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이 알아야 할… ‘말랑말랑 생활인성 교과서, K-생활예절’ [신간소개]

현대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예의범절을 낡고 구시대적인 것으로 느끼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예절의 대상이 되는 인간관계가 여전하고, 예절의 목적이 되는 존중과 배려의 정신은 여전하다. 지금도 예절이 중요하게 꼽히는 이유다. 이 같은 목소리를 담아 생활예절과 전통을 소개하는 책이 출간됐다. 강성금 수원화성예다교육원장이 ‘말랑말랑 생활인성 교과서, K-생활예절’을 펴냈다. 30년간 우리의 전통차 문화와 예의 문화를 공부하고 연구하며 교육하는 일을 해온 저자는 예절이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다시 설명되고 가르쳐져야 한다는 절실함을 느꼈다. 이에 청소년들이 ‘왜 예절이 필요한가’를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현대적인 언어와 구성으로 책을 만들었다. 책은 ▲1장 예절 총론 ▲2장 공통예절 ▲3장 생활예절 ▲4장 가정의례 ▲5장 세시풍속과 명절로 구성됐으며, 기본적인 생활 속 예의범절에 대해 담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말과 행동의 기본윤리, 올바른 인사, 남녀의 절, 차·술 예절, 조문 예절, 음식·직장·학교 예절,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명례, 혼인례, 세시풍속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책은 특히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이 수업이나 생활지도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우리 전통으로 내려온 다양한 예의와 예절에 대한 유례나 설명 등을 찾아보기 어려운 요즘 각각의 예의와 세시 풍속 등의 유래와 개념을 설명하고 현대 교양인으로서 지켜야 할 내용을 친절하게 풀이했다. 책의 서두에 ‘한국인의 정신과 인성’에 대한 설명을 통해 예절을 실천해야 하는 이유를 강조한 뒤 ‘예절을 실천하는 요령’ 즉 예절의 목적과 분류 등을 설명해 이해를 도운 점도 눈에 띈다. 강성금 수원화성예다교육원장은 “오늘날 우리의 교육 현장과 일상에서 예절이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이 책이 무너져가는 예절의 벽을 일으켜 세우는 모든 선생님들의 든든한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메모광 소설가의 메모 일대기”… ‘미묘한 메모의 묘미’ 外

지나지 않을 것 같던 여름도 어느새 끝이 보이는 듯 하다. 책 읽기 좋은 9월,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 습관에 관한 책 두 권을 소개한다. ■ ‘미묘한 메모의 묘미’ 그 옛날 원시시대의 동굴에도 온갖 그림이 빼곡한 것을 보면 ‘기록’은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제는 24시간 어떤 곳에서도 기기를 통해 모든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인간은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를 메모(기록)한다. 책 10권 분량의 지식과 정보, 수많은 기록이 언제 어디서든 검색되는 세상에서 오히려 고유의 ‘생각’, 아이디어는 더 중요해졌다. 저자 김중혁은 메모란 단순한 기억의 보조수단이 아닌, 새로운 발상의 출발점이자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핵심이라고 말한다. 책은 걸으면서도, 어둠 속에서도 메모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한 일명 ‘메모광’ 소설가가 몸소 경험한 메모 일대기를 담았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책은 작가의 지난 메모 경험부터 1백여 개가 넘는 메모 애플리케이션 사용기, 수백 권의 노트에서부터 마크다운·마인드맵·엑셀·표·사진·영상 등 10가지 추천 메모법을 아우르며 각종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그렇게 작가의 수많은 메모 중 일부는 소설, 에세이, 그림이 됐다. 소설집 ‘1F/B1 일층, 지하 일층’, ‘악기들의 도서관’ 등과 에세이 ‘무엇이든 쓰게 된다’, ‘뭐라도 되겠지’ 등을 썼고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이효석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작가는 자신이 맛본 메모의 효과를 예찬한다. 메모는 내가 누구인지 알려준다. 메모의 집합에는 머릿속에 떠다니는 것 중 어떤 것을 낚아 채고 싶은지, 낚아 챈 조각을 어떻게 간직하고 싶은지, 그렇게 채운 아이디어 곳간에서 무얼 만들고 싶은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결국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소중히 여기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게 되는 것이다. ■ ‘나는 다시 나를 설계하기로 했다’ 변화를 꿈꾸지만 실패를 반복하는 이를 끈질기게 독려하는 책이다. 작심삼일이란 말은 전 세계에 통용되는 듯하다. 저자는 인생을 바꾼다는 것은 곧 습관을 바꾼다는 뜻이며 습관은 꾸준한 반복을 통해 뇌를 재설계할 때만 바뀐다는 점을 강조한다. 책은 독일 최고의 자기 계발 전문가로 꼽히는 마르틴 베를레가 23년간 수천 명을 상담하며 이들의 생각·행동·습관을 설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52가지를 정리했다. 저자는 그동안 수많은 의뢰인을 만나며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이들의 문제를 낱낱이 분석하면 의뢰인들은 큰 깨달음을 얻은 듯 상담소를 떠나지만, 이윽고 똑같은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것이었다. 일회성 깨달음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저자는 코칭 방식을 바꿔, 의뢰인을 끈질기게 독려하는 코치가 되기로 한다. 그의 새로운 코칭 방법은 적중했고, 이를 유튜브 채널 등 다양한 플랫폼에 강연과 글 형태로 올리며 80만 명이 넘는 구독자에게 힘이 됐다. 책은 독일 아마존, 3대 주간지 슈피겔 38주 연속 베스트셀러로 히트하고 전 세계로 퍼졌다. 책은 그가 수많은 사례에서 증명한 ‘생각-행동-습관’의 변화 3단계를 설명한다. 총 6부로 구성된 책은 ‘남들도 다 그래’라는 자기 합리화의 위험성을 지적하는가 하면 긍정적인 생각의 힘, 행동의 아주 작은 출발점, 이를 습관화하는 방법을 제시하며 변화를 이끈다. 마지막 장에 담긴 조언엔 수많은 의뢰인을 향한 애정이 담겨 있다. 사람들은 ‘변화’에 대단한 결심이나 충만한 의욕이 선행돼야 한다고 믿지만, 저자는 변화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을 찾아 2분만 행동하면 긍정적인 변화의 나선이 형성된다고 강조한다.

어렵고 복잡한 ‘과학’에서 인류의 지혜를 찾다…‘전기의 요정’ 外 [신간소개]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는 ‘과학’의 문턱을 낮춘 책들이 있다. 우리가 익히 아는 과학사 너머의 세계를 보여주며, 과학책이지만 과학만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는다. 과학적 지식으로 시대와 사회를 조망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삶과 지혜에 대한 통찰을 주는 책들을 모아봤다. ■ 전기의 요정 프랑스 화가 라울 뒤피는 파리 전력공사의 요청으로 대형 벽화 ‘전기의 요정’을 그렸다. 인류의 문명을 바꾼 전기와 과학의 역사, 고대부터 현대까지 과학의 발전을 이끈 인물들과 발명품을 한 화면에 담아 놓았다. 이 작품은 미술 전공자들보다 전자기학 전공자들에게 더 깊은 울림을 주곤 하는데, 이태연 작가는 작품을 마주한 순간의 감동을 시작으로 전자와 전자기학의 발전사를 다룬 이 책을 내놨다. 책은 전기라는 개념이 어떻게 생겨나고, 인간의 삶과 과학 기술을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에 대해 인물들을 중심으로 되짚는다. 탈레스의 호박부터 맥스웰의 전자기 방정식, 테슬라와 에디슨의 전류 전쟁, 그리고 양자역학의 서막까지 전기와 자기, 전자기력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기술 진화의 갈래를 하나의 큰 줄기로 통합시킨다. 특히 교과서에서 단편적으로 배운 앙페르, 패러데이, 맥스웰 등의 인물들이 다른 시대에는 어떤 고민을 했는지 풀어내며 과학의 연속성 뿐 아니라 인간적인 이야기들도 전달한다. 책은 ‘호박이 주변에 있는 가벼운 물체를 끌어당긴다’는 등의 사소한 관찰에서 시작해 ‘왜 자석은 두 극을 갖는가’는 등의 실험적 궁금증, ‘빛은 입자인가 파동인가’라는 유명한 물음까지 인간이 품었던 많은 질문들을 비전공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과학자들의 삶, 그들이 속한 시대와 사회, 지식의 연쇄 뿐 아니라 ‘전기’의 토양을 만들었던 무명의 학자들까지 조명해 우리가 익히 아는 과학사 너머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 그림으로 읽는 지구 생명의 역사 “지구, 생명,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시작됐는가?” 좌용주 경상국립대학교 지질과학과 교수가 지구와 생명에 얽힌 오랜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풀어냈다. 이 책은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의 과학적, 철학적, 우주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좌 교수는 어렵고 복잡한 과학 개념을 객관적 사실에만 근거해 간결한 시적 표현으로 담담하게 풀어냈다. 특히 아름다운 세밀화를 더해 왜곡 없는 생명의 역사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내 40억여년 전 지구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안내한다. 책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세밀한 일러스트를 따라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문장으로 구성됐으며, 지구 최초 생명의 기억부터 하나씩 되짚어보면서 현재의 지구를 살아가는 가장 진화된 생명체인 인간이 헤쳐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 저자는 “인간은 지구에서 태어나 자라고 죽어간 수많은 생물종의 하나에 불과하다”며 “생명과 그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지구 생명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앞으로 인류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는 수차례의 대멸종 사건을 겪었고 그때마다 지구 생명은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며 지구를 재구성해왔다. 책을 통해 생명의 역사가 단순한 과거 이야기가 아닌 현재와 미래에 대한 깊은 통찰을 주는 중요한 주제임을 알 수 있다.

초록색 공을 본 적 있나요? [그림책 이야기]

■ 초록색 공을 본 적 있나요?(배유정 글·그림, 길벗어린이 刊)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길을 잃을 때가 있다. 의심한 적 없던 자신을 불신하게 되거나,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숨기며 진짜 자기의 모습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인간 내면의 고민과 외로움을 독창적인 시선으로 그려 온 배유정 작가가 던지는 “초록색 공을 본 적 있나요?”는 “당신, 지금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 헤매고 있나요?”라는 물음이다. 커다란 초록공을 잃어버렸다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공을 찾아가면서 숲에서 만나는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엄마 뒤를 졸졸 쫓아가는 아기 오리, 친구들과 구슬치기 하는 원숭이, 빈 자리를 찾는 부엉이, 자신을 들여다보는 가젤, 가면을 쓰고 있는 사슴…. 모두 초록색 공을 바라보거나 뒤쫓고 있으면서도 이들은 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동물들의 모습을 만나다보면 어느 순간 불안한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 상자에 맞춰 들어가려 애쓰는 나, 불안과 욕망을 감추지 못해 벌벌 떠는 나, 누군가의 기대에 맞추려 잃어가는 나. 그리고 작가는 묻는다. “당신이 정말로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요?”라고. 초록이 넘실대는 숲과 강렬한 색채의 이미지는 초록 공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한다. 이 긴 여정을 지나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 초록 공을 찾는 여정은 다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진짜 나를 찾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배유정 작가는 마음이 허전해질 때마다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고 토닥이며 이어온 대화의 시간들을 한 권의 그림책으로 만들어 왔다. 2018년 첫 그림책 ‘나무, 춤춘다’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했고 올해 그린 ‘안녕! 파라다이스’가 볼로냐 어메이징 북셸프에 선정됐다.

안도현 시인 ‘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 ‘그래도 춤을 추세요’ [신간소개]

■ 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안도현 지음, 몰개 펴냄) 안도현 시인이 신간 ‘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를 펴냈다. 책은 소설인듯 소설이 아니고 동화인듯 동화가 아니고 시도, 에세이도 아니다.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존재와 자유, 아름다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져 문학의 깊이를 드러낸다. ‘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는 실존 인물인 패션디자이너 조경희의 삶을 모티브로 한다. 조경희는 헌법학자 안경환 교수의 모친이자, 당대의 유행을 이끌며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낸 여성이다. 안 시인은 사실과 상상을 절묘하게 엮어, 한 여성이 벽을 돌파하며 자유를 향해 나아간 여정을 그려냈다. 총 86개의 챕터로 구성된 책은 인간의 몸과 옷을 매개로 한 철학적 사유가 서정적인 문장에 스며들었다. 각각의 장면은 시처럼, 동화처럼, 혹은 소설처럼 다채롭게 변주된다. 그는 “곁에 없는 자유를 찾던 사람들과 불확실한 미래의 주인이 되고 싶은 청춘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밝혔다. 한편 수원 행궁동에 위치한 시집전문 독립서점 ‘산아래 詩 다시공방’은 안 시인의 책 출간을 기념해 오는 30일 오후 4시 북토크를 개최한다. 안 시인과 함께 작품에 담긴 문장과 사유를 나누며, 삶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 그래도 춤을 추세요(이서수 지음, 문학동네 펴냄) 젊은작가상과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이서수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그래도 춤을 추세요’가 출간됐다.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된 소설집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삶을 뒤흔드는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살만하면 가족 간에 문제가 생기고 친구와의 관계도 녹록지 않다. 회사에선 부당함이 난무하고 도와주기는커녕 삶을 뒤흔드는 가족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노력 끝에 이들은 자신 만의 리듬으로 삶의 해답을 찾아간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대단한 변화가 아니다. 상사에게 부당함을 따져 묻는 대신 그저 회사를 잠시 탈출해 근처 도서관에 몸을 숨기거나(이어달리기), 먹고 놀기만 하는 가족을 비난하기보다는 생활비를 주면서 생색을 낸다(AKA 신숙자). 회피가 아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위치에서 자기 몫의 삶을 살아내려 노력하는 분투다. 각 편마다 인물들은 삶에서 직면하게 마련인 회사, 가족, 친구 등의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일상 속 자신 만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겨우겨우 하루를 보내는 중에 인물들은 뜻밖의 돌파구를 발견하기도 한다. 매일 반복되는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그럼에도 춤을 추자’는 저자의 응원이 잘 짜여진 단편과 문장 속 위트를 통해 통해 고스란히 묻어난다.

잊혀지는 시를 알리고픈 마음...'산아래 詩 다시공방'

대구에서 시작된 시 전문 독립서점 ‘산아래 시’가 어느덧 경기 수원, 이천 등 전국 11곳에 자매책방의 성격으로 문을 열었다. ‘산아래 시’의 운영 규칙은 알려지지 않은 시, 빛도 채 보기 전 잊혀져 가는 시집을 소개하는 것뿐이다. ■ 잊혀지는 시를 알리고픈 마음 지난 3월 22일 수원 행궁동에 시 전문 독립서점 ‘산아래 詩 다시공방’이 문을 열었다. 2016년부터 운영해 오던 공방 공간에서 간간이 위탁받은 시집을 소개했지만 본격적인 시 전문 서점으로 확장한 계기는 대구에서 출발한 ‘산아래 詩’를 알게 되면서다. 대부분의 도서는 대형 출판사 혹은 유명 작가의 작품이 아닌 이상 독자들에게 가 닿기가 쉽지 않다. 큰 서점의 중앙 진열대는 잘 팔릴 만한 작품과 작가의 차지가 되고 그럴수록 시집의 자리는 후순위로 밀려난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시집은 더더욱 설 자리가 없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 ‘산아래 시’ 1호점 대표는 대구 남구 대명동에 시 전문 독립서점을 처음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유명 시인들의 시집보다는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시집이 눈에 잘 띄는 자리에 진열돼 있다. 출판사 혹은 시인에게 선입금한 후 책을 받아오는 일반적인 서점 체계가 아닌 위탁 형태로 책을 가져다가 판매되는 만큼 정산하는 시스템이다. 책을 판매하는 것 만큼이나 작은 출판사, 잘 알려지지 않은 시인들의 시집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 진열대 순서도 주기적으로 바꾸는 편이다. 이러한 규칙을 지킨다는 약속과 ‘한 동네에 시 전문 서점이 하나씩 생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때마다 창업설명회를 열고 있다. 수원의 ‘산아래 詩 다시공방’도 이런 취지에 공감하며 열한 번째로 ‘산아래 시’ 서점이 됐다. ■ 순수를 회복하고 속도를 거스르는 공간 ‘산아래 시 다시공방’의 이안 대표는 2016년부터 시화전, 출판기념회 등 문화 행사를 진행하며 시집 위탁 판매를 해오던 중 ‘산아래 시’를 알게 됐다. 본인도 시인이자 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산아래 시’를 여는 과정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유명한 시인의 시집이 아니어서 출간하고도 소개되지 않는 책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 시집들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이 있던 중 ‘산아래 시’의 취지에 동감하며 문을 열게 됐습니다.” 전국 11개 ‘산아래 시’ 중 행궁동의 ‘다시공방’은 가장 최근 문을 연 서점이다. 이곳처럼 오로지 시 전문 독립서점으로 운영되는 곳도 있고 카페, 소품숍 등과 병행해 운영되는 곳도 있다. 책 판매 수익을 위해 잘 팔리는 시를 앞세우기보단 작은 시들을 알리고 싶은 마음을 앞세운다면 ‘산아래 시’ 자매서점이 될 자격을 갖춘 셈이다. 이 대표는 “시가 돈이 되지는 않지만 ‘산아래 시’를 통해 순수를 회복하고 속도를 거스르는 시간을 누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 ‘산아래 시 다시공방’을 필두로 행궁로 일대가 ‘시의 거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저희 ‘산아래 시 다시공방’은 카페나 모임을 병행하지는 않지만 시인 등 문화예술인들과의 교류가 가능한 장소입니다. 이 일대가 꼭 한 번 가볼 만한 수원의 관광 코스가 된다면 지역시인은 물론이고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큰 의미가 되지 않을까요. 저희도 지속적으로 ‘작은 시’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생각의 뿌리가 돼줄 사색의 문장…‘너에게 들려주는 꿋꿋한 말’ 外 [신간소개]

■ 생각의 뿌리가 돼줄 사색의 문장…‘너에게 들려주는 꿋꿋한 말’ 청소년을 위한 인생 철학 에세이 ‘너에게 들려주는 단단한 말’로 출간 즉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인기를 누렸던 김종원 작가가 후속작 ‘너에게 들려주는 꿋꿋한 말’을 출간했다. 책은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방향을 잃고, 부모와 친구 사이에서 상처를 받고, 자기 자신마저 낯설게 느껴지는 혼란의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56가지 인문학적 사유를 건넨다.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에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삶을 이끌 수 있도록 조용하지만 단단한 위로를 담아냈다. “우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건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생각하는 힘은 흔들림 속에서 자라난다”고 말하는 김 작가의 깊고 다정한 사색의 문장들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청소년들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걸어갈 수 있도록 자신감, 열정, 언어, 꿈, 성장, 생각, 태도, 관계 등 여덟 개의 성장 키워드를 선정한 뒤 그에 맞는 코멘트를 담았다. 특히 책은 핵심이 압축된 문장을 따라 읽고 옮겨 적도록 했다. 잔잔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일러스트를 함께 담아 위로를 건넨다. ■ 저출생·고령화의 미래를 그려낸 소설…‘젊음의 나라’ “이 이야기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어딘가 꼭 존재해야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이야기가 당신의 이야기가 되지 않기를, 동시에 반드시 당신의 이야기가 되기를 바란다.” (작가의 말 中) ‘아몬드’, ‘서른의 반격’ 등에서 날카로운 시선과 섬세한 감성으로 우리 사회의 경계에 선 존재들을 조명해 온 손원평 작가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신간 ‘젊음의 나라’를 선보인다. 소설은 고령화, 저출생, 인공지능(AI)의 일상화, 급격한 기술 발전, 극단적 혐오와 차별, 존엄사 등 미래 사회의 여러 단면들을 주인공 ‘유나라’의 일기를 통해 그렸다. 소설 속에는 인구 노령화가 현실이 된 미래 한국에서 절대 다수의 노인과 소수 그룹인 청년의 모습이 다양하게 드러난다. 재력이 차고 넘치는 전 세계의 기업가 등은 남태평양의 시카모어 섬에서 젊은이들의 특급 대우를 받으며 꿈같은 말년을 보낸다. 그러나 그 속에는 불안한 오늘날을 보내고 있는 나라, 노인 요양 병원의 간호사인 이주민 2세대 엘리야, 고액 연봉을 받는 엘리트 의사 재희, 북한에서 내려온 브로커 수현 등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이 등장한다. 노인의, 노인을 위한, 노인에 의한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청년들이 겪는 시대적 단면을 읽을 수 있다.

“온 가족 함께 ‘꽉’, ‘쏙’, ‘탁’”… 어린이 그림책 ‘파 뽑는 날’ 外 [그림책 이야기]

개학을 맞이한 어린이들에게 즐겁게 여름 2탄을 보낼 수 있는 정겨운 분위기의 그림책들이 있다. 온 가족이 함께한 농사를 통한 구슬땀 가득한 책부터 생명에 대한 책임감과 위로를 건네는 책, 서로 다른 모습에도 껴안아 주는 용기 있는 우정까지. 따뜻한 그림책 속에 의미 있는 메시지까지 담긴 국내 어린이 그림책 세 권을 소개한다. ■ 파 뽑는 날 ‘짹짹짹’, 새들의 재잘대는 소리에 눈을 뜬다. ‘아 맞다, 오늘 파 뽑는 날이지!’. 덜컹덜컹 흔들흔들 경운기에 몸을 싣고 엄마, 아빠와 함께 나선 길은 소풍을 가는 것처럼 설렌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온몸에 땀방울이 맺혀도 즐겁기만 하다. 꿈틀거리는 지렁이, 알록달록한 무당벌레 친구들을 바라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 함께 먹는 점심은 또 얼마나 ‘꿀맛’인지. 아빠의 구령을 신호로 온 가족이 힘을 합쳐 ‘꽉’, ‘쏙’, ‘탁’하며 파를 뽑는 여름날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높다랗게 쌓인 파를 싣고 돌아가는 풍경은 동심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내년에도 같이 파 뽑아요”. 도서 ‘파 뽑는 날’(홍당무 作)은 온 가족이 해 뜰때부터 질 때까지의 여름날 뜰 때부터 강렬한 색감으로 펼쳐지는 책이다. 홍당무 작가는 마음 속에 간직한 추억의 하루는 그려내며 어린이들에게 놀이의 즐거움, 노동의 씩씩함, 농사에 대한 친근함과 호기심을 선물한다. 화려한 색감, 굵고 친근한 선은 작가만의 특징이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노란 빛의 땅, 초록의 파는 원색의 강렬함과 순수함으로 시선을 끌며 생동감 넘치는 여름을 그린다. ■ 내 병아리 학교 앞 또는 문방구에서 마주친 병아리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어린 날의 풍경이다. 도서 ‘내 병아리’(장현정 作)는 어린아이가 가장 소중한 친구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를 뭉클하게 그린다.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에요”. 사랑스런 병아리를 만난 한 아이의 목소리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이는 저만의 방식으로 병아리를 아껴주고 놀아주지만 어느 날 병아리는 죽게 되고 아이는 처음으로 죄책감과 공포, 무서움을 경험한다. “미안해 병아리야…”. 아이는 병아리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따뜻하게 안아준다. ‘내 병아리’는 관계 맺는 법에 있어 서툰 아이와 예상치 못한 이별을 통해 아이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는 어른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책을 덮으면 생명의 의미와 책임감이 느껴질 것이다. 작가는 유년 시절 누구나 경험해 봄 직한 순간을 그리며 서툴지만, 진심인 동심의 순수함이 성찰을 통해 성장하고 회복하는 모습을 그리며 이별의 아픔을 겪는 모든 어린이, 어른을 위로한다. 먹과 노랑을 주색으로 활용한 따뜻한 정감의 묘사, 과감한 여백은 등장인물에 집중하게 만든다. ■ 반달 씨의 첫 손님 향긋한 라일락 내음 가득한 여름밤, 앞치마를 한 반달가슴곰 ‘반달 씨’가 도시의 공원으로 향한다. 같은 시각, 짓궂은 아이들에게 쫓기던 길고양이도 그곳에 도착한다. 가족에게 갖다줄 꿀을 모으기 위해 손수 만든 나무 인형을 팔기 시작한 반달 씨 앞에 환한 웃음의 아이가 첫 손님으로 다가온다. 모습도 성격도 제각각인 반달 씨, 고양이, 아이는 그렇게 친구가 된다. 하지만 어느 날 반달 씨가 무심코 본능대로 행동하며 움츠러들게 되는데…. 이런 그에게 고양이와 아이는 각자의 방식대로 마음을 건넨다. 도서 ‘반달 씨의 첫 손님’(안승하 作)은 동심의 눈으로 달빛처럼 아름다운 우정을 그린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출발하는 진심 어린 우정은 서툴지만, 누구보다 용기 있다. 작가는 고양이 화자의 시선으로 이방인을 대하는 다양한 태도는 비인간, 이주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들이 연대하는 모습을 통해 ‘연결’의 가치를 전한다. 마커와 색연필, 콩테, 연필로 그린 작가의 화사하고 포근한 그림은 따뜻한 여운을 더한다.

잊힌 독립운동가·교육자를 소환하다…박환, ‘동방 김세환 평전’ 출간

박환 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장(전 수원대 사학과 교수)이 광복 80주년과 김세환 순국 80주년을 맞아 ‘동방 김세환 평전’(선인 刊)을 펴냈다. 김세환(1889~1945)은 수원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이자 한국 민족운동사의 대표적 인물로 3·1운동 당시 경기·충청 일원의 책임자였다. 해방 직후인 1945년 9월 서거했다. 대한제국시대 관립한성외국어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3·1운동 이후엔 지역사회운동가로 민립대학 설립운동, 신간회운동, 수원체육회 설립운동도 활발히 펼쳤다. 수원 삼일여학교(현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의 재정 지원과 수원상업학교(현 수원중고등학교) 설립에 큰 기여를 하고 교육에 힘을 쏟았다. 그는 어려서부터 수원 종로교회에 출석하며 신앙생활을 했던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이에 관립한성외국어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 경제학과를 다닌 유학파로 전국의 기독교지도자들과 함께 수원의 삼일학교 학감으로 3·1운동 준비에 적극 참여할 수 있었다. 서울 YMCA 간사였던 박희도와 연계해 수원과 이천, 남양, 충남 해미, 공주 등지를 종횡무진하며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의 연락책으로서 역할을 했다. 책은 김세환에 대한 최초의 연구서다. 김세환의 제적부, 토지대장, 선교본부의 기록, 대한제국관보, 조선총독부관보, 후손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김세환의 민족운동을 심도있게 밝힐 토대를 마련했다. 책을 펴낸 박환 이사장은 “ 3·1운동의 중심인물들 가운데 일부는 식민지 치하에서 변절의 길을 걷기도 했지만 김세환은 끝까지 조국의 해방을 위해 투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원지역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이지만 꼽히지만 인물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아직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며 “지역에서도 잊힌 영웅인 점이 안타까워 개인적으로 평전을 펴내게 됐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지난 12일 김세환 선생이 학감으로 근무했던 수원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에 ‘동방 김세환 평전’ 500부를 기증했다. “학생들에게 김세환 선생의 독립정신과 시대정신을 심어주고 싶다”는 뜻을 전한 기증식에는 김세환 선생의 후손인 윤고방 시인이 함께했다.

의심하고 통념을 뒤집는 사고…‘창의는 어떻게 혁신이 되는가’ [신간소개]

법무법인 태평양 이상직 변호사가 ‘창의는 어떻게 혁신이 되는가’를 출간했다. 저자는 소외되고 버려진 것에 새롭게 가치를 부여하고 창조하는 능력, 거기에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덧대면 ‘혁신’이 된다고 강조한다. 당연한 것을 의심하고 통념을 뒤집는 ‘창의가’ 혁신을 만든다는 것이다. 기계와 로봇이 늘면서 제조공장과 물류창고에서 사람이 사라지고, 전산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사무실에서도 사람이 사라졌으며, AI 등장으로 고소득 전문직조차 자리를 내주고 있다. 저자는 이제 ‘그럭저럭 살던 시대는 끝났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이 ‘창의’와 ‘혁신’이라고 진단한다. 기계와 AI가 학습할 수 없는 데이터에서 창의를 찾고, AI가 추론으로는 얻을 수 없는 혁신을 만들어 실행하는 것. 책에는 그 방법이 담겨있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됐다. 1장 나를 위한 경쟁력, 2장 새로움으로 통하게 하라, 3장 모두를 위한 시작이다. 저자는 철학자 질 들뢰즈의 리좀 모델을 인용해 줄기가 땅속으로 들어가 사방팔방 뻗어가는 뿌리처럼 장애물을 만나면 뚫거나 우회하고 결합해 성장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또 재료의 개성을 지키면서도 하나로 똘똘 뭉치는 비빔밥을 예로 들어 좋은 인재들을 융복합해 시너지를 내는 인간 촉매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책은 각 장마다 구체적인 사례와 실행 방안을 제시해 실용성을 높였다.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추천사에서 “창의와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이 책이 일상에서 단서를 찾아 상상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든다”고 평했다. 문규학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아시아·유럽 총괄은 “역사와 기술, 철학을 넘나들며 날카롭고 재기 넘치는 통찰을 풀어낸다”고 말했다. 또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인공지능 시대에 생존하려면 창의와 혁신이 일상이 되고 습관이 돼야 한다”며 “이 책은 불리한 상황과 조건을 버리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강점으로 바꿔 혁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상직 변호사는 정보통신부 공무원, KT 윤리경영실 법무센터장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가지식재산위원회 AI 특위 위원장,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한국인터넷진흥원 이사를 역임했다. 저서로 ‘나는 인공지능을 변호한다’, ‘혁신과 공존의 신세계’, ‘디지털생활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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