쓰던 뼈인 복골(卜骨)도 나왔다. 양주시는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중국·일본의 부적과 유사하다”며 “주술 성격을 지닌 목간으로 산성 안에서 제의적 행위가 이뤄졌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양주시와 연구원은 오는 28일 발굴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고, 그간의 조사 성과와 목간을 공개할 예정이다.

“예술인 산소마스크 떼는 것” 경기 지역 예술인, 경기도 문화예술 삭감안 규탄 나서

경기도가 2026년 예산안에서 문화예술 분야를 대폭 삭감하면서 지역 예술계가 강한 반발에 나섰다. 특히 전국 최초로 도입돼 모범 사례로 평가받아온 ‘예술인기회소득’이 절반 이상 축소되는 예산안이 제출되자, 예술인 단체는 “예술인의 생존 기반을 무너뜨리는 퇴행적 결정이자 도민의 삶의 질 후퇴”라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경기민예총은 19일 경기도청 앞에서 이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경기도 전체 예산은 늘었음에도 어떠한 사전 협의나 설명도 없이 문화예술 분야만 집중 삭감됐다”고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경기민예총 산하 수원, 성남, 하남, 안산, 부천 등 지부장과 예술인 등 10여 명이 참석해 경기도의 예산안 철회를 요구했다. 앞서 경기도는 예술인기회소득 예산을 올해 112억7천100만 원에서 내년도 52억9천200만 원으로 약 53%(59억7천900만 원) 삭감하는 본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경기도의 예술인기회소득은 전국 최초로 시행된 문화정책 사례다. 경기문화재단 문화예술진흥 사업비는 사실상 전액 삭감됐다. 경기민예총은 앞서 “2026년도 경기문화재단의 사업비 ‘0’원은 재단의 기본재산인 문화예술진흥기금을 운영비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며 성명을 통해 우려를 밝힌 바 있다. 또한 ▲거리로 나온 예술(20억→5억) ▲장애·예술인 전문예술활동 지원(10억→4억) ▲지역 문화예술교육 기반 구축(14억→5억) ▲도 단위 예술단체 문예진흥(약 23억→16.1억) 등 기초·교육·창작·향유 전 분야가 전반적으로 축소됐다. 예술계는 이를 단순한 사업 조정이 아니라 “문화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후퇴”로 규정했다. 기자회견을 주재한 김태현 경기민예총 이사장은 “예술인기회소득은 현장 예술인들이 경기도에 자부심을 느끼게 했던 핵심 정책”이라며 “경기문화재단의 사업비를 0원으로 제출한 것은 도민의 문화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단순한 원상복구가 아니라 현재 상황에 맞는 증액까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예술인들은 삭감의 파급력이 단순 예산 문제가 아님을 주장했다. 이정현 부천지부장은 “예술인기회소득은 생활비가 아니라 창작의 시간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장치였다”며 “현장 예술인 중 상당수가 배달·아르바이트로 작업비를 충당하고 있다. 기회소득 덕분에 작업실 유지와 재료비 마련이 가능했고, 갑작스러운 생계 위기 속에서도 창작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축소 결정은 단순 예산 감액이 아니라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후퇴시키는 신호”라며 “정책 축소 과정에서 예술인 의견을 단 한 번도 묻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소권 경기민예총 청년위원장은 “서울을 떠나, 경기도에 자리 잡은 건 경기도가 보여준 가능성 때문이었다”며 “경기문화재단의 예술인지원사업으로 뿌리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비 ‘0원’은 폭력이다. 예술인의 생존권을 넘어 1천400만 경기도민이 누려야 할 문화적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문예진흥기금은 도민의 혈세로 조성된 목적성 자산이며 미래 세대를 위한 공공자산”이라며 “세수 부족을 이유로 이를 당장 소모성으로 쓰라는 것은 재단 설립 취지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경기도가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인 문화정책을 펼친 지역이었는데, 그 자부심이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음악인들의 협동조합인 경기아트콜렉티브의 주진태 감사는 “공연을 해도 남는 게 없고 음원 수익은 거의 없다. 굿즈 제작이나 투잡·쓰리잡으로 작업비를 마련하며 겨우 버티고 있다”며 “케이팝, 케이컬쳐의 중심엔 예술인이 있는데 지원사업 예산이 줄면 창작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에 ▲예술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삭감 중단 ▲미래 자산인 문예진흥기금 보전 ▲일방적 통보가 아닌 예술인 참여 협의체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날 경기민예총과 경기지역 예술인들은 ▲예술인기회소득 삭감안 즉각 철회 및 제도·재정 기반 마련 ▲문화예술 분야 예산 전액 원상 복구 ▲경기문화재단 문화예술진흥 사업비 전액 삭감안 철회 ▲예산 수립과정에 예술계·도민이 참여하는 민주적 협의 구조 구축 등을 경기도와 도의회에 촉구했다. 예술인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기도 문화예술 예산 정상화를 위한 예술인 서명운동’ 돌입을 선포했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문학상 수상작으로 들여다 보는 ‘시의 세계’

출판 시장에서 ‘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언제나 작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이 제공하는 판매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소설(일반 및 문학)이 63만4천751권 판매된 반면 시집은 8만7천200부에 그쳤다. 한 해를 마무리 하며 각종 문학상의 ‘시 부문’ 선정작들을 통해 언어와 세계를 깊이 성찰하는 시의 세계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 제27회 백석문학상 수상작-장석남, ‘내가 사랑한 거짓말’ 시인 백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7년 제정한 백석문학상은 매년 8월을 기준으로 2년 내에 출간된 시집 중 한 편을 선정한다. 이 상의 운영사인 출판사 창비는 장석남 시인을 제27회 백석문학상 수상자 이름에 올렸다. 1965년 인천 출신인 장 시인은 등단 이후 ‘탁월한 언어 감각과 섬세한 감수성으로 서정시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을 들어왔다. 올해 1월 출간된 ‘내가 사랑한 거짓말’은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 이후 8년 만에 발표한 시인의 아홉번째 시집이다. 백석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이번 수상작에 대해 “유려한 언어감각과 냉철하고도 숙연한 응시로 서정적 아름다움과 윤리적 깊이의 절정을 보여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출간 당시 “오랜 정진을 통해 도달한 시경(詩境)을 활달하게 전개하는 원숙함”과 깊고 투명한 철학적 사유가 빛나는 비범한 신서정의 세계를 펼쳐보인다”는 평을 들었다. ■ 제33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신해욱,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 교보생명 창업자 대산 신용호가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1993년 제정한 ‘대산문학상’은 매년 시·소설·번역 부문을 시상하고, 희곡과 평론 부문은 격년으로 시상한다. 제33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중 시 부문에 선정된 신해욱의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는 지난해 8월 출간된 작품으로 신해욱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1974년 춘천에서 태어난 신해욱 시인은 1998년 등단 이후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6년간 시를 지어오며 ‘자연’이라는 단어에 고찰한 결과물 시 49편은 ‘나무’ ‘비’ ‘까마귀’ 등 자연을 구성하는 것들의 면면을 담고 있다. 대산문학상 측은 시 부문 수상작의 선정 이유에 대해 "시인의 개성적인 시적 방법론과 다각적 세계 탐구가 정점을 이뤄 독자로 하여금 밀도 높은 사유에 가닿도록 한다"고 평했다. 한편 대산문학상 수상작으로 이기호 장편소설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주은길 희곡 ‘양떼목장의 대혈투’, 천명관 장편소설 ‘고래’의 영어판 등도 이름을 올렸다 ■ 김수영 문학상-나하늘 시인, ‘사라지기’ 외 50편 올해 제44회 김수영 문학상에 나하늘 시인이 선정됐다고 17일 민음사가 밝혔다. 수상작은 시 ‘사라지기’ 외 50편이다. 1992년 서울에서 태어난 나 시인은 서강대 국어국문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2017년 독립문예지 ‘베개’의 창간 멤버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심사위원단은 나 시인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지금-현재라는 감각을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건축술에 능하다”고 평했다. 심사위원 허연 시인은 “자기만의 갈피를 갖고 있어 포착한 생의 단면들과 자기만의 성찰을 가지고 한 편 한 편 자신의 분류법을 채워가고 있었다”며 “(작품을) 다 읽고 나면 개성 있는 한 권의 이미지 사전을 본 듯한 상쾌함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수상한 나하늘 시인의 수상 시집은 올해 안에 출간될 예정이다. 12월 초 발행되는 문학잡지 ‘릿터’에 수상작의 대표 시 4편이 선공개 된다.

호기심 가득한 여든 한 살의 시인 김훈동 “세상에 노인은 없죠” [저자와의 만남]

“이 세상에 ‘노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노인’이냐, ‘청춘’이냐는 결국 나의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게 아닐까요. 한 해, 한 해 나이가 든다는 것은 그 사람이 익어가는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누구에게서라도 배울 점을 찾고 늘 호기심을 갖고 젊은 마음으로 살아가다보니 저도 아람깨처럼 어느 순간 ‘톡’ 하고 벌어졌더라고요.” 여든 한 살의 시인 김훈동은 자신의 다섯 번째 시집 ‘아람깨’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인생의 마지막 시집일지 모른다”고 덧붙였지만, 그 목소리는 누구보다 단단했고 표정은 여전히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그가 등단 60주년을 맞은 해에 펴낸 이 시집은 최근 제34회 경기도문학상 대상(시 부문)의 영예를 안았다. 김 작가는 수원에서 태어나고 자라 평생을 지역 예술·문화와 함께 해 온 지역 문화계의 ‘산 증인’이다. 농촌 현실을 바꾸고자 서울대 농대를 택했고, 농협 개혁의 중심에서 뛰어들고 농협대 교수, 경기농협본부장을 역임한 후 대한적십자가경기도지사 회장을 역임하며 지역사회 원로로 활동했다. 동시에 수원문인협회장, 12년간의 수원예총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수필문학작가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자랑스러운 경기인대상’ 등을 받았다. 현재는 수원문화재단 이사로 여전히 지역사회에 헌신한다. 그의 말처럼 “이 지역에서 빚만큼이라도 갚고 싶어 살아온 사람”이다. 김훈동이 처음 등단한 건 1965년, 대학생 시절이다. 이후 수필과 아동문학으로도 등단하며 장르를 넘나들었지만, 50년이 지나 다시 시로 재등단한 것은 “삶이 나를 원래 자리로 데려온 일”이라고 그는 표현한다. “괴로울 때는 시가 위로가 돼요. 힘들 땐 시를 읽고, 때로는 시를 쓰고… 결국 시가 나의 반려자였죠.”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작품 ‘아람깨’에도 이러한 생각이 녹아나 있다. ‘묵언으로 서 있다 우수수 바람에 꼬투리 열고/저 자잘한 씨 쏟아내고 마는 까만음자리표/…/ 털리기 전에 미련 없이 스스로 토해 낸다/ 아등바등하지 않는 비움의 미덕이다’(‘아람깨’ 中) 충분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로 된 상태. 시인은 “아람이 스스로 벌어지는 순간”에서 왔다며 “나는 이제서야 조금 익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훈동의 작품 세계에는 자연과 농경의 이미지, 그리고 ‘향토성’이 깊게 배어 있다. 그 뿌리는 어린 시절의 경험에 있다. 한국이 보릿고개에 시달리던 시절, 그는 “한 끼가 무서웠던 시절”을 온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런 생의 결은 자연스레 그의 시가 되고 작품의 기둥이 됐다. 자연을 관찰하며 배운 인내, 농민의 손을 보며 느낀 존엄, 지역 향토성에 대한 자부심 이 모든 것이 김훈동의 시어를 만들었다. ‘아람깨’ 속 ‘이웃과 등지지 말고 살자’는 시에서, 담장 너머 주고받는 대봉과 모과, 오래된 어머니의 말이 따뜻하게 흐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김훈동은 스스로를 “수원 토박이 원로”라고 말한다. 그에게 수원은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문학적 토양이며 평생의 과제였다. 예총 회장 시절 아이파크미술관(현 수원시립미술관) 건립을 주도하고, 지역 예술단체의 기반을 세우는 데 앞장선 것도 “수원이 수원다운 예술을 꽃피워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문학이든 예술이든, 지역의 냄새가 있어야 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고요.” 그는 지금도 매일 바쁘다. 전국의 잡지 창간호를 모아 수원박물관에 기증했고, 세계 곳곳의 병따개를 수집해 전시했다. 새로 지은 경기도서관이 문을 열자 가장 먼저 달려가 책 시스템을 점검하고, 반납일을 맞춰 일부러 다시 찾아간다. 최근엔 수원의 지명·공간·사람들을 짧은 시로 풀어내는 ‘수원을 노래하는 연작’을 시작했다. 스타필드, 팔달사, 나혜석의 흔적, 오래된 골목 등이 그가 사랑한 도시, 수원을 시로 남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람이 태어난 자리, 살아온 자리가 결국 작품이 되기 때문이다. 산수를 넘긴 시인은 스스로 마지막 시집이라 말하는 작품으로 대상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익어가는 중이다. 그 젊음의 방식으로 지역 예술계에 마지막까지 씨앗을 뿌리고 있다. “나는 아직도 익어가는 중입니다. 아람깨가 톡 하고 열릴 때까지, 계속.”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