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삶을 그리고 꽃을 피우다…노송갤러리 '김양무 개인전'

올해 구순이 된 김양무 할머니가 생애 첫 전시회를 열었다. 이달 31일까지 장안구민회관 1층에 위치한 노송갤러리에서 열리는 김양무 할머니의 ‘90세, 삶을 그리다’에선 8절 남짓한 스케치북에 담아낸 할머니의 세상을 만날 수 있다. 광교산 자락에 살며 1남6녀를 길러낸 할머니는 장성한 자식들이 하나 둘 떠나고 뒤돌아보니 남은 건 노구와 시간 뿐이었다. 자식들이 걸어 온 안부 전화에 할 수 있는 답이라곤 “누워있다, TV보고 있다” 뿐인 삶이었다. 김양무 할머니의 넷째 딸 이정현씨는 “엄마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무료할지, 기력이 더 쇠하는 건 아닌지 염려되는 마음에 어르신들에게 좋다는 색칠공부 책 몇 권을 사다 드렸다”며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어머니가 다양하고 감각적인 색감으로 색칠공부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런 엄마를 열심히 칭찬했다. 엄마가 어린 자식을 칭찬과 격려로 길러냈듯이, 늙어버린 엄마에게 긍정적인 언어로 힘과 용기를 주고 싶었다. 자녀들은 어머니에게 스케치북에 자신이 바라 본 세상을 자유롭게 그리도록 권했다. 그 안에는 여러 이야기가 담겼다. 집근처 나무, 그 아래 옹기종기 모여 사는 개미들의 일상과 수년 전 세상을 떠난 남편의 뒷모습, 평소 좋아하는 피자를 손주들과 나눠 먹던 시간,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나무 등 할머니가 보고, 생각하고, 좋았던 모든 순간을 표현해냈다. 김양무 할머니는 “내가 본 것, 아는 것이 별로 없어서 이런 걸 그려도 되나 싶었지만 그릴수록 재미있고 여러 생각들이 떠올랐다”며 “똑같은 색연필로 색칠을 해도 오늘 시작한 것은 그날 끝내야 색이 일정하기 때문에 되도록 하루를 넘기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서툴지만 소중한 그림들이 한 두 장 쌓여갈때쯤 넷째 이씨는 노송갤러리 연중 대관 신청을 위해 구순 어머니가 그림을 그리게 된 이야기를 적어냈다. 장안구의 ‘1인 1작품 걸기’, ‘1가구 1그림' 캠페인 취지에 부합해 일주일 남짓 대관의 기회를 얻었다. 김 할머니는 “나한테 말도 없이 전시회를 하겠다고 약속부터 잡아놓은 딸들이 야속했다”면서도 "창피당하지 않으려고 다양하고 많은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자녀들도 “처음 대관 소식을 말씀드렸을 땐 무척 당황해 하셨지만 전시회를 한다는 책임감이 어머니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음력 12월12일이 생일인 김 할머니는 전시회 기간 중인 1월30일 구순을 맞았다. 김 할머니는 “나같은 늙은이가 이런 전시회를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잘봤다고 말해줘 참 고맙다”고 전했다.

경기아트센터, 창작 연극 '만선' 통해 가족 연대 재조명

경기아트센터는 국내 대표 창작극인 연극 ‘만선’을 오는 2월2~3일 양일간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2011년 제32회 서울연극에서 우수상·연출상·연기상·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연출력을 공인받은 작품인 ‘만선’은 동해 위 작은 통통배에서 이어가는 한 가족의 삶을 통해 가족 관계와 연대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미장일 사고로 다리를 잃은 뒤 술과 도박에 빠진 아버지, 신앙에 의지하는 어머니, 비리에 연루된 큰아들, 장애를 가진 딸, 정신이 온전치 않은 할아버지까지 상처와 결핍을 지닌 가족 구성원들은 서로를 밧줄로 묶은 채 바다 위를 떠돌게 된다. 극 중 ‘밧줄’은 이들을 옭아매는 족쇄이자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마지막 연결선으로 원망과 애증, 연대와 생존 사이를 오가는 인물들의 복합적 감정선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작품 제목인 ‘만선’은 단순한 가족극의 의미를 넘어 사회 안전망 바깥에 놓인 이들의 현실을 환기하며 고단한 삶 속에서도 희망의 그물을 놓지 않으려는 인간의 생존 본능과 연대의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특히 빈곤, 장애, 중독, 가족 해체 등 우리 사회가 외면해 온 문제들을 정면으로 응시하지만 김원 작가 특유의 블랙코미디적 감각이 더해져 비극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인물들을 통해 씁쓸한 여운과 공감을 느끼게 한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만선’은 서로를 붙드는 동시에 얽매는 가족 관계를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작품”이라며 “서민 가족의 현실과 연대의 의미를 블랙코미디적 감각으로 담아낸 무대에 많은 기대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혜정

노래·춤·재담이 어우러진 흥겨운 마당극, '온달아 평강아'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설화가 마당극 형식으로 재해석 돼 무대에 오른다. 경기아트센터(사장 김상회)는 기획공연 ‘온달아 평강아’를 31일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전통 마당극의 흥과 현대적 코미디 감각을 결합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로, 오후 2시와 6시 하루 두 차례 공연된다. ‘온달아 평강아’는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사랑과 신뢰, 관계의 성장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관객과 호흡하는 마당극 특유의 형식 위에 노래와 춤, 재담이 어우러지며 무대 위 인물들은 고전 설화 속 이야기를 현대의 감각으로 재현한다. 익숙한 서사 구조 속에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하며 세대 간 공감의 지점을 넓힌다. 이번 공연에는 황기순, 김종하, 임종국, 이정용 등 개그맨과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해 탄탄한 연기력과 즉흥적인 에너지로 무대를 이끈다. 배우들은 마당극 특유의 개방적인 공간 구성 속에서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공연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해학과 풍자를 바탕으로 한 연기는 극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온달아 평강아’는 전통 마당극의 흥과 에너지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가족 단위 관객은 물론 다양한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며 “설 연휴를 앞두고 관객들에게 웃음과 활력을 전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어떤 이야기를 믿으시겠어요?"…'라이프 오브 파이' [공연리뷰]

소설과 영화로 대중적, 예술적 성취를 이뤄낸 ‘라이프 오브 파이’가 무대 예술로 한국 관객을 만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이 공연은 탄탄한 원작과 배우들의 열연, 퍼펫의 생생한 동물 표현 등이 더해져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도 출신 소년 파이는 동물원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살며 사랑과 종교, 세상의 이야기를 열렬히 탐구한다. 정세의 불안함과 동물원 경영난이 겹치자 부모는 캐나다 이주를 결심하고 파이 가족들은 처분하지 못한 동물 몇 마리와 함께 화물선에 몸을 싣는다. 풍랑을 만난 배는 힘 없이 좌초되고 바다는 가족들을 집어 삼킨다. 겨우 생명을 건진 파이는 극적으로 구명 보트에 오르지만 놀랍게도 그곳엔 다리 다친 얼룩말, 파이와 친구처럼 교감하던 오랑우탄, 이들을 노리는 굶주린 하이에나가 서로를 견주고 있다. 이번 공연의 핵심 요소는 무대 위에서 동물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퍼펫티어(Puppeteer, 인형 조종가)는 동물마다 1~3명씩 달라 붙어 움직임과 호흡을 표현했다. 단순히 동물의 형태를 흉내내는 것을 넘어 상황에 따른 숨결의 변화, 의지와는 무관한 근육의 움직임을 나타내며 무대를 뛰어다니고 상대를 위협한다. 생명이 끊어지는 순간의 미세한 떨림까지 퍼펫티어의 열연은 퍼펫을 살아있는 존재로 만들어냈다. 퍼펫티어의 존재감은 자신을 위협하던 하이에나를 배에서 내몰고 “이젠 됐다”고 느낀 순간 더 큰 위협으로 등장하는 뱅골호랑이 ‘리처드 파커’의 맹수성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상대를 위협하기 위해 최대한 몸을 부풀린 호랑이의 등장에 파이는 공포와 죽음을 맞닥뜨리지만 이내 “동물원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은 인간”이라던 아버지의 말을 떠올리며 더 큰 기세로 위기를 모면한다. 열여섯살의 파이 역할을 맡은 배우 박정민은 극 초반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장난기 가득한 모습에서 구명보트에서 생명을 떠나보내고 지켜내며 겪는 혼란스러움과 강인함을 몰입감 있게 연기했다. 망망대해에서 227일을 표류하던 보트가 마침내 육지에 다다랐을 때 뱅골호랑이 ‘리처드 파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파이를 떠난다. 화물선 침몰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로서 자신이 겪은 일을 선박회사 조사관에게 들려주지만 조사관은 ‘비현실적’이라며 믿지 않는다. 이내 파이는 조사관이 듣고 싶어하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현실적이기에 비현실적인 이 이야기도 믿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두 가지 버전의 이야기 중 어떤 쪽을 믿느냐는 관객의 몫이다. 아니 어떤 이야기도 상관 없다. 227일간 바다 위에서 버티다 살아 돌아온 파이의 존재만이 있을 뿐이다. 서울 GS아트센터에서 진행하는 ‘라이프 오브 파이’는 3월2일까지 공연된다. 이후 3월7일부터 15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이어진다.

수원시립미술관 2026년 전시공개, ‘성찰·돌봄·공존’ 속 패트리샤 피치니니부터 이영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이 2026년 전시 운영 방향을 ‘성찰과 돌봄, 공존’으로 설정하고 시민의 삶과 맞닿은 공공미술관의 역할을 강화한다. 호주 대표 작가 패트리샤 피치니니의 국내 미술관 첫 개인전부터 근대 채색화 거장 이영일의 수원 시기 미공개 작업 최초 공개 등 동시대 미술을 아우르면서 동시에 지역성을 살리는 다채로운 전시가 기대를 모은다. 특히 시민에게 포용적 예술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존의 여성주의·지역성·국제적 시선을 성찰과 돌봄, 공존의 시선과 공유하며 ▲소장품 상설전 ▲주제 기획전 ▲국제 기획전 ▲근현대미술 작가전 ▲동시대미술 프로젝트 등 총 5개의 전시로 짜임새 있게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 ‘흑백’ 다룬 소장품 상설전 포문…의복에서 정체성 엿본 주제 기획전 연중 첫 전시인 소장품 상설전 ‘블랑 블랙 파노라마’는 다음 달 12일부터 내년 3월1일까지 1전시실에서 관람객과 만난다. 이배, 이수경, 이순종, 최병소 등 18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 조각, 사진, 공예 등 다양한 매체의 소장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반복과 중첩, 필사, 음양적 요소 등 조형 언어를 중심으로 작품을 재구성했으며, ‘블랑(백)’과 ‘블랙(흑)’을 대립 구도가 아닌 동일한 어원적 기원을 공유하는 관계로 바라본다.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선 감각적 경험을 제안하는 구성이다. 3월19일부터 6월28일까지 주제 기획전 ‘입는 존재’가 2·3·4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의복이라는 일상 소재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과 기억, 사회적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살펴본다. 잉카 쇼니바레, 앤디 워홀, 제임스 로젠퀴스트, 이형구, 박영숙 등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해 사진, 설치, 조각, 영상 등 매체를 통해 옷을 입고 벗는 행위가 신체에 각인되는 감각을 조명하며 사회 규범과 시선의 문제를 드러낸다. 이는 신체와 삶의 조건을 다시 사유하도록 유도한다. ■ 호주 대표 작가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지역성 담은 한국 근현대미술 발자취까지 하반기에는 공존의 의미를 확장하는 국제 기획전 ‘패트리샤 피치니니: 낯설지만 따뜻한’(가제)이 관람객을 맞는다. 수원시립미술관이 격년으로 개최하는 대규모 국제 기획전은 7월21일부터 11월1일까지 열리며 호주를 대표하는 동시대 작가 패트리샤 피치니니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조각, 회화, 사진, 영상, 드로잉 등 작품에서 인간과 비인간 존재가 맺는 관계를 통해 차이와 낯섦을 배제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조건으로 바라보는 ‘함께 살아가는 세계’의 시선을 제시한다. 연말에는 근현대미술 작가전 ‘이영일: 수원의 시간’(가제)이 11월24일부터 내년 3월7일까지 열린다. 근대 한국 화단에서 채색화의 대가로 불리는 이영일의 회화, 자수, 병풍 관련 자료 등 약 20여 점이 전시되며, 특히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수원 시기 작업과 자료가 처음으로 소개된다. 작가의 삶과 작업이 지역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조명하며 지역성과 근현대미술사의 관계를 함께 따라간다.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인 동시대미술 프로젝트 ‘얍-프로젝트(YAB-Project)’도 지속된다. Young Artist Bridge의 약자인 이 프로젝트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들과 함께 주제를 발전시키고 연구·실험 과정을 거쳐 결과전을 선보이는 방식이다. 2026년 결과전은 11월24일부터 2027년 3월7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참여 작가 공모는 오는 4월 미술관 누리집 등을 통해 공고한다. 남기민 수원시립미술관장은 “2026년 전시는 공감과 포용의 가치를 더욱 깊이 있게 다루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지역민의 삶 속에 스며들면서도 세계적 미술 담론에 응답하는 공공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마루 바닥에 앉아 느끼는 음악의 진동, 코 앞에서 즐기는 음악의 감동

‘더하우스콘서트’가 2월 세 차례 공연을 통해 청중을 만난다. 2002년 연희동의 한 가정집에서 시작한 더하우스콘서트는 손만 뻗으면 닿을 공간에서 무대와 객석의 차이를 최대한 좁히고, 바닥에 앉은 관객이 음악의 진동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연주를 지향한다.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진행되는 더하우스콘서트에서는 일주일에 1회, 한달에 3~4회 국내 다양한 연주자들의 무대를 코 앞에서 만날 수 있다. 2월의 첫 공연은 2일 저녁 8시 피아니스트 박하영이 꾸민다. 12개의 짧은 소품으로 구성된 슈만의 ‘어린이 정경’, 쇼팽의 ‘24개의 프렐류드 전곡’을 한 호흡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성인이 돼 유년을 돌아본 슈만의 시선과 24개의 짧은 곡에 담긴 쇼팽의 다채로운 감정을 박하영의 해석으로 들을 수 있다. 10일에는 크로매틱 하모니카 연주자 김여레와 기타리스트 앙투안 보이어가 무대에 오른다. 각자의 음악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활동해 온 두 연주자는 무대 위에서 듀오로, 일상에서는 부부로 호흡을 이어가고 있다. 앙투안 보이어의 ‘아라베스크’, ‘왈츠 포 안젤로’, 스티비원더의 ‘오버조이’ 등을 기타 솔로로 연주하고, 폴메카트니의 ‘블랙버드’, 위베르 지로의 ‘파리의 하늘 아래’ 등을 듀오로 연주한다. 2월의 마지막 더하우스콘서트에서는 작곡가 최진석의 음악 세계를 한 자리에서 마주한다. 박신혜·김유경(바이올린), 변정인(비올라), 윤석우(첼로), 유이삭(더블베이스), 강원석(클라리넷), 김은혜·한문경(퍼커션), 이은지(피아노) 등 9명의 연주자가 다양한 편성으로 최진석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곡가 최진석은 상명대와 연세대에서 작곡으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영국 맨체스터대학교에서 작곡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4회 바젤 작곡콩쿠르 3위, 제39회 중앙음악콩쿠르 1위에 입상하며 국내외 작곡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2024년 제43회 대한민국작곡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바젤심포니오케스트라(스위스) 등 국내외 최정상급 단체에 의해 연주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김유경(바이올린)과 이은지가 ‘Duo II’, 윤석우의 첼로 솔로로 ‘Space’, ‘두 대의 마림바를 위한 Lines of light’을 한문경과 김은혜가, 더블베이스 솔로곡 ‘Double Fantasy II’를 유이삭이, 클라리넷 솔로곡 ‘Capriccio’를 강석원이 연주한다.

수원시립예술단, 신년음악회 ‘위풍당당! 2026!’… 클래식·뮤지컬·대중음악 ‘다채로운 무대’

수원시립예술단은 오는 29일 7시30분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를 맞아 수원특례시 신년음악회 ‘위풍당당! 2026!’를 선보인다. 클래식, 국악, 뮤지컬, 대중음악, 발레의 여러 장르가 하나의 무대에서 펼쳐지며 새해를 맞이한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장르와 세대를 아우르는 구성으로 수원의 문화적 역량과 예술적 비전을 보여주는 무대로 펼쳐진다. 수원시립합창단의 김보미 예술감독이 지휘를 맡아 수원시립합창단과 수원시립교향악단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소리꾼 이봉근, 뮤지컬 배우 정선아·민우혁, 쇼콰이어그룹 ‘하모나이즈’가 함께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무대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이 문을 연다. 경쾌하고 화려한 선율로 잘 알려진 작품으로 수원시향의 풍성한 사운드에 수원시티발레단의 협연이 더해지며 공연의 분위기를 단숨에 고조시킬 예정이다. 이어 오랜 사랑을 받는 오페라 아리아 ‘메리 위도우’의 ‘입술은 침묵하고’(Lippen schweigen)과 ‘카르멘’의 ‘투우사의 노래’(Chanson du Toréador)로 우아함과 극적인 에너지를 동시에 전하며 관객들에게 클래식 무대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소리꾼 이봉근은 합창단과 함께하는 콜라보 무대로 두 개의 곡을 선보인다. 김영랑 시인의 시에서 탄생한 우효원 작곡가의 창장곡 ‘북’에 이어, 신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인 춘향가의 대목 ‘사랑가’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곡가 지혜정 버전으로 다루며 관객에게 이색적인 경험을 선물할 예정이다. 또한 한강수타령, 아리랑, 경복궁 타령 등 세 곡으로 구성돼 한국 전통 민요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 ‘한국민요축전’(김기영 편곡)이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펼쳐진다. 스페셜 무대에선 뮤지컬 배우 민우혁과 정선아, 하모나이즈의 연합무대가 폭발적인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으로 드라마와 같은 감동의 특별함을 선보인다. 공연의 후반부에는 합창단과 수원시향이 함께하는 팝과 가요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영화 ‘어바웃 타임’에 나오는 ‘일 몬도’(Il Mondo)와 퀸의 명곡 ‘Somebody to Love’, ‘Don’t Stop Me Now’가 펼쳐진다. 대미는 가수 지오디(god)의 ‘촛불하나’가 장식하며 대중에게 친숙한 멜로디에 웅장한 합창과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신년 축제의 분위기를 완성한다. 티켓 가격은 R석 2만원 S석 1만원이며 초등학생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다. 수원시립합창단 사무국과 누리집에서 예매할 수 있다.

'곰'과 '상어'에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한 작가들…갤러리티 초대전

문경, 미타, 박유나, 하고미 작가의 초대전이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 해외 명품관 내 갤러리티 신관에서 열리고 있다. 갤러리티는 롯데백화점 내 입점한 갤러리로 젊고 유망한 작가들의 작품을 엄선해 선보인다. 동탄점에서는 본관과 신관 두 곳에 갤러리티 전시장이 마련돼 있으며, 신관은 103평 규모로 총 6개의 섹션으로 나눠 구성하고 있다. 동탄점 신관 갤러리티에서 전시장에 들어서면 입구에서 문경 작가 ‘동화 정원’ 작품을 만날 수 있다. 3월26일까지 열리는 ‘동화 정원’은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자연의 생명력과 일상 속 감정의 흔적을 동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회화 작품이 주를 이룬다. 문경 작가의 작품엔 자연이 지닌 싱그러움과 밝은 에너지가 가득했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의 기척, 따스한 햇살이 전하는 온기, 길가에 피어난 야생화와 숲의 풍경이 작가의 화면 속에서 하나의 서정적인 장면으로 재구성 된다. 구름 위를 걷는 사자, 숲길을 거니는 동물들, 한가로운 자연 속 인물 등 작품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명확한 서사를 설명하기 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저마다의 기억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킨다. 문경 작가 작품에서 왼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상어를 모티브로 한 강렬한 그림들이 눈길을 끈다. 이달 19일까지 진행되는 미타 작가의 ‘내 곁에 상어: Beside Me'는 공포와 위협의 상징으로 소비된 ‘상어’를 유쾌하고 따뜻한 캐릭터로 재해석하고 있다. 작가 특유의 밝은 색채과 선명한 유머 감각은 상어를 자연스럽게 친근한 존재로 탈바꿈시켰다. 이번 전시에는 ‘상어섬’, ‘스무 마리 상어’, ‘상어떼’, ‘우린 모두 고개를 내밀고 있지’ 등 다양한 신작과 주요 작품이 출품됐다. 작품들은 바다 위를 유영하거나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상어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화면 전반에 작가가 확장해온 상어의 감정·개성·일상성이 다채롭게 드러난다. 이달 9일까지 열리는 하고미 작가의 ‘각자의 균형을 찾아서’는 ‘곰’을 주요 모티프로 하고 있다. 곰의 형상에 현대인의 내면을 담아낸 자화상으로 선과 색의 층을 통해 감정의 여정을 나타내고 있다. 작가의 작업은 일상 속 사물과 장난감 같은 익숙한 형태를 재조합하고 확장했으며, 불안정한 내면을 드러내기 위해 명암과 선적 요소를 결합했다. 작가는 우연히 마신 곰돌이 모양의 음료 병에서 ‘곰돌이 병 캐릭터’의 힌트를 얻었다. 겉은 귀엽고 익숙하지만 음료를 마신 뒤 비워진 남은 병의 공허함이 현대인의 마음과 닮아 있음을 느꼈다. 작가는 그 형상에 자신과 동시대인의 감정 구조를 투영해 머리 위에 생각을 얹은 ‘곰’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작가는 반복되는 일상의 작은 행위들이 불안을 억누르기보다 전환하고 사유하는 시간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전시장을 한바퀴 돌아 다시 나오는 길목에 마련된 박유나 작가의 ‘Dream on’은 ‘소녀’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기억과 감정의 인상이 겹겹이 쌓여 형성되는 사랑스러움의 다양한 모습을 회화 작품으로 풀어냈다. 작품 속 소녀들은 특정한 인물의 재현이 아닌 기억과 감정의 흔적이 모여 형상을 이룬 존재다. 꿈속 장면처럼 흐릿하면서도 또렷한 표정을 지닌 소녀들은 관람자 각자의 기억과 감정으로 확장돼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주로 유화를 사용하는 박 작가는 천천히 마르는 유화의 특성을 활용해 색을 겹겹이 쌓아 올렸으며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색감과 미묘한 톤의 변화는 작품에 부드러우면서도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부여한다. 박 작가의 전시는 3월23일까지 진행된다.

부천기후에너지포럼, 27일 ‘봄이 오는 신년음악회’ 개최

부천기후에너지포럼이 27일 오후 5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5층 대강당에서 ‘봄이오는 신년음악회’를 연다. 23일 부천기후에너지포럼에 따르면 이번 음악회는 부천기후에너지포럼이 후원하고, 순천향부천병원 건강CEO 1기 원우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지역 민간이 주도하는 문화·나눔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준비위원장은 안병일 부천기후에너지포럼 대표가 맡았다. 행사에는 조용익 부천시장과 서영석·이건태 국회의원, 문종호 순천향대 부천병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약 550명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주최 측은 보고 있다. 행사는 오후 4시부터 순천향부천병원 지하 2층 교수식당에서 식사를 시작으로, 오후 5시부터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1부 식전 공연에서는 소소윤, 팔레스 모델라인, 라움뮤직, 소프라노 김현정이 무대를 꾸민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서교일 순천향재단 이사장과 문종호 병원장, 석현 순천향 건강CEO 원장, 조용익 시장 등이 축사를 전한다. 3부 ‘봄이오는 순천향’ 코너는 황수경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아, 가수 민경훈, 민해경, 이창진 밴드, 김정택 SBS 단장, 소프라노 헬렌킴이 무대에 오른다. 이번 음악회는 티켓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이 아닌, 부천기후에너지포럼과 순천향부천병원이 뜻을 모아 마련한 순수 자원 행사다. 기후에너지포럼 회원과 순천향 건강CEO 과정 원우, 병원 보직자, 시민들이 함께 관람한다. 안병일 대표는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이번 신년음악회가 부천·인천·시흥·광명 등 인근 지역 시민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며 “문화도시 부천에 걸맞은 민간 주도의 문화 행사를 앞으로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천기후에너지포럼은 지역 차원의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지난해 9월 출범한 민간 협력기구로, 환경 재생과 태양광 등 기후·에너지 분야에 관심 있는 지역 중소기업 대표들이 참여해 정기적인 강연과 봉사·문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조각·회화, 장애 예술이 한 곳에…'설리번 선생님과 친구들-발달장애 청년 작가전' 등 개최

용인 도가헌미술관이 발달장애 청년 작가들의 그룹전과 중견 작가 2인의 회화·조각전을 동시에 선보인다. 미술관·도예공방·아트북 카페로 이뤄진 도가헌미술관은 ‘그림이 아름다운 집’이라는 뜻으로 매달 다양한 전시와 문화예술 행사가 열리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내달 20일까지 2전시장에서는 ‘설리번 선생님과 친구들-발달장애 청년 작가전’이 열린다. 발달장애 예술을 교육이나 치유의 결과물로 다루기보다 동시대 미술의 한 축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가르침’과 ‘배움’의 위계가 아닌 ‘동행’과 ‘공감’의 관계 속에서 예술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시각·청각·언어 장애를 갖고 있던 헬렌 켈러의 스승 앤 설리번이 언어 이전의 감각과 신뢰를 통해 헬렌 켈러와 소통했듯이 예술을 매개로 발달장애 청년 작가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대화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이번 전시는 김가영·김동건·고다진·문영빈·박규현·박형성·이준·정지원·정성준·한송이 등 발달장애 청년작가 10명의 작품으로 꾸며지며 이들의 작업은 설명되거나 교정돼야 할 대상이 아닌 감각과 경험, 사유가 축적된 완결된 표현으로 존재한다. 같은 기간 1전시장에서는 박숙·주동진 작가의 2인전 ‘그럼에도 살며, 사랑하며’가 진행된다. 박숙 작가의 회화와 주동진 작가의 조각이 어우러진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두 작가가 갖는 인간 관계, 존재의 무게, 삶과 죽음, 권력과 욕망 같은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주동진 작가 작품의 주된 모티브는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인간의 가치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한다. ‘존재의 무게’는 작품 속 바늘이 없는 저울을 통해 인간의 가치를 저울질해 수치화할 수 없다는 의미를 표현했으며 ‘무제-작은의자’의 의자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이번 두 전시는 표현 방식과 주제는 다르지만, 존재를 동등하게 바라보려는 시선이라는 공통의 질문 위에 놓여 있다. 도가헌미술관은 이를 통해 장애와 비장애, 청년과 중견, 교육과 예술의 경계를 넘어선 동시대 미술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시는 내달 20일까지 도가헌미술관 1·2관에서 동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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