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노 박윤재, 한국 최초 로잔 발레 콩쿠르 ‘우승’

16세 발레리노 박윤재(서울예고)가 세계 5대 발레 콩쿠르인 스위스 로잔발레콩쿠르에서 한국 남자 무용수 최초로 우승해 한국 무용사를 새로 썼다. 박윤재는 8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로잔발레콩쿠르(Prix de Lausanne·프리 드 로잔) 결선에서 고전 발레 ‘파리의 불꽃’과 컨템포러리 발레 ‘레인’을 각각 선보여 1위를 차지했다. 앞서 1985년 발레리나 강수진, 2007년 발레리나 박세은이 우승한 바 있지만, 한국인 발레리노가 로잔발레콩쿠르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윤재는 1등 수상에 앞서 특별상인 ‘최우수 젊은 인재상’도 받았다. 그는 “발레를 시작한 다섯 살 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꿈꿔왔던 꿈의 무대인 ‘프리 드 로잔’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데, 파이널(결선) 무대까지 서고 큰 상까지 받게 돼 너무나 기쁘고 믿기지 않는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박윤재는 계원예중을 나와 현재 서울예고에 재학 중이다. 초등학교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하에 있는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을 다니는 등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로잔발레콩쿠르는 바르나, 잭슨, 모스크바, 파리 콩쿠르와 함께 세계 5대 발레 콩쿠르로 꼽히는 대회로 올해 53회를 맞았다. 15~18세 학생들만 참가할 수 있어 무용수들의 등용문으로 불린다. 지금까지 한국 무용수 중에서는 강수진, 박세은을 비롯해 2003년 서희, 2021년 발레리나 윤서정, 2018년 발레리나 박한나와 발레리노 이준수 등이 입상했다. 올해는 박윤재와 함께 발레리나 김보경(17·부산예고)도 8위로 입상했다. 올해 대회에는 42개국의 445명이 지원해 영상 심사를 거쳐 86명이 선발됐으며, 이 중 85명이 대회에 참가했다. 결선 무대에는 20명이 올랐고, 한국 무용수로는 박윤재와 김보경을 비롯해 성지민(17), 안지오(16) 등 4명이 결선을 치렀다.

경기아트센터 사장에 김상회 전 청와대 행정관 내정

경기아트센터 신임 사장에 김상회 전 청와대 행정관이 내정됐다. 앞서 지난달 유정주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로 내정된 데 이어 경기아트센터 사장까지 내정되면서 이달 중 두 기관의 수장자리가 채워질 전망이다. 7일 경기도, 경기아트센터에 따르면 경기아트센터 임원추천위원회는 사장 공모 절차를 거쳐 2명의 후보자를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추천했고, 김 지사는 김 전 행정관을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다. 김 내정자는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김 지사가 최종 임명한다. 김 내정자는 수원 출신으로 한국민예총 수원지부장, 경기국제인형극제 총감독, 제8대 경기도의원,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정책실장,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자치발전비서관실 행정관, 대한민국특례시장협의회 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경기문화재단은 이보다 앞서 지난해 12월16일 임추위를 열어 대표이사 후보로 유정주 전 민주당 국회의원 등 2명을 김 지사에게 추천했고, 김 지사는 지난달 20일 유 전 의원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유 내정자 역시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될 예정이다. 유 내정자는 제21대 국회의원, 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경기도박물관, 6일 국제학술대회 ‘명대 서화예술의 전개와 확산’ 개최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이 오는 6일 ‘명경단청明境丹靑: 그림 같은 그림’ 특별전과 연계한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명대 서화예술의 전개와 확산’을 주제로 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중국·일본·미국·한국에서 활동하는 미술사학 교수와 연구자들이 모여 중국 명대 서화예술의 발전과 전개, 동아시아적 확산과 영향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한다. 행사에서는 양용 랴오닝성박물관 연구원이 ‘중국 명대 회화예술-랴오닝성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를 주제고 기조 발제에 나선다. 또 홍선표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조선시대 명대 회화의 수용과 변용’을, 이완우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가 ‘조선시대 명대 서풍의 수용과 변용’에 대한 강연을 진행한다. 이어 여섯 편의 연구 발표가 진행된다. 조인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명대 전기의 화가 대진(1388~1462)의 작품 ‘선종육대조사도권’에 주목해 ‘혜가의 팔뚝이 동쪽으로 간 까닭은?-혜가단비(慧可斷臂)에 대한 단상’을 진행한다. 이타쿠라 마사아키 도쿄대학 동양문화연구소 교수는 ‘셋슈(雪舟)가 본 동아시아’ 연구발표를 통해 선종 승려이자 일본 수묵화의 대성자로 불리는 셋슈(雪舟, 1420~1506)가 봤던 중국 회화를 상정해 보고 그의 그림이 중국과 한국에서 어떻게 이해됐는지 살펴본다. 최여훈 명지대 강사는 ‘명대 오파회화 속 ‘동천(洞天)’ 이미지’를 통해 명대 오파 화가들이 그린 동천복지 그림들을 동천의 시각화 전통의 맥락에서 짚어본다. 특히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추사 김정희의 작품을 중심으로 ‘초예기자지법(草隷奇字之法)과 사기(士氣)의 전개양상과 함의’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 밖에 임수아 클리블랜드미술관 학예사가 ‘동기창의 ‘강산추제도’, 그 우정과 권력에 대한 기억’을, 오승희 시카고미술관 학예사가 ‘명말 회화에서의 진(眞)과 환(幻)’을 주제로 한 연구발표를 진행한다. 여섯 편의 연구발표에 대한 개별 토론은 장준구(이천시립월전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이정은(한국외국어대 교수), 유순영(국가유산청 문화유산감정위원), 고연희(성균관대 교수), 조민주(덕성여대 교수), 정윤회(경기도박물관 학예사) 등 이 분야 연구자들이 나선다. 종합토론은 박은화 교수(충북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이번 국제학술대회로 명대 서화가 조선과 일본에 미친 영향에 대해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로운 예술정신 계승…‘제8회 노작홍사용창작단막극제’ 참여 극단 모집

노작홍사용문학관(관장 손택수)은 오는 6월 30일까지 ‘제8회 노작홍사용창작단막극제’에 참여할 극단을 모집한다. 노작홍사용창작단막극제는 나라 잃은 시기에 극단 ‘토월회’를 이끌며 신극운동에 앞장섰던 노작 홍사용 선생의 삶을 기리고, 자유로운 예술정신을 계승하고자 시작됐다. 화성시가 주최하고 노작홍사용문학관이 주관한다. 이번 단막극제는 문학관에서 진행하는 연극제의 특성을 살려 단막희곡의 연극성과 문학성에 두루 비중을 둔다. 대상(단체상) 1개 극단, 희곡상(개인상) 1인에 각각 1천만원의 상금이 수여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창작단막극제다. 본선 진출 3개팀에게는 공연지원금 450만원(극단 400만원, 작가 50만원)이 주어진다. 응모는 출품, 공연, 수상 이력이 전혀 없는 순수 창작 단막희곡만 가능하며 6월 30일까지 문학관 공식 이메일로 참가신청서와 관련서류를 보내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노작홍사용문학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심은 지원 극단과 작가명을 가린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되고 선발된 3개 극단의 본선 경연은 올 가을 노작문학축전 기간에 산유화극장에서 무료 공연으로 열린다. 대상과 희곡상은 심사위원의 현장 본심으로 최종 결정된다. 손택수 노작홍사용문학관장은 “8년을 잇는 창조와 감동의 역사를 만들어 준 그간의 참가 극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참신하고 열정적인 연극인, 작가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

경기역사문화유산원, 경기도 무명의병 역사문화강좌 ‘강산의 의로운 장부들’

경기문화재단 경기역사문화유산원이 ‘경기도 무명의병 기념사업 역사문화강좌’를 개최한다. ‘강산의 의로운 장부들: 대한제국기 경기도 무명의병은 누구인가’를 주제로 한 이번 강좌는 구한말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했지만 기록되지 않아 신원이 불분명한 경기도 무명의병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확산하는 기념사업 중 하나로 마련됐다. 구한말 무명의 의병을 발굴하고 기념·지원하는 사업이 경기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개화기 의병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사전교육 프로그램이다. 강좌에서는 경기도 의병이 누구이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조명해 독립운동에서 광복으로 이어졌던 의병정신의 가치를 기록에 근거한 역사학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강좌는 오는 12일부터 26일까지 3주 간 매주 수요일 경기문화재단 강의실에서 총 3회에 걸쳐 진행된다. 12일에는 박환 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장이 ‘수원지역 민족운동사 연구현황과 의병연구’에 대한 강좌를 한다. 19일에는 성주현 1923 제노사이드연구소 부소장이 ‘한말 경기남부 의병항쟁의 전개와 특성’에 대한 강의를 선보인다. 26일에는 김명섭 단국대 박사가 ‘경기의병의 항일현장에서 미래를 만나다’를 주제로 시민과 만날 예정이다. 강좌는 역사애호가 뿐 아니라 새로운 창작 소재를 찾고 있는 예술가 등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자세한 프로그램 정보는 경기역사문화유산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수강신청은 경기문화재단 통합예약포털 ‘지지씨 멤버스’를 이용하거나 전화 접수를 하면 된다.

새 단장한 인천문화예술회관, 4월부터 전시실 대관

인천문화예술회관은 수준 높은 전시 유치를 위해 2025년 상·하반기 전시실 대관 신청을 받는다고 2일 밝혔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은 대전시실(834.4㎡, 252평), 중앙전시실(246.5㎡, 75평), 소전시실(318.9㎡, 97평), 미추홀전시실(333.9㎡, 101평) 등 4개 전시실을 오는 4월부터 12월까지 빌려준다. 신청은 3일 오전 9시부터 오는 3월4일 오후 6시까지 받는다. 희망자는 인천문화예술회관 누리집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시 통합예약시스템, 또는 방문·우편·이메일 등의 방법으로 제출하면 된다. 심사를 거쳐 오는 3월 말 누리집 공고와 개별 연락을 통해 신청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인천문화예술회관은 보다 쾌적한 전시실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천장, 벽, 바닥을 새롭게 꾸미고 공간에 맞는 음향 및 조명 시스템을 구비했다. 로비에는 전시 홍보를 위한 LED 게시판을 설치했다. 오는 4월초 개관 30주년 및 새 단장 기념 기획 전시를 열어 시민들과 다시 만날 계획이다. 고은화 인천문화예술회관 관장은 “리모델링을 마쳐 새롭게 단장한 전시실을 시민들께 다시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세심히 준비해 관람객을 맞겠다”고 밝혔다.

옛 일기·향약에서 발견하는 시대상, 국립민속박물관 ‘일기류 소장품 총서’ 등 발간

‘1882년(임오, 고종19) 1월 27일. 왜인 화방의질이 인천에서 개인적으로 군사훈련을 실시하였다. 두어 달 동안 날씨가 추워 유행성 감기가 크게 유행하였다.…2월 21일. 세자께서 민규호의 가문 사람과 혼례를 올렸다. 동요에 “양반 삼대가 백성에게 장가드니 좋지 못하다.”라고 하였다. 왜인들이 마음대로 도성 안을 출입하였다. 살아도 죽은 것만 못한 것이 우리나라 백성들이다.’ 조선 후기 충청도 홍주 일대에 살던 최진익(1816~?)은 17세가 되던 1832년부터 71세의 노인이 될 때까지의 흔적을 개인 일기로 남겼다. ‘포옹일기’라는 표지 서명을 한 33장의 책 1권엔 자신의 가정사 경제상황, 나라의 크고 작은 사건이 개인의 입장에서 기록돼 있다. 경기도 광주 사촌과 서울 어의동 기대 일대에 거주하던 평산 신씨 가문의 신현(1764~1827), 신명호(1790~1851), 신명연(1792~1854)씨는 1818년 1월1일부터 1822년까지 해마다 3~5개월간 일상을 기록했다.  평산 신씨 가계 일록으로 명명된 자료는 신현 집안의 각종 대소사가 기재돼 있고 상장례와 묘소관리, 경제생활, 노비들의 활동, 왕실의 주기적인 의례, 조정 관원의 인사 등이 기록됐다.  신현이 1808년~1821년까지 썼던 일기는 경기도박물관이 15책의 필사본을 소장 중인데, 이후의 내용을 보완하게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이 ‘일기류 소장품 총서: 제1~3권(가계 일기, 개인 일기 1‧2)’과 ‘향약鄕約과 계契’ 2종의 소장품 자료집을 발간했다.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관련 고문헌 소장품에 담긴 생활사적 가치를 발견하는 것으로 ‘일기류 소장품 총서: 제1~3권’에선 매일의 기록에 담긴 생활문화의 가치를, ‘향약鄕約과 계契’에서는 상생과 연대의 정신을 살필 수 있다. 일기는 쓴 이에 따라 다르나 조정의 관리로서 겪은 궁중의 숨겨진 모습이나 지식인으로서 주변에서 보고 들은 주요 역사적 사건의 서술, 평범한 농부와 선비의 매일의 일상 등이 담겨 있다. 설, 단오, 추석 등 세시풍속의 풍경, 농업과 숯가마 경영과 같은 생업 현황, 가족 및 주변인과의 교유 등에 이르기까지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의 폭이 넓다. 옛 일기라 해서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날짜와 날씨로 기록을 시작하고 각자의 일상과 국가적 사건 등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다. 총서에 수록된 일기 속 당시 일상들과 마주하며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구문회 국립민속박물관 유물과학과장은 “옛 일기는 공동체에 속한 문제나 시국에 대한 걱정 등이 다양하게 담겨있고 오늘날과 상황이 이어지거나 연상되는 것도 있어 흥미로운 자료 중 하나”라며 “연속 사업으로 올해 상반기에는 상장례 기록을 묶어 당시를 살펴보는 자료집을 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소장품 자료집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책과 재즈, 대화가 있는 곳... 문턱낮은 '카페서점 마을회관'

카페서점 마을회관 독립서점이 좋은 이유는 대형서점과 달리 특정 분야의 책을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 위치한 ‘카페서점 마을회관’은 철학과 인문학 분야 책을 한곳에 모아 지역의 관심 있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길 희망하며 공간을 꾸몄다. 책과 음악 토론이 있는 곳 1997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에서 음악과 종교철학을 공부한 윤요한 대표는 사이사이 방문한 유럽에서 받은 영향과 유학 경험을 토대로 오래전부터 이런 공간을 꿈꿨다. “미국과 유럽에서 지내는 동안 자본주의적 가치에서 벗어난 환대와 소통이 있는 공간들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웃 간에 자유롭게 문을 열고 왕래하던 쿠바 사람들의 모습이 큰 영감을 줬습니다.” 카페서점 마을회관은 2019년 문을 열 당시엔 동천동의 한 지식산업센터 건물 2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2층은 사무실이나 병원, 식당이 주를 이루는 이곳에 서점이 있다는 것 자체가 방문객들에겐 신선함이었고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외부와 차단된,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유입되는 것 같은 분위기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022년부터는 인근에서 문화공간으로 이용되던 카페 ‘마이너 스윙’ 자리로 옮겨 카페와 서점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독립서점과 문화 공간이 결합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카페라는 형태가 책과 한 발 가까이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1층은 카페, 2층은 서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곳에 오시면 책과 음악, 토론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문화가 있는 환대의 공간 카페서점 마을회관은 들이는 책의 80% 이상을 철학·미학·인문학 분야로 꾸미고 있다. 서점 방문객들의 소통을 위해 오픈 초기부터 글쓰기 모임, 시 모임, 주말 독서회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6개월 동안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함께 읽은 기억은 윤씨에게도 강렬하게 남아 있다. “이곳으로 서점을 옮기면서 서점 방문객도 다양해지고 공간 활용도도 높아졌습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재즈 콘서트를 열고 있고 일요일은 격주로 문학과 사회 비판에 관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어요. 원하면 독서모임 공간도 지원해 드리고요.” 윤씨가 미국과 유럽의 여러 공간에서 느꼈던 ‘환대’는 이 서점의 주요 키워드다. 오는 분들이 즐겁고 편하게 쉬다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과 지역 기반 작가들의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그야말로 ‘마을회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래서 방문객들은 윤씨를 ‘이장님’으로 부르기도 한다. “새해에는 디트리히 본회퍼, 자크 라캉, 만해 한용운 등 3대 작가의 작품을 한데 모아 서가를 꾸미고 월 1회 대화를 갖고자 합니다. 미술, 음악 등 예술 활동 수업도 오픈할 예정이고 정기적으로 진행될 낭독회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카페 혹은 서점으로 한정된 공간이 아닌 그야말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에서 차도 마시고 책도 읽다 가실 수 있도록 언제나 환대하겠습니다.”

용인 남사도서관, 공원과 호수를 벗삼아 책과 휴식을 마주하다

지난해 경기도가 선정한 우수도서관 중 용인시 공공도서관 6곳이 선정됐다. 그중 2018년 개관한 남사도서관은 이듬해 경기도 건축문화상을 수상한 곳으로 공간감이 극대화된 곳이다. 공원과 호수, 책과 휴식이 있는 남사도서관은 인근 주민들에게 ‘도세권’의 자부심이 돼 주는 곳이다. 용인, 2024 우수 공공도서관 6곳 선정 경기도는 지난해 6월 도내 31개 시·군의 283개 공공도서관을 대상으로 장서의 충실성, 관장의 전문성, 공간·시설 혁신, 독서문화진흥 우수사례 등 12개 항목을 토대로 우수도서관 12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그중 구성, 기흥, 남사, 모현, 보라, 이동꿈틀 등 용인시 공공도서관 6곳이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됐다. 용인시 공공도서관은 이용자 편의를 위해 상호대차 서비스를 주5회로 확대하고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 시행 등 다양한 독서 진흥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도서 이용 편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과감한 장서 확충에 투자하는 등 시민 중심의 도서관 운영과 정책은 6년 연속 경기도 도서 대출 1위 도시라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용인시 내 20개의 공공도서관 중 처인구에 위치한 남사도서관은 2018년 개관 당시 기존 도서관에서 보기 드문 통합형 개방 공간을 조성해 층별 경계를 없애고 층고를 높여 공간감을 극대화한 건물로 주목받아 2019년 제24회 경기도건축문화상을 수상했다. 연면적 3천382㎡, 지하 1층(보존서고), 지상 2층의 건물은 종합자료실, 어린이자료실, 미디어창작실, 디지털자료실, 다목적실, 휴게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일반도서 5만1천864권, 아동도서 3만2천511권, 원서 등 기타 도서 5천474권 등 총 8만9천849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남사도서관은 처인구 남사읍 남사화훼단지가 지역 대표 산업임을 고려해 ‘원예’ 특화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원예 특화 도서 857권을 소장하고 있으며 ‘원예특화 북큐레이션’ 코너를 운영하며 도서관 내 모든 식물을 남사화훼단지를 통해 구매하는 등 다양한 식물을 활용해 열람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특화 주제와 관련된 프로그램 운영 시 강사 초빙 및 재료 구입도 남사화훼단지와 연계해 협업하고 있다. 대표적인 원예 프로그램으로는 지역 화훼업체와 장애인복지시설, 남사도서관이 협업해 진행하는 ‘원예치유수업’이 있다. 화훼업체에서 수업에 필요한 원예 재료를 지원받고 독서를 연계해 장애인들의 심리를 치료하는 독서프로그램이다. 이와 더불어 비장애인 시민들이 오래 키울 수 있는 반려식물을 직접 식재하고 독서도 하는 ‘반려식물 돌봄교실’, 유아 및 초등학생들을 위해 수업시간마다 원예 도서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식물을 택해 직접 심어보는 ‘독서원예’, 그 외 셀프씨앗심기, 꽃꽂이 동아리, 숲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산체험(트레킹) 및 남사텃밭 가꾸기도 예정돼 있다. 지역 특징 살린 ‘원예’ 특화 도서관 남사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의 기본인 장서의 충실성 확보를 우선으로 여기고 있다. 다양한 연령대와 이용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주제별로 장서를 구성하고 자료 유형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원예 특화도서 수집은 남사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특징 중 하나다. 한편 우수한 자료를 구비하는 것만큼 이용 활성화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공공도서관의 또 다른 숙명이자 과제다. 남사도서관은 매월 용인시 사서들이 직접 선정한 주제로 큐레이션한 도서를 전시하는 ‘책으로(路) 채움’ 코너와 도서관의 특화 주제를 활용한 ‘원예특화 북큐레이션’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책으로(路) 채움’ 코너는 사서들이 책을 선정한 후 직접 작성한 소개 문구가 함께 전시돼 있어 이용객들의 눈길을 끈다. 또 매년 시민들이 투표로 직접 선정한 ‘올해의 책’ 서가를 운영하고 분기별로 ‘베스트셀러 고정서가’를 운영해 상시 대출 중인 인기 도서를 남사도서관에서는 언제든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남사도서관에서는 취침 전 독서문화 조성을 위한 ‘잠자리 독서(Bedtime Reading)’ 책 꾸러미 대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잠자리 독서 책 꾸러미 대출 서비스는 부모 및 보호자가 잠자리에서 아이에게 읽어 주기 좋은 도서를 꾸러미로 대출하는 서비스로 0~6개월, 6~12개월, 12~24개월, 24~36개월 등 아이의 월령별로 총 4단계로 구분돼 있다. 총 30개의 꾸러미가 1층 어린이자료실 내 영유아열람실에 상시 비치돼 있어 ‘책 육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남사지역은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언론의 주목을 받지만 이전에는 전통적인 농촌지역으로 교육·문화 접근성이 낮았다. 몇 년 전부터 인근 아파트 단지 입주가 진행돼 인구가 증가하면서 남사도서관은 책을 읽는 장소 이상의 의미 있는 곳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미디어 창작실은 PC, 카메라, 녹음 및 음향 장비, 영상편집 프로그램, 조명 장비, 크로마키 등 전문적인 미디어 제작 장비를 갖추고 있어 영상 촬영 및 편집 등 미디어 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공간이다. 용인 시민이라면 누구나 대관해 실습할 수 있고 영상편집 및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미디어 제작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용인시민들이 1인 크리에이터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용인시에는 남사도서관을 포함해 20개의 공공도서관이 있다.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특화 주제와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점에서 책을 빌려볼 수 있는 ‘바로대출제’, 원하는 책을 구입해 주는 ‘희망도서서비스’, 365일 이용 가능한 ‘스마트도서관’, 원하는 도서를 가까운 도서관에서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통합상호대차서비스’, 매월 마지막 주 대출권수 두 배 확대 등 이용자 편의성 증진을 위한 다양한 독서 진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용인 남사도서관 주소: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한숲로 61 주중: 오전 9시~오후 10시, 주말: 오전 9시~오후 5시 (매월 첫째·셋째 월요일 정기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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