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카자흐스탄 3개국 예술인 공동제작 연극 ‘파리의 두 여인’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나혜석은 굴곡진 삶의 대명사이기도, 시대를 앞서가며 자신의 인생을 개척한 선구자로 조명되기도 한다. 그가 끝없이 재조명되는 이유는 나혜석이 살아온 삶의 방식과 고민이 지금의 시대에 남다른 의미를 남기기 때문일 것이다. 극단 ‘피악’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오는 25~29일 서울 중구의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나혜석을 주인공으로 한 연극 ‘파리의 두 여인’을 선보인다. 작품은 극단이 3년간의 준비 끝에 한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3개국이 참여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실현한 것으로 ‘2025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주체’ 지원작으로 선정됐다. ‘파리의 두 여인’은 일제강점기를 지나던 여인 나혜석이 러시아의 귀족사회 몰락을 상징하는 안톤 체호프의 고전 문학 ‘벚꽃동산’의 라넵스카야와 만난다는 실존과 허구의 상상을 발휘한다. 1930~40년대 격동의 시대를 지나는 두 여인과 주변의 이야기는 민족의 정체성을 만드는 것, 진정한 역사의 주체는 ‘권력자’가 아닌 평범하지만 서로의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따뜻한 사람들의 ‘연대’라고 이야기한다. 무대는 1940년대 어느 6월 파리의 한 정원에서 시작한다.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 벤치에 앉은 두 여인이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언어도, 역사도, 민족도 다르지만 이들의 과거는 묘하게 얽혀 있다. 두 여인의 자손은 하나의 가족이 됐고, 그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 잊혀진 역사와 이름들이 되살아난다. 파리, 러시아, 연해주, 카자흐스탄 등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들의 이야기엔 연해주 한인 공동체와 그들의 독립운동이 있다. 라넵스카야의 딸 ‘아냐’는 연해주 한인들과 함께 민족의 독립을 도왔고, 열렬한 혁명가였던 ‘트로피모프’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두 사람은 스탈린 치하의 숙청과 강제 이주라는 비극에 휘말린다. 트로피모프는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아냐는 카자흐스탄으로 추방된다. 고통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또 다른 여인 나혜석의 잃어버린 아들 ‘내하’는 아냐와 카자흐스찬에서 운명처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이들은 또 다른 삶의 역사를 만들어간다. 연극은 강제이주와 이산(離散), 디아스포라의 역사, 억압과 고난의 시간 너머 연대와 희망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결국 분단과 추방, 고통과 연대를 넘어 유라시아를 하나로 잇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두 여인은 침묵 속에 일몰을 바라보며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예감한다. 연극은 윤동주와 이육사의 시(詩)를 한국인의 정체성을 문학적으로 도스토옙스킨·푸쉬킨·아우예조프·아바이 등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문학의 언어를 빌려 광복의 의미를 확장한다. 작품은 국제 공동제작 프로젝트로 광복의 의미를 인류 보편적인 가치 속에서 새롭게 고찰하는 기회를 전한다. 우리의 독립사는 연해주의 ‘디아스포라 한국인’과 이들을 도운 카자흐스탄 사람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서로의 아픔을 공유한 유라시아 세 국가는 21세기 무대로 관객과 만난다. 110년 세계적 명성을 가진 세계적인 국립극장 ‘스타니슬랍스키 엘렉트로 극장’과 100년 전통의 중앙아시아 허브인 ‘카자흐스탄 국립 뮤지컬 드라마 극장’의 배우 및 스탭, 오케스트라, 전통음악단 등 3개 나라의 예술인이 펼칠 무대는 관객에게 깊은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작품은 서울 초연 이후, 다음 달부터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투어 공연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폭넓은 레퍼토리, 교수들의 팀 플레이가 보여준 환상의 4일”…‘2025 평택 실내악 축제’ [공연리뷰]

우리는 대개 현대 예술에 관해 난해하고 심오하다는 편견을 갖는다. 미술관에 방문해 ‘점’ 하나 찍어 놓은 듯한 작품을 바라보며 “역시 현대미술은 난해해”하고 뒷걸음을 하기도 하고, 처음 들어보는 낯선 현대음악엔 오묘하고 기괴하다는 느낌까지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낯섦’이란 무조건 부정적이기만 감정은 아닐 테다. 예측할 수 없는 혹은 어떻게 해석할지 모르겠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예술은 일상에 신선한 긴장감을 주고 시야를 한 단계 넓게 만든다. 4일간 평택 남부문화예술회관에서 펼쳐진 ‘2025 평택 실내악 축제(PCMF)’는 클래식계의 새로운 실험이었다. 어쩌면 가장 고전적인 음악 장르로 꼽히는 클래식 악기가 트렌디한 현대의 작곡가들과 만나고, 18세기 베토벤부터 우리와 동시대 살아 숨 쉬는 21세기 작곡가들까지 다채롭게 아울렀다. 이를 내로라하는 정상급 연주자 4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지휘자 없이 음악의 대화로만 이뤄지는 실내악의 매력을 한껏 드러낸 이번 연주회는 한 마디로 ‘축제’였다. 공연은 지난 13~14일, 20~21일 총 4일간 펼쳐졌다. ‘열정의 서곡’이란 주제로 막을 올린 첫째 날은 ‘열정’이란 단어가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우리에겐 피아노 견습생의 교과서로 유명한 체르니(1791-1857)의 ‘협주곡 론도, 작품 149번’은 고전이 왜 고전인지를 알려줬다. 체르니는 피아노 연습곡 작곡가로 익숙하지만, 사실 그는 베토벤의 제자이자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자, 1천 곡에 육박하는 작품을 남긴 다작의 작곡가다. 오윤주(성신여대 음악대학 학장·코리아나 챔버 뮤직 소사이어티 단원)가 펼치는 피아노 연주는 건반의 연주가 시작되자 무대에서 한시도 눈을 못 떼게 했다. 마치 시냇물이 흘러가듯, 옥구슬이 쏟아지듯 유영하는 연주는 객석을 빠져들게 했다. 고전의 매력이, 클래식의 진가가 빛을 발하는 무대였다. 채재일(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이 선보인 클라리넷 연주는 ‘충격’이란 단어가 어울렸다. 이날 그는 피아노의 오윤주와 함께 바씨(1833-1871)의 ‘베르디 리골레토 주제에 의한 협주 환상곡’을 연주했는데 화려한 클라리넷 기술을 뽐낸 그의 애티튜드는 ‘피리 부는 사나이’와 같았다. 무대에 완전히 몰두하며 악기와 한 몸이 된 듯 온 열정을 다해 연주하는 채재일의 퍼포먼스는 과연 연주가가 지녀야 할 자세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그의 열정은 객석에 전해지며 관객은 한동안 브라보를 외쳤다. ‘풍요의 여정’이란 주제로 관객을 사로잡은 둘째 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국내 초연의 머스토넨의 곡이었다. ‘2025 평택 실내악 축제(PCMF)’ 예술감독을 맡은 김현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공연에 앞서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클래식 레퍼토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번 축제에서 매력적인 인물들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4일간의 공연에선 로시니, 베토벤, 모차르트 등 고전 작곡가뿐만 아니라 머스토넨(1967~), 페르트(1935~), 셰드린(1932~) 등 현시대의 작곡가와 피아졸라 등 현대의 작곡가들까지 아울렀다. 이 가운데 핀란드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머스토넨은 김현미 교수가 국내 관객에게 소개하고 싶은 의지가 드러난 인물이다. 이날 국내 초연된 머스토넨의 ‘9중주 제2번’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로 구성된 작품으로 18세기 대위법과 현대의 리듬이 어우러지며 치밀한 구조에서 각 악기가 에너지를 발산하는 곡이다. 특히 머스토넨이 이날 객석을 찾은 관객에게 영상을 통해 전한 인사는 깜짝선물과 같은 즐거움을 전했다. 머스토넨은 영상에서 “베토벤의 현악 4중주는 거대한 숲속을 산책하는 것처럼 들을 때마다 새로움을 발견했다”며 자신의 작품에선 “더블 베이스가 ‘한 끗’의 묘미를 더해 매혹적인 앙상블의 오케스트라를 완성해 줬다”고 설명했다. 4일간의 대축제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피날레 무대 구성 역시 유머가 묻어났다. 멘델스존의 현악 8중주는 무수한 클래식 공연에서 마지막 무대의 레퍼토리로 자리할 정도로 음악사에서 제일 유명한 8중주 작품이다. 김 교수는 마지막 작품으로 스벤센(1840-1911)의 ‘현악 8중주 가장조 작품 3’을 선보였다. 1840년생 노르웨이 오슬로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스벤센은 멘델스존이 설립한 라이프치히 음악원에서 그의 절친인 페르디난드 다비드에게 바이올린을, 라이네케에게 작곡을 배웠다. 해당 곡은 멘델스존의 위대한 유산을 이어받은 작품으로 연주 직후 학생으로는 유례없이 유럽 최고의 출판사에서 계약을 제안받기도 했다. 바이올린의 김현미 교수를 필두로 김덕우(중앙대 예술대학 교수) 등과 김상진(연세대 음대 교수) 등의 비올라, 첼로 등은 북유럽 최고 지휘자로 활약하기 전 ‘떡잎부터 남달랐던’ 스벤센의 밝고 생동감 넘치는 감성을 뿜어냈다. 이어진 앙코르 무대에선 멘델스존의 작품이 연주돼 축제의 기승전결을 장식하며 객석의 환호와 함께 의미 있던 장정을 마무리했다. ● 관련기사 : 최정상 음대교수들 모여 ‘틀’을 깨다… 김현미 ‘2025 평택 실내악 축제’ 예술감독 [문화인]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608580188

동네에서 떠나는 문화여행,.. 과천 문원동 박물관 탐방

과천시 문원동 주민센터는 지난 22일, 문원동 소재 ‘넬슨신 애니메이션·아트 박물관’에서 지역의 숨은 문화자원을 체험하는 ‘지역 문화자원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신계용 과천시장을 비롯해 문원동 부녀회, 체육회, 통장단, 주민자치위원회 대표 등 주민 30여 명이 함께했다. 탐방단은 이날 박물관 관장인 신능균 작가의 안내로 전시 공간을 차례로 둘러보며, 국내외 애니메이션 콘텐츠와 시사만평, 영상장비 등 문화예술 자산을 생생하게 접했다. 참가자들은 직접 체험을 통해 콘텐츠 제작의 역사와 기술 변화를 이해하고, 지역 안에 자리한 문화 공간의 가치를 재발견했다. 총 3개로 구성된 전시실 중, 제1전시실은 신능균 관장이 직접 제작한 시사만평, 애니메이션 스틸사진, 수제 인형 등을 통해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했다. 제2전시실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지의 애니메이션 포스터, 잡지, 소책자 등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제3전시실에서는 1960~90년대 영상기기와 필름카메라, 프로젝터 등이 전시되어 영상기술의 발전사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탐방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신계용 과천시장은 “지역의 문화자원이 단순한 관광 대상이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 속에서 함께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교육·소통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시민 누구나 생활 속에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과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원동 주민센터는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지역 문화자원과 연계한 체험·학습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문화센터 운영과 주민참여형 기획을 통해 ‘문화로 소통하는 마을 공동체’ 조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박재윤 문원동장은 “문원동은 이번 프로그램을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넬슨신 박물관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 문화자산을 꾸준히 소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탐방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유네스코 설립 80주년 기념…경기도무용단 ‘영원의 춤 유산의 빛’

경기아트센터 경기도무용단이 2025년 유네스코(UNESCO) 설립 80주년을 맞아 기획공연 ‘영원의 춤, 유산의 빛’을 오는 28일 오후 4시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부채춤과 한량무 등 대표적인 전통 춤을 통해 우리 전통춤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 대중과 소통하고,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의미를 더했다. ‘영원의 춤, 유산의 빛’은 지난해 토요상설공연 ‘문화유산을 춤추다’에 이은 문화유산 시리즈의 연장선이다. 부채춤, 한량무, 사랑가 등 전통 레퍼토리에 올해 처음 선보이는 창작무 ‘2025 WIND’까지 스펙트럼을 폭넓게 했다. ‘2025 WIND’는 2025년 경기도민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하는 춤으로 팔풍(八風)의 바람으로 좋은 기운이 일어나기를 기원하고자 전통적인 사물소리에 판을 연다. 부채를 사용해 현대적인 몸짓으로 자유로운 몸의 파동(波動)을 표현하는 점이 특징이다. 공연은 한국무용의 상징적 소품인 부채(煽)를 중심으로, 전통춤의 아름다움과 현대적 감각의 융합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전통춤의 세계화와 원형 보존, 전통 예술에 대한 자긍심 고취를 목표로 해 지속 가능한 무용예술 발전에도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다. 김경숙 경기도무용단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은 유네스코 설립 80주년을 맞아, 우리 전통춤이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무대를 통해 관객 여러분이 문화유산의 소중함과 무용예술의 미래 가능성을 함께 느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연은 60분간 이며지며 취학 아동 이상 관람 가능하다. 공연 티켓은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며 자세한 문의는 경기도무용단으로 하면 된다.

안산도시공사, 풍도의 자연 주제…‘섬, 풍도를 만나다’·‘기억 프로젝트 Ⅸ:풍도 몽유도’

안산시 대부도에서 서쪽 방향으로 24km 가량 떨어진 면적 1.84㎢ 규모의 ‘풍도’를 주제로 한 특별기획전이 안산어촌박물관에서 개최된다. 안산도시공사가 풍요로움을 간직한 섬 안산 풍도의 자연을 주제로 한 ‘섬, 풍도를 만나다’와 ‘기억 프로젝트 Ⅸ:풍도 몽유도’를 선보이고 있다. ‘섬, 풍도를 만나다’는 풍도와 도리도의 이주 문화,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풍도 풍어제를 주제로 한 유물을 통해 풍도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기억프로젝트 Ⅸ:풍도몽유도’는 현대미술가 오제성 작가가 참여해 풍도의 생태와 민속문화를 현대미술로 재해석 했다. 풍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민속 요소를 바탕으로 다양한 도자 작품을 전시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경기도와 안산시의 ‘박물관·미술관 지원 사업’을 통해 기획됐으며, 안산문화원의 ‘안산 풍도 대승배 띄우기 학술 조사(미래 무형유산 발굴 육성사업)’ 자료를 기반으로 꾸며졌다. 또 2025 박물관·미술관 주간사업 ‘뮤지엄X만나다’에 선정된 소장품 ‘목어가족'이 함께 전시돼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전시장 곳곳에 숨어 있는 작품과 목어가족을 찾는 체험 활동과 함께 한국의 전통문화인 탈놀이에 사용되는 ‘어딩이 탈’을 직접 상상해서 그려보는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다. 이진욱 안산도시공사 관광레저부장은 “척박한 자연 속에서도 풍요로운 문화를 일궈낸 풍도의 아름다움을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분들께서 경험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특별전시와 연계한 다채로운 이벤트를 마련해 안산의 문화유산을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풍도는 당초 남양군 대부면에 속했으나 지난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부천군에 편입된 뒤 이어 1973년에는 옹진군에 편입됐다가 1994년 2단계 행정구역 조정에 따라 안산시로 편입된 서해안의 아름다운 보물섬이다.

“다시 무대로”…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2025’ 9월20일 화성서 개막

경기콘텐츠진흥원은 인디 음악 대표 축제인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2025’(이하 인뮤페)가 오는 9월20일부터 21일까지 화성시 정조효공원에서 열린다고 22일 밝혔다. 인뮤페는 경기도와 화성시가 주최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인디 음악 축제로, 공연 기회가 절실한 인디 뮤지션들에게 무대를 제공하고 관객에게는 새로운 음악과의 만남을 선사해왔다. 특히 인디신(Scene)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선후배 뮤지션들이 한자리에 모여 호흡하는 무대로 매년 팬들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인뮤페는 지난 2021년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공연으로 출발해, 짧은 시간 안에 경기도를 대표하는 가을 음악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화성시로 무대를 옮겨 더욱 다양한 관객층과 만날 예정이다. 지난 20일 공개된 티저 영상을 시작으로, 오는 26일에는 1차 라인업이 발표되며, 27일 오후 2시부터는 인터파크를 통해 얼리버드 티켓 판매가 진행된다. 티켓은 2일권 기준 50% 할인된 가격인 4만원으로, 한정 수량만 판매된다. 지난해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인뮤페 2024’는 YB, 이찬혁, 김수철, 크라잉넛 등 다양한 뮤지션이 출연한 가운데, 이틀간 약 5천 명의 관객을 모으며 성황을 이뤘다. 특히 RE100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행사 전반이 친환경 페스티벌로 운영돼 주목을 받았다. 식음료는 모두 다회용기로 제공됐고, 종이팩 생수 배포, 텀블러 세척기 설치, 친환경 기념품 제공 등 환경 인식 확산을 위한 캠페인도 함께 진행됐다. 경콘진 관계자는 “올해 인뮤페는 더 많은 관객과 만나기 위해 콘텐츠와 운영 모두를 한층 강화했다”며 “공연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축제로서의 역할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 관련 자세한 정보는 공식 누리집 또는 ‘경기뮤직’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진정한 ‘나’를 찾는 여정…‘내 안의 나: 꿈의 단어들을 상상해요’展

관습이나 사회에서 형성된 ‘나’를 돌아보고, 진정한 자아와 마주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안상철미술관은 올해 첫 전시로 김숙경·이지현 초대전 ‘내 안의 나: 꿈의 단어들을 상상해요’를 선보이고 있다. 김숙경, 이지현 작가는 한국화를 전공한 중견 여성 화가로, 전통 기법을 현대적 소재에 접목해 각자의 시각으로 개성 있는 화풍을 확립했다. 두 작가는 모두 일상의 삶에 기반을 두고 현실에서 이탈한 가상의 세계를 그린다. 기억 속의 어린 시절, 만화·동화 속 세계, 유토피아 등 진정한 자아를 실현할 이상향 같은 곳들이다. 이번 전시는 현실과 가상,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진정한 자아를 찾아 나서는 두 작가의 평면회화 34점을 펼쳐보인다. 먼저 김 작가는 여성의 시각으로 ‘내 안의 나’를 바라본다. 그는 전통 한국화의 재료인 분채를 사용해 여성 인물을 주로 그리는데, 작품에는 여성과 함께 다양한 꽃과 새, 나비, 실타래, 인형, 거울, 그릇 등의 모티프가 자주 등장한다. 꽃은 생명력을, 새와 나비는 자유로운 비상을, 실타래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삶을 비유하는 식이다. 작품 ‘가장 아름다운 시절’, ‘포스트우머니즘’이 대표적이다. 작품 속 여성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작가 자신의 삶과 꿈에 관한 것이지만 여성 일반의 서사이기도 하다. 섬세하고 다채롭게 그려진 여인들은 동화 속 공주처럼 화사하고 아름답다. 현실에서 잊고 지낸 내 안의 나, 즉 이상적인 나의 모습이다. 김 작가의 작품은 여성의 시각으로 자아와 세상의 본질을 탐구하는 페미니즘의 관점을 반영하고 있다. 반면 이 작가는 대중문화의 이미지로 유쾌한 위로를 건넨다. 대중문화의 캐릭터를 이용해 현대의 트렌드와 욕망 사이의 접점을 탐색한다. 작품 ‘Amuse15’, ‘Amuse26’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도날드 덕 등 친숙한 만화영화의 주인공을 불러와 친숙한 만화영화의 주인공을 불러와 새로운 맥락에 놓기도 하고 베어브릭 이미지를 전통적 채색화 기법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베어브릭은 귀여운 곰의 얼굴과 블록 모양의 몸을 가진 수집용 장난감으로 오늘날의 ‘키덜트 문화’를 대표한다. 작가는 동심을 지닌 캐릭터를 재창조해 소유와 유희의 욕구를 일깨운다. 작품을 통해 관람자가 즐거움을 느끼고 치유와 위로를 받으며 내면의 순수한 자신과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안상철 미술관 관계자는 “두 작가의 이야기는 조용하지만 밝고 경쾌하다. 또 따뜻한 시선으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 편안함과 위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일상과 자아실현의 욕구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진정한 나를 찾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달 27일까지.

[2025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12. 용인 예아리박물관

생명의 기운이 충만한 유월의 숲길을 걸으며 죽음을 생각한다. 죽음은 나와 무관한 듯 살고 있지만 예고 없이 날아드는 부고를 받으면 우리 가까이에 있음을 화들짝 깨닫곤 한다. 장례를 주제로 한 박물관의 풍경이 궁금하다. 인생의 마지막 통과의례인 상례를 전시하는 예아리박물관에 들어선다. 피라미드를 연상시키는 황토 색깔의 건축물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 죽음 너머를 상상할 수 있을까 5월부터 시작된 ‘2025년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 운남성 소수민족 생활문물전’은 11월 말까지 이어진다. 박물관 맞은편의 체험실에 전시된 중국 소수민족의 독특한 의상을 감상한다. 카페에서 시원한 차를 마시며 뜻밖의 전시물과 맞닥뜨린다. 나비 및 나방 표본과 하얀 목화와 누에고치다. 고치에 들어있던 누에 번데기가 날개를 가진 나방이 되는 ‘우화(羽化)’는 죽음에서의 부활처럼 신비롭다. 고치에서 1천400m에 달하는 0.02㎜의 가는 명주실을 뽑는 특별한 체험은 관람객들이 삶과 죽음을 생각하도록 만들어줬을 터다. 관람객들은 한동안 작가가 돼 자신만의 도자기 만들기에 몰입한다. 초벌을 거쳐 재벌된 도자기에 여러 색상의 유약으로 전시된 유물의 문양 및 형태를 그리고 즉석에서 구워 가는 체험은 인기가 많다. 흙으로 만든 컵이 전혀 다른 성질의 도자기로 변신하는 것도 죽음 그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게 만든다. 피카소의 그림 판화 찍기와 소와 쥐를 비롯한 십이지신상 목판화 찍기 체험도 재미있을 것 같다. 중국의 소수민족은 어떤 옷을 입을까. 이족, 묘족, 동족, 요족, 납고족, 회족까지 여섯 민족의 유물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묘족의 모자는 조선의 유생들이 썼던 유건과 비슷해서인지 정감이 간다. 전시된 옷의 모양과 색상이 화려할 뿐 아니라 문양도 추상적이다. 부츠처럼 생긴 신발도 손으로 직접 만든 수제품이라니 더욱 정겹다. 어깨 부분에 우리나라 전통 베갯잇 비슷한 장식을 단 옷도 시선을 끈다. 장신구의 색깔과 문양이 어쩌면 이처럼 화려하고 정교할까. 18세기 중엽에 제작된 여섯 폭의 화조 병풍은 쉽게 보기 힘든 유물이다. 입체적으로 조각한 새와 꽃이 살아있는 듯 섬세하다. ■ 독수리와 로켓을 타고 하늘로 떠나는 천장과 우주장 장례식의 참뜻은 사람이 죽어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이니 이를 축복하고 기뻐해 주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가나의 장례문화가 그렇다. 1층 전시실에서 장례식을 축제처럼 즐기는 영상을 감상한다. 임권택 감독이 1996년 장례를 소재로 한 영화 제목도 ‘축제’였다. “아프리카 가나는 특이하고 유쾌한 장례문화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장례를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르는 것이 아니라 고인이 좋은 곳으로 간다는 믿음으로 마을 사람들이 장례식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지요.” 오정교 학예사의 설명을 들으며 장례를 축제로 만든 가나인의 삶을 긍정하는 태도에 공감한다. 도무지 관으로 보기 어려운 관이 여럿이다. 해설에 귀를 기울이니 비로소 의문이 풀린다. “가나 사람들은 고인을 좋은 관에 모시고 싶어 합니다. 고인이 평소 좋아했거나 가지고 싶어 했던 것을 관 모양으로 제작했지요.” 음악에 맞춰 죽은 자를 헹가래 치듯 들었다 놓았다 하고 다 함께 춤을 추기도 하는 충격적인 영상이 나온다. “1950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젊은 목수 카네 크웨이는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보지 못한 할머니를 위해 비행기 모양의 관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그에게 농부는 양파 모양, 어부는 배 모양의 관을 제작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이를 ‘아트관’이라 부릅니다.” 아트관 예술가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파조의 원작 아트관 8개를 살펴본다. 사자, 코끼리, 독수리, 물고기, 비행기, 배, 자동차를 관으로 사용한 저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이 부럽다. 가마처럼 보이는 상여는 또 무엇일까. “이 좌식 상여는 일본 효고현 히메지에서 1900년대 초에 제작돼 1950년대까지 사용한 것입니다.” 시신을 운구할 때 살아있는 사람처럼 앉히기도 했던 일본의 문화가 재미있다. 세상에 알려진 장례 중에서 ‘천장(天葬)’ 혹은 ‘조장(鳥葬)’보다 놀라운 문화가 또 있을까. 티베트고원 일대에서 행해지는 조장은 고산지대여서 땔감을 구할 수 없어 화장을 하기도 어렵고 땅에 묻어도 쉽게 썩지 않기에 택한 방법이다. 독수리가 가득한 흑백사진을 살펴본다. “사자의 몸을 독수리가 뜯어먹게 하는 천장은 티베트와 윈난성, 쓰촨성에 살고 있는 장족의 장례법입니다. 독수리가 육신을 먹고 하늘로 오르게 한다고 믿었지요.” 흥미롭게도 미국, 일본, 스위스 등 선진국으로 불리는 7개국에서 사람의 유골을 로켓에 실어 우주로 날려 보내는 우주장(宇宙葬)을 시행하고 있다고 하니 천장과 닮은 꼴이다. ■ 한글 소설 구운몽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상여 2층 한국관은 볼거리가 더욱 풍성하다. 이야기는 자주 들었지만 정작 실물은 보기 어려운 칠성판과 마주한다. 일곱 개의 구멍 모양이 밤하늘의 북두칠성이다. 장난감처럼 보이는 자그마한 백자 그릇들은 무덤에 넣었던 부장품이다. 20세기 초에 제작한 100세가 넘은 전남 진도의 상여와 경주 최씨 상여를 가까이서 만나는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경주 최부자’로 유명한 경주 최씨의 상여는 실제로 사용했던 유물인데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녹색 치마와 분홍 저고리를 입은 여인을 비롯해 상여 위에서 춤을 추는 있는 여인들은 누구일까. “서포 김만중이 어머니를 위해 지은 한글 소설 ‘구운몽’에 나오는 팔선녀들입니다. 서포는 효자로 유명한 분 아닙니까.” 또 한 분의 효자를 만난다. 바로 18세기 조선의 문예부흥을 주도한 제22대 정조대왕(1752~1800)이다.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천하의 명당인 화산 현륭원에 모시고 자급자족의 신도시 수원화성을 건설한 효행의 군주. 출판을 비롯한 기록문화를 활짝 꽃피운 정조대왕의 장례를 재현한 것은 아주 멋진 결정이다. “‘정조대왕국장도감의궤반차도’를 바탕으로 3년간 고증과 수작업을 거쳐 국장행렬을 재현했습니다. 행렬에는 20㎝ 크기의 토우 인물 1천384명, 말 341필, 가마 20채가 등장하지요.” 경기감사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전체 행렬을 감상하려면 계속 자리를 옮겨 다녀야 한다. 행렬에 여러 가마가 등장한다. 왕의 상여인 ‘대여’와 ‘견여’를 비롯해 왕실 귀중품을 실어 나르는 ‘채여’와 제기를 실은 ‘요여’도 있으니 비교해 보면 재미있다. ■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짐작하듯이 장례를 주제로 한 박물관은 세계에서도 드물다.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삼백로에 있는 예아리박물관은 세계의 상장례 유물 5천여점을 보관 전시하는 전문박물관으로 2013년 4월 문을 열었다. “예아리는 예가 있는 아름다운 울타리라는 뜻이지요. 상장례(喪葬禮)문화를 북돋우고 효와 예를 체험하는 공간입니다.” 상장례문화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절차 및 예법이 시기별 지역별로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이처럼 특별한 장례 전문박물관은 언제 어떻게 세워졌을까. 설립자는 임호영 관장의 부친 고 임준 회장이다. 임 회장은 종합장례용품 회사인 ‘삼포실버드림’을 운영하며 1991년부터 국내외를 다니며 관련 유물과 자료를 수집한다. “설립자는 재산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세계의 상장례문화를 후대에 전하고자 했습니다. 예아리박물관은 경제성과 편의성을 좇으며 본래 의미가 퇴색·변질된 전통 상장례문화를 연구하고 그 참된 의미를 되살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대인은 너무 바쁘게 살아 죽음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래서일까. 우리 시대 어느 철학자는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죽음은 삶을 충실하게 살게 하는 원초적인 힘이다. 예아리박물관을 나오며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을 떠올린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김준영(다사리행복평생교육학교)

“프로와 아마추어, 함께 지역 미술 기록”…수원미술협회 ‘2025 수원시 미술단체 아카이브展’ [전시리뷰]

프로와 아마추어가 한데 모여 지역 예술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엘리트 코스를 밟고 현직에서 활동하는 프로 미술작가부터, 각자의 영역에서 분주히 생활하면서도 일상에서 창작 활동을 놓지 않는 아마추어까지. 나이도, 성별도, 사연도 각양각색이지만 미술을 사랑하는 만큼은 하나인 이들이 모여 지역 문화예술의 정체성을 더했다. 지난 15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수원미술협회 주관의 ‘2025 수원시 미술 단체 아카이브 展’은 수원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전문 미술 단체와 아마추어가 함께 어우러지는 교류전이었다. 수원미술협회는 지난 20여 년간 ‘수원시 미술 단체 연합전-따뜻한 동행 展’이란 이름으로 교류전을 이어왔는데, 올해 21회를 맞이한 전시는 ‘2025 수원시 미술 단체 아카이브 展’이란 새로운 이름으로 지역 미술의 흐름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공공의 의미로 확대 발전했다. 전시에는 총 24개 단체, 3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관(官)의 주도가 아닌 예술인 스스로가 기획하고 실행한 자발적인 성과다. 현장에는 목공예부터 수채화, 서예, 민화, 서양화 등 다양한 장르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아리 회원들의 작품을 통한 교류가 이뤄졌다. “‘따뜻한 동행’이란 이름의 연합전으로 오랜 세월 이어진 이번 아카이브 전시는 수많은 수원의 미술 단체들에 꿈과 희망의 존재였습니다.” 권청자 화백의 지도를 받는 ‘소망가득’(혜정전통민화작가회) 회원들은 전시의 참여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2006년 결성된 이들은 민화를 통해 서민의 삶과 정서와 소망을 되새기고, 전통문화를 이어가고자 노력하는 데 이번 전시를 통해 공동체 정신과 소박한 철학을 선보였다. 2021년에 결성된 ‘모닝어스’는 14명의 회원이 매주 목요일 모여 일상과 예술을 나누는 공동체다. 주로 직장인들로 구성된 이들은 코로나 시기에도 새벽 6시에 나와 그림을 그리고 출근할 정도로 예술에 대한 애정을 뿜어냈다. 그런가 하면 천원기 작가를 지도 강사로 하는 ‘광교2동 수채화클래스’ 회원들은 수채화를 통해 일상에서 예술의 감수성을 기르고 창작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1990년부터 활동을 이어온 단체 역시 눈길을 사로잡았다. 수원문화원의 서양화 실기 강좌에 참여한 생활 미술인들로 구성된 ‘문미회’는 전문 작가를 배출하는 등 성과를 이루며 현재는 매주 목요일마다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순수미술 동아리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김대준 수원미술협회장은 “미술인과 미술의 변화를 기록하는 것이 협회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며 “공식으로 집계된 적 없는 지역의 미술 단체를 톺아보고, 그림을 전시하고, 도록으로 남기는 의미뿐만 아니라 수원에 어떤 장르의 단체와 생활예술인들이 분포돼 있는지를 파악해 다양한 정책 마련 등에도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고 밝혔다.

인천시 도시역사관, 광복 80주년 기념 ‘되찾은 조국에서 Smile again’ 작가전

인천시 인천도시역사관은 17일부터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작가전 ‘되찾은 조국에서 Smile again’을 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미술인들이 참여해 도시의 이미지를 예술로 담아내는 ‘도시를 보는 작가전’의 하나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인천 출신 그래피티(graffiti) 작가 레오다브(LEODAV)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감각으로 광복의 환희와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했다. 1945년 8월15일은 일제의 식민지배로부터 해방된 날로, 우리 민족이 역사의 주인으로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문이 열린 순간이다. 당시에 울려 퍼진 만세소리는 산천을 뒤덮었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그 환희의 이면에는 이름 없는 수많은 이들의 희생이 존재했다. ‘되찾은 조국에서 Smile again’ 전시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희생된 인물들을 통해 그날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한다. 전시는 인천도시역사관 2층에 마련한 두 전시실에서 열린다. 1전시실인 아암홀에서는 일제감시카드 인물 가운데 인천 출신 11명을 축구선수로 재탄생시켜 광복의 기쁨과 환희를 축구장의 함성으로 표현했다. 2전시실인 소암홀에서는 레오다브 작가의 대표 작품을 전시한다. 웃음조차 마음 놓고 지을 수 없었던 암흑기를 지나 광복의 순간을 맞은 독립운동가들의 환한 미소를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영상으로 재현했다. 박진영 인천도시역사관장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인천 출신 독립운동 관련 인물들을 새롭게 재해석하기 위해 레오다브 작가를 섭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 영상을 통해 웃음을 상상하기 어려웠던 독립운동가들의 밝은 미소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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