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만의 생활문화' 광역-기초-현장 연결고리로 꽃 피워야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만들어 내는 문화, ‘생활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단절됐던 사회 분위기와 개인의 고립을 해소할 방안으로 생활문화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25일 경기문화재단에서 열린 ‘생활문화정책 지역화 방안’ 문화정책 토론회에서는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 기초지자체의 생활문화 정책 현황을 공유하고 현실적인 경기도만의 생활문화 정책을 만들기 위한 방향 등이 논의됐다.  경기문화재단은 2021년부터 생활문화 기반 조성을 위한 광역-기초 시범사업을 추진해 왔다. 경기도 기초재단 22개 설립에 따라 광역문화재단으로서 역할을 모색하고 단계적 이관할 예정이다. 토론회에는 강현조 지역문화진흥원 생활문화팀장, 최진호 경기문화재단 생활문화팀장, 이혜진 광명문화재단 문화도시팀장이 참석해 각각 중앙정부와 광역, 기초 단위의 생활문화 사업 현황을 소개하며 정책 이슈와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또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가 사회를 맡아 조미자 경기도의회 의원, 임은옥 경기문화재단 경기창작센터팀장, 최지호 동두천시 문화체육과 주무관, 유인택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조상형 경기도 문화종무과장, 주홍미 경기문화재단 문화예술본부장 등이 함께 토론했다. 관계자들은 지역민의 정서적 치유와 사회적 관계 회복을 위해 주민·시민이 주최가 되고 이들이 주도하는 생활문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강현조 지역문화진흥원 생활문화팀장은 “생활문화사업은 파편적이지만 일상에서 많은 영역 차지하고 있다. 30~40대들이 개인적으로 활동을 많이 하지만, 생활문화 역량으로 이를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생활문화사업이 요즘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한다. 앞으로 지역민의 정서적 치유와 사회적 관계 회복을 위한 시너지를 이뤄낼 ‘주민 주도형 생활문화정책’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최진호 경기문화재단 생활문화팀장은 생활문화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을 ‘지역문화자원을 기반으로 시민이 주체가 되어 개인의 변화와 관계의 성장을 도모해 지역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라 전제했다. 최 팀장은 “생활문화의 출발선·환경·현안이 지역별로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기초문화재단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그동안 경기문화재단이 수행해 온 다양한 생활문화정책과 사업을 기초문화재단과 협력해 정책의 현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참석한 조미자 경기도의회 의원은 “사실 문화 관련 정책수혜를 가장 주민들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게 생활문화사업이다. “영국의 ‘외로움부 장관’, 일본의 ‘고독 장관’의 역할을 생활문화정책이 수행하고 있음을 널리 홍보해 생활문화의 정책 영역을 더 확대해나가야 한다”면서 “이 사업이 ‘신입 사원이 하는 일’로 여겨지거나 사람이 자주 바뀌면서 사업을 함께 하시는 분들의 진정성이 존중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 듯 하다. 이 분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우리들의 태도, 또 어떻게 앞으로 지속가능하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생활문화 담당자의 역량 강화를 위해 공동연수 및 연계 프로그램 활성화 ▲경기도가 생활문화 정책 플랫폼 역할을 통해 지역인력발굴, 동기부여 등의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유인택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경기도가 최초로 베이비부머과를 신설했듯 생활문화도 육아맘, 은퇴세대 등 정책 대상을 명확히 해 사회적 역할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각 지자체에 조성되어있는 공공 공유공간을 활용해 생활문화사업에 적극 활용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어린이날 달굴 극장가 대전…마리오에 이어 짱구도 찾아온다

어린이날을 맞아 펼쳐지는 애니메이션의 대향연이 극장가를 달군다. 게임 속 친근한 캐릭터인 마리오가 지난 26일부터 극장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오랜 기간 아이들과 함께 해온 짱구 역시도 함께 출격 채비를 마쳤다. ■ 추억의 게임 속 마리오가 스크린에…‘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누구나 한 번쯤은 배관공 마리오 게임을 즐겼던 기억이 있다. 추억의 게임 속 배관공 마리오가 스크린에 되살아났다.  영화의 서사는 기존 게임 캐릭터와 세계관을 활용한 만큼,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다루는 대신 적절한 변주와 함께 캐릭터의 매력을 발산하는 데 집중한다. 마리오가 버섯 왕국을 탐험하며 악당 쿠파에 맞서는 큰 줄기의 흐름 속에서 시대상을 반영하는 차원으로 일부 각색이 들어갔다. 이번 영화에선 마리오가 피치 공주, 키노피오와 함께 쿠파에게 납치된 루이지를 구출해야만 한다. 영화는 기존 마리오 시리즈뿐 아니라 파생작인 ‘마리오카트’ 등의 게임 관련 IP를 최대한 끌어모아 적극 활용해 원작 게임 팬들을 향한 예우를 갖추면서 러브레터의 역할을 다한다는 점에서 찬사를 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잠재 고객층인 어린이 세대에게 마리오와 친구들, 그리고 그들이 몸담고 있는 세계관을 매력 넘치게 잘 표현해낸 영화라는 평도 이어지고 있다. ■ 어른도 아이도 함께 감동 범벅…‘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 지난해 4월 일본에서 먼저 공개돼 흥행했던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가 4일 개봉한다. 이번 애니메이션은 30번째를 맞는 극장판 시리즈이자 애니메이션이 방영된 지 3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다. 어느날 짱구 가족에게 자신이 짱구의 친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찾아온다. 짱구를 둘러싼 출생의 비밀이 커져가는 가운데,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해야 하는 짱구의 좌충우돌 스토리가 이어진다. 이번 편은 일본의 전통 문화, 닌자 가문 등 지역적인 특성이 두드러지는 서사로 구성된다.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가 늘 그래왔듯 짱구와 가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상황들과 얽혀가는 갈등이 가족의 의미가 어떤지 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가정의 달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콘텐츠다.

경기도물리치료사회 ‘제2회 공모전’·‘제10회 학술대회’ 성료

“당신이 꿈꿨던 물리치료 의료기기 아이디어, 현실로 이뤄보세요.” 경기도물리치료사회(회장 김구식)가 최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2회 아이디어 공모전’과 ‘제10회 학술대회’를 성료하면서 의료기기 및 보건 제도와 관련된 다양한 의제 등을 나눴다.  경기도물리치료사회는 지난 22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2회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다. 공모전은 물리치료사들의 임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의료기기 아이디어를 사업화 하고, 기술 이전 등으로 이끌어 내고자 지난해 처음 마련됐다.  경기도물리치료사 회원 및 학생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열어 시상과 홍보를 진행해 이들이 구상한 물리치료 의료기기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는 것은 물론 물리치료 관련 의료기기 창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적이다.  이 자리엔 정소방(Suh-Fang Jeng·鄭素芳) 세계물리치료사연맹(WCPT) 아시아서태평양지부(AWCPT) 의장이 특별 초대돼 한국 물리치료사의 우수한 아이디어에 감탄했다. 올해 공모전엔 6개 팀이 본선에 진출하고 이 중 3개팀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아이디어, 기술의 활용, 구현 능력, 시장성 등 4가지 심사 기준에 따라 총 합산 점수를 내어 대상(1팀) 100만원, 우수상(1팀) 70만원, 장려상(1팀) 50만원을 시상했다.  수상팀은 선임 창업자의 멘토링 특혜 등 경기도물리치료사회의 도움을 받아 특허를 진행하게 되며 ‘2024년 창업 박람회’에 참가할 자격을 얻는다. 지난해 열린 제1회 공모전에서 입상한 세 팀 중 두 팀은 현재 경기도물리치료사회의 도움으로 특허를 진행하는 등 아이디어를 현실로 이루는 데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  공모전을 주최한 김구식 경기도물리치료사회장은 "제2회 의료기기 아이디어 공모전은 경기도물리치료사회원 뿐만이 아니라 물리치료과 학생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커져가는 헬스케어 시장에서 임상 치료경험을 바탕으로 한 의료기기를 만들어 국민 건강에 앞장 설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23일에는 센터에서 ‘하나되는 아시아~! One of AISA’를 주제로 제10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경기도 물리치료사회원 600여명이 참석한 학술대회에는 세계 석학들의 강의와 관계자 및 지역사회 내빈의 축사, 승일희망재단 루게릭 환자를 위한 1만 8천명의 경기도물리치료사회 회원 후원 등으로 이뤄졌다.  오전 강의에는 일본 가주히데 토미타(Kazuhide Tomita) 교수, 호주 마크 핸콕(Mark Hancock) 교수, 대만 정소방(Suh-Fang Jeng) 세계물리치료연맹(WCPT) 아시아-서태평양지부(AWCPT) 의장이 강사로 나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또 김구식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이근희 대한물리치료사협회장,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김기정 수원시의회 의장, 서영석 국회의원, 정춘숙 국회의원, 김영진 국회의원의 축사 등이 이어졌다.  이재준 시장은 축사에서 “수원특례시가 관내 5개 대학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클러스터·헬스케어 네트워크의 도시로 나아가는데 경기도물리치료사회원들이 함께 해 달라”고 말했다. 정소방 아시아-서태평양 지부(AWCPT)의장은 “높은 수준의 한국 물리치료사 학술대회에 감동했다. 한국 물리치료를 비롯한 보건의료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오후 강의는 한국보바스협회, 대한소아통합수기물리치료학회, 대한심장호흡물리치료학회, 포에스아카데미, 대한림프도수치료학회, 한국근막이완치료학회, 대한메이틀랜드정형도수물리치료학회, 정책간담회&학생논문발표, 학생 강좌 및 학생 간담회가 이어져 회원 등의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김구식 경기도물리치료사회장은 “매년 열리는 학술대회를 계기로 경기도물리치료사회는 회원과 협회가 하나가 됐음을 전국에 알리게 됐다. 한 발 더 앞서는 리더가 되는 힘을 보여주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희문과 경기시나위, 한바탕 울고웃은 '민요연습실' [전문가 리뷰]

‘민요연습실’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다섯 단원에 관한 얘기였다. 거기엔 웃음과 눈물이 있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시원하게 털어놓는 그녀들의 얘기는 케이블방송의 토크쇼보다 더 재미있었다. ‘민요연습실’은 어떻게 재미와 감동을 주었을까? ‘우리 노래는 좋은 것이여’라고 한 마디도 외치지 않았다. 예술노동을 하는 사람들도, 일반 직장인과 별반 다름을 확실하게 알려줬다.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었다. 민요를 하는 단원들만의 영업비밀(?)도 알려주었다. 경기민요 대표곡 ‘노랫가락’ 곡조안에, 각자의 얘기를 노래 가사로 잘 담아냈다. 화려한 한복 속에 감춰진 그녀들의 고군분투기가 감동이었다. ‘우리비나리’(구희서 작사, 이준호 작곡)엔 더 큰 뭉클함이 있었다. 경기도립국악단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전신)의 창단연주회(1997년)에서 초연되었다. 민요선율과 국악관현악이 만난 불후의 명곡을 남긴 작사가와 작곡가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란 말을 여기서 해도 될까? 두 분께 크게 감사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5인 중 최고참은 박진하. ‘긴아리랑’은 누구나 부르고 싶지만, 아무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니었다! ‘긴아리랑’이 원래 그리움이 절절히 배어있다면, 박진하가 부르는 노래는 여기에 더해서 오랜 직장생활을 견뎌낸 뿌듯함이 더해졌다. 함영선은 선배와 후배 사이에 끼어있다. 자신도 긴아리랑을 부르고 싶지만, 배우지도 않았던 ‘병정타령’을 무대에서 불러야 했던 에피소드가 참 코믹하다. 연기를 잘해서 인정받은 하지아는 그동안 소리극에서 주인공을 참 많이 맡았다. 만삭의 상태에서도 주인공을 잘 해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힘듦을 내색도 하지 않고 무대에 올랐을 그녀의 심정을 짐작하게 해 준다. 심현경은 막내다. 하지만 그녀의 나이도 이젠 솔찮이 많아졌다. 후배가 언제 들어올 것인가? 막내인 그녀는 선배들과 다른 모습으로, 오늘도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 정가를 전공한 강권순 악장은 직장생활 2년 차의 초짜. 전공도 다른 상태에서 단원들과의 화합을 지향한다. 정가에 속하는 ‘수양산가’를 단원들에게 알려주었고, 정가와 민요가 어우러진 새로운 노래가 탄생했다. ‘어울렁더울렁’은 이들의 노래에 딱 맞는 표현이다. 신원영이 음악감독과 편곡을 맡았다. 경기민요의 본질적인 특징을 그대로 살리면서, 여기서 새로운 사운드를 입혔다. 고급지고(!) 깔끔하다. 앞으로 국악을 연구해서, 신원영만의 독특한 작품으로 사랑을 받게 될 것 같다. ‘민요연습실’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정직은 최선의 방책’이란 서양속담이 있다던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민요연습실을 마치 다큐를 찍듯 솔직하게 보여줬다. 이런 성공의 배경에 경기소리꾼 이희문이 있다. 그는 이렇게 연출가로서의 역량도 튼튼히 쌓아가고 있었다. 윤중강 국악평론가

시간이 멈춘 능내역에서, ‘인생사진’ 찰칵 [주말, 여기어때]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문득 옛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했던 기억들을 회상한다. 곧 그때의 추억을 다시 느끼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엔 과거로 돌아간 듯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능내역 폐역이 있다.  남양주 조안면 능내리에 있는 능내역 폐역은 중앙선 기차역으로 팔당역과 양수역 사이에 있는 간이역이다. 능내역은 1956년 5월1일 역무원이 없는 무배치간이역으로 사용되다가 2001년 열차의 교행과 대피를 위한 신호장(信號場) 역할을 했다. 이후 지난 2008년 12월 중앙선 노선이 양평군 국수역까지 연장되면서 선로가 이설돼 열차가 능내역을 거치지 않아 폐역으로 남게 됐다. 이 곳에 오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설치된 능내역 표지판이다.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며 사람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해준 흔적이 그대로 담겨있다. 삐걱삐걱 소리가 날 것 같은 목재 출입문과 창문을 보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신비의 문이 떠오르기도 한다. 낡은 문을 지나 들어가면 벽면에 붙어있는 흑백의 사진들이 더욱 옛 감성을 끌어낸다. 또 매표소 앞에 놓인 안내 문구, 기찻길로 나가는 문 위에 붙은 열차 시간표와 여객운임표 그리고 나무 의자는 추억의 필름을 더듬는 데 충분하면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포토존이 된다. 철도가 보이는 문을 지나 발걸음을 옮기면 녹슨 기찻길과 기차 모형이 눈에 들어온다. 기찻길 옆으로 이어진 푸른 느티나무와 이곳저곳 피어난 노랗고 작은 민들레 꽃, 빼곡하게 자란 붉은 철쭉은 아름다운 추억 사진을 찍기엔 충분하다. 일부만 남아있는 기차는 한동안 전시관이자 쉼터로 운영됐지만, 현재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기찻길 너머로는 4대강 국토종주 남한강 자전거길과 산책로가 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잠시 멈춰 기찻길 위에서, 역사 앞 벤치에서 사진을 찍으며 잠시 쉬어간다. 산들바람을 느끼며 옛 기억을 회상하기도, 마음을 설레게 하는 연인과 또는 오래된 친구와 새 추억을 만들기도 충분한 곳이다. 여자친구와 능내역을 방문한 김석문씨(25)는 “자전거 도로로 지나다니면서 보다가 이번에는 따로 시간 내서 왔다. 이 정도까지 옛날 추억은 없지만 사진 찍고 옆에서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새 추억을 쌓기엔 좋은 것 같아 찾아왔다”고 말했다. 

수원문화원, 잊혀 가는 전통 놀이 ‘수원장치기’ 알린다

수원문화원(원장 김봉식)이 오는 23일 오전 10시30분 유신고등학교 운동장에서 ‘2023 우수전통민속보존사업 수원장치기’ 행사를 개최한다. 수원문화원이 주최·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전통 민속놀이 ‘수원장치기’를 수원시민들과 함께 나누면서 고장에 깃든 민속문화를 확산하고 계승하려는 취지로 기획됐다. 삼국시대의 격구에서 유래된 장치기는 수원지역을 대표하는 대중놀이다. 스틱을 들고 공을 치는 구기스포츠인 필드하키와 유사한 특성을 지녔고, 마을 사람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공동체 운동이자 놀이였다. 장치기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보편화된 전통 공놀이였으나 지금은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에 수원문화원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소병구 전통문화예술단 단장이 연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유신고등학교 총동문회의 시연 협조를 얻었다. 행사는 장치기의 역사에 대한 소개와 설명으로 시작된다. 이어 길놀이, 기세배, 장채놀이, 장채넘기기, 장채줄다리기, 꿩장목뺏기, 뒤풀이, 퇴장 순으로 이어지는 ‘수원 장치기’가 시민들에게 시연된다. 김봉식 수원문화원장은 “잊혀가는 지역 고유의 민속놀이를 알려 수원문화의 뿌리를 보존하는 데 앞장서겠다”면서 “수원문화원은 앞으로도 수원시민들과 함께하는 전통문화 향유의 기회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챗GPT 시대…가장 ‘완벽한 답’ 찾기 위한 혁신 필요 [인공지능 챗GPT 포럼]

챗 GPT로 촉발된 인공지능(AI)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과 경기일보가 공동 주최한 ‘인공지능 챗- GPT 포럼’에는 인공지능 관련 전문가 이 외에도 역사, 철학, 문화 등 다양한 인문학자들이 모여 인류 문명을 바꿀 챗 GPT 시대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봤다.  최종식 경기일보 기획이사를 비롯해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 △구영현 세종대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장 △오재호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철학박사) △최동준 컨설팅학 박사 △박진호 고려대 연구교수(문화재디지털복원가) △김상헌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공학박사) △김태현 한국문화원연합회 지역문화진흥팀장이 참여해 챗 GPT를 둘러싼 현안을 공유하고 토론을 이어나갔다.  전문가들은 “챗 GPT를 둘러싼 지나친 불안과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면서도 “새로운 혁명이 시작되는 만큼 과감한 전환이 필요한 때”라며 대응책을 주문했다. ■ 챗 GPT, 인간의 욕망이 반영…미래를 위한 개발 등에 힘써야  포럼은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의 ‘인공지능 챗 GPT, 인간의 조력자인가? 파괴자인가?’를 주제로 한 기조발제로 시작됐다. 강 원장은 “챗 GPT에 오류도 많다. 완벽한 답을 내는 것은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불가능할 것”이라면서도 “결국 마지막엔 사람이 보완해야 하고, 마지막에 판단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챗 GPT의 조력자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강 원장은 챗 GPT의 표절 문제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현재의 법률과 가치 체계 시스템이 인공지능으로 촉발된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데 방해가 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 원장은 “챗 GPT 같이 우리에게 굉장히 유용한 기술에 표절 등을 우려하며 ‘문제’라고 단정 짓는 것은 굉장한 문제”라면서 “결국 현재의 사회 시스템이 챗 GPT나 인공지능을 대응하기 어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의 산업 사회의 논리를 가지고 인공지능의 문제를 대응하는 건 맞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강 원장은 “실제로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 조력자가 될 것은 분명하지만 굉장히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인간에 대한 믿음을 갖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이 논의는 기술자만이 하는 게 아닌 공학자와 사회과학자, 인문학자 등이 다양하게 모여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 발표자들은 인공지능의 현 위치와 학습 시스템, 사람과 인공지능의 미래, 문화로서의 인공지능, 지식생태계를 둘러싼 미래 전망 등을 다양하게 논했다. 구영현 세종대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장은 ‘인공지능은 어디까지 왔을까?’를 통해 기술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인공지능의 미래 등을 전망했다. 그는 “사실 인공지능은 그동안 현재까지 단기간에 우상향해 올라 온 것이 아니라 빙하기를 총 3차례 이상 겪었다. 현재 많은 전문가들이 특이점을 지나서 앞으로는 이런 빙하기가 오지 않고 인공지능 발전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 센터장은 챗GPT가 나오면서 사람과 같은 지능과 마음을 가지고 느끼는 강한 인공지능이 나왔다며 이에 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강한 인공지능이 인공지능 발전의 최종 목표인데, 정확히 더 대중적인 용어는 AGI다. 인공지능의 최고 높이인 AGI는 2040년, 빨라야 2030년에 도달할 것으로 많은 학자들이 예상하고 있다”며 “현재 나온 기술을 지나치게 맹신하지 말고, AGI 기술 개발에 힘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재호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철학박사)은 ‘피노키오가 사람이 되려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인공지능의 미래를 상상하다’ 주제 발표에서 챗GPT를 피노키오에 빗대어 큰 틀에서 인간의 필요성에 의해 인간의 영역에 진입하려는 기계로 설명했다. 오 연구위원은 “지난 3월21일 챗GPT에게 ‘피노키오가 사람이 되기 위해 뭐가 필요하냐’고 질문했는데 챗GPT가 대답으로 첫 번째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 어른이 되면 배울 것 많기 때문에 지혜를 쌓아야 한다. 세 번째 다른 사람 입장 존중, 배려해야 한다. 네 번째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했다”며 “피노키오를 만든 독거노인 제페토는 도란도란 말할 사람이 필요해 피노키오를 만들었다. 우리도 역사적으로 컴퓨터, 기계를 만들어 빠르고 정확하게 노동을 대신할 수단을 얻었지만 점차 욕심을 내 우리를 완벽히 묘사할 수 있는 복제물을 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가장 가성비 높은 기계에 신체를 부여하지 않을까라는 추정을 해본다”며 “인간이 외롭기에 자신과 꼭 닮은 유사도를 만들어서 교감을 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인공지능에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 등 필요  최동준 컨설팅학 박사는 ‘인공지능은 어디에서 어떻게 공부할까?’를 주제로 인공지능의 학습방법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는 인터넷 상의 웹사이트 신뢰성 높이기와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최 박사는 “챗 GPT는 수 백 만개의 웹사이트에서 자료를 수집하는데 이는 약 40개 언어, 웹사이트, 블로그, 뉴스, 아카이브 사이트 등을 네트워크 하는 방식으로 공개된 웹사이트 통해서 정보를 수집·학습한다”며 “블로그나 개인 웹사이트 등 전문가 검토 없이 공개된 자료를 챗 GPT가 학습할 경우 답변의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콘텐츠는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 학습 시차로 신뢰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고 디지털 콘텐츠를 등록할 때 인공지능 학습에 친화적 구축(개방형 포맷 확산에 주목)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인공지능 학습 시킬 경우 신뢰성 있는 웹사이트에서 자료를 활용하게 하는 자세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챗 GPT를 통한 문화재복원, 역사와 문화 콘텐츠 복원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박진호 고려대 교수(문화재디지털복원가)는 ‘챗 GPT와 역사인물 디지털 휴먼’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챗 GPT로 말미암아 여러 기업, 기관과 힘을 합쳐 인류를 이롭게 할 유토피아를 그려나갈 것”이라며 “기술적 발전과 조력 등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소통한다면 과거의 역사와 문화를 현재로 재현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구축된 교육, 사회 시스템이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상헌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인공지능과 지식생태계’ 주제발표에서 “시공간 제약 없이 지식을 전달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음에도 교실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어 표절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공지능과 저작권의 문제는 복제의 문제, 표절의 문제를 어떻게 밝혀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논문을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면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인공지능에 대한 고민이 과거 러다이트 운동 때 처럼 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인공지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앞으로 어떤 세계를 만들어갈 것인가 함께 고민하면서 ‘교육’을 제일 먼저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식 경기일보 기획이사는 “언론이 이런 챗 GPT로 인해 우려되는 부분을 어떻게 해소시키고 공론화 해야 할지 의제를 설정해야 한다. 이번 포럼은 앞으로 이러한 부분에서 방향성을 설정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챗 GPT 포럼 토론 “정부, 규제에 연연하지 말고 창의력 극대화 정책 세워야” 이어진 토론에서는 강진갑 원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오재호 연구위원, 박진호 연구교수, 김상헌 교수, 김태현 팀장이 참여해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인공지능 기술을 공급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활용성을 높일까. -김상헌 교수 : 지금의 교육 시스템을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대 사회에선 특정분야의 전문가를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지금의 교육은 최고의 전문가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가 아닌, 전문가 대량 생산을 위한 편의적인 시스템이다. ▲중앙·지방 정부에 제안할 챗 GPT 대응 방안은. -오재호 연구위원 : 기술발전을 보면 인간이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는 가운데 혁신과 발전이 이뤄졌다. 그 중 정부의 역할을 늘 규제였다. 지금은 지킬 수 있는 것과 지킬 수 없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 텍스트 지식의 소유권은 더 불분명해져 공동자원이 될 시대가 올 것이다. 규제에 연연하지 말고 지킬 수 없는 것은 창의력을 극대화 하는 정책을 세우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박진호 연구교수 : 챗GPT가 등장하면서 지난 3년 동안 호황을 누렸던 메타버스 얘기가 쏙 들어갔다. 정책으 늘 등떠밀기식으로 진행되는 듯하다. 챗 GPT가 등장한 지금부터 중요하다. 챗 GPT와 같은 똑같은 원천 기술을 잠시 보유하고 이걸 통해 K팝이나 K콘텐츠, 한류의 무엇을 더 보호한다던지,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잘 알고 우리가 할 수 있으면서 더 잘해서 정상에 갈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김상헌 교수 : 정부에서 제일 먼저 대응해줄 부분은 인공지능의 훈련을 위해선 신뢰성 높은 정보가 잘 읽힐 수 있도록 대응을 하는 거다. 이미 웹사이트에 올라온 예전 공문서의 아래한글, 그 중 박스가 쳐진 부분은 데이터가 읽히기 어렵다.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게 가장 급하다.

대문명 전환 예고 ‘챗GPT’ 기대 반 우려 반 [인공지능 챗GPT 포럼]

‘조력자인가, 파괴자인가’. 최근 챗GPT 등 인공지능(AI)을 둘러싼 담론은 우려와 기대로 나뉜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도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민간 기업 등에서는 앞다퉈 열풍에 대응하고 있다.  경기도는 행정1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경기GPT TF’를 구성하고 발달장애인 15명을 대상으로 ‘GPT 도민창작단’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공공행정 분야뿐만 아니라 민간과 문화예술계 등 모든 분야에서 챗 GPT를 둘러싼 논의가 연일 이어지고 기사가 쏟아진다. 챗 GPT는 과연 무엇이며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경기일보는 ‘대문명의 전환’이 예고된 챗 GPT 시대를 진단하고 전망을 하고자 (사)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과 공동 주최로 20일 오전 9시 4층 대회의실에서 ‘인공지능 챗 GPT’ 포럼을 열었다. ‘인공지능 챗-GPT 조력자인가? 파괴자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 챗 GPT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독자에게 알리고 이를 다양한 시각에서 진단하고 미래를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인공지능을 둘러싼 다양한 담론을 펼치고자 문화콘텐츠학자와 인문학자, 역사학자 등 전문가의 폭을 넓혔다. 전문가들은 챗 GPT 등 인공지능 시대를 둘러싼 현재의 우려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AI시대를 당당하게 맞이하기 위해선 기존의 틀을 바꾸는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원장은 “인공지능 혁명이 새로운 문명, 사회로 들어가는 초입부라고 한다면 그 이후 시대는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당당하게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 나가면서 기존 생각의 틀은 과감하게 바꾸는 대전환이 일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4-④ 뜻밖의 만남 ‘돈키호테 박물관

엊그제 가까운 후배로부터 보이스톡 전화가 왔다. 멕시코 여행 중이라고 하자, 그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돈키호테”라고 했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일까, 우연의 일치일까, 피필라 전망대로 가는 길에 예기치 않게 돈키호테와 산초가 말을 타고 있는 커다란 청동상을 만난다. 번뜩 에스파냐에 있어야 할 돈키호테와 산초 동상이 왜 이곳에 있을까 생각한다. 돈키호테 박물관(Quijote Iconographic Museo)은 1987년 수집가 에우랄리오 페러 로드리게스가 재치가 넘치는 돈키호테(Don Quijote de la Mancha)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과나후아토 구시가지 중심에 테마 공원처럼 세운 곳이다. 박물관에는 돈키호테와 연관된 유화, 아크릴 판화, 소묘, 청동 조각, 동전, 태피스트리, 수공예품, 도자기 등 800점이 넘는 방대한 수집품이 있고, 작품의 중심 주제는 고독한 돈키호테의 모습으로 혼자나 산초와 함께 등장한다. 전시된 작품에 대한 정보와 함께 상설 전시회장에는 당시 문화적 전통을 보여주는 16개의 전시실과 안뜰 정원에 다양한 조각상이 배치돼 있다. ‘슬픈 표정의 기사(Chevalier de la Triste Figura)’ 돈키호테는 다소 비현실적인 캐릭터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세르반데스는 그를 통해 인간의 근본적인 이성의 하나인 친절을 통해 순수 예술의 다양성뿐 아니라 모험 이야기로 소설의 완성도를 높인 고전 명작을 만들어냈다. 돈키호테와 산초 동상을 뒤로 하고 산길을 오른다. 가파른 언덕길을 30여 분 걸어 오르자 역사 지구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피필라 전망대에 도착한다. 박태수 수필가

多양한 문화공간 품고…시민과 ‘예술 동행’ [동행공간, 문화도시 수원이 보인다]

‘서로를 살피고 문제에 맞서는 문화도시 수원.’ 수원특례시는 2021년 12월 제3차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는 문화도시 프로젝트의 첫 해에 이어 올해도 협력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여러 시도와 도전을 이어나갔다. 문화도시 수원에는 다시 불러낸 조선 후기 개혁군주 정조의 사상과 비전들이 맴돈다. 백성을 위했던 정조의 ‘위민도시’ 사상, 직면한 현실에서 진리를 찾는 ‘실사구시’의 마음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공간에 녹아드는 과정에서 문화도시의 정체성이 엿보인다. 문화도시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은 도시를 움직이는 기본 원리인 ‘시민’과 ‘공간’에서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재단 관계자와 시민들이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는 일에 팔을 걷어붙였다.   ■ 동행공간에 가면 문화도시 수원이 보인다 지난해 문화도시 동행공간은 2021년에 이어 한 번 더 손을 맞잡은 22곳, 모집공고를 거쳐 새롭게 합류한 36곳이 모여 총 58개소가 운영됐다. 올해도 동행공간은 시민들과 함께한다. 동행공간을 찾아나서기로 마음먹었다면, 실행에 옮기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카페, 독립서점, 공방 등 일상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동행공간이다. 동행공간은 공간별 개성에 맞게 지역 사람들과 함께하는 방법을 찾는다. 제로웨이스트, 마을활동, 공공예술, 로컬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활동을 하고 있어 그 공간에 가면 수원이 왜 문화도시인지 알 수 있다. 수원 시내 곳곳에선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곧 문화 활동이자 문화생활이 되는 순환 구조가 생겨난다. 문화도시센터는 공간 운영자들의 역량을 키우고 네트워크 조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인문도시주간과 동행공간 주간을 기획하는 등 다채로운 연계 프로그램도 지원된다. ■ 공간이 품은 가치를 시민과 연결…사업 간 시너지 촉진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는 도시 곳곳을 수놓는 자원을 연결하고자 한다. 시내 곳곳에 퍼진 거점 공간, 공간을 오가면서 흥미와 욕구를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이어가는 사람들이 재단과 뜻을 모은다. 교류의 무대를 넓히는 과정 속에서 수원만의 고유한 브랜드가 피어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사람들을 지탱하고 있다. 문화도시 수원은 시민가치·마을가치·지역가치·생태가치를 각각 담아내는 문화예술사업에 집중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개별 사업의 고유성을 연결해 시너지를 만드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수원은 학교’는 지역의 문화예술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문화예술교육에 중점을 둔다. 동행공간 운영자가 공간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수원은 학교’에 참여한다면 전문 지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얻는다. ‘수원은 실험실’의 경우 R&D를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인데, 동행공간 중에서 이슈 발굴과 문제 해결에 관심있는 곳이 참여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동행공간은 로컬콘텐츠 창제작, 인문도시주간, 수원공공예술 등 여러 사업 간의 다리가 돼 주면서 다양한 시민들의 교류를 촉진한다. 최용진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은 “결국 동행공간을 오가는 이들끼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시민들이 서로 다른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데에서 시작된다”면서 “문화도시센터만 있다고 해서 절대 문화도시 수원을 만들 수 없다. 시민들이 함께 구축해가는 것이기에 센터는 이들을 잘 연결하고, 지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최용진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 Q. 문화도시 사업에서 ‘동행공간’의 역할이 무엇인가.  A. “공간은 네트워크를 만든다.” ‘동행공간’ 사업을 시작하면서 떠올렸던 말이다. 동행공간은 문화도시 수원의 네트워크를 만든다. 사람이 계속 모이고 관계를 맺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거점이 되는 공간이다. 공간이 있어야 관계가 계속된다. 동행공간은 문화도시 수원에서 하는 다양한 사업이 실행되는 곳이다. 운영자의 개성이 담긴 기획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한 달 이상의 긴 호흡을 갖춘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만남을 지속한다. 인문클럽 회원들이 모이고, 공연 행사가 열리며, 로컬 콘텐츠를 전시하거나 촬영하는 곳들을 떠올려 보면 이들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자연스레 문화도시 수원의 존재감을 시내 곳곳으로 퍼뜨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Q. ‘동행공간’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작업에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A. 동행공간으로 지정된 공간들은 이미 지역 안에서 일상 속 문화예술활동을 계속해왔다. 그렇기에 기존의 색채에 더해 동행공간으로서 입힐 수 있는 컬러에 관해 치열한 고민들이 이어진다. 과연 동행공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정체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사람들이 모여서 많은 논의를 한다. 문화예술계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동행공간 운영을 컨설팅하면서 사업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매달 2회 동행공간 운영자들의 모임을 마련해왔다. 1~2월에 모였던 ‘슬기로운 겨울나기’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올해의 구상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그러다 단순 친목 모임을 넘어 협업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동참하기도 한다. 그렇게 이어진 3~4월 모임 ‘봄동(봄타는 동행공간) 캐기’에서는 서로의 공간을 방문하며 각자 꾸려가는 콘텐츠를 공유하는 등 서로 연결을 도모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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