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교육과 법 [신간소개]

AI 기술도입 시대가 도래했다. 과연 교육현장에서 법과 제도는 준비돼 있는가? 사회전반에 AI가 깊숙히 침투하면서 종전 모든 분야를 혁신하고 있다. 우리 사회 가장 근간이 되는 교육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AI가 교육현장 전반에 걸쳐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과 AI기술의 접점에서 생기는 다양한 법적 윤리적 쟁점을 심층적으로 조명한 ‘인공지능 교육과 법’이 출간됐다. 이 책은 AI로 인한 교육의 변화 가운데 개인정보 보호와 저작권 그리고 공정한 교육평가, 이에 따른 교사의 역할변화 등 교육현장에서 직면하게 될 주요 법적 제도적 이슈 등 우리가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이슈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또 교육관련 법령이 AI시대의 흐름을 왜곡하지 않고 제대로 반영하고 점검할 뿐더러 AI교육의 정의와 범위, 거버넌스, 품질관리 그리고 교사연수와 재정확보 등 핵심사항들을 완벽하게 정리했다. AI기술을 적용하며 교사의 반복 업무를 자동화 하고 학생 개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진 시대다. 하지만 동시에 학생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의 경계 설정, AI 평가의 공정성 문제, 교사의 전문성 변화 등 새로운 법적·윤리적 논의도 불가피하다. 저자는 “AI기술이 교육 현장에 가져올 변화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법적·제도적 준비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밖에 주목할 점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정책적·재정적 쟁점이다. 이 책은 구독료 체계, 기존 디지털교과서와의 차이, 정책 도입 과정에서의 경험과 보완점 등 실질적인 현장 문제를 면밀히 짚었다. 또 AI기술이 학교교육 현장의 특성에 맞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 해결책으로 저자는 (가칭)‘인공지능 교육기본법’ 제정을 제안했다. 그는 교육의 공공성과 기회균등을 지키면서도 에듀테크 산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교육과 법’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교사, 교육 정책 담당자, 법조인은 물론, 교육과 기술의 접점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실질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 저자 이영호 변호사(법무법인 LKB소속)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정보학(데이터사이언스) 석사를 취득하고 인수합병 전문 변호사 자격을 갖춘 전문가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상,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로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현장의 목소리와 법적 시각을 모두 반영해, AI 시대 교육의 미래를 제안하고 싶었다”며 “교육의 혁신과 공정성, 그리고 학생의 권익 보호가 균형을 이루는 법적 기반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시대, 준비되지 않은 현실…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外

인간은 왜 ‘일’을 하는가에 대해 수많은 학자가 연구한 공통의 결론은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보상이 주어지지 않음에도 노동의 행위를 이어가는 여러 사례를 분석하며 학자들은 ‘일’이란 인간에게 생계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자아실현과 자기 효능감, 행복함과 성취감을 주는 존재라고 말한다. 한 인간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일’, 노동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들여다보면 자신과 주변에 관한 이해도도 높아질 것이다. ■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각종 지표는 한국인이 세계인의 평균에 비해 많이 일하고, 사망 등 치명적인 산업재해에 자주 노출된다고 말한다. 미숙련의 청년·비정규직·하청업·소규모 노동 현장 등에서 반복되는 사고는 때로 뉴스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빈번하다.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은 편리함으로 무장한 기술의 발전이 초래한 어둠에 주목한다. 저자인 이승윤 교수는 불안정노동과 사회보장 연구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연구자로, 책에는 그가 목격한 현실을 각종 데이터와 실제 사례가 촘촘히 연결돼 있다. 저자는 디지털 전환 시대 등장한 ‘불안정노동’에 주목한다. ‘불안정노동’이란 청소 노동자, 콜센터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새벽 배달 노동자 등 우리가 채 인식하지 못하는 수많은 하루에 존재하며 갈수록 그 대상은 확대된다. 저자는 이들이 언제든 쓰다 버릴 수 있는 ‘티슈’와 같은 일회용 노동력이 된 현실을 지적한다. 1부에서 그는 ‘불안정 노동자’를 전통의 노동자와 비교하며 ‘시간’과 ‘소득’에서의 ‘이중 빈곤’ 문제를 겪는다고 말한다. 근로 시간은 늘어나지만, 소득은 그만큼 발생하지 않으며 시간과 소득 어디에서도 자율성을 갖지 못한다. 2부에서는 과로사 등 산재 문제를, 3부에선 청년 세대 절반가량이 비정규직에 해당하는 청년 노동 문제를 짚는다. 4부와 마지막 ‘연구 노트’ 파트에서 그는 학문적 성찰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저자는 동아시아 사회정책 국제학술대회 등 국제적으로 주목받은 자신의 ‘액화(melting) 노동’ 개념을 소개한다. 노동은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일의 방식, 작업장 범위, 정해진 노동시간, 고용주와 노동자의 명확한 관계에서 벗어나며 ‘액화’하는데 제도는 여전히 경직돼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며 그 간극에서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한다. ■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 골프장에서 ‘골퍼’의 존재는 필수다. 게임이 원활히 돌아가도록 코스 정보를 제공하고, 때로 말동무가 되어 주는 동반자 겸 전문가다. 이들은 대개 골프장 업체와 개인 사업자처럼 계약을 맺지만, 한 업체에서 이들에게 잔디밭부터 휴지통 정리, 꽁초 줍기 등 잡다한 일을 시키며 직원처럼 이용했다. 벌칙 당번 캐디는 그날 수입도 ‘제로’였다. 여기에 성희롱까지 더해진 각종 갑질에 시달리던 한 캐디는 온라인에 비판의 글을 올렸다가 해고에 해당하는 강제 퇴실을 당했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윤지영 변호사는 유족들과 함께 소송을 진행하며 1, 2심을 거쳐 대법원에 이르렀다. 그보다 더 전엔 서울 강남구에서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5층에 사는 한 입주민 할머니는 마치 동물을 대하듯 경비원에게 먹을 것을 던져주거나 아파트 내 청소 및 화단 정리를 하지 않았다며 업무 지시도 내렸다. 우울증에 걸린 경비원에게 욕설도 했다. 경비원은 5층에서 잘 보이는 위치에서 분신자살했다. 윤 변호사는 해당 사건을 맡으며 동료 경비원 및 유족과 함께했다.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은 15년이 넘는 세월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윤지영이 그가 맡은 사건 가운데 노동의 현실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11개의 사례를 담아냈다. 휴대전화 판매노동자의 족쇄 계약, 방송국 비정규직 PD의 부당해고, 현장실습생의 노동 착취, 이주노동자 노예제도 사건 등 현실을 극복하려는 노동자와 그들을 돕는 변호사의 투쟁은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일상의 희노애락을 시로…‘우리 집에 놀러와’ 外 [신간소개]

■ 우리 집에 놀러와 “우리 집에 놀러 와 // 감자밭 가장자리를 지나 / 시냇물 돌징검다리 건너 / 조팝꽃 쪼르르 피어 있는 오솔길 // 혼자 오지 말고 / 근처를 어슬렁거리는 고양이 / 심심한 구름을 데려와 / 정처 없이 나풀거리는 나비 / 맑고 서늘한 새소리와 함께 와”(시 ‘초대’ 중) 올해 등단 23년차를 맞은 박설희 시인이 네 번째 시집 ‘우리 집에 놀러 와’를 펴냈다. 박 시인은 경기민예총, 한국작가회의 경기지회 창립에 앞장선 수원지역 대표 시인 중 한 명이다. 57편의 시가 수록된 이번 시집은 생명과 죽음, 자연과 인간, 역사와 공동체 등 일상의 희로애락에 대한 폭넓은 시선을 세밀한 시적 언어로 엮어냈다. “한 생명이 가고 한 생명이 왔다”는 시인의 말처럼 존재의 순환, 삶과 죽음의 교차, 그 사이를 머무는 간절함 등 인류 공동의 감성을 섬세하게 포착해냈다. 박 시인의 시는 풍부한 감각적 이미지와 밀도 높은 서정성이 특징이다. 시인은 일상과 자연, 가족을 언어의 재료로 삼아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삶의 순간을 시적 공간으로 소환했다. 특히 산문적인 흐름과 내레이션, 대화체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서정적이면서도 자유로운 시적 언어를 완성했다. 이번 시집 전체에 흐르는 주된 정서는 노동, 공동체, 역사적 상처 등 사회적·시대적 문제의식이다. ‘법과 편’, ‘명령’ 등에서는 노동자와 민중의 삶에 대한 감각이 두드러지고, ‘지바현 능소화’ 등에서는 사회적 비극에 대한 인간의 내면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 우리들의 금강경 강의 수원대 등에서 오랫동안 후학을 양성한 김해영 교수와 40여년간 불교 공부와 수행을 한 김동숙 불자가 ‘우리들의 금강경 강의’를 펴냈다. ‘금강경’은 불교의 주요 경전 중 하나로, 그 깊이와 가르침이 시대를 초월해 많은 이들에게 깨달음을 주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금강’은 단단하고 변하지 않는 진리를 상징하는데, 모든 존재의 본질을 꿰뚫는 깊은 가르침을 뜻한다. 이에 ‘금강경’은 불교의 철학과 사상적 핵심을 다루면서 특히 ‘공(空)과 무상(無常)’의 개념을 통해 ‘인간의 삶과 우주의 본질’을 전달한다. ‘우리들의 금강경 강의’는 학문적인 해설을 넘어 수행의 현장에서 우러나온 통찰을 담았다. 이에 계태사 회주인 혜담 스님은 “책은 고전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이야기하려는 진지한 시도이자 일상과 수행 사이에 놓인 다리 위를 함께 걷자는 따뜻한 초대”라며 “(이번 신간이) 독자들에게 경전의 새로운 문을 열어주고, 가르치는 이들에겐 성찰의 거울이 돼줄 것”이라고 평했다. 총 32분으로 구성된 책은 ‘금강경’의 철학적인 뜻을 일상 속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풀어냈다. 세상에서 겪는 고통과 번뇌를 초월하는 방법에 대한 실용적인 가르침, 실천적인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책의 특징이다. 김해영·김동숙 저자는 “책은 불교에 대한 지적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유용한 학습서가 될 것”이라며 “책을 통해 독자들이 불교에 대한 더 깊고 다양한 이해와 통찰을 얻고, 지혜로운 삶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작홍사용문학관 ‘영화로 떠나는 세계문학 여행’ 매달 개최

노작홍사용문학관(관장 손택수)은 오는 10월까지 매월 1회 ‘영화로 떠나는 세계문학 여행’을 개최한다. 시민을 대상으로 선보이는 특별한 영화 프로그램으로 명작을 문학관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달 17일 ‘어린왕자(2015)’ 애니메이션을 상영한 데 이어 이달 28일엔 ‘세 가지 색: 블루(1993)’를 선보인다. 이어 ‘일 포스티노’(7월 26일 오후 2시), ‘현기증(1959)’(8월 23일 오후 2시), ‘길(1954)’(9월 25일 오후 7시), ‘84번가의 연인(1987)’(10월 18일 오후 2시)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스크린은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폭넓은 시대를 다양한 테마로 아우른다. ‘현기증’에선 스릴러의 진수를, ‘일 포스티노’와 ‘84번가의 연인’에선 감동 드라마를, ‘세 가지 색: 블루’에선 삶의 철학적 깊이를, ‘어린 왕자’에선 동화적 상상력을, 페데리코 펠리니의 대표작 ‘길’에선 고전영화의 깊이를 엿볼 수 있다. 명작 특유의 섬세한 미장센과 배우들의 명연기, 시간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소극장에서 경험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1부 영화 상영 ▲2부 박균수 시네필과의 대화로 이어진다. 2부에선 영화를 학술적으로 탐구하며 즐기는 박균수 작가와 함께 영화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박균수 시네필은 1997년 ‘조선일보’의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등단했고, 시집 ‘소멸의 산책(2022)’과 ‘적색거성(2019)’이 있다. 시카고예술 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M.F.A.)했다. 손택수 노작홍사용문학관장은 “올해는 문학관의 소극장 ‘산유화극장’을 활용한 영화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기획했다”며 “시민들이 문학작품과 영화를 함께 즐기고, 삶의 감동과 지혜를 나누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청소원에서 지점장까지…산골소년의 인생 한 페이지” 소설 ‘무꽃’ [신간리뷰]

해마다 봄이 오면 새싹이 자라나고 개나리와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어난다. 무성한 여름을 지나 낙엽 진 가을, 눈 내리는 겨울이 되면 어떤 꽃은 영영 사라진다. 다시 봄이 되면 새로운 생이 움튼다. 소설 ‘무꽃’은 어느 산골 소년이 어머니의 품을 떠나 한 소녀를 만나 청년이 되고,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가정을 이끄는가 하면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에 어머니를 돌보고 인생의 전부인 것 같던 오랜 직장에서 물러나 인생 2막을 맞이하는 애달픔과 행복 등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무꽃은 작가 윤달현의 3번째 자전적 소설이다. 현재 (사)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장으로 임하고 있는 작가는 1980년대 초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농협 청소원에서부터 은행 지점장까지의 애환과 제2의 인생에 대한 발자취를 담았다. “어머니는 파란색 페인트통에 붓을 넣었다 꺼내어 그림 한쪽 구석에 무꽃을 그려 넣었다. 한가운데에서 양손을 벌려 자식 손을 잡는 모습을 그렸다. 아마도 세상을 다하는 날까지 지켜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소설 ‘무꽃’ 중) 작품엔 어머니에 대한 작가의 남다른 애정이 담겨있다. 어머니는 8·15해방 전에 태어나 한글 공부를 하기도 전에 6·25전쟁을 겪으며 가난한 시절을 보냈다. 작가는 농촌 총각에게 일찍이 시집가 농사일과 육 남매를 키우느라 정신없는 세월을 보내고, 가정을 위해 헌신하신 것에 한없는 감사를 담아 자전 소설로 의미를 부여했다. 제1장 빛나는 졸업장부터 제5장 낙서 여행까지 직접 글과 그림도 그려 놓았다. 꽃말처럼 소소하고 겸손하게 삶을 살아가는 아들의 모습을 어머니에게 보여 주고 싶어 한다. 작가는 1년 동안 쓰고 그림을 그려 넣은 책을 이번 어머니 생일을 기념하면서 출판했다고 한다. 소설에는 산골 소년가 청년이 되고, 누군가의 남편이자 가장이 되어가는 이야기가 시대상으로 펼쳐지며 누군가에겐 공감을 누군가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격동의 1960년대, 비무장지대의 파주에서 태어나 1980∼90년대와 IMF 등을 지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소설을 읽다 보면 따뜻한 미소가 물든다.

평생 써먹는 글쓰기…책 '팔리는 글쓰기는 처음이라' [신간소개]

마케팅 기획자, 경영 컨설턴트 등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제갈현열 저자의 신간 '팔리는 글쓰기는 처음이라'가 출간됐다. 저자는 글쓰기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소개하고, 필 듀센베리, 스티븐 킹 등 글쓰기 대가의 비법까지 알려주며 '팔리는 글'의 본질을 담았다. 특히, 단순히 글쓰기 방법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글쓰기를 완성할 수 있도록 3단계 글쓰기 비법과 함께 직접 실천해볼 수 있는 Q&A도 담았다. 저자 제갈현열은 20대에 공모전 43관왕의 타이틀을 얻고, 메이저 광고대행사를 입사해 기획의 귀재로 불렸다. 30대에는 다양한 분야와 경계를 넘나드는 책을 쓰며 누적 40만 부를 판매해 베스트셀러 저자가 됐다. 저자는 많은 이가 글쓰기 스킬만을 글쓰기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글쓰기에 가장 중요한 건 시장이 원하는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복잡한 문법, 세련된 표현 없이도 '팔리는 글'을 완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글쓰기 실력이 제자리 걸음인 사람, 모든 종류의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 그리고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기초서가 될 것이다.

윤석열과 이재명을 가른 승패요인은?...‘선거는 이미지다’ 한·미 대선 사례분석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는 국민들이 후보자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한 채 치러졌다. 윤석열 후보는 정치를 시작한 지 1년 미만이었고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을 포함해도 10년, 국민에게 등장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점을 역산하면 겨우 5년 반에 불과했다. 이때 투표를 결정짓는 것은 무엇일까. 이미지다. 정치부 기자로, 자리를 옮겨 캠프에서, 선거방송기획단장으로, 또 대권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총 일곱차례 대통령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김구철 전 KBS 정치부 기자가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깨달은 이야기를 책으로 옮겼다. 그가 2020년 박사 학위 논문을 책으로 다시 집필해 출간된 ‘선거는 이미지다_한·미 대선 사례 분석’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락의 요인을 정리해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오늘날 대통령선거에서 어떤 이미지 구축이 승리를 가져다주고 앞으로 후보자들은 어디에 역점을 두고 준비를 해야 할지를 앞선 한국 대선과 미국의 대선을 통해 분석했다. 저자는 1997년 김대중의 준비된 대통령, 2007년 자신이 제안한 이명박의 ‘실천하는 경제대통령’은 성공적인 이미지 전략이었다고 평가한다. 그에 반해 1997년 이회창의 깨끗한 정치 튼튼한 경제, 2022년 이재명의 유능한 경제 대통령 캠페인은 실패한 슬로건이라고 짚었다. 특히 2022년 이재명과 윤석열의 대선을 중심으로 이미지와 선거 전략을 분석하고 정치 신인이 대통령선거에서 이긴 이유를 분석했다. 한미 대선 후보의 이미지를 비교하며 차기 대통령 후보들을 분석해 놓은 점도 흥미롭다. 과거부터 대선을 앞둔 현재까지 한국의 정치사를 장식했던 후보자들의 면면이 함께 제시돼 있고 케네디, 레이건, 클린턴 등 미국 대통령의 이미지 선거에 관한 이야기가 심층적이면서도 읽기 쉽게 풀어졌다. 저자는 “후보의 삶의 궤적이 후보가 내보려는 이미지와 일치하라는 법도 없고, 유권자가 선호하는 이미지들이 후보자의 철학이나 삶과 일치하라는 법도 없다”며 “후보의 삶의 궤적, 후보자가 내보려는 이미지, 선거운동 전략, 정책 등의 다양한 요소의 매트릭스가 시너지를 내려면 방향성이 일치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삶의 역정에서 우러나오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게 승리의 요인이라는 저자의 판단을 따라가며 현재를 선거판을 해석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SF’ 거장들의 신작…‘고래눈이 내리다’·‘기병과 마법사’

우주를 가로지르고 외계 문명과 만나며 독자들을 ‘다른 세계’로 이끄는 ‘SF’가 또 한 번 찾아왔다. 국내 SF의 기반을 닦은 김보영, 배명훈 작가가 각각 데뷔 21주년, 20주년을 맞아 신간을 발표했다. 불가능한 것을 상상하고 미지의 길을 개척하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두 작가의 ‘SF’를 소개한다. ■ 고래눈이 내리다 한국 SF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소설가 김보영이 ‘얼마나 닮았는가’ 이후로 5년 만에 신작을 발표했다. 이번 소설집에는 총 9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됐다. ‘세계의 훌륭한 SF 선집’에 실린 작품이자 로제타상의 후보작이었던 ‘고래눈이 내리다’를 표제작으로 해 심해 생물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고 생태 파괴의 문제의식과 지구 회복의 염원을 담아냈다. 이 작품과 짝을 이뤄 주제를 공유하는 ‘귀신숲이 내리다’는 버려진 우주 거주구에서 자라나는 버섯과 산호의 강한 생명력으로 모든 폭력과 공해로 파괴된 세계에 깃들 회복의 힘을 감각하게 한다. 이와 함께 감재사자의 신화를 통해 거대한 폭력에 저항하는 여성의 굳건한 내면이 드러나는 ‘까마귀가 날아들다’, 서버로 이주한 인류가 난개발과 무분별한 소비로 인해 자연물을 삭제해버리려는 시도에 맞서는 이들의 이야기인 ‘너럭바위를 바라보다’ 등 시의성과 유머를 갖춘 엽편도 즐길 수 있다. 죽음을 다른 세계로의 전환으로 이해하는 ‘봄으로 가는 문’, ‘껍데기뿐이라도 좋으니’를 통해 소중한 사람을 잃어본 이들에게 가슴 깊은 위로를 전하기도 한다. 작가가 영화 ‘설국열차’의 시나리오 설정과 아이디어 작업을 하며 기획한 ‘새벽 기차’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신간은 과학적이고도 신화적인 세계에서 신선한 반전들을 선사하며 SF의 경이감을 전해온 김 작가의 특징이 잘 녹아들었다는 평을 받는다. 기계와 유기체, 동물과 인간의 구분을 허물고 인간과 문명 중심의 사고를 뒤집는 급진적인 상상력이 가득하다. ■ 기병과 마법사 소설가 배명훈이 데뷔 20주년을 맞아 독창적인 한국형 판타지 소설 ‘기병과 마법사’를 펴냈다. 장편 소설로는 3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이다. 이번 작품은 한반도 북부 너머의 대륙을 떠오르게 하는 상상의 공간과 전근대를 연상하게 하는 상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하이-판타지’다. 영민하고 단단한 스물일곱살의 여성 주인공 영윤해가 자신의 힘을 발견해 각성하고 불가항력적인 어둠의 괴물을 퇴치하는 구원과 연대,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영윤해는 역사의 끊어진 고리를 다른 시대 예언자들과의 만남 속에서 연결하며 독재와 폭정을 저지르는 파괴적 군주와 맞서며 파멸로 얼룩진 세계를 구한다. 책은 한반도와 전근대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가상의 세계를 관찰하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동시에 스스로 움직이는 세계와 인물에 대한 작가 특유의 통찰을 관찰할 수 있게 한다. 저자는 충분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개념적 구상을 전개하고, 우리 문화권에서 가능한 판타지 세계를 정교하게 설계했다. 이에 이번 신간은 친숙한 세계, 독보적 인물들의 활약, 속도감 있는 전개, 뛰어난 전투 묘사 등으로 재미와 완결성을 모두 아우르며 배 작가의 여전한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상 속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명상법'…‘나는 날마다 지하철에서 명상한다’ [신간소개]

현대인의 일상은 바쁘고 복잡하다. 생각은 쉴 틈 없이 흘러가고, 마음은 늘 어딘가에 가 있다. 이런 시대 속에서 ‘명상이 뭐길래?’라는 호기심으로 이 책을 펼친 이들은 아마도 잠시 멈추고 ‘나’를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김성수 작가의 신간 ‘나는 날마다 지하철에서 명상한다’는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해 쓰인 책이다. 이 책은 요가복이나 명상센터, 스승이 없어도 누구나 ‘지금 이 자리’에서 명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작가는 명상을 특별한 수행이 아니라,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잊지 않고 살아가는 ‘삶의 태도’로 정의한다. 실제로 그는 “명상이 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혼자서 바쁘게 사는 법이라고 대답할 것”이라 말한다. 격식 없이, 억지 없이 자연스럽게 삶에 스며드는 명상. 그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책은 독자들이 일상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12가지 명상 제안으로 구성돼 있다. 각 장은 ▲행복은 의식 있는 죽음이다: 죽음을 자각하는 순간, 삶은 더 생생해진다. 명상은 그 의식을 깨우는 첫걸음이다 ▲우리는 모든 순간 두 개의 현실을 산다: 외부 세계와 내부 세계. 명상은 그 둘 사이의 균형을 잡는 일이다 ▲내가 나를 보면 명상, 내가 너를 보면 망상: 자기 성찰 없이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오히려 왜곡을 낳는다 ▲거울만 자주 봐도 왕초보는 벗어난다: 거울을 보는 일조차 하나의 명상적 습관이 될 수 있다 ▲시작해 보자, 명상: 어렵지 않다. 지금 이 순간 호흡부터 알아차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나는 날마다 지하철에서 명상한다: 출퇴근길 지하철 안, 짧은 호흡 명상이 삶의 균형을 되찾게 한다 ▲명상은 변화를 즐기는 일이다: 변화는 두려움이 아니라 성장의 기회다. 명상은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힘을 기른다 등으로 이뤄졌다. 책 전체를 흐르는 작가의 어조는 담담하면서도 따뜻하고 때로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김성수 작가는 명상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나는 날마다 지하철에서 명상한다”는 제목이 아니라 그가 실천하고 있는 명상법이자 철학이다.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지 않아도, 복잡한 승객들 사이에서도 우리는 스스로를 바라보고 현재에 머물 수 있다. 중요한 건 ‘어디서’가 아니라 ‘어떻게’ 존재하느냐는 것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독자와 만나는 순간을 기대한다. 명상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과 마주하고 싶다는 것이다. 책은 그 만남의 문을 여는 친절한 안내서이자, 스스로를 향한 초대장이다.

“가장 오래된 과학, ‘천문학’을 들여다보다”… ‘우리는 별에서 시작되었다’ 外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머리 위 별들을 나침반으로 길라잡이 삼아왔다. 밤하늘을 품은 우주는 태초의 기원이자, 오래된 미지의 영역이기도 하다. 국내 우주항공의 시대를 기념하는 국가기념일인 제1회 ‘우주항공의 날’(27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과학 ‘천문학’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장르의 책을 소개한다. ■ 우리는 별에서 시작되었다 11월의 어느 밤, 이제 막 연인이 된 두 사람은 연극을 관람하고 돌아가는 길목에 아쉬운 마음을 담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수십억 년의 세월이 쌓여 만들어진 그곳에서 이들의 머리 위로 아름다운 유성이 지나가고 둘은 조용히 소원을 빈다. 마침내 그 소원이 이뤄졌을 때, 남자는 당시는 회상하며 ‘그 밤, 내 인생이 바꼈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별에서 시작되었다’의 서문 속 이야기이자 저자인 로베르토 트로타 본인의 러브 스토리다. 우주론학의 세계 권위자이자 이론물리학 교수인 저자가 펴낸 책은 천문학자가 들려주는 한 편의 시와 같다. ‘별이 없었다면 인류는 어떤 존재였을까?’라는 과학자의 의문에서 시작된 책은 철학, 수학, 천문학, 우주 탐사, AI까지 아우르며 별에서 출발한 인류 문명의 궤적을 따라간다. 동시에 지구와는 정반대의 ‘칼리고’라는 별이 보이지 않는 대체 지구를 문학 가설로 탄생시켜 SF 소설과 같은 몰입감을 전한다. 책은 ‘시인처럼 글을 쓰는 천문학자의 매력적인 인류 역사’(월스트리트저널), ‘황홀한 글’(네이처)이라는 평을 받으며,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스미스소니언’의 ‘2023 최고의 과학책’으로 꼽혔다. ■ 우주를 보면 떠오르는 이상한 질문들 “우주의 끝은 어디일까?”, “태양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우주를 보면 떠오르는 이상한 질문들’의 저자 지웅배 박사는 다소 엉뚱해 보이고 어린아이처럼 느껴지는 이러한 지적 호기심이 천문학을 발전시키는 훌륭한 질문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천문학 역사의 중요한 이론들은 ‘왜 저 별은 그렇게 움직일까?’, ‘지구는 정말 중심일까?’와 같은 사소하지만 거대한 의심과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책은 우리가 놓치기 쉽지만, 중요한 질문들을 다루며 거대하고 광활한 우주의 이야기를 평범한 ‘지구인’들에게 흥미롭고 친절하게 안내한다. “초록색 별은 왜 없지?”라는 질문 하나에서 우리가 빛을 인식하는 방식, 별의 온도와 스펙트럼까지 파고들며 “외계인은 정말 없는 걸까?”라는 의문에서는 우주 생명체 탐사의 현재와 과학적 증거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든다. 우주는 왜 깜깜하며, 우주의 끝은 어디이고, 블랙홀은 얼마나 뜨겁고 무거울 수 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철학의 문까지 이른다. 저자는 ‘1.4kg의 우주’라는 별명을 가진 인간의 뇌 신경이 우주와 어떤 유사성을 지니는지 살피며 우주와 인간의 연결고리는 두텁다고 말해준다.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